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바쁘지 오빠?...........1>
<바쁘구나...................1>
<예림이는 늦잠자고 일어나서 이제 막 엄마랑 브런치하구... 면접 안갔다구 아빠한테 전화로 잔소리 좀 듣고....엄마랑 찜방 갈까 해.......1>
<엄마 어제 산에 다녀와서 온몸이 아프다나 어쨌다나.......1>
<피........얼마나 바쁘길래.......톡두 못보냐..........칫칫.........나 찜방 가서 다시 할게용..그땐 꼭 확인하기!!!!!안하면 정말 찾아가는 수가 있어!!!!!!칫칫!!!........1>
<회의중이었어......월요일이 주중에서 제일 바쁜 날이라......미안미안....>
<흥..칫..뿡..........난 또......이 아저씨 이제 볼거 다봤다구 나 버리나 했네..칫....아침은 먹구 나왔어?>
<후훗....그럴 리가 있나......>
<뭐야아........아침을 안먹었단 말이야..아님 날 안버린다는 말이야....>
“여보세요? 바쁜거 아니었어요?”
“톡은 답답해서.........어디야?”
“히힛.......목소리가 되게 밝다 울 오빠.......나야 집이죠....”
“아직 안갔어?”
“웅......동대표분 찾아와서 ......엄마랑 잠깐 대화중......”
“몸은 괜찮아?”
“몸? 내 몸이 왜? 나 안아픈데.....?”
“풉......그럼 다행이구............역시 젊음이 좋긴 좋나부다.....”
“칫.......오빠 또 이상한 상상했지? 그치?”
“응....야한 상상............”
“그럴 줄 알았어....어휴.......정말......시도 때도 없이....... 오빠 자꾸 이러기야?”
“정말 괜찮지?”
“칫......괜찮을 리가 있겠어? 어제 누가 그렇게...........우쒸........”
“하하하하............미안미안........”
“잘려구 누웠는데 엄청 아파서 혼났단 말야.......앞으론 그러지 마.....알겠지?”
“그게 쉽게 잘 안되네..........예림이가 너무 예뻐서 더 그런가봐......”
“흥......칫........”
“뿡.......은 왜 빼?”
“하하하하........뿡이다..............흥칫뿡...........”
“싸우나 갔다가 언제 와?”
“음......글쎄요.......엄마랑 가면 기본 4시간인데.......아마 아빠 퇴근시간 거의 돼야 올거에요.....근데 왜요?”
“외부미팅 있는데...끝나고 잠깐 들를까했지......”
“피......어제 그렇게 오랫동안 봐놓구선......또 보고 싶어? 미팅 장소가 어딘데요?”
“평촌.......”
“평촌? 평촌이 어디야?”
“후훗.......분당이랑 그리 멀지 않은 곳........”
“언제 끝나는뎅?”
“음......좀 늦어져도 4시쯤?”
“에이......그때까진 못나와......혼자 나간다고 하면 울 엄마 또 역정 낼거 뻔하구.....”
“그럼 어쩔수 없지 뭐.....오늘은 그냥 일만 하라는 계시 같다.......어쨌든 나오면 연락줘...”
“넹......그럴게용...........아차차.....그리고 어제 말한 오빠 선물... 따로 고민 안해봤지?”
“응.........안해도 된다니까.......용돈도 다 떨어졌다면서 선물은 무슨......”
“히히......그럼 내 마음대로 준비할게.......그렇게 알구 있어용.....”
“쯧...........하지말라니까 자꾸 그러네..........”
“히이..........나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애....다녀와서 할겡....그때까지 일 열심히 하구 있어용!!!!”
“응.......잘 다녀와.......가서 어제 내가 괴롭힌 곳도......찜질 잘 하구......”
“우쒸!!!!!!!!!!!!!!!!!!!또또또!!!!!!!!!!”
“전화해~~~”
“히잉.........네.................”
시작하는 연인.......들이라면 으레 그러하듯
잠시라도 떨어져 있는 것이 엄청난 곤란함으로 다가오던 것은..
그 뿐 아니라 그녀 역시 같을 수 밖에 없는 감정이었다.
예쁘게 보이고 싶고....
예쁨 받고 싶고...
어딜 가든 그가 쏟아낼 감탄사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매무새를 가다듬는 일....
이는...
부스스한 얼굴로 엄마를 따라나설 때도 그러했으며......
사우나에 도착해서도 ............
희멀건 수증기속에서 어제 그가 남긴 흔적의 길을 따라가면서도 역시 그러했고...
숨조차 쉴 수 없던 한증막은 물론....
그곳을 빠져나와 땀을 씻어내리던 시간까지도 ...
강요받지 않은 그 행동은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새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있었는데..
“피............”
거울에 비친 자신을 향해 혼잣말을 내뱉던 입술...
그곳에 금방이라도 그의 입술이 날아들 것만 같은 환각은...
그래서 더 더욱.......
진정한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낙인 같았기에......
미끈한 몸을 닦아가는 손길은 여느 때보다 더 정성스러울 수 밖에 없어 보였고........
“네 국장님.........아닙니다 ....미팅이 있어서 외부에 잠깐 나와 있습니다만....”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말이다 뭐다 바쁜데,,, 괜히 우리 유대표 귀한 시간 뺏는 건 아난가 해서.....
“그래도 용안은 한번 보여주시는 것이.....”
“하하하하 이 사람.......젊은 사람이 하여간 말 하나는 이쁘게 한단 말이야..하하하하...”
