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그래서, 니가 현성그룹 회장의 손녀딸이라고?"
"그래! 이 바보야... 사람말을 왜 못믿어어..."
어느정도 술에 취하자 민영의 입에서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녀의 현성그룹 회장의 손녀라는 이야기였다.
현성그룹이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 전체를 먹여 살리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있는 곳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현성그룹 회장의 이름, 서진욱. 세계 최고의 부자들을 뽑는 명단에 빠지지 않고 이름이 오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비단 서진욱 개인뿐만이 아니라 일가 전체가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미국 정부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짜 이 말을 믿어야돼?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안 믿는게 미안하지만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녀의 외모 역시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믿는게 답이다. 거짓말이라고 해도 지금은 믿어주는게 맞겠지.
"그러면 왜 가출했는데?"
"자꾸... 내가 원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살라고 했단 말이야아... 흑흑..."
흔히 말하는 정략결혼... 같은건가?
"그래서 무작정 집을 나온거야?"
끄덕끄덕.
"내가 못된 사람이면 어쩔뻔했어?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가출은 아니지. 그렇게 좋은 집에서 태어났으면서"
"니가... 내 괴로움을 알아..? 씨이... 알지도 못하면서..."
삿대질까지 해가면서 따지고 드는 민영이가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었다. 도도하고 찬바람 쌩쌩 부는 외모를 한 그녀의 의외의 일면에 사랑스러움까지 들었다.
"난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으니까 그런 괴로움은 모르지."
"그치..? 너 따위가 알리가 없지..."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다? 그래도 나도 인생 살면서 단맛 쓴맛 다 겪은 사람이야."
민영의 이야기를 간단하게나마 들었으니 내 얘기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선수로 뛰었던 이야기, 고교 시절에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던 유망주였지만 어깨가 망가지고 야구를 관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구구절절 해주었다.
민영이는 말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표정 변화도 없어서 듣고 있는지 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하소연 할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만인가. 친구들과 연락도 끊고 이렇게 지낸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것 만으로도 고마워서 끝까지 말했다.
묵묵하게 앉아있던 그녀가 이윽고 입을 뗀다.
"그래서.. 지금은...?"
"지금은 뭐?"
"지금은... 야구선수 하고 싶지 않아..?"
"물론 하고싶지. 근데 어깨가 이렇게 다쳐버려서."
"투수.. 그거 안되면... 타자.. 하면 되지 않아?"
말이야 쉽지. 나도 고등학교 때는 에이스이자 4번 타자였다. 하지만 투수에 공을 들였던 것에 비하면 거의 연습도 하지 않았었다. 내 머리속에서 나는 언제나 투수였지 타자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런것을 민영이가 알리가 없다. 애초에 내 기분을 그녀가 이해해주길 바라는게 무리였다. 내가 그녀의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것처럼.
"야구 얘기 그만하자. 괜히 기분만 우중중해지고."
"......"
"너 결혼 예정자라는 그 사람, 어떤 사람인데?"
"중국 사람이야.."
"중국? 얼굴이 못생겼나?"
"아니...."
"나이가 많아?"
"스물네살.."
"그러면 돈이 부족해?"
"중국 재벌가 아들이야.."
"학벌은?"
"하버드 출신.."
"그럼 뭔데! 그렇게 완벽한 남자랑 왜 결혼 못하겠다는 건데."
"내가.. 내가... 하기 싫다고..!"
민영이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녀의 반응을 본 나는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너가 그런 집안의 금지옥엽이라면 지금쯤 엄청 찾아다니고 있을거 아냐."
"그렇... 겠지..."
"아무리 잘 숨어도 돈으로 세상도 살수 있다는 현성그룹에서 너 하나 못찾겠어?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고."
"......"
"그리고 너 숨겨준 나도 위험해질수 있잖아. 나도 무서워지려고 그런다."
"그럼 난... 이제...흑흑..."
그녀가 다시 눈물을 흘리자 괜히 남의 인생에 대해 너무 경솔하게 말했다는 후회가 든다. 그녀가 내 인생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말했을때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녀라고 다를까.
"미안.. 너에겐 중요한 일인데 함부러 말해서."
"...나 잘래."
민영이 아무말 없이 어제처럼 벽을 보고 돌아누웠다. 나도 아무말 없이 바닥을 치우고 자리를 깔고 누웠다.
미안한 마음도 잠시뿐, 온갖 잡생각이 들었다. 정말 현성그룹 회장의 손녀라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지금쯤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을게 틀림없다. 현성그룹에 연락을 해서 민영의 위치를 알려준다면 큰 사례금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무 못된 생각인가? 하지만 그 정도로 내 인생은 궁하고 피폐했다.
