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후기-----------------------------------------------
주말엔 야담넷이 23시 59에 글을 퍼가나 보네요.
한 참을 기다렸네요 이거 한 부 올릴려고..
즐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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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 유혹의 소나타: http://www.youtube.com/watch?v=eMYGRV2-_SA
아이비 - 이럴거면: http://www.youtube.com/watch?v=i1Kc43pWi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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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유혹의 소나타
“꼴깍.....꼴깍..”
주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를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 대신 말이야.........한 가지 더 들어줘야 되겠어... 너!! 앞으로 내 궁금증 좀 풀어줘야겠어!!”
도대체 어디서 나온 박력인지 남자인 제가 다 움츠러들 뻔 했습니다.
그런데 주희의 말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제게서 뭘 알아내려고 하는 것인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좀 더 신중히 알아 낸 뒤에 대답을 해도 늦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그 궁금증이란 것이 뭔데?”
주희가 저를 밀어 붙일 듯 코앞까지 자신의 얼굴을 들이 밀었습니다.
순간 적으로 상체를 뒤로 빼고 말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제가 주희의 기에 눌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뭐긴... 남자에 대한 궁금증이지”
‘고작 남자에 대한 궁금증이라니... 이거 생각보다 쉬운 것 같은데??’
저는 내심 쾌재를 부르며 주희가 혹시라도 맘이 바뀔 새라 고개부터 끄덕여 주었습니다.
“그럼... 약속한 거다? 남자가 두말 하긴 없기야!!! 혹시라도 어긴다면 나는 희연선배한테 바로 달려갈 수밖에 없으니 처신 잘해!!”
별 시답지도 않은 거 가지고 주희는 확인이라도 받을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주희가 이렇게까지 오버를 하고 있으니 마음 한 구석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별 일이야 있겠나 싶었습니다.
“알았다니까 자~~~ 도장!!!”
저는 주희의 손에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맞대어 도장을 찍어주었습니다.
그제야 심각한 척 굴던 주희가 제게 슬쩍 웃어 보이고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웃음이 야릇하면서도 꺼림칙하게 느껴졌습니다.
“복사!!”
“.......??”
주희가 제 손등으로 자신의 손등을 가져와 맞대고 있습니다.
“복사!!! 복사 몰라?”
“아........복사.....”
유치하게 이런 것까지 시키다니..
왠지 해줘야 끝이 날 것 같아 맞닿은 손등을 교차시켜 주었습니다....
“코팅!”
정말 가지가지 합니다.
그냥 서 있으니 주희가 눈에 힘을 주며 저를 압박해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중딩만 되도 이런 소꿉장난 같은 행동은 유치하다며 안 할 것 같은데...
혹시나 술이 취한 건 아닌가도 생각을 해봤지만 OT부터 해서 몇 차례 술자리를 가져봤지만 그때 느낀 주희의 주량은 같은 학번, 남녀 통틀어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기에 고작 캔 맥주 몇 개에 그녀가 취했을 리가 없습니다.
원래부터 주희에겐 이런 애들 같은 순수하면서도 유치한 면이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결국 주희의 손바닥에 손바닥을 맞대어 주곤 코팅을 하듯 손을 밀어주었습니다.
“엠창!”
이게 하다하다 엠창까지 하랍니다.
“뒈질래?”
제 말에 그제야 주희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와 웃고 있습니다.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한테 뒈질래가 뭐냐 뒈질래가...흥!!”
주희는 제게 엠창까지 걸게 하고는 꼴에 여자라고 이러고 있습니다.
“나한테 여자는 희연이 뿐이거든?? 치사하게 남에 약점이나 잡고 엠창이나 걸게 하고선 뭐?? 여자????”
“퍽이나.....”
주희는 더 이상 제 말엔 관심이 없다는 듯 쇼파로 가서는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심한척 맥주만 홀짝거리고 있습니다.
한참을 말해봤지만 이제 와서 순정남이라 제 자신을 피력해봤자 먹힐 리는 만무했습니다.
옆에 놓인 캔맥주 하나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주희가 가져온 자료와 제가 모은 자료들을 보고 있으려니 시작도 하기 전에 한숨부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야... 인간적으로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니냐?”
TV에 박혀있던 주희의 시선이 그제야 제 쪽으로 돌려지고 있습니다.
“우선 다 컴퓨터로 쳐놓고 뺄 거 빼면 되지 않겠어??”
자신이 하는 게 아니라고 주희는 남의 일대하듯 말하고 있습니다....
“참네... 이정도 양을 파워포인트로 작성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줄 알아 너?”
“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단지... 오늘 안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건 알아~ 헤헤헤...”
말을 말아야겠습니다.
혹시나 주희에게 일말의 도움이라도 받을 순 있지 않을까 했는데 보아하니 파워포인트를 써 본적도 없는 모양입니다.
죽었다 생각하고 타자부터 쳐야했습니다.
한참을 발표자료 작성에 몰두하고 있던 사이 언제부터 와 있던 것인지 주희가 제 옆 쇼파로 다가와 앉아 있었습니다.
맥주가 다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볼만한 TV 프로가 없어서 인지 주희는 제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희의 시선이 의식이 되자 이제껏 잘 내지도 않던 오타가 속출하며 작업속도가 느려지고 있었습니다.
‘아... 쟤 뭐야... 설마 날 좋아하냐? 부담스럽게 자꾸 쳐다보고 있어....’
도저히 낯이 간지러워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의 시선에 못 이겨 기지개를 켜는척하며 컴퓨터에 있던 시선을 슬쩍 주희 쪽으로 돌렸습니다.
헌데 아무래도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제 눈과 주희의 눈이 마주친 순간 주희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주전부리를 내보이고 있었습니다.
“야 이거 먹으면서 해. 자 아~~ 해봐”
제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생각을 했나 모르겠습니다.
첫사랑 지영이 이후로 끊이지 않고 희연이와 임지영을 만나고 보니 그사이 없던 도끼병이라도 생겼나 봅니다.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고 맙니다.
이런 제 변화를 혹시라도 주희가 눈치 채서는 놀릴까 싶어 마치 어미 새에게 모이를 받아먹는 새끼 새라도 된 것처럼 오버스럽게 입을 한껏 벌려대고만 있자 주희가 입속으로 과자 하나를 쏙 넣어주고 있습니다.
“오물오물..... 어!!! 이거 아이셔잖아!!!”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주희의 손에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신맛이 무척이나 일품인 ‘아이셔’가 들려있었습니다.
“너 이거 어떻게 알고 사왔냐?”
제 반응에 고무라도 된 것인지 주희가 제 면전에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습니다.
“아까 희연선배한테 뭐 사갈지 물어보니 무조건 신맛이 나는 것으로만 사오면 OK 라던데.. 호호호.”
그래도 지지배가 양심은 있나 봅니다.
예의상 감사라도 표해야겠습니다.
“그래도 첨 오는데 양심은 있나보네... 뭘 이렇게 많이 사온 거야?”
다시 한 번 주희가 사온 봉지들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참 많이 사오기도 했습니다.
“두고두고 먹던가 하면 되지. 사다줘도 지.....이야”
주희가 순간적으로 뒷말을 흐려왔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뒷말이 뭐였을지 100프로 확신 할 수 있었습니다.
눈에 힘을 있는 대로 준채로 주희를 쳐다봤습니다.
“너 지랄!!! 이라고 하려고 한 거지??”
불리해지자 주희는 오히려 콧방귀를 껴대며 저를 다그쳐 왔습니다.
“야!!! 치던 거나 빨리 쳐!!! 오늘내로 다 하려면 빠듯할 것 같은데”
주희가 그간 채팅으로 쌓아올린 제 타자실력을 모르나 봅니다.
눈앞에서 한타 700타의 위엄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였습니다.
자판 누르는 게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모니터 전체를 순식간에 글자로 채워나가니 주희의 입이 떡하고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순간 그 모습에 그만 손이 꼬이며 타자를 멈추고 말았습니다.
주희의 입술이.... 마치 보지가 벌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보여서 타자고 뭐고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야~~ 너 진짜 빨리 친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조건을 리포트 대신 쳐주는 걸로 시킬 걸 그랬다....”
주희의 말에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휴.... 잘못했으면 리포트 노예가 될 뻔했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글을 작성해 나갔습니다.
제가 글을 작성하는 동안 주희는 한동안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주희의 동선을 눈으로 파악하며 간신히 타자를 마무리 했습니다.
잠시 손을 풀 겸 쇼파로 내려와 등받이에 기대어 앉았습니다.
그러자 주희가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서는 제가 써놓은 글들을 읽고 있습니다.
“오~~~ 너 글빨 좀 있나 보네.. 저게 근데 네 생각이야?”
