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먼저 제 작품에 호응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말씀 먼저 드립니다.
너무 많은 분들께서 아쉬워해주시며 댓글을 달아주셔서
저로서는 기쁜 마음과 함께 한편으론 당황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 스토리는 네이버 지식인의 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여성 네티즌이 이웃집 남성의 노출증 때문에 고민을 상담하는
글이었지요. 그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뒤 제 주변인물들을 그 상황에
대입하여 등장시킴으로써 일부 극적인 주요장면을 제외하면 실제 제가
일상 속에서 경험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장황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필력도 일천한 초보작가 주제에 분에 넘치는
주목을 받아 댓글을 받다보니 이런 상황에 심심찮게 등장하곤 하는
"피해망상증 환자"도 등장하여 이목을 끌더군요.
유명드라마작가한테나 일어나는 일인줄 알았더니 참 어이가 없어 한동안
부들부들 떨다가 댓글도 달고 쪽지도 보냈습니다.
만약 이 스토리가 제 머리속에서 나온 순수창작이었다면 오히려 제가
찔끔 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상상력이란게 사실 다 고만고만한지라
다들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사니까요. 하지만 저같은 초보에겐
상상력을 글로 구현할만한 능력은 아직 없기에 결국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글을 쓸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 스토리는 허구입니다.
다만 등장인물은 제 주변의 실제인물에서 비롯되었기에 제가 원하는
이상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저 스스로 보고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연재할때도 3부작 정도에서 마무리지으려 했지만
경험이 부족한지라 분량조절이 어려워 예상보다 긴 4부에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엔 빌라에 이어 아파트를 배경을 하는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땐 좀 호흡을 길게 가져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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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전 끊었던 담배를 편의점에서 사들고 여관방으로 돌아온 나는 정액으로
온통 범벅이 되어 척척해진 팬티와 바지를 갈아입을 생각도 못한채
창문가에 앉아 담배를 피워물었다. 한개피를 피고나면 또다른 한개피를 피워
물고 한숨섞인 담배연기를 여관방 창문으로 뿜어대며 내눈은 앞집 현관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섯개피쯤 피워물었을 즈음 아내가 앞집에서 나와 우리집
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내눈에 들어왔다. 아내는 집을 나섰던 차림 그대로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집으로 걸어들어갔고 나는 눈으로
아내의 뒷모습을 쫓아 따라가며 애꿎은 담배필터만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었다.
나는 그뒷날도, 또 그다음날도 계속 여관방에 머물렀지만 아내는 더이상
앞집 출입이 없었다. 여관에서 짐을 싸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 어느때보다도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앞집 남자와 아내의 질펀한 정사를 내눈으로 직접 지켜봤던 그날 이후,
예상과 달리 아내의 태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보였다.
나는 그 뒤로도 약 일주일에 한두번은 연차를 쓰던지 이런저런 핑계로
외근을 만들던지 하여 여관방을 잡고 아내를 불시에 감시하는 일을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내가 감시할 때마다 별다른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어쩌면 아내에게도 그날의 일탈은 급작스레 일어난 사고에 불과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이상 앞집 남자와의 교류를 하지 않게 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내가 접한 많은 사례에서는 아내들이 외간 남자와의 관계를
갖은 후 성적으로 개방되어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갖는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프리섹스주의자로 바뀌는 얘기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나또한 내 아내가
앞집 남자와의 관계를 갖고난 후 앞집 남자의 성노예가 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었다. 내 예상대로라면 앞집 남자는 아내에게 성관계를 갖은 사실을
남편인 나에게 이르겠다는 협박과 함께 아내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아내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 예상되는 순서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내와 앞집 남자는 은밀한 내 감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동안 단 한차례도 만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요가처럼 심신수양을 위한 수단이라는 감언이설에 경계심을 늦추고 마사지를
받다가 분위기에 도취되어 부지불식간에 사고처럼 벌어진 한차례의 섹스가
평생을 통해 형성된 한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역시 남자들의 환상과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그 순간에는 정신을 압도하는 육체적 쾌락에 빠져 몸부림치며
앞집 남자에게 모든 것을 바친 아내였지만 정신이 들고 현실로 돌아왔을때는
냉정하게 어찌보면 영악하게도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고자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모르는 사이 아내에게 앞집 남자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런 회유가 없었으리라 생각하는 내 짐작이 오히려 더 비현실적
일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앞집 남자의 시도에 손쉽게 넘어갈 아내는 아니었을 것이다.
