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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01:27 720회 0건
휴계소를 나오니 밖은 짙은 어둠으로 변해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진우는 서둘러 서울을 향해 가속폐달을 밟았다.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얼거리던 지아가 안산 인터체인지에 가까워서 불쑥 그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지?”
“집에 가야지.”

“나, 별장에 가고 싶어.”
“별장.....!? 어딘데?”

진우는 권 회장의 별장이 강원도 뿐만아니라 인천에도 있다는 말은 들었어도 가보지는 않았다. 다만 오이도 공원 근처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불타버린 생부의 별장 흔적이 남아있는 근처 지역이었다. 그의 악몽을 떠올리게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지아는 그가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오이도 공원 옆인데, 안 가봤어요?”
“........!”

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묵묵히 가속폐달을 밟았다. 안산 인터체인지를 지나친 진우는 안현 인터체인지에서 인천 방면으로 향하는 국도로 핸들을 꺽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지아가 침울한 표정으로 나지막한 목소리를 흘렸다.

“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그럼 뭐하러 가?”

“사실 내가 결혼초에 있던 곳인데........! 아니 갇혀 있었다고 봐야지........”
“.........!?”

“신혼여행 다녀와서 별장에 있었는데 도망쳤었어요. 너무 괴롭고 겁이나서.......!”
“..........”

“무조건 멀리 간다는 생각으로, 아무도 알지 못하는 제주도로.......”
“........”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호텔에 있다가 붙잡혀 왔어요. 그리고 별장에 갇혀 있었는데..... 매일같이 와서 나를 괴롭혔어요. 결국은 지쳤는지, 서울 집으로 데려 왔지만.......”
“음........!”

지아의 말에 진우는 저절로 한숨을 깊이 들이 마셨다가 내뿜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이슬이 지나치는 승용차 전조등 불빛을 맏아 반짝였다. 그는 한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안고 토닥였다. 지난 추억을 떠올리는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던 그녀가 그의 어께에 머리를 기댔다.

지아의 길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자락이었다. 숲을 등지고 있는 별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아담한 목조건물이었다. 어둠이 내려 앉아 있지만 주변에는 화단과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이 드러나 보였다. 승용차에서 내린 진우가 지아에게 물었다.

“누가 관리하지?”
“들어오는 입구 동네에 사는 아저씨가 하는데, 별로 이용하지 않아서 ........”

별장 입구로 다가간 지아가 잠금장치의 넘버키를 눌렀다. 별장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진우는 기웃거리며 별장 안을 살폈다. 침대가 놓인 큰 방과 거실, 주방, 욕실, 그리고 두 개의 작은 방이 있었다. 주방 한쪽에 벽 색갈과 같아서 눈에 잘 뜨이지 않는 문이 보였다. 무심코 문을 열고 보니 어둠침침한 지하로 내려가는 층계가 보였다.

“지하실에도 방이 있나?”
“아니, 그냥 창고인 것 같던데.......”

주방으로 들어온 지아가 대답하면서 수도꼭지를 틀어 커피포트에 물을 담았다. 그리고 전원 스위치를 눌러 놓고는 거실로 나가는 진우를 바라봤다. 주방을 나온 그는 소파에 앉아 거실 안을 둘러봤다. 거실로 나온 지아가 맞은편 벽에 있는 전기 벽난로의 스위치를 눌렀다. 불꽃을 일으킨 벽난로에서 이글거리는 불길이 솟아 올랐다.

다시 주방으로 들어간 지아가 커피 잔을 받쳐든 쟁반을 들고 나왔다. 진우는 자신의 옆에 다소곳이 앉은 그녀가 탁자위에 커피잔을 내려놓는 모습을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친 그녀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눈웃음을 지었다.

“어때요?”
“아늑한데......”

생소한 별장 분위기에 진우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는 건성으로 거실안을 살피며 커피잔을 들었다. 그가 무심코 커피잔을 들어서 마시는 순간 그녀가 다급하게 말했다.

“뜨거울텐데........”
“헉~!”

동시에 진우는 마셨던 커피를 뱉어냈다. 놀랄 정도로 커피가 뜨거웠던 것이었다. 그녀가 황급히 일어나서 걸레를 가져와서 쏟아진 커피를 닦아냈다. 그리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그에게 눈을 흘겼다.

“꼭 애들같아! 식혔다가 마시지........”
“하하하........!”