“페이퍼는 깨끗한 애들로다 준비했습니다...”
“허허허허........이 사람아... 누가 들으면 내가 그 종이쪼가리 때문에 우리 유대표한테 전화한줄 오해하겠어....하하하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뵌 지 두달이 다 넘어가는데 미처 찾아 뵙고 인사드리지 못한 동생의 불찰이지요....형님께서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지금이라도 넘어갈 까 하는데...어떠십니까?.”
“후후훗.........그럼.......요 옆에 고등어조림 잘하는 집 있는데 어때? 조황이 좋지 않아서 금등어 됐다고 주인장엄살 장난 아니라서......해 넘어가기전에 얼굴도장이라도 찍어줘야지 이거야 원......내가 그 귀한 놈으로다가 저녁 대접할 테니까.......잠깐 넘어올테야?”
“예.....지금 출발하면...퇴근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겁니다.....그럼 앞에 도착해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차는 우리회사 빌딩에 주차해......내가 미리 일러놓을테니.....”
“예 감사합니다 국장님......”
“이 사람이 국장이랬다 형님이랬다........하하하하하........난 좀 늦어도 괜찮으니까 급하다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안전운전해서 와....”
“예 형님..........”
“하하하하하............”
바쁜 그의 일상에
자신이 한 줌의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
달려 갈 수 있도록......
어느때든 그가 좋아 해줄 준비를 해야만 했기에.........
“엄마....안가?”
“아빠 늦으신댄다.......여기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들어가자......”
“아 진짜.........나 집에 가고 싶단 말야.....”
“엄마 얼굴 좀 헤꼼해지지 않았냐?....”
“아 몰라........전혀 안그런데 뭘......”
“저게 저게 말하는 거 하곤..........쯧.........”
“나 그럼 혼자 집에간다?”
“1시간만 더 있다가 가!!!!!!집에 가봐야 반겨주는 거라곤 강쥐들 뿐인디.......”
“에잇 정말...........”
기약없는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더라도...
이미 깊이 빠져든
사랑을 향한 열망은 쉬이 꺼지려 하지 않았으니...
“뭐....우리 유대표 회사야 워낙 실적이 뛰어나니......오히려 선정 안되면 그게 더 의심받기 좋다니까........하하하하하하.......”
“고등어가 금등어....아니 그 이상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겠습니다...맛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하하하하.....그렇지?......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먹어줘야 사는 맛이 난다니까..하하하하..”
“덕분에 귀한 음식 잘 먹었습니다.....이 인사를 어찌 드려야 .......”
“하하하.....사람 참.....아무리 지랄발광을 한다해도 지 이름이 고등언데......그게 어디 가겠어? 안그런가? 하하하하.....”
“후훗......말이 또 그렇게 됩니까? 하하하하....”
“오늘 내가 어지간하면 자네랑 맥주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주말도 없이 출근했더니 집에서 아주 난리야.....아빠 얼굴 잊어먹겠다고 이놈들이 어찌나 성화를 부리는지..”
“어이구 그럼 안되지요........자고로 집안이 화목해야 바깥일도 무탈한 법 아니겠습니까?”
“하하하....그러는 자네야말로......얼른얼른 가정을 꾸려야지.........올해도 다 갔는데 어째 좋은 소식은 없고......쯧쯧........”
“어딘가 인연이 있지 않겠습니까?”
“쯧쯧.....내가 중신 선다고 해도 몇 번을 마다하고 말이야.......자네는 일 좀 줄여야 돼..그러기 전엔 절대 제 머리 못깍아.......알겠는가?”
“예..명심하겠습니다......”
“그래........그럼 배도 부르고허니.........그만 일어나볼까?”
“가는 길인데....주차장까지 같이 동행하시지요.....”
“그러세나..........”
“연초에 또 인사 올리겠습니다...모쪼록 가족과 따뜻한 연말 보내십시오..”
“하하하하..........사람 참.........이러지 않아도 된다니까.....쯧.......우리 유대표도 내년에는 꼭 장가갈 수 있게.......바쁜 연말 보내게나......일로 바쁜 거 말고 .......”
“예 형님..........먼저 들어가십시오......”
“그래그래..........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보세나....내가 그땐 꼭 맥주 한잔 대접해 올리겠네...꼭 시간 비워줘야 해...”
“예 그럼요..........”
“휴........................”
하루가...
단순한 하루가 아닌 삶을 살아가던 그 또한...
지금처럼 고단한 하루를 맺음하는 시간대에 이르러선...녹초가 되기 일쑤였지만..
그녀와 동일한 열망의 불씨를 피워 올릴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환하게 웃음 지을 수 있었고...
“집에 들어갔어?”
“웅....방금........칫.....울 엄마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저러시는지 몰라......나 돈 많이 벌면 엄마 찜방 하나 해드려야 할 것 같애.....”
“하하하하........찜질방 매니아시구나.....?”
“완전!!!!....말도 마 정말...얼마전까진 달로 끊어서 다녔다니까......아빠가 하두 뭐라구 하니까 그나마 뜸해진거지...하여간 못말려 우리 엄마...”
“저녁은 먹었어?”
“웅.....거기서 구운 계란...등등으로 해결했지........오빤? 오빤 저녁 먹었어?”
“응......나도 막 해결하고.......퇴근하는 중.......”
“그랬구나......오늘 하루 무척 바빴지?”
“쫌......연말이라 그런지 더 정신 없는 것 같애........”
