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후기---------------------------------------------
예전 글과 비교해 희선선배와의 사건 이후 게임에서의 행동들에 좀더 당위성을 부여하다보니 한편으로 끝내야 할 5부가 2개의 부수로 나뉘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럼 즐감 되시길 바랍니다.
여행스케치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http://www.youtube.com/watch?v=7i8L285P5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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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결국 리조트 입구에 있는 벤치까지 가서야 저는 잠시 숨을 고를 수가 있었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 멍하니 반짝이고 있는 별들을 감상하고 있다 보니 잠시 잊고 있던 지영이 생각이 나기 시작합니다.
마침 벤치 옆에 공중전화 박스가 보입니다.
공중전화로 달려가 지영이에게 음성과 번호를 남깁니다.
시끌벅적 한 곳에 있다가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오게 되니 오늘따라 그녀 생각이 더 간절해 지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지영이 목소리가 듣고 싶어집니다.
공중전화로 다시 가서 호출을 하고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0분,, 20분,, 30분,, 시간이 지나도 연락은 오질 않습니다.
아무래도 일찍 자는 건지 삐삐도 전화박스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다시 벤치로 돌아오자 희선선배도 바람을 쐬러 나왔는지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선배와 마주치게 되니 아까전의 상황이 떠올라 민망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죄 지은 사람마냥 희선선배를 살살 피하고만 싶어집니다.
선배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가던 길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건 쉽지가 않았습니다.
자꾸만 선배가 의식이 돼서 그런지 몸동작이 평소보다 어색하고 더 커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뭔가 등 뒤로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옵니다.
아니나 다를까 뒤이어 저를 부르는 희선선배의 목소리가 저를 불러 세웁니다.
"야 임지섭~~~ 너 왜 이쪽으로 오다말고 갑자기 그쪽으로 가니~ 이리 와서 앉아봐"
눈치가 참 빠른 선뱁니다. 아니면 연기력이 부족한 저였거나 말이죠...
한 마리의 순한 양이 되어 희선선배 옆에 앉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를 책망하려고 부른 것 같아 가시방석에라도 앉아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불러 세운 희선선배도 이 자리가 불편하기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저를 불러 세울 때와는 달리 쉽게 입술을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선배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머릿속에선 벼래 별 생각들이 다 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봤으니 책임을 지라고 하지는 않을까,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자신의 몸을 본 것으로 나의 약점을 잡아 나를 노예처럼 부려먹으려 하지는 않을까 등등
이러한 생각들로 인해 불안감이 제 몸을 가득 채워져 갈 때쯤 침묵을 깨는 희선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까 그건,,,,내가 실수로 문을 잠그지 않아서 생긴 일이지만 노크조차 하지 않고 무턱대고 문을 연 네 책임도 있는 거 알지?”
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행히 쌍방과실로 넘어 가려나 봅니다.
“그런데 거긴 엄연히 여자들 방인데 그렇게 들어오면 어쩌니?”
갑자기 제 책임이 더 커지게 들려옵니다.
허나 생각을 해보니 작은 방은 남자들 방이었습니다.
“큰방에 있는 화장실은 꽉 차서요...오바이트가 쏠려서..급하게 화장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들어갔지만 작은 방은 남자들 방으로 알고 있는 데요~”
최대한 유하게 책임을 다시 선배 쪽으로 넘겼습니다.
“뭐? 정말이니?”
“네 남자들 숫자가 적다고 최종적으로 작은 방을 남자들이 쓰기로 했어요..”
희선선배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이제는 쌍방 과실이 아닌 희선선배의 실수가 더 커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넌 어쩜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을 수 있니??”
‘어라... 이건 아닌데... 이쪽으로 몰아가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자 점점 더 희선 선배가 강하게 밀어 부쳐왔습니다.
“아니면 고개라도 돌리던가.... 너 어디까지 봤어? 말해봐... 솔직히 어디까지 봤어?”
제가 쉽사리 대답을 못하자 희선 선배도 꽤나 흥분한 표정입니다.
“설마..... 다....... 본거니?”
마음과는 달리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있습니다.
“하.....”
또다시 희선선배의 말이 없어졌습니다.
흥분을 침착을 오가는 희선선배의 모습에 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갔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 같던 희선선배의 표정이 다시 차분한 표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리된 거 누구 탓을 하겠니.. 되돌릴 수도 없는 거”
아무래도 희선선배는 오늘 일을 없던 일로 해버리려나 봅니다.
“다만 누구에게도 오늘일은 발설하면 안 돼. 너나 나나 오늘 일은 없었던 것이고. 오늘 본 건 너도 기억에서 다 지우고.... 우린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그렇지? 임지섭”
저야 눈감고 넘어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공짜로 여자의 은밀한 부분을 본 것이 아닌가, 그것도 정숙한 생활만 할 것 같아 보이는 선배의 소변보는 모습을.....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습니다.
선배도 이제야 안심이 되는지 곧추세워져 있던 몸이 풀어지고 있었습니다.
벤치 앞으로 넓은 충주호가 보이고 그 가운데 마치 섬처럼 생긴 구조물이 강 한가운대 떠있습니다.
달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충주호의 야경은 너무나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어떠한 말도 필요 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속이 평온해져 옵니다.
이런 모습을 지영이랑 같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쉽지만 기회가 닿으면 따로 이곳으로 단둘이 여행이라도 와서 보여주고만 싶었습니다.
아직은 쌀쌀하기 그지없는 2월의 추위는 선배와 절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술판이 벌어지던 큰 방으로 들어가니 그래도 아직까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동기 중엔 기범이와 주희 그리고 이름을 잘 모르는 여자 동기 한명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주량들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주류업계에서는 당장이라도 저들에게 감사패라도 줘야 할 듯합니다.
구토를 하고 한동안 찬바람을 쐐서 그런지 빨갛게 달아 올라있던 얼굴은 어느새 원상태로 돌아왔고 정신 또한 멀쩡해졌습니다.
이만하면 알콜에 대한 제 간의 해독력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멀쩡해진 제 모습에 다들 놀라고 있습니다.
결국 선배들에 이끌려 희선선배와 전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게임 중 술에 취한 여자선배가 자꾸만 몸을 붙여 오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게임 자체는 참이나 재미있었다.
“간다간다 뿅간다~눈치 게임!!~”
“1”
“2”
“3.,3... 아악!!!!!”
아는 게임도 있었지만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직접 술자리용 게임을 직접 해보게 되니 어렵긴 했지만 시간이 가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만큼 유쾌하고 재밌기만 했습니다.
여러 가지 게임을 거치며 대부분의 벌칙은 재학생보다는 신입생이 대부분 걸렸습니다.
그리고 신입생 중에서도 이런 게임류의 경험 자체가 없던 제가 제일 많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꺼내놨던 소주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고 남은 술은 박스로 남아 있는 맥주와 장기자랑으로 타온 양주가 다였습니다.
다들 슬슬 취기가 돌며 몇몇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몇 사람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최후의 한명이 남을 때 까지 게임은 멈추지 않을 건 가 봅니다.
한 선배의 제안으로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진실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만큼은 제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여기서 사람들이 걸리면 진실만을 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운 대답은 그냥 하면 될 것이고 대답하기 어려우면 거짓말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거짓을 말한다고 이 들이 알아차릴 리는 만무하였습니다.