“호호......! 괜찮아요?”
“괜찮아. 갈증이 나서 나도모르게.........”

빙긋이 웃음을 흘린 진우는 다시 커피잔을 들고 후후 불어서 커피를 마셨다. 지아도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잔을 내려 놓았다. 막상 그들만이 있는 공간이어서인지 서먹서먹하기도 하지만 오붓한 감정이 들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진우가 슬며시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당겼다.

지아가 진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끝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원을 그렸다. 잡힌 손을 내려다보던 그녀가 고개를 들고 그를 올려다봤다. 그는 턱밑에서 눈동자를 반짝이는 그녀의 고른 숨결을 의식했다. 도톰하고 작은 그녀의 진홍빛 입술이 전기난로 불빛을 받아 윤기를 발했다.

“.........!”

진우는 손가락으로 지아의 턱을 받쳐들었다.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사르르 감겼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헤집고 혀를 빨아 당겼다. 혀와 혀가 엉키고 어깨를 파르르 떨던 그녀가 발딱 고개를 쳐들었다. 그리고 눈빛을 반짝이며 그에게 물었다.

“왜, 나한테 잘해줘요?”
“음......! 그냥 좋으니까.......항상 지아 생각을 하고 있어.........”

“왜요? 내가 여자라서.......!?”
“이유가 있나! 꼭 이유가 있어야한다면, 지켜주고 싶어서.”

“그러니까, 내가 여자라서! 다른 여자들도 많은데.........”
“난, 지아를 생각할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져.”

전기난로 불빛에 반사되어 이글거리는 진우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지아의 눈빛이 반짝였다. 깊이 숨을 들이마신 그녀가 진우의 목에 팔을 두르고 안겼다. 그녀는 뜨거운 애정이 뿜어져 나오는 그의 눈빛속으로 영혼마저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심장고동소리를 듣고 있던 그녀가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나, 샤워할게요. 먼저 하실래요?”
“.........!”

잠시 침묵을 지키던 진우는 고개를 외면하고 있는 지아를 바라보면서 일어섰다. 점퍼와 티셔츠를 벗고 그는 어색함이 없이 욕실로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근욱으로 다져진 상체를 드러낸 그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빈약한 남편과 달리 군더더기 없는 그의 체구에서 울어나는 남성미 때문이었다.

욕실에서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진우가 벗어놓은 옷을 정리하는 지아는 혼란스러웠다. 단지 둘만의 공간에서 그녀는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그녀 또한 그를 사랑하는 심정이었다. 비록 남편의 아내이기는 하지만 그의 여자가 된다고 해도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아는 다만 평소 거친 남편으로 인해서 남자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욕실에서 들리던 물소리가 그치고 그녀는 저절로 긴장이 되었다. 욕실문을 열고 나오는 진우를 의식하지만 시선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주춤거리던 그녀는 옷을 걸친 상태로 그의 시선을 외면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서 나온 진우 또한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녀를 갈망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수 없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그녀의 애정어린 심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아에 대한 마음은 도희나 민경과는 달랐다. 그로 인해서 그녀가 상처받지나 않을는지 염려되었다. 그녀를 고통스럽게 하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과연 그녀 홀로 잠들게 할수 있을는지는 진우 자신도 단언할수 없었다.

