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부 은지네 집
아기처럼 그의 품에 안겨 아직도 등을 토닥토닥하며 떨어지기 싫은듯 꼭 껴안고 있는 두 사람.
"은지야 근데 아까 내가 문 안열었을때 왜 울었어?.."
이제 괜찮아졌다지만 아직 은지가 왜 울었는지 이유를 몰라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어본다.
나름 무서운 표정을 짓고 그의 품을 벗어나 힘이 실리지 않은 귀여운 주먹으로 툭툭치며 앙탈을 부린다.
"죽을래?! 우리 아빠도 내방은 안들어온단 말야..내가 문열라고 해도 너가 열지도 않고 대답도 안해서 무서웠어..생전 처음 내 방에 남자가 들어갔는데 무섭지 그럼.."
"미안해.."
"치..."
잔뜩 입이 나와 불만인 표정으로 계속 툭툭 때린다.
허벅지를 톡톡치며 이리오라는 제스처를 취하니 은지가 고개를 홱 돌리고 손가락으로 침대만 콕콕 찌르고 있다. 삐진것도 어쩜 이리 귀여울까?
침대에서 내려오니 물끄러미 쳐다보는 은지. 그녀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힘껏 들어올린다.
"으차!!"
"꺄아아하하 내려줘!!"
그녀를 아기처럼 들었다 놨다 뱅글뱅글 돌기도 하니 내 머리를 잡고 앞뒤로 잡아 당기며 꺄르르 웃는다.
그녀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받쳐 안아주자 두손을 내 목에 감고 다리를 내 허리에 감아온다.
"뽀뽀"
쪽!
"뽀뽀~"
쪽..쪽!
연인들이 이런 자세로 스킨쉽하는걸보면 정말 아름다워 보였는데 강남고에서 제일 예쁜 한은지가 나에게 안겨 뽀뽀를 해주니 너무나 행복할 따름이다.
"웃차..좀 무거운데?"
퍽!
"니가 비실비실한거야.."
"힘들어~으아.."
그녀를 안은 상태로 침대에 누워버리니 자연스레 그녀가 내 위에 올라간 자세가 되었다.
쪼옥 츄릅 츄읍..
짧지만 수위 높은 키스가 끝나고 은지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내려본다.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귓볼을 만져주자 고양이처럼 눈을 살짝 감고 가만있는다.
"흐응..야아..느낌 이상해.."
귓볼을 천천히 만져주자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피한다.
"너 애기같애..귀여워 죽겠다"
귀엽다는 말에 한껏 자신있는 표정으로 샐쭉 거린다.
"헤헤 당연하지! 나같이 완벽한 여자가 어딨냐?~너 복받은줄 알아..그니깐 나한테 잘해줘! 하루에 3번씩 사랑한다 그래 알겠지?? 안하기만해..죽어"
"그래 사랑해"
볼에 쪽 뽀뽀를 하더니 후다닥 이불속으로 들어가 눈만 보이게 이불을 올리곤 눈을 깜빡 거린다.
이불 안에서 쪼만한 발로 내발을 툭툭 치며 귀엽게 눈을 깜빡이는 한은지
"은지야 나 이제 집에 가야겠다~저녁 때 다되가네.."
"으응..저녁 먹고 더 놀다가면 안돼?..나 더 안보고싶어?"
귀엽게 앙탈부리며 아쉬운듯 손을 만지작거리다 이불속으로 날 끌어들인다.
"응? 좀 더 있다가...엄마아빠도 그러라고 했잖아..이렇게 귀여운 표정으로 잡는데도 갈거야?.."
"아무리 그래도..부모님이 안 좋아하시지 않을까?..오늘 두번째로 인사드리는거고.."
"괜찮아! 한민지도 남자친구 많이 데려왔었는데 엄마아빤 좋아해!!"
"...."
"왜?"
"니네 언니가?..안그래 보이는데.."
"야..한민지 완전 날라리거든?! 그동안 남자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데!"
"그런건 굳이 말 안해도 되잖아 은지야.."
의도하지 않게 은지네 언니 사생활을 알게 榮?..
"치..근데 웃긴건 뭔지 알아? 남자를 그렇게 만나도 그건 한번도 안했대..푸하하 지 자존심이래 미친 히히히"
"....."
찰싹!
"아! 애때여..."
