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위에서 끼우기엔 수영복 끈에 걸리기 때문에, 일단 허리를 당겨, 피처럼 붉게 부풀어 오른 귀두를 아래쪽 젖가슴 사이에 밀착시켰다.
“하앗, 앗……굉장히, 뜨거워……”
수영복으로 인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그곳엔 약간의 틈도 없었다. 켄지는 처녀의 보지를 뚫어버리듯이 전진해갔다. 로션의 흡착감은 건재해서 손바닥보다 더 뜨거운 남근이 젖퉁이 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굉장하네…… 몸은 작은데도, 내 물건이 점점 파묻혀 들어가.”
부드러운 살덩이는 찰싹 밀폐되어 있지만, 맥동하는 육괴가 깊숙이 깊숙이 들어올 때마다, 그만큼 용적이 늘어나면서 수영복이 조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끈이 파고드는 아련한 아픔이 마코에게 있어서는 쾌감인 것은 당연하지만, 켄지에게 있어서도 성감대에 느껴지는 조임이 늘어났기 때문에 때때로 참기 어려운 듯 유방을 쥔 손톱이 젖퉁이로 파고들었다.
“크으으으윽, 이건, 상상한 것보다 더, 으윽……! 더 미끈미끈하고 부드러워진 보지같은 느낌이랄까. 으으, 밀착해오는 느낌도 기분좋고, 큭”
“기뻐해주시니, 전, 행복합니다……”
쉰 목소리에 비음이 섞여드니, 성인 여성의 허스키한 신음과 비슷해서, 자연스레 주위의 공기를 관능적으로 바꾸어갔다. 감기에 걸려 피폐한 느낌도 어느새 사라졌다. 남자의 육체 중에서 가장 울툭불툭하고 흉악한 부위를 여자의 몸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고혹적인 부위로 감싸 안고 있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을 고양시키고 있다.
윤기있게 빛나고 있는 살대가리가 눈 앞에 삐져나왔을 때는 ‘아아, 역시 여자는 남자의 욕망에는 이길 수 없구나’라는 피학적이고 더없는 행복에 사타구니까지 찌르르 쑤셔왔다.
“후우, 윤활유는 충분한 것 같네”
일 하나를 마쳤다는 듯이 켄지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부디”
“응. 마코의 젖가슴을 보지처럼 범할 거야.”
거침없이 나오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하는 주인님을 원했어, 나는)
유방의 양쪽 옆구리에 손을 끼우고 곧바로 시작된 피스톤 운동을 마코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받아들였다. 섹스를 할 때보다 보기 쉬운 위치에서 허리가 앞뒤로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움직임으로 지금까지 범해져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정말로 가슴이 질(膣)로 변해버린 것 같은 기분으로 나긋한 마찰감을 즐겼다.
“앗, 아앙, 흐앙, 쯔벅쯔벅 소리가 나…… 외설적이에요. 야해요. 주인님의 움직임…… 흑”
“감기에 걸려놓고는 그렇게 색스러운 소리를 내는 쪽이 더 야해.”
“그치만, 멋대로 나와버리는 걸요…… 아항”
목소리가 쉬면 쉴수록 애절한 음색이 되어 자신의 귓가에도 음탕하게 들렸다. 유방의 계곡사이에서도 즈벅, 즈걱 하는 음탕한 소리가 멈추지 않았고 부드러운 피하지방이 그 소리를 흡수해 유선(乳腺)을 뜨겁게 달구어갔다.
귀두의 처마부분이 걸리는 부하를 차분히 맛보듯이 저속으로 움직이던 피스톤이 한번 왕복할 때마다 매끄러운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속도를 더해갔다. 침대가 삐걱 삐걱거리는 것이 묘하게 생생하게 들린다.
“흐아앙, 아앙, 가슴을 범해지고 있어…… 감기에 걸렸는데도 집에서 파이즈리라니……”
자신이 터무니없이 음란하다는 느낌에 참을 수가 없다. 실제로도 음란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 정도로 흐트러지는 것은 켄지의 페니스때문이기도 했다.
(이렇게 뜨겁고, 크고, 아앙, 턱에 닿았어…… 섹스를 할 때 자궁을 거세게 두드려 오던 강간 자지, 여자라면 두근두근거리는 게 당연하잖아)
희열과 격앙된 흥분이 유두를 충혈시킨다. 고의인지 우연인지 켄지의 엄지손가락이 눌러 뭉개자, 찌르는 듯한 아픔과 쾌감에 허리가 떨리며 위로 들린다.
“히아앙, 흐윽!”
“아, 미안…… 하지만, 이런 거 좋아하지? 난폭하게 주무르면서 유두를 찌부러트리는 거, 어엇, 허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어.”
켄지는 허리놀림을 멈추지 않고 부드러운 젖을 좌우에서 압박하면서 주물러댔고, 수영복 너머로 유두를 비벼댔다. 점액 때문에 질육(膣肉)을 쑤셔대는 듯한 질척한 소리와 함께 감미로운 전류에 등골이 오싹하며 휘어올랐다.
“아아아아앙, 뜨거워, 쯔퍽쯔퍽 쑤셔대는 가슴이 뜨거워엉”
“더 뜨겁고 냄새나는 게 나올 거야. 상상하는 것만으로 여러 곳이 뜨거워지지?”
“그래요……아앙, 가슴도, 보지도, 그 냄새를 상상하면 달아올라요오옷!”
목의 아픔도 잊고서 소리를 지르는 것과 동시에 가슴이 튀어 오르고 하얀 수영복이 완전히 벗겨지면서 점막부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켄지는 기뻐하면서 핑크색 돌기를 엄지로 괴롭혔고 마코는 갈라진 목을 괴롭히듯 비명을 질러댔다.
“히아아아아앗, 좋아아아아요! 역시 젖가슴을 괴롭혀지는 건 최고에요오……”
남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희열을 강요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마조히스트인 마코가 매우 좋아하는 것이었다. 피스톤으로 턱을 찔리면서 머리가 뿌예지고 , 유방을 주물리면서 가슴 가득 쾌감이 충만해져, 가련한 체구가 발가락 끝까지 감기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히이이이익, 아아앗, 아앙! 가, 갈 것 같아……!”
“확실히 젖가슴이 뜨거워졌네. 감기에 걸려 있으면서도 가슴만으로 절정이라니, 얼마나 색녀 인거야!”
오만 불손하게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켄지의 피스톤도 섹스를 하면서 절정에 다다를 때와 다르지 않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어지는 끈적한 소리도 청초한 방안을 향락의 공간으로 바꿀 정도로 크다.
남성이 느끼는 쾌락의 바로미터인 겉물이 로션과 섞여서 거품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귀두가 젖가슴 살에 파묻혀도 턱 끝과 사이로 이어진 실은 끊어질 것 같지가 않다. 분명 정자가 섞여 있어서 그런 거라고 마코는 상상했다. 여자를 임신시키기 좋아하는 남자의 씨앗이 참지 못하고 새어나온 것이다.
“싸줘요…… 주인님의 정자를 뿌려서, 제 감기를 치료해주세요옷!”
입을 벌리고 머리를 숙여 구강을 페니스에 향한 채, 한껏 내민 혀로 어서 오라고 재촉을 했다.