주희가 평소에 얼마나 저를 띄엄띄엄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수업을 맨날 빼먹었으니 ‘먹고 대학생’으로만 봤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거 왜 이러셔!!! 나도 나름 생각이란 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다만 수업을 잘 안 들어갈 뿐이지...”
제 말에 주희가 배시시 웃고 있습니다.
자꾸만 주희의 입술이 거슬립니다.
말을 걸어오니 주희를 안쳐다 볼 수도 없고 보게 되면 자연스레 자꾸 거기가 생각나버리니 참으로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어느새 자지가 스멀스멀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게 느껴져서 급히 주희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간의 쉬는 타임을 끝내고 저는 PPT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능숙하게 파워포인트를 다루는 모습에 주희는 다시 한 번 놀라고 있습니다.
“야~~~~ 너 컴퓨터 쪽으로 빠삭하구나.. 차라리 컴공과를 가지 왜 영교과는 온 거야?”
주희가 조금씩 제 사적인 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제 자신을 캐는 걸 그다지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그냥 파워포인트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대꾸가 없자 이내 주희가 삐졌는지 제게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어!쭈!!! 대답 안하지?? 칵 그냥 희연선배한테 얘기하러 간다. 나~~”
애초부터 제가 여자와의 약속을 믿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걸 조건으로 내놨을 때부터 왠지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넌 약속을 하고서도 그걸 그리 써먹고 싶냐? 실망이다 진짜!!!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정색을 해오는 제 모습에 살짝 주희가 당황해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너는 농담을 하면 다 진담으로 받아들이더라.. 순진한 건지 아니면 어리바리 한 건지 진담 농담도 구분 못하고..”
다행스럽게도 농담인가 봅니다.
마음속으로 한시름 놓긴 했지만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괜스레 마음 한 구석에 불안감이 엄습해오고만 있습니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손을 풀고 있자 주희가 궁금한 듯 제게 물어옵니다.
“그럼 말이지... 평소에 내가... 너한테 어떻게 보였니??”
평소 자신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였는지 그녀 딴에는 궁금했나 봅니다.
또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희연이를 걸고넘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뭐... 그냥 유쾌하고 애들하고도 격 없이 잘 지내는 것 같고 남자선배들한테 인기도 많은 것 같고, 그리고 입...... ”
저도 모르게 입술 얘기가 나올 뻔 했습니다.
휴~~ 그래도 이번엔 알아차리기 애매한데서 먼저 말을 끊었습니다.
주희가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칭찬이 나쁘진 않았나 봅니다.
헌데 뭔가를 더 기대하고 있는 눈칩니다.
“그리고.. 또 뭐? 응?”
저는 좀 전에 저를 가지고 논 것이 생각나 이참에 악평이라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입술얘기를 하려다 만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말이죠..
“음..... 그리고 오늘 알게 된 건데...”
뜸을 들이자 주희가 더 관심을 보이며 눈을 깜빡이고 있습니다.
“뭔데.. 말 해봐 빨리~~~~”
“좀,,,,, 개념이!!!! 없어!!!! 남의 연애사에나 끼어들려고 하고 말이지.”
제 말에 주희의 웃고 있던 얼굴이 순간 굳어지더니 그녀의 손이 제 등짝을 매섭게 강타해왔습니다.
“짝~~~~~~~~~”
제 주위에 있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다 손이 매운 것 같습니다.
찰진 충격음이 방안가득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야!!!! 아프잖아! 뭔 여자애가 손이 그래 맵냐!!! 진짜..”
“치!! 너 웃긴다. 진짜!! 아깐 여자로 보이는 사람은 희연선배 밖에 없다며? 나도 여자로 보이나 보지??”
순간 주희의 입에서 보지란 말이 나오니 뭔가 좀 야릇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뭘 말했는지 순간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오로지 제 시선은 그녀의 입술에 꽂혀있었고 귓속에선 연신 ‘보지’란 말이 메아리처럼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제 표정 변화를 눈치라도 챈 것인지 아니면 제가 너무 주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 서였을까요 순간 주희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사람..... 무안하게......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니..”
왠지 모르게 주희는 이전과는 달리 여성스럽게 반응해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주희의 반응이 제게는 무척이나 어색하고 난감하게만 느껴져 왔습니다.
‘설마... 내가 자신을 여자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과 여자애들 중에 그나마 대화를 많이 해본 여자는 주희가 유일할 정도였고 전 그런 주희를 그저 입술!!로만 봐왔지 정작 여자로써 봐 온건 아니었습니다.
이전까지 주희와 제 사이엔 특별히 남녀라는 경계가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왠지 모르게 지금은 벽이 생겨버린 기분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주희를 오해 하게 만든 부분이 있었나 생각을 해봤습니다.
유부녀와 잠자리까지 했을 정도로 대책 없이 행동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같이 학교를 다니며 얼굴을 맞대야 할 동기에게까지는 무개념일 수는 없었습니다.
일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지려던 찰나 주희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화제를 전환해 왔습니다.
“야!! 이제 그만 놀고 빨리 작성해.. 네가 아무리 능숙하게 한다고 해도 우리 의견이 들어가야 하니까 빨리 작성하고 토론이라도 잠깐 해봐야 하지 않겠어?”
“어? 어어...”
주희는 제가 해야 할 의무만을 상기시킨 채 멀찌감치 떨어진 쇼파로 가서는 등을 기대고 앉아 맥주를 홀짝거리며 연신 TV채널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어색했던 것도 잠시 생각을 해 보니 이건 완전 무임승차가 따로 없었습니다.
주희는 완전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저한테 숟가락만 얹으려고 하나 봅니다.
몇 번 수업을 안 들어간 것 치고는 저를 너무 벗겨먹고 있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으으으으으... 아~~~~~”
주견이 들어갈 부분까지 폼을 완성하고 나서야 파워포인트 작업이 끝이 났습니다.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고 보니 어느새 주변엔 어둠이 찾아들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웅크린 채 집중을 했는지 온 몸이 다 뻐근했습니다.
잠시 기지개를 켜고 있자 주희가 제 옆으로 다가와서는 모니터 화면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함 볼래?”
“웅...웅...”
만들어 놓은 PPT 자료를 슬라이드 쇼로 보여주니 주희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야~~~ 너 능력자네 능력자!!!! 내가 말한 거 물리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는데.~~~”
아무래도 제가 주희에게 잡힌 약점이 너무나 큰가봅니다.
제 약점을 가지고 약 올리는 게 주희에게는 무척이나 재밌나 봅니다.
“쓰읍!!! 그만 좀 하시지 이제~~ 자꾸 날 가지고 노는 것 같아서 슬슬 짜증나려고 하네.”
잔뜩 인상을 쓰고 있자 그제야 주희도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미안함을 표시해 왔습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한 번 더 그러면 소원하나 들어줄게.. 진짜야 이번엔,..”
주희에게 다짐을 받고 나서 잠시 쉬기 위해 쇼파로 몸을 돌리자 탁자위에 거하게도 술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쇼파 앞 테이블 위에는 각종 마른안주와 술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캔 맥주 하나로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작업을 하는 동안 주희도 나름 놀지만은 않았나 봅니다.
그래도 일은 저 혼자 다한 것만 같아 괜스레 퉁명스럽게 말이 튀어났습니다.
“야!!! 아예 술집을 하나 차리지 그러냐.... 도대체 과제를 하러 온 거냐 아니면 술을 마시러 온 거냐~”
제 말에 주희가 미간을 찌푸린 채 저를 흘겨보고 있습니다.
“참내....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열심히 술상까지 봐 놨더니... 먹기 싫음 말어라!!!”
제 말에 삐져버린 것인지 주희는 급기야 자리로 돌아가 깔아 논 술병을 도로 봉지에 담고 있었습니다.
“야...야... 왜 그래... 말이 그렇다는 거지... 너야 말로 농담도... 진담도.. 구분 못하냐!!!”
순식간에 주희 옆으로 다가간 전 봉지에 담아지던 술병을 도로 테이블 위에 올려놨습니다.
그제야 주희는 표정을 풀고는 제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맨 정신에 얘기 할 만한 소재는 아니니 술이라도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려고 한 거지.... 내가 뭐 놀려고 사온건줄 아냐~~”
하긴 이제부터 주희와 스와핑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X세대‘의 시각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 등을 논의해야 하기에 어느 때 보다 지금이 서로에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울 수밖엔 없었습니다.
주희와 저는 어제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보며 서로의 생각들을 얘기해 나갔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남자와 여자와의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봐.
그래서 그 기간 동안에는 서로의 몸을 원하게 되고 그것이 반복되다 유효기간이 지나버리면 서로의 몸이 너무 익숙해져서 결국 자극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는 거지.
그래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서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팔게 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은 스와핑을 통해서라도 두 사람간의 관계에 새로운 자극을 줌으로써 그 유효기간을 늘려가려고 하는 게 아닐까..”