맥주병을 돌려서 뚜껑 부분이 가리키는 사람이 벌칙수행자가 되었습니다.
맥주병이 흥을 돋우며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돌아가던 맥주병의 꼭지 부분이 다행히 저를 빗겨서 다른 선배로 향했습니다.
한명씩 이어지는 질문에 벌칙자가 된 선배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회가 거듭 될수록 벌칙자에게 가해지는 질문의 농도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대박입니다. 이제는 성적인 질문까지 나오기 시작합니다..
용케도 계속 저를 빗겨가던 병나발이 결국 제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여선배들의 환호성에 순간 주위가 시끌벅적해졌습니다.
막상 걸리게 되니 처음의 호기스러움은 사라지고 선배들의 오묘한 눈빛에 마른침만 줄곧 삼키게 됩니다.
맥주잔에 술이 채워져 갑니다.
그런데 웬걸 이제껏 보이지 않던 소주병이 다시 출현합니다.
소주로 가득 채워진 소주잔이 맥주잔 안으로 빠지며 순식간에 폭탄주가 만들어집니다.
황당함에 타임을 외쳐봤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질 않고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신입생들은 걸리면 폭탄주로 대체 한다. 그러니 성심성의껏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늘에 한 점 부끄럼이 없길 바란다... 하하하하하하”
저와는 달리 동기녀석들은 그 말에 어떠한 거부도 하지 않고만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거부는 딱 한번만 가능하고~ 흑기사도. 아니지 이 상황은 흑기녀지. 흑기녀도 딱 1번 사용가능. 단 알다시피 1회 소원을 걸고서야 헤헤헤"
게임을 제안했던 선배의 말에 규칙이 너무나도 쉽게 변경이 되고 맙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모두들 한통속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을 끝으로 진실게임을 끝내버릴 것 같단 느낌이 듭니다.
험난한 질문이 예상이 됩니다.
"너 아까 여친있냐고 질문했는데 대답 안했지?~~ 여친 있냐?"
별걸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머 이정도야 술을 받아먹을 정도의 질문은 아닙니다.
"네 있습니다."
주변에서 "오~~~~~~"하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그럼 여자친구랑 했냐?"
남자 선배들은 물어 오는 게 뻔~~ 합니다. 뭐 이것도 참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요"
주변에서 킥킥 거리며 좋아라합니다.
"너 혹시 숫총각이니?"
한 여자선배의 질문에 차마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었습니다.
숫총각이라 말하기엔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실게요.."
제 대답에 아쉬워하는 선배들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아우 아까 난처할까봐 난 걸려도 이런 건 묻지도 않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막 나갈 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꾸역꾸역 맥주잔에 채워진 폭탄주를 마셨습니다.
“크~~~아”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옆에서 웃어 대기만 하던 선배들이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안주는 입에 넣어 줍니다.
"그럼 여자친구 이외의 다른 여자랑은 잤냐?"
장기로 치면 외통수에 걸린 것 같습니다.
흑기녀를 외쳐 봤지만 아무도 나서 주질 않습니다.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저는 말을 해야 했습니다. 창피하지만 말을 해야 했습니다.
“아뇨....”
순간 방이 떠나갈듯 한 환호와 비웃음이 난무합니다.
진실게임이란 게 참 이상합니다. 거짓말을 하려해도 막상 쉽지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희선선배만 남았습니다. 머 이 선배라면 무난한 질문을 예상해봅니다.
"저기 넌 키도 큰데 거기도 크니?"
희선선배가 눈을 제 자지쪽에 두고 말을 합니다.
그 모습에 선배들이 배꼽을 잡으며 웃고 있습니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입니다.
어떻게 지적인 이미지의 희선선배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수가 있다니....
이 선배 왜 이럴까요?
아무래도 자신의 보지를 봤다는 것 때문에 복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인가 봅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해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습니다.
“흑기녀 해주실 분”, “마실게요!!!”
혹시나 해서 외쳐 봤지만 이미 1회씩 사용이 된 상태라 더 이상은 쓸 수가 없었습니다.
무척이나 치욕스럽지만 선배들의 무언의 압박에 더 이상은 버틸 재간이 없었습니다.
"제....어.... 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좀 두꺼운 거 같습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간신히 대답을 했지만 제 말에 몇몇 선배들은 자지러지고 있었고 몇몇 여자 선배들과 동기들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뒤 이어 나온 희선선배의 말에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말한 거기가 어딘데 두껍다고 하는 거야? 난 네 눈을 보면서 말한 건데,, 음~~ 네 눈이 두꺼운 건가? 쌍꺼풀은 없으니 두껍다고 말하기는 좀 그런데 흠~~"
"Piss off.... Bitch"
입안에서 욕이 마구 튀어나오려고 합니다.
희선선배는 분명 저를 가지고 논 것입니다.
몹시도 화가 난 나머지 순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해버렸습니다.
선배들은 재미있다며 연신 웃어대고 있었지만 희선선배는 감정의 동요가 없는지 그저 무덤덤하게 앉아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쿨하게 아무 일 없던 것으로 하자고 하곤 이렇게 앙갚음을 하다니!!! 두고 봐라. 언젠가 똑같이 갚아줄 날이 있을 테니"
끌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기 위해 저도 모르게 술잔을 들어 마셔버리고 있습니다.
진실게임이 끝나자 또 일부의 사람들이 자리를 뜹니다.
희선선배는 아직 자러 갈 마음이 없나 봅니다.
뒤늦게 생겨버린 승부욕 때문에 저 역시 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어떡해든 희선선배를 골탕 먹어야 저는 자리에 누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왕게임을 한다고 합니다.
선배 한명이 잘 모르는 신입생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줍니다.
번호를 적은 쪽지를 알아서 가져갑니다.
재수 없게 4번이 걸렸습니다.
번호 때문인가 왠지 이번에도 불긴하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 맥주병을 돌려서 왕을 정합니다.
제발 왕이 되길 간절히 간절히 바래봅니다.
열심히 돌아가던 맥주병이 멈추어 섰습니다.
아쉽게도 다른 동기가 왕이 되었습니다.
"1번 2번 일어나서 1분간 부비부비~~~"
여자동기와 남자선배가 1번, 2번인 것 같습니다.
첫 지시치고는 너무나 무난하게 흘러갑니다.
남자 선배가 무지 부끄러움을 타는 바람에 얼마 지속하지 못하고 부비부비는 끝이나 버립니다.
다시 왕 선정에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제발 왕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번에도 운명의 주사위는 저를 빗겨갔지만 희선선배에게도 걸리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뭣 보다 희선선배의 번호를 아는 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3번과 2번. 2번이 빼빼로를 물고 3번이 빼빼로를 먹습니다. 입술이 닿을락 말락 한 상태로 1분간 유지해야합니다. 너무 떨어지면 1분간 다시 해야 되요!!!"
오오 의외로 순진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세게 나갑니다.
좀 전의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남자선배와 기범이가 걸렸습니다.
기범이가 3번인가 봅니다.
점점 번호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범이와 선배의 모습에 토가 나올 듯합니다.