“그래, 낫게 해 줄게! 낫지 않는다면 몇 번이라도 뿌려줄테니까!”
“기뻐요……!”
팡! 하고 배가 젖 아랫부분을 때리면서 부드러운 젓퉁이 전체가 크게 진동했다. 그 중심에서 머리를 내민 붉게 타오르는 창끝이 기다리고 바라던 독특한 냄새의 엑기스를 뿜어냈다.
“에아아아앗……! 외엥, 장이……진해요, 약이 눅진눅진!”
마코는 입 안의 점막을 드러낸 채 기쁨에 찬 얼굴로 희고 탁한 오욕(汚辱)을 받아들였다. 냄새를 맡을 수 없어도, 뺨과 콧등에 엉겨 붙은 뜨거운 감촉으로 그 액체 속에 정자가 잔뜩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다. 착타노가 동시에 혀를 범하는 씁쓸함을 통해서도 확연하다.
진한 정액은 정말 좋다. 싫을 리가 없다. 감기에 걸려 있다고 해도, 이 농후한 육즙을 거부할 여자가 아닌 것이다. 입 안도 얼굴도 끈적하게 달라붙는 감각이 엉겨 붙으면서 연쇄적으로 자궁이 꾸욱 조여 온다.
“나도 나지만 잘도 싸네…… 안면사정은 처음인데, 이것도 기분 좋아?”
“히부운 좋아……으합, 아오아”
입 안에 탁한 늪이 생기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코가 막혀 있는데다가, 점액으로 화장을 한 피부는 질식감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슬슬 삼켜. 목에 걸리면 옆으로 흘려도 괜찮으니까.”
모처럼의 약을 흘려서는 의미가 없다. 마코는 산소 결핍으로 몽롱한 상태에서도 고통이 멈추지 않는 목을 움직혀 애써 삼켰다.
“으흑, 읍…… 읍, 으급, 응”
천천히, 조금씩. 주인님이 애써 주신 약을 만에 하나라도 흘리지 않도록 확실하게 삼켜 간다.
(똑똑히 봐주세요, 주인님…… 암컷 노예는 입에 싸주신 건 망설임없이 삼키는 생물이니까요)
이윽고 사정과 맥동이 멈출 즈음, 마코의 입안에서 과도하게 끈적이던 느낌이 없어지면서, 뱃속에 충실감이 생겨났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심호흡을 하던 찰나에 기침을 하자, 얼굴에 붙어있던 흰 액체가 다르르 떨었다. 역시 진하다. 무심코 미소를 짓게 될 정도로 진하다.
자신이 삼켰던 것이 얼마나 진한 것인지는 숨히 막히는 고통으로 어지러워서 잘 알지 못했다. 목 언저리에도 정액은 엉겨 붙어 있기에, 침대에까지 얼룩을 만들고 있다. 유방도 로션이 아닌 탁한 액체에 감싸여 있는 게, 흐트러진 수영복과 묘하게 어울려 보였다.
(해수욕장에서 강간 당한 느낌이랄까…… 그런 의미로 잘 어울려 보여)
켄지도 그런 마코를 내려다보고 있는 가 싶더니 말없이 천천히 페니스를 빼내 마코의 옆에 무릎을 꿇는다. 침대와 등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몸을 들어 올리는 가 했는데, 마코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켄지……?”
순간적으로 이름을 불러 버린 것은, 약간 놀랐기 때문이다. 주종관계에서 이래서는 안된다. 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켄지의 시선이 간지러울 정도로 상냥해서 잠깐 말문이 막혀버렸다.
“교복이 더러워 져…… 봐, 정액이 묻었잖아.”
“응, 그러네.”
하지만 켄지는 신경쓰지 않고 마코를 끌어안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무리를 시킨 미안함이라는 양심의 가책과, 감기에 걸려서도 자신을 기분 좋게 해준 상대에 대한 사랑스러움이 하나가 되어 있는 듯 했다.
노예라는 생각에 빠진 마코에게 있어서는 이래선 심히 곤란하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알 수 가 없다. 평소대로라면 사정없이 몰아붙히고 설교조로 주인님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강요할 시점이지만, 이를 어쩌랴 감기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그가 놓아줄 때까지 몇분간, 마코는 얼굴을 빨갛게 붉힌 채로 고개를 숙이고 온 몸을 감싸는 온기를 느꼈다.
“……죽, 만들어 올께. 그 다음에 평범한 약을 먹는 거야.”
“응…… 알았어.”
그가 일어서는 도중, 머리카락에 살짝 무언가가 닿았다. 키스를 한 것이라고 생각하자, 머릿속이 멍해져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어, 도끼에 찍힌 나무가 쓰러지는 것처럼 천천히 침대에 몸을 뉘였다.
너무나 주종관계답지가 않다. 단지, 무심결에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하고 혼잣말을 했다가, 숨기려는 듯 기침을 했다.
☆
문병을 갔던 날로부터 며칠 뒤, 마코가 겨우 병이 전부 나아서 등교를 한 날, 켄지의 휴대전화에는 바로 발신인 MS로부터 요구사항을 담은 메일이 도착했다.
“체육 수업을 빠지고, 2층에 서쪽 끝에 있는 남자 화장실 첫 번째 칸에서 만나자. 암호는 마르크스와 자허마조흐. 거부 불가. 안 온다고 하면 왕자지 사진을 학교에 뿌릴 거야.”
언제 국부의 사진을 찍은 건지는 알수 없지만 마코라면 “강간 기념으로 살짝 한 장” 과 같은 기분으로 찍어놓았더라도 이상하지는 않다.
몸 상태가 않좋다는 이유로 체육 수업에서 빠져 나와, 지정된 남자 화장실로 향한 것은 협박이 무서웠기 때문은 아니다. 그녀와 단 둘이 이야기할 기회를 원했기 때문이다.
결국, 문병을 갔던 날 이후로 그녀와는 대화를 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지만, 그날의 분위기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의 거리는 이전보다 줄어들었을 것이다.
오늘 불러낸 것 자체도, ‘지금까지는 주인과 노예였지만, 난 이제 그런 관계는 견딜 수 없어…… 이제부터는 켄지의 옆에서’…… 와 같은 가슴이 두근거리다 못해 데굴데굴 구르고 싶을 정도의 망상이 드는 것을 뿌리쳤다.
히죽거리는 얼굴로 화장실에 도착했다.
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노크를 했다.
“마르크스”
“자허마조흐”
안쪽에서 문이 열리자, 체육복 차림의 마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이 죄다 촌스럽다며 푸념을 하는 붉은 색 운동복도, 윗도리만을 입고 아래엔 짙은 남색 부르마라면 의외로 섹시하다. 옷자락으로 부르마를 깊게 덮고 있으니 부르마가 속옷처럼 보여 흥분을 돋운다. 특히 마코처럼 귀여운 소녀가 허벅지까지 오는 줄무늬 양말을 함께 신고 있으니 남자의 마음을 자극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않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 현장을 보는 켄지는 기뻐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골이 난 표정으로 입은 へ자 모양으로 하고, 갓 벗은 것으로 보이는 따끈따끈한 브래지어로 채찍을 휘두르듯 벽을 때렸다.
“다 나았다고! 약이 잘 들었다고! 아~ 정말, 주인님 최고!”