“그래두.......그렇게 바빠서 돈 많이 벌면 좋지 뭐......예림이 맛난 것도 사줘야 하구...백수 여친 데리고 놀러도 다니려면....히히히.....”
“음.....그럼 한달 정도는 바쁘단 핑계로 얼굴 못봐도 용서해주려나?”
“흥.....그랬다간 봐......그럼 무조건 절교야 절교........”
“차도 많이 막히고...........아고..........피곤하다...........”
“내가 울 오빠 어깨 주물러주면 그 피로......금세 달아날텐데........히잉.....”
“후훗.........그러게 말야...........”
“히히.........그리고...나 이브날 친구들 만나 안들어올거라고 엄마한테 말 해놨어....잘했지?”
“잘했어.....하하하하............졸린 눈이 번쩍 하고 떠지는 기분......하하하...”
“히이.........오빠말도 잘 듣고...나 참 착하지? 그치?”
“그래.......무지 착해....울 이뿌니......”
“히히..........오빠가 막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애........눈 동그랗게 뜨고 보이지도 않는 오빠손 쳐다보고 있는 내 표정.......막 이래......흐흐흐.....”
“보고 싶다..........”
“나둥..........나두 울 오빠 보고 싶엉..............”
“지금 갈까?”
“아니이~~~마음은 당장이라도 오라고 하고픈데.......오빠 피곤해서 안돼......보고 싶더라두 모레까진 참아욧...알겠징?”
“모레는 어딜가도 사람 많으니까.....우리집 근처에서 놀자.....”
“웅.,,,,,,,,그래요......난 오빠만 좋다면야 뭐.........”
“집 다 와 간다..........”
“벌써? 히잉........통화 계속 하고 싶은데..........”
“들어가서 씻고 다시 할게.........”
“웅......그래 그럼...어쩔 수 없지 뭐........안하면 내가 할테니까.......그런걸로 스트레스 받진 마...흐흐..”
“착하네 울 예림이..?”
“흐흐흐......제가 또 착한걸루는......쫌.......히힛.....”
“뽀뽀.........”
“쪽~~~~~~~히히.....얼른 들어가요.......”
“응..............”
이심전심으로...
그 미소 위에 그녀의 볼이 날아드는 것 같아..........
귀찮은 주차를 하면서도 한결 밝은 표정이기만 했다.
“친구들이 오빠 보자고 막 난리도 아닌 거 있지? 이것들이 돌아가면서 전화해선...배터리 다 나가구....아휴...”
“난 또 누구랑 이렇게 오래 통화하나 했네.....”
“끊는다니까.......욕을 막........하하하하......”
“친구들이 많나봐?”
“아니......그렇지도 않아...나 포함 딱 넷.......넷만 잘 어울리구........나머진 뭐.....그냥저냥..”
“나 보여주기 창피하지만 않으면 난 상관없어..”
“창피하긴 무슨.......그것보다 오빠가 걔들을 안겪어봐서 그래..........그 중에 남친 있는 애도 하나 있는데....그 오빠 취직했다고 나오라고 해서...하하하하.......나중에 계산서 들고 인상쓰던 그 오빠 얼굴 아직도 생생하다...지금도 생각만 하면 막......으으으...........”
“울 예림이두 그 친구 벗겨먹었으니.......한번 당해줘야지 않겠어?”
“푸흡........난 싫어....우리 오빤......나만 벗길거야......히히히.....”
“예림아~~~~”
“무슨 말 할지 예상이 되거든요........하지마!!!!!!!!!!!”
“하하하하........미치겠네.........”
“히히.........이브날 뭐 입고 나갈까.......아까 들어와서부터 계속 옷장 보고 있는데...한숨만 나오구.........히잉......”
“옷이 없어?”
“아니........옷은 제법 있는데........근데 그거 알아 오빠?”
“뭐?”
“내가 여대 나오긴 했지만....여대 애들은 정말.....아휴.......옷부터 자잘한 악세사리까지 전부...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주변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경우도 많게 돼...그래서 나도...보다시피......옷은 넘쳐나..........용돈 전부 옷값으로 들어간 적도 많은데 뭐..”
“그런데두 입을 게 없다?”
“아니요~~~~~이 아저씨 정말............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말해줘야 알아들으려나.....쯧...”
“.......................?”
“오빠한테......잘 보이려면.........어떻게 입어야 할까..........고민중....이..라...구..욧!!!!!!이제 알겠어요?”
“하하하하........그 뜻이었구나.....난 또.........”
“설마 내가 옷 사달라고 투정부리는 줄 알았어?”
“응.........”
“하하하하하.........절대.........절대 아니니까......행여나 그럴 생각 마세요.....알겠죠?”
“필요하면 말해.......”
“피........그럼 나 생일 때나 사줘......히히.......비싼 건 말구.........음..........지금부터 생각해놔야지...헤헤...”
“생일이 언젠데?”
“빨리도 물어보신다 진짜..........내 생일은 10월 1일............흐흐흐흐......”
“켁...........열달이나 남았는데?”
“뭐어야...........열달 후엔 그럼 나랑 헤어지기라도 할려구?”
“하하하하하.........어휴...이 아가씨 정말........”
“히히.........보고 싶당 울 오빠............쪽쪽.......”
“바둑이는 적응 잘하고 있어?”
“웅.......맞다.....쟤 정말 웃기는거 있지......나 참 어이가 없어서...지가 무슨 안방 터줏대감도 아니구...거실 쇼파에서 내려오질 않아......완전 적응력 짱......”
“하하하하......잘 지내면 다행이지 뭐.........”
