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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01:24 672회 0건
1.



2015년 12월 18일


“궁금한 점들 많으시죠?”
“네에..........”
“그럼 지금부터는 여러분께서 궁금해 하시는 점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시간이 되도록 해보죠..단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여기서 듣고 보았던 모든 사항에 대해선 함구하셔야 하는 것...잊지 말도록 하세요....”
“네에.......”
“질문 받겠습니다..개인당 질문은 하나로 한정 할 테니 고민 잘 하시고 말씀하세요.”
“.........................”
“자 어느 분부터 하실건지.....거수하고 말씀하세요..”
“.........................”
“눈치 보다가 기회를 잃어버리면...후회하기 십상인데...그래도 좋으시나요?”
“저기.......그럼...저부터......”
“네...김소희 씨......”
“아 네...감사합니다.....”
“말씀하세요......”
“저기.........”
“....................”
“후우...........”
“노파심에 한마디 한다면...여기 계신 분들 모두...3개월의 연수기간을 갖습니다. 첫 한달간은 공통교육기간을 거치게 되며 한달교육과정이 지나면 그 기간동안 익혔던 과정에 대한 테스트가 실시되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연수성적과 특별심사 성적순에 따라 여러분들의 배정될 부서가 정해지며 그 부서에서 요구하는 심화교육과정을 다시 50여일간 받게 됩니다.”
“.....................”
“김소희 씨......”
“네에.....아.......저기....중간에...그러니까 연수 중간에 학교 수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소희 씨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이번이 졸업학기라 상관이 없는데...흠...일단 그것은 본인의 결정에 따릅니다. 자신 있으시면 학업을 병행하셔도 되고...아니면 휴학을 하신 후 이곳에 매진을 하셔도 됩니다. 물론 연수기간에 지급되는 소정의 급여는 그와 상관없이 여러분 개인 계좌로 입금되어질 것입니다.”
“아....그럼 연수기간동안의 수업은....”
“며칠을 제외하면 대부분 방학과 겹치는 것 같은데.. 어때요..만족스러운 답변이 됐나요?”
“아...네에........”
“다시 한번 말씀드리도록 하죠...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이곳 또한 엄연한 직장..여러분들 대부분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 후의 일들에 대한 처사..는 여러분 자신들에게 맡기도록 하죠..”
“..............................”
“다음 질문 받겠습니다.”
“저기....저....질문...있..”
“네...이소영씨.....”
“휴우........저희가 연수기간을 마친 후 배정될 부서를....구체적으로 좀 알 수 있을까요?”
“이소영 씨......”
“네?”이소영 씨는 이곳에 왜 지원했습니까?“
“그게.........그냥.....”
“이 시간 이후...그냥이란 대답은 사양합니다.....이런 질문조차 대답하지 못한다면..여기 있을 이유가 없죠..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
“개인사는 전부 다르겠지만..여러분들 모두...22세에서 23세의 건강한(?) 여대생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죠?”
“네에..........”
“거기....윤은희 씨....”
“네? 아 네.........”
“윤은희 씨는 이곳을 어떻게 알고 지원하게 됐나요?”
“저는........교수님께서....”
“네....많은 분들이 윤은희씨처럼 은사님이나 지인들의 추천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되었고 지원했을 겁니다. 물론 매체를 통해 접하고 지원하신 분들도 계시구요....그렇죠?”
“네에.........”
“여러분들이 여러 과정을 거치며 알게 되었다시피 이곳은 오직 단 하나의 목적을 지닌 교육기관입니다. (주)하원...명목은 그러하지만 실제는....제가 모시는...혹은 여러분들 중 누군가가 의탁하게 될 가문 ...그 가문에 종사하게 될 인력의 양성.....”
“.....................”
“이소영 씨.....”
“네!!!!!!!!”
“배정될 부서가 궁금하시다고 했나요?”
“아.........네에...”
“좋습니다.. 그럼 말씀드리죠..원래 이곳을 통해 양성되는 인력들은 대부분.. 가문이 지닌 여러 장소..물론 그 장소들은 지금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점 다시한번 양지해 드립니다. 그곳에 배치되어 각각의 소임을 다 하게 됩니다.”
“..........................”
“올해 대기업 대졸신입..연봉이 얼만지들 아세요?”
“............................”
“이곳에 처음 지원했을때..여러분 대부분은 턱없이 높은 연봉에 대해 반신반의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죠들?”
“네에..............”
“여러분들이 경력자의 신분도 아니고...특별히 남들보다 우월한 기술을 가진 분들도 아닌데다....게다가.....후우...인신공격성 발언은 자제하겠습니다만 어쨌든...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페이 수준이 높으면 그만큼 노동의 강도가 센 법....그것이 정신적 또는 육체적 노동이든 어딜 가나 마찬가지라 생각하는데..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
“서류전형과 필기시험..그리고 면접..여러분들 모두 총 3차에 걸친 관문을 통과해 어렵게 여기까지 오신 분들입니다. 그런 귀한 인재들이 남의 가문에서 궂은 일을 해야 해? 하는 관념...그것 못 버린다면 제가 장담컨대 그런 분은 연수기간 일주일도 못 버틸 것입니다.”
“................................”
“이번 채용이 다른 해와는 달리 특별한 점이 있어 제가 잠시 흥분했네요...아까 제가 어디까지 말했었죠?”
“.........................”
“가문의 건물에 배치되어......”
“네....고마워요 문영아씨 ?”
“넵........”
“이어서 말씀드리죠...원래 가문이 지닌 수십의 건물에 배치되어 그곳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번 특별채용 인력들은 말 그대로 특별한 건물에 배치됩니다. 물론 그곳에는 여러분들의 선배들로 이루어진 각각의 책임자들이 이미 포진되어 있긴 하지만.....”