진우는 몸의 물기를 닦아낸 타월을 목에 걸고 소파에 앉아 고심을 했다. 그는 어떤 력과도 예측할 수가 없었고 단지 영혼이 남아있을때까지 그녀를 지켜준다는 각오를 할 수밖에 없었다. 욕실에서 들려오던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는 슬며시 일어나 침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지아는 샤워를 하고 나서도 욕실을 나가지 않고 주춤거렸다. 욕실문에 귀를 대고 밖의 동태를 살폈으나 조용하기만 했다. 팬티만 걸친 그녀는 문을 빼꼼히 열고 내다봤다. 진우의 모습을 찾았으니 보이지 않았다. 침실에서 흘런오는 불빛을 보고 그녀는 욕실에서 나왔다. 눈치를 살피던 그녀는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간 방에는 옷장들이 놓여 있었다. 옷장마다 각기 가족들이 필요로하는 옷들이 걸려 있었다. 그녀는 예전에 입던 잠옷을 꺼내 팬티만 걸친 몸위에 걸쳤다. 레이스가 달린 상하 의 핑크색 잠옷이었다. 방에서 나온 그녀는 불빛이 흘러나오는 침실안을 살짝 들여다봤다. 침대에 누운 진우가 TV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안 망설이던 지아는 진우가 잠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거실의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벽난로의 이글거리는 불빛이 거실 벽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소파위에 누운 그녀는 모포를 당겨 덮었다. 벽난로의 불길의 그림자가 벽에 반사되어 너울거렸다. 얼마가 지났을가, 침실 문으로 나오는 그를 의식하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팬티차림의 진우가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봤다. 그리고 그녀를 안아 번쩍들었다. 그의 가슴에 안긴 순간 그녀는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남자의 강한 체취! 거부하고 싶은 남편의 역겨움이 아니고 처녀시절에 동경하던 남자의 가슴속이었다. 침대위에 눕혀진 그녀는 그때서야 눈을 살프시 떴다. 그녀의 몸위에 체중을 실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뜷어지게 내려다봤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지아는 숨조차 쉴수가 없었다. 진우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 그녀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미로운 열기에 마비되는 것 같았다. 그의 입속으로 혀가 빨려들어가고 그녀는 모든 신경이 민감해졌다. 진우는 지아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은 열기에 휩싸였다.

“지아.......!”
“음.......!”

꿈을 꾸듯이 눈을 감은 지아의 잠옷 상의가 진우의 손길에 벗겨졌다. 브래지어도 하지 않은 그녀의 젖가슴이 드러나고 움켜쥐면 터질 것같았다. 그녀의 외모는 유리인형처럼 연악하고 앳되게 보였다. 그러나 아담한 젖가슴은 처녀처럼 봉긋하고 탄력이 넘쳤다.

“.........!”

젖가슴을 보듬는 그의 손길을 의식하는 그녀가 흠찻했다. 그녀는 남편과 다른 촉감의 손길에 온 몸의 신경이 전율했다. 스치듯이 지나치며 때로는 파도처럼 온 몸을 휘감는 애무에 숨조차 쉴수가 없었다. 애무는 단순히 만지는 것이 아니라 가공이다. 애무의 손길은 타인의 육체를 살아나게 하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하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아! 난 몰라~! 그녀는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삼켰다. 젖꼭지가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그녀는 영혼마저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남자의 여자가 되는 뜨거운 감정이었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사랑하여 성욕에 이르게 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로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없는 사랑은 사실이 아니라 공상이다.
정신마저 아득해지는 지아는 점점 깊은 안개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거친 숨을 흘리는 진우의 목소리가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메아리치는 것만 같았다.

“지아~! 사랑해.......!”
“오빠.......!”

반사적으로 젖은 목소리를 흘리는 지아는 모든 감정을 그의 손끝에 맡기고 있을 뿐이었다. 타액을 들이마시던 그의 혀가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그녀의 귓가에 열기를 뿜어내던 그의 숨결이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겨드랑이와 허리를 지나 밑으로 내려가면서 타액을 적셨다. 온 몸이 녹아내리는 열기에 그녀는 어찌할바를 몰라 고개를 좌우로 틀었다.

“음.......”

진우는 그녀의 살갗 구석구석을 타액으로 적시며 자신의 하복부에 걸친 팬티를 벗어 내렸다. 그리고 그녀의 잠옷을 벗겼다. 여리고 귀엽게 보이던 그녀의 몸매는 의외로 통통하고 탄력이 넘쳤다. 팬티만 걸친 그녀는 그의 혀끝이 잇닿은 곳마다 모든 신경이 몰리는 것만 같아서 아랫 입술을 잘근 깨물고 있었다.

“지아........! 가슴에 넣고 싶어......”

진우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의 팬티를 발밑으로 끌어내리니 생각보다 그녀의 나신은 무척 선정적이었다. 눈을 감고 있는 그녀가 모포를 움켜 쥐며 허리를 꿈틀거렸다. 그의 혀끝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훑고 지나며 뜨거운 열기를 불어 넣은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에게서 느껴 보지못한 엑스터시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아......!”