은지 손을 살짝 한대 때리곤 양 볼을 잡고 늘렸다.
"아무리 그래도 니 언닌데 한민지가 뭐야 한민지가..언니라 불러야지..그리고 언니가 너한테 얘기해준걸 나한테 왜 얘기해? 언니가 알면 속상해 할거아냐..."
볼 살을 놔주곤 살짝 타이르니 또 손가락으로 침대만 콕콕 찌른다.
침대를 콕콕 찌르던 손을 어루만져주자 그제야 얘기한다.
"알았어..이제 안그러께.."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자연스레 안겨온다. 잘못을 해도 뭐라 못할 정도로 사랑스럽다.
똑 벌컥!
노크 소리가 나길래 서둘러 은지랑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문밖엔 민지가 서서 깔깔 거리고 있다. 어느면에서는 은지보다 더 무서운 사람일지도...
"꺄아!! 아 언니! 노크는 세번해야 되는거 아냐? 한번 하고 바로 들어오냐..그리고 들어오라고도 안했거든?!"
이미 배를 잡고 자기 허벅지를 연신 때리며 깔깔거리는 민지..그녀의 상태도 좀 점검을 해봐야 할듯 싶다..심히 정신상태가 점점 이해가 안간다...
"아하하..아 웃겨..엄마가 니 서방 갔나 보고 오래서~안갔으면 저녁 먹고 가래 오늘 뒷 마당에서 고기 구어먹는다고 니 서방이랑 마트갔다오래 이년아 얼른 다녀와 큭큭.."
민지가 벌컥 들어오자 어정쩡하게 떨어졌지만 손만은 꼭 잡고 있었는데 마치 딸치다 누나한테 걸린 개같은 기분이다..젠장
서둘러 다녀오라는 말씀에 손잡고 마트로 향하는 길 앞으로 은지네 집에 자주 놀러올수 있으니 이 동네 길은 다 외워야겠다.
"마트까지 얼마나 걸려??"
"10분?"
"흠~가깝네"
"왜? 나랑 더 오랫동안 걷고 싶지? 그치?!"
"아니 그냥 빨리 갔다 오래서 그....런게! 아니고 당연히 너랑 걷는게 좋아서 그랬지!
"능구렁이.."
괜히 틱틱대며 발에 걸리는 돌멩이를 차버린다. 지금껏 살면서 아무리 잘생긴 남자가 고백해도 관심도 없었고 맘에 드는 남자도 없었던 내가 최무명한테 이렇게까지 빠져서 틈만나면 나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내 모습..나조차 어색하다.
잠깐 생각하는 사이 내가 말없이 걷자 그가 내 볼에 쪽하고 뽀뽀를 한다. 물끄러미 그의 눈을 쳐다본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고 이 남자가 나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나 정도면 어느 남자라도 나한테 빠져서 매달리겠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라 마음이 불안하다..
"야 얼른 사랑한다 그래 나한테"
"지금?.."
"응 빨리 사랑한다 그래 얼른..."
당황스럽다..갑자기 말 없이 걷더니 마트에 다와서 사랑한다고 해달란다...뜬금없지만 백번이고 할수 있다 한은지라면
"사랑해"
"또 해줘"
"사랑해.."
"진심을 좀 담아서 해봐 누가보면 내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거 같잖아!"
"사랑해!"
"-_- 된건가.."
"진짜 나 사랑하지? 다른 여자한테 눈돌리기만해.. 둘 다 죽여버릴거야"
"그래 진짜로 사랑해 한은지.."
은지는 연신 기분 좋은듯 내 손을 잡고 앞 뒤로 흔들더니 팔짱을 끼고 신난 아이처럼 별것 아닌거에도 꺄르르웃고 마트에서도 자주자주 안겨와서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계산대에서도 뒤에서 안아버리더니 사랑한다 그러고..계산해주는 여자 직원이 흐뭇하게 보곤 보기좋다고 하니 한은지가 내 등 뒤에 고개만 빼꼼 내밀고 베시시 웃는다.
"제가 아깝죠? 이렇게 예쁜 여자가 만나주는데 잘해주지도 않고.. 얘가 아까 저 울렸어요!!!"
의도하지 않게 나쁜놈이 되버렸다...갑자기 주변에서 혀를 끌끌차는 소리가 들리고 여자 직원이 나보고 꼭 놓치지 말고 잘해주라는 소리에 아 예예 거리며 연신 고개만 꾸벅꾸벅 거렸다.