“.........................”
“자세한 업무는 연수기간 동안 모두 익히게 되므로 미리 말씀드릴 사항은 못되는 것 같고.. 제가 이곳에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이....그 특별한 건물의 내실부...외실부...응접부.....등에 종사하게 될 거라는 정도..?”
“...........................”
“아직도 답변이 모호하나요?”
“아닙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그럼...그곳엔 누가..,아니 아예 모르고 온 것도 아니고 뭐....그냥 속시원하게 물어볼게요..제가 모셔야 할 분..그 특별한 분이 누구신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최자혜 씨.....”
“네?”
“최자혜씨는 무척 자신 있어 보이는군요?”
“뭐..제가 또 그것 빼면 시체나 다름없으니깐요...키키키...”
“교육을 받다보면 느끼겠지만..이곳은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개인의 자신감을 최대한 억제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입니다. 그런 모습은 저희가 바라는 인재상이 아니니까요...최자혜씨가 궁금해 하시는 점에 대해 해소시켜 드리지 못하는 점..양해 바랍니다...허나..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사항은...연수기간을 거친 후...종합심사와 특별심사에 의해 발탁된 최소 셋 이상의 인원이 그곳에 우선 배정되어진다는 점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예비인력 상태로 계속 대기를 해야 할 것이구요...그리고 최초 배정된 인원이 그곳에서 신발장을 정리할지...집안 청소만 몇 년을 할지는 제 소관이 아니므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헐..............뭐야........도대체 어떤 가문이길래 이렇게나.....”
“그런 발언.....지금부터 삼가 하세요.....제 귀에 들리는 즉시 탈락처리 하겠습니다. 2주를 못 버티는 인원에겐 소정의 급여 또한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다시 한번 숙지하시구요..”
“킁...............”
“자...다음 질문 하실 분....”
“........................”
“없다면 오늘은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지금 굳이 모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차차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여러분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그 결정을 존중해 드릴 것이며 그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초봉이 웬만한 대기업 과장급 연봉 이상이라는 구차한 조건은 여러분의 청춘과 절대 바꿀 수 없다라는 점 다시한번 강조해 드리며...”
“저기....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다른분들보다 걸음이 느리시군요....음지희 씨....”
“지금 질문....해도 되나요..?”
“음지희 씨 질문을 마지막으로 오늘 오리엔테이션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연수는 다음주 부터 시작될 것이며 그때 참석하지 않는 분은 ...말씀 안 드려도 아시죠?”
“네에...........”
“자..말씀하세요 지희씨.....”
“저기........이런 질문 해도 실례가 안될런지........”
“3초 드리죠...그 시간안에 하세요..아니면 음지희씨 질문은 못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셋..둘..”
“저기.....성행위...그러니까.....저희가 종사할지 모를...그 가문에서 원한다면.....그런 것도 해야 하나요?”
“섹스를 말하십니까?”
“네.....”
“여러분들 모두 그 점이 궁금하신가요?”
“네에!!!!!!!!!!!!!!”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여러분들 중 극소수의 인원은 그 특별한 건물에 배정될 것입니다.”
“......................”
“저희는 매춘부가 아닙니다..여러분의 선배들도 그러하고..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저 또한 역시...그렇습니다......”
“아...네.........”
“허나!!!!!!!!!!!!!”
“!!!!!!!!!!!!!!!!!!!!!!!!!???”
“저 역시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알 수 없으나..그 특별한 건물에 배정될 인원에 한해서는 사전에 지희씨가 말한 사항을 포함해 그 보다 더한 사항에 대해서도 확약을 받을 것입니다. 그것에 동의하시는 분에 한해서만 배정될 것이구요...”
“그럼........섹스도.......”
“네.....당연합니다.......가문이 원하는 일이라면.....섹스가 아니라 그 이상도 따라야 합니다...”
“그럼.......그럼 거기말구 다른 건물에 배정될 수도 있는 건가요?”
“애석하게도 이번 특별채용 인력들은 다른 건물에 대한 정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그 특별한 건물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여러분들입니다..자꾸 망각하시는 것 같은데...다시 한번 주지시켜드립니다. 감당이 되지 않겠다 싶으신 분들...월요일에 출석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벗어나셔두 좋구요..그것으로 여러분들의 뜻 갈음하겠습니다...아시겠죠?”
“..................................”
“돌아가시는 길 역시 왔던 그대로...각자 준비된 차량에 탑승하시면 친절히 모셔드릴 것입니다.. 그럼...좋은 주말 되시길...........”
“.....................................”
“앗차.....제가 잊고 미처 말씀 안 드린 부분이 있군요......월요일 본 연수 시작 전...정밀신체검사가 다시 한번 진행될 것입니다. 면접심사 후 한달여가 지났는데 그 기간동안 처녀를 잃었거나 혹은 처녀를 버린 분들..얼굴 혹은 신체에 의료행위를 한 분들은 참석 안하시는 것이 괜한 헛걸음 하지 않는 길이 될 것이라 말씀드리며...그럼 이만.“
“하아................”


