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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18 729회 0건
아쿠아 - 55









드디어 훈련의 날이 밝았습니다. ㅎ

제글을 기다려주시는 분들도 많으시고..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그래도 힘닿는데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허접하고 별볼일 없는 글이라도 재밌게 즐겨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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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긴장되~!!! 으으으...야! 이아영! 넌 긴장도 안되냐? 뭔 아침밥을 그리 먹어?"

"응? 아..잘 먹어야지 잘하지~"

"속편한 녀석.."

"그보다 니가 긴장한다는게 더 웃기다~ 뭔 긴장이냐? 잘 하지도 못하는게~"

"야! 너보다 낫거든? 근데 너 왜이렇게 눈이 땡땡 부었냐? 라면먹고 잤냐?"

"아...-_- 몰라 바보야~ 밥이나 먹어~"


여전히 정신없는 아침식사..

별 생각없이 시작한 하루지만 유난히 유진이가 훈련땜에 긴장이 된다며 설레발을 친다.

아영이말대로 유진이가 긴장을 하다니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다.

뭐 어찌됐든 조금은 긴장을 한채로 그렇게 우린 아침식사를 한뒤 학교로 향한다.

어제의 쾌청한 하늘은 오늘까지도 이어졌다.

상쾌한 바람과 조금은 차갑지만 깨끗한 공기가 우리의 비강과 폐를 씻어낸다.

.......


방과후..


"준비는 다 된거니?"

"네!"

"잊은거 없이 다들 잘 챙겼지?"

"네!"

"아 재인이는 이번에 훈련가면 오빠 언니들 하는거 잘 보고..앞으로도 니가 우리학교 수영부를 홍보해야하니까 ㅋ"

"네? ㅋ 전 완전 초짜인데요 ㅠ"

"뭐 혹시 아니? 너나 니 얼굴보고 우리학교로 아이들이 몰려들지 ㅋ"

"ㅋㅋ아녜요 ㅋㅋ"

"어쨌든..시합전 마지막 훈련이니까..다들 신경써서 열심히 하도록 하고..저번엔 재희랑 하윤이 둘만 가느라 뭐 제대로 못하고 온것도 있지만 이번훈련은 기대하는 바가 크다"

"네!"

"그럼 출발~"


수업을 마친 우리는 그쪽 학교에서 보내준 승합차에 하나둘 몸을 싣는다.

우리는 약간은 상기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긴 숨만을 내쉬고 있을 뿐이다..

유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말없이 그저 멍하니 차창밖만 바라보고있다.


"야~ 이유진~ 넌 아까 아침부터 왜그렇게 흥분되어있어? 너답지않게 긴장도 많이 하고.."

"아..그르게~ 아무래도..제대로 된 훈련은 처음인것 같아서.."

"에이~ 전에 언니랑 아영이랑 나랑 셋이 갔었잖아 예전에~ ㅎ 그리고 시합도 아니고 왜그래?"

"응? 아 그때는 나나 아영이는 완전 초보였을때고...너랑 가연이 위주로 한거니까...근데 이번엔..뭔가 다같이 뭔가를 하는거 같아서..왠지..좀 뿌듯하다고 해야하나? ㅋ"

"와~ 이유진 니가 그런말 하니까 이상해~ ㅋㅋ"

"야! 닥쵸!"

"야~ 아무도 너한테 기대 안하거든? ㅋㅋ그냥 맘편히 해~"

"아영! 너야말로 아무도 기대안하거든? 내 발목이나 잡지마라~"

"그니까 난 맘편하게 있잖아~"

"우끼시네~ 아까 출발하기전에 화장실을 몇번을 다녀오고는~"

"야! 그건 물을 마니 마셔서 그런거지!"

"ㅋㅋ"

"유진이! 그리고 아영이!"

"네 선생님!"

"뭐 조금씩 긴장을 하는것도 좋은거야~ 근데 유진이는 너무 한거같고 아영이는 너무 안한거 같으니까 서로 좀 챙겨줘라~ ㅋ"

"아..ㅋ네.."

"그리고 유진이가 말한대로..이번에는 너희들에게 거는 기대도 있으니까 열심히 해봐..뭐 시합이나 선발전엔 나가지않는다고 해도 마지막 훈련이 될수도 있고..다같이 하는 마지막 수영이 될 수도 있는데..후회없게 해야지~ 멋지게 팀복까지 맞췄으면서~"

"아 넵!!"

"네!!"


그렇게 다시한번 우리들의 마음을 다잡고는 아까와는 조금 달라진...조금은 밝아진 표정으로 여전히 차창밖의 풍경과 다시 마주한다.

아영이와 유진이는 뒷자리에서 또다시 티격태격중이지만..저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그녀들이 지금 서로에게 보여줄수 있는 응원이라 생각한다.

어느덧 차는 옆동네로 들어서고 상대 학교가 가까워질수록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씩 가슴이 살짝 뛰기 시작한다.

이정도의 긴장감은 항상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던 하윤이가 갑자기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생긋 웃으며 말한다.


"잘하자 우리~"

"아..응! 그래야지!"


그러고는 다시 한번 이쁘게 웃고는 아래쪽에 내리고 있던 내 손을 살짝 잡아온다.

그에 보답해 나역시 그녀의 보드라운 손을 따뜻하게 꼬옥 잡아준다.

차가 학교운동장을 지나 주차장쪽으로 들어가고 선생님을 필두로 우리는 하나둘 차에서 내린다.

저번에 와본적이 있는 곳이지만 새삼스래 낯선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저번보다는 꽤 든든한 마음이다...유진이와 아영이 재인이 때문인걸까..

괜시리 어깨가 으쓱해지고 코평수가 넓어지는것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우린 지난번과는 다르게 혜린선생님과 함께 체육부실쪽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혜린선생님과 그 남친..지난번 호쾌한 남자선생님을 뵐 수 있었다.


"이야!!! 오셨군요~

"아 언니! 왔어?"

"응~ ㅎ 너흰 아직 수업 다 안끝난거지?"

"응! 조금있으면 끝나는데 그전에 애들 방 배정해 주고 스케줄 공지 해주고 그러면 될거 같애~ 오늘은 오후엔 OT만하고 저녁식사하고 그 후에 간단히 몸만 푸는 거니까.."

"아 오케이~ 그럼 우리애들은 내가 알아서 한다~"

"아 응! 얘들아 오랜만~"

"아 안녕하세요~"


저렇게 우리를 아는 티를 내도 되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계시던 남자 선생님이 의아한듯 새롬선생에게 추궁을 하고있다..