"거봐 이제 나한테 잘해줘...또 울리지 말고 알겠지?"
그녀의 뒤통수를 쓰다듬어 주며 알겠다고 웃자 소리만 안낼뿐이지 이건 고양이가 골골거리는 거와 똑같다...눈도 감고..
양 손 가득한 봉지를 들고 은지네 집으로 가는 길
"내가 하나 들어줄까? 안 무거워?"
"짐이 무겁진 않은데..마음이 무거워 마음이.."
"왜!"
"아까 마트에서 날 그렇게 나쁜놈 만들면 어떡해.."
"히히"
"주변에서 여자가 아깝다는둥..남자가 바람피웠다는둥..죄인이 된거같애.."
"그러게 누가 나 울리래? 이건 벌이야!"
가볍게 실랑이를 하는 사이 금세 도착하니 이미 뒷 마당엔 준비가 끝났나보다.
"오 고기다 고기고기!!!! 왜이리 늦었어"
"찾느라 오래 걸렸어요 살게 너무 많아서.."
우리가 도착하자 민지가 고기고기 거리며 신이났다.
"가서 손 씻고와라"
"네~"
간단히 손을 씻고 뒷 마당을 보니 정말 장난아니다 싶었다.. 마당 크기부터 이미 입이 벌어지고..은지네 집 자체가 주변 집들이랑 꽤 많이 떨어져 있었고 집 설계도 은지네 아빠가 하셔서 집 크기가 어마어마 했다. 앞 마당 뒷 마당 모두 넓찍하니 좋았고 엄청 큰 모기장도 설치되있어서 편안히 먹을 수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야외에서 숯불구이는 오랜만에 먹어서 정말 맛있었고 은지네 아빠랑 내가 직접 고기를 굽고 나중에 여자랑 놀러 갔을때 남자는 이런것도 할줄 알아야 한다며 숯 다루는 법이랑 불조절 등등을 알려주시며 귓속말로 충격적인 얘기를 하시곤 멘붕상태인 날 보곤 호탕하게 웃으며 내 등을 퍽! 치신다. 아마 은지가 아빠를 닮았나보다..쿨한 성격도 매운 손맛도..
정말 배불리 맛있게 먹고 라면까지 끓여 배가 터질때까지 먹고나서 은지네 아빠가 조용히 따로 부르신다.
"내 딸 어떠냐? 나 닮아서 제멋대로 일텐데 우하하"
잘못 대답했다가 골치 아플까봐 이리저리 포장해 말했더니 은지네 아빠가 날 쳐다본다. 뭐지..이게 아닌가?..
"좋아하냐?"
잠시 당황했지만 돌려 말하는걸 싫어하시는 듯해 솔직히 말했다.
"네"
"오케이"
은지네 아빠는 눈을 찡긋하시곤 들어가셨다.
그 사이 여자들이 벌써 다 치웠는지 금세 깔끔해졌고 은지랑 벤치에 앉아 얘기좀 하다가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가기로 했다. 은지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민지한테도 가보겠다고 하자 갑자기 날 껴안는다 그걸 본 은지가 빽 소리를 지르자 또 깔깔대며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동생 놀리는건 도가튼 여자다..
"전화할게~"
"당연하지 전화안받거나 톡 씹으면 죽는다"
"어..어 그래..알았어"
가볍게 안아주고 돌아가는 길 뒤를 보니 은지가 아직도 날 보고 있다. 톡으로 들어가라고 하니 전화가 바로 온다.
"어 왜?"
"사랑한다그래 빨리"
"사랑해"
"히히히..나도 사랑해 잘가"
"응..아!!!"
"왜 그래?"
"선물 안주고 갈뻔 했어"
"......"
선물이 무엇인지 아는 은지는 부끄러웠는지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돌아가자 은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깜빡할뻔 했네"
가방에서 예쁘게 포장된 고가의 섹시속옷세트를 꺼내자 은지 얼굴이 새빨갛게 빨개진다.
"자 선물!"
부끄러운지 받을 생각을 안해 은지 손에 쥐어주니 후다닥 집으로 뛰어들어간다. 그 모습이 귀여워 한참 웃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제 7부 마침
추천과 댓글은 작품에 큰 힘이 됩니다.