별볼일없는 나와의 결혼을 극렬하게 반대하던 장인, 장모의 협박과 회유,
심지어는 손찌검까지도 감수하며 꿋꿋하게 결혼을 고집해 나를 선택해준
아내였기에 아마도 앞집 남자의 협박에도 의연하게 대처했을 것이었다.
그러다 계절이 바뀌어 아침저녁으로 풀벌레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가을이
찾아왔고 조금씩 쌀쌀해지는 날씨에 더이상 창문을 열어두는 일도 없어졌다.
이제 우리집도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자유롭게 해방
되었고 아내의 일상에서도 앞집 이야기는 더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나도 직장의 바쁜 일상업무에 시달리며 점차 뇌리에서 앞집 남자의 일은
희미해져 가기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앞집 남자와 우리 부부의 인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은 언제나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조그맣게 자리를 잡고 숨어있었다.
화재는 반지하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내는 낮잠을 자고 있던 터라 잠결에
뭔가 타는듯한 매캐한 냄새를 느끼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취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방까지 연기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유독가스에 질식하지 않은게 천만다행일 따름이었다. 아내가 급히 코와 입을
틀어막고 거실로 달려나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할때 마침 앞집 남자도
우리집 쪽에서 일어나는 검은 연기에 놀라 창문을 열고 소리치려던 참이었다고
한다. 앞집 남자가 아내의 탈출을 도와서 아내는 무사히 창문을 통해 집을
빠져나올수 있었고, 화재는 결국 내가 살던 2층 빌라를 반쯤 태워버리고서야
진화될 수 있었다. 아내의 전화를 받은 내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득달같이
집으로 달려왔을 때 아내는 앞집 남자의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연신 앞집 남자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하며 감사를 전했다. 그와 아내가
어떤 짓을 벌였는지 뻔히 알고 있는 나였지만 아무리 그런 일이 있었다고한들
일단 그는 아내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었던 것이다.
내가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앞집 남자는 감사는 당치도 않다는듯
손사래를 쳐가며 내게 맞절을 해주었다. 아내는 산발을 한채 앞집 거실 소파에
앉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아내 옆으로 다가가
아내를 품에 안고 다독이기 시작했다. 아내가 이내 훌쩍이며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아내의 등을 토닥이며 한동안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런 우리 부부를 지켜보던 앞집 남자가 몇번 헛기침을 하더니 나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였다. 월세를 지금 월세의 사분의일 정도만 낸다면 자기집 남는 방
하나를 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소리를 듣는순간 피가 거꾸로 솟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아무리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기로서니 감히 내 아내를 능욕한
놈 입에서 자신의 집에 하루종일 아내를 맡기란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게
너무나도 굴욕적이었다.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앞집 남자는 별다른
표정없는 평온한 얼굴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단호하게 거절을 하려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막상 입을 열어 거절을
하려하니 내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내 머릿속을 뒤죽박죽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매입한 아파트에 들어간 대출금 상환 건과 몇달 뒤에 있을
아파트 전세입주자에 대한 전세금 반환 건,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 얘기로
흉흉해진 회사 분위기... 모든 가재도구와 집을 잃은 상황에서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내 알량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만큼 많지가 않은 것이 지금
내가 처한 참담한 현실이었다.
내 옆에서 내팔을 잡고 기대어 있는 아내는 내가 당연히 거절하겠지 싶은
표정으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지만 정작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죄송하지만 신세 좀 지겠다는 말이었다.
결국 나는 앞집 남자 앞에서 또한번 무릎을 꿇고야 만 셈이었다.
아내가 아연실색하여 입까지 벌리며 나를 멍하게 쳐다보는게 곁눈으로도
느껴졌다. 내가 설마 그런 제안에 동의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애써 아내의 시선을 피해버리고 앞집 남자의 얼굴만
바라보며 방을 안내해 달라며 웃어보였다.
앞집 남자가 희미하게 알듯모를듯한 미소를 머금고 우리부부를 방으로
안내해주더니 잠시 우리만 남겨두고 자리를 비웠다.