“화를 내면서 감사를 받는 건 처음인데 난……”
“네, 이걸 채찍 대신으로 해 자!”
건네받은 브래지어는 역시 생생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후우, 하고 마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 빨리 때려요. 자 얼른 주인님, 이 천박한 노예를 두드려 패고 새디스틱한 일상을 다시 시작해요. Let"s 주종관계, 빨리 컴온”
목소리는 억누르고 있지만, 어떻게 봐도 눈썹이 치켜 올라가 있고, 눈초리도 공격적으로 날카롭다. 관계가 시작된 날, 자위도구가 들어있던 조리주머니를 주웠을 때처럼.
“나, 무슨 잘못 한 거 있어?”
“그럴 리가 없잖아? 주인님은 노예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정의인 데. 즉 네가 까맣다고 하면 눈도 까만거고, 네가 고양이라고 말하면 개도 고양이. 전봇대가 페니스같다고 말하면, 전봇대는 페니스가 되는 거야.”
“말하는 의미는 알겠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어.”
“알았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주지”
척, 하고 켄지의 가슴을 마코의 집게손가락이 찔렀다.
“잠깐 문병을 온 것 정도로 거리가 줄어들었다던가, 대등해졌다던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겠지. 너는 단지 주인님이고, 나는 단순한 노예. 격이 다르다고, 격이.”
“뭐, 뭐라고 이, 시건방……진?”
순간,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건방지다고 할까, 오히려 자신을 비하하는 말이면서, 그러면서도 고압적이어서 의미 불명 이었지만, 기억을 떠올려보면 처음부터 이런 관계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즉,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켄지와 마코의 관계는 연인 같은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주인과 노예인 것이다.
“그 때는 나도 감기 때문에 잠깐 정신이 느슨해져 있었던 건지, 분수없이 기어올랐다고 할까, 건방지게 굴었었지. 그런데 너, 환자라고 배려한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벌도 주지 않고 돌아가다니 바보 아냐!”
날카롭게 말을 뱉으며 뒤로 돌더니, 벽에 손을 집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재래식 변기를 가로 넘어 다리를 좌우로 벌리고 있으니, 가뜩이나 키가 작은 그녀의 허리 위치는 한참이나 낮았다.
“완치기념으로 똑바로 서있지도 못할 때까지 채찍으로 때리면 되잖아. 용서를 구걸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거센 소리를 내면서”
보디블로우를 맞은 기분이라 켄지는 대답할 말을 잃었다.
들떠 있던 것이 바보같아 진다.
이 와시오 마코라는 소녀에게 있어서 키타노 켄지는 SM플레이의 상대역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연애대상이 될 수 있을 리가 없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품질 좋은 바이브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대로 켄지에게도 생각은 있다.
“노예가 어떤 벌을 받을 지에 대해서까지 지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
브래지어를 화장실 한쪽 구석에 던져 버렸다. 더럽혀지건 말건 알바도 아니고, 이런 사태에도 마조히스트라면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럼 어떤 벌을 줄거야?”
“네가 좋아할지 어떨지는 관계없어. 내가 기분 좋아지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부르마를 팬티와 함께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했지만 다리를 벌리고 있어선지 쉽게 벗길 수가 않았다. 한쪽 다리를 들라고 명령한 뒤 그쪽으로 부르마와 팬티를 벗겨냈다. 그것이 꿉꿉하고 묵직하게 느껴진 것은 그 안쪽이 흠씬 애액에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벌을 내리라고 말은 해도, 본심은 자지를 넣어주길 바랄 뿐이잖아.”
“그, 그렇게 그냥 음란하기만 한 것처럼 말하지 마. 브래지어로 채찍처럼 맞는 건 개인적으론 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켄지에게 그녀의 해명을 들어줄 생각은 없었다. 이미 체육용 반바지를 내리고, 며칠동안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자위행위조차 하지 않아 터질 것 같던 자지를 앞으로 내밀었다.
자신의 몸이기는 하지만 홀딱 반할 만큼 늠름한 흉기가 아닌가. 마코가 말한 대로, 여자를 범하기 위해 하늘이 내린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상관없어, 어찌되든. 어차피 나 따위랑 사귀고 싶지도 않은 것 같고. 섹스로 기분만 좋아지면, 서로 그걸로 좋은 거잖아.)
비교해 보자면, 마코의 보지 따위는 쪼그맣기만 하다. 한참이나 낮은 위치에 있다. 천박한 신분의 노예답게 주인님의 자지에는 닿지도 못한다.
“발끝으로 서봐. 설머 주인님한테 숙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
엉덩이 살을 쥐어 잡으려 하자 환희의 신음성이 귀에 닿았다. 허벅지에 경련이 일 정도로 까치발을 딛고 서서, 무척이나 기쁜 듯 가랑이 사이를 더 축축하게 적시는 그녀가 맘에 들지 않았다.
“넣는다…… 각오해”
켄지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붉은색으로 충혈된 세로로 된 균열에 자기 자신을 찔러 넣었다.
“아아아아앙, 오랜만에 강간이……!”
“그래, 강간이야. 너 따위는 남자한테 강간당하는 가치 말고는 없어.”
모든 분노와 함께 동경과 애정까지 토해내기 위해 곧바로 허리를 흔들어 댄다.
너무 심하게 해서 관계가 무너진다고 해도 알 바는 아니라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생각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남자의 마음은 복잡한 것이어서, 점막이 서로 부벼지면서 자지에 쾌감이 축적되어 감에 따라 이렇게 자신에게 쾌락을 주는 마코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 없어지는 것이었다.
“아앙, 주인님……! 앙, 좋아요, 아아앙, 보지가 미쳐……! 씹질에 미친 돼지가 될 것 같아요……!”
그녀도 나름대로 수업중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소리를 죽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오열이 섞인 신음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진다. 켄지의 뇌수(腦髓)를 휘어 감 듯 되울리면서 그녀의 몸에 한층 빠져들게 한다.
뒤에서 있는 힘 껏 찌를 때마다 머리카락이 이러저리 춤을 추듯 흔들렸고, 가녀린 등은 애처롭게 꿈틀대고, 아래로 늘어진 풍만한 유방이 날뛴다. 그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워서, 그녀를 어루만지며 더욱 흥분을 더해가니,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射精)에 대한 욕망이 강해져갔다.
“슬슬…… 마코, 간다. 이대라 쌀 거야……!”
“앗! 기, 기다려!”
마코는 흠칫 어깨를 크게 떨면서,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오늘은 위험한 날이니까 안돼! 진짜 그것만은 절대로!”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면 질내사정으로 끝까지……”
“부탁이야……제발……”
떨리는 목소리도 겁먹은 표정도 정말로 곤혹에 빠져 있다. 아마도 오늘까지처럼 마조히즘이 배어든 거부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아무리 마조히스트라고 해도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임신당하는 게 좋을 리가 없다.
켄지와 마코는 어디까지나 주인님 역할과 노예역할을 맡아 SM플레이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아, 알았어…… 그럼, 먹어.”
사타구니의 저림이 한계에 달한 순간 따스하고 비좁은 늪에서 페니스를 빼내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쪼그려 앉게 했다.