주희는 제가 말한 얘기를 잠시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네 생각은 그럼 스와핑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거니?”
“글쎄....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겠지,
지금 우리한테 조선시대의 잣대를 들이대고서 윤리를 따진다면 분명 비윤리적인 부분이 많겠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과거의 잣대를 기준으로 삼아 윤리를 따진다면 분명 스와핑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겠지만,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잣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두 사람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윤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결혼생활은 지극히 개인적인 두 인간 사이에 만들어가는 것인데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려는 거부터 잘못되었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너는 가까운 미래에는 스와핑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거네?”
“그렇지 조선시대 때 길거리에서 남녀가 거리에서 키스가 가능이나 했겠니?
아마 풍기문란으로 관아에 끌려가서 실컷 곤장이나 맞았겠지.”
“그렇다곤 해도 너무 앞서 가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1부1처제가 자리 잡혀 있는데 그건 남자한명과 여자한명이 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서로만을 바라보겠다는 약속을 한 것인데...
스와핑이 갑작스럽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거 같은데.”
“말 그대로 1부1처제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간통이니 하는 문제가 생겨나는 거 아니겠어?
메슬로우의 욕구 위계론에도 나왔듯 성욕은 인간의 가장 기초적이고 앞선 욕구 중 하나야.
결혼을 해서도 남녀가 간통을 저지르는 건 결국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성욕을 온전히 채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거지.
난 차라리 이런 경우 몰래 간통을 하는 게 아닌 서로의 동의하에 스와핑을 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보는데”
“그럼 아까도 물은 것이지만 사랑이 없는 섹스가 넌 가능하다고 보는 거야?”
“아까랑 마찬가지야 내 생각은.,,,
서로에게 성적 끌림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
물론 사랑하고 있는 상대와의 섹스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나도 생각은 들어.
하지만 두 사람 간에 사랑의 유효기간이 지나버렸을 때를 생각해봐.
아마도 그 상대에게선 더 이상 성적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겠지...
그렇게 된다면 누군가는 바람을 피우던가 할 것이고, 누군가는 돈으로 섹스를 산다거나 해서 결국은 성욕을 해결하겠지.
이제는 종족번식을 위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의미만이 아닌 일종의 놀이로서 즐기기 위한 섹스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어제 인터뷰에서도 그분들이 주장하는 요지가 그거였잖아.
왜 우리는 굳이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와 다양성은 포기한 채 과거에 얽매여서 성을 바라봐야만 하냐고.
섹스는 즐거워지기 위한 놀이라는 게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요지라고 생각해.
앞으로 일반 여성들도 성적으로 많이 개방이 되어서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부분이 우습게 느껴질지도 몰라.
니가 준 통계자료에서 봤듯이 점점 더 첫경험을 겪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잖아. 그 만큼 우리나라도 성 풍속도가 그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빠르게 변화해 갈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제 얘기를 듣고 한참이나 생각을 하고 있던 주희가 저를 뻔히 쳐다보며 물어왔습니다.
“그러면 너는 그 지영이란 여자와 사랑하니까 섹스를 한 거야? 아니면 성적으로 끌렸기 때문에 섹스를 한 거야? 보아하니 유부녀면 나이가 너보다 확실히 많아 보였을 텐데. 네 눈에 그 여자가 이성으로서 끌리기라도 한 거야??”
주희는 꼭 되묻는 습성이 있나 봅니다.
그런데 잘나가다 왜 제 얘기가 도중에 나와 버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여자로서 성적으로 끌렸으니 그런 거지... 그리고 내 취향은 어린애들보다는 성숙한 여자 쪽이야... 몰라 내가 나이가 들었다면 어린 여자에게 끌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웬만하면 남자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은 로망 하나쯤은 다들 있을걸...”
술이 좀 들어가서 인지 주희와 저는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얘기까지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화 도중 때로는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까지 나오고 있었습니다.
“지금 넌 내가 알기로만 여자가 3명인 건데,, 첫사랑과 헤어지고 희연선배를 바로 만나고 그 와중에 또 유부녀를 만나서 섹스까지 하고.. 너무나 쉽게 여자를 만나는 거 아니니. 오로지 섹스가 고파서.. ”
저는 주희의 말을 중간에 끊어버렸습니다.
“야!! 내가 무슨 카사노바라도 되는지 아냐. 지금의 여자가 내 첫경험 상대였고 희연이하고 내 첫사랑하고는 섹스까지는 가보지도 못했다.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고 교감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니까.
생각처럼 무조건 발정이 나서 내가 들이민다고 다 되는 게 아니잖아..
육체적이거나 심적으로나 교감이 있어야지..
그리고 네가 훔.쳐.봤.던!! 메시지의 주인공과는 육체적인 교감이 느껴져서 쉽게 섹스를 하게 된 것이고... 그 사람은 몰라도 난 그 사람..... 몸에.... 끌렸던 거지..”
제 말에 주희가 갑자기 콧방귀를 뀌고 있습니다.
“훗.. 너 웃긴다. 난 그런 것까지 상세하게 물으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호호호...
결국 네 말은 그 상대가 첫 경험이었고 그 사람하고만 겨우 섹스를 해봤다는 건데,, 일반화하기에는 너무 미천한 경험 아니니?”
왜 주희가 자꾸 저를 자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미천하다는 주희의 말에 왠지 남자로써 무시당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밀리고만 있기엔 알량한 자존심이 절 그냥 놔두지 않고 있습니다.
“참내...그러는 너는 경험이 풍부한가 보지!!!!???”
일부러 언어의 유희까지 써가면서, 일부러 뒷말은 크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주희는 눈 하나 깜빡하고 있지 않습니다.
보지란 말이.... 주희에겐 그렇게 안 들렸나 보...지... ㅡㅡ;;
암튼 남자의 자존심을 긁고도 주희는 너무나 태연하게 약간 풀린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나? 나야 경험이 미천해서 너한테 물은 건데?”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주희와 저는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스와핑에 대한 얘기를 하다 말고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서로를 긁고만 있었습니다.
“내가 볼 때는 말이지~ 희연선배는 무척 널 좋아하는 것 같거든.
근데 지금 네 놈 속은 잘 모르겠어. 분명 오늘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네가 선배를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었거든.
근데 오늘 메시지를 보고 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얘기가 이어질수록 주희와 저는 거듭 술을 마시게 되었고 어느새 서로 혀까지 꼬여가며 서로의 연애사까지 들먹이고 있었습니다.
“이게 말이다 웃긴 게 뭔 줄 아니?
네 말대로 내가 엄청 희연이를 좋아했거든, 근데 첫 사랑의 트라우마라고 할까.
한번 여자한테 데이고 나니까 내 여자로 만들지 않으면 아무리 좋아해도 말짱 허사 같더라. 분명 서로를 미친 듯이 사랑했는데.... 몸을 딴 놈한테 준걸 보니까 말이지......허허...
그런데 말이야... 얼마 전에 내가 희연이를 거의 허물어뜨릴 수 있었거든.
근데 웃긴 게 막상 그 기회가 오니까 내가 자꾸 주저하고 있더라. 하!!!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희연이와 몸의 경계를 허물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반대급부로 희연이만은 성적으로 때가 묻지 않기를 바란다는 거지..
네가 봐도 내가 참 미친놈 같아 보이지??”
제 말에 주희는 대답 없이 희미하게 저를 보며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아~~~ 저 보지 같은 입술이 제 눈앞에서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술을 먹으면 몸의 감각이 무뎌진다고 하는데 왜 저는 자꾸 민감해져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희의 입술을 보고 있자 순식간에 처져있던 자지가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테이블에 하체가 가려져 있어 주희가 눈치를 채지는 못했습니다.
제겐 아무래도 발정인자란 게 있나봅니다.
아무 때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딱발딱 자지가 서버리는.......
한가지의 매력만으로도 그것에 빠져들어 이처럼 성적으로 흥분을 하나 봅니다.
“헤~~ 너 되게 생긴 것 답지 않게 쿨하지 못하구나.
난 말이지 첫사랑과 첫경험을 했는데 한번 자고 나니 남친이 그전과 행동이 180도로 돌변하더라.
그전까지는 나를 공주라도 대하듯 떠받들던 애가 내 몸을 한 번 가졌다고 하루아침에 변하더라,.
네 말대로 그 자식 사랑의 유효기간은 내 몸을 가질 때 까지였던 거지. 나쁜 새끼!!! 꺽~.
암튼~~ 내 말은 네가 첫사랑과 그런 일을 겪었다고 모든 여자가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거야. 꺽~
결과적으로 넌 희연선배를 네 첫사랑과 동급으로 밖에 보지 않았던 거고.