남자가 나가자마자 아내가 나에게 미쳤느냐며 온갖 말들을 퍼부어댔고
나는 한숨을 쉬며 우리가 처한 경제적 상황이 아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인내심있게 설명하는 수 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내는 내 설명을 모두 다 듣고 난 뒤에 풀이 죽어 처음처럼 흥분해
퍼부어대지는 않았지만 서너번 정도 계속 나에게 무언가 말을 전할듯
말듯 망설이는듯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앞집 남자와 있었던 일을 내게 고백하고
앞집에 머물지 않으려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당시 나로서는 아내의 그런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더라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기에 그저 귀를 막고 눈을 감아버려서 아내를
외면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보름쯤 시간이 흐르자 이제 아내도 앞집에서의 더부살이에
조금씩 적응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 듯 보였고 나 역시도
약간은 앞집 남자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씩 늦추기 시작했다.
2주에 한번 꼴로 지방에서 올라오는 앞집 여자를 대신하여 어느새
내 아내가 앞집의 집안 살림을 조금씩 챙기기 시작했다.
어찌되었건 앞집 남자의 호의를 입고 신세를 지는 입장이었기에 아내의
집안일은 당연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앞집 남자는 확실히 특이한 인간이어서 이제 10월 중순에 불과한데도
벌써부터 난방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선선한 가을날씨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온 내가 앞집 현관을 들어서면 후끈한 여름의 열기를 느끼게 되곤 했다.
계절이 여름에 멈춘 듯한 집이 아닐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남자의 옷차림도
여전히 헐렁한 반바지에 런닝셔츠를 벗어나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들어온
뒤로 트렁크팬티만 입고 웃통을 벗는 일은 좀처럼 없었지만 가끔씩 거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는 앞집 남자와 마주칠 때는 수건으로 가리지도
않고 알몸으로 나오는 그와 맞닥트리곤 해서 나도 흠칫 놀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했다.
앞집에 들어온지 한달쯤 지났을까, 오늘은 앞집 남자가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우리 부부와 셋이서 간단하게 반주와 함께 밥을 먹기로 한 날이다.
저녁에 퇴근하여 앞집으로 들어서자 아내가 분주하게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앞집 남자도 아내 옆에 서서 이런저런 준비를 돕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니 마치 그들이 부부이고 내가 손님으로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어
내심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술자리는 거실의 티테이블을 치운 뒤 교자상을 거실 가운데 펴서 마련하였다.
아무래도 아내가 부엌에 이런저런 음식을 나르기위해 왔다갔다 해야하겠길래
나와 아내가 부엌을 등지고 나란히 앉고 아무래도 연장자인 앞집 남자를
거실 창가쪽으로 앉게 해야겠다 싶어서 부엌쪽 자리에 내가 앉으려 하는데
앞집 남자가 내팔을 잡더니 손님을 안쪽에 앉혀야 집주인의 도리인거라며
한사코 나를 창가쪽 자리에 앉혀버린다. 얼떨결에 자리에 앉아버렸는데
앞집 남자가 수저통을 가져와 수저를 세팅하며 자신의 옆에 수저 한쌍을
놓는 것이 아닌가..
그러며 나에게 변명하듯 말하길 제수씨가 자꾸 부엌에 오가시니 편하게
앉으시라고 가까운 쪽에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내심 거슬렸지만 아내를 위해 그런다하니 딱 부러지게 거절을 못하고 그냥
못마땅한 표정으로 대답없이 앉아있었다.
이윽고 준비를 마친 아내가 부엌에서 씻은 상추를 들고 내 옆자리쪽을
바라보며 다가오다가 순간 멈칫 당황해하더니 앞집 남자 옆에 조심스레
앉는다. 아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앞집 남자는 제수씨가 너무 수고를 하셨네
어쩌네 하며 과장된 몸짓으로 너스레를 떨더니 은근슬쩍 아내 옆에 바짝
붙어앉는다.
이윽고 삼겹살이 구워져 술잔이 몇잔 돌자 나는 술로 인한 기운에 기분이
슬슬 풀어졌다.
사실 아내만 확실히 지금처럼 중심을 잡아준다면 앞집 남자가 아무리
아내에게 짓궂게 지분거려도 무슨일이야 있겠는가 싶은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느세 아예 내쪽으로는 등지다시피 하며 아내쪽으로 반쯤 몸을
돌려서 계속 이런저런 말장난으로 수작을 거는 앞집 남자가 우스꽝스러워
보이면서 "어디 한번 껄떡거려봐라. 지난번처럼 내아내가 그리 호락호락
넘어갈 듯 싶으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였다.