아기처럼 그의 품에 안겨 아직도 등을 토닥토닥하며 떨어지기 싫은듯 꼭 껴안고 있는 두 사람.
"은지야 근데 아까 내가 문 안열었을때 왜 울었어?.."
이제 괜찮아졌다지만 아직 은지가 왜 울었는지 이유를 몰라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어본다.
나름 무서운 표정을 짓고 그의 품을 벗어나 힘이 실리지 않은 귀여운 주먹으로 툭툭치며 앙탈을 부린다.
"죽을래?! 우리 아빠도 내방은 안들어온단 말야..내가 문열라고 해도 너가 열지도 않고 대답도 안해서 무서웠어..생전 처음 내 방에 남자가 들어갔는데 무섭지 그럼.."
"미안해.."
"치..."
잔뜩 입이 나와 불만인 표정으로 계속 툭툭 때린다.
허벅지를 톡톡치며 이리오라는 제스처를 취하니 은지가 고개를 홱 돌리고 손가락으로 침대만 콕콕 찌르고 있다. 삐진것도 어쩜 이리 귀여울까?
침대에서 내려오니 물끄러미 쳐다보는 은지. 그녀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힘껏 들어올린다.
"으차!!"
"꺄아아하하 내려줘!!"
그녀를 아기처럼 들었다 놨다 뱅글뱅글 돌기도 하니 내 머리를 잡고 앞뒤로 잡아 당기며 꺄르르 웃는다.
그녀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받쳐 안아주자 두손을 내 목에 감고 다리를 내 허리에 감아온다.
"뽀뽀"
쪽!
"뽀뽀~"
쪽..쪽!
연인들이 이런 자세로 스킨쉽하는걸보면 정말 아름다워 보였는데 강남고에서 제일 예쁜 한은지가 나에게 안겨 뽀뽀를 해주니 너무나 행복할 따름이다.
"웃차..좀 무거운데?"
퍽!
"니가 비실비실한거야.."
"힘들어~으아.."
그녀를 안은 상태로 침대에 누워버리니 자연스레 그녀가 내 위에 올라간 자세가 되었다.
쪼옥 츄릅 츄읍..
짧지만 수위 높은 키스가 끝나고 은지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내려본다.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귓볼을 만져주자 고양이처럼 눈을 살짝 감고 가만있는다.
"흐응..야아..느낌 이상해.."
귓볼을 천천히 만져주자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피한다.
"너 애기같애..귀여워 죽겠다"
귀엽다는 말에 한껏 자신있는 표정으로 샐쭉 거린다.
"헤헤 당연하지! 나같이 완벽한 여자가 어딨냐?~너 복받은줄 알아..그니깐 나한테 잘해줘! 하루에 3번씩 사랑한다 그래 알겠지?? 안하기만해..죽어"
"그래 사랑해"
볼에 쪽 뽀뽀를 하더니 후다닥 이불속으로 들어가 눈만 보이게 이불을 올리곤 눈을 깜빡 거린다.
이불 안에서 쪼만한 발로 내발을 툭툭 치며 귀엽게 눈을 깜빡이는 한은지
"은지야 나 이제 집에 가야겠다~저녁 때 다되가네.."
"으응..저녁 먹고 더 놀다가면 안돼?..나 더 안보고싶어?"
귀엽게 앙탈부리며 아쉬운듯 손을 만지작거리다 이불속으로 날 끌어들인다.
"응? 좀 더 있다가...엄마아빠도 그러라고 했잖아..이렇게 귀여운 표정으로 잡는데도 갈거야?.."
"아무리 그래도..부모님이 안 좋아하시지 않을까?..오늘 두번째로 인사드리는거고.."
"괜찮아! 한민지도 남자친구 많이 데려왔었는데 엄마아빤 좋아해!!"
"...."
"왜?"
"니네 언니가?..안그래 보이는데.."
"야..한민지 완전 날라리거든?! 그동안 남자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데!"
"그런건 굳이 말 안해도 되잖아 은지야.."
의도하지 않게 은지네 언니 사생활을 알게 榮?..
"치..근데 웃긴건 뭔지 알아? 남자를 그렇게 만나도 그건 한번도 안했대..푸하하 지 자존심이래 미친 히히히"
"....."
찰싹!