경기도 인근 어디께로 추측되는 산 속..
골짜기를 따라드문드문 자리잡고 있는 너댓개의 건물
어찌보면 대학 캠퍼스와 유사한 그곳의 공기는..
깊어가는 겨울만큼이나 무척이나 차갑게 내려앉아 있었다.

“하아........”
“후우.........”

센터에 자리잡은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 30여명의 인력(?)들에게선..
제 각각의 다른 이유로 한기 어린 입김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안녕...다음주에 봐...” 와 같은 흔한 인사말을 나눌 여유도 갖지 못한 채...
그 인원과 동일한 수만큼 준비되어 있던 차량 속으로 금세 사라지고 있었다.

“안대 다시 해야 하나요?”
“예..”
“후우...........”

물론...
따뜻하게 데워져있던 차량 내부에서도...
그녀들이 쏟아내던 입김은 그칠 기미가 없었고..

“소지품은 댁 앞에 도착한 후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에...”

그렇게
길고 길었던 초겨울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막내 이모......”
“어디니? 벌써 도착한거야?”
“응...나 지금 이모 호텔 로비에 와 있어..”
“생각보단 일찍 도착했구나..”
“이모 아직 근무중이야?”
“아니..방금 마치고 옷 갈아입는 중이었어...지금 나갈테니까 잠깐 기다릴래?”
“그럴게...나 배고파...맛있는거 사줘야 해...”
“그래그래.......일단 끊어봐.....”
“응....”


‘우걱우걱~~~’
“체할라 천천히 먹어 얘...”
‘우걱우걱~~~’

“얘 자혜야!!”
“으으~~~이제야 좀 살것 같다....하루종일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