“큰 애들 밥도 다 뺏어먹구......누굴 닮아 저리 먹성이 좋은건지......밥주면 완전 퍽퍽퍽....소리만 나는거 있지?...”
“나 닮아서 그래.....하하하......”
“하긴.....울 오빠두 먹성 하나는 .......흐흐........근데 오빠 생일은 언제야?”
“호적상 생일은 8월인데..............”
“호적이랑 진짜 생일이랑 달라?”
“.......................................”
“아................그렇지 .....................미안해.........괜한 걸 물어봐서........”
“뭐가?”
“아니.........그냥.......”
“풉.........그런걸로 마음 상해할 나이는 지났고.......진짜 생일은 나도 잘 몰라.....그리고 생일이라고 딱히 뭔가를 한 기억도 없는 것 같고..........그러니까 예림이도 신경 쓸 필요없어....”
“피......어떻게 신경을 안써요?....이젠 남도 (?)아닌데.....내가 돌아오는 오빠 호적 생일때는......진짜 거하게......흠.....”
“하하하......말이라도 고마워.......”
“어디 말만 그런지.......내년에 두고보자구욧..........”
“그래........후훗.......”
“히잉..............”
“보고싶지?”
“웅...............많이.......많이많이......”
“모레...업무 조금 일찍 끝낼테니까........예쁘게 하고 나와요.........”
“히이..........넹.........오빤 출근 복장으로 나올거지?”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흐흐.....알겠어용.........”
치우려다 말았던 재떨이와 담배............
지금처럼
일 때문에 착잡한 마음과
그녀 때문에 들뜬 마음이 뒤섞여 다가올 땐
깊은 들숨 몇번이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겠지만..
평소 습관대로 손가락 사이에 끼어졌던 하얀 막대는......
결국....
발코니 창밖으로 비치던 도시의 산란한 불빛과 운명을 같이 하고야 말았고.......
늦게나마
집안 구석구석에 있던 그것들을 모두 휴지통에 버린 후에야.....
그는 비로소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취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송금해줘야 할 업체들은 이제 더 이상 없지?”
“예...사장님... 모두 결제 완료했습니다.”
“그래..........후우~~~지나고 보니 1년 금방이다..,,시무식 하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연말이라니.....”
“한 해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애기는 언제 나온다냐?”
“하하하.....연말..연초....왔다갔다 할 것 같습니다...”
“제수씨가 아직 젊으니까......괜찮을거야....너무 걱정마라.......”
“예...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그나저나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케잌이라도 하나 사들고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
“출산일 다가와서 그런지........입맛도 없다고 그래서......어떡할까 고민중입니다....한달 넘게 걸려서 어렵게 잡아놓은 식당이 있는데... 오늘은 어딜 가든 사람들로 미어터질 것 같고.....”
“이런 날은 자고로 집이 최고지 뭐......젊어서나 크리스마스 이브지 우리 같이 나이먹으면...”
“하하하....왜 또 그러십니까....아직 청춘인데......”
“바쁜 업무들 없으면 오늘은 그만 정리하고 들어 가라고 해..”
“아직 시간이........”
“다들 바빠서 월차 연차...언감생심 꿈도 못꿨는데....마음 같아선 푹 쉬고...내년에나 보자고 하고 싶다만....상황이 또 그렇지 못하잖아....그러니 이런날이라도 빨리 들여보내줘야 덜 욕먹지...안그래?....”
“하하하.............좋아들은 할겁니다..”
“금요일도 나오지 말고......월요일에나 보자고 해.........종무식 겸 회식은 다음주 화요일..30일날로 잡고......”
“예 사장님!!!!!!!!!”
“내 비위 맞추느라 한해동안 욕봤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호야...........”
“예..................”
“고향 바다........좋더라...........”
“............................................다녀 오셨습니까?”
“쉬는 동안에라도 조카 세상에 나오면.........바로 연락주고.....”
“예..............”
“괜히 나 기다린다고 삐죽거리지 말고....먼저 들어가...난 조금 더 있다 갈테니까...........”
“하지만..........”
“확..........안가면 야근 시켜버린다?”
“하하하하............그럼.......메리 크리스마스 되십시오.....사장님.....”
“그려..............”
“그런데 사장님.........혹시......약속 있으십니까?”
“왜 물어?”
“오늘은 나름 소문난 식당들 전부 예약이 풀일건데......”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고민이다....그냥 간단히 먹고 집에나 갈까...어쩔까...”
“그럼 그러지 마시고........제가 예약한 곳에 가시겠습니까?...저야 와이프 저러구 있어서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사랑하는 이를 위해..작지만 정성어린(?) 선물을 준비해 품에 간직하고..
여유가 있던 약속 시간까지
약간은 초조해하며 그 설레임을 만끽하던 그..
‘까똑까똑..’
그러한 상념을 깨우는 소리...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오던 그 소리.......
이젠 거칠 것 없이 질주하리라는 다짐을 다시한번 갖게 하던 그 소리........가 울려퍼지자..
등받이 의자에 깊숙이 묻혀 있던 그의 몸도.......
세상을 향해 다시한번 큰 기지개를 키려 하고 있었는데..
=========================================================================================
접속의 어려움으로 인한건지...
아니면..
야설내용이 재미가 떨어지는건지
히트수 및 댓글수가 점점 떨어지는게 눈에 보이네용..
힘내야겠습니다만...그 전에...
출장갑니다.
다녀와서 뵙죠...판단은 그 이후에............
좋은 날 되시길.......