지금은 네 욕심에... 희연선배만은 다른 여자들과 다르길 바라는 거고.
이 욕심쟁이 자식... 이 나쁜 놈의 자식!!!! 섹스는 하고 싶은데 희연선배만은 깨끗하길 바란다고? 하~~”
주희는 마치 제 마음을 자신이 더 잘 안다는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주희와 저는 서로를 분석해 가며 우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술주정이 시작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 여자한테 성적으론 만족을 하고 섹스를 하고 나니 정이 생겼다는 거야??
그리고 그 사람 남편 때문에 질투를 하고??
아주 그 여자와 섹스 100번만 하면 사랑에 빠져서 결혼까지 할 태세다 너? 임지섭!!!”
“결혼 같은 소리하고 있네. 누가 그렇데?? 한 남자와 사겨보고 경험한 게 전부인 네가 어떻게 내 마음을 알겠냐~~~”
저는 순간적으로 술이 확 깨버렸습니다.
제가 주희에게 지금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놈의 술이 원수라고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마구 내뱉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희는 제 말에 눈 하나 깜짝하지도 않고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왜? 내가 발끈이라도 할 줄 알았냐? 나 그렇게 속 좁은 년 아니거든~~~
나도 인정한다고 했잖아... 미천하다고 헤헤헤헤.
그래서 내가 너하고 거래를 한 거 아니냐. 남자를 좀 알아보고 싶으니”
괜히 저는 아까 주희의 말에 발끈한 것 같습니다.
주희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쿨한 여자였습니다.
“뭐~~ 네 인생이니까 내가 왈가왈부 할 건 아니지만, 더 커지기 전에 멈춰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니니.
끝이 뻔 해 보이는 것을 왜 그렇게 얽매이고 있냐?
만약 그 여자 남편이 알게 되면 어쩌려고 그리 무모한 짓을 하냐...
그 여자와의 섹스가 그리 좋았니? 희연 선배를 옆에 두고도??”
“네 눈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 솔직히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헌데 그 사람은 말이지... 희연이랑은 좀 다르더라.
그 사람은 정말 나를 편하게 만들어줘. 마치 나를 다 아는 것처럼 내가 힘들어 하면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말없이 내 옆에 그냥 있어 주거든. 내가 말 할 상대가 필요하면 그저 말 없이 듣고만 있어 주고.
그리고 나랑 나이차가 그렇게 나는대도 나를 남자로 인정해주고 나를 존중해 준다고.
비단 섹스만이 아니란 거야. 희연이에게서 느낄 수 없는 뭔가가 그 여자한테는 있다구..”
“아이고 어쩌니... 네 말 들어보면 그냥 스쳐가는 바람 같지는 않은데...”
주희는 그런 절 안타깝게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더 추가하자면 말이지 속궁합도 너무 잘 맞거든 우린? 그 여자와 나는 할 때 마다 만족스럽고 하고나면 더 좋아지고 그랬어. 내가 10년만 먼저 태어났어도 어떻게 해 볼 텐데,,”
제가 임지영과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자 주희는 이내 부러운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좋았겠네... 난 솔직히 거의 억지로 한 거 밖에 없어서, 섹스라는 게 즐겁다고 느껴보질 못했어.
그냥 하고 나면 허무하고 남자친구가 원하니까 해줄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스와핑하는 부부를 보니까 말이지. 애무만으로도 서로를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더라...
어제 정말 밤에 잠이 안와서 거의 뜬 눈으로 새다시피 했어... 눈을 감고 있으면 자꾸 생각나더라. 그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나 생생하게....”
“흣.... 그게 바로 섹스거든. 사랑이 비록 없다할 지라도. 섹스를 하고 있을 때만큼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밖에는 눈에 안 들어온다는 거지.”
주희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저에게 물어 오고 있습니다.
“네 말대로 넌 그럼 첫경험 때부터 여자가 만족을 했다는 거야?”
“솔직히 그 전에 여친과 섹스 전 단계 까지는 가서 애무야 어느 정도 할 줄은 알았지만, 처음치고는 잘했다고 하더라. 크히히히히. 물론 내가 리드 당하는 쪽이긴 했지만...
그래도 두 번째부터는 애무나 체위 같은 걸 설명을 해주니까 그런대로 나아지긴 하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내께 좋다더라. 크헤헤헤헤헤”
제가 말하고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희도 제 말에 그저 재수 없다는 표정만 짓고 있습니다.
잠시 뒤 주희는 자못 진지해진 표정으로 저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네가 볼 때 말이지 나에게도 남들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그런 게 있을까?”
저런.... 바보 같은 이라고...
주희는 자신의 매력도 아직 모르고 있나 봅니다.
하긴 그러니 남친이 섹스 후 싫증을 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고로 자신의 무기를 자신이 알고 있어야 상대방을 손아귀에 넣고 있을 수 있는 건 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저도 제 무기가 아직 뭔지를 모르고 있으니 주희를 타박할 주제는 못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답을 하지 않고 있자 이내 주희의 얼굴이 시무룩해져 갔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얘기를 해주는 게 주희에게도 첫사랑에 대한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술에 취해서 그런 가 왠지 모르게 말해 줄 용기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참네... 넌 네 매력을 모르는구나. 크헤헤헤헤. 네 입술~~ 그 도톰하고 오리 같은 입술이 얼마나 성적으로 매력이 있는데 크흐흐.
너 기억 안 나냐? OT때 나랑 왕게임 걸려서 빼빼로 했던 거 크헤헤헤헤.
내가 그 때 일부러 몇 번이나 입술을 닿게 했는데,,,,
자신감을 가지고 그걸 남자들한테 무기로 쓰란 말이야~~ 충분히 남자를 유혹할 만한 매력이 있다구 넌!!!! 크헤헤헤헤.. 아우 취한다... 내가 이런 말까지 다하고....”
술이 거나하게 취해 버리니 이제 쑥스러움도 느껴지지 않나 봅니다.
주희는 방금 전까지 풀어져 있던 모습과는 달리 말짱 한 모습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느새 주희의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진 채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넌 그렇다면 나와도....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거네?”
저는 제가 만취해서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에 양손으로 제 얼굴을 몇 차례 두드려 보았습니다.
“대답해봐.... 나랑 섹스도 할 수 있다는 거잖아 그런 매력이 있다는 건?? 네가 말한 성적매력을 느꼈다는 거 아냐??”
아무래도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닌 가 봅니다.
도대체 주희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까지 묻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술기운에 해보는 객기인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저러는 건지 그 마저도 아니면 정말 자신의 섹시함을 확인해 보기 위함인지 어떤 게 그녀의 마음일지 감조차 잡히질 않았습니다.
왜 얘기가 이런 극한 방향으로 치닫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황스러움에 저는 그 어떤 대답도 주희에게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동안 어색만 침묵만 흐르고 있자 결국 주희가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너 아까 나랑 약속한 거 있지?”
저는 주희와 약속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앞으로 내 궁금증 좀 풀어줘야겠어!! 앞으로 내 궁금증 좀 풀어줘야겠어!!’
주희의 교묘한 덫에 제가 빠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때 쓸 거라곤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궁색하게 변명을 해나갔습니다.
“야... 그거야 넌 같은 과 친구고... 호감정도였던 거지 나한테는... 그것도 희연이나 임지영을 만나기도 전이고...말도 안 돼 네 말은....”
저는 제대로 된 반박도 못하고 제가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말을 역으로 뒤집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와는 달리 주희는 마치 재판에 나와 있는 검사처럼 일목요연하게 저를 추궁해 왔습니다.
주희는 그전까지는 계속 제 의견만을 주로 물어왔는데 단 한 번의 타격으로 저를 코너로 몰아붙이고 있었습니다.
“과 친구라는 거 보단 유부녀가 더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니? 그리고 내 입술을 보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 입술은 지금도 변함없이 내 입술이거든... 봐봐 그 입술이 맞나 아닌가?”
순식간에 주희는 상체를 구부려 제 눈앞으로 자신의 입술을 들이밀고 있었습니다.
몰래 훔쳐볼 때는 좋기만 했는데 이렇게 대놓고 보라고 들이미니 난처하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점점 그녀의 입술이 제게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습니다.
“꼴깍.........꼴깍”
주희에게도 제게도 너무나 선명하게 들려왔습니다.
주희는 그 소리에 탄력이라도 받은 듯 주저 없이 저를 공격해 왔습니다.
“결국 너는 성적매력만 있어도 섹스가 가능하다라는 것과 지금 네가 말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거야. 고로 네가 여태까지 말했던 건 궤변일 뿐이야..”
주희의 궤변이란 말에 저도 모르게 순간 욱하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고야 말았습니다.
“그럼 내가 너랑 섹스를 하면 궤변이 아닌 걸 인정할래??”