“이모도 정말 몰라?”
“뭘?”
“거기 말야...연수원인지 미친 광신도 소굴인지..그곳 위치 말야..”
“너 말이 좀 웃긴다?”
“왜? 내말이 어째서?”
“광신도 소굴..듣기에 안좋아..”
“피.......사실이 그렇잖아....지들이 무슨 영화찍는 인간들도 아니고...그런건 왜 비밀로 한 대? 뭔가 구린 구석이 있으니까 그런거 아냐....내 말이 틀려?”
“네 말은..그곳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던 나까지 포함되는 뜻 아니야?”
“칫....그건 아니구..암튼 뭐...너무 웃긴 인간들이야...내가 그 면접 때의 치욕까지 참아가며 어찌어찌 견뎌는 봤지만.....그 짓을 또 한다니까..”
“...............................”
“이모때는 안그랬다며? 그냥 단순한 신체검사 수준이 아니라 이건 뭐.”
“네 말 듣고..내가 좀 알아보긴 했는데....”
“했는데?”
“워낙 베일에 싸인 분들이라...정확한 사실에는 접근하기 어려워..”
“피...난 또 뭐라구..애초에 기대도 안했다 뭐..어찌나 살벌하게 구는지들....”
“그런데....”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소문? 어떤 소문?”
“그분의 유일한 혈육이 한분 있다는 것 같았어....”
“그 분이라면....회장님?”
“응...”
“그 분 꼬부랑 할머니라며....당장 내일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을 연세 아니었어?”
“손자.......”
“손자?”
“응...정확하지는 않지만....그쪽에선 ‘소주’라고 불리는 분이 계신데..이번에 전역 하고 돌아오는 것 같아 보였어..”
“전역? 군대?....에이 그건 좀 아니다......조금이라도 힘 있는 사람들은 전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게 그건데...이모 말대로라면 전세계를 좌지우지한다는 가문에서 뭐가 아쉬워 군대에 보냈겠어...그냥 헛소문이네 뭐.....”
“자혜야...”
“응? 왜 이모?”
“만약 그 소문 사실이라면......너 포기해...”
“이모!!!!!!”
“그게 나을 것 같애..”
“나더러 여기 들어가서 10년만 버티라고 주장한 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모야!!! 아빠의 그 완강한 반대도 꺾은 사람이 이모구...아니야?”
“그렇긴 한데....돌아가는 상황이 우리때랑은 너무 달라..아니..전혀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진다고나 할까....그렇게 되면 아무리 너라도 그곳에서 버티기 힘들어...”
“칫.....이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어...이건 인간 최자혜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구...”
“자혜야...”
“이모가 거기 온 애들을 못봐서 그래...말을 서로 섞어보지 않아서 시시콜콜 ..집안사정까지는 잘 모르겠지만...암튼....기본 스펙이나 외모...다들 나보다 위면 위지 절대 꿀리진 않아보였어..그치만..나 거기서도 살아남아볼거야..걔들 위에 자리해보고 싶어.....때려치고 말고 결정하는 건 그때가서 해도 늦지 않으니까....”
“하지만 자혜야....이모가 들은 바에 의하면 너무..”
“그거 전부 헛소문이라니까.......크게 인심 써두...반만 믿어...그 이상은 절대 무리야...”
“휴우........내가 괜한 짓을 벌인 건 아닌가 싶다....”
“이미 버스는 부웅~~~~~하고 떠나갔네요........칫....”
“입소가 월요일이랬지?”
“응...다음주에 그 산속으로 다시 들어가면 3개월은 죽은지 산지도 모를 신세로 전락할텐데....그런 의미에서 이모 오늘 우리 클럽 갈까? 히히히....”
“얘는 망측하게시리.......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델 가...”
“피...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이모가 내 이모로 보이나...그냥 바로 윗언니 정도? 키키...그러지 말구 우리 불금을 불살라보자.......응 이모?”
“넌 고단하지도 않니?”
“피곤한건 피곤한거구......오늘 아니면 언제 또 즐겨........얼른 일어나 이모...응?”


물론....
겨울의 밤이 짧게만 느껴지는 이유 또한 서로 상이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인물들에게 그 밤은..
차분하고 고요하게만 흘러갔으면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준비는 다 했어?”
“응....”
“지희야.....”
“................”
“너 그런 보도듣도 못한 곳에 취직할 생각 말고...그냥 조금만 기다렸다가 나랑 결혼하면 안돼?”
“너의 그 말........들을때마다 너무 슬프게 들리는거...알아?”
“휴우................진짜...이럴 땐 아무 힘도 없는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다..”
“나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구...그냥 남들처럼 취업해서...연수 받고 돈 벌러 가는 거라고 생각해..”
“야 그게 어일봐서 남들이랑 같애!!!!!!어떻게........”
“다른 점은 뭔데? 어렵게 들어간 회사...남들처럼 와이셔츠에 혹은 블라우스에 정장 맞춰 입어야 꼭 제대로 된 직장인인거야? 아니면...남의 집 살림 대신 살아야 하는 하인 같아서 보기가 그래? 그럼 네가 준비한다는 그 대기업..그래 그곳중에 하나 붙어서 들어갔다고 가정해...그럼 그 곳에서의 너란 존재는 뭔데? 어찌보면 너 역시도 가진 사람들에겐 넓은 의미의 하인 아닐까?”
“지희야.........”
“너...나 사랑하니?”
“지희야!!!!!”
“난 요즘 들어 더더욱.....우리 사이...자신이 없어져.....그런 감정은 내게 사치라고 느껴질때가 많고...”
“..................”
“미안해.....네 마음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지금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 말이 유일해.........미안해......”
“갈게......내가 지금 너희집 앞으로 갈테니까...우리 만나..........만나서 얼굴보고 얘기해..응 지희야.......”
“아니......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애.....피곤하기도 하구......나 그냥 전화기 끄고 잘거야..너두 그만 마음쓰고....잘 지내..”
“지희야!!!!!!!!!!!!!! 야 음지희!!!!!!!!”