"아니 새롬 선생님! 쟤네들 아는거예요?"

"아~그게~ ㅋ 전에 저 학교에 염탐갔다가~ 어쩌다가 인사하게된거죠 뭐~ ㅋㅋ"

"아 ㅋㅋ스파이 실패군요!"


잘어울리는 한쌍이다..

그렇게 인사를 드리고 체육부실을 나오는데 뒤에서 새롬선생이 내 엉덩이를 툭 때리시며 장난스런 표정과 변함없는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다.


"기대한다~"

"네? 아..네 뭐 ㅋ"

"열심히 해~ 얘네들도 만만치 않을거니까~"

"넵! ㅎ"


우린 밖으로 나와 선생님의 지시에 귀를 기울인다.

우선 방배정....

많은 반대와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리라 예상했지만..의외로? 꽤 깔끔하다...


"우선..아영이 유진이~ 니네들은 A동 301호 같이 쓰면 되고..하윤이랑 재희는 그 윗층 401호 같이 쓰면 되~"

"네!"

"아 뭐야~ 왜 쟤네들 둘이 한방써요? 이거 주최측의 농간아녜요?"

"음 재희가 혼자 남학생이다 보니 이쪽에서 미처 준비 못한것도 있고..뭐 저번에도 같이 썼는데 뭐 이번에도 자발적으로들 그런다니까.."

"뭐야! 저번에도 같이쓴거야? 그래서 죽쑨거 아녜요 재희?"

"아 그런가? 재희! 그런거니?"

"아..아녜요 뭐가 그런거니예요 ㅎㅎ"

"치..아주 좋아 죽는구만그냥..가자 아영! 거봐~ 우린 낙동강 똥덩어리라구했잖아~ 하윤이 쟤도 말을 안해서 그렇지 은근히 할거 다하고 호박씨 다 깐다니까~ 쳇"

"아 언니! 뭐라는거야~~"

"아영~ 괜찮아?"

"응..괜찮아 걱정마 재희^^"

"너희들 이따가 늦지말구 와~ OT 4시에 수영장이다!"

"네~"

"자 재인이는 선생님이랑 가자~"

"네? 아..네~"


그렇게 우리들은 각자 방으로 흩어지고 나와 하윤이는 살짝은 어색한 느낌과 함께 우리 숙소로 향한다.

문을열고 들어가자 지난번 그 방보다 높은 층에 위치했을뿐 구조나 크기 바깥 풍경은 똑같았다.


"왠지 좀 새롭다~"

"응? 뭐가?"

"아니 지난번에 왔을땐 어쩌다보니 어쩔 수 없게 같이 쓴것도 있지만..이번엔 왠지 의도한거 같아서.."

"아 ㅋㅋ그런가? 근데 정말 괜찮아 하윤이 넌?"

"응? 아 뭐 어쩌겠어~ 난 괜찮아~"

"그럼 다행이지만...아 화장실 가고 싶음 말해~ 베란다 나가있음 되니까"

"아...아 뭐라는거야 정말!ㅋㅋ"

"ㅋㅋㅋㅋ"


짐을 정리하고 문을열고 환기를 시킨다.

쾌청한 날씨덕에 햇빛과 서늘한 바람이 우리방으로 들어와 쾌적함을 선물해 주곤한다.


"야!!!! 이재희!!"

"응?"

"야!!! 안들리냐? 안들리나?"

"뭐야?"


테라스에 나가 잠시 멍하니 그렇게 바람을 맞고 있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잘 들어보니 아랫층이었다.

고개를 내밀어 아랬쪽을 내려다보니 유진이가 베란다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위를 향해 소리치고있었다.


"오오~ 야! 넌 왜 부르는데 대답을 안해!?"

"얔ㅋㅋ 뭐하는거야~ 아직 여기 수업중이란 소리 안들려? 그렇게 꽥꽥 소리지르면 어떡해?"

"아 뭐 어때? 그나저나~ 너 하윤이랑 둘이 있다고 허튼짓 하면 죽는다~"

"아 뭐래~ 연습 생각이나 해~"

"체~ 어쨌든 죽어~!!! 그럼 이따가 OT때 봐~!"

"ㅋㅋㅋ"


그렇게 베란다에서 한층을 사이에 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그녀가 쏙 들어가고 어느새 하윤이가 옷을 갈아입고는 머리를 묶어올리며 베란다로 나와 나와함께 밑을 바라본다.


"유진이야?"

"응 ㅋㅋ 아 정말..부끄러버서 참..ㅋ"

"정말 잘들린다 ㅋㅋ"

"그러게 ..근데 옷 벌써 갈아입은거야?"

"응..왜?"

"그냥 방에서?"

"응..왜?"

"야~ 그렇게 말도없이 훌떡 훌떡 갈아입다가 내가 만약 뒤라도 돌면 어쩔라고 그랬어~"

"ㅋㅋ뭘 어쩌긴 어째~ 소리지르면서 뭐라도 던져야지~"

"아..-_-그래?"

"ㅋ 유진이랑 그렇게 고개를 쭉 내밀고 소리지르고 있는데 돌아볼것 같지도 않았고~ 그냥 후딱 갈아입는건데 뭐.."

"아항...생각이 깊은 아이로구나 하윤이 너..-_-"

"뭐래 ㅋㅋ 너도 옷 갈아입어~"

"아 응...나는 뭐 집어던지지 않을테니까 돌아봐도 되~"

"아 뭐래 정말 ㅋㅋ"

"ㅋㅋㅋ 빨리 갈아입을께~"

"응^^"


그렇게 그녀를 베란다에 잠시 놔두고 옷을 후다닥 갈아입는다.

별로 가릴것은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와 한방에 있다는것 자체가 흥분이 되는 요소였다.

그리고 천천히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복도에서 탁탁탁 발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우리방문앞에 멈춘다.

누군지 말안해도 알것 같았다..


"벌컥!!"

"야!! 니들 무슨짓했어!"

"아 정말...문짝 떨어지겠다!"

"뭐야뭐야~ 수상해~ 왜 여기 분위기 이렇게 알콩달콩해?"

"아 머라는거야 정말 짐정리 하고 있는데~"

"일루와 이재희~ 소지품 검사!! 쓸데없는거 갖고온건 아니겠지?"

"참나 ㅋㅋㅋ아 정말 니들 나가! 정신없어!"