꾸벅........
<바쁘지 오빠?...........1>
<바쁘구나...................1>
<예림이는 늦잠자고 일어나서 이제 막 엄마랑 브런치하구... 면접 안갔다구 아빠한테 전화로 잔소리 좀 듣고....엄마랑 찜방 갈까 해.......1>
<엄마 어제 산에 다녀와서 온몸이 아프다나 어쨌다나.......1>
<피........얼마나 바쁘길래.......톡두 못보냐..........칫칫.........나 찜방 가서 다시 할게용..그땐 꼭 확인하기!!!!!안하면 정말 찾아가는 수가 있어!!!!!!칫칫!!!........1>
<회의중이었어......월요일이 주중에서 제일 바쁜 날이라......미안미안....>
<흥..칫..뿡..........난 또......이 아저씨 이제 볼거 다봤다구 나 버리나 했네..칫....아침은 먹구 나왔어?>
<후훗....그럴 리가 있나......>
<뭐야아........아침을 안먹었단 말이야..아님 날 안버린다는 말이야....>
“여보세요? 바쁜거 아니었어요?”
“톡은 답답해서.........어디야?”
“히힛.......목소리가 되게 밝다 울 오빠.......나야 집이죠....”
“아직 안갔어?”
“웅......동대표분 찾아와서 ......엄마랑 잠깐 대화중......”
“몸은 괜찮아?”
“몸? 내 몸이 왜? 나 안아픈데.....?”
“풉......그럼 다행이구............역시 젊음이 좋긴 좋나부다.....”
“칫.......오빠 또 이상한 상상했지? 그치?”
“응....야한 상상............”
“그럴 줄 알았어....어휴.......정말......시도 때도 없이....... 오빠 자꾸 이러기야?”
“정말 괜찮지?”
“칫......괜찮을 리가 있겠어? 어제 누가 그렇게...........우쒸........”
“하하하하............미안미안........”
“잘려구 누웠는데 엄청 아파서 혼났단 말야.......앞으론 그러지 마.....알겠지?”
“그게 쉽게 잘 안되네..........예림이가 너무 예뻐서 더 그런가봐......”
“흥......칫........”
“뿡.......은 왜 빼?”
“하하하하........뿡이다..............흥칫뿡...........”
“싸우나 갔다가 언제 와?”
“음......글쎄요.......엄마랑 가면 기본 4시간인데.......아마 아빠 퇴근시간 거의 돼야 올거에요.....근데 왜요?”
“외부미팅 있는데...끝나고 잠깐 들를까했지......”
“피......어제 그렇게 오랫동안 봐놓구선......또 보고 싶어? 미팅 장소가 어딘데요?”
“평촌.......”
“평촌? 평촌이 어디야?”
“후훗.......분당이랑 그리 멀지 않은 곳........”
“언제 끝나는뎅?”
“음......좀 늦어져도 4시쯤?”
“에이......그때까진 못나와......혼자 나간다고 하면 울 엄마 또 역정 낼거 뻔하구.....”
“그럼 어쩔수 없지 뭐.....오늘은 그냥 일만 하라는 계시 같다.......어쨌든 나오면 연락줘...”
“넹......그럴게용...........아차차.....그리고 어제 말한 오빠 선물... 따로 고민 안해봤지?”
“응.........안해도 된다니까.......용돈도 다 떨어졌다면서 선물은 무슨......”
“히히......그럼 내 마음대로 준비할게.......그렇게 알구 있어용.....”
“쯧...........하지말라니까 자꾸 그러네..........”
“히이..........나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애....다녀와서 할겡....그때까지 일 열심히 하구 있어용!!!!”
“응.......잘 다녀와.......가서 어제 내가 괴롭힌 곳도......찜질 잘 하구......”
“우쒸!!!!!!!!!!!!!!!!!!!또또또!!!!!!!!!!”
“전화해~~~”
“히잉.........네.................”
시작하는 연인.......들이라면 으레 그러하듯
잠시라도 떨어져 있는 것이 엄청난 곤란함으로 다가오던 것은..
그 뿐 아니라 그녀 역시 같을 수 밖에 없는 감정이었다.
예쁘게 보이고 싶고....
예쁨 받고 싶고...
어딜 가든 그가 쏟아낼 감탄사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매무새를 가다듬는 일....
이는...
부스스한 얼굴로 엄마를 따라나설 때도 그러했으며......
사우나에 도착해서도 ............
희멀건 수증기속에서 어제 그가 남긴 흔적의 길을 따라가면서도 역시 그러했고...
숨조차 쉴 수 없던 한증막은 물론....
그곳을 빠져나와 땀을 씻어내리던 시간까지도 ...
강요받지 않은 그 행동은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새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있었는데..
“피............”
거울에 비친 자신을 향해 혼잣말을 내뱉던 입술...
그곳에 금방이라도 그의 입술이 날아들 것만 같은 환각은...
그래서 더 더욱.......
진정한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낙인 같았기에......
미끈한 몸을 닦아가는 손길은 여느 때보다 더 정성스러울 수 밖에 없어 보였고........
“네 국장님.........아닙니다 ....미팅이 있어서 외부에 잠깐 나와 있습니다만....”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말이다 뭐다 바쁜데,,, 괜히 우리 유대표 귀한 시간 뺏는 건 아난가 해서.....
“그래도 용안은 한번 보여주시는 것이.....”
“하하하하 이 사람.......젊은 사람이 하여간 말 하나는 이쁘게 한단 말이야..하하하하...”