"아! 애때여..."
은지 손을 살짝 한대 때리곤 양 볼을 잡고 늘렸다.
"아무리 그래도 니 언닌데 한민지가 뭐야 한민지가..언니라 불러야지..그리고 언니가 너한테 얘기해준걸 나한테 왜 얘기해? 언니가 알면 속상해 할거아냐..."
볼 살을 놔주곤 살짝 타이르니 또 손가락으로 침대만 콕콕 찌른다.
침대를 콕콕 찌르던 손을 어루만져주자 그제야 얘기한다.
"알았어..이제 안그러께.."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자연스레 안겨온다. 잘못을 해도 뭐라 못할 정도로 사랑스럽다.
똑 벌컥!
노크 소리가 나길래 서둘러 은지랑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문밖엔 민지가 서서 깔깔 거리고 있다. 어느면에서는 은지보다 더 무서운 사람일지도...
"꺄아!! 아 언니! 노크는 세번해야 되는거 아냐? 한번 하고 바로 들어오냐..그리고 들어오라고도 안했거든?!"
이미 배를 잡고 자기 허벅지를 연신 때리며 깔깔거리는 민지..그녀의 상태도 좀 점검을 해봐야 할듯 싶다..심히 정신상태가 점점 이해가 안간다...
"아하하..아 웃겨..엄마가 니 서방 갔나 보고 오래서~안갔으면 저녁 먹고 가래 오늘 뒷 마당에서 고기 구어먹는다고 니 서방이랑 마트갔다오래 이년아 얼른 다녀와 큭큭.."
민지가 벌컥 들어오자 어정쩡하게 떨어졌지만 손만은 꼭 잡고 있었는데 마치 딸치다 누나한테 걸린 개같은 기분이다..젠장
서둘러 다녀오라는 말씀에 손잡고 마트로 향하는 길 앞으로 은지네 집에 자주 놀러올수 있으니 이 동네 길은 다 외워야겠다.
"마트까지 얼마나 걸려??"
"10분?"
"흠~가깝네"
"왜? 나랑 더 오랫동안 걷고 싶지? 그치?!"
"아니 그냥 빨리 갔다 오래서 그....런게! 아니고 당연히 너랑 걷는게 좋아서 그랬지!
"능구렁이.."
괜히 틱틱대며 발에 걸리는 돌멩이를 차버린다. 지금껏 살면서 아무리 잘생긴 남자가 고백해도 관심도 없었고 맘에 드는 남자도 없었던 내가 최무명한테 이렇게까지 빠져서 틈만나면 나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내 모습..나조차 어색하다.
잠깐 생각하는 사이 내가 말없이 걷자 그가 내 볼에 쪽하고 뽀뽀를 한다. 물끄러미 그의 눈을 쳐다본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고 이 남자가 나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나 정도면 어느 남자라도 나한테 빠져서 매달리겠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라 마음이 불안하다..
"야 얼른 사랑한다 그래 나한테"
"지금?.."
"응 빨리 사랑한다 그래 얼른..."
당황스럽다..갑자기 말 없이 걷더니 마트에 다와서 사랑한다고 해달란다...뜬금없지만 백번이고 할수 있다 한은지라면
"사랑해"
"또 해줘"
"사랑해.."
"진심을 좀 담아서 해봐 누가보면 내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거 같잖아!"
"사랑해!"
"-_- 된건가.."
"진짜 나 사랑하지? 다른 여자한테 눈돌리기만해.. 둘 다 죽여버릴거야"
"그래 진짜로 사랑해 한은지.."
은지는 연신 기분 좋은듯 내 손을 잡고 앞 뒤로 흔들더니 팔짱을 끼고 신난 아이처럼 별것 아닌거에도 꺄르르웃고 마트에서도 자주자주 안겨와서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계산대에서도 뒤에서 안아버리더니 사랑한다 그러고..계산해주는 여자 직원이 흐뭇하게 보곤 보기좋다고 하니 한은지가 내 등 뒤에 고개만 빼꼼 내밀고 베시시 웃는다.
"제가 아깝죠? 이렇게 예쁜 여자가 만나주는데 잘해주지도 않고.. 얘가 아까 저 울렸어요!!!"