거듭된 앞집 남자의 술 권유와 후텁지근한 집안 공기로 인해 평소 어지간
해선 빨리 취하지 않는 나인데도 불구하고 슬슬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눈을 감았다가 뜨면 시간이 얼마간 흘러있을 정도로 깜빡깜빡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멍하니 상위에 올려진 삼겹살 불판만 바라보고
있었고 앞의 두사람이 얘기하는 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 언뜻 눈에 비치는 앞집 남자는 이제 숫제 아내의 등뒤로 오른팔을
두르고 있는데 그의 왼손이 상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내는 고개만
푹 숙이고 있어 얼굴 표정도 보이지 않았고 아내의 양손은 상 아래에서
경직된듯 혹은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듯 움직임이 없었다.
술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나는 안되겠다 싶어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 말했지만 내입으로 나온 말은 나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혀가 꼬인 말이었고 앞집 남자는 나도 못알아들을 내말을 마치 알아들은듯
무슨 약한 소리냐며 한사코 술을 더하겠다며 나를 자리에 주저앉혀 버린다.
정 그렇다면 내가 술도 좀 깰겸 바깥바람도 쐴겸 술을 사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아내가 황급히 일어나더니 자신이 가게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떠버린다.
그래서 엉겁결에 앞집 남자와 나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 남겨지고 말았다.
아내가 집을 나서자 한동안 부자연스러운 정적이 흘렀고 나도 정신이 조금
또렷해졌다. 그러다가 앞집 남자가 나를 부른다. 그는 나를 부를때 내 성을
붙여 "이형"이라 불렀는데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그가 나를 그리 부를 때마다
아직도 영 어색하기만 했다.
앞집 남자는 나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혹시 제수씨와 관계시 노출을 즐기는
스타일이냐고 묻는다. 갑작스런 사적인 질문에 놀라 그의 얼굴을 보니 비릿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지고 싶지 않은 생각에 나도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이니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지만 부부간에 자극적인 상황을 즐기는게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앞집 남자가 익살스런 표정으로 한발 물러나는 시늉을 하며 별다른 뜻은 없고
자신은 충분히 나를 이해하며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며 사람좋은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그러면서 내게 과시하듯이 자신이 마사지를 통한 수련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며 거실 벽에 걸린 영어를 비롯한
몇개 국어로 된 자격증 액자를 가리켰다.
그는 나만 괜찮다면 아내와 나에게 수련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이젠 이 남자가 대놓고 나에게 자신이 내 아내에게 행했던 마사지를 빙자한
섹스를 권유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아내가 술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고 앞집 남자와 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이 났다.
앞집 남자가 다시 내게 술을 권했고 몇잔의 술이 더 들어가자 나는 술상 앞에서
다시 깜빡깜빡 졸기 시작했다.
앞집 남자가 무어라 말을 거는데 나는 그저 혀꼬인 소리 몆마디만 냈을뿐
어느새 정신을 놓아버렸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아직 새벽인것 같았다. 시계를 보니 한시반을 가리키고
있다. 아내가 술을 사오던 시간이 얼추 열두시 즈음으니 내가 과음으로
인사불성이 되어있던 시간은 약 한시간여...
잠시 누워 기억을 더듬는데 내 기억은 온통 조각이 나서 몇가지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있었다.
앞집 남자와 내 아내가 무어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억나는데,
수련, 터부, 승화, 각성 같은 단편적인 몇가지 단어만 기억날 뿐이다.
그러다 한참 기억이 끊겼다가 앞집 남자와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던 것이
얼핏 기억에 있다.
그후로 또 한동안 기억이 끊겼고 물소리가 계속 들리던게 기억나는데
그게 설겆이 소리인지 화장실 샤워소리인지는 도통 분간해낼 수가 없다.
내가 누워있는 자리를 보니 보통 아내가 침대를 썼는데 내가 침대를 차지
하고 있다.
앞집 아들방을 빌려쓰는 우리인지라 싱글침대만 있는 방이라서 보통 아내를
침대에 재우고 내가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잔다.
그래서 내가 이불을 깔고 눕던 침대옆 방바닥을 살폈지만 그 자리엔 심지어
이불을 깐 흔적도 없다.
그럼 아내는 어디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때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침대에 누워 숨소리를 죽이며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어지간히 정리가 끝난듯 싶으니 남은 얘기를 마저 하자는 앞집 남자의
말에 아내는 시간이 늦었다며 거절을 하는듯 싶었다.
