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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왕이 되자 - 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1:11 1,078회 0건
9. 바쁜 주인님

학교로 나온 성태는 남은 1학년과 3학년을 모두 점령했다. 다만 자신의 반을 점령할때는 이예린과 김현석이 있었기에, 선생들을 지시해 교무실로 불러낸 뒤 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난교를 벌였다. 이리저리 말을 걸며 정보를 캐내려 했지만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입도 벙끗 하지 않는 두사람이었다. 단 두명을 빼놓고는 전교생이 노예화 되었지만 성태는 특별히 뭔가를 하지 않았고 학교는 멀쩡히 굴러갔다.

섹스가 하고 싶으면 교실을 떠나 노예들과 섹스했다. 린은 부쩍 빙의에 맛들려있었다. 여러 노예의 몸을 전전하며 성태와 섹스했다. 상급 노예의 몸에 들어가서 조종하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지만, 봄과 엄마는 린을 허락했고 두사람의 몸으로도 즐겨볼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이예린과 김현석의 몸에도 빙의를 시켜봤지만 몸에 들어가는 것 조차 불가능했다. 다행히 두사람은 린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스킬에 포인트를 투자했다. 정숙을 망가트리면서도 1레벨이 올랐다. 포인트는 충분했다. 이미지를 상상하며 관찰을 매만졌다.

[관찰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악마의 눈 : 이능의 힘을 지는 존재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힘의 정도에 따라 관찰 정도가 제한됩니다. 지성을 지닌 존재의 욕망과 마음이 눈에 보입니다.

매혹은 나의 힘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치명적인 매력 : 상대방에게 비이성적인 호감과 성욕을 느끼게 합니다. 정도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일반인의 경우 바로 이성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약간이라도 당신의 매력에 감화된 대상은 당신이 사용하는 모든 스킬에 강한 효과를 받습니다.

조종 스킬이 강화되었습니다.

유무선 조종 : 상대방의 마음에 수신기를 설치하면 거리에 상관없이 조종할 수 있고, 수신기가 없는 대상은 이전 수준만큼 조종할 수 있습니다. 떨어진 대상은 무선 조종상태가 되며 감정 조절에 특화 됩니다. 접촉한 대상은 유선 조종 상태가 되며 행동 조종에 특화됩니다. 유무선 상황에 상관없이 감정과 행동을 조종 할 수는 있지만 효율이 떨어집니다.

당신은 마음을 다루는 데 능숙합니다. 마음과 관련된 모든 스킬이 강화됩니다.]

성태는 이예린과 김현석을 살폈다.

[이예린/lv10/16세

악마왕 게임의 참가자.]

[김현석/lv13/16세

악마왕 게임의 참가자]

성태는 약간 맥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현제 자신의 레벨은 36. 둘의 레벨을 합쳐도 자신보다 낮았다.

***

“요즘은 계속 여자 옷만 입고 다니시네요.”

봄이 양호실 침대에 올라가며 수줍게 누었다. 자연스레 성태가 올라 탄다. 서로 여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여자 교복을 입었다고는 해도 성태는 어색함이 없었다. 보이시하게 머리를 짜른 소녀처럼 보였다. 성태의 붉은 입술이 봄이의 목을 탐했다.

“뭐하고 다니는지 다 알잖아.”

노예들의 정보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는 봄이였기에 3학년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알고있었다.

“학교 밖의 일은 모른다구요.”
“김현석을 꼬시고 있어. 제법 연인처럼 굴고있지. 남자한테도 제법 통할 외모잖아.”

성태가 윙크하며 말했다. 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매혹적인 표정에 잠시 얼이 빠졌다가 곧 웃어보였다. 제법 통할 정도가 아니다. 절세의 미인이라고 해도 부족할 외모였다. 봄이 성태의 목을 감았다.

“그건, 그렇죠. 언니라고 불러도 될 정돈데요.”
“그럼 그렇게 불러.”

성태의 말에 봄은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의 목을 당긴다. 성태는 부드럽게 거기에 이끌려 봄의 가슴에 도달했다.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내고 브래지어를 살짝 내려 분홍빛 유두를 혀로 터치했다.

“어서.”

봄은 익숙한 쾌락에 몸을 떨며 잠시 머멋머뭇 거리다,

“언니…”

하고 읊조렸다. 성태가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봄의 몸속에 린이 들어왔다. 도와줄게. 봄은 가볍게 저항했다. 오붓하게 한참 좋은데. 린이 키득거리며 마음 속에 속삭인다. 내가 있어도 좋잖아. 그 말은 사실이었다. 린이 들어오면 부끄럼쟁이 봄이로써는 도저히 하지 못할 행위들을 하고는 했다. 그것은 새로운 쾌락이었다. 봄의 손이 성태를 일으켰다.