“으응, 먹을게…… 감기약, 다시, 앙, 기뻐……”
조금이라도 기분 좋은 장소를 찾아, 그녀의 입 안에 사정한다. 너무나 강한 기세에 그녀의 빰 안쪽을 찔러버렸찌만, 신경쓰지 않고 방출감에 몸을 맡겼다.
“아흡, 쭈웁쮸웁, 흐아아아아……! 흐류읍, 나혼다……흐읍, 읍, 마싯써, 응, 아앙”
볼살을 찔려 일그러진 입매가 창피하지도 않은 지,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희고 진한 액체를 빨았다. 볼 너머 손바닥으로 귀두를 자극해가면서, 남은 손으로는 자신의 사타구니까지 문질러대는 게, 분명히 피학감을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켄지 역시 사정을 하는 와중에 귀두를 자극당하니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내심으로는 씁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가까워지더라도, 결국은 섹스프렌드 이상은 아니구나)
노예 소녀에게 넘치는 욕망을 토해내면서도 기분은 무거워질 뿐이었다. 사정이 멈추자 더욱 괴로웠다. 취향에 안 맞는 상상으로 억지로 자위를 한 뒤와 같은 공허함이 가슴 속에 퍼져간다.
“역시 맛있어요. 주인님이 싸주신 요구르트는”
마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입가에 달라붙은 걸 핥으면서 방긋 웃었다. 완전히 기분이 나아진 듯해서, 몸을 섞기 전에 도전적이었던 눈매도 어딘가로 사라져있다.
켄지는 흐트러진 옷차림을 정리하고, 밖에 누가 없는지를 확인했다.
“돌아갈까. 넌 보건실로 가. 그 선생님은 적당주의니까 입을 맞춰 줄 거야.”
“주인님은?”
“적당히 어떻게 할게.”
수업을 빼먹었다고 걸리더라도 별 상관은 없다. 주인님이 까맣다고 하면 눈도 까만거니까, 한 두 번 농땡이를 피우는 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음, 그럼, 츠루가한테는 걸리지 않도록 해.”
“아, 응……다음엔, 언제 나를 괴롭힐거야?”
“뭐, 적당히 아무 때나”
한발 먼저 화장실을 나왔다.
교실로 향할 때도, 아무렇게나 적당한 발걸음이었다.
멀어져가는 켄지의 뒷모습은 쓸쓸했다.
“내가 잘못한…걸까”
여자 아이로서는 당연한 대응이었지만, 평소에 노예의 태도로 대해왔으면서 이제 와서, 라는 느낌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수정이 된다면 교내플레이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배란일의 자궁에 정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감미로운 기분이 되게 하지만, 한때의 감정적 미혹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릴 정도로 마코는 바보가 아니다. 그와의 관계는 한때의 충동과 같이 시작한 것이기는 해도, 그건 또 다른 이야기고.
만약 임신이라도 해서 배가 불러오면, 두 사람의 문란한 관계를 숨길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 강제로 헤어지게라도 된다면, 오늘처럼 화장실에서 거울이 비친 끈적끈적해진 동안(童顔)을 마주보고 희고 진한 액체를 손가락으로 모아 입안에 넣으면서 그 씁쓸함을 즐길 수도 없게 된다.
“읍, 슈릅……으~응, 맛있어, 귀축 진성 S의 맛이 나”
이 정액을 맛보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까워 참을 수 없다. 일시적인 쾌락에 빠져 켄지를 잃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는 자신에게 잘 맞춰 주고 있다. 무심결에 M의 사타구니가 꾸욱 조여들 정도로, S역을 연기하는 게 능숙한 것이다.
연기──인 거라고 생각한다. 근저에 S로서의 본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간이라는 것은 하나의 성격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생물은 아니다. 무미건조하고 소심한 얼굴 생김새도 그의 성격의 일면을 나타내고 있을 것이다.
마코 역시도, 자신의 작은 키와 치켜 올라간 눈매는 내면의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자면, 겁이 많다는 것과 공격성이랄까. 자신의 그런 부분이 켄지를 상처 입혀 지금처럼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게 한다고 생각하면───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자신에게 질려버리기라도 했다면.
“……바보 같아. 우리 나이 또래의 남자애가 편리한 육변기를 버릴 리가 없잖아.”
화장실에서 오래도록 고민을 하는 것도 이상해 보일 거라는 생각에, 적당히 멈추기로 했다. 머리카락에 붙은 정자도 어떻게 떨어내고, 냄새는 가지고 있던 탈취 데오드란트로 감출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액으로 범벅이 된 음란한 얼굴로 거리를 활보 해보고 싶네)
감미로운 망상으로 쿡쿡 웃으면서 화장실을 나와 보건실을 향해 방향을 바꾸었다.
“마코…… 울었어?”
기척도 없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살폿한 웃음이 목에 막혔다.
“우크크으읍, 콜록! 요, 욧쨩?”
안경을 쓴 작은 키의 쿠라베 요츠바는 웃고 있는 건지 놀라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마코의 얼굴을 보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건지 일시적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아, 안 울었어. 감기 때문에 잠깐 목이 걸렸을 뿐이야.”
“그러면 다행이지만…… 몸 상태는 괜찮아? 걱정이 되어서 어떤지 보러 왔는데.”
“츠루가가 시켜서 감시하러 온 거지?”
“그런 것도 있지만……그래도, 지금은 나뿐이니까 안심해. 키타노에 대해서도 입 다물어 줄 테니까. 나 말고는 아마 아무도 모를 거야.”
다시 우그읍 하고 이상한 숨소리가 나올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다.
이 상황일수록 평정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슨 말이야? 나랑 키타노는 아무 접점도 없잖아.”
“음, 그게, 말로 하긴 참 어려운 데 말야.”
요츠바는 복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체육복 어딘가에 숨겨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액정에 화면을 띄웠다.
십자 형태의 저택에 들어가는 켄지의 모습이 선명하게 도찰되어 있다.
(제대로 미행당했잖아요, 주인님!)
마코는 얼음으로 조각된 것처럼 경직되어 작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욧쨩은 츠루가와 다르게 보통의 대화가 가능한 타입이니, 단순히 평범한 친구를 사귀고 있는 기분이었다. 자신보다 키가 작은 소녀가 귀엽게 보였다는 점도 있다.
어쩌면 그 작은 키와 체구를 잘 이용해서 미행을 했다고 한다면.
방금 전에도 완벽하게 마코의 허를 찔러 뒤에서 나타났다. 쌍안경을 내미는 게 뻔히 보이는 츠루가나 히시누마와는 전혀 다르다. 어찌 보면 사진을 찍을 때나 이번에 말고도 그녀의 감시를 눈치 채지 못하고 육노예 플레이에 빠져있던 적이 있을 지도 모른다.
“괜찮아, 츠루가한테는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내성적이고 미성숙한 타입으로 보이지만, 조용한 미소가 의미심장하다. 츠루가와 친하게 지내면서 마코마코단이라는 묘한 그룹을 만들고는 있지만, 맹종하고 있는 건 아닌 듯 했다.
“아, 아니라니까, 정말로……! 특별히 사귄다던가 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간병을 해준다던가, 함께 화장실에 들어간다던가 하는 정도의 사이지?”
“아, 아우우……자, 잠깐 이리 와!”
요츠바의 손을 잡고, 또 다시 화장실로 되돌아갔다.
