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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must go on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33 858회 0건
안녕하세요.
앨범란에서 활동하는 꽃핀입니다.
제가 온몸승부, 풍경에 이어 소설에 까지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미리 양해 구할 것은,
제가 쓰는 글은 야설이 아니며
때문에 소위 소라스러운 말초적 표현은 등장하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다만, 필요에 의해 약간 애정씬이나 배드씬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탈고했다기 보다는 그냥 재미삼아 쉬엄쉬엄 쓰는 글이니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예쁘게 보아넘겨 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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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숙제로 나온 독후감 안 쓰고 아침에 울다가 아버지한테 귀싸대기 맞은 이후로 글 쓰는 게 싫다.
시험 시간에도 답안을 꼼꼼히 작성하는 게 귀찮을 정도다.
거의 몰라서 안 쓰는 경우지만 아는데도 귀찮아서 대충 갈겨 적고 만다.

그런 거 보면 수학은 내게 딱이다.
억지로 생각할 필요도 없고 과정을 대략 생략해도 정답이면 점수를 주니까.
오답률은 5% 미만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찍어도 거의 맞춘다.

레포트래야 백과사전 빼곡히 베껴 내거나 수학문제 풀어 제출하는 정도였으니 딱히 힘들 것도 없었다.
여학생이 많아 좋은 말로 구슬리거나, 점심 사주면 거의 보여준다.
뭐 그렇다고 비굴하다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경쟁 상대가 아니니.

난 티 없이 거짓말도 잘하고 거짓말하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주에 그녀와 한 약속 때문에 이러고 있다니 우습기도 하고 대견(?) 하기도 하고 구린 냄새가 나
기도 한다.

지난 주 실습 마치고 항상 당구장엘 갔다.
적당히 겜이나 하려고 했는데 매번 돈내기 판에 들어가서 판판히 깨졌다.
판당 5천원인데 10만 원쯤 잃은 거 보면 많이 졌나보다.
난 당구장에서 징크스가 있다.
잠을 못 잤거나, 자위한 날 당구장 가면 거의 졌다.
사실 징크스는 아니다.
미묘한 두께의 차이를 눈으로 판단해야하는데 두 행위 모두 눈이 안 좋은 상태니 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찜찜하게 공부를 시작할 수는 없었다.
이번 주 화요일 잠도 푹 자고 시간 맞춰 당구장 가서 복수 했다.
사심 없이 쭉쭉 나가는 나의 큐대에 모두 gg.
이 맛에 간다.
마치 검객인 냥 나무 작대기로 상대방 누르는 게 재미있다.
딴 돈으로 술사고 담뱃값도 남았다.
결국 손해인데 왜 갔는지.......
이 후로 2, 3 차는 양주를 얻어먹었다.
다 토해서 뭐 남긴 건 없지만. 맥주였음 내가 사려했는데…….
난 양주에 돈쓰는게 젤 아깝다.

수요일 속이 뒤집혀도 공부하려고 맘 먹은 게 있어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동생 민석이가 와서 아는 척 한다.
씨방새 내가 술 마시자 전화함 맨날 씹는 새끼가 아는 척하는데 그래도 반갑다.
-형 비겁하게 혼자 공부해요!
씹새 옛날 학교 후배만 아니면 뒤졌을 텐데.......
그래도 사랑스럽다.
-형 술 한잔 할까요?
한잔 사란 얘기다.
속이 쓰려 내일 마셨음 좋겠는데, 저녁 9시에 다시 전화가 왔다.
-마셔요?
-마시자.
내가 언제 남 부탁 거절한적 있던가.
오뎅탕에 각 1병씩 소주 비웠는데 아쉽다.
딱 한잔만 더...
막걸리집에 갔다.
2통1반 비우니 속은 문드러지는데 기분은 좋다.

헤어지고 기숙사 올라가는 길에 낡은 겜방이 하나 있다.
울 학교 운동부 애들이 주로 이용하는 겜방...
겜방에 아무도 없다.
아줌마 퇴근하려는데 들어가니까 썩소를 맞는다.
-30분만 있다가 갈게요.
그러곤 3시간을 있었다.
무엇때문에?
연희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별 생각 없이 가입한 문학 카페에 2년이나 버틴 것은
오로지 연희때문이었다.
거의 스토깅 수준의 눈팅일 뿐이었지만...

