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유아영 집으로
[1]
그런데 내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는 다름 아닌 오미현이다. 나는 재빨리 침실을 나와서 문을 닫았다. 나는 조상훈에게 전화를 했다.
"늦어서 미안하다. 거래처 사람들과 저녁 먹고 놀다가 늦었어.
지금 그리로 가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줄래?"
"너네들 무슨 일 있어?"
"일은 무슨 일? 나는 아침 부터 회사에 나와 있어서 그럴 시간도 없었거든."
"그런데 왜 여기로 오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미현이가 나보고 그리로 오라던데?
너랑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이 아니었어?"
"나 지금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미현이가 왜 내 침대에서 자고 있냐고?"
"걔 왜 그러지? 아침에 나올 때 나보고 몸이 안좋다고 했는데, .."
"혹시 어디 아픈 것이 아닐까?"
"에이. 그럴 리가? 기다려 봐. 오래 안걸려."
[2]
나는 TV를 보면서 혼자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한참 후에 벨을 눌러서 보니까 조상훈이다. 그런데 그의 뒤를 따라서 유해리도 들어온다. 상훈이가 엄청 피곤한 표정이다. 토요일 아침부터 이 시간까지 저러고 다녔으니 그럴 수 밖에.
해리가 내 손을 잡으며 웃는다.
"형부. 반가워요. 나이스 투 미츄."
"어라? 해리도 같이 왔네? 글랫"
"미현이가 데려오라고 했다니까."
"나 혼자는 못찾아오거든요. 미현 언니가 형부 차를 같이 타고 오라고 했어요."
"얘는 한밤중에 사람을 불러놓고, 지금 잠이나 자고 있다고?"
[3]
우리는 소파로 앉았다. 나는 그들에게 와인을 따라주었다.
"남상수. 야심한 밤에 왜들 이러냐?"
"글쎄? 나도 알고 싶다."
"미현이 깨워서 데리고 나올까?"
"아프다며? 잠이나 푹 자게 그냥 둬."
"몇 일 만에 해리가 엄청 예뻐졌구나."
"아영 언니는 더 예뻐졌어요. 하하."
"아영이도 잘 있지?"
"이따 끝나면 전화 한대요. 이리 온다고 했는데 ..
오미현.
진짜 대책이 안선다.
조상훈은 침실로 들어간다.
"자게 그냥 두라니까."
"알았어."
[4]
나와 해리는 나란히 앉아서 와인을 마시면서 TV를 보고 있다.
"형부. 유럽에서 구경 많이 하셨어요? 설마 회사 일만 하신 것은 아니죠?"
"지겨워. 회사 일만 했어. 그 얘기는 다음에 하자."
"하나도 안지겹거든요?"
"해리가 먼저 말해봐. 일주일 동안 뭐하고 지냈어?"
"나야 뭐. .. 먹고, 자고, 아영 언니네 가게에서 일한 것 말고는 별로 한 일이 없어요."
"저런. 너도 참 딱하다. 상훈이를 졸라보면 좋은 일이 생겼을텐데."
"형부도 일이 밤 늦게 끝나던데요 .."
[5]
유해리는 하늘색 라운드 티에 검은 반바지를 입고 있다. 앞가슴은 깊숙하게 파여있어서 드러나지 않아야 할 부분까지도 제법 많이 드러난다. 반바지도 너무 짧다. 밤에 저렇게 입으면 추울 것 같은데. 내가 눈을 둘 곳이 없을 정도이다. 해리가 테이블에 있는 치즈 조각을 집으면서 몸을 굽힐 때에는 숨이 막힌다. 옷이 앞으로 벌어지면서 뽀얀 가슴 안쪽이 꼭지까지 들여다보인다. 나를 보는 해리가 야릇한 미소를 띈다.
"하아. .. 어딜 자꾸 보세요? 하하."
"그러게 말이야. 미안해. 안보려고 해도 자꾸 눈이 가네."
"언니한테 다 말할거야."
"예쁘니까 보는 건데, 그러지 말고 봐줘라."
"아무리 예뻐도 그렇지 .."
"이렇게 입었는데 어떻게 안보냐?"
"집에서 뒹굴뒹굴 하는데, 저 형부가 갑자기 불러내는 바람에 .."
"나는 괜찮아. 해리가 예뻐도 너무 예쁘니까. .."