남자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던 지아의 본능적인 육체가 그의 손길에 살아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끈기있게 그녀의 육체를 애무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녀가 행복한 희열을 느끼게 하고 싶은 욕구였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애무를 당하던 그녀의 젖꼭지가 돌기를 일으켯다. 그의 혀끝과 손길이 스치는 그녀의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가, 지아의 둔부가 꿈틀거렸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쓸어올리는 진우의 손바닥에 촉촉한 샘물이 묻어났다. 그는 통증을 느끼도록 잔득 발기한 페니스를 움켜 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은밀한 비역에 대고 마찰을 했다.

“........!?”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그녀는 뜨거운 불기둥이 보지 입구에 잇닿는 충격에 상체를 들어 올렸다. 하복부로 향하는 그녀의 짙은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남편과 다르게 핏줄까지 돋아난 우람한 남성! 허벅지 사이를 민감하게 자극시키는 열기에 치를 떨었다. 동시에 그녀는 허리를 비틀며 신음을 흘렸다.

“하 읍~!”

갑자기 몸 속으로 치밀고 들어오는 충격에 지아는 급히 숨을 들이 마셨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의 페니스가 그녀의 보지속으로 치밀고 들어 온 것이었다. 골반이 뻐근하도록 몸 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불기둥에 그녀는 들이마신 숨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는 그를 밀어내려고 뻗친 손으로 벼개를 움켜 쥐었다.

“지. 진우씨.......! 오빠.......”
“음~! 지아는...... 내사랑이야.”

그녀의 몸 속 깊숙이 페니스를 밀어넣은 진우는 꼼짝할수도 없었다. 어떤 여자보다 그녀의 몸속 근육들이 페니스를 옥죄이기에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남자와 여자가 궁합을 본다는 말을 상기시키는 그는 남자를 받아드리는 그녀의 육체가 특별하다고 느꼈다. 그는 천천히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읍, 읍, 읍........”

몸속 깊숙이 치밀고 들어왔던 남성이 진퇴를 할때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멈추었던 숨을 들이마셨다. 점점 정신마저 아득해지는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현실을 벗어나 환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아~! 읍, 읍, 읍.........”
“하......! 음.......”

시간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숨결, 그리고 끈적임이 이어졌다. 그녀는 감당하기 힘든 열기의 불길에 휨싸였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엑스터시의 실타래를 붙잡으려 허우적거렸다. 그건 남편의 강압적인 손길에서 느끼는 고통스러움이 아니고 시간이 갈수록 깊이 빠져드는 치명적인 희열의 늪이었다.

“읍, 읍, 아 으, 으 읍........”
“헛~! 지아........!음........”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진우는 갈증을 느끼며 안개속을 달리고 있엇다. 그는 허기진 야수가 되어 들판을 달리고 그녀는 날겟짓을 퍼득이며 날아가는 요정이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환상!
하나가 되어 서로를 갈구하는 그들의 뜨거운 심장은 멈추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거실에 걸린 벽시계의 쾌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발가벗겨진 알몸이 흔들리는 그녀는 점점 무아지경의 안개속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하 읍, 으 읍, 아, 나, 나.......”

높은 등성을 헤매는 지아는 어디엔가 매딜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환희~! 남편이라는 남자에게서 벗어나려는 거부감이 아니고 희열을 갈구하는 실타래에 매달려 있었다. 몸속의 돌기들이 마찰당할때마다 민감해지고 심장이 터질 것만같았다.

높은 구름속으로 떠올랐던 그녀는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 별안간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밑으로 추락하는 치명적인 절정! 그녀는 자지러질것만 같았다. 저절로 상체를 들어올린 그녀는 급히 숨을 멈추었다. 그리고 절정의 실타래를 붙잡고 매달리며 머리를 뒤로 젖혔다.

“지. 진우........오빠~! 하읍, 어떡해........!”

진우는 바들바들 떨던 지아가 왈칵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에 깊이 숨을 몰아쉬었다. 환상적인 그녀의 표정에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았다. 그녀가 허벅지를 조인 탓에 페니스가 더욱 옥죄였다. 그는 페니스가 뜨겁고 매끄러운 샘물에 휘감기는 것을 느꼈다.
오르가즘에 빠져든 그녀 황홀한 모습은 무척 선정적이었다. 아! 내사랑! 그는 매끄러운 열기로 가득한 그녀 몸 속 깊이 페니스를 밀어넣었다.

“하 읏~! 난 몰라........”