그녀의 글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오늘은 블로그 링크를 걸어놨다.
당연히 클릭하고 가장 최근에 올린 글을 읽기 시작한다.
이번엔 정치이야기.
역시 버거운 상대다.
꿀리긴 싫은데 이틀간의 취기 때문일까 제대로 머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새벽 3시.
술도 확 깨버렸다.
답장이 오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습관처럼 또 쪽지를 보냈다.

-하이네켄 같이 마실래요?




다음 날 눈 뜨고 세수도 하기 전에 문학카페에 접속했다.
답장이 왔나 보기 위해서였지만 기대는 없이 습관일 뿐이다.
그런데 답장이 와 있다.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다니....
눈을 의심해 몇 번이나 아이디를 확인했다
집쩍대는게 귀찮았나...
몇 마의디 핀잔과 함께 블로그 구경하고 레포트를 쓰란다.

그런데 블로그를 알고 난 뒤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녀가 올린 단 한 장의 사진 때문에...
연희가 새까만 눈동자를 빛내며 나를 보고 웃는 것 같은 착각의 환영에 머물고 싶다.

족보 복사하고 공부했다.
암 생각 없이 조낸 열심히....
난 아무도 없는 곳에서 공부할 때, 아무도 공부안 할 때 하는 게 제일 좋다.
그래서인지 항상 방학 끝나고 시험 보면 전교등수 5손가락 안이었다.
9시 책 덮고, 담배피고, 기숙사 가려는데 문자가 왔다.
-하이네켄 마시고 싶어요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하루 동안 블로그 읽고 레포트를 쓰기엔 너무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2년 가까이 바라반 보다 겨우 얻어낸 티켓인데 튕길 군번이 아니다.
하이네켄을 빌미로 레포트를 낸다는 조건으로 만나자고 졸랐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연희가 내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밤샜다. 건전하게ㅡㅡ!
31년 뭐 만으로 30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할 순 없지만
암튼 조낸 졸라 억수로 등등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다
발가벗고 노는 걸 좋아하면서도 착한 척 하며 참는 재미도 있으니까
아침에 돌아오는 길은 뒤지는 것 같았지만 어젯밤 행복했으니까

그 후
하루종일 그녀의 얼굴이 아른거렸지만 찌질하게 굴기 싫어 보고싶다고 말하고 싶은 걸 참는다.
연희가 휘두르는 문자에 몇 대 구타당하고...
덜 맞으려 잔머리 굴리면 더 호되게 맞는 것 같기만 했다.

주말에 집에 가서는 아들놈이랑 계속 보냈다.
아들 보는데 연희가 생각난다.
억지로 짜 맞춘듯하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
우선 아무 이유 없이 좋다.
아들놈 태어났다고 난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거나 뿌듯함을 느낀 건 아니었으니까.
나랑 얼굴이 별로 닮지 않은 그놈이 지금은 뭐 말 할 수없이 사랑스럽지만....
암튼 연희 처음 보고 아들 처음 봤을 때랑 비슷한 정도의 ‘좋다’라는 감정....

제일 비슷하다고 느낀 건... 둘 다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
4살배기가 말이 서툴러 종종 뭐라는지 못 알아듣는다.
표정을 살펴 겨우 알아들을 때도 있다.
모르면 그냥 지나치고....
연희, 책, 음악, 사람 등등 말하는걸 잘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
사실 알아들은 게 별로 없다.
비슷하게 세월을 보냈지만 내 주변 지식이라는 게 혼자 생각해서 만들어 낸게 7할이니 못 알아 듣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뭐 이 부분에 가장 상처 받기도 하지만 대들기엔 바탕이 얕으니...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둔감해지겠지.
모르면 배우면 되니까.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아들놈이 커서 뭐가 되길 바란 적이 별로 없다.
아직 어려서도 그렇고, 내 삶이 피곤해서인지 그냥 뭘 하든 행복하게만 지내면 된다.
능력껏 해 달라는 대로 해줄 뿐이다.
어차피 다 해 줄 수 있다고 생각안하니까.
연희, 마찬가지다. 흠.......
뭐 고놈은 핏줄이라지만 연희는 며칠 전 첨 봤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생각 안 해봤네.......
뭐 알바 아니다.