"뭐야뭐야~ 우리 내보내고 뭔짓 할라고!"

"아 언니!"


어째 아까 별탈없이 지나간다 했다..-_-

유진이와 아영이는 그 핑계로 우리 방에 올라와 또다시 왁자지껄 한바탕 논다.

그덕분에 굉장히 긴장이 풀어지긴 했지만 너무 풀린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OT시간...

우리방에서 다같이 정신없이 웃어제끼던 우리들은 천천히 준비를 하고 단체 팀복으로 갈아입고는 천천히 수영장쪽으로 향한다.

가는길에 간간히 하교하는 이쪽 학생들이 우리쪽을 바라보며 넋을 놓기도 하고 수근거리기도 한다.

유진이는 뭐가 좋은지 헤헤 거리며 실없는 웃음만 짓고있고 아영이는 살짝 긴장한듯한 모습..나와 하윤이는 별 생각없이 그렇게 수영장쪽으로 간다.

그곳에 도착하니 이미 이쪽 아이들은 새롬선생님과 남자선생님 주관하에 다같이 모여 줄을 맞춰 서있었고 우리의 등장과 함께 모두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향한다.

자랑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왠지...민망한 마음도 함께..커지기 시작한다.

아영이는 아예 하윤이 뒷쪽으로 몸을 피해 살짝 가려 있었고 유진이만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며 예이!!!!! 를 외치고 있었다.

다행히 새롬선생님이 격한 리액션으로 우릴 반긴다.


"꺄아아아~ 완전 귀여워~!!"

"귀..귀엽다뇨!!! 멋진거지!!"

"아무렴 어때~~ㅋㅋ 니네 팀복이야?"

"네..뭐 일단은..?"

"자기~ 우린 왜 저런거 없어?"

"응?그...그러게...우리도..해달라고 할까?"

"응!! 저런건 보고배우란 말야!"


학교일과가 끝났다고 바로 자기자기 거리는 애교스런 그녀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혜린선생님과 재인이는 보이질 않는다.

우린 새롬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우리쪽 자리로 옮기고 일렬로 단상을 향해 선다.

아이들의 웅성거림과 수근거림이 함께 들려오고 우린 꽤 어깨에 힘이 들어간채 그렇게 딱딱하게 굳어 정면만 바라본다.

그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탁 치며 앞으로 나간다.


"왜이렇게 다들 굳어있어? 벌써 기죽은거야?"

"아 선생님~"


선생님이 재인이를 데리고 우리가 서있는 곳을 지나치면서 우리 한사람한사람의 어깨를 툭툭 치시며 긴장을 풀어주시고 앞으로 나가신다.

근데..재인이는 어딜 데려가시는지 단상엔 왜 데리구 가시는거야..-_-


"언니 우리가 완전 주눅들었는데? 언니도 팀복 같이 한거야? 와~"

"이거 쟤네들이 선물준거야~ 기특하지 않냐?"

"와~ 부럽다~ 내껀..ㅠㅠ"

"니껄 왜 줘? ㅋㅋㅋ나중에 우리학교로 오던지~ 그럼 내가 하나 해줄테니까~ ㅋㅋ"

"됐네요~ㅋ 재인이도 안녕~?"

"아..네 안녕하세요~^^"


왜 재인이가 단상위에 함께 올라간건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등장에 이학교 학생들의 탄성소리와 수근거림이 달라진다.

그도 그럴것이..팀복을 입고있는 그녀는 뽀얗고 하얀 옅은 갈색머리와 파란눈을 한 인형같은 한 소녀가 귀여운 운동복을 입고 마스코트처럼 선생님 옆에 붙어있는 모습이 남자건 여자건 이목을 끌기 충분했던 것이다.


"근데 재인이는 왜 여기 같이 올라온거야?"

"얘? 얜 우리 수영부 마스코트!"

"엥? 아하하하하~ 와~ 언니네 진짜 제대루다~ 멋져멋져!"

"그치? 니네들 남학생 눈좀 흔들어서 제실력 발휘못하게 할라고~"

"어머~ 그건 반칙인데?"

"그게 왜 반칙이냐? 흔들리는 놈들이 바보지~"

"근데 재인인 수영계속 연습했니?"

"네? 아..네.."

"꾸준히 해~ 소질있으니까.."

"아 맞다 새롬이 니말대로 내가 보니까 좀 보이긴 하더라..우리학교 장거리 선수가 별로 없는데 재인이 잘 키우면 될거같기도 하고.."

"그치? 지구력이 좋더라고..끈기도 있고.."

"그러게~ 얼른 오티나 시작해..잡담그만하고~"

"아 맞다 ㅋ"


우린 그렇게 팀복을 입은 선생님과 마스코트 재인이의 등장으로 살짝 민망했던 마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뿌듯함만 남게 되었다.

새롬선생님은 간단한 소개와 인사..그리고 이틀간의 스케줄에 대해 말씀하시고 또 내년 대회에 대해서까지 살짝 언급을 하신다.


"우선 오늘은 간단히 각 학교 몸풀기위주로 저녁식사후에 예정이 되어있구요~ 내일은 오전엔 합동훈련..그리고 오후엔 개인기록측정..그리고 일요일 오전에 팀별기록측정 후 마무리 됩니다."

"네~!!"

"그리고 이 훈련 이후에 내년 대회나 그 후 선발전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저에게 오셔서 말씀하시면 되구요~ 알겠죠?"

"네!!"


그렇게 간단히 OT가 끝이나고 우리는 식사를 하기위해 학교식당으로 향한다.


"헤이~ 오랜만~!"

"아...오랜만.."

"하윤이도 오랜만!"

"아 응~"


정원이였다.

여전히 넋살좋고 사람좋은 웃음으로 내 어깨를 툭 치며 밝게 인사를 건내고 있다.

연습때문인지 아니면 몸무게 감량을 하고 있는것인지 저번보다 살짝 수척해보였지만 더 다부진 체형을 가지게 된것 같아보였다.

지난번처럼 대충하거나 정신빠져서 하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너도 대회 나가는거야?"

"응? 아 뭐...그럴거 같은데..? 너도?"

"아 그러게 거기까진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새롬선생님이 나가보라고 해서..뭐 어떻게든 되겠지?"

"아 맞다..너희 사촌 누나라며..?"

"뭐야~ 거기까지 아는거야? 야~ 그래도 낙하산이나 뭐 부정그런건 없으니까 의심하지마~"

"ㅋ 그런거 아냐~ 그냥 좋은 환경이구나 싶어서~"

"전엔 니가 제 컨디션이 아니었으니 제대로 같이 못했지만 이번엔 같이 잘해보자~"

"아 그래.."