그 말을 들은 앞집 남자는 크게 한숨을 후우 하고 내쉬더니 답답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기를 아직도 아내는 수련에 대한 부끄러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니 영적성장을 못하는 것이라며 꾸짖듯 나무라는 것이었다.
그러며 덧붙여 말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자신이 "강사장"에게 어떻게 추천을
할수 있겠느냐고 타이르듯 말한다.
나는 "강사장"은 대체 누구며 추천을 또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여 귀를 더욱
쫑긋 세웠다.
앞집 남자는 "강사장"은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들만을 채용하는 경영자로
업계에서 유명하다며 그가 불과 십여년만에 얼마나 큰 규모의 기업을 일구어
냈는지 아내에게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막역한 사이이기에
이미 자신이 추천한 사람들이 여럿 취업했다고 하였다.
게다가 아내가 디자인 회사에서 받는 연봉보다 1.5배 정도는 더 받을 수
있다며 디자인은 그만두라는 식으로 말을 이어갔다.
아내는 묵묵히 듣고 있는지 아무 대꾸가 없었다.
잠시 두사람 다 말이 없는지 적막만 흘렀다.
숨이 막히는 듯한 새벽의 적막을 깬 사람은 역시 앞집 남자였다.
그는 아내에게 일어나서 자신과 마주보고 서라고 사뭇 명령조로 마치
선생님이 어린 학생에게 가르치듯 지시했다.
소파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아내가 일어나 남자의 명령에
따르는 모양이다. 나는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일 것인지 궁금해 슬며시 침대를
빠져나와 방문을 최대한 조심스레 열고 문틈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문틈으로는 거실쪽을 훤히 바라볼 수 있는 복도 벽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그 벽에는 붙박이로 커다란 전신거울이 설치되어 있어 집을 훨씬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나는 오늘 그 거울을 본래의 의미가 아닌 아내와 앞집 남자를 감시하는 또다른
용도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거울로 바라본 두 사람은 과연 서로를 향해 마주보고 반드시 서 있었다.
그윽한 눈길로 지그시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서있던 앞집 남자가 아내 앞에서
자신의 런닝셔츠를 벗어던진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아내의 나시티를
아래부터 움켜쥐더니 위로 확 제껴올려버린다. 그러자 아내가 양팔을 들어
남자가 나시티를 벗기는 것을 돕는다. 나시티를 던져놓은 남자는 이어서
아내를 자신의 양팔로 포옹하듯 안으며 브래지어후크를 풀어버리고 만다.
이제 두 사람의 상반신은 알몸인 상태로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게 되었다.
이때 앞집 남자가 아내에게 또다시 명령조로 지시를 하였다. 지시는 다름이
아니라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며 덧붙이기를
이건 아내가 스스로 제약을 벗어던지기 위해 필요한 의식이니 간절한 마음을
갖고 행해야지 조금이라도 주저하거나 부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내는 남자의 말이 끝나자 서툰 손길로 남자의 반바지 앞단추를 풀었고
바지 자크를 내린뒤 남자의 발밑으로 바지를 벗겨냈다.
이어 남자의 팬티 역시 아내의 손에 의해 끌어내려졌고 아내가 팬티를 끌어
내리는 순간 나도 익히 보아왔던 남자의 검고 굵은 좆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하게 부풀어오른 남자의 좆은 빳빳하게 하늘로 치켜올라
있었다. 이어 남자는 아내에게 아내의 팬티도 마저 벗을 것을 지시했고
순순히 아내는 팬티를 벗고 남자 앞에 다시 섰다.
남자는 아내에게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명령했고 그대로 따르는
아내에게 자신의 좆을 손으로 느껴보라고 지시했다. 남성의 성기의 생김새와
크기, 촉감 등을 눈을 감고서 손으로 충분히 느껴야 한다면서 수치심을 떨치고
온전하게 감각에 열중하지 않는다면 영적 각성은 절대 이룰 수 없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아내는 남자의 말에 따라 앞집 남자의 좆을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이
두손으로 어루만지며 느끼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앞집 남자는 흐뭇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로 아내를 내려다보며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마치 할렘의 왕이 자신의 노예에게 애무를 받고 있는
모습이 딱 이런 모습이리라 생각했다. 아내의 손길이 섬세하고 꼼꼼하게
남자의 좆을 훑으며 마치 자신의 신체부위인것 마냥 친숙해지고 있는 동안
털이 북실북실한 앞집 남자의 불뚝나온 배가 흥분한 남자의 숨소리와 함께
팽창했다 수축했다를 거듭하고 있었다.