“페이퍼는 깨끗한 애들로다 준비했습니다...”
“허허허허........이 사람아... 누가 들으면 내가 그 종이쪼가리 때문에 우리 유대표한테 전화한줄 오해하겠어....하하하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뵌 지 두달이 다 넘어가는데 미처 찾아 뵙고 인사드리지 못한 동생의 불찰이지요....형님께서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지금이라도 넘어갈 까 하는데...어떠십니까?.”
“후후훗.........그럼.......요 옆에 고등어조림 잘하는 집 있는데 어때? 조황이 좋지 않아서 금등어 됐다고 주인장엄살 장난 아니라서......해 넘어가기전에 얼굴도장이라도 찍어줘야지 이거야 원......내가 그 귀한 놈으로다가 저녁 대접할 테니까.......잠깐 넘어올테야?”
“예.....지금 출발하면...퇴근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겁니다.....그럼 앞에 도착해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차는 우리회사 빌딩에 주차해......내가 미리 일러놓을테니.....”
“예 감사합니다 국장님......”
“이 사람이 국장이랬다 형님이랬다........하하하하하........난 좀 늦어도 괜찮으니까 급하다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안전운전해서 와....”
“예 형님..........”
“하하하하하............”
바쁜 그의 일상에
자신이 한 줌의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
달려 갈 수 있도록......
어느때든 그가 좋아 해줄 준비를 해야만 했기에.........
“엄마....안가?”
“아빠 늦으신댄다.......여기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들어가자......”
“아 진짜.........나 집에 가고 싶단 말야.....”
“엄마 얼굴 좀 헤꼼해지지 않았냐?....”
“아 몰라........전혀 안그런데 뭘......”
“저게 저게 말하는 거 하곤..........쯧.........”
“나 그럼 혼자 집에간다?”
“1시간만 더 있다가 가!!!!!!집에 가봐야 반겨주는 거라곤 강쥐들 뿐인디.......”
“에잇 정말...........”
기약없는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더라도...
이미 깊이 빠져든
사랑을 향한 열망은 쉬이 꺼지려 하지 않았으니...
“뭐....우리 유대표 회사야 워낙 실적이 뛰어나니......오히려 선정 안되면 그게 더 의심받기 좋다니까........하하하하하하.......”
“고등어가 금등어....아니 그 이상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겠습니다...맛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하하하하.....그렇지?......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먹어줘야 사는 맛이 난다니까..하하하하..”
“덕분에 귀한 음식 잘 먹었습니다.....이 인사를 어찌 드려야 .......”
“하하하.....사람 참.....아무리 지랄발광을 한다해도 지 이름이 고등언데......그게 어디 가겠어? 안그런가? 하하하하.....”
“후훗......말이 또 그렇게 됩니까? 하하하하....”
“오늘 내가 어지간하면 자네랑 맥주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주말도 없이 출근했더니 집에서 아주 난리야.....아빠 얼굴 잊어먹겠다고 이놈들이 어찌나 성화를 부리는지..”
“어이구 그럼 안되지요........자고로 집안이 화목해야 바깥일도 무탈한 법 아니겠습니까?”
“하하하....그러는 자네야말로......얼른얼른 가정을 꾸려야지.........올해도 다 갔는데 어째 좋은 소식은 없고......쯧쯧........”
“어딘가 인연이 있지 않겠습니까?”
“쯧쯧.....내가 중신 선다고 해도 몇 번을 마다하고 말이야.......자네는 일 좀 줄여야 돼..그러기 전엔 절대 제 머리 못깍아.......알겠는가?”
“예..명심하겠습니다......”
“그래........그럼 배도 부르고허니.........그만 일어나볼까?”
“가는 길인데....주차장까지 같이 동행하시지요.....”
“그러세나..........”
“연초에 또 인사 올리겠습니다...모쪼록 가족과 따뜻한 연말 보내십시오..”
“하하하하..........사람 참.........이러지 않아도 된다니까.....쯧.......우리 유대표도 내년에는 꼭 장가갈 수 있게.......바쁜 연말 보내게나......일로 바쁜 거 말고 .......”
“예 형님..........먼저 들어가십시오......”
“그래그래..........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보세나....내가 그땐 꼭 맥주 한잔 대접해 올리겠네...꼭 시간 비워줘야 해...”
“예 그럼요..........”
“휴........................”
하루가...
단순한 하루가 아닌 삶을 살아가던 그 또한...
지금처럼 고단한 하루를 맺음하는 시간대에 이르러선...녹초가 되기 일쑤였지만..
그녀와 동일한 열망의 불씨를 피워 올릴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환하게 웃음 지을 수 있었고...
“집에 들어갔어?”
“웅....방금........칫.....울 엄마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저러시는지 몰라......나 돈 많이 벌면 엄마 찜방 하나 해드려야 할 것 같애.....”
“하하하하........찜질방 매니아시구나.....?”
“완전!!!!....말도 마 정말...얼마전까진 달로 끊어서 다녔다니까......아빠가 하두 뭐라구 하니까 그나마 뜸해진거지...하여간 못말려 우리 엄마...”
“저녁은 먹었어?”
“웅.....거기서 구운 계란...등등으로 해결했지........오빤? 오빤 저녁 먹었어?”
“응......나도 막 해결하고.......퇴근하는 중.......”
“그랬구나......오늘 하루 무척 바빴지?”
“쫌......연말이라 그런지 더 정신 없는 것 같애........”