"하윤이는 당연히 대회 나갈꺼지? 우리 누나가 넌 지금이라도 데려가고 싶다고 징징거리던데.."

"아...해봐야지..뭐.."

"ㅋㅋ아직도 내가 불편한거야? 왜 쳐다보지도 않고 말해..."

"아니야 그런거...괜찮아...그리고...."

"응? 그리고?"

"아니...그 미안.."

"응? 아하하하 에이~ 뭘 이제와서 미안이냐~? 넌 너대로 뭐 생각이 있었겠지~ 앞으로 잘 하자 다 같이~ ㅎ 혹시 알아? 우리 셋이 선발되어서 나중에 같이 국가 대표로 셋이 서게 될지~ ㅎ 물론 그때가진 라이벌이지만.."

"그러게 ㅎ"

"어쨌든 밥 먹고 이따가 보자~"

"아 응!"


그렇게 훌쩍 떠나가는 정원이였다.

나와 하윤이는 우리 아이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쪽으로 가서 함께 자리한다.


"얼른 먹어~ 여기 우리 학교보다 밥은 맛있는데?"

"ㅋㅋ마니먹어라~"


열심히 밥을 입에 꾸겨넣던 유진이가 우리를 챙긴다.

하윤이와 나는 그옆에 마주앉아 식사를 시작한다.


"괜찮아?"

"응? 뭐가?"

"아니 정원이..아직도 불편하고 그런거야?"

"아냐 그런거..그냥..니 앞에서 그아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서..그래서..그냥.."

"응? 에이~ 뭘 그렇게 신경써~ ㅎ 저아이는 저아이나름대로 노력하는거 같고 나쁜아이같아 보이지도 않는데 뭐..ㅎ"

"알아 나도 ㅎ"

"그리구 과거에 저아이가 어땠는지 너랑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지만..지금은 아니잖아..^^걱정하지마"

"아..응^^ 고마워 재희"

"밥먹자~^^"


그녀가 한결편해진 표정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우리는 잠시 남는 시간에 휴식을 취하려 방으로 가는데 누군가 뒤에서 날 또 부른다.


"야~ 왜 안보이나했네~"

"아..."

"뭐야~ 여친은 아직 다리 안나은거야? 꽤 오래가네? 하긴 나도 오래하고 있는데.."


이명진...

그아이를 보니 가연이와 가연이의 아픈 과거가 내 뇌리를 스친다.

저렇게 아무렇지않게 히죽거리며 인사하는 모습이 꼴사나웠다..

난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그 히죽거리는 면상을 보고는 그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벽으로 밀어부친다.


"컥...야...큭....뭐야..왜이래.."

"재희!! 왜그래!!! 재희야!!"


하윤이역시 놀라서 나를 향해 소리쳤고 아영이와 유진이는 멀뚱멀뚱 놀란눈으로 쳐다만 보고있다.

주위에 아이들이 하나둘 쳐다보기 시작했고 정원이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우리쪽으로 뛰어와 나를 뜯어 말린다.

난 명진이의 멱살을 쉽사리 풀지않고 나즈막히 그에게 말을 건낸다.


"또한번 니 입에서 가연이 얘기나오면 가만안둔다.."

"큽...야..정원아 얘 좀 말려봐.."

"재희!! 왜그래!! 이거 놓구 얘기해!"


그제서야 나는 명진이의 멱살을 풀고는 켁켁거리는 그를 한동안 바라본다.

그는 상체를 숙이고는 정원이의 부축을 받고있었고 하윤이는 내 팔을 잡아끌며 나를 말린다.


"아..하나만 묻자...너하고 또 한명...누구냐 그놈은.."

"무...무슨소리야 큭...콜록.."

"진짜 무슨소리 하는지 다 떠벌려 줄까? 빨리 말해..."

"크...흑...무슨소릴 하는거야...진짜..나혼자....."

"너희들 모하는거니!!"


복도 끝에서 혜린선생님이 우리쪽을 향해 소리치는게 들렸다.

그옆에 새롬선생님과 함께 걱정스런 눈빛으로 우릴 바라보고계신다.

그렇게 나와 명진이는 새롬선생님과 우리 선생님의 인솔하에 체육부실로 따른다.


"대체 무슨일이야! 재희! 너 그런애 아니잖아! 왜그런거야?"

"....."

"명진이 너도 무슨얘긴지 말해봐.."


새롬 선생님의 다그침에 명진이는 한동안 묵묵부답하더니 곧 모든게 자신이 잘못한 거라며..자신이 시비를 걸어서 내가 화를 낸것이라며 거짓을 말한다.

하긴 사실대로 말하면 피차 좋을것은 없었으니까..

그렇게 새롬선생님께 꾸중을 듣고는 돌아가라는 말과함께 그는 내 옆을 지나가면서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남긴체 체육부실을 빠져나간다.


"재희야 미안..명진이가 저런애가 아닌데 왜 그랬는지..참....미안...언니, 언니도 그만하구 애들 쉬게 올려보내..나 잠깐 애들한테 얘기좀 하고 와야겠어.."

"그래..다녀와.."


혜린선생님은 여전히 나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신다.

난 그 시선을 살짝 피해 멍하니 그녀앞에 서있었다.


"무슨일이야.."

".....명진이 말대로..."

"하아....니가 그런 시덥잖은 시비에 멱살까지 잡을 아이니?"

"...."

"말안할거야!!!"


선생님이 소리치시는건 처음 들었다..

살짝 놀라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의 눈엔 눈물이 고여있다.


"니들 마지막 훈련..좋게 마무리 짓는다면서! 그런 너희들 보고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는지 알기나 해? 근데 니가 지금 이러면 어쩌자는건데.."

"...죄송해요.."

"쟈희 너 그렇게 감정컨트롤 안되고 그러게 무자비한사람 아니잖아!"

"...."

"뭣때문에 지금에 와서 그딴 헛 시비에 체력을 낭비하니?"

"...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해요..."

"하아...가봐.."

"죄송해요..."


그녀는 나의 끝없는 사과에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살포시 안는다.

그 믿음에 내 코끝까지 찡해지고 그녀는 몇번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삼키는가 싶더니 곧 고개를 떨어뜨린다.