"강선웅... 이라고 했지?"
한참을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때 민영이 내게 말을 걸었다.
"강선웅... 이리 와봐.."
"왜?"
"잔소리 말고.. 이리 와봐."
아까 말을 함부러 했던게 미안했던 것도 있어서 더 이상의 군말 없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뇌쇄적인, 아니, 남자들에게 한해서는 살인적이라고 할만한 그녀의 몸매가 눈에 한가득 들어온다.
"나 좀 안아줘..."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로 만화의 한 장면처럼 머리에 피가 몰려 코피가 쏟아질뻔 했다.
"진짜 그래도 돼?"
말하고 나서 바로 후회될 정도로 전형적인 찌질남의 반응. 하지만 이런 질문이라도 하지 않고 바로 안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일반적인 여자라면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겠지만 그녀는 나와 급이 다른 상대였다. 현성그룹 손녀라는 믿지 못할 이야기는 둘째치고 그녀의 외모는 영화배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추레한 복장으로 우리 집에 얹혀사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 엄마가... 내가 잠 못들때면... 항상 안아줬어.. 뒤에서 꼬옥..."
민영의 표정이 너무 외로워보였기에 그녀의 부탁을 못이기는척 들어주는 도리밖에 없었다.
슬그머니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 후드티 위로 팔이 닿았음에도 그녀의 속살이 얼마나 부드럽고 탄력 있을지 예상이 갈 정도다. 처음으로 여자 손을 잡아본 숫총각마냥 자지가 불쑥 솟아오른다.
민영이는 처음 몸이 닿았을때는 살짝 움찔했지만 이윽고 편하게 적응하는것 같았다.
"좋다..."
물론 나도 느낌이 좋긴 좋은데 불쑥 솟아오른 물건 때문에 엉덩이를 엉거주춤 빼고 있어야 했으니 곤욕스럽기 그지없다. 슬쩍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한결 편안하게 풀린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다.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마치 신이 조각한것만 같은 그녀의 얼굴은 아무리봐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민영의 입술은 진부한 표현을 빌리면 앵두같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키스를 하기 위해 세상에서 단 한명의 상대를 골라야 한다면 이런 입술을 가진 여자가 아닐까? 너무 두껍지도 너무 얇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고 생기있어 보이는...
이런 입술에 키스를 하면 어떨까? 달콤하고 향기롭겠지?
내가 그런 망상을 하고 있을 때, 민영이 눈을 지긋이 뜨고 내 쪽을 바라본다. 술에 취해 약간은 풀려있는 눈동자가 섹시하다. 보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눈빛이다.
그녀의 얕은 숨결도 느껴진다.
이윽고 그녀가 점점.. 내게로 다가온다..
그녀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것일까? 예상치 못한 입맞춤의 당혹감보다는 들끓는 성욕이 나를 지배했다. 맞닿은 입술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달콤했다. 그녀가 왜 별볼일 없는 내가 입맞춤을 했는지 생각할 겨를따위는 없었다. 다시는 오지 못할 이 순간을 위해 내 온몸의 감각을 집중했다.
입술은 그녀가 먼저 갖다댔지만 혀를 밀어넣은건 나였다. 그녀의 부드러운 혀의 감촉과 입안의 따듯함이 온몸을 적신다. 오똑하고 앙증맞은 코로부터 흘러나오는 숨결의 향기는 나를 미치게 한다. 수비적으로 내 혀를 받아들이던 그녀도 조심스럽게 혀를 감아온다.
민영의 심장이 두근대는게 여기까지 느껴진다. 여기서 더 밀어붙여야 했다. 나는 입술을 살며시 떼고 혀를 민영의 하얀 목덜미로 가져갔다.
"흐응...."
목덜미에 숨을 불어넣으며 살짝 핥아주자 그녀가 야릇한 콧소리를 낸다. 움찔하면서도 거부하지는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점점 더 용기가 났다. 왼손을 뻗어 후드티 위로 그녀의 가슴쪽에 손을 가져가보았다. 부드러우면서 뭉클한 감촉이 전율을 가져왔다.
꽉 조이는 트레이닝 바지 덕분에 민영의 터질듯한 허벅지 라인과 엉덩이는 알고 있었지만 가슴 또한 대단했다. 이 정도면 족히 D컵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키에 이런 몸매를 가진 여자는 만져본적도 없고 아예 본적도 없다.