동시에 벌린 입술을 다물지 못하는 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눈동자를 일그러트리고 올려다봤다. 그녀는 몸 속 깊이 들어온 남성이 뼈끝까지 잇닿은 충격을 받은 것이었다. 거친 숨을 헐떡이는 진우는 빠르게 페니스를 진퇴시켰다. 그리고 그녀를 부둥켜 안으며 경직되었다.

“헛~!”

몰아쉬는 신음을 내뱉는 진우는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감정이 폭발하는 오르가즘의 절정이었다. 지아의 사랑을 소유했다는 감격이었다. 그녀의 몸 속 깊이 자신의 영혼까지 밀어 넣었다. 그의 가슴에 갖힌 그녀가 몽롱한 눈빛으로 올려다봤다.

“음! 오........빠.......!”

흐려진 눈빛이 흔들리는 지아의 둔부가 꿈틀거렸다. 그녀는 몸속 깊이 뿜어져 들어오는 또 다른 희열을 느꼈다. 그것은 역겨운 남편의 분비물이 아니고,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애정이었다. 열정으로 가득한 그의 눈빛을 의식하는 그녀는 나른한 행복감에 빠져들었다.

지아는 현기증을 느끼는 환상에 젖어들었다. 그러나 환상이 아니고 현실이었다. 여자로서 처음 빠져드는 엑스터시의 물결이었다. 오랜 시간을 오아시스의 늪을 헤매이던 그녀는 나른함에 빠져들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수 없는 행복감이었다. 그러나 온 몸을 축 늘어트리고 있던 그녀는 이내 밀물처럼 밀려오는 또 다른 엑스터시의 희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순결한 두 영혼과 육체가 만나 함께 결합하는 섹스일수록 더 격렬하고 감미롭다고 했다. 뜨거운 열정의 시간들이 파도처럼 몰려왔다가 밀려나가기를 반복했다. 지아는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 태어나는 감정이었다. 진우의 가슴속에 파묻힌 그녀의 촉촉한 눈동자에는 행복한 기쁨으로 가득했다. 그럴수록 현실로 되돌아가야하는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지금 현실에 만족해요?”
“죽을때까지 지아를 지켜주고 싶어! 하지만........”

“아니, 지금 생활이 만족스럽냐고?”
“음.......! 사실은........”

말을 중단한 진우가 지아를 빤히 내려다봤다. 그는 더 이상 그녀에게 속 마음을 감추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가정을 파멸로 몰아간 그녀의 남편에 대한 복수심이기에 어쩌면 모험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복수심보다 중요한 삶이 되어 있었다. 심각해지지 않을 수 없는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난, 악몽을 꾸지. 거의 매일 밤......! 그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살아가고 있어. 그런데 그 악몽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은.......”
“..........!?”

“권 회장에게 되돌려 줄 수 밖에 없어........”
“무, 무슨 말.......!?”
"............"

동그란 눈동자로 지아가 올려다봤다. 그녀의 시야에 진우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흔들렸다. 그가 그녀의 양볼을 받쳐들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말을 기다리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짐작은 했지만.........! 신화에 있는 이유가 있지요? 그래서......”
“음~! 내 가족을 살해하고, 내 가정을 파멸시킨 장본인이 최씨 형제야. 난, 항상 그 순간을 떠 올리는 악몽의 시달림에서 벗어 날 수가 없었어. 그래서.........”

희미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진우는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기억을 지아에게 들려 주었다. 그것은 중간중간 끊어진 기억의 테입을 연결시키는 악몽들이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목적이기도 했다.
이따금 격해지는 감정을 누르는 그의 목소리! 그리고 침묵이 이어졌다. 진우가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벗어서 지아의 목에 걸어주었다. 그리고 침묵을 깨고 그가 다시 말했다.

“이건 부모가 나에게 남긴 영혼인데. 지아가 간직해. 혹시 나한테 무슨 일이 셍기면, 나대신 기억해 줘.”
“..........!”

“악몽에서 벗어나는 시간은 멀지 않았어. 그 순간부터 지아는 내 삶의 전부야. 지아는 내 여자야! 두렵지 않아.......!?”
“무서워요. 하지만 기다릴게......”

지아의 눈동자에 맺힌 이슬이 반짝였다. 그녀는 남편을 포함한 최씨 집안에 복수하려는 진우의 말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다소 두렵기는 하지만 그녀는 악마같은 남편에게서 벗어나기를 원할 뿐이었다. 막막한 심정이었던 그녀를 구제하려 것은 진우의 사랑이었다. 또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그녀의 갈망 또한 진우에 대한 사랑때문이었다.