"하아...정말..애들끼리 일이니까 뭐 끝까지 추궁하는것도 그렇고...그 아이가 시비를 걸었다고는 하지만..너도 잘한거 없으니까..나중에 보면 사과해 너도.."

".....네.."

"마지막 훈련인데...잘해야지...뭐니 이게 남의 학교까지와서.."

"죄송해요.."

"하아...들어가서 쉬어라...이따 연습해야되니까..."

"네...죄송해요 선생님...걱정하지마세요.."

"걱정시키지나마!"

"네.."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과함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복도에 하윤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괜찮냐는 말만 반복한다..


"괜찮아..미안..ㅎ 가자~"

"아..응.."


그녀와 난 말없이 기숙사쪽으로 향한다.

무슨말이든 물어볼줄 알았던 그녀였는데 아무말 없이 그렇게 내 옆을 묵묵히 걷기만 한다.


"왜 아무것도 안물어봐?"

"응?...니가 말해주지않으니까.."

"말해주지않으면..안물어 볼거야?"

"말해주기 힘든거면..말안해도 되.."

"^^ 그런거 아니야.."

"괜찮아 난.."


난 기숙사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손을 꼬옥 잡고는 그렇게 걸어간다.

그녀가 살짝 눈치를 보며 흠칫했지만..손을 빼려고 하지는 않는다.


"가연이 일이야?"

"아..뭐..응..전에 가연이랑 사겼었대..저 명진이란 아이..근데 좀 안좋게 헤어졌는데..그냥 좀..그래서.."

"심각한거야?"

"음...아냐..가연이는 좀 충격이었겠지만..그냥 저 아이 입에서 가연이 얘기 하는게 듣기 싫어서 그냥 좀 ㅋ 미안.."

"아냐 나한테 미안할게 뭐있어.."

"에이 그래도...자꾸 가연이 얘기하는거 같아서 ㅋ"

"응? 아냐아냐~ 그런거 신경 안쓰여~"

"뭐야..이제보니 하윤 완전 쿨한여자 아니야?"

"뭐래 ㅋㅋ 어쨌든 지금은 내 옆에 있으니까.."

"응?...아...^^"


그렇게 말하며 더 손을 꼭 잡아오는 그녀였다.

나역시 그녀에 지지않게 그녀의 그 차가운 손을 꼬옥 잡아준다.

아무렇지 않게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유진이 아영이 재인이가 우리쪽으로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아무생각없이 손을 잡고 있던 우리는 유진이의얼굴을 보고는 부리나케 손을 놓는다.


"야!! 니들은!!! 우린 여기서 걱정하면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있는데!! 니들은 그새 연애질이냐? 아놔 걱정한 우리가 바보같지 참나!"

"야!! 니들 너무해!!"

"오빠앙 ㅠㅠ"


욕을 해대는 유진이와 아영이완달리 재인이는 울먹거리며 나에게 뛰어와 안긴다.

그런 재인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는 말과 함께 꼬옥 안아준다.


"뭐야..저건가? 야! 아영! 우리 작전도 바꿔야겠다~!"

"응?"

"재희양~~~ ㅠㅠ 괜찮은거야? 혼났으면 빨리 올것이지 그새를 못참고 하윤이만 챙기궁~ ㅠㅠ 우리도 걱정했자나~ ㅠㅠ"

"헐..."


재인이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나에게 안겨 내 토닥거림을 받는걸 보더니 표독스러운 표정을 짓던 유진이가 갑자기 저런 앙탈을 부리기 시작한다..

나와 아영이는 어이가 없어 그런 그녀의 연기에 빠져든다..


"아 놔 ㅋㅋㅋㅋ 정말..넌 좀 소름끼친다..ㅋㅋㅋ"

"체..됐어..정말 다시는 너 걱정하나봐라!"

"아 미안미안.."

"근데 왜 그런거야? 괜찮은거야?"

"아 응~ ㅎ괜찮아 미안 걱정끼쳐서~"

"치..야 하윤!!"

"왜..왜?"

"넌 우리보고 니 방에 가있으라고 그러더니 재희 혼자 독차지하고 알콩달콩 혼자 달래주려고 그런거냐? 완전 호박씨마녀야 정말~!"

"아냐 그런거!!"

"아니긴~ 쳇..."

"하윤~ 너 나빴어~!"

"아우 아영이 너까찌 왜그래~"

"치~ 됐어~ 이제 니편안해~ 유진이편할거야~"

"오오~ 거유마녀~!! 드디어 나의 매력에 매료된것인가~"

"뭐라는거야 넌 조용해!"

"재희! 우리 연합했네~"

"그래그래..-_-"

"앞으로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너하나도 벅차다 야..-_-"

"캬캬캬캬캬 그나저나 뭐 별일 없다니 다행이다...아 정말..훈련 취소되고 다 파토나는줄 알았네.."

"ㅋㅋ미안..."

"오빠 괜찮아?"

"응 괜찮아 미안 ㅎ 아 그러고보니 재인이 언제 마스코트 된거야?"

"응? 아 ㅋㅋ 몰라 정말..혜린선생님이 쑥덕쑥덕하더니 나보고 얼굴마담하라고 ㅋㅋㅋ"

"ㅋㅋㅋ근데 장거리는 무슨얘기야?"

"아 글쎄..전에 새롬선생님이 잠깐 봐주셨을때 나는 장거리가 어울리겠다고..꾸준히 연습해보라고 하셨는데...뭐 해봐야알지 ㅋ"

"호오..."

"야 이재인~ 너 언제까지 안겨있을거야?"

"메롱이네욤~"

"헐 너 일루와~!"

"꺄아악~!! 오빠~!!! 오빠앙~!!"

"우린 간다~~ 이따가봐~"

"아 응~ 쉬어~"


그렇게 유진이와 아영이가 재인이를 끌고 방을 나가고 나는 하윤이와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내 침대에 먼저 풀썩 몸을 던진다.

그러자 하윤이도 잠시 침대에 걸터앉는듯 하더니 몸을 눕혀 둘이 각자침대에 나란히 누워 그렇게 깊은 숨만 쉬고있었다.


"미안해."

"응?"

"아니..걱정시키고..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아니라니까 괜찮아..ㅎ그보다 선생님은 괜찮으셔?"

"응? 아 뭐 걱정하시지만..뭐 괜찮으실거야..ㅎ"

"마지막인데 잘하자 우리...또 걱정시키면 그땐 혼날줄 알아.."

"ㅋㅋ알았어.."


그렇게 또다시 한동안 말없이 멍하니 천장만 바라본다.