“그래두.......그렇게 바빠서 돈 많이 벌면 좋지 뭐......예림이 맛난 것도 사줘야 하구...백수 여친 데리고 놀러도 다니려면....히히히.....”
“음.....그럼 한달 정도는 바쁘단 핑계로 얼굴 못봐도 용서해주려나?”
“흥.....그랬다간 봐......그럼 무조건 절교야 절교........”
“차도 많이 막히고...........아고..........피곤하다...........”
“내가 울 오빠 어깨 주물러주면 그 피로......금세 달아날텐데........히잉.....”
“후훗.........그러게 말야...........”
“히히.........그리고...나 이브날 친구들 만나 안들어올거라고 엄마한테 말 해놨어....잘했지?”
“잘했어.....하하하하............졸린 눈이 번쩍 하고 떠지는 기분......하하하...”
“히이.........오빠말도 잘 듣고...나 참 착하지? 그치?”
“그래.......무지 착해....울 이뿌니......”
“히히..........오빠가 막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애........눈 동그랗게 뜨고 보이지도 않는 오빠손 쳐다보고 있는 내 표정.......막 이래......흐흐흐.....”
“보고 싶다..........”
“나둥..........나두 울 오빠 보고 싶엉..............”
“지금 갈까?”
“아니이~~~마음은 당장이라도 오라고 하고픈데.......오빠 피곤해서 안돼......보고 싶더라두 모레까진 참아욧...알겠징?”
“모레는 어딜가도 사람 많으니까.....우리집 근처에서 놀자.....”
“웅.,,,,,,,,그래요......난 오빠만 좋다면야 뭐.........”
“집 다 와 간다..........”
“벌써? 히잉........통화 계속 하고 싶은데..........”
“들어가서 씻고 다시 할게.........”
“웅......그래 그럼...어쩔 수 없지 뭐........안하면 내가 할테니까.......그런걸로 스트레스 받진 마...흐흐..”
“착하네 울 예림이..?”
“흐흐흐......제가 또 착한걸루는......쫌.......히힛.....”
“뽀뽀.........”
“쪽~~~~~~~히히.....얼른 들어가요.......”
“응..............”
이심전심으로...
그 미소 위에 그녀의 볼이 날아드는 것 같아..........
귀찮은 주차를 하면서도 한결 밝은 표정이기만 했다.
“친구들이 오빠 보자고 막 난리도 아닌 거 있지? 이것들이 돌아가면서 전화해선...배터리 다 나가구....아휴...”
“난 또 누구랑 이렇게 오래 통화하나 했네.....”
“끊는다니까.......욕을 막........하하하하......”
“친구들이 많나봐?”
“아니......그렇지도 않아...나 포함 딱 넷.......넷만 잘 어울리구........나머진 뭐.....그냥저냥..”
“나 보여주기 창피하지만 않으면 난 상관없어..”
“창피하긴 무슨.......그것보다 오빠가 걔들을 안겪어봐서 그래..........그 중에 남친 있는 애도 하나 있는데....그 오빠 취직했다고 나오라고 해서...하하하하.......나중에 계산서 들고 인상쓰던 그 오빠 얼굴 아직도 생생하다...지금도 생각만 하면 막......으으으...........”
“울 예림이두 그 친구 벗겨먹었으니.......한번 당해줘야지 않겠어?”
“푸흡........난 싫어....우리 오빤......나만 벗길거야......히히히.....”
“예림아~~~~”
“무슨 말 할지 예상이 되거든요........하지마!!!!!!!!!!!”
“하하하하........미치겠네.........”
“히히.........이브날 뭐 입고 나갈까.......아까 들어와서부터 계속 옷장 보고 있는데...한숨만 나오구.........히잉......”
“옷이 없어?”
“아니........옷은 제법 있는데........근데 그거 알아 오빠?”
“뭐?”
“내가 여대 나오긴 했지만....여대 애들은 정말.....아휴.......옷부터 자잘한 악세사리까지 전부...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주변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경우도 많게 돼...그래서 나도...보다시피......옷은 넘쳐나..........용돈 전부 옷값으로 들어간 적도 많은데 뭐..”
“그런데두 입을 게 없다?”
“아니요~~~~~이 아저씨 정말............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말해줘야 알아들으려나.....쯧...”
“.......................?”
“오빠한테......잘 보이려면.........어떻게 입어야 할까..........고민중....이..라...구..욧!!!!!!이제 알겠어요?”
“하하하하........그 뜻이었구나.....난 또.........”
“설마 내가 옷 사달라고 투정부리는 줄 알았어?”
“응.........”
“하하하하하.........절대.........절대 아니니까......행여나 그럴 생각 마세요.....알겠죠?”
“필요하면 말해.......”
“피........그럼 나 생일 때나 사줘......히히.......비싼 건 말구.........음..........지금부터 생각해놔야지...헤헤...”
“생일이 언젠데?”
“빨리도 물어보신다 진짜..........내 생일은 10월 1일............흐흐흐흐......”
“켁...........열달이나 남았는데?”
“뭐어야...........열달 후엔 그럼 나랑 헤어지기라도 할려구?”
“하하하하하.........어휴...이 아가씨 정말........”
“히히.........보고 싶당 울 오빠............쪽쪽.......”
“바둑이는 적응 잘하고 있어?”
“웅.......맞다.....쟤 정말 웃기는거 있지......나 참 어이가 없어서...지가 무슨 안방 터줏대감도 아니구...거실 쇼파에서 내려오질 않아......완전 적응력 짱......”
“하하하하......잘 지내면 다행이지 뭐.........”