“음?”

성태가 별 저항없이 일어났다. 봄답지 않은 행동이다. 자신을 먼저 밀거나 자세를 고치게 할리가 없다. 나타납셨군. 성태는 가볍게 웃었다.

성태는 무릎을 굽힌채 가만히 봄을 바라보았다. 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매끈한 다리는 사내의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거이었다. 봄은 얼굴을 굽히고 거의 허벅지를 핥았다. 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매혹적인 신음을 흘렸다. 만저주기를 바라며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흔든다. 너무 빠르지않게. 살랑살랑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성태가 가녀린 손을 뻗어 그녀의 스커트 위로 엉덩이를 만질 때마다 아항-하고 교태어린 소리가 들렸다. 봄의 머리는 성태의 치마 속으로 들어가 열심히 혀를 굴렸다. 자신의 볼에 자지를 대고 뿌리부터 정성스레 핥기 시작했다. 성태는 성태대로 봄의 스커트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팬티를 벗기지 않고 그 속에 손을 집어넣는다. 부드러운 엉덩이를 따라 흐르던 손은 엉덩이 골 속으로 빠졌다.

“핫!”

봄이 몸을 살짝 비틀며 자지를 토해낸다. 깜짝 놀라게한 쾌감에 익숙해지자 다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성태의 손가락이 봄의 엉덩이 골을 탐험하다 항문에 닿았다. 건드릴 때 마다 가볍게 움찔거리는 봄의 몸을 감상하다 그녀의 몸을 일으켰다.

“그쪽은 아직 안 써봤군.”

봄의 얼굴이 붉어졌다. 부끄러움이 짙어지자 봄의 감정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성태가 가볍게 손짓하자 봄은 그를 등뒤로 한 자세로 위에 올라탔다. 봄의 엉덩이 아래로 성태의 자지가 느껴졌다. 허리를 천천히 돌리며 자지를 자극했다.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에요.”

이건 봄이군.

“난 재밌을 거같은데.”

이건 린이야.

“그건 그렇지만…”

다시 봄이다.

“하여간 부끄러움은 많아가지고. 이제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됐잖아. 보지물이 질질 흐르는데.”

린이 말했다. 봄의 얼굴에서 스팀이 뿜어져나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열기가 올랐다.

“내 입으로 그런 단어 쓰지마.”

하나의 몸으로 대화하는 두 소녀를 보며 성태는 키득거렸다.

“왜? 더 말해봐.”

성태의 지원사격에 린이 신이났다.

“보지물, 보지물. 봄이 몸은 음란해서 보지물을 쏟아낸대요.”

성태의 말이 있었기에 봄은 린의 말을 제지하지도 못하고 부끄러움에 몸을 떨었다. 허리가 조금 빨리 돌려지기 시작했다.

“봄이는요, 언니 자지가 너무 좋아요. 아흥-. 지금요 배가고파서 보지가 입을 뻐끔뻐끔 하고 있어요.”

더 빨라지는 허리. 성태가 짓궂게 손을 보지에 가져다 대었다. 과연 손가락을 살짝 집어넣자 쪽쪽 손가락을 빨아댔다.

“배가 많이 고픈 모양이군.”
“...죽고 싶어.”

성태의 말에 봄이가 중얼거렸다. 고개가 푹숙여지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보지의 조임이 더 강해졌다. 허리 놀림이 더 가팔라진다.

“우와, 손가락이 잡아먹히겠어.”
“정말 탐욕스런 보지네요, 언니.”
“왜 맨날 괴롭히는거야… 히잉.”

봄이가 자신도 모르게 앙탈 섞인 신음을 흘렸다.

“봄이가 좋아해서 그런거겠지? 허리가 빨라진건 린이 한걸까, 봄이가 한걸까?”

성태는 다 알면서도 질문한다.

“봄이가 그랬대요!”

가차없는 고자질쟁이 린이 대답한다. 봄은 차마 무정하지 못하고 몸을 좌우로 비틀며 성태의 가슴에 강하게 비볐다. 성태는 손가락을 빼고 봄이의 스커트를 살짝 들어올렸다. 엉덩이가 들러난다. 봄은 순종하며 엉덩이를 살짝들어 팬티를 내렸다. 그러고는 성태의 스커트를 걷어내고 성난 괴물을 끄집어냈다. 보지가 아닌 구멍의 입구에 성태 몸의 괴물이 머리를 내밀었다. 꿀꺽. 일이 시작 되기 전에 난 침소리는 누구의 것일까. 성태는 그게 양쪽 소녀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키득거렸다. 성태의 손이 봄의 허리를 잡고 가볍게 내리자 항문이 성태를 집어삼켰다.