"눈요기는 이 정도면 됐으니까, 이제 TV나 보세요."
해리는 말을 이렇게 하면서 가리지 않는다. 거의 다 드러난 하얀 두 다리를 꼰다. 김효원 때문에 죽고 서기를 반복하던 내 남성이 어이없게도 해리를 보고 금방 일어선다. 이 녀석은 도대체 때와 장소를 가릴 줄을 모른다.
[6]
해리는 유럽 얘기를 해달라며 계속 졸랐다. 나는 파리, 베를린, 그리고 포츠담에서 구경한 얘기 몇 가지를 해주었다. 거의 자정이다. 해리의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이 드러난다.
"상훈이를 나오라고 할테니까, 해리가 들어가서 눈 좀 붙일래?"
"그냥 두세요. 그 형부도 엄청 피곤하대요."
우리는 와인을 마시면서 TV를 보고 있었다.
[7]
그런데 해리가 등받이에 기대고 졸기 시작한다. 저러다가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나는 옷방에서 얇은 이불을 꺼내와서 해리를 덮어주었다. 해리가 눈을 뜨고 나를 본다.
"안추운데. .."
"아니야. 그냥 덮고 있어. 언니 올 때까지라도 자라."
"고마워. 형부."
유해리는 소파로 누우면서 이불을 목까지 뒤집어쓴다. 정말 아쉽다. 나는 해리가 잘 수 있도록 TV를 끄고, 거실의 조명을 낮게 해주었다.
[8]
나는 노트북을 들고 식탁으로 갔다. 와인을 홀짝거리면서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웹사이트들을 기웃거렸다. 우리 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약용 식물들, 그리고 동의보감을 풀이해 둔 것들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이 쪽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까 오미현이 침실에서 나온다. 그녀는 내게 손을 흔들며 욕실로 간다. 나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약용식물 관리사라는 직종이 눈에 띈다. 이 직종에는 자격증 시험도 있다. 약용식물 관리사 협회라는 곳도 있다. 나는 이 내용들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오빠. 야동 봐?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하하."
오미현은 내 등 뒤에서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어? 왜 벌써 나왔니? 더 자도 될텐데."
"아영이 온다고 전화 왔어. 화장실이 급하기도 하고. 히히."
"상훈이는?"
"코까지 골면서 정신 없이 자고 있어.
해리는 소파에서 자고 있네."
"새벽 두 시가 되어가잖아."
[9]
내 옆에 앉은 오미현에게 나는 와인을 따라주었다.
"몸이 안좋다며?"
"나도 이제 나이를 먹나봐. 하하."
"그런데 오늘은 또 무슨 일을 꾸미셨어?"
"일은 무슨 일을 꾸며?"
"나 아까 들어와서 여자 신발 한 켤레가 있는데,
그 것 보고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왜 놀라는데?
오빠, 지은 죄가 많으시구나?
여기 문 열고 들어올 여자가 나 말고 누가 또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 .."
"오빠가 귀국했는데, 청소나 제대로 했나 싶어서 왔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리 내일 만나기로 했잖아?"
"내일은 오빠가 시간이 될지 모른다면서? 주중에 보자고 안했어?"
"그랬나?"
오미현은 와인을 마시더니, 커피 메이커로 가서 커피를 내린다.
"유럽에는 잘 갔다 왔수?"
"보시다시피."
"오빠, 유아영한테 너무 무관심한 것 아냐?"
"미안해."
"아영이 걔를 여기로 부를 생각은 없었는데, 너무 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
"잘 했어."
[10]
현관에서 벨소리가 난다.
"아영이다."
오미현이 벌떡 일어서더니 내 손을 잡아 끌면서 현관으로 갔다. 나는 문을 열어주었다. 유아영이 원피스 차림으로 들어선다. 향수 냄새가 은은하게 난다.
"어서 오세요. 아영씨."
"하아. .. 오빠. 진짜 오랜만이다.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들어와요.
일하고 이 시간에 여기로 오느라고 힘들죠?"
"어머. 해리가 여기서 완전히 뻗었네.
언니. 형부는요?"
"침대."
[11]
새벽 두 시가 넘어서 우리는 올빼미처럼 우리 셋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나는 유아영에게도 와인을 따라주었다. 유아영은 피로에 지친 기색이지만 완전 싱글벙글이다.