이번엔 후드티 안쪽으로 손을 밀어넣는다. 바로 그녀의 맨 살갗이 만져진다. 군살 하나 없이 부드러운 그녀의 피부는 마치 아기의 그것과 같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후드티를 벗겼다. 민영은 저항하기는 커녕 오히려 도와준다. 옷을 벗고 후드티에서 머리를 꺼내는 그 몸놀림마저 전혀 추하지 않고 아름다운 무용의 한장면처럼 느껴졌다.
내 눈앞에 드러난 그녀의 새하얀 속살. 허리는 S라인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는듯 절묘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가슴에서 배로 향하는 곡선 역시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부드럽고 절묘하게 뻗어있다.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를 보는 듯한 느낌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은은한 가로등 불빛 뿐이었지만 민영의 얼굴이 붉어졌음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도도한 그녀의 수줍음이 나를 흥분되게 한다. 선생님이나 직장 상사에 페티쉬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그런 여자들이 욕망 앞에서 솔직해지는 모습이 남자를 미치게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탱글한 가슴을 아찔하게 붙잡아주고 있는 스포츠 브라는 지금 당장이라도 터질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아... 하아..."
양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면서 목덜미를 빨아줄때마다 민영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져 간다.
두손을 가득 채우는 탱탱한 가슴을 지탱하던 브래지어마저 벗기자 그녀의 상체는 완전히 내 손에 유린되고 있다. 같은 옷을 계속 입었던 탓인지 살짝 느껴지는 그녀의 체취마저 오히려 흥분을 더해주고 있었다.
내 손이 민영의 바지와 팬티를 한번에 가르며 다리 사이의 은밀한 부분으로 뻗치자 그녀가 몸을 바르르 떤다.
"하아앙.... 하앙..."
한쪽 손으로는 가슴을 주무르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허벅지와 보짓살 주변을 문질렀다. 신음이 거세질수록 내 욕망도 점점 구체적인 형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따먹을 수 있게 되다니.
"하아아아아앙!!!!! 아아앙!!!"
마침내 내 손가락이 그녀의 보지를 부드럽게 가르자 그녀가 비명과도 같은 신음을 연신 내지른다. 본인조차도 자신이 이런 소리를 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눈치였다.
"그래서, 니가 현성그룹 회장의 손녀딸이라고?"
"그래! 이 바보야... 사람말을 왜 못믿어어..."
어느정도 술에 취하자 민영의 입에서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녀의 현성그룹 회장의 손녀라는 이야기였다.
현성그룹이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 전체를 먹여 살리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있는 곳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현성그룹 회장의 이름, 서진욱. 세계 최고의 부자들을 뽑는 명단에 빠지지 않고 이름이 오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비단 서진욱 개인뿐만이 아니라 일가 전체가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미국 정부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짜 이 말을 믿어야돼?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안 믿는게 미안하지만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녀의 외모 역시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믿는게 답이다. 거짓말이라고 해도 지금은 믿어주는게 맞겠지.
"그러면 왜 가출했는데?"
"자꾸... 내가 원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살라고 했단 말이야아... 흑흑..."
흔히 말하는 정략결혼... 같은건가?
"그래서 무작정 집을 나온거야?"
끄덕끄덕.
"내가 못된 사람이면 어쩔뻔했어?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가출은 아니지. 그렇게 좋은 집에서 태어났으면서"
"니가... 내 괴로움을 알아..? 씨이... 알지도 못하면서..."
삿대질까지 해가면서 따지고 드는 민영이가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었다. 도도하고 찬바람 쌩쌩 부는 외모를 한 그녀의 의외의 일면에 사랑스러움까지 들었다.
"난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으니까 그런 괴로움은 모르지."
"그치..? 너 따위가 알리가 없지..."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다? 그래도 나도 인생 살면서 단맛 쓴맛 다 겪은 사람이야."
민영의 이야기를 간단하게나마 들었으니 내 얘기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선수로 뛰었던 이야기, 고교 시절에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던 유망주였지만 어깨가 망가지고 야구를 관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구구절절 해주었다.
민영이는 말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표정 변화도 없어서 듣고 있는지 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하소연 할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만인가. 친구들과 연락도 끊고 이렇게 지낸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것 만으로도 고마워서 끝까지 말했다.
묵묵하게 앉아있던 그녀가 이윽고 입을 뗀다.
"그래서.. 지금은...?"
"지금은 뭐?"
"지금은... 야구선수 하고 싶지 않아..?"