“하읏!”

통증과 쾌감을 느끼며 봄이의 몸이 떨렸다. 약간의 텀을 지나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끼릭 끼릭. 침대 매트 소리가 두사람의 몸에 맞춰 흔들렸다. 성태가 흔들리는 봄의 등을 바라보며 블라우스를 내렸다. 양 팔꿈치에 걸린 블라우스는 해먹처럼 호를 그리며 아래로 처졌다. 드러난 등이 생기있게 움직였다. 아래로 떨어지던 땀방울은 몸의 격렬한 움직임에 조금씩 궤도를 수정한다. 새하얀 등을 한줄기 브레지어 끈이 가로지른다. 성태는 거기에 입을 맞췄다. 한손으로 탐스러운 가슴을 움켜지고, 굶주린 보지에 한손을 가져갔다. 갈라진 골짜기는 손가락을 집어삼켰다.

“하읏! 하앙… 읏, 읏, 언니… 하앙.”

봄의 신음이 양호시를 매웠다. 성태의 숨소리도 거칠어진다. 성태는 몸 어느것도 쉬지않고 부지런히 놀렸다. rpm이 올라간다. 봄은 자신이 폭발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착각에 휩쌓였다. 그래도 괜찮아. 몸이 더 빨라진다. 온몸 은밀한 곳에 주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언니, 언니!”

애타게 부르짖었다. 주인의 얼굴을 보고싶다. 하지만 이 행위를 멈추고 싶지도 않았다. 갈등 속에서 움직임이 고조된다. 격렬함 끝에 그녀의 허리가 튕겨올라갔다가 깊숙히 내려앉았다. 허리가 휘며 몸을 격렬히 떨던 그녀는 성태의 가슴에 자신의 몸을 기댔다. 천천히 가라앉는 숨소리. 성태는 두 손으로 그녀를 안아주었다.

***

교실에서는 예린과 현석과 가끔 잡담을 나누었다. 동시에 말을 나누지는 않는다. 현석은 방과후마다 함께 행동하며 레벨을 올리고 있다. 현석은 성태가 참가자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능력은 변화라고 알고있다. 학교에서는 예린에게 좀 더 집중했다. 예린은 성태가 능력자라는 것을 모른다.

“어디 갔다왔어?”
“양호실.”

성태가 웃으며 예린의 질문에 대답한다.

예린은 짧게 한숨을 쉬었다. 예쁘긴 예쁘다. 성태의 여자 교복은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자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쭉 여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이 ‘소년’을 예린은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았다. 누군가의 능력이겠지. 이 학교에 나 말고도 누군가 게임 참가자가 있다. 그렇게 판단하는게 옳겠지. 예린은 성태의 옆에 빈 의자 하나를 끌어와 자리잡았다.

처음 성태가 여자 교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 놀랐지만 내색은 하지않았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자연스럽게 접근했고, 제법 친해지기까지 했다. 예전의 성태는 항상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지금의 성태는 살갑고 모든 아이들에게 친절하다. 남학생들에게 고백도 제법 받는다. 모두 거절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했다. 애틋한 시선은 먼 곳을 응시하고있었다. 그야말로 사랑에 빠진 소녀의 눈빛. 아무리 악마의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누가 한 인간의 인생을 이렇게 송두리째 바꿔버린단 말인가. 분노가 차올랐다. 지금까지 살아온 성태는 모두 부정되고, 여자의 인생이 그의 추억 속에 자리잡았다. 분노를 감추고, 아무 것도 모르는 성태가 상처받지 않도록 미소지었다.

“몸조리 잘해. 너무 자주 아픈거 같아.”
“응, 고마워.”

햇살같은 미소로 화답하는 성태. 예린은 두근거림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진정해. 성태는 남자라는 자각이 없어. 내 마음을 눈치채면 당황해할거야.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눈물흘릴까? 관계가 파탄날까? 예린은 설레임 속에서 피어오르는 두려움을 숨긴다. 평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괜찮아. 나는 이성적이야. 숨을 고르며 연기를 한다.

“오늘 점심 같이 먹는거 잊지마.”

예린이 성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성태는 헤헤하고 기분좋게 웃으며 긍정의 미소를 보냈다.