남자들끼리 저러고 있는걸 보려니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주위 사람들 반응도 저 못지않은지 자신의 팔에 대패질을 하는 선배도 보입니다.
그래도 1분간 잘 버텨서 통과가 되었습니다.
기범이 녀석이 불쌍해지기까지 합니다. 상대가 여자였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아직 저 외에 희선선배와 주희, 그리고 또 다른 남자선배의 번호가 호명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맥주병이 이번엔 주희를 왕으로 선택합니다.
주희의 눈이 순간 번쩍입니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점점 불안해지기까지 합니다.
“4번과 5번”
역시나 재수 없는 4번인가 봅니다.
“5번이 누운 상태에서 4번이 그 위에 올라가서 팔굽혀펴기를 2분 동안 합니다. 팔은 완전히 굽혀야 되고 뜻하지 않게 신체적 접촉이 발생할 경우 그 상태로 나머지 시간을 채우면 됩니다."
아씨... 역시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주희는 2분이나 시키고 있습니다..
5번이 남자선배이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5번은 제 바람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앞으로 나가자 당황해하며 희선선배가 제 앞에 와서 천천히 눕기 시작합니다.
주위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제가 원한 건 이런 시나리오가 아닌데.. 잠시 동안 심호흡을 하며 주희를 살짝 노려봤습니다.
입을 가리고 있어서 웃는 건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눈이 초승달이 된 걸 보니 확실합니다.
결국 희선선배 위로 올라가 엎드려뻗쳐 상태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습니다.
얼굴을 마주보고는 차마 못 할 것 같아 일부러 조금 내려서 자세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팔을 굽혀보니 얼굴보다 더 부담스러운 부분이 제 눈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
눈앞의 작은 암초 때문에 뒤에 있는 큰 빙산은 보질 못했나 봅니다.
스스로 한심함에 탄식이 터져 나오자 의도치 않게 선배의 블라우스가 가슴에 더 밀착이 되 버립니다.
희선선배의 봉긋한 가슴이 너무나 또렷하게 제 눈에 들어옵니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순간 팔에 힘이 풀리며 얼굴에 희선선배의 가슴이 닿아버렸습니다. 선배의 몸이 살짝 움찔합니다.
주위에서 재밌다는 듯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급하게 팔을 펴서 선배의 가슴에서 얼굴을 뗐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희는 자신이 내건 조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다시 팔을 굽힐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생각보다 큰 선배의 가슴 때문에 닿지 않으려면 팔을 완전히 굽히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주희가 분명 테클을 걸어 올 것만 같았습니다.
문제는 그 것 만이 아니었습니다.
설사 눈치를 체지 못한다 할지라도 내려가는 반동을 멈추려면 굉장히 팔에 부담이 가게 되어 그렇게 수회를 지속하다 보면 제 풀에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쭈.. 임지섭!! 일부러 시간 끌지~~지금 10초 그냥 갔으니 20초 추가다!!!”
“그런 게 어딨니?”
제 밑에 깔려 있는 희선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왕게임 이잖아요. 선배~~”
“그래 맞아... 왕이 법이지 당연히!!!”
주희의 말에 선배들이 맞장구까지 쳐주고 있습니다.
“야... 임지섭 빨리 해 그냥....”
팔을 굽히고 있지 않자 희선선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결국 다시 팔을 굽히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닿을락 말락 거려 바로 팔을 세워버리자 예상대로 항의가 들어옵니다.
“임지섭!!! 팔이 완전히 안 굽혀졌잖아!!! 주희야 다시 10초 추가하자 안 되겠다”
“코코코. 그럴까요? 선배님?”
주희와 남자선배의 대화에 희선선배가 다시 한 번 다그치듯 말을 걸어옵니다.
“그냥 해... 이러다가 날 새겠다... 괜찮으니까 그냥 하라구!!!”
결국 눈을 질끈 감고 팔을 완전히 굽혔습니다.
선배의 가슴이 완벽하게 제 얼굴에 눌리고 있습니다.
숨이 가빠오기 시작하며 희선선배와 저는 얼굴이 뻘겋게 상기가 되어 있습니다.
팔을 펴려고 하자 잊고 있던 것 같던 주희가 바로 제지를 합니다.
“어어!!! 신체적 접촉이 있으면 그대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했는데 분명! 선배~~ 임지섭이 왕 말을 거역하는데요??”
다시 팔을 굽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망함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곧바로 테클이 날아옵니다.
“어허!!! 아까 분명 정면을 향하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정면으로 돌리자 선배의 가슴이 다시금 눌리고 있습니다.
점점 팔에 기운이 빠지며 팔이 떨려옵니다.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 때문에 얼굴이 간질거려 옵니다.
입 바람을 불어 간지러움을 참아보려 했지만 제 입김에 선배의 몸이 반응하며 미세하게 떨려옵니다.
민망함에 순간 고개를 쳐들자 당황한 기색이 영력한 선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건 위기가 아닌 기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실게임에서 제게 망신을 준 선배에게 복수 할 수 기회였습니다.
생각의 전환이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는 말에 동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부러 팔에 힘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이 선배의 가슴에 완전하게 밀착이 되 버립니다.
힘이 빠진 저는 어쩔 수 없이 선배의 가슴에 기대서 조금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___________________^;;
희선선배가 숨이 차기 시작하나 봅니다.
숨을 들이마셨다 내 뱉어 질 때마다 선배의 가슴에 따라 제 얼굴이 올라갔다 내려지고 있습니다.
주변 분위기가 좀 전 과는 달라진 것 같습니다.웃음소리는 사라지고 너무나 조용하고 숨소리만이 들려옵니다.
생각보다 야릇한 장면에 주변 사람들도 말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고 싶지만 너무 대놓고 희선선배의 가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게 될까봐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습니다.
할 때와는 달리 약간씩 후회가 들기 시작합니다.
의도치 않게 아랫도리에 힘이 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점 발기가 되고 있습니다.
다시 팔에 힘을 줘 몸을 세워보지만 몸에 힘에 실리자 이내 자지에 더 힘이 실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대로 더 가다간 변태라고 몰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휴~~~다행히 완전히 발기되기 전에 2분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끝나고 나니 시뻘게진 얼굴에선 땀이 뻘뻘 흐르고 있었고 팔이 후들거려 오기까지 했습니다.
희선 선배의 얼굴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아마도 약간 흥분을 해서 빨개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통쾌하긴 했지만 너무 과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금 게임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자리에 앉고 왕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젠장. 희선선배가 왕이 됩니다.
제발 저는 호명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4번, 7번”
‘아놔!!!’ 선배도 물러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
“7번이 빼빼로를 물고 4번은 윗몸일으키기 자세로 누워서 7번이 잡아줍니다. 4번이 일어나면서 7번이 물고 있는 빼빼로를 잘라먹습니다. 정확히 10회~~ 7번 입에 빼빼로가 1/3 이상 남으면 무효처리 되겠습니다."
아오~~ 진짜 운동회도 아니고 왜 이런 걸 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좀 전에 팔굽혀펴기로 힘이 드는데 이제는 복근운동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7번은 주희였나 봅니다.
생각보다 당당하게 앞으로 나옵니다.
누운 상태로 다리를 세우니 주희가 입에 빼빼로를 물고 다리를 벌린 채 엉덩이로 제 발 부위를 눌러줍니다.