주말엔 야담넷이 23시 59에 글을 퍼가나 보네요.
한 참을 기다렸네요 이거 한 부 올릴려고..
즐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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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 유혹의 소나타: http://www.youtube.com/watch?v=eMYGRV2-_SA
아이비 - 이럴거면: http://www.youtube.com/watch?v=i1Kc43pWi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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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유혹의 소나타
“꼴깍.....꼴깍..”
주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를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 대신 말이야.........한 가지 더 들어줘야 되겠어... 너!! 앞으로 내 궁금증 좀 풀어줘야겠어!!”
도대체 어디서 나온 박력인지 남자인 제가 다 움츠러들 뻔 했습니다.
그런데 주희의 말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제게서 뭘 알아내려고 하는 것인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좀 더 신중히 알아 낸 뒤에 대답을 해도 늦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그 궁금증이란 것이 뭔데?”
주희가 저를 밀어 붙일 듯 코앞까지 자신의 얼굴을 들이 밀었습니다.
순간 적으로 상체를 뒤로 빼고 말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제가 주희의 기에 눌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뭐긴... 남자에 대한 궁금증이지”
‘고작 남자에 대한 궁금증이라니... 이거 생각보다 쉬운 것 같은데??’
저는 내심 쾌재를 부르며 주희가 혹시라도 맘이 바뀔 새라 고개부터 끄덕여 주었습니다.
“그럼... 약속한 거다? 남자가 두말 하긴 없기야!!! 혹시라도 어긴다면 나는 희연선배한테 바로 달려갈 수밖에 없으니 처신 잘해!!”
별 시답지도 않은 거 가지고 주희는 확인이라도 받을 것처럼 굴고 있습니다.
주희가 이렇게까지 오버를 하고 있으니 마음 한 구석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별 일이야 있겠나 싶었습니다.
“알았다니까 자~~~ 도장!!!”
저는 주희의 손에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맞대어 도장을 찍어주었습니다.
그제야 심각한 척 굴던 주희가 제게 슬쩍 웃어 보이고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웃음이 야릇하면서도 꺼림칙하게 느껴졌습니다.
“복사!!”
“.......??”
주희가 제 손등으로 자신의 손등을 가져와 맞대고 있습니다.
“복사!!! 복사 몰라?”
“아........복사.....”
유치하게 이런 것까지 시키다니..
왠지 해줘야 끝이 날 것 같아 맞닿은 손등을 교차시켜 주었습니다....
“코팅!”
정말 가지가지 합니다.
그냥 서 있으니 주희가 눈에 힘을 주며 저를 압박해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중딩만 되도 이런 소꿉장난 같은 행동은 유치하다며 안 할 것 같은데...
혹시나 술이 취한 건 아닌가도 생각을 해봤지만 OT부터 해서 몇 차례 술자리를 가져봤지만 그때 느낀 주희의 주량은 같은 학번, 남녀 통틀어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기에 고작 캔 맥주 몇 개에 그녀가 취했을 리가 없습니다.
원래부터 주희에겐 이런 애들 같은 순수하면서도 유치한 면이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결국 주희의 손바닥에 손바닥을 맞대어 주곤 코팅을 하듯 손을 밀어주었습니다.
“엠창!”
이게 하다하다 엠창까지 하랍니다.
“뒈질래?”
제 말에 그제야 주희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와 웃고 있습니다.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한테 뒈질래가 뭐냐 뒈질래가...흥!!”
주희는 제게 엠창까지 걸게 하고는 꼴에 여자라고 이러고 있습니다.
“나한테 여자는 희연이 뿐이거든?? 치사하게 남에 약점이나 잡고 엠창이나 걸게 하고선 뭐?? 여자????”
“퍽이나.....”
주희는 더 이상 제 말엔 관심이 없다는 듯 쇼파로 가서는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심한척 맥주만 홀짝거리고 있습니다.
한참을 말해봤지만 이제 와서 순정남이라 제 자신을 피력해봤자 먹힐 리는 만무했습니다.
옆에 놓인 캔맥주 하나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주희가 가져온 자료와 제가 모은 자료들을 보고 있으려니 시작도 하기 전에 한숨부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야... 인간적으로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니냐?”
TV에 박혀있던 주희의 시선이 그제야 제 쪽으로 돌려지고 있습니다.
“우선 다 컴퓨터로 쳐놓고 뺄 거 빼면 되지 않겠어??”
자신이 하는 게 아니라고 주희는 남의 일대하듯 말하고 있습니다....
“참네... 이정도 양을 파워포인트로 작성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줄 알아 너?”
“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단지... 오늘 안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건 알아~ 헤헤헤...”
말을 말아야겠습니다.
혹시나 주희에게 일말의 도움이라도 받을 순 있지 않을까 했는데 보아하니 파워포인트를 써 본적도 없는 모양입니다.
죽었다 생각하고 타자부터 쳐야했습니다.
한참을 발표자료 작성에 몰두하고 있던 사이 언제부터 와 있던 것인지 주희가 제 옆 쇼파로 다가와 앉아 있었습니다.
맥주가 다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볼만한 TV 프로가 없어서 인지 주희는 제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희의 시선이 의식이 되자 이제껏 잘 내지도 않던 오타가 속출하며 작업속도가 느려지고 있었습니다.
‘아... 쟤 뭐야... 설마 날 좋아하냐? 부담스럽게 자꾸 쳐다보고 있어....’
도저히 낯이 간지러워 그냥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의 시선에 못 이겨 기지개를 켜는척하며 컴퓨터에 있던 시선을 슬쩍 주희 쪽으로 돌렸습니다.
헌데 아무래도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제 눈과 주희의 눈이 마주친 순간 주희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주전부리를 내보이고 있었습니다.
“야 이거 먹으면서 해. 자 아~~ 해봐”
제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생각을 했나 모르겠습니다.
첫사랑 지영이 이후로 끊이지 않고 희연이와 임지영을 만나고 보니 그사이 없던 도끼병이라도 생겼나 봅니다.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고 맙니다.
이런 제 변화를 혹시라도 주희가 눈치 채서는 놀릴까 싶어 마치 어미 새에게 모이를 받아먹는 새끼 새라도 된 것처럼 오버스럽게 입을 한껏 벌려대고만 있자 주희가 입속으로 과자 하나를 쏙 넣어주고 있습니다.
“오물오물..... 어!!! 이거 아이셔잖아!!!”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주희의 손에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신맛이 무척이나 일품인 ‘아이셔’가 들려있었습니다.
“너 이거 어떻게 알고 사왔냐?”
제 반응에 고무라도 된 것인지 주희가 제 면전에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습니다.
“아까 희연선배한테 뭐 사갈지 물어보니 무조건 신맛이 나는 것으로만 사오면 OK 라던데.. 호호호.”
그래도 지지배가 양심은 있나 봅니다.
예의상 감사라도 표해야겠습니다.
“그래도 첨 오는데 양심은 있나보네... 뭘 이렇게 많이 사온 거야?”
다시 한 번 주희가 사온 봉지들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참 많이 사오기도 했습니다.
“두고두고 먹던가 하면 되지. 사다줘도 지.....이야”
주희가 순간적으로 뒷말을 흐려왔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뒷말이 뭐였을지 100프로 확신 할 수 있었습니다.
눈에 힘을 있는 대로 준채로 주희를 쳐다봤습니다.
“너 지랄!!! 이라고 하려고 한 거지??”
불리해지자 주희는 오히려 콧방귀를 껴대며 저를 다그쳐 왔습니다.
“야!!! 치던 거나 빨리 쳐!!! 오늘내로 다 하려면 빠듯할 것 같은데”
주희가 그간 채팅으로 쌓아올린 제 타자실력을 모르나 봅니다.
눈앞에서 한타 700타의 위엄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였습니다.
자판 누르는 게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모니터 전체를 순식간에 글자로 채워나가니 주희의 입이 떡하고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순간 그 모습에 그만 손이 꼬이며 타자를 멈추고 말았습니다.
주희의 입술이.... 마치 보지가 벌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보여서 타자고 뭐고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야~~ 너 진짜 빨리 친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조건을 리포트 대신 쳐주는 걸로 시킬 걸 그랬다....”
주희의 말에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휴.... 잘못했으면 리포트 노예가 될 뻔했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글을 작성해 나갔습니다.
제가 글을 작성하는 동안 주희는 한동안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주희의 동선을 눈으로 파악하며 간신히 타자를 마무리 했습니다.
잠시 손을 풀 겸 쇼파로 내려와 등받이에 기대어 앉았습니다.
그러자 주희가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서는 제가 써놓은 글들을 읽고 있습니다.
“오~~~ 너 글빨 좀 있나 보네.. 저게 근데 네 생각이야?”