자리로 돌아가는 예린을 보며 성태가 킥하고 웃었다. 마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능력이다. 예린에게 일렁거리는 마음의 빛을 바라보았다. 짙은 후회. 후회라고는 해도 종류는 여러가지일 것이다. 며칠간 일렁임을 바라보며 후회에서 쏟아져나오는 갈망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신을 향한 피어오르는 동정심도 보았다. 동정심 속에 섞여있는 묘한 동질감을 캐치한다. 예린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도록 섬세하게 마음의 빛을 굴절시킨다. 그녀의 마음 속에 있는 재료들로 자신을 향한 사랑이 싹트게 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현석이 살짝 자신을 돌아보았다. 성태는 현석에게도 미소지어준다. 현석도 미소로 화답한다. 그의 미소에는 다정함이 녹아있다. 방과후 노예들을 통해 미리 알아둔 현석의 동선에 맞춰 운명을 가장하고 엮여간다. 친밀감이 조금씩 강해지고, 그 틈을 타 그에게 고백했다. 태어난 순간부터 흔들려온 자신의 성정체성을. 난 사실 자신이 남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 난 여자로 태어났어야했어. 성태의 아름다운 외모는 강한 설득력을 가져왔다. 마음을 조절하며 현석과 비밀스런 연애를 시작했다. 사랑이 짙어지고, 현석은 진지하게 성태에게 말했다. 넌, 여자야. 누가 뭐라고해도. 네가 소원을 이룰 수 있게 최선을 다할거야. 성태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현석이 자신의 진심을 담아 한 말이이었다. 성태는 폭소 할 뻔했다. 놀리는 재미가 쏠쏠한 놈이었다.

현석과 예린은 서로가 참가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는 분명 누군가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있었다. 누구냐? 나보다 강한가? 나를 눈치챘나? 며칠간 감각은 예민해지고 피로는 빠르게 쌓였다. 예린은 성태를 위해 분노했고 그가 원래대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참가자를 찾았다. 현석은 성태의 능력이 강해지게 하기 위해, 그래서 성태를 여자로 만들어 주기 위해 참가자를 찾았다. 성태로서는 아름다운 나날이었다. 이제 슬슬 클라이막스를 향할 때가 되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점심시간이 왔고, 예린과 성태는 옥상으로 갔다.

“언제봐도 놀랍군.”

성태의 호화찬란한 도시락을 바라보며 예린이 약간 기죽은 음성으로 말했다.

“오늘도 네 것까지.”

예린이 감사를 표하며 도시락을 건내받았다. 뚜껑을 열자 알록달록하게 수놓아진 도시락이 보인다. 기가 질릴 수준의 데코레이션 도시락이다. 이런 건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거야? 예린은 아연한 심경에 얕게 한숨을 쉬었다. 결혼하고나면 내가 주는 밥은 거들떠도 안보겠군. 아니야, 기필코 떠 먹이고 말겠어. 지금부터 요리 연습을 하면… 예린은 밥을 입속에 넣었다. 적절히 된 간이 입에 잘 맞았다. 우물거리던 예린은 자신의 생각에 깜짝놀랐다. 결혼? 결호온?

“결혼이라.”
“우와, 뜬금없어라.”

생각이 소리로 튀어나가버렸다. 예린은 얼굴을 붉히며 성태를 바라보았다. 성태는 당황스런 미소를 지으며 예린을 바라보다 곧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결혼… 하면 좋을텐데.”

소녀적인 몽상에 빠진 듯, 몽롱한 눈빛을 했다가 곧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집은… 이미 알겠지만. 아마도 정략결혼이겠지. 선택권은 없을거야.”

체념한 듯 고개를 숙였다.

“이상한 사람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저 쓸쓸한 표정을 어떻게든 달래주고싶다. 예린은 필사적인 심정으로 내뱉었다.

“나랑!”
“어?”
“나랑 하면 되잖아. 왜, 우리집 정도면 뭐, 그래도 재계 10위권 안에는 드는데. 너희 그룹 만큼은 아니지만... 아니면 뭐야, 나는 너한테 이상한 사람이야?”

성태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러다가 풋하고 웃었다. 아- 웃었다, 다행이야. 예린은 마주 웃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넌 여자잖아.”

절망감이 빠르게 예린을 짓눌렀다. 성태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도 고마워. 기운이난다. 나한테 넌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 절대로.”

우물거리며 성태가 얼굴을 붉힌다.

“제일 소중한 친구지.”

절망감 속에서 따뜻함이 일어난다. 예린이 살짝 숙였던 고개를 들어 성태를 바라보았다.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고 있었지만 성태는 예린을 똑바로 보고있었다.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마음을 담아 진심을 이야기한다. 그런 느낌이었다.