의도하지 않게 나쁜놈이 되버렸다...갑자기 주변에서 혀를 끌끌차는 소리가 들리고 여자 직원이 나보고 꼭 놓치지 말고 잘해주라는 소리에 아 예예 거리며 연신 고개만 꾸벅꾸벅 거렸다.
"거봐 이제 나한테 잘해줘...또 울리지 말고 알겠지?"
그녀의 뒤통수를 쓰다듬어 주며 알겠다고 웃자 소리만 안낼뿐이지 이건 고양이가 골골거리는 거와 똑같다...눈도 감고..
양 손 가득한 봉지를 들고 은지네 집으로 가는 길
"내가 하나 들어줄까? 안 무거워?"
"짐이 무겁진 않은데..마음이 무거워 마음이.."
"왜!"
"아까 마트에서 날 그렇게 나쁜놈 만들면 어떡해.."
"히히"
"주변에서 여자가 아깝다는둥..남자가 바람피웠다는둥..죄인이 된거같애.."
"그러게 누가 나 울리래? 이건 벌이야!"
가볍게 실랑이를 하는 사이 금세 도착하니 이미 뒷 마당엔 준비가 끝났나보다.
"오 고기다 고기고기!!!! 왜이리 늦었어"
"찾느라 오래 걸렸어요 살게 너무 많아서.."
우리가 도착하자 민지가 고기고기 거리며 신이났다.
"가서 손 씻고와라"
"네~"
간단히 손을 씻고 뒷 마당을 보니 정말 장난아니다 싶었다.. 마당 크기부터 이미 입이 벌어지고..은지네 집 자체가 주변 집들이랑 꽤 많이 떨어져 있었고 집 설계도 은지네 아빠가 하셔서 집 크기가 어마어마 했다. 앞 마당 뒷 마당 모두 넓찍하니 좋았고 엄청 큰 모기장도 설치되있어서 편안히 먹을 수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야외에서 숯불구이는 오랜만에 먹어서 정말 맛있었고 은지네 아빠랑 내가 직접 고기를 굽고 나중에 여자랑 놀러 갔을때 남자는 이런것도 할줄 알아야 한다며 숯 다루는 법이랑 불조절 등등을 알려주시며 귓속말로 충격적인 얘기를 하시곤 멘붕상태인 날 보곤 호탕하게 웃으며 내 등을 퍽! 치신다. 아마 은지가 아빠를 닮았나보다..쿨한 성격도 매운 손맛도..
정말 배불리 맛있게 먹고 라면까지 끓여 배가 터질때까지 먹고나서 은지네 아빠가 조용히 따로 부르신다.
"내 딸 어떠냐? 나 닮아서 제멋대로 일텐데 우하하"
잘못 대답했다가 골치 아플까봐 이리저리 포장해 말했더니 은지네 아빠가 날 쳐다본다. 뭐지..이게 아닌가?..
"좋아하냐?"
잠시 당황했지만 돌려 말하는걸 싫어하시는 듯해 솔직히 말했다.
"네"
"오케이"
은지네 아빠는 눈을 찡긋하시곤 들어가셨다.
그 사이 여자들이 벌써 다 치웠는지 금세 깔끔해졌고 은지랑 벤치에 앉아 얘기좀 하다가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가기로 했다. 은지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민지한테도 가보겠다고 하자 갑자기 날 껴안는다 그걸 본 은지가 빽 소리를 지르자 또 깔깔대며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동생 놀리는건 도가튼 여자다..
"전화할게~"
"당연하지 전화안받거나 톡 씹으면 죽는다"
"어..어 그래..알았어"
가볍게 안아주고 돌아가는 길 뒤를 보니 은지가 아직도 날 보고 있다. 톡으로 들어가라고 하니 전화가 바로 온다.
"어 왜?"
"사랑한다그래 빨리"
"사랑해"
"히히히..나도 사랑해 잘가"
"응..아!!!"
"왜 그래?"
"선물 안주고 갈뻔 했어"
"......"
선물이 무엇인지 아는 은지는 부끄러웠는지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돌아가자 은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깜빡할뻔 했네"
가방에서 예쁘게 포장된 고가의 섹시속옷세트를 꺼내자 은지 얼굴이 새빨갛게 빨개진다.
"자 선물!"
부끄러운지 받을 생각을 안해 은지 손에 쥐어주니 후다닥 집으로 뛰어들어간다. 그 모습이 귀여워 한참 웃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제 7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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