앞집 남자가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면서 아내에게 내린 다음 지시는 더욱
가관이었다. 이제 손으로 느꼈으니 입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잠시 멈칫하는듯 하자 앞집 남자는 마치 엄한 선생님이 도통 말귀를
못알아듣는 꼴찌 학생을 경멸하는 시선으로 쳐다보듯이 아내를 쏘아보았다.
아내는 주눅이 들었는지 한마디도 항변하지 못하고 이내 오른손을 올려
앞집 남자의 좆의 뿌리부분을 잡고 반들반들한 남자의 귀두를 자신의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남자는 혀를 돌려가며 귀두부터 기둥을 충분하게
느끼라면서 긴 신음을 토해냈다. 아내가 후룩후룩 츄루릅 하는 소리를 내가며
남자의 좆을 입안에서 느끼는 동안 앞집 남자는 고개를 뒤로 젖혀가며
아내의 혀를 통한 애무를 온몸으로 즐기며 만끽하는듯 했다.
나라면 몇번을 사정했을 것 같은데도 앞집 남자는 평온한듯 보였고
한참을 그렇게 즐긴뒤 아내에게 그만하면 되었다는 지시를 내렸다.
아내가 입을 떼자 아내의 침이 주루룩 흘러내렸고 아내는 손으로
입가를 훔치며 자신의 침을 닦아냈다.
앞집 남자는 "자, 이제 요니를 통해 링감을 느껴보도록 합시다"라며 아내의
어깨를 잡아 바닥으로 눕힌다. 요니는 뭐고 링감은 뭔지 모르겠지만 이제
다음 단계는 누가봐도 뻔하지 않은가? 나는 앞집 남자의 저 가식이 역겨워
당장 밖으로 나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미 내손은 바지춤으로 들어가
좆집을 빼앗긴채 초라하게 발딱 솟아있는 불쌍한 내 좆을 잡고 흔들고 있던
중이라 멈출 의지는 한없이 약해져있었다.
앞집 남자는 아내의 곧고도 날씬하게 쭉 뻗은 두 다리를 자신의 양 어깨에
올려 아내의 종아리가 남자의 어깨에 얹히도록 했다. 달빛에 비쳐 아내의
허벅지와 정강이가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며 빛났고 그 사이로 배불뚝이
대머리 노인네가 흉측하고 굵은 좆을 덜렁거리며 아내의 수풀속에 자리잡은
야들야들한 음순을 비집고 헤치며 쑤욱 돌진해버렸다.
"허어억" 하고 아내가 길게 숨을 내뱉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앞집 남자는 아내에게 자신의 좆이 아내의 질벽을 스쳐지나가는 느낌을
느끼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자신의 귀두는 지금 아내의 질벽을
느끼고 있으며 아내의 질벽엔 우둘투둘한 돌기가 있어 자신의 귀두를 자극
하고 있고 움찔움찔 질벽이 수축하며 자신을 자극하고 있다고 상세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이런 것을 소위 명기라고 한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솔직히 나는 앞집 남자가 말한 그런 느낌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앞집 남자의
말을 들으며 충격을 받고 있었다.
사실 나는 내 좆이 작고 굵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내가 회사동료들과 대중목욕탕을 가길 한사코 꺼려하는 이유도 거기 있었다.
앞집 남자는 서서히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올려갔다. 그에 따라 아내도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져가고 있었고 그런 아내를 향해 앞집 남자는 숨을 헐떡이는
목소리로 또 한가지 지시를 내렸다. 이제 곧 절정에 달할텐데 아내는 아직
수행이 부족하니 보지에 모든 감각을 집중하여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앞집 남자는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다시 늦추어갔다. 아마도
자신의 사정을 참으며 아내의 보지를 더욱 즐겨보려는 수작일 것이리라.
남자는 아내에게 깊은 호흡을 지시했고 아내는 충실히 그를 따랐다.
아내의 호흡이 점점 가빠지며 점점 몸의 경련이 잦아지며 몰아의 경지로
들어가는듯 했다. 남자는 아내의 그런 모습을 위에서 흐뭇하게 내려다보며
아내의 보지를 향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더욱 힘있게 전개해나갔다.