그 날 와시오 마코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켄지와의 관계를 상담하는 처지가 되었다.
“하앗, 앗……굉장히, 뜨거워……”
수영복으로 인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그곳엔 약간의 틈도 없었다. 켄지는 처녀의 보지를 뚫어버리듯이 전진해갔다. 로션의 흡착감은 건재해서 손바닥보다 더 뜨거운 남근이 젖퉁이 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굉장하네…… 몸은 작은데도, 내 물건이 점점 파묻혀 들어가.”
부드러운 살덩이는 찰싹 밀폐되어 있지만, 맥동하는 육괴가 깊숙이 깊숙이 들어올 때마다, 그만큼 용적이 늘어나면서 수영복이 조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끈이 파고드는 아련한 아픔이 마코에게 있어서는 쾌감인 것은 당연하지만, 켄지에게 있어서도 성감대에 느껴지는 조임이 늘어났기 때문에 때때로 참기 어려운 듯 유방을 쥔 손톱이 젖퉁이로 파고들었다.
“크으으으윽, 이건, 상상한 것보다 더, 으윽……! 더 미끈미끈하고 부드러워진 보지같은 느낌이랄까. 으으, 밀착해오는 느낌도 기분좋고, 큭”
“기뻐해주시니, 전, 행복합니다……”
쉰 목소리에 비음이 섞여드니, 성인 여성의 허스키한 신음과 비슷해서, 자연스레 주위의 공기를 관능적으로 바꾸어갔다. 감기에 걸려 피폐한 느낌도 어느새 사라졌다. 남자의 육체 중에서 가장 울툭불툭하고 흉악한 부위를 여자의 몸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고혹적인 부위로 감싸 안고 있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을 고양시키고 있다.
윤기있게 빛나고 있는 살대가리가 눈 앞에 삐져나왔을 때는 ‘아아, 역시 여자는 남자의 욕망에는 이길 수 없구나’라는 피학적이고 더없는 행복에 사타구니까지 찌르르 쑤셔왔다.
“후우, 윤활유는 충분한 것 같네”
일 하나를 마쳤다는 듯이 켄지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부디”
“응. 마코의 젖가슴을 보지처럼 범할 거야.”
거침없이 나오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하는 주인님을 원했어, 나는)
유방의 양쪽 옆구리에 손을 끼우고 곧바로 시작된 피스톤 운동을 마코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받아들였다. 섹스를 할 때보다 보기 쉬운 위치에서 허리가 앞뒤로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움직임으로 지금까지 범해져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정말로 가슴이 질(膣)로 변해버린 것 같은 기분으로 나긋한 마찰감을 즐겼다.
“앗, 아앙, 흐앙, 쯔벅쯔벅 소리가 나…… 외설적이에요. 야해요. 주인님의 움직임…… 흑”
“감기에 걸려놓고는 그렇게 색스러운 소리를 내는 쪽이 더 야해.”
“그치만, 멋대로 나와버리는 걸요…… 아항”
목소리가 쉬면 쉴수록 애절한 음색이 되어 자신의 귓가에도 음탕하게 들렸다. 유방의 계곡사이에서도 즈벅, 즈걱 하는 음탕한 소리가 멈추지 않았고 부드러운 피하지방이 그 소리를 흡수해 유선(乳腺)을 뜨겁게 달구어갔다.
귀두의 처마부분이 걸리는 부하를 차분히 맛보듯이 저속으로 움직이던 피스톤이 한번 왕복할 때마다 매끄러운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속도를 더해갔다. 침대가 삐걱 삐걱거리는 것이 묘하게 생생하게 들린다.
“흐아앙, 아앙, 가슴을 범해지고 있어…… 감기에 걸렸는데도 집에서 파이즈리라니……”
자신이 터무니없이 음란하다는 느낌에 참을 수가 없다. 실제로도 음란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 정도로 흐트러지는 것은 켄지의 페니스때문이기도 했다.
(이렇게 뜨겁고, 크고, 아앙, 턱에 닿았어…… 섹스를 할 때 자궁을 거세게 두드려 오던 강간 자지, 여자라면 두근두근거리는 게 당연하잖아)
희열과 격앙된 흥분이 유두를 충혈시킨다. 고의인지 우연인지 켄지의 엄지손가락이 눌러 뭉개자, 찌르는 듯한 아픔과 쾌감에 허리가 떨리며 위로 들린다.
“히아앙, 흐윽!”
“아, 미안…… 하지만, 이런 거 좋아하지? 난폭하게 주무르면서 유두를 찌부러트리는 거, 어엇, 허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어.”
켄지는 허리놀림을 멈추지 않고 부드러운 젖을 좌우에서 압박하면서 주물러댔고, 수영복 너머로 유두를 비벼댔다. 점액 때문에 질육(膣肉)을 쑤셔대는 듯한 질척한 소리와 함께 감미로운 전류에 등골이 오싹하며 휘어올랐다.
“아아아아앙, 뜨거워, 쯔퍽쯔퍽 쑤셔대는 가슴이 뜨거워엉”
“더 뜨겁고 냄새나는 게 나올 거야. 상상하는 것만으로 여러 곳이 뜨거워지지?”
“그래요……아앙, 가슴도, 보지도, 그 냄새를 상상하면 달아올라요오옷!”
목의 아픔도 잊고서 소리를 지르는 것과 동시에 가슴이 튀어 오르고 하얀 수영복이 완전히 벗겨지면서 점막부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켄지는 기뻐하면서 핑크색 돌기를 엄지로 괴롭혔고 마코는 갈라진 목을 괴롭히듯 비명을 질러댔다.
“히아아아아앗, 좋아아아아요! 역시 젖가슴을 괴롭혀지는 건 최고에요오……”
남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희열을 강요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마조히스트인 마코가 매우 좋아하는 것이었다. 피스톤으로 턱을 찔리면서 머리가 뿌예지고 , 유방을 주물리면서 가슴 가득 쾌감이 충만해져, 가련한 체구가 발가락 끝까지 감기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히이이이익, 아아앗, 아앙! 가, 갈 것 같아……!”
“확실히 젖가슴이 뜨거워졌네. 감기에 걸려 있으면서도 가슴만으로 절정이라니, 얼마나 색녀 인거야!”
오만 불손하게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켄지의 피스톤도 섹스를 하면서 절정에 다다를 때와 다르지 않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어지는 끈적한 소리도 청초한 방안을 향락의 공간으로 바꿀 정도로 크다.
남성이 느끼는 쾌락의 바로미터인 겉물이 로션과 섞여서 거품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귀두가 젖가슴 살에 파묻혀도 턱 끝과 사이로 이어진 실은 끊어질 것 같지가 않다. 분명 정자가 섞여 있어서 그런 거라고 마코는 상상했다. 여자를 임신시키기 좋아하는 남자의 씨앗이 참지 못하고 새어나온 것이다.
“싸줘요…… 주인님의 정자를 뿌려서, 제 감기를 치료해주세요옷!”
입을 벌리고 머리를 숙여 구강을 페니스에 향한 채, 한껏 내민 혀로 어서 오라고 재촉을 했다.
“그래, 낫게 해 줄게! 낫지 않는다면 몇 번이라도 뿌려줄테니까!”
“기뻐요……!”