"물론 하고싶지. 근데 어깨가 이렇게 다쳐버려서."
"투수.. 그거 안되면... 타자.. 하면 되지 않아?"
말이야 쉽지. 나도 고등학교 때는 에이스이자 4번 타자였다. 하지만 투수에 공을 들였던 것에 비하면 거의 연습도 하지 않았었다. 내 머리속에서 나는 언제나 투수였지 타자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런것을 민영이가 알리가 없다. 애초에 내 기분을 그녀가 이해해주길 바라는게 무리였다. 내가 그녀의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것처럼.
"야구 얘기 그만하자. 괜히 기분만 우중중해지고."
"......"
"너 결혼 예정자라는 그 사람, 어떤 사람인데?"
"중국 사람이야.."
"중국? 얼굴이 못생겼나?"
"아니...."
"나이가 많아?"
"스물네살.."
"그러면 돈이 부족해?"
"중국 재벌가 아들이야.."
"학벌은?"
"하버드 출신.."
"그럼 뭔데! 그렇게 완벽한 남자랑 왜 결혼 못하겠다는 건데."
"내가.. 내가... 하기 싫다고..!"
민영이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녀의 반응을 본 나는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너가 그런 집안의 금지옥엽이라면 지금쯤 엄청 찾아다니고 있을거 아냐."
"그렇... 겠지..."
"아무리 잘 숨어도 돈으로 세상도 살수 있다는 현성그룹에서 너 하나 못찾겠어?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고."
"......"
"그리고 너 숨겨준 나도 위험해질수 있잖아. 나도 무서워지려고 그런다."
"그럼 난... 이제...흑흑..."
그녀가 다시 눈물을 흘리자 괜히 남의 인생에 대해 너무 경솔하게 말했다는 후회가 든다. 그녀가 내 인생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말했을때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녀라고 다를까.
"미안.. 너에겐 중요한 일인데 함부러 말해서."
"...나 잘래."
민영이 아무말 없이 어제처럼 벽을 보고 돌아누웠다. 나도 아무말 없이 바닥을 치우고 자리를 깔고 누웠다.
미안한 마음도 잠시뿐, 온갖 잡생각이 들었다. 정말 현성그룹 회장의 손녀라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지금쯤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을게 틀림없다. 현성그룹에 연락을 해서 민영의 위치를 알려준다면 큰 사례금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무 못된 생각인가? 하지만 그 정도로 내 인생은 궁하고 피폐했다.
"강선웅... 이라고 했지?"
한참을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때 민영이 내게 말을 걸었다.
"강선웅... 이리 와봐.."
"왜?"
"잔소리 말고.. 이리 와봐."
아까 말을 함부러 했던게 미안했던 것도 있어서 더 이상의 군말 없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뇌쇄적인, 아니, 남자들에게 한해서는 살인적이라고 할만한 그녀의 몸매가 눈에 한가득 들어온다.
"나 좀 안아줘..."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로 만화의 한 장면처럼 머리에 피가 몰려 코피가 쏟아질뻔 했다.
"진짜 그래도 돼?"
말하고 나서 바로 후회될 정도로 전형적인 찌질남의 반응. 하지만 이런 질문이라도 하지 않고 바로 안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일반적인 여자라면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겠지만 그녀는 나와 급이 다른 상대였다. 현성그룹 손녀라는 믿지 못할 이야기는 둘째치고 그녀의 외모는 영화배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추레한 복장으로 우리 집에 얹혀사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 엄마가... 내가 잠 못들때면... 항상 안아줬어.. 뒤에서 꼬옥..."
민영의 표정이 너무 외로워보였기에 그녀의 부탁을 못이기는척 들어주는 도리밖에 없었다.
슬그머니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 후드티 위로 팔이 닿았음에도 그녀의 속살이 얼마나 부드럽고 탄력 있을지 예상이 갈 정도다. 처음으로 여자 손을 잡아본 숫총각마냥 자지가 불쑥 솟아오른다.
민영이는 처음 몸이 닿았을때는 살짝 움찔했지만 이윽고 편하게 적응하는것 같았다.
"좋다..."
물론 나도 느낌이 좋긴 좋은데 불쑥 솟아오른 물건 때문에 엉덩이를 엉거주춤 빼고 있어야 했으니 곤욕스럽기 그지없다. 슬쩍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한결 편안하게 풀린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다.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마치 신이 조각한것만 같은 그녀의 얼굴은 아무리봐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민영의 입술은 진부한 표현을 빌리면 앵두같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키스를 하기 위해 세상에서 단 한명의 상대를 골라야 한다면 이런 입술을 가진 여자가 아닐까? 너무 두껍지도 너무 얇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고 생기있어 보이는...