세상에서 남성이 가장 소중하게 소유하고 싶은 것은 여성의 사랑이고 마음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는 아니다. 성적인 본능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더욱 사랑을 승화시키는 것이다. 여성의 성욕은 혈관내에서 생기는 하나의 규율이지만 남성을 통해 완전한 완전한 여성이 된다.
지아는 진우의 진정한 정신적, 육체적인 사랑을 통해 새삼스럽게 자신의 존재를 의식할 수 있었다.

탐험가가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듯이 지아는 새로운 삶의 기쁨에 감동했다. 또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진우는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하게되어 가슴이 벅찼다. 그것은 지아가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한 것이었다. 그들은 마치 오래된 연인의 해후처럼 꺼지지 않는 불길의 환상속에서 하나가 되었다.

다음날 동이 트기전에 서울로 올라간 진우는 지아를 집 앞에 내려주고 회사로 출근했다. 지아는 멀어져가는 그의 승용차를 바라보며 머뭇거렸다. 홀로 남겨졌다는 쓸쓸함과 함께 식구들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태연하게 집안으로 들어갔으나 가정부 조 숙희가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은 당연했다.

지아는 항상 집안에서 영혼을 잃은 허수아비같았다. 식구들이 그녀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기에 조 숙희는 그녀가 침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외박까지 하고 들어오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어디서.......!? 자고 왔어요?”
“왜!? 친구 집에서 잤는데, 내일에 상관하지 마!”

퉁명스럽게 한마디 쏘아붙인 지아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살피는 조 숙희는 고개를 가웃거렸다. 항상 감정도 들어내지 않고 우울했던 그녀의 표정은 왠지 생기가 느껴졌다. 또한 요즘 말도 하지 않고 외출하는 그녀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지아는 진우의 가슴에 안겼던 순간,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수 있었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사랑의 희열이었고 여자의 본능이었다. 하지만 잠을 설쳐서 피곤했다. 그녀는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 그녀는 잠속에서도 진우와 같이 여행을 하며 즐거워하는 행복한 꿈을 꾸었다.

저녁 나절에 눈을 뜬 그녀는 적막감에 휩싸였다. 항상 혼자였것만 진우가 곁에 없다는 쓸쓸함이었다.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그녀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진우의 전화번호를 누르려다가 멈추었다. 몇 번인가 다이얼을 누르려던 그녀는 침대 모포를 붙잡고 웅크렸다. 가슴을 뜨겁게 했던 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잠시 눈을 감고 있던 그녀는 벌떡 일어나 화장대 앞에 앉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여자가 거울에 자기를 비춰 보는 것은 단순히 자기의 자태를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그녀는 진우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부리나케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지아는 자신의 생기없는 허약한 모습을 지우가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래! 악착같이 살아야 돼! 혼잣말을 중얼거린 그녀는 냉장고를 뒤져 반찬을 꺼내놓고 가스레인지에 찌개 냄비도 올려 놓았다. 부글부글 끓는 찌개를 탁자위에 올려놓고 식사를 하는 그녀는 귀가하는 진우를 떠올렸다.

식사를 끝낸 지아는 거실을 배회하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낙옆 떨어지는 소리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어둠이 내려도 진우는 귀가하지 않았다. 마음이 안정되지않는 그녀는 거실로 나가 오디오의 전원스위치를 올렸다. 그리고 볼륨을 높였다. 거실 안에 CD에서 흘러나오는 가수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조숙희가 주방으로 나왔다.

“........!?”

거실을 내다보는 조 숙희의 표정이 얹짢았다. 갑자기 오디오 볼륨을 높였기 때문이었다. 정원을 지나치던 관리인 최 광섭이 한동안 거실 창문 안을 들여다봤다. 지아는 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소파에 비스듬이 기대앉았다. 그녀는 예전과 달리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 오히려 그녀는 그들이 뭐라고 하면 트집이라도 잡을 표정이었다.

그러나 태도가 변한 지아를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시큰둥해진 그녀는 저녁준비를 하는 조 숙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평소애 관심이 없던 살림에 대해서 혼잣말처럼 재잘거렸다. 조 숙희가 저녁식사 준비를 끝내고 나서도 진우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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