팡! 하고 배가 젖 아랫부분을 때리면서 부드러운 젓퉁이 전체가 크게 진동했다. 그 중심에서 머리를 내민 붉게 타오르는 창끝이 기다리고 바라던 독특한 냄새의 엑기스를 뿜어냈다.
“에아아아앗……! 외엥, 장이……진해요, 약이 눅진눅진!”
마코는 입 안의 점막을 드러낸 채 기쁨에 찬 얼굴로 희고 탁한 오욕(汚辱)을 받아들였다. 냄새를 맡을 수 없어도, 뺨과 콧등에 엉겨 붙은 뜨거운 감촉으로 그 액체 속에 정자가 잔뜩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다. 착타노가 동시에 혀를 범하는 씁쓸함을 통해서도 확연하다.
진한 정액은 정말 좋다. 싫을 리가 없다. 감기에 걸려 있다고 해도, 이 농후한 육즙을 거부할 여자가 아닌 것이다. 입 안도 얼굴도 끈적하게 달라붙는 감각이 엉겨 붙으면서 연쇄적으로 자궁이 꾸욱 조여 온다.
“나도 나지만 잘도 싸네…… 안면사정은 처음인데, 이것도 기분 좋아?”
“히부운 좋아……으합, 아오아”
입 안에 탁한 늪이 생기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코가 막혀 있는데다가, 점액으로 화장을 한 피부는 질식감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슬슬 삼켜. 목에 걸리면 옆으로 흘려도 괜찮으니까.”
모처럼의 약을 흘려서는 의미가 없다. 마코는 산소 결핍으로 몽롱한 상태에서도 고통이 멈추지 않는 목을 움직혀 애써 삼켰다.
“으흑, 읍…… 읍, 으급, 응”
천천히, 조금씩. 주인님이 애써 주신 약을 만에 하나라도 흘리지 않도록 확실하게 삼켜 간다.
(똑똑히 봐주세요, 주인님…… 암컷 노예는 입에 싸주신 건 망설임없이 삼키는 생물이니까요)
이윽고 사정과 맥동이 멈출 즈음, 마코의 입안에서 과도하게 끈적이던 느낌이 없어지면서, 뱃속에 충실감이 생겨났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심호흡을 하던 찰나에 기침을 하자, 얼굴에 붙어있던 흰 액체가 다르르 떨었다. 역시 진하다. 무심코 미소를 짓게 될 정도로 진하다.
자신이 삼켰던 것이 얼마나 진한 것인지는 숨히 막히는 고통으로 어지러워서 잘 알지 못했다. 목 언저리에도 정액은 엉겨 붙어 있기에, 침대에까지 얼룩을 만들고 있다. 유방도 로션이 아닌 탁한 액체에 감싸여 있는 게, 흐트러진 수영복과 묘하게 어울려 보였다.
(해수욕장에서 강간 당한 느낌이랄까…… 그런 의미로 잘 어울려 보여)
켄지도 그런 마코를 내려다보고 있는 가 싶더니 말없이 천천히 페니스를 빼내 마코의 옆에 무릎을 꿇는다. 침대와 등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몸을 들어 올리는 가 했는데, 마코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켄지……?”
순간적으로 이름을 불러 버린 것은, 약간 놀랐기 때문이다. 주종관계에서 이래서는 안된다. 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켄지의 시선이 간지러울 정도로 상냥해서 잠깐 말문이 막혀버렸다.
“교복이 더러워 져…… 봐, 정액이 묻었잖아.”
“응, 그러네.”
하지만 켄지는 신경쓰지 않고 마코를 끌어안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무리를 시킨 미안함이라는 양심의 가책과, 감기에 걸려서도 자신을 기분 좋게 해준 상대에 대한 사랑스러움이 하나가 되어 있는 듯 했다.
노예라는 생각에 빠진 마코에게 있어서는 이래선 심히 곤란하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알 수 가 없다. 평소대로라면 사정없이 몰아붙히고 설교조로 주인님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강요할 시점이지만, 이를 어쩌랴 감기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그가 놓아줄 때까지 몇분간, 마코는 얼굴을 빨갛게 붉힌 채로 고개를 숙이고 온 몸을 감싸는 온기를 느꼈다.
“……죽, 만들어 올께. 그 다음에 평범한 약을 먹는 거야.”
“응…… 알았어.”
그가 일어서는 도중, 머리카락에 살짝 무언가가 닿았다. 키스를 한 것이라고 생각하자, 머릿속이 멍해져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어, 도끼에 찍힌 나무가 쓰러지는 것처럼 천천히 침대에 몸을 뉘였다.
너무나 주종관계답지가 않다. 단지, 무심결에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하고 혼잣말을 했다가, 숨기려는 듯 기침을 했다.
☆
문병을 갔던 날로부터 며칠 뒤, 마코가 겨우 병이 전부 나아서 등교를 한 날, 켄지의 휴대전화에는 바로 발신인 MS로부터 요구사항을 담은 메일이 도착했다.
“체육 수업을 빠지고, 2층에 서쪽 끝에 있는 남자 화장실 첫 번째 칸에서 만나자. 암호는 마르크스와 자허마조흐. 거부 불가. 안 온다고 하면 왕자지 사진을 학교에 뿌릴 거야.”
언제 국부의 사진을 찍은 건지는 알수 없지만 마코라면 “강간 기념으로 살짝 한 장” 과 같은 기분으로 찍어놓았더라도 이상하지는 않다.
몸 상태가 않좋다는 이유로 체육 수업에서 빠져 나와, 지정된 남자 화장실로 향한 것은 협박이 무서웠기 때문은 아니다. 그녀와 단 둘이 이야기할 기회를 원했기 때문이다.
결국, 문병을 갔던 날 이후로 그녀와는 대화를 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지만, 그날의 분위기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의 거리는 이전보다 줄어들었을 것이다.
오늘 불러낸 것 자체도, ‘지금까지는 주인과 노예였지만, 난 이제 그런 관계는 견딜 수 없어…… 이제부터는 켄지의 옆에서’…… 와 같은 가슴이 두근거리다 못해 데굴데굴 구르고 싶을 정도의 망상이 드는 것을 뿌리쳤다.
히죽거리는 얼굴로 화장실에 도착했다.
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노크를 했다.
“마르크스”
“자허마조흐”
안쪽에서 문이 열리자, 체육복 차림의 마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이 죄다 촌스럽다며 푸념을 하는 붉은 색 운동복도, 윗도리만을 입고 아래엔 짙은 남색 부르마라면 의외로 섹시하다. 옷자락으로 부르마를 깊게 덮고 있으니 부르마가 속옷처럼 보여 흥분을 돋운다. 특히 마코처럼 귀여운 소녀가 허벅지까지 오는 줄무늬 양말을 함께 신고 있으니 남자의 마음을 자극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않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 현장을 보는 켄지는 기뻐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골이 난 표정으로 입은 へ자 모양으로 하고, 갓 벗은 것으로 보이는 따끈따끈한 브래지어로 채찍을 휘두르듯 벽을 때렸다.
“다 나았다고! 약이 잘 들었다고! 아~ 정말, 주인님 최고!”
“화를 내면서 감사를 받는 건 처음인데 난……”
“네, 이걸 채찍 대신으로 해 자!”