"재희.."

"응?"

"베란다 나갈래?"

"응? 아 그래!"


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베란다쪽으로 향한다.

나가서 기지개를 한껏 피고는 살짝 차가워진 밤공기를 코로 깊히 들이마시고 있다.

근데 하윤이가 나오질 않는다.

방을 쳐다보니 방에도 보이지않는다.

난 의아한 마음에 방으로 들어가니 화장실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아 ㅋㅋㅋ

난 모른척 하고는 다시 아무렇지않게 베란다에서 풍경을 보는 척 한다

곧 얼마 지나지않아 그녀가 베란다로 나오고 내 옆에서서 큰 숨을 들이킨다.


"야...화장실 가고싶으면 말하지..ㅎ"

"에? 아..아냐아냐!"

"아니긴! 난 왜 너 안나오나 했네~"

"아냐~ 원래 같이 나올라고 했는데 그..너..나간김에..잠깐 갔다가...올라고..근데..방에 들어왔던거야?"

"응? 아니..안나오길래...뭐하나 했는데...방엔 안들어갔어.."

"으응.."

"ㅋㅋ"


그렇게 그녀는 살짝 수줍은듯 한 표정으로 나와함께 베란다에서 바람을 쐰다.

살짝 사건이 있을법했지만 그래도 별일 없이 넘어간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경솔한 행동으로 모든것을 망칠 뻔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꽤 아찔하게 느껴졌다.


"근데 아까 재희 너 화내는거 처음봤어.."

"응? 아..그래? 흠..ㅋㅋ그러고보니 화 안내는데...나도 어색하더라.."

"아냐..꽤 무서웠어..."

"아..아냐..."

"그래도 그렇다고 내 목소리도 모른척하고 그럼 안되 다신.."

"아..미안....그래도 니목소리 다 들었어~"

"뭐야 그럼 듣고도 무시했다는거야?"

"응? 아냐아냐 ..ㅠㅠ 미안.."

"ㅋㅋ 근데 나를 위해서도 그렇게 화낼거야?"

"음? 야~ 만약에 그 주제가 하윤이 너였다면 명진이 걔는 지금 살아있지못할걸?"

"아하하하하 ㅋㅋㅋ뭐야 그게~ ㅋㅋㅋ쎈척하기는 ㅋㅋㅋ아 ㅋㅋㅋㅋㅋㅋ"

"야..아 정말..민망하게..진짜야~!!"

"아 ㅋㅋ알았어 알았어 ㅋㅋㅋㅋ"

"ㅋㅋ"


완전히 크게 웃는 그녀였지만 비웃음이나 비아냥은 아니었다.

기분좋은 웃음과 재밌다는 의미가 함께 어우러진 만족스런 웃음이었다.

그날 저녁 연습은 무난하게 흘러갔다..서로 탐색할것도 없이 각자의 레인에서 몸을 푸는 형식으로 천천히 여유있게 즐기듯이 했다.

하윤이도 하윤이고 아영이와 유진이도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고 봐줘가며 열심히 연습을 한다.

나도 그녀들 사이에서 천천히 몸을 풀고 내일 본격적인 훈련에 대비한다.

그녀들보다 먼저 몸을 씻고 나와 수영장앞 정원으로 나와본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바깥공기를 쐬고있는데 한쪽 밴치에 앉아있는 명진이가 보인다.

나는 살짝 머뭇거리다가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

"아....재희.."

"뭐...아무리 그래도...나도 미안했다.."

"....아...아냐...내가 더 미안하지..."

"뭐...내가 그러는것도 이상하긴하지만...그냥 놔둘수가 없어서.."

"....."

"그리고...내가 기억을 찾아가고있고..그렇게 좋아지고 있긴하지만..너란 아이는 아직 기억에 없는듯해..뭐..기억하고 싶지않을 수도 있겠지만..앞으로도 너에대한 기억은 돌아오지않아도 좋을듯 싶다.."

"좋아지고있다니..다행이네.."

"근데 하나만 묻자..."

"어.."

"가연이 말로는..너말고 누가 가연이 손을 못움직이게 잡았다고 했는데...누구냐.."

".....아냐 그런거.."

"아니라니.."

"나혼자 그런거라고...내가 손을 묶다시피해서..그런건데..그아인...그....당한다고 생각하니까...그렇게 보였나봐..."

"참나....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정말.."

"처음엔 그럴 생각도 아니었고..반장난으로 시작하다가..어쩌다보니.."

"아무리 사귀는 사이라도 강제적인건 폭력이야.."

"알아..나도 잘했다는것도 아니고..그 후에 후회도 많이 했고.."

"하아...어쨌든..나도 경솔하게..미안하다.."

"...."

"넌 근데 왜 연습안하냐~"

"....나 더이상 수영안해.."

"그게 무슨소리야?"

"지난 연습끝나고 사고가 나서...팔이 예전같지가 않네...우선 재활하고 있긴한데.."


그러고보니 아까 가연이 얘길 하면서 자기도 뭔가를 오래하고 있다고 하긴한듯하다..

참..뭐라고 더 하기에도 어색한 공기다.


"근데 여기서 뭐하는거야? 집에나 가지.."

"아 그냥...애들 연습끝나면..혼자 조금 연습이라도 할까..해서.."

"체..정말...난 간다...아 그리고..가연이 더이상 내 여자친구 아니니까...내 앞에선 그 아이 이름 입이 올리지마..그리고 그아이 유학갔다.."

"아...."

"재활..잘해라.."


그렇게 그를 남겨두고 몸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


"야...미안하다..이재희.."

"...사과는 가연이한테 직접하던지....뭐 볼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


우리 아이들을 기다린다는것도 까맣게 잊은체 왠지모를 복잡한 심경으로 방으로 돌아온다.

익숙치 않은 냄새와 편안한 하윤이의 향기가 어우러진 방에서 또다시 침대에 털썩 쓰러져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있다.

업보인건가..

지금에 와서 내가 이렇다 저렇다할 입장은 아니겠지만..그래도 심경이 복잡하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지난번에도 이런 마인드컨트롤의 실패로 연습을 쫄딱 망쳤으니까...

마지막 훈련이고 나를 의지하고 나와함께 믿고 함께 하는 아이들과 같이 있다.

망치고 싶지않았다.

큰 한숨을 쉰 나는 몸을 일으켜 정신을 차리고 우리 팀복을 다시 입고는 베란다로 나간다.