"아영이 너는 입이 완전 귀에 걸려있네.
오빠 얼굴을 보니까 그렇게도 좋으니? 하하."
"그럼요. 말로 다할까? 하하."
"한 명은 소파에, 한 명은 침대에, 이게 뭐야?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집으로 오라고 하는건데."
"언니가 청소해야 한다면서 이리로 오라고 했잖아?"
"와보니까 오빠가 벌써 깨끗하게 다 해놓아서 할 것도 없었어.
그래서 나도 푹 자고 방금 일어났어."
"오빠는 아영이 안보고 싶었어?"
"왜 안보고 싶어? 당연히 보고 싶었지."
"그럼 이제부터 두 분이 좋은 시간 보내셔.
나는 잠팅이들 깨워서 데리고 갈게."
"언니. 지금이 새벽 두 시야. 잠자는 시간이 제일 좋은 시간 같은데?"
"그럼 잠이나 자든가. 하하."
"언니!"
유아영은 버럭하고, 오미현은 침실로 들어간다.
[12]
"가게 매출은 어때?"
"그저 그래요. 시원해지니까 약간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
"2호점 낼 계획은 없어?"
"저 괴물도 아직 골치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유아영의 단아한 얼굴이 불빛에 반짝인다. 그녀의 양쪽 뺨에 홍조가 약간 피어있다.
"유럽에 가신 일은 잘 됐어요?"
"거기도 그저 그래."
"미국에는 언제 가세요?"
"다음 달 쯤?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해."
"진짜 엄청 자주 나가시네요."
"내 대신 갈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저녁 식사는 하셨어요?"
"아까 먹기는 했는데, 지금 벌써 시간이 이래서 .."
"우리 집에 가실래요? 제가 닭 가슴이랑 닭다리 갖다 두었는데 .."
"자라리 그럴까? 여기 있어도 할 것이 없네."
"언니는 그새 또 잠이 들었나? 왜 안나오지?"
[13]
유아영은 해리에게 갔다. 나는 조상훈을 깨우러 침실로 들어갔다. 오미현은 자지 않고 그냥 누워있다.
"잠도 안자면서 여기서 뭐해? 그렇게 둘이 붙어있고 싶으니?"
"아영이랑 둘이 있으라고 자리 피해줬거든."
"핑계는."
"진심이야."
"아영씨 집으로 간다니까 상훈이 깨워서 같이 나와."
"불쌍해서 못깨우겠어. 그냥 두고 가면 안될까?"
"알아서 해."
[14]
나는 거실로 나왔다. 유해리는 이불을 접어놓고 욕실로 간다. 오미현이 유아영이 있는 식탁으로 간다.
"아영아. 너 상수 오빠랑 가라. 상훈이 오빠가 완전 뻗어서 못일어나."
"언니도 여기 있겠다고?"
"그래야지. 저 오빠를 어떻게 혼자 두냐?"
"아이. 참."
"해리도 있는데 뭐 어때?"
"그게 아니라. 내가 괜히 온 것 같아서."
"너 여기 안왔더라면 해리는 어쩌게? 상수 오빠는 어디서 자라고?"
"알았어. 그러니까 내가 왔잖아?"
"빨리 가.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는 대로 가든가 할게."
유아영은 나에게 잠옷을 챙겨가라고 했다. 나는 옷방에서 잠옷으로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복과 치솔, 그리고 갈아입을 옷을 종이팩에 담아서 들고 나왔다.
[15]
나는 내 오피스텔을 오미현 커플에게 내주고 유아영의 아파트로 가기로 했다. 유해리는 자고 일어나서인지 춥다고 했다. 나는 옷장에서 내 가디건을 꺼내주었다.
우리는 오피스텔을 나와서 도로로 내려갔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와인을 마신 상태였으므로 택시를 타야 했는데,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도 아파트에서 나오는 택시를 세워서, 유해리는 기사 옆자리로, 뒷좌석에는 나와 유아영이 탔다. 택시가 출발했다.
유해리는 고개를 우리에게로 돌려서 마치 나에게 들으라는 듯이 이야기를 한다.
"언니, 이상하지 않아?"
"왜? 뭐가?"
"형부랑 떨어져 있었던 것이 겨우 열흘 정도거든.
그런데, 왜 한참 동안 못본 것 같지?"
"어머.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런데도 형부는 뭐야? 선물 하나도 안가져오고."