건네받은 브래지어는 역시 생생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후우, 하고 마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 빨리 때려요. 자 얼른 주인님, 이 천박한 노예를 두드려 패고 새디스틱한 일상을 다시 시작해요. Let"s 주종관계, 빨리 컴온”
목소리는 억누르고 있지만, 어떻게 봐도 눈썹이 치켜 올라가 있고, 눈초리도 공격적으로 날카롭다. 관계가 시작된 날, 자위도구가 들어있던 조리주머니를 주웠을 때처럼.
“나, 무슨 잘못 한 거 있어?”
“그럴 리가 없잖아? 주인님은 노예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정의인 데. 즉 네가 까맣다고 하면 눈도 까만거고, 네가 고양이라고 말하면 개도 고양이. 전봇대가 페니스같다고 말하면, 전봇대는 페니스가 되는 거야.”
“말하는 의미는 알겠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어.”
“알았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주지”
척, 하고 켄지의 가슴을 마코의 집게손가락이 찔렀다.
“잠깐 문병을 온 것 정도로 거리가 줄어들었다던가, 대등해졌다던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겠지. 너는 단지 주인님이고, 나는 단순한 노예. 격이 다르다고, 격이.”
“뭐, 뭐라고 이, 시건방……진?”
순간,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건방지다고 할까, 오히려 자신을 비하하는 말이면서, 그러면서도 고압적이어서 의미 불명 이었지만, 기억을 떠올려보면 처음부터 이런 관계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즉,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켄지와 마코의 관계는 연인 같은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주인과 노예인 것이다.
“그 때는 나도 감기 때문에 잠깐 정신이 느슨해져 있었던 건지, 분수없이 기어올랐다고 할까, 건방지게 굴었었지. 그런데 너, 환자라고 배려한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벌도 주지 않고 돌아가다니 바보 아냐!”
날카롭게 말을 뱉으며 뒤로 돌더니, 벽에 손을 집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재래식 변기를 가로 넘어 다리를 좌우로 벌리고 있으니, 가뜩이나 키가 작은 그녀의 허리 위치는 한참이나 낮았다.
“완치기념으로 똑바로 서있지도 못할 때까지 채찍으로 때리면 되잖아. 용서를 구걸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거센 소리를 내면서”
보디블로우를 맞은 기분이라 켄지는 대답할 말을 잃었다.
들떠 있던 것이 바보같아 진다.
이 와시오 마코라는 소녀에게 있어서 키타노 켄지는 SM플레이의 상대역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연애대상이 될 수 있을 리가 없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품질 좋은 바이브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대로 켄지에게도 생각은 있다.
“노예가 어떤 벌을 받을 지에 대해서까지 지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
브래지어를 화장실 한쪽 구석에 던져 버렸다. 더럽혀지건 말건 알바도 아니고, 이런 사태에도 마조히스트라면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럼 어떤 벌을 줄거야?”
“네가 좋아할지 어떨지는 관계없어. 내가 기분 좋아지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부르마를 팬티와 함께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했지만 다리를 벌리고 있어선지 쉽게 벗길 수가 않았다. 한쪽 다리를 들라고 명령한 뒤 그쪽으로 부르마와 팬티를 벗겨냈다. 그것이 꿉꿉하고 묵직하게 느껴진 것은 그 안쪽이 흠씬 애액에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벌을 내리라고 말은 해도, 본심은 자지를 넣어주길 바랄 뿐이잖아.”
“그, 그렇게 그냥 음란하기만 한 것처럼 말하지 마. 브래지어로 채찍처럼 맞는 건 개인적으론 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켄지에게 그녀의 해명을 들어줄 생각은 없었다. 이미 체육용 반바지를 내리고, 며칠동안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자위행위조차 하지 않아 터질 것 같던 자지를 앞으로 내밀었다.
자신의 몸이기는 하지만 홀딱 반할 만큼 늠름한 흉기가 아닌가. 마코가 말한 대로, 여자를 범하기 위해 하늘이 내린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상관없어, 어찌되든. 어차피 나 따위랑 사귀고 싶지도 않은 것 같고. 섹스로 기분만 좋아지면, 서로 그걸로 좋은 거잖아.)
비교해 보자면, 마코의 보지 따위는 쪼그맣기만 하다. 한참이나 낮은 위치에 있다. 천박한 신분의 노예답게 주인님의 자지에는 닿지도 못한다.
“발끝으로 서봐. 설머 주인님한테 숙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
엉덩이 살을 쥐어 잡으려 하자 환희의 신음성이 귀에 닿았다. 허벅지에 경련이 일 정도로 까치발을 딛고 서서, 무척이나 기쁜 듯 가랑이 사이를 더 축축하게 적시는 그녀가 맘에 들지 않았다.
“넣는다…… 각오해”
켄지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붉은색으로 충혈된 세로로 된 균열에 자기 자신을 찔러 넣었다.
“아아아아앙, 오랜만에 강간이……!”
“그래, 강간이야. 너 따위는 남자한테 강간당하는 가치 말고는 없어.”
모든 분노와 함께 동경과 애정까지 토해내기 위해 곧바로 허리를 흔들어 댄다.
너무 심하게 해서 관계가 무너진다고 해도 알 바는 아니라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생각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남자의 마음은 복잡한 것이어서, 점막이 서로 부벼지면서 자지에 쾌감이 축적되어 감에 따라 이렇게 자신에게 쾌락을 주는 마코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 없어지는 것이었다.
“아앙, 주인님……! 앙, 좋아요, 아아앙, 보지가 미쳐……! 씹질에 미친 돼지가 될 것 같아요……!”
그녀도 나름대로 수업중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소리를 죽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오열이 섞인 신음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진다. 켄지의 뇌수(腦髓)를 휘어 감 듯 되울리면서 그녀의 몸에 한층 빠져들게 한다.
뒤에서 있는 힘 껏 찌를 때마다 머리카락이 이러저리 춤을 추듯 흔들렸고, 가녀린 등은 애처롭게 꿈틀대고, 아래로 늘어진 풍만한 유방이 날뛴다. 그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워서, 그녀를 어루만지며 더욱 흥분을 더해가니,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射精)에 대한 욕망이 강해져갔다.
“슬슬…… 마코, 간다. 이대라 쌀 거야……!”
“앗! 기, 기다려!”
마코는 흠칫 어깨를 크게 떨면서,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오늘은 위험한 날이니까 안돼! 진짜 그것만은 절대로!”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면 질내사정으로 끝까지……”
“부탁이야……제발……”
떨리는 목소리도 겁먹은 표정도 정말로 곤혹에 빠져 있다. 아마도 오늘까지처럼 마조히즘이 배어든 거부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아무리 마조히스트라고 해도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임신당하는 게 좋을 리가 없다.
켄지와 마코는 어디까지나 주인님 역할과 노예역할을 맡아 SM플레이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아, 알았어…… 그럼, 먹어.”
사타구니의 저림이 한계에 달한 순간 따스하고 비좁은 늪에서 페니스를 빼내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쪼그려 앉게 했다.
“으응, 먹을게…… 감기약, 다시, 앙, 기뻐……”
조금이라도 기분 좋은 장소를 찾아, 그녀의 입 안에 사정한다. 너무나 강한 기세에 그녀의 빰 안쪽을 찔러버렸찌만, 신경쓰지 않고 방출감에 몸을 맡겼다.