그런 바램과는 달리..
얕고 깊은 상처가 각인되는 밤이 주가 되긴 했으나...
새롭게 펼쳐질 자신들의 미래에..
그런 생채기는 결코 장애물이 될 수 없어 보였고...


“최종 참석인원 24명.. 참석하지 않은 7명은 이 시간부로 탈락 처리하겠습니다.”
“...................”
“그럼 지금부터 호명하는 순서대로 앞으로 나와서 줄을 서시기 바랍니다. 1번.. 김소희...”
“네.......”
“김소희 씨를 1조 조장으로 임명합니다. 각 조 조장들은 전에 치뤘던 평가의 성적순이나 연수기간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형식적인 자리에 불과합니다.”
“9번 최자혜......”
“네!!!!!!!!!!!!저 여깄어요...히히..”
“최자혜씨를 2조 조장으로 임명합니다.....”
“넵!!!!열심히 하겠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입니다. 이제부턴 목소리 낮추세요!!!알겠어요!!!!!!”
“네에..........(쒸...)”
“17번 음지희.....”
“네에.......”
“음지희 씨는 3조 조장.....”
“네........”
“그리고 지금부터 호명하는 사람들은 순서대로 1,2,3조로 각각 속하게 됨을 알려드리며..문영아....김복희.................이상 7명은 1조.......@$#@!#$@[email protected].......나머지 호명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3조.....자신의 조에 맞게 앞으로 나와서 줄을 서세요......”

“자...그럼 조원 선별은 정리됐으니..이쯤에서 여러분께 제가 정식으로 인사드리고 다음 절차 밟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연수기간 동안 여러분들의 생활규범 강좌를 책임지게 될 교수이자 연수 특별평가위원 중 1인인 김미희라고 합니다......”
“짝짝짝짝!!!!!!!!!!!!!”
“생활규범 시간 뿐 아니라 연수원 생활 전반적인 감독 또한 제가 관리하게 됐으니...부탁컨대 제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거기....1조 맨 끝에서 두 번째....7번.....최은미?”
“네?.아네....7번 ..최은미...입니다.....”
“허리 꼿꼿하게 펴도록 합니다......”
“네? 아네.............”
“구부정한 허리...이곳에선 절대 금기시하는 사항입니다....앞으로 그 누구도 저런 모습을 보일시 이유불문하고 곧장 탈락 처리하겠습니다.....알겠어요들!!!!!”
“넵!!!!!!!!!!!!!!!”
“좋아요......그럼 1조부터 앞에 계신 인솔자분들을 따라 임시검진센터가 마련되어 있는 교육2관으로 이동하도록 합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늘 건강검진 최종결과가 나오는 내일 오전...탈락자가 발생할 수 있으니...연수원 여러분들은 그에 따른 동요..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네!!!!!!!!!!!!”
“이동하세요......”

“이동간에 경청합니다.....검진센터에는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님 3분...성형외과 전문의 3분...내 외과 교수님 각각 2분씩...정신의학과 교수님 2분...그리고 병력 및 최종 의료기록을 검토하실 저명한 교수님 한 분께서 미리 오셔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교수님들은 여러분과 같은 여성분들이시니...여러분들이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기분은 조금 줄어들거라 생각합니다만...어쨌든 문진에 거짓없는 답변 부탁드리고...거짓답변이 발각될 시에는 역시나....바로 탈락 처리토록 하겠습니다......”
“..............................”
“그럼...검진 마치고 우린 오후에 뵙도록 하죠.........”
‘웅성웅성...........’
“잡담 금지!!!!!!!!!!!!!!!!!!!”


힘찬 한발을 내딛은 상태의 그녀들에겐...
뒤에 남은 미련에 연연하는 것 자체가 끝없는 퇴보와 다름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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