"OMG" 주희의 가랑이가 제 발목에 느껴집니다.
트레이닝팬츠를 입어서인지 느낌이 꽤나 푹신합니다.
제 발 위에 올려 진 주희의 엉덩이가 느껴집니다.
말랑말랑한 감촉이 제 발에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자꾸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니 주희가 저를 흘겨보고 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흥분이 되 숨이 찹니다.
구령에 맞춰 몸을 일으켜 세우자마자 빼빼로를 베어 물었습니다.
하지만 절반이나 남았습니다.
몇 차례 더 시도를 했지만 계속해서 많이 남기만 합니다.
아무래도 주희가 저를 흘겨본 것 때문에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친 척하고 더 몸을 주희쪽으로 붙이며 빼빼로를 물어야겠습니다.
이래선 제 복부가 내일 아침 고통에 시달릴 듯합니다.
조금 더 깊숙이 베어 물었습니다. OK 성공입니다.
2번째도 성공, 3번째도 성공. 이대로만 가면 쉽게 끝날 듯합니다.
4번째 다시 반 이상이 남습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다시 4번째 시도는 조금 반동을 주어 쎄게 일어섰습니다.
주희가 물고 있는 빼빼로를 물려는 찰나 물기도 전에 입술이 주희의 입술에 닿아버렸습니다.
주희의 얼굴이 금세 새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허나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의도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입술이 붙은 상태에서 빼빼로를 그대로 베어 물었습니다.
이쪽저쪽에서 환호성이 터집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왠지 1번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희의 입술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힘을 주어 의도적으로 주희의 입술을 제 입술로 덮쳤습니다. 일부러 천천히 빼빼로를 물었습니다.
확실히 도톰해서 그런지 입술의 감촉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한번을 더 주희의 입술을 맛본 후에야 저는 게임을 끝냈습니다.
비록 뱃가죽이 땡겨 왔지만 점점 더 저는 이런 야한 게임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기범이 녀석이 부러웠는지 제 옆으로 다가와 묻습니다.
“너 이 자식,, 일부러 그랬지? 요~~부러운 자식...”
기범이의 물음에 그저 힘겹게 웃음만을 지어 주었습니다.
몇 차례 더 야한 장면이 연출 되고 나서야 왕게임은 끝이 났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남은 사람끼리 둘러 앉아 좀 전의 게임을 안주삼아 남은 술을 비워나갔습니다.
확실히 신체적 접촉이 오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술자리는 전에 없이 화기애애하게만 느껴졌고 분위기에 휩쓸려 저는 또 다시 취해버리고 말았습니다.
.
어떻게 잠자리에 들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취해서 필름이 끊겨버렸나 봅니다.
타는 듯한 목마름에 일어나보니 희선선배가 제 손목을 잡은 채 옆에 누워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던 곳에서 그대로 뻗어 버린 것 같습니다.
헌데 희선선배는 왜 제 손목을 잡고 자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제 옆에서 말이죠.
우선 이 목마름부터 해결을 하고나서 어찌 된 일인지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게임을 하던 방에는 물병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 큰 방 앞에서 물을 찾고 있었습니다.
어둠 때문에 쉽게 물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방 안쪽에서 남자의 음성으로 느껴지는 누군가의 속삼임이 들려옵니다.
"야..야 얘 완전 골뱅이다 지금.. 만져도 움직이질 않는다. 크크크"
"그러게 생각보다 가슴도 꽤 있는데? 입술은 꼭 보지같이 생겨서 먹고 싶단 말이지, 크크"
남자선배들인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말하는 골뱅이는 주희인거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주희가 많이 취해서 자고 있는 걸 건드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저분한 새끼들"
저는 일부러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인기척을 내며 방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급하게 자는 척을 하는 게 가증스러워 보입니다.
주변을 보니 여자들만 있는 방인 것 같은데 이 두 놈에 선배새끼들은 사람들이 곯아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쥐새끼처럼 몰래 기어 들어왔나 봅니다.
살짝 건드려보는데 일어나질 않습니다.
이번엔 큰 소리로 부르며 흔들어 깨웠습니다.
다른 여자선배들이 깨면 곤란할까봐서인지 힘겹게 일어나는 척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있습니다. 꼴에 연기력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뺨을 후려 갈겨도 될 정도입니다.
이내 정신이 든 척 저를 바라보고는 뭔데 깨우냐는 투의 얼굴로 저를 꼬라봅니다.
"선배 여기 여자방인 것 같은데요. 이쪽에서 주무시면 안 되시죠. 보세요~ 다 여자들인데 두 분만 남자잖아요!!!!!"
"모...몰랐지 술에 취해서.. 다른 남자방은 사람들 꽉 차있고 잘 때 없어 돌아다니다 여기서 잔거야"
단호한 어조로 따지듯 묻자 좀 전의 기세등등했던 태도는 사라져 버렸나 봅니다.
지나가는 개에게 물어도 이거보단 더 납득이 가는 이유를 댈 것입니다.
"제가 자던 방에 자리 남아요. 희선선배 깨워서 이쪽으로 보낼테니 그쪽으로 가서 자세요"
두 선배를 밀어내다 시피 끌고나와 큰방으로 갔습니다.
자고 있는 희선선배를 깨워보지만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희선선배를 안아들고 여자들만 있는 방으로 옮겨갔습니다.
통도를 걸어가던 중 언제 깬 것인지 희선선배의 눈이 떠져있었습니다.
괜한 오해를 살까 싶어 서둘러 상황설명을 해야 했습니다.
"선배 깨워도 일어나질 않으셔서 제가 잠시 들었어요. 여자들 방에 자리 있으니 주무세요.
제가 나가면 문 꼭 잠그시고 주무시구요."
저는 몇 차례나 강조하며 문을 잠그라고 인식을 시키고 나서야 문을 닫고 나왔습니다.
그제야 목이 타는 느낌이 다시 들었다.
남자들 방으로 들어가니 음료수가 보였습니다.
급하게나마 음료수라도 마셔서 갈증을 풀어보려 했지만 갈증이 채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제 가슴 속에선 어제 밤의 뜨거웠던 열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나 봅니다.
결국 건물 밖 수돗가로 해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갈증을 풀고 앞에 벤치에 앉자 긴 한숨이 흘러 나왔습니다.
잘못했으면 주희가 선배들에게 농락을 당할 뻔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혹시라도 제가 오기 전에 무슨 짓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참 더러운 인간들입니다.
여유가 생기자 풀지 못한 궁금증이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왜 제 손목이 희선선배에게 잡혀진 채로 자고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의아할 뿐입니다.
제게 있어 떠오르는 마지막 기억은 기분 좋게 한껏 들뜬 희선선배와 술을 나눠 마시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도 이런 제 고민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은연중에 희선선배의 눈치를 잠시 살펴봤지만 별다른 내색이 없는 게 특별한 일은 없었나 봅니다..
왜 제 손목이 선배에게 잡혀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고 궁금하긴 했지만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는 게 좋을 듯 했습니다.
비록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었던 OT였지만 앞으로 있을 대학생활이 살며시 기대가 됩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에....