“아흡, 쭈웁쮸웁, 흐아아아아……! 흐류읍, 나혼다……흐읍, 읍, 마싯써, 응, 아앙”
볼살을 찔려 일그러진 입매가 창피하지도 않은 지,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희고 진한 액체를 빨았다. 볼 너머 손바닥으로 귀두를 자극해가면서, 남은 손으로는 자신의 사타구니까지 문질러대는 게, 분명히 피학감을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켄지 역시 사정을 하는 와중에 귀두를 자극당하니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내심으로는 씁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가까워지더라도, 결국은 섹스프렌드 이상은 아니구나)
노예 소녀에게 넘치는 욕망을 토해내면서도 기분은 무거워질 뿐이었다. 사정이 멈추자 더욱 괴로웠다. 취향에 안 맞는 상상으로 억지로 자위를 한 뒤와 같은 공허함이 가슴 속에 퍼져간다.
“역시 맛있어요. 주인님이 싸주신 요구르트는”
마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입가에 달라붙은 걸 핥으면서 방긋 웃었다. 완전히 기분이 나아진 듯해서, 몸을 섞기 전에 도전적이었던 눈매도 어딘가로 사라져있다.
켄지는 흐트러진 옷차림을 정리하고, 밖에 누가 없는지를 확인했다.
“돌아갈까. 넌 보건실로 가. 그 선생님은 적당주의니까 입을 맞춰 줄 거야.”
“주인님은?”
“적당히 어떻게 할게.”
수업을 빼먹었다고 걸리더라도 별 상관은 없다. 주인님이 까맣다고 하면 눈도 까만거니까, 한 두 번 농땡이를 피우는 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음, 그럼, 츠루가한테는 걸리지 않도록 해.”
“아, 응……다음엔, 언제 나를 괴롭힐거야?”
“뭐, 적당히 아무 때나”
한발 먼저 화장실을 나왔다.
교실로 향할 때도, 아무렇게나 적당한 발걸음이었다.
멀어져가는 켄지의 뒷모습은 쓸쓸했다.
“내가 잘못한…걸까”
여자 아이로서는 당연한 대응이었지만, 평소에 노예의 태도로 대해왔으면서 이제 와서, 라는 느낌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수정이 된다면 교내플레이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배란일의 자궁에 정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감미로운 기분이 되게 하지만, 한때의 감정적 미혹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릴 정도로 마코는 바보가 아니다. 그와의 관계는 한때의 충동과 같이 시작한 것이기는 해도, 그건 또 다른 이야기고.
만약 임신이라도 해서 배가 불러오면, 두 사람의 문란한 관계를 숨길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 강제로 헤어지게라도 된다면, 오늘처럼 화장실에서 거울이 비친 끈적끈적해진 동안(童顔)을 마주보고 희고 진한 액체를 손가락으로 모아 입안에 넣으면서 그 씁쓸함을 즐길 수도 없게 된다.
“읍, 슈릅……으~응, 맛있어, 귀축 진성 S의 맛이 나”
이 정액을 맛보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까워 참을 수 없다. 일시적인 쾌락에 빠져 켄지를 잃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는 자신에게 잘 맞춰 주고 있다. 무심결에 M의 사타구니가 꾸욱 조여들 정도로, S역을 연기하는 게 능숙한 것이다.
연기──인 거라고 생각한다. 근저에 S로서의 본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간이라는 것은 하나의 성격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생물은 아니다. 무미건조하고 소심한 얼굴 생김새도 그의 성격의 일면을 나타내고 있을 것이다.
마코 역시도, 자신의 작은 키와 치켜 올라간 눈매는 내면의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자면, 겁이 많다는 것과 공격성이랄까. 자신의 그런 부분이 켄지를 상처 입혀 지금처럼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게 한다고 생각하면───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자신에게 질려버리기라도 했다면.
“……바보 같아. 우리 나이 또래의 남자애가 편리한 육변기를 버릴 리가 없잖아.”
화장실에서 오래도록 고민을 하는 것도 이상해 보일 거라는 생각에, 적당히 멈추기로 했다. 머리카락에 붙은 정자도 어떻게 떨어내고, 냄새는 가지고 있던 탈취 데오드란트로 감출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액으로 범벅이 된 음란한 얼굴로 거리를 활보 해보고 싶네)
감미로운 망상으로 쿡쿡 웃으면서 화장실을 나와 보건실을 향해 방향을 바꾸었다.
“마코…… 울었어?”
기척도 없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살폿한 웃음이 목에 막혔다.
“우크크으읍, 콜록! 요, 욧쨩?”
안경을 쓴 작은 키의 쿠라베 요츠바는 웃고 있는 건지 놀라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마코의 얼굴을 보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건지 일시적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아, 안 울었어. 감기 때문에 잠깐 목이 걸렸을 뿐이야.”
“그러면 다행이지만…… 몸 상태는 괜찮아? 걱정이 되어서 어떤지 보러 왔는데.”
“츠루가가 시켜서 감시하러 온 거지?”
“그런 것도 있지만……그래도, 지금은 나뿐이니까 안심해. 키타노에 대해서도 입 다물어 줄 테니까. 나 말고는 아마 아무도 모를 거야.”
다시 우그읍 하고 이상한 숨소리가 나올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다.
이 상황일수록 평정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슨 말이야? 나랑 키타노는 아무 접점도 없잖아.”
“음, 그게, 말로 하긴 참 어려운 데 말야.”
요츠바는 복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체육복 어딘가에 숨겨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액정에 화면을 띄웠다.
십자 형태의 저택에 들어가는 켄지의 모습이 선명하게 도찰되어 있다.
(제대로 미행당했잖아요, 주인님!)
마코는 얼음으로 조각된 것처럼 경직되어 작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다. 욧쨩은 츠루가와 다르게 보통의 대화가 가능한 타입이니, 단순히 평범한 친구를 사귀고 있는 기분이었다. 자신보다 키가 작은 소녀가 귀엽게 보였다는 점도 있다.
어쩌면 그 작은 키와 체구를 잘 이용해서 미행을 했다고 한다면.
방금 전에도 완벽하게 마코의 허를 찔러 뒤에서 나타났다. 쌍안경을 내미는 게 뻔히 보이는 츠루가나 히시누마와는 전혀 다르다. 어찌 보면 사진을 찍을 때나 이번에 말고도 그녀의 감시를 눈치 채지 못하고 육노예 플레이에 빠져있던 적이 있을 지도 모른다.
“괜찮아, 츠루가한테는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내성적이고 미성숙한 타입으로 보이지만, 조용한 미소가 의미심장하다. 츠루가와 친하게 지내면서 마코마코단이라는 묘한 그룹을 만들고는 있지만, 맹종하고 있는 건 아닌 듯 했다.
“아, 아니라니까, 정말로……! 특별히 사귄다던가 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간병을 해준다던가, 함께 화장실에 들어간다던가 하는 정도의 사이지?”
“아, 아우우……자, 잠깐 이리 와!”
요츠바의 손을 잡고, 또 다시 화장실로 되돌아갔다.
그 날 와시오 마코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켄지와의 관계를 상담하는 처지가 되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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