이 팀복..꽤 괜찮은 아이템인듯하다..어디에 있든..혼자 있더라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느낌을 주는 포근함이 있었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몸은 그렇지않았다.

그렇게 바람을 쐬며 멍하니 베란다에 서있는 사이 하윤이가 돌아왔다.


"왜 먼저 간거야?"

"오구오구 우리 하윤이 내가 그새 또 보고싶었오?"


내 복잡한 심경을 보여주기 싫어 저런 말도안되는 애교아닌 애교를 부리며 그녀를 맞이한다.


"허...ㄱ.....미...미안...어...어떻게 반응해야할지...모..모르..모르겠어..미안 ㅠㅠ"

"아하하하하하하ㅋㅋㅋ 뭐야 그게~ 그렇다고 그렇게 말을 더듬냐 ㅋㅋㅋㅋ민망하게ㅠ"

"니가 이상한 소리 하니까 그렇지! 다신하지마..소름끼쳐.."

"헐..ㅠㅠ 그렇게 싫었어?"

"아니 이상했어...뭐랄까..굉장히 위화감이 드는? 뭐랄까..수영복입고 결혼식장가는 그런 느낌?"

"헉...굉장히 비유가 좋으다~ 너?"

"ㅋㅋㅋ어쨌든..그랬으니까..."

"ㅋㅋㅋ미안.."

"아 맞다..혜린선생님이 잠깐 다들 모이랬는데.."

"응? 언제? 지금?"

"응 선생님 방으로 잠깐 다들 오라는데.."

"그래? 가자 그럼~ 애들은?"

"애들은 아마 먼저 갔을꺼야~ 아까 연습끝나고 바로 말하신거니까.."

"아...나 데리러 온거야?"

"응 그렇게 되나? ㅎ 어쨌든 가보자.."


그렇게 그녀와 함께 선생님 방으로 향한다.

익숙치 않은 건물...공기..이 익숙치 않은 환경이 나쁘지 않다.

이 역시 하윤...아니 우리 아이들이 함께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 일까..

이 팀복 하나만으로 굉장히 강력한 무언가 결계를 치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는건 오버스러울려나..ㅋ


"똑똑"

"들어와~"


방으로 들어가니 유진이와 아영이는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혜린선생님과 재인이역시 방정리를 하며 우리를 맞이한다.

선생님들 숙소라 그런지 꽤 큰 방...베란다가 따로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넓직하고 심플한 방의 모습은 꽤 쾌적한 공기를 가지고 있었다.


"어서들 앉아~ 뭐해 서서 ㅎ"

"아 네..근데 여기는 침대가 하나네요? 좀 크긴하지만.."

"왜? 재인이 잘데 없을까봐 그래? ㅋ 얘 내가 아무렴 재인이를 소파에서 재우겠니..요 쪼그만 인형같은 애는 안고 자도 널널하다~"

"아 ㅋㅋ 그게 아니구요 ㅎㅎ그냥 ㅎ"

"음..어쨌든..우선 너희들을 다시 이렇게 부른건..뭐..너희들이 알아서들 잘하고 다 잘 열심히들 하고있는것은 아는데..아직은 미숙한 부분도 있고..또 어리니까 더 챙겨줄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알겠니 재희?"

"네? 아....네....죄송합니다.."

"ㅋ 뭐 혼내려고 부른건 아니구..우선 내일 개인기록 측정할때도 다들 정신차리고 제대로 하도록 해..개인기록이라 할지라도 이쪽 학교애들이랑 교차로 측정을 하는것이기땜에 다 비교가 된단말이지..알겠니 재희?"

"아 ㅋㅋ네..."


말끝마다 재희재희거리는게 꽤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날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인것은 알지만..그녀역시 100% 걱정이라기보단 장난반 진담반 그렇게 애교아닌 애교를 부리는것이라 생각했다.


"아 그리고 또 하나..아까 새롬이랑 얘기 했는데..전에도 말했듯이 다들 하고싶어하는것은 있는거 알고있지만..그래도 혹시라도 대회나 선발전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있으면 언제든 얘기하고..그리고..공교롭게도 너희들이 아무도 대학진학 생각이 없는듯 해서..말하는데..만약 선수생활을 할거면 앞으로 더 힘들긴 할거야..그렇기 때문에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몇배는 더 노력하고 월등한 실력을 갖춰야 하겠지만..뭐..노력하면 안될건 없으니까.."

"네~"

"어쨌든..마지막까지 별탈없이 훈련 잘 끝내고..또 대회도 앞으로 얼마 안남은거니까..다들 열심히 연습하고..특히 재희랑 하윤이는 생각이 있다면 알아서들 잘 하구 그래..훈련끝나도 내가 직접 감독해줄테니까.."

"아 네.."

"그럼 오늘은 들어가서 푹 쉬고..내일 아침 먹고 보자..잠설치지말고...알겠니 재희?"

"ㅋㅋ네ㅎ"

"그럼 해산.."

"그럼 주무세요~"


별 중요한 이야기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로인해 살짝 어수선했던 분위기나 감정들을 잡아주신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정말 나때문에 부르신것 같긴하다..역시 선생님은 선생님이란건가...철없는 학생들의 지주 역활을 충분히 해주고 계신 느낌이었다.

아영이와 유진이는 피곤하다며 자신들 방으로 총총거리며 사라졌고 나와 하윤이 역시 다시 낯선 복도를 따라 우리 방으로 들어선다.

왠지 함께 방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꽤 신선하고 자극적이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피곤하지?"

"응? 아 뭐 괜찮아 아직까진 ㅎ"

"그래도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잘해야지~"

"응 하윤이 너도 얼른 잘 준비 해~ 피곤할텐데~"

"으응"


나는 상의 겉옷만 벗어놓은채 티셔츠와 바지는 그대로 입고 침대에 걸터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하윤이 역시 옷을 갈아입으려 주섬주섬 옷가지들을 챙기더니 화장실로 들어가려하기에 내가 손수 말린다..


"응? 방에서 갈아입어..내가 베란다에 나가있을께.."

"아냐아냐~ 괜찮아 추운데.."

"에이 갈아입어~ ㅎ"


난 그녀의 만류를 뿌리치고 베란다로 나와 난간을 잡고 멍하니 밤하늘과 밤공기와 마주한다.

이곳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산등성이와 까만 하늘..그리고 군데군데 켜져있는 집안 불빛이나 가로등이 시선을 자극한다.

우리동네와 별반 다를것은 없었지만 조금 더 따뜻한 느낌...역시 바다의 영향인것인가..