잠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여행스케치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산다는 건 그런게 아니겠니~ 원하는대로만 살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예전 글과 비교해 희선선배와의 사건 이후 게임에서의 행동들에 좀더 당위성을 부여하다보니 한편으로 끝내야 할 5부가 2개의 부수로 나뉘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럼 즐감 되시길 바랍니다.
여행스케치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http://www.youtube.com/watch?v=7i8L285P5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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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결국 리조트 입구에 있는 벤치까지 가서야 저는 잠시 숨을 고를 수가 있었습니다.
밤이라 그런지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 멍하니 반짝이고 있는 별들을 감상하고 있다 보니 잠시 잊고 있던 지영이 생각이 나기 시작합니다.
마침 벤치 옆에 공중전화 박스가 보입니다.
공중전화로 달려가 지영이에게 음성과 번호를 남깁니다.
시끌벅적 한 곳에 있다가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오게 되니 오늘따라 그녀 생각이 더 간절해 지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지영이 목소리가 듣고 싶어집니다.
공중전화로 다시 가서 호출을 하고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0분,, 20분,, 30분,, 시간이 지나도 연락은 오질 않습니다.
아무래도 일찍 자는 건지 삐삐도 전화박스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다시 벤치로 돌아오자 희선선배도 바람을 쐬러 나왔는지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선배와 마주치게 되니 아까전의 상황이 떠올라 민망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죄 지은 사람마냥 희선선배를 살살 피하고만 싶어집니다.
선배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가던 길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건 쉽지가 않았습니다.
자꾸만 선배가 의식이 돼서 그런지 몸동작이 평소보다 어색하고 더 커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뭔가 등 뒤로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옵니다.
아니나 다를까 뒤이어 저를 부르는 희선선배의 목소리가 저를 불러 세웁니다.
"야 임지섭~~~ 너 왜 이쪽으로 오다말고 갑자기 그쪽으로 가니~ 이리 와서 앉아봐"
눈치가 참 빠른 선뱁니다. 아니면 연기력이 부족한 저였거나 말이죠...
한 마리의 순한 양이 되어 희선선배 옆에 앉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를 책망하려고 부른 것 같아 가시방석에라도 앉아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불러 세운 희선선배도 이 자리가 불편하기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저를 불러 세울 때와는 달리 쉽게 입술을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선배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머릿속에선 벼래 별 생각들이 다 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봤으니 책임을 지라고 하지는 않을까,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자신의 몸을 본 것으로 나의 약점을 잡아 나를 노예처럼 부려먹으려 하지는 않을까 등등
이러한 생각들로 인해 불안감이 제 몸을 가득 채워져 갈 때쯤 침묵을 깨는 희선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까 그건,,,,내가 실수로 문을 잠그지 않아서 생긴 일이지만 노크조차 하지 않고 무턱대고 문을 연 네 책임도 있는 거 알지?”
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행히 쌍방과실로 넘어 가려나 봅니다.
“그런데 거긴 엄연히 여자들 방인데 그렇게 들어오면 어쩌니?”
갑자기 제 책임이 더 커지게 들려옵니다.
허나 생각을 해보니 작은 방은 남자들 방이었습니다.
“큰방에 있는 화장실은 꽉 차서요...오바이트가 쏠려서..급하게 화장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들어갔지만 작은 방은 남자들 방으로 알고 있는 데요~”
최대한 유하게 책임을 다시 선배 쪽으로 넘겼습니다.
“뭐? 정말이니?”
“네 남자들 숫자가 적다고 최종적으로 작은 방을 남자들이 쓰기로 했어요..”
희선선배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이제는 쌍방 과실이 아닌 희선선배의 실수가 더 커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넌 어쩜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을 수 있니??”
‘어라... 이건 아닌데... 이쪽으로 몰아가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자 점점 더 희선 선배가 강하게 밀어 부쳐왔습니다.
“아니면 고개라도 돌리던가.... 너 어디까지 봤어? 말해봐... 솔직히 어디까지 봤어?”
제가 쉽사리 대답을 못하자 희선 선배도 꽤나 흥분한 표정입니다.
“설마..... 다....... 본거니?”
마음과는 달리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있습니다.
“하.....”
또다시 희선선배의 말이 없어졌습니다.
흥분을 침착을 오가는 희선선배의 모습에 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갔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 같던 희선선배의 표정이 다시 차분한 표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리된 거 누구 탓을 하겠니.. 되돌릴 수도 없는 거”
아무래도 희선선배는 오늘 일을 없던 일로 해버리려나 봅니다.
“다만 누구에게도 오늘일은 발설하면 안 돼. 너나 나나 오늘 일은 없었던 것이고. 오늘 본 건 너도 기억에서 다 지우고.... 우린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그렇지? 임지섭”
저야 눈감고 넘어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공짜로 여자의 은밀한 부분을 본 것이 아닌가, 그것도 정숙한 생활만 할 것 같아 보이는 선배의 소변보는 모습을.....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습니다.
선배도 이제야 안심이 되는지 곧추세워져 있던 몸이 풀어지고 있었습니다.
벤치 앞으로 넓은 충주호가 보이고 그 가운데 마치 섬처럼 생긴 구조물이 강 한가운대 떠있습니다.
달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충주호의 야경은 너무나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어떠한 말도 필요 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속이 평온해져 옵니다.
이런 모습을 지영이랑 같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쉽지만 기회가 닿으면 따로 이곳으로 단둘이 여행이라도 와서 보여주고만 싶었습니다.
아직은 쌀쌀하기 그지없는 2월의 추위는 선배와 절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술판이 벌어지던 큰 방으로 들어가니 그래도 아직까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동기 중엔 기범이와 주희 그리고 이름을 잘 모르는 여자 동기 한명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주량들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주류업계에서는 당장이라도 저들에게 감사패라도 줘야 할 듯합니다.
구토를 하고 한동안 찬바람을 쐐서 그런지 빨갛게 달아 올라있던 얼굴은 어느새 원상태로 돌아왔고 정신 또한 멀쩡해졌습니다.
이만하면 알콜에 대한 제 간의 해독력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멀쩡해진 제 모습에 다들 놀라고 있습니다.
결국 선배들에 이끌려 희선선배와 전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게임 중 술에 취한 여자선배가 자꾸만 몸을 붙여 오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게임 자체는 참이나 재미있었다.
“간다간다 뿅간다~눈치 게임!!~”
“1”
“2”
“3.,3... 아악!!!!!”
아는 게임도 있었지만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직접 술자리용 게임을 직접 해보게 되니 어렵긴 했지만 시간이 가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만큼 유쾌하고 재밌기만 했습니다.
여러 가지 게임을 거치며 대부분의 벌칙은 재학생보다는 신입생이 대부분 걸렸습니다.
그리고 신입생 중에서도 이런 게임류의 경험 자체가 없던 제가 제일 많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꺼내놨던 소주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고 남은 술은 박스로 남아 있는 맥주와 장기자랑으로 타온 양주가 다였습니다.
다들 슬슬 취기가 돌며 몇몇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몇 사람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최후의 한명이 남을 때 까지 게임은 멈추지 않을 건 가 봅니다.
한 선배의 제안으로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진실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만큼은 제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여기서 사람들이 걸리면 진실만을 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운 대답은 그냥 하면 될 것이고 대답하기 어려우면 거짓말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거짓을 말한다고 이 들이 알아차릴 리는 만무하였습니다.