“이상하게 난 주위에 친구가 없었지. 늘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도 마찬가지였어. 그래도 네가 다가와줘서 정말 고마워. 기뻤어. 진심으로 평생을 함께 할 친구라고 생각해. 너도 그래? 나랑 평생 함께 해 줄래?”
“당연하지.”

덩달아 얼굴을 붉힌 예린이 말했다. 성태는 웃었다. 그리고 후련한 듯 고개를 들어 후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서서이 다가오는 겨울을 알리듯 공기가 조금 차가웠다. 성태의 입김이 하늘에서 부서졌다.

“조금 다른 이야긴데.”

예린이 운을 땠다. 성태가 귀를 기울인다.

“압도적인 폭력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넌 어떤 기분이야?”

예를 들어 네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껴버린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할 수가 없다. 예린은 괴로운 심정을 느꼈다.

“기분 나쁘지. 불행함을 느껴.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늘 겪어왔던 일이니까.”

자신의 집안, 마왕 그룹의 이야기 쯤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만약 바꿀 수 있다면, 바꾸고싶어? 내가 바꿔줄 수 있다면 해주길 원해?”
“오늘은 참 뜬금없는 소리를 많이 하네.”

예린의 가슴에서 마음이 꿈틀거렸다. 일렁이는 후회, 압도적인 폭력에 대한 증오와 분노, 싸워 나갈 힘이 생겼다는 자신감, 눈 앞의 부조리를 뜯어 고칠 수 없다는 자괴감. 그 꿈틀거림을 응시하며 성태가 말을 이었다.

“아마도 너에게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는 거겠지.”
“어?”

예린이 화들짝 놀랐다.

“나도 눈치는 있어. 없으면 안될 환경이기도 하고.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어. 말해주기 힘든 종류의 일이란 것도. 그건 나하고도 연관된거지?”

예린은 대답할 수 없었다. 마음의 일렁임이 조금 흐름을 바꾼다. 움직임이 조금씩 격렬해진다.

“그게 어떤 일이었는 지는 몰라도 괴로웠을거야. 나는 매일매일 소중한 것이 찢겨나가. 태어나면서부터 있었던 수많은 것들이, 진짜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길 강요해. 그건 괴롭고 힘든 일이야. 하지만 익숙해졌어.”

자연스럽게 성태가 예린의 손을 꼭 붙잡는다. 감정을 조절한다. 분노를 자극했다.

“나 때문에 네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무 무리하지마. 난 괜찮아.”

절대로 자신의 말을 믿지않도록 성태는 얼굴을 움직였다. 괴로움을 가득담아, 누가 보아도 억지로 있는 힘을 다해 짜내는 미소를 보인다. 예린은 흐를 것 같은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 그리고, 너무 희망을 주지 말아줘.”

성태의 눈동자가 떨렸다. 손을 더욱 꼭 잡는다. 얼굴과는 딴판인 성태의 마음이 키득거렸다. 뱀처럼 혀를 날름이며 생각한다. 용기를 줄게. 넌 이길 수 있어. 싸워야할 순이간이 온다면 그렇게해.

“저기…”

예린이 뭐라고 말을 하려는 데 점심시간을 마치는 예비종이 울렸다. 성태가 황급히 표정을 추스렸다. 방긋. 미소를 짓는다. 거기에 슬픔과 괴로움은 없었다. 예린은 진심을 숨긴 그 미소가 너무 가슴아팠다. 두사람은 도시락을 정리하고 옥상을 나섰다. 계단을 내려가며 예린은 성태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성태는 조금 부끄러워하며 그 손에 순응했다.

예린은 앞을 보며 내려가는 성태를 바라보다 자신도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성태는 자신의 얼굴을 보지 않고 있다. 예린은 안심하며 마음 속에 쌓은 분노를 얼굴에 풀어냈다. 표독스러운 눈동자가 안게 속에 숨어있는 참가자를 찾았다.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버리겠어. 예린은 이를 갈았다.

***

작가의 말

1
이어서 외전 한편을 올립니다.
남성향 게이물이므로 취향에 안맞으신 분은 안읽으셔도 무방하겠습니다. 성태와 예린의 동시간대에 성태와 현석이 한 행동들입니다.

2
능력자 배틀물 같은 느낌입니다만, 그런쪽으로는 배틀물 스러운 긴박감은 거의 없을겁니다. 제가 이 소설을 쓰면서 잡는 포인트는 mc스러운 요소와 다양한 이능력 미소녀들을 노예화해가는 거기 때문이죠. 배틀물을 잘 쓸수있을 것 같지도 않고. 성태는 앞으로도 거의 순조롭게 별 무리없이 여자들을 함락해 갈 겁니다.

3
만랩은 없습니다만, 이야기에 끝이없는 건 아닙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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