주희가 평소에 얼마나 저를 띄엄띄엄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수업을 맨날 빼먹었으니 ‘먹고 대학생’으로만 봤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거 왜 이러셔!!! 나도 나름 생각이란 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다만 수업을 잘 안 들어갈 뿐이지...”
제 말에 주희가 배시시 웃고 있습니다.
자꾸만 주희의 입술이 거슬립니다.
말을 걸어오니 주희를 안쳐다 볼 수도 없고 보게 되면 자연스레 자꾸 거기가 생각나버리니 참으로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어느새 자지가 스멀스멀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게 느껴져서 급히 주희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간의 쉬는 타임을 끝내고 저는 PPT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능숙하게 파워포인트를 다루는 모습에 주희는 다시 한 번 놀라고 있습니다.
“야~~~~ 너 컴퓨터 쪽으로 빠삭하구나.. 차라리 컴공과를 가지 왜 영교과는 온 거야?”
주희가 조금씩 제 사적인 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제 자신을 캐는 걸 그다지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그냥 파워포인트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대꾸가 없자 이내 주희가 삐졌는지 제게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어!쭈!!! 대답 안하지?? 칵 그냥 희연선배한테 얘기하러 간다. 나~~”
애초부터 제가 여자와의 약속을 믿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걸 조건으로 내놨을 때부터 왠지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넌 약속을 하고서도 그걸 그리 써먹고 싶냐? 실망이다 진짜!!!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정색을 해오는 제 모습에 살짝 주희가 당황해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너는 농담을 하면 다 진담으로 받아들이더라.. 순진한 건지 아니면 어리바리 한 건지 진담 농담도 구분 못하고..”
다행스럽게도 농담인가 봅니다.
마음속으로 한시름 놓긴 했지만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괜스레 마음 한 구석에 불안감이 엄습해오고만 있습니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손을 풀고 있자 주희가 궁금한 듯 제게 물어옵니다.
“그럼 말이지... 평소에 내가... 너한테 어떻게 보였니??”
평소 자신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였는지 그녀 딴에는 궁금했나 봅니다.
또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희연이를 걸고넘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뭐... 그냥 유쾌하고 애들하고도 격 없이 잘 지내는 것 같고 남자선배들한테 인기도 많은 것 같고, 그리고 입...... ”
저도 모르게 입술 얘기가 나올 뻔 했습니다.
휴~~ 그래도 이번엔 알아차리기 애매한데서 먼저 말을 끊었습니다.
주희가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칭찬이 나쁘진 않았나 봅니다.
헌데 뭔가를 더 기대하고 있는 눈칩니다.
“그리고.. 또 뭐? 응?”
저는 좀 전에 저를 가지고 논 것이 생각나 이참에 악평이라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입술얘기를 하려다 만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말이죠..
“음..... 그리고 오늘 알게 된 건데...”
뜸을 들이자 주희가 더 관심을 보이며 눈을 깜빡이고 있습니다.
“뭔데.. 말 해봐 빨리~~~~”
“좀,,,,, 개념이!!!! 없어!!!! 남의 연애사에나 끼어들려고 하고 말이지.”
제 말에 주희의 웃고 있던 얼굴이 순간 굳어지더니 그녀의 손이 제 등짝을 매섭게 강타해왔습니다.
“짝~~~~~~~~~”
제 주위에 있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다 손이 매운 것 같습니다.
찰진 충격음이 방안가득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야!!!! 아프잖아! 뭔 여자애가 손이 그래 맵냐!!! 진짜..”
“치!! 너 웃긴다. 진짜!! 아깐 여자로 보이는 사람은 희연선배 밖에 없다며? 나도 여자로 보이나 보지??”
순간 주희의 입에서 보지란 말이 나오니 뭔가 좀 야릇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뭘 말했는지 순간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오로지 제 시선은 그녀의 입술에 꽂혀있었고 귓속에선 연신 ‘보지’란 말이 메아리처럼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제 표정 변화를 눈치라도 챈 것인지 아니면 제가 너무 주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 서였을까요 순간 주희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사람..... 무안하게......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니..”
왠지 모르게 주희는 이전과는 달리 여성스럽게 반응해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주희의 반응이 제게는 무척이나 어색하고 난감하게만 느껴져 왔습니다.
‘설마... 내가 자신을 여자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과 여자애들 중에 그나마 대화를 많이 해본 여자는 주희가 유일할 정도였고 전 그런 주희를 그저 입술!!로만 봐왔지 정작 여자로써 봐 온건 아니었습니다.
이전까지 주희와 제 사이엔 특별히 남녀라는 경계가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왠지 모르게 지금은 벽이 생겨버린 기분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주희를 오해 하게 만든 부분이 있었나 생각을 해봤습니다.
유부녀와 잠자리까지 했을 정도로 대책 없이 행동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같이 학교를 다니며 얼굴을 맞대야 할 동기에게까지는 무개념일 수는 없었습니다.
일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지려던 찰나 주희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화제를 전환해 왔습니다.
“야!! 이제 그만 놀고 빨리 작성해.. 네가 아무리 능숙하게 한다고 해도 우리 의견이 들어가야 하니까 빨리 작성하고 토론이라도 잠깐 해봐야 하지 않겠어?”
“어? 어어...”
주희는 제가 해야 할 의무만을 상기시킨 채 멀찌감치 떨어진 쇼파로 가서는 등을 기대고 앉아 맥주를 홀짝거리며 연신 TV채널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어색했던 것도 잠시 생각을 해 보니 이건 완전 무임승차가 따로 없었습니다.
주희는 완전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저한테 숟가락만 얹으려고 하나 봅니다.
몇 번 수업을 안 들어간 것 치고는 저를 너무 벗겨먹고 있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으으으으으... 아~~~~~”
주견이 들어갈 부분까지 폼을 완성하고 나서야 파워포인트 작업이 끝이 났습니다.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고 보니 어느새 주변엔 어둠이 찾아들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웅크린 채 집중을 했는지 온 몸이 다 뻐근했습니다.
잠시 기지개를 켜고 있자 주희가 제 옆으로 다가와서는 모니터 화면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함 볼래?”
“웅...웅...”
만들어 놓은 PPT 자료를 슬라이드 쇼로 보여주니 주희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야~~~ 너 능력자네 능력자!!!! 내가 말한 거 물리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는데.~~~”
아무래도 제가 주희에게 잡힌 약점이 너무나 큰가봅니다.
제 약점을 가지고 약 올리는 게 주희에게는 무척이나 재밌나 봅니다.
“쓰읍!!! 그만 좀 하시지 이제~~ 자꾸 날 가지고 노는 것 같아서 슬슬 짜증나려고 하네.”
잔뜩 인상을 쓰고 있자 그제야 주희도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미안함을 표시해 왔습니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한 번 더 그러면 소원하나 들어줄게.. 진짜야 이번엔,..”
주희에게 다짐을 받고 나서 잠시 쉬기 위해 쇼파로 몸을 돌리자 탁자위에 거하게도 술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쇼파 앞 테이블 위에는 각종 마른안주와 술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캔 맥주 하나로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작업을 하는 동안 주희도 나름 놀지만은 않았나 봅니다.
그래도 일은 저 혼자 다한 것만 같아 괜스레 퉁명스럽게 말이 튀어났습니다.
“야!!! 아예 술집을 하나 차리지 그러냐.... 도대체 과제를 하러 온 거냐 아니면 술을 마시러 온 거냐~”
제 말에 주희가 미간을 찌푸린 채 저를 흘겨보고 있습니다.
“참내....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열심히 술상까지 봐 놨더니... 먹기 싫음 말어라!!!”
제 말에 삐져버린 것인지 주희는 급기야 자리로 돌아가 깔아 논 술병을 도로 봉지에 담고 있었습니다.
“야...야... 왜 그래... 말이 그렇다는 거지... 너야 말로 농담도... 진담도.. 구분 못하냐!!!”
순식간에 주희 옆으로 다가간 전 봉지에 담아지던 술병을 도로 테이블 위에 올려놨습니다.
그제야 주희는 표정을 풀고는 제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맨 정신에 얘기 할 만한 소재는 아니니 술이라도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려고 한 거지.... 내가 뭐 놀려고 사온건줄 아냐~~”
하긴 이제부터 주희와 스와핑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X세대‘의 시각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 등을 논의해야 하기에 어느 때 보다 지금이 서로에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울 수밖엔 없었습니다.
주희와 저는 어제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보며 서로의 생각들을 얘기해 나갔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남자와 여자와의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봐.
그래서 그 기간 동안에는 서로의 몸을 원하게 되고 그것이 반복되다 유효기간이 지나버리면 서로의 몸이 너무 익숙해져서 결국 자극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되는 거지.
그래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서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팔게 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은 스와핑을 통해서라도 두 사람간의 관계에 새로운 자극을 줌으로써 그 유효기간을 늘려가려고 하는 게 아닐까..”