이런 입술에 키스를 하면 어떨까? 달콤하고 향기롭겠지?
내가 그런 망상을 하고 있을 때, 민영이 눈을 지긋이 뜨고 내 쪽을 바라본다. 술에 취해 약간은 풀려있는 눈동자가 섹시하다. 보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눈빛이다.
그녀의 얕은 숨결도 느껴진다.
이윽고 그녀가 점점.. 내게로 다가온다..
그녀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것일까? 예상치 못한 입맞춤의 당혹감보다는 들끓는 성욕이 나를 지배했다. 맞닿은 입술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달콤했다. 그녀가 왜 별볼일 없는 내가 입맞춤을 했는지 생각할 겨를따위는 없었다. 다시는 오지 못할 이 순간을 위해 내 온몸의 감각을 집중했다.
입술은 그녀가 먼저 갖다댔지만 혀를 밀어넣은건 나였다. 그녀의 부드러운 혀의 감촉과 입안의 따듯함이 온몸을 적신다. 오똑하고 앙증맞은 코로부터 흘러나오는 숨결의 향기는 나를 미치게 한다. 수비적으로 내 혀를 받아들이던 그녀도 조심스럽게 혀를 감아온다.
민영의 심장이 두근대는게 여기까지 느껴진다. 여기서 더 밀어붙여야 했다. 나는 입술을 살며시 떼고 혀를 민영의 하얀 목덜미로 가져갔다.
"흐응...."
목덜미에 숨을 불어넣으며 살짝 핥아주자 그녀가 야릇한 콧소리를 낸다. 움찔하면서도 거부하지는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점점 더 용기가 났다. 왼손을 뻗어 후드티 위로 그녀의 가슴쪽에 손을 가져가보았다. 부드러우면서 뭉클한 감촉이 전율을 가져왔다.
꽉 조이는 트레이닝 바지 덕분에 민영의 터질듯한 허벅지 라인과 엉덩이는 알고 있었지만 가슴 또한 대단했다. 이 정도면 족히 D컵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키에 이런 몸매를 가진 여자는 만져본적도 없고 아예 본적도 없다.
이번엔 후드티 안쪽으로 손을 밀어넣는다. 바로 그녀의 맨 살갗이 만져진다. 군살 하나 없이 부드러운 그녀의 피부는 마치 아기의 그것과 같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후드티를 벗겼다. 민영은 저항하기는 커녕 오히려 도와준다. 옷을 벗고 후드티에서 머리를 꺼내는 그 몸놀림마저 전혀 추하지 않고 아름다운 무용의 한장면처럼 느껴졌다.
내 눈앞에 드러난 그녀의 새하얀 속살. 허리는 S라인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는듯 절묘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가슴에서 배로 향하는 곡선 역시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부드럽고 절묘하게 뻗어있다.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를 보는 듯한 느낌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은은한 가로등 불빛 뿐이었지만 민영의 얼굴이 붉어졌음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도도한 그녀의 수줍음이 나를 흥분되게 한다. 선생님이나 직장 상사에 페티쉬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그런 여자들이 욕망 앞에서 솔직해지는 모습이 남자를 미치게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탱글한 가슴을 아찔하게 붙잡아주고 있는 스포츠 브라는 지금 당장이라도 터질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아... 하아..."
양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면서 목덜미를 빨아줄때마다 민영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져 간다.
두손을 가득 채우는 탱탱한 가슴을 지탱하던 브래지어마저 벗기자 그녀의 상체는 완전히 내 손에 유린되고 있다. 같은 옷을 계속 입었던 탓인지 살짝 느껴지는 그녀의 체취마저 오히려 흥분을 더해주고 있었다.
내 손이 민영의 바지와 팬티를 한번에 가르며 다리 사이의 은밀한 부분으로 뻗치자 그녀가 몸을 바르르 떤다.
"하아앙.... 하앙..."
한쪽 손으로는 가슴을 주무르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허벅지와 보짓살 주변을 문질렀다. 신음이 거세질수록 내 욕망도 점점 구체적인 형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따먹을 수 있게 되다니.
"하아아아아앙!!!!! 아아앙!!!"
마침내 내 손가락이 그녀의 보지를 부드럽게 가르자 그녀가 비명과도 같은 신음을 연신 내지른다. 본인조차도 자신이 이런 소리를 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눈치였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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