무심코 고개를 쭈욱 내밀어 아랫층을 쳐다본다.

알수는 없었지만 불빛이 새어나오는걸로보아 아직 잠이 들진 않았나 보다..아영이 유진이도..


"다 갈아입었어~"

"아 응~"


하윤이가 베란다 문을 열고는 고개만 빼꼼 내놓은채 들어오라 말한다.

편해보이는 반바지와 반팔티를 입고있던 그녀를 한동안 멍하니 쳐다본다.

책상의자에 앉아 묶고있던 머리끈을 풀고 그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손으로 빗어 넘기고 있다.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그 뽀얗고 멋진드리를 드러낸 그 뒷모습은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백허그를 하고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런 망상을 즐기던 찰나 그녀가 몸을 홱 돌려 일으키더니 침대쪽으로 향한다.

난 괜히 살짝 놀라, 침대에 꾸물꾸물 기어 들어가 이불을 덮고 잘준비를 하는척 그렇게 자리에 눕는다.


"불끌까?"

"아 응.."


불이꺼진 방안..

바깥 가로등과 달빛으로 인해 방안은 완전한 어둠은 아니었다.

그렇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누워있을때 그녀가 이불속으로 부스럭거리며 들어가는 소리가 난다.

아무래도 저번처럼 쉽게 잠들긴 글러보였다.


"또 저번처럼 자는모습 보지말구..얼른자~"

"응? 아 ㅋㅋㅋ 그래도 너 자는모습 완전 이쁜데.."

"에?...등...등돌리고 잘거야.."

"안돼 ㅠㅠ"

"ㅋㅋ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구 얼른자~"

"근데..나랑 이렇게 한방에서 단둘이 자고 그러는거..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은거야?"

"응? 왜? 아무렇지않다고 하면 완전 상처받는거 아냐? ㅋㅋㅋ"

"아 ㅋㅋ 그런가? 상처받고 그런걸 떠나서 나만 이렇게 잠못들고 그러는건가 싶어서..넌 전에도 잘잤잖아~"

"아니라니까~ 나도 잠설치다가 겨우 잠든거거든?"

"에이~~ ㅋㅋㅋㅋ괜찮아 누가 잔것가지고 뭐라 그러니?"

"뭐라 하잖아 ㅠㅠ"

"아냐아냐 ㅋㅋ"

"끈데 재희 넌 왜 못자는데? ㅋㅋ"

"말했잖아~ 왠지 모르게 좀 긴장...은 아니고 뭐라그래야 되지? 음...설렘? 음...아 몰라 ㅋ"

"ㅋㅋ"


그녀가 부스럭거리며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곁눈질로 흘끔 보자 내쪽으로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워있다.

왠지모르게 더 긴장이 된다..


"재희~ 나봐봐"

"응? 아...음.."


그렇게 태연한척..나도 너만큼 아무렇지않다는 표정을 지으려 노력한채 그렇게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린다.

그녀는 그런 날 보더니 눈만 꿈뻑이며 이쁜 표정을 짓고 있다.

밤의 어둠과 달빛의 창백함이 어우러진 방안은 그녀의 얼굴을 더욱 창백하게 밝히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그때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아니 더 이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하나도 안보여.."

"응?"

"역광이라 니 얼굴 하나도 안보여..그냥 눈코입이 어디있다는 정도? 표정이나 이런건 하나도 안보여.."

"아..ㅋ 난 잘보이는데..."

"반칙이야.."

"뭐가 또 반칙이야..ㅋㅋ 그럼 이쪽으로 올래?"

"에???뭐...뭐라는거야!! 참...얼른...자!! 남의학교에서..."

"응???왜...뭐가 그리..당황으....앗..설..설마!!!! 너 지금 내쪽에와서 같이 자자는건줄 알았단 말야???? 아하하하하하하하"

".아!!!!!!!????"

"아하하하하하하 하윤!!! 완전 응큼해!!!!! 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나보다 더 적극적인데? 난 자리를 바꾸자는 거였는데.."

"아악!!!!! 조용해!!! 그만해!!! 이...이.........아냐!!! 조용해!!!!"

"아 ㅋㅋㅋㅋㅋ 어뜨케 ㅠㅠ 미안해...아 차라리 그런 의도였다면 좋았을텐데 ㅠㅠ"

"그만!!! 아..정말...어..어이가 없네..하..하.."

"아 ㅋㅋㅋ야~ 니가 뭘 어이가 없냐~ ㅋㅋㅋ"

"그만~~ 조용!!! 자!! 빨리!"

"아 ㅋㅋㅋㅋ"


왠지 헷깔리게 말을 한 내 잘못도 있지만 그걸 저렇게 받아들이고 당황한 그녀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부끄러운지 등을 홱 돌리고 나와 등진채로 그렇게 누워있다.


"하유운~"

"조..조용히해~!"

"ㅋㅋㅋㅋ아 귀여워...ㅋ 하유운~ 이쪽으로 돌아누워~ ㅋㅋ 자리바꿀까?"

"아 진짜...조용히해~!!! 빨리 자 ㅠ"

"ㅋㅋㅋ하윤~ 이쪽으로 와서 같이 잘까? ㅋㅋ"

"하..하..참나..이재희씨~ 자꾸 그럼 혼나는 수가 있어요~"

"ㅋㅋㅋ아 귀여운데 어쩌냐?"

"아 쫌~ 그만해~ 자꾸 그럼...."

"자꾸 그럼 뭐~ ㅋㅋ"


왠지모르게 그런 귀여운 그녀의 모습을 더 보고싶단 마음에 계속하여 그녀를 놀린다.

그녀가 그런걸로 화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더 했는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정말 귀엽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계속 놀리자..그녀가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킨다.

난 웃음을 짓고 있는 얼굴을 살짝 긴장한 채로 그녀의 행동을 살핀다.

화는것일까..

내가 더 분위기가 안좋아지기전에 사과를 하려는 찰나..그녀는 갑자기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내 침대로 다가와 갑자기 내 이불속으로 푸드득 들어온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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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이 보인다고는 하지만..제가 글을 안쓰는건 아니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즐겨주시면 됩니다^^

별 내용도 없는 제 글을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글을 길게 쓴적도..재밌게 쓴적도 없는거 같은데...

이래서 글쓰는게 아닌가 싶어요..이맛에 ㅋ


새 작품...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겠지만..새 글역시 재밌게 즐겨주시면 될거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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