주희는 제가 말한 얘기를 잠시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네 생각은 그럼 스와핑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거니?”
“글쎄....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겠지,
지금 우리한테 조선시대의 잣대를 들이대고서 윤리를 따진다면 분명 비윤리적인 부분이 많겠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과거의 잣대를 기준으로 삼아 윤리를 따진다면 분명 스와핑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겠지만,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잣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더군다나 두 사람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윤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결혼생활은 지극히 개인적인 두 인간 사이에 만들어가는 것인데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려는 거부터 잘못되었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너는 가까운 미래에는 스와핑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거네?”
“그렇지 조선시대 때 길거리에서 남녀가 거리에서 키스가 가능이나 했겠니?
아마 풍기문란으로 관아에 끌려가서 실컷 곤장이나 맞았겠지.”
“그렇다곤 해도 너무 앞서 가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1부1처제가 자리 잡혀 있는데 그건 남자한명과 여자한명이 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서로만을 바라보겠다는 약속을 한 것인데...
스와핑이 갑작스럽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거 같은데.”
“말 그대로 1부1처제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로 간통이니 하는 문제가 생겨나는 거 아니겠어?
메슬로우의 욕구 위계론에도 나왔듯 성욕은 인간의 가장 기초적이고 앞선 욕구 중 하나야.
결혼을 해서도 남녀가 간통을 저지르는 건 결국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성욕을 온전히 채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거지.
난 차라리 이런 경우 몰래 간통을 하는 게 아닌 서로의 동의하에 스와핑을 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보는데”
“그럼 아까도 물은 것이지만 사랑이 없는 섹스가 넌 가능하다고 보는 거야?”
“아까랑 마찬가지야 내 생각은.,,,
서로에게 성적 끌림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
물론 사랑하고 있는 상대와의 섹스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나도 생각은 들어.
하지만 두 사람 간에 사랑의 유효기간이 지나버렸을 때를 생각해봐.
아마도 그 상대에게선 더 이상 성적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겠지...
그렇게 된다면 누군가는 바람을 피우던가 할 것이고, 누군가는 돈으로 섹스를 산다거나 해서 결국은 성욕을 해결하겠지.
이제는 종족번식을 위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의미만이 아닌 일종의 놀이로서 즐기기 위한 섹스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어제 인터뷰에서도 그분들이 주장하는 요지가 그거였잖아.
왜 우리는 굳이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와 다양성은 포기한 채 과거에 얽매여서 성을 바라봐야만 하냐고.
섹스는 즐거워지기 위한 놀이라는 게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요지라고 생각해.
앞으로 일반 여성들도 성적으로 많이 개방이 되어서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부분이 우습게 느껴질지도 몰라.
니가 준 통계자료에서 봤듯이 점점 더 첫경험을 겪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잖아. 그 만큼 우리나라도 성 풍속도가 그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빠르게 변화해 갈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제 얘기를 듣고 한참이나 생각을 하고 있던 주희가 저를 뻔히 쳐다보며 물어왔습니다.
“그러면 너는 그 지영이란 여자와 사랑하니까 섹스를 한 거야? 아니면 성적으로 끌렸기 때문에 섹스를 한 거야? 보아하니 유부녀면 나이가 너보다 확실히 많아 보였을 텐데. 네 눈에 그 여자가 이성으로서 끌리기라도 한 거야??”
주희는 꼭 되묻는 습성이 있나 봅니다.
그런데 잘나가다 왜 제 얘기가 도중에 나와 버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여자로서 성적으로 끌렸으니 그런 거지... 그리고 내 취향은 어린애들보다는 성숙한 여자 쪽이야... 몰라 내가 나이가 들었다면 어린 여자에게 끌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웬만하면 남자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은 로망 하나쯤은 다들 있을걸...”
술이 좀 들어가서 인지 주희와 저는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얘기까지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화 도중 때로는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까지 나오고 있었습니다.
“지금 넌 내가 알기로만 여자가 3명인 건데,, 첫사랑과 헤어지고 희연선배를 바로 만나고 그 와중에 또 유부녀를 만나서 섹스까지 하고.. 너무나 쉽게 여자를 만나는 거 아니니. 오로지 섹스가 고파서.. ”
저는 주희의 말을 중간에 끊어버렸습니다.
“야!! 내가 무슨 카사노바라도 되는지 아냐. 지금의 여자가 내 첫경험 상대였고 희연이하고 내 첫사랑하고는 섹스까지는 가보지도 못했다.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고 교감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니까.
생각처럼 무조건 발정이 나서 내가 들이민다고 다 되는 게 아니잖아..
육체적이거나 심적으로나 교감이 있어야지..
그리고 네가 훔.쳐.봤.던!! 메시지의 주인공과는 육체적인 교감이 느껴져서 쉽게 섹스를 하게 된 것이고... 그 사람은 몰라도 난 그 사람..... 몸에.... 끌렸던 거지..”
제 말에 주희가 갑자기 콧방귀를 뀌고 있습니다.
“훗.. 너 웃긴다. 난 그런 것까지 상세하게 물으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호호호...
결국 네 말은 그 상대가 첫 경험이었고 그 사람하고만 겨우 섹스를 해봤다는 건데,, 일반화하기에는 너무 미천한 경험 아니니?”
왜 주희가 자꾸 저를 자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미천하다는 주희의 말에 왠지 남자로써 무시당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밀리고만 있기엔 알량한 자존심이 절 그냥 놔두지 않고 있습니다.
“참내...그러는 너는 경험이 풍부한가 보지!!!!???”
일부러 언어의 유희까지 써가면서, 일부러 뒷말은 크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주희는 눈 하나 깜빡하고 있지 않습니다.
보지란 말이.... 주희에겐 그렇게 안 들렸나 보...지... ㅡㅡ;;
암튼 남자의 자존심을 긁고도 주희는 너무나 태연하게 약간 풀린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나? 나야 경험이 미천해서 너한테 물은 건데?”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주희와 저는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스와핑에 대한 얘기를 하다 말고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서로를 긁고만 있었습니다.
“내가 볼 때는 말이지~ 희연선배는 무척 널 좋아하는 것 같거든.
근데 지금 네 놈 속은 잘 모르겠어. 분명 오늘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네가 선배를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었거든.
근데 오늘 메시지를 보고 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얘기가 이어질수록 주희와 저는 거듭 술을 마시게 되었고 어느새 서로 혀까지 꼬여가며 서로의 연애사까지 들먹이고 있었습니다.
“이게 말이다 웃긴 게 뭔 줄 아니?
네 말대로 내가 엄청 희연이를 좋아했거든, 근데 첫 사랑의 트라우마라고 할까.
한번 여자한테 데이고 나니까 내 여자로 만들지 않으면 아무리 좋아해도 말짱 허사 같더라. 분명 서로를 미친 듯이 사랑했는데.... 몸을 딴 놈한테 준걸 보니까 말이지......허허...
그런데 말이야... 얼마 전에 내가 희연이를 거의 허물어뜨릴 수 있었거든.
근데 웃긴 게 막상 그 기회가 오니까 내가 자꾸 주저하고 있더라. 하!!!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희연이와 몸의 경계를 허물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반대급부로 희연이만은 성적으로 때가 묻지 않기를 바란다는 거지..
네가 봐도 내가 참 미친놈 같아 보이지??”
제 말에 주희는 대답 없이 희미하게 저를 보며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아~~~ 저 보지 같은 입술이 제 눈앞에서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술을 먹으면 몸의 감각이 무뎌진다고 하는데 왜 저는 자꾸 민감해져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희의 입술을 보고 있자 순식간에 처져있던 자지가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테이블에 하체가 가려져 있어 주희가 눈치를 채지는 못했습니다.
제겐 아무래도 발정인자란 게 있나봅니다.
아무 때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딱발딱 자지가 서버리는.......
한가지의 매력만으로도 그것에 빠져들어 이처럼 성적으로 흥분을 하나 봅니다.
“헤~~ 너 되게 생긴 것 답지 않게 쿨하지 못하구나.
난 말이지 첫사랑과 첫경험을 했는데 한번 자고 나니 남친이 그전과 행동이 180도로 돌변하더라.
그전까지는 나를 공주라도 대하듯 떠받들던 애가 내 몸을 한 번 가졌다고 하루아침에 변하더라,.
네 말대로 그 자식 사랑의 유효기간은 내 몸을 가질 때 까지였던 거지. 나쁜 새끼!!! 꺽~.
암튼~~ 내 말은 네가 첫사랑과 그런 일을 겪었다고 모든 여자가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네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거야. 꺽~
결과적으로 넌 희연선배를 네 첫사랑과 동급으로 밖에 보지 않았던 거고.