“큰 애들 밥도 다 뺏어먹구......누굴 닮아 저리 먹성이 좋은건지......밥주면 완전 퍽퍽퍽....소리만 나는거 있지?...”
“나 닮아서 그래.....하하하......”
“하긴.....울 오빠두 먹성 하나는 .......흐흐........근데 오빠 생일은 언제야?”
“호적상 생일은 8월인데..............”
“호적이랑 진짜 생일이랑 달라?”
“.......................................”
“아................그렇지 .....................미안해.........괜한 걸 물어봐서........”
“뭐가?”
“아니.........그냥.......”
“풉.........그런걸로 마음 상해할 나이는 지났고.......진짜 생일은 나도 잘 몰라.....그리고 생일이라고 딱히 뭔가를 한 기억도 없는 것 같고..........그러니까 예림이도 신경 쓸 필요없어....”
“피......어떻게 신경을 안써요?....이젠 남도 (?)아닌데.....내가 돌아오는 오빠 호적 생일때는......진짜 거하게......흠.....”
“하하하......말이라도 고마워.......”
“어디 말만 그런지.......내년에 두고보자구욧..........”
“그래........후훗.......”
“히잉..............”
“보고싶지?”
“웅...............많이.......많이많이......”
“모레...업무 조금 일찍 끝낼테니까........예쁘게 하고 나와요.........”
“히이..........넹.........오빤 출근 복장으로 나올거지?”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흐흐.....알겠어용.........”
치우려다 말았던 재떨이와 담배............
지금처럼
일 때문에 착잡한 마음과
그녀 때문에 들뜬 마음이 뒤섞여 다가올 땐
깊은 들숨 몇번이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겠지만..
평소 습관대로 손가락 사이에 끼어졌던 하얀 막대는......
결국....
발코니 창밖으로 비치던 도시의 산란한 불빛과 운명을 같이 하고야 말았고.......
늦게나마
집안 구석구석에 있던 그것들을 모두 휴지통에 버린 후에야.....
그는 비로소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취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송금해줘야 할 업체들은 이제 더 이상 없지?”
“예...사장님... 모두 결제 완료했습니다.”
“그래..........후우~~~지나고 보니 1년 금방이다..,,시무식 하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연말이라니.....”
“한 해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애기는 언제 나온다냐?”
“하하하.....연말..연초....왔다갔다 할 것 같습니다...”
“제수씨가 아직 젊으니까......괜찮을거야....너무 걱정마라.......”
“예...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그나저나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케잌이라도 하나 사들고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
“출산일 다가와서 그런지........입맛도 없다고 그래서......어떡할까 고민중입니다....한달 넘게 걸려서 어렵게 잡아놓은 식당이 있는데... 오늘은 어딜 가든 사람들로 미어터질 것 같고.....”
“이런 날은 자고로 집이 최고지 뭐......젊어서나 크리스마스 이브지 우리 같이 나이먹으면...”
“하하하....왜 또 그러십니까....아직 청춘인데......”
“바쁜 업무들 없으면 오늘은 그만 정리하고 들어 가라고 해..”
“아직 시간이........”
“다들 바빠서 월차 연차...언감생심 꿈도 못꿨는데....마음 같아선 푹 쉬고...내년에나 보자고 하고 싶다만....상황이 또 그렇지 못하잖아....그러니 이런날이라도 빨리 들여보내줘야 덜 욕먹지...안그래?....”
“하하하.............좋아들은 할겁니다..”
“금요일도 나오지 말고......월요일에나 보자고 해.........종무식 겸 회식은 다음주 화요일..30일날로 잡고......”
“예 사장님!!!!!!!!!”
“내 비위 맞추느라 한해동안 욕봤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호야...........”
“예..................”
“고향 바다........좋더라...........”
“............................................다녀 오셨습니까?”
“쉬는 동안에라도 조카 세상에 나오면.........바로 연락주고.....”
“예..............”
“괜히 나 기다린다고 삐죽거리지 말고....먼저 들어가...난 조금 더 있다 갈테니까...........”
“하지만..........”
“확..........안가면 야근 시켜버린다?”
“하하하하............그럼.......메리 크리스마스 되십시오.....사장님.....”
“그려..............”
“그런데 사장님.........혹시......약속 있으십니까?”
“왜 물어?”
“오늘은 나름 소문난 식당들 전부 예약이 풀일건데......”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고민이다....그냥 간단히 먹고 집에나 갈까...어쩔까...”
“그럼 그러지 마시고........제가 예약한 곳에 가시겠습니까?...저야 와이프 저러구 있어서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사랑하는 이를 위해..작지만 정성어린(?) 선물을 준비해 품에 간직하고..
여유가 있던 약속 시간까지
약간은 초조해하며 그 설레임을 만끽하던 그..
‘까똑까똑..’
그러한 상념을 깨우는 소리...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오던 그 소리.......
이젠 거칠 것 없이 질주하리라는 다짐을 다시한번 갖게 하던 그 소리........가 울려퍼지자..
등받이 의자에 깊숙이 묻혀 있던 그의 몸도.......
세상을 향해 다시한번 큰 기지개를 키려 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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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의 어려움으로 인한건지...
아니면..
야설내용이 재미가 떨어지는건지
히트수 및 댓글수가 점점 떨어지는게 눈에 보이네용..
힘내야겠습니다만...그 전에...
출장갑니다.
다녀와서 뵙죠...판단은 그 이후에............
좋은 날 되시길.......
꾸벅........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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