맥주병을 돌려서 뚜껑 부분이 가리키는 사람이 벌칙수행자가 되었습니다.
맥주병이 흥을 돋우며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돌아가던 맥주병의 꼭지 부분이 다행히 저를 빗겨서 다른 선배로 향했습니다.
한명씩 이어지는 질문에 벌칙자가 된 선배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회가 거듭 될수록 벌칙자에게 가해지는 질문의 농도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대박입니다. 이제는 성적인 질문까지 나오기 시작합니다..
용케도 계속 저를 빗겨가던 병나발이 결국 제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여선배들의 환호성에 순간 주위가 시끌벅적해졌습니다.
막상 걸리게 되니 처음의 호기스러움은 사라지고 선배들의 오묘한 눈빛에 마른침만 줄곧 삼키게 됩니다.
맥주잔에 술이 채워져 갑니다.
그런데 웬걸 이제껏 보이지 않던 소주병이 다시 출현합니다.
소주로 가득 채워진 소주잔이 맥주잔 안으로 빠지며 순식간에 폭탄주가 만들어집니다.
황당함에 타임을 외쳐봤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질 않고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신입생들은 걸리면 폭탄주로 대체 한다. 그러니 성심성의껏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늘에 한 점 부끄럼이 없길 바란다... 하하하하하하”
저와는 달리 동기녀석들은 그 말에 어떠한 거부도 하지 않고만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거부는 딱 한번만 가능하고~ 흑기사도. 아니지 이 상황은 흑기녀지. 흑기녀도 딱 1번 사용가능. 단 알다시피 1회 소원을 걸고서야 헤헤헤"
게임을 제안했던 선배의 말에 규칙이 너무나도 쉽게 변경이 되고 맙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모두들 한통속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을 끝으로 진실게임을 끝내버릴 것 같단 느낌이 듭니다.
험난한 질문이 예상이 됩니다.
"너 아까 여친있냐고 질문했는데 대답 안했지?~~ 여친 있냐?"
별걸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머 이정도야 술을 받아먹을 정도의 질문은 아닙니다.
"네 있습니다."
주변에서 "오~~~~~~"하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그럼 여자친구랑 했냐?"
남자 선배들은 물어 오는 게 뻔~~ 합니다. 뭐 이것도 참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요"
주변에서 킥킥 거리며 좋아라합니다.
"너 혹시 숫총각이니?"
한 여자선배의 질문에 차마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었습니다.
숫총각이라 말하기엔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실게요.."
제 대답에 아쉬워하는 선배들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아우 아까 난처할까봐 난 걸려도 이런 건 묻지도 않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막 나갈 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꾸역꾸역 맥주잔에 채워진 폭탄주를 마셨습니다.
“크~~~아”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옆에서 웃어 대기만 하던 선배들이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안주는 입에 넣어 줍니다.
"그럼 여자친구 이외의 다른 여자랑은 잤냐?"
장기로 치면 외통수에 걸린 것 같습니다.
흑기녀를 외쳐 봤지만 아무도 나서 주질 않습니다.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저는 말을 해야 했습니다. 창피하지만 말을 해야 했습니다.
“아뇨....”
순간 방이 떠나갈듯 한 환호와 비웃음이 난무합니다.
진실게임이란 게 참 이상합니다. 거짓말을 하려해도 막상 쉽지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희선선배만 남았습니다. 머 이 선배라면 무난한 질문을 예상해봅니다.
"저기 넌 키도 큰데 거기도 크니?"
희선선배가 눈을 제 자지쪽에 두고 말을 합니다.
그 모습에 선배들이 배꼽을 잡으며 웃고 있습니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입니다.
어떻게 지적인 이미지의 희선선배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수가 있다니....
이 선배 왜 이럴까요?
아무래도 자신의 보지를 봤다는 것 때문에 복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인가 봅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해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습니다.
“흑기녀 해주실 분”, “마실게요!!!”
혹시나 해서 외쳐 봤지만 이미 1회씩 사용이 된 상태라 더 이상은 쓸 수가 없었습니다.
무척이나 치욕스럽지만 선배들의 무언의 압박에 더 이상은 버틸 재간이 없었습니다.
"제....어.... 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좀 두꺼운 거 같습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간신히 대답을 했지만 제 말에 몇몇 선배들은 자지러지고 있었고 몇몇 여자 선배들과 동기들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뒤 이어 나온 희선선배의 말에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말한 거기가 어딘데 두껍다고 하는 거야? 난 네 눈을 보면서 말한 건데,, 음~~ 네 눈이 두꺼운 건가? 쌍꺼풀은 없으니 두껍다고 말하기는 좀 그런데 흠~~"
"Piss off.... Bitch"
입안에서 욕이 마구 튀어나오려고 합니다.
희선선배는 분명 저를 가지고 논 것입니다.
몹시도 화가 난 나머지 순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해버렸습니다.
선배들은 재미있다며 연신 웃어대고 있었지만 희선선배는 감정의 동요가 없는지 그저 무덤덤하게 앉아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쿨하게 아무 일 없던 것으로 하자고 하곤 이렇게 앙갚음을 하다니!!! 두고 봐라. 언젠가 똑같이 갚아줄 날이 있을 테니"
끌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기 위해 저도 모르게 술잔을 들어 마셔버리고 있습니다.
진실게임이 끝나자 또 일부의 사람들이 자리를 뜹니다.
희선선배는 아직 자러 갈 마음이 없나 봅니다.
뒤늦게 생겨버린 승부욕 때문에 저 역시 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어떡해든 희선선배를 골탕 먹어야 저는 자리에 누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왕게임을 한다고 합니다.
선배 한명이 잘 모르는 신입생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줍니다.
번호를 적은 쪽지를 알아서 가져갑니다.
재수 없게 4번이 걸렸습니다.
번호 때문인가 왠지 이번에도 불긴하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 맥주병을 돌려서 왕을 정합니다.
제발 왕이 되길 간절히 간절히 바래봅니다.
열심히 돌아가던 맥주병이 멈추어 섰습니다.
아쉽게도 다른 동기가 왕이 되었습니다.
"1번 2번 일어나서 1분간 부비부비~~~"
여자동기와 남자선배가 1번, 2번인 것 같습니다.
첫 지시치고는 너무나 무난하게 흘러갑니다.
남자 선배가 무지 부끄러움을 타는 바람에 얼마 지속하지 못하고 부비부비는 끝이나 버립니다.
다시 왕 선정에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제발 왕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번에도 운명의 주사위는 저를 빗겨갔지만 희선선배에게도 걸리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뭣 보다 희선선배의 번호를 아는 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3번과 2번. 2번이 빼빼로를 물고 3번이 빼빼로를 먹습니다. 입술이 닿을락 말락 한 상태로 1분간 유지해야합니다. 너무 떨어지면 1분간 다시 해야 되요!!!"
오오 의외로 순진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세게 나갑니다.
좀 전의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남자선배와 기범이가 걸렸습니다.
기범이가 3번인가 봅니다.
점점 번호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범이와 선배의 모습에 토가 나올 듯합니다.