지금은 네 욕심에... 희연선배만은 다른 여자들과 다르길 바라는 거고.
이 욕심쟁이 자식... 이 나쁜 놈의 자식!!!! 섹스는 하고 싶은데 희연선배만은 깨끗하길 바란다고? 하~~”
주희는 마치 제 마음을 자신이 더 잘 안다는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주희와 저는 서로를 분석해 가며 우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술주정이 시작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 여자한테 성적으론 만족을 하고 섹스를 하고 나니 정이 생겼다는 거야??
그리고 그 사람 남편 때문에 질투를 하고??
아주 그 여자와 섹스 100번만 하면 사랑에 빠져서 결혼까지 할 태세다 너? 임지섭!!!”
“결혼 같은 소리하고 있네. 누가 그렇데?? 한 남자와 사겨보고 경험한 게 전부인 네가 어떻게 내 마음을 알겠냐~~~”
저는 순간적으로 술이 확 깨버렸습니다.
제가 주희에게 지금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놈의 술이 원수라고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마구 내뱉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희는 제 말에 눈 하나 깜짝하지도 않고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왜? 내가 발끈이라도 할 줄 알았냐? 나 그렇게 속 좁은 년 아니거든~~~
나도 인정한다고 했잖아... 미천하다고 헤헤헤헤.
그래서 내가 너하고 거래를 한 거 아니냐. 남자를 좀 알아보고 싶으니”
괜히 저는 아까 주희의 말에 발끈한 것 같습니다.
주희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쿨한 여자였습니다.
“뭐~~ 네 인생이니까 내가 왈가왈부 할 건 아니지만, 더 커지기 전에 멈춰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니니.
끝이 뻔 해 보이는 것을 왜 그렇게 얽매이고 있냐?
만약 그 여자 남편이 알게 되면 어쩌려고 그리 무모한 짓을 하냐...
그 여자와의 섹스가 그리 좋았니? 희연 선배를 옆에 두고도??”
“네 눈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 솔직히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헌데 그 사람은 말이지... 희연이랑은 좀 다르더라.
그 사람은 정말 나를 편하게 만들어줘. 마치 나를 다 아는 것처럼 내가 힘들어 하면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말없이 내 옆에 그냥 있어 주거든. 내가 말 할 상대가 필요하면 그저 말 없이 듣고만 있어 주고.
그리고 나랑 나이차가 그렇게 나는대도 나를 남자로 인정해주고 나를 존중해 준다고.
비단 섹스만이 아니란 거야. 희연이에게서 느낄 수 없는 뭔가가 그 여자한테는 있다구..”
“아이고 어쩌니... 네 말 들어보면 그냥 스쳐가는 바람 같지는 않은데...”
주희는 그런 절 안타깝게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더 추가하자면 말이지 속궁합도 너무 잘 맞거든 우린? 그 여자와 나는 할 때 마다 만족스럽고 하고나면 더 좋아지고 그랬어. 내가 10년만 먼저 태어났어도 어떻게 해 볼 텐데,,”
제가 임지영과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자 주희는 이내 부러운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좋았겠네... 난 솔직히 거의 억지로 한 거 밖에 없어서, 섹스라는 게 즐겁다고 느껴보질 못했어.
그냥 하고 나면 허무하고 남자친구가 원하니까 해줄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스와핑하는 부부를 보니까 말이지. 애무만으로도 서로를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더라...
어제 정말 밤에 잠이 안와서 거의 뜬 눈으로 새다시피 했어... 눈을 감고 있으면 자꾸 생각나더라. 그 사람들의 눈빛이... 너무나 생생하게....”
“흣.... 그게 바로 섹스거든. 사랑이 비록 없다할 지라도. 섹스를 하고 있을 때만큼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밖에는 눈에 안 들어온다는 거지.”
주희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저에게 물어 오고 있습니다.
“네 말대로 넌 그럼 첫경험 때부터 여자가 만족을 했다는 거야?”
“솔직히 그 전에 여친과 섹스 전 단계 까지는 가서 애무야 어느 정도 할 줄은 알았지만, 처음치고는 잘했다고 하더라. 크히히히히. 물론 내가 리드 당하는 쪽이긴 했지만...
그래도 두 번째부터는 애무나 체위 같은 걸 설명을 해주니까 그런대로 나아지긴 하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내께 좋다더라. 크헤헤헤헤헤”
제가 말하고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희도 제 말에 그저 재수 없다는 표정만 짓고 있습니다.
잠시 뒤 주희는 자못 진지해진 표정으로 저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네가 볼 때 말이지 나에게도 남들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그런 게 있을까?”
저런.... 바보 같은 이라고...
주희는 자신의 매력도 아직 모르고 있나 봅니다.
하긴 그러니 남친이 섹스 후 싫증을 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고로 자신의 무기를 자신이 알고 있어야 상대방을 손아귀에 넣고 있을 수 있는 건 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저도 제 무기가 아직 뭔지를 모르고 있으니 주희를 타박할 주제는 못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답을 하지 않고 있자 이내 주희의 얼굴이 시무룩해져 갔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얘기를 해주는 게 주희에게도 첫사랑에 대한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술에 취해서 그런 가 왠지 모르게 말해 줄 용기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참네... 넌 네 매력을 모르는구나. 크헤헤헤헤. 네 입술~~ 그 도톰하고 오리 같은 입술이 얼마나 성적으로 매력이 있는데 크흐흐.
너 기억 안 나냐? OT때 나랑 왕게임 걸려서 빼빼로 했던 거 크헤헤헤헤.
내가 그 때 일부러 몇 번이나 입술을 닿게 했는데,,,,
자신감을 가지고 그걸 남자들한테 무기로 쓰란 말이야~~ 충분히 남자를 유혹할 만한 매력이 있다구 넌!!!! 크헤헤헤헤.. 아우 취한다... 내가 이런 말까지 다하고....”
술이 거나하게 취해 버리니 이제 쑥스러움도 느껴지지 않나 봅니다.
주희는 방금 전까지 풀어져 있던 모습과는 달리 말짱 한 모습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느새 주희의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진 채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넌 그렇다면 나와도....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거네?”
저는 제가 만취해서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에 양손으로 제 얼굴을 몇 차례 두드려 보았습니다.
“대답해봐.... 나랑 섹스도 할 수 있다는 거잖아 그런 매력이 있다는 건?? 네가 말한 성적매력을 느꼈다는 거 아냐??”
아무래도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닌 가 봅니다.
도대체 주희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까지 묻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술기운에 해보는 객기인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저러는 건지 그 마저도 아니면 정말 자신의 섹시함을 확인해 보기 위함인지 어떤 게 그녀의 마음일지 감조차 잡히질 않았습니다.
왜 얘기가 이런 극한 방향으로 치닫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황스러움에 저는 그 어떤 대답도 주희에게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동안 어색만 침묵만 흐르고 있자 결국 주희가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너 아까 나랑 약속한 거 있지?”
저는 주희와 약속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앞으로 내 궁금증 좀 풀어줘야겠어!! 앞으로 내 궁금증 좀 풀어줘야겠어!!’
주희의 교묘한 덫에 제가 빠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때 쓸 거라곤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궁색하게 변명을 해나갔습니다.
“야... 그거야 넌 같은 과 친구고... 호감정도였던 거지 나한테는... 그것도 희연이나 임지영을 만나기도 전이고...말도 안 돼 네 말은....”
저는 제대로 된 반박도 못하고 제가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말을 역으로 뒤집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와는 달리 주희는 마치 재판에 나와 있는 검사처럼 일목요연하게 저를 추궁해 왔습니다.
주희는 그전까지는 계속 제 의견만을 주로 물어왔는데 단 한 번의 타격으로 저를 코너로 몰아붙이고 있었습니다.
“과 친구라는 거 보단 유부녀가 더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니? 그리고 내 입술을 보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 입술은 지금도 변함없이 내 입술이거든... 봐봐 그 입술이 맞나 아닌가?”
순식간에 주희는 상체를 구부려 제 눈앞으로 자신의 입술을 들이밀고 있었습니다.
몰래 훔쳐볼 때는 좋기만 했는데 이렇게 대놓고 보라고 들이미니 난처하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점점 그녀의 입술이 제게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습니다.
“꼴깍.........꼴깍”
주희에게도 제게도 너무나 선명하게 들려왔습니다.
주희는 그 소리에 탄력이라도 받은 듯 주저 없이 저를 공격해 왔습니다.
“결국 너는 성적매력만 있어도 섹스가 가능하다라는 것과 지금 네가 말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거야. 고로 네가 여태까지 말했던 건 궤변일 뿐이야..”
주희의 궤변이란 말에 저도 모르게 순간 욱하며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고야 말았습니다.
“그럼 내가 너랑 섹스를 하면 궤변이 아닌 걸 인정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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