아들넘은 큰 손자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여기 저기 짝사랑 하는 사람이 많다.
엄마부터 할아버지 이모 등등
옆집 아줌마 아저씨 그냥 한번 봤을 뿐인 사람인데도 다들 애 봐준다고 난리다.
까칠한 쉐이가 뭐 이뿌다고...
나도 버릇 나빠진다고 손대다가 안댄지 제법 됐다.
그냥 원하는 대로 해준다.
연희 역시 불친절함에도 불구하고....(화낼래나) 짝사랑 하는 사람이 많다.
모두 선택받길 원하듯 …….
울 아들은 날 제법 선택해주던데... 흠흠
퍼즐을 내 맘대로 맞추고선 우기는 듯하지만, 뭐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니까.
뭐 암튼 계속 연희 생각을 한 게 아니라 그냥 났다는 게다.
선택 받는 건 둘째로 하고 암튼 레포트를 써야하는데....

종일 가족 모임으로 피곤했는지 아님 내 맘을 우째 아는지 모자가 둘 다 10시가 못 돼 잔다.
자유다.
공부하기 딱 좋아했던 시간.
블로그의 글을 모조리 읽으리라 마음먹고 처음부터 시작한다.
근데 몇 개 읽고선 읽는 순서가 틀린 것 같다.
과거에 쓴 것부터 다시 읽는다.
내가 쓰고픈 감상문은 이미 바흐가 다 썼다.
‘네 글 참 좋다.’
바흐도 저 정도로 마치는데 내가 어떻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말한단 말인가......
방명록을 첨부터 읽었다.
어떤 사람인가 사용자 정보도 가끔 클릭해가면서.......

여기서 잠깐 나비얘기,
일요일 아침에 화단에 호랑나비가 날아왔다.
흠, 저거 잡아서 포르말린에 담갔다가 연희한테 선물하면 ‘빤짝빤짝한 눈망울로 날 쳐다봐줄까?’
잠자리채를 찾았다.
근데 대만 있고 그물이 없다.
뭐 일단 볼 일이 있으니 좀 있다 잡지 뭐…….

돌아왔을 때까지 기다려줄 나비도 아니다.
나비 탓으로 돌리며 이전 생각은 잊어버렸다.
연희 글 중에도 나비가 나온다.
방명록에 자기를 나비로 표현했다.
시껍했다.
글 안 읽고 나비 잡아 갔다간 빤짝은 커녕 욕이나 실컷 먹었을 테다.
다시 블로그로 돌아가서...
커트 코베인도 나오고, 씰부대 얘기도 나오고, 역시 답은 교과서에 있다.
최소 3시간만 투자했음 첫 만남에서 그리 머쓱하게 있다 오진 않았을 것인데...
후회해봐야 뭐...

방명록이 27페이지까지 있다.
내가 생각했던 일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해봤나 보다.
관심 끌기, 애걸하기, 무시하기, 글 어렵다고 불평하기
중간쯤부턴 바흐하고의 대화만 오간다.
최근 얘기에 가까워지면서 집중력 완전히 분산된다.
긴 바흐의 글은 담에 보기로 하고 쭉쭉 지나간다.
연희 글은 다 읽기로 했으니까 최소한 글자생김이라도 다 읽었다.

반성문인지 일기인지 감상문인지 내가 하는 짓이 뭔지 모르게겠다.
연희나 바흐의 글을 읽으면 숨이 컥 멎을 듯 하지만.....
뭐 괜찮다.
살아온 길이 다르니까.
연희나 바흐가 나보다 미적분을 잘할 거라곤 생각 안하니까.

힘들고 쪽팔린다.
이 정도에도 힘든데 연희는 위대하다.
책상위에 하이네켄도 없는데...
뭐 이 레포트를 다 쓰면 연희랑 하이네켄을 다시 마실 수도 있으니까....

여백의 공포는 일기 쓰 듯 채웠고 이젠 내 생각을 써야 하는데 역시 어렵다.
처음엔 연희의 글을 읽으며 주제는 뭘까 이 문장은 기억해서 아는 척해야지 생각했지만....
다 읽고 나니 기억할 수 있는 것도 몇 개 없으려니와 또래나 형들에게 거만하게 대들던 내 사고의 범위는 호수에 빠진 어항정도다.
내가 살아온 삶으로 그 깊이를 재기에 내 줄자가 짧다.
모르는데 아는 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시하는 것도 한 방법일 텐데 그러기엔 갱스가 너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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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를 붙여넣기 하고 메일발송 버튼을 클릭한다.

수신확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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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6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태그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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