남자들끼리 저러고 있는걸 보려니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주위 사람들 반응도 저 못지않은지 자신의 팔에 대패질을 하는 선배도 보입니다.
그래도 1분간 잘 버텨서 통과가 되었습니다.
기범이 녀석이 불쌍해지기까지 합니다. 상대가 여자였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아직 저 외에 희선선배와 주희, 그리고 또 다른 남자선배의 번호가 호명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맥주병이 이번엔 주희를 왕으로 선택합니다.
주희의 눈이 순간 번쩍입니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점점 불안해지기까지 합니다.
“4번과 5번”
역시나 재수 없는 4번인가 봅니다.
“5번이 누운 상태에서 4번이 그 위에 올라가서 팔굽혀펴기를 2분 동안 합니다. 팔은 완전히 굽혀야 되고 뜻하지 않게 신체적 접촉이 발생할 경우 그 상태로 나머지 시간을 채우면 됩니다."
아씨... 역시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주희는 2분이나 시키고 있습니다..
5번이 남자선배이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5번은 제 바람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앞으로 나가자 당황해하며 희선선배가 제 앞에 와서 천천히 눕기 시작합니다.
주위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제가 원한 건 이런 시나리오가 아닌데.. 잠시 동안 심호흡을 하며 주희를 살짝 노려봤습니다.
입을 가리고 있어서 웃는 건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눈이 초승달이 된 걸 보니 확실합니다.
결국 희선선배 위로 올라가 엎드려뻗쳐 상태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습니다.
얼굴을 마주보고는 차마 못 할 것 같아 일부러 조금 내려서 자세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팔을 굽혀보니 얼굴보다 더 부담스러운 부분이 제 눈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
눈앞의 작은 암초 때문에 뒤에 있는 큰 빙산은 보질 못했나 봅니다.
스스로 한심함에 탄식이 터져 나오자 의도치 않게 선배의 블라우스가 가슴에 더 밀착이 되 버립니다.
희선선배의 봉긋한 가슴이 너무나 또렷하게 제 눈에 들어옵니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순간 팔에 힘이 풀리며 얼굴에 희선선배의 가슴이 닿아버렸습니다. 선배의 몸이 살짝 움찔합니다.
주위에서 재밌다는 듯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급하게 팔을 펴서 선배의 가슴에서 얼굴을 뗐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주희는 자신이 내건 조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다시 팔을 굽힐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생각보다 큰 선배의 가슴 때문에 닿지 않으려면 팔을 완전히 굽히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주희가 분명 테클을 걸어 올 것만 같았습니다.
문제는 그 것 만이 아니었습니다.
설사 눈치를 체지 못한다 할지라도 내려가는 반동을 멈추려면 굉장히 팔에 부담이 가게 되어 그렇게 수회를 지속하다 보면 제 풀에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쭈.. 임지섭!! 일부러 시간 끌지~~지금 10초 그냥 갔으니 20초 추가다!!!”
“그런 게 어딨니?”
제 밑에 깔려 있는 희선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왕게임 이잖아요. 선배~~”
“그래 맞아... 왕이 법이지 당연히!!!”
주희의 말에 선배들이 맞장구까지 쳐주고 있습니다.
“야... 임지섭 빨리 해 그냥....”
팔을 굽히고 있지 않자 희선선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결국 다시 팔을 굽히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닿을락 말락 거려 바로 팔을 세워버리자 예상대로 항의가 들어옵니다.
“임지섭!!! 팔이 완전히 안 굽혀졌잖아!!! 주희야 다시 10초 추가하자 안 되겠다”
“코코코. 그럴까요? 선배님?”
주희와 남자선배의 대화에 희선선배가 다시 한 번 다그치듯 말을 걸어옵니다.
“그냥 해... 이러다가 날 새겠다... 괜찮으니까 그냥 하라구!!!”
결국 눈을 질끈 감고 팔을 완전히 굽혔습니다.
선배의 가슴이 완벽하게 제 얼굴에 눌리고 있습니다.
숨이 가빠오기 시작하며 희선선배와 저는 얼굴이 뻘겋게 상기가 되어 있습니다.
팔을 펴려고 하자 잊고 있던 것 같던 주희가 바로 제지를 합니다.
“어어!!! 신체적 접촉이 있으면 그대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했는데 분명! 선배~~ 임지섭이 왕 말을 거역하는데요??”
다시 팔을 굽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망함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곧바로 테클이 날아옵니다.
“어허!!! 아까 분명 정면을 향하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정면으로 돌리자 선배의 가슴이 다시금 눌리고 있습니다.
점점 팔에 기운이 빠지며 팔이 떨려옵니다.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 때문에 얼굴이 간질거려 옵니다.
입 바람을 불어 간지러움을 참아보려 했지만 제 입김에 선배의 몸이 반응하며 미세하게 떨려옵니다.
민망함에 순간 고개를 쳐들자 당황한 기색이 영력한 선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건 위기가 아닌 기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실게임에서 제게 망신을 준 선배에게 복수 할 수 기회였습니다.
생각의 전환이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는 말에 동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부러 팔에 힘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이 선배의 가슴에 완전하게 밀착이 되 버립니다.
힘이 빠진 저는 어쩔 수 없이 선배의 가슴에 기대서 조금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___________________^;;
희선선배가 숨이 차기 시작하나 봅니다.
숨을 들이마셨다 내 뱉어 질 때마다 선배의 가슴에 따라 제 얼굴이 올라갔다 내려지고 있습니다.
주변 분위기가 좀 전 과는 달라진 것 같습니다.웃음소리는 사라지고 너무나 조용하고 숨소리만이 들려옵니다.
생각보다 야릇한 장면에 주변 사람들도 말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고 싶지만 너무 대놓고 희선선배의 가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게 될까봐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습니다.
할 때와는 달리 약간씩 후회가 들기 시작합니다.
의도치 않게 아랫도리에 힘이 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점 발기가 되고 있습니다.
다시 팔에 힘을 줘 몸을 세워보지만 몸에 힘에 실리자 이내 자지에 더 힘이 실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대로 더 가다간 변태라고 몰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휴~~~다행히 완전히 발기되기 전에 2분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끝나고 나니 시뻘게진 얼굴에선 땀이 뻘뻘 흐르고 있었고 팔이 후들거려 오기까지 했습니다.
희선 선배의 얼굴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아마도 약간 흥분을 해서 빨개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통쾌하긴 했지만 너무 과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금 게임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자리에 앉고 왕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젠장. 희선선배가 왕이 됩니다.
제발 저는 호명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4번, 7번”
‘아놔!!!’ 선배도 물러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
“7번이 빼빼로를 물고 4번은 윗몸일으키기 자세로 누워서 7번이 잡아줍니다. 4번이 일어나면서 7번이 물고 있는 빼빼로를 잘라먹습니다. 정확히 10회~~ 7번 입에 빼빼로가 1/3 이상 남으면 무효처리 되겠습니다."
아오~~ 진짜 운동회도 아니고 왜 이런 걸 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좀 전에 팔굽혀펴기로 힘이 드는데 이제는 복근운동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7번은 주희였나 봅니다.
생각보다 당당하게 앞으로 나옵니다.
누운 상태로 다리를 세우니 주희가 입에 빼빼로를 물고 다리를 벌린 채 엉덩이로 제 발 부위를 눌러줍니다.