"해리씨. 미안해.
귀국 날짜에 맞추느라고 선물을 사러 갈 시간이 없었어.
"사랑이 식었다니까."
"언니도 참 답답하다. 사랑이 시작했어야 식거나 말거나를 하지."
그런데 두 사람이 하는 얘기는 각본에 짜여진 것 같다. 분명 오미현이 시킨 것 같다.
[16]
우리는 유아영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유아영과 유해리는 날더러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고, 주방으로 갔다. 유해리는 과일을 잘라서 와인과 함께 소파로 가져온다. 유아영은 닭요리를 시작했다. 유해리는 내 잔에 와인을 따른다.
"형부. 드세요."
"고마워. 해리는 안마셔?"
"이따가 언니 오면 같이 마실게요.
형부는 언제 언니한테 프로포즈 할 생각이죠?"
"벌써? 우리 아직 몇 번 만나지도 않았잖아?"
"프로포즈 안하면 내가 형부라고 부르는 것이 별로일텐데?"
"나한테 형부라고 안불러도 괜찮아."
"형부랑 언니랑 내가 볼 때는 케미도 별로 안생기는 것 같고."
"와인도 맛있게 숙성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잖아?
우리한테도 시간이 필요해."
"형부 생각은 잘 알겠는데, 우리 언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는 하지 마요."
[17]
유아영이 우리를 주방을 불렀다. 음식 냄새가 코를 찌른다. 식탁에는 음식이 그럴싸하게 차려져 있다.
"배고프실텐데, 어서 드세요."
"벌써 다 했어요? 아영씨가 요술을 부렸나?"
"와아. 맛있겠다. 언니. 무슨 재주로 이렇게 했어?"
"준비는 어제 다 해뒀고, 방금 냉장고에서 꺼내서 익히기만 했거든."
"지금이 새벽 네시야. 이 시간에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 언니나 나나 금방 살찔텐데."
"아영씨나, 해리씨나, 웬만큼은 쪄도 될 것 같은데?"
"언니는 몰라도, 나는 여기서 더 찌면 안돼."
"그럼 먹지 말든가."
"무슨 소리야? 날이면 날마다 이렇게 먹는 것도 아닌데. 하하."
우리는 와인을 마시면서 식사를 모두 끝냈다. 설거지와 뒷정리를 모두 끝내고 해리는 욕실로 가고, 아영이는 내가 잘 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녀는 옷장에서 이불을 꺼내서 침대에 깔았다. 유아영은 밖으로 나가고, 나는 가져온 잠옷으로 갈아 입었다.
한참 후에 유아영은 나에게 와서 욕실이 비었다고 말했다. 나는 욕실로 가서 씻고 나왔다. 아영이와 해리는 자러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창문을 모두 닫고, 문 단속을 했다. 거실과 주방의 불을 모두 끈 후에, 내가 잘 방으로 왔다. 방의 물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방문은 열어두었다.
[18]
그런데 아영이와 해리가 들어온다.
"오빠. 잠시 불 좀 켤께요."
"어?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아영이는 불을 켰고, 나는 일어나서 앉았다. 두 여자도 잠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그녀들은 내 침대로 와서 걸터앉았다.
"형부가 문단속도 해주고, 창문도 닫아주고 .. 꼭 아빠가 계신 기분이야."
"나는 남자가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야."
"이 집 안에 남자가 같이 잔다고 생각하니까 든든해요."
"남자도 보통 남자야? 엄청 잘 생긴 형부잖아.
지금 언니 기분도 엄청 묘할걸?"
"두 사람 오늘도 수고했으니까 엄청 피곤하죠?
가서 푹 자고, 아침에 봅시다."
"오빠도 안녕히 주무세요."
"형부. 잘 주무시고, 언니 꿈, 내 꿈 다꿔요.
이따가 우리가 자는 방으로 침입해 들어오지 말고. 알았죠?"
“하하하.”
[19]
그녀들은 불을 끄고 방을 나갔다. 나도 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조용해지자 갑자기 허전한 느낌이 밀려온다. 하루가 막을 내린 것 같다. 내게는 정말 긴 하루였다. 눈을 감자 내 몸이 어디론가 추락하는 느낌이 든다. 서서히 나는 잠에 빠져든다. 제발 잠이 깰 때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말기를.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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