"OMG" 주희의 가랑이가 제 발목에 느껴집니다.
트레이닝팬츠를 입어서인지 느낌이 꽤나 푹신합니다.
제 발 위에 올려 진 주희의 엉덩이가 느껴집니다.
말랑말랑한 감촉이 제 발에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자꾸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니 주희가 저를 흘겨보고 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흥분이 되 숨이 찹니다.
구령에 맞춰 몸을 일으켜 세우자마자 빼빼로를 베어 물었습니다.
하지만 절반이나 남았습니다.
몇 차례 더 시도를 했지만 계속해서 많이 남기만 합니다.
아무래도 주희가 저를 흘겨본 것 때문에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친 척하고 더 몸을 주희쪽으로 붙이며 빼빼로를 물어야겠습니다.
이래선 제 복부가 내일 아침 고통에 시달릴 듯합니다.
조금 더 깊숙이 베어 물었습니다. OK 성공입니다.
2번째도 성공, 3번째도 성공. 이대로만 가면 쉽게 끝날 듯합니다.
4번째 다시 반 이상이 남습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다시 4번째 시도는 조금 반동을 주어 쎄게 일어섰습니다.
주희가 물고 있는 빼빼로를 물려는 찰나 물기도 전에 입술이 주희의 입술에 닿아버렸습니다.
주희의 얼굴이 금세 새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허나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의도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입술이 붙은 상태에서 빼빼로를 그대로 베어 물었습니다.
이쪽저쪽에서 환호성이 터집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왠지 1번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희의 입술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힘을 주어 의도적으로 주희의 입술을 제 입술로 덮쳤습니다. 일부러 천천히 빼빼로를 물었습니다.
확실히 도톰해서 그런지 입술의 감촉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한번을 더 주희의 입술을 맛본 후에야 저는 게임을 끝냈습니다.
비록 뱃가죽이 땡겨 왔지만 점점 더 저는 이런 야한 게임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기범이 녀석이 부러웠는지 제 옆으로 다가와 묻습니다.
“너 이 자식,, 일부러 그랬지? 요~~부러운 자식...”
기범이의 물음에 그저 힘겹게 웃음만을 지어 주었습니다.
몇 차례 더 야한 장면이 연출 되고 나서야 왕게임은 끝이 났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남은 사람끼리 둘러 앉아 좀 전의 게임을 안주삼아 남은 술을 비워나갔습니다.
확실히 신체적 접촉이 오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술자리는 전에 없이 화기애애하게만 느껴졌고 분위기에 휩쓸려 저는 또 다시 취해버리고 말았습니다.
.
어떻게 잠자리에 들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취해서 필름이 끊겨버렸나 봅니다.
타는 듯한 목마름에 일어나보니 희선선배가 제 손목을 잡은 채 옆에 누워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던 곳에서 그대로 뻗어 버린 것 같습니다.
헌데 희선선배는 왜 제 손목을 잡고 자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제 옆에서 말이죠.
우선 이 목마름부터 해결을 하고나서 어찌 된 일인지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게임을 하던 방에는 물병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 큰 방 앞에서 물을 찾고 있었습니다.
어둠 때문에 쉽게 물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방 안쪽에서 남자의 음성으로 느껴지는 누군가의 속삼임이 들려옵니다.
"야..야 얘 완전 골뱅이다 지금.. 만져도 움직이질 않는다. 크크크"
"그러게 생각보다 가슴도 꽤 있는데? 입술은 꼭 보지같이 생겨서 먹고 싶단 말이지, 크크"
남자선배들인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말하는 골뱅이는 주희인거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주희가 많이 취해서 자고 있는 걸 건드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저분한 새끼들"
저는 일부러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인기척을 내며 방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급하게 자는 척을 하는 게 가증스러워 보입니다.
주변을 보니 여자들만 있는 방인 것 같은데 이 두 놈에 선배새끼들은 사람들이 곯아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쥐새끼처럼 몰래 기어 들어왔나 봅니다.
살짝 건드려보는데 일어나질 않습니다.
이번엔 큰 소리로 부르며 흔들어 깨웠습니다.
다른 여자선배들이 깨면 곤란할까봐서인지 힘겹게 일어나는 척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있습니다. 꼴에 연기력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뺨을 후려 갈겨도 될 정도입니다.
이내 정신이 든 척 저를 바라보고는 뭔데 깨우냐는 투의 얼굴로 저를 꼬라봅니다.
"선배 여기 여자방인 것 같은데요. 이쪽에서 주무시면 안 되시죠. 보세요~ 다 여자들인데 두 분만 남자잖아요!!!!!"
"모...몰랐지 술에 취해서.. 다른 남자방은 사람들 꽉 차있고 잘 때 없어 돌아다니다 여기서 잔거야"
단호한 어조로 따지듯 묻자 좀 전의 기세등등했던 태도는 사라져 버렸나 봅니다.
지나가는 개에게 물어도 이거보단 더 납득이 가는 이유를 댈 것입니다.
"제가 자던 방에 자리 남아요. 희선선배 깨워서 이쪽으로 보낼테니 그쪽으로 가서 자세요"
두 선배를 밀어내다 시피 끌고나와 큰방으로 갔습니다.
자고 있는 희선선배를 깨워보지만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희선선배를 안아들고 여자들만 있는 방으로 옮겨갔습니다.
통도를 걸어가던 중 언제 깬 것인지 희선선배의 눈이 떠져있었습니다.
괜한 오해를 살까 싶어 서둘러 상황설명을 해야 했습니다.
"선배 깨워도 일어나질 않으셔서 제가 잠시 들었어요. 여자들 방에 자리 있으니 주무세요.
제가 나가면 문 꼭 잠그시고 주무시구요."
저는 몇 차례나 강조하며 문을 잠그라고 인식을 시키고 나서야 문을 닫고 나왔습니다.
그제야 목이 타는 느낌이 다시 들었다.
남자들 방으로 들어가니 음료수가 보였습니다.
급하게나마 음료수라도 마셔서 갈증을 풀어보려 했지만 갈증이 채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제 가슴 속에선 어제 밤의 뜨거웠던 열기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나 봅니다.
결국 건물 밖 수돗가로 해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갈증을 풀고 앞에 벤치에 앉자 긴 한숨이 흘러 나왔습니다.
잘못했으면 주희가 선배들에게 농락을 당할 뻔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혹시라도 제가 오기 전에 무슨 짓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참 더러운 인간들입니다.
여유가 생기자 풀지 못한 궁금증이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왜 제 손목이 희선선배에게 잡혀진 채로 자고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의아할 뿐입니다.
제게 있어 떠오르는 마지막 기억은 기분 좋게 한껏 들뜬 희선선배와 술을 나눠 마시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도 이런 제 고민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은연중에 희선선배의 눈치를 잠시 살펴봤지만 별다른 내색이 없는 게 특별한 일은 없었나 봅니다..
왜 제 손목이 선배에게 잡혀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고 궁금하긴 했지만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는 게 좋을 듯 했습니다.
비록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었던 OT였지만 앞으로 있을 대학생활이 살며시 기대가 됩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에....
잠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여행스케치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산다는 건 그런게 아니겠니~ 원하는대로만 살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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