그 두사람의 열기는 방안에 있는 나에게까지 전달될만큼 뜨거웠고
그 달큰한 기운은 어느덧 나까지 취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내는 이제 방안의 나를 까마득하게 잊었는지 신음소리가 점점 커져가며
거의 비명을 지르듯 뭔가 소리내어 말하고 있다. 그것이 남자에게 그만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더욱 격렬하게 해달라는 주문인지 나로서는 도저히
분간할수가 없었다. 남자는 얼굴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드러내며 아내를
절정으로 몰아간다. 이제 아내는 욕망의 화신인마냥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요분질치며 앞집 남자의 목을 끌어안고 몸부림친다.
거실은 은은한 새벽달빛과 대조되는 퍽퍽퍽 하는 요란하게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두 남녀의 흥분에 달뜬 신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음란함을
더해가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가 앗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움찔움찔하며 정액을
아내의 보지에 가득 쏟아낸다. 아내는 두다리로 남자의 허리를 감아
정액을 한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꽉 붙들고 한숨을 토해낸다.
아내와 앞집 남자는 삽입자세를 한동안 유지하며 숨만 토해낼뿐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슬며시 방문을 닫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이제 저들의 수련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아내의 취직은 어떻게 될것이며,
그 강사장이라는 사람의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든게 걱정스럽기만
했다. 아내를 데리고 이 집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약 두달만
참으면 내집에 들어갈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쉽게 결정을 내릴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었을때 아내는 침대바닥에 이불을
덮고 세상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아내가 자고있는 뒷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저 잘록한 허리와 알맞게 부푼 엉덩이, 그리고 길고 날렵한
다리, 하얗고 보드라운 발까지 고스란히 앞집 남자에게 바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가슴한켠이 아리듯 아파오면서 아랫도리가 부풀어오르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이 한없이 싫고 역겨워졌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내와 나는 겨울을 지내고 봄이 오자 셋방살이를 마치고 우리가 장만한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였고, 아내는 그 강사장의 회사 대신, 자신의 원래
직무를 살린 디자인회사에서 야근을 불사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피곤에 지쳐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아내를 보며 가끔 앞집 남자와 아내가
한몸으로 뒤엉켜 거실을 뒹굴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때의 아내 모습이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생기있고 싱싱해보였던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가끔 아내와 섹스를 나누면서 앞집 남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지금 앞집 남자와 섹스를 한다고 생각해보라는둥 뭐 이런
것들이다. 아내의 귓가에 이런 말들을 속삭이면 나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짜증섞인 화를 내던 아내도 최근엔 조금씩 흥분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점점 등장하는 남자들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기 시작했고,
내 불알친구들을 비롯해 심지어는 우리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까지 동원해
아내의 상상을 자극했다.
현실에서 그런 수많은 남자들과 일을 벌이는건 절대 있을 수 없으리라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내와 앞집 남자의 섹스가 내 눈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물흐르듯이 자연스레 벌어졌던 그 시절의 일을 생각해보면 언젠가 우리 부부
앞에 어떤 비현실적인 일들이 현실로 다가올지 나로서도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쨌든 아내는 지금 내 옆에 함께 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끝...
먼저 제 작품에 호응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말씀 먼저 드립니다.
너무 많은 분들께서 아쉬워해주시며 댓글을 달아주셔서
저로서는 기쁜 마음과 함께 한편으론 당황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 스토리는 네이버 지식인의 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여성 네티즌이 이웃집 남성의 노출증 때문에 고민을 상담하는
글이었지요. 그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뒤 제 주변인물들을 그 상황에
대입하여 등장시킴으로써 일부 극적인 주요장면을 제외하면 실제 제가
일상 속에서 경험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장황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필력도 일천한 초보작가 주제에 분에 넘치는
주목을 받아 댓글을 받다보니 이런 상황에 심심찮게 등장하곤 하는
"피해망상증 환자"도 등장하여 이목을 끌더군요.
유명드라마작가한테나 일어나는 일인줄 알았더니 참 어이가 없어 한동안
부들부들 떨다가 댓글도 달고 쪽지도 보냈습니다.
만약 이 스토리가 제 머리속에서 나온 순수창작이었다면 오히려 제가
찔끔 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상상력이란게 사실 다 고만고만한지라
다들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사니까요. 하지만 저같은 초보에겐
상상력을 글로 구현할만한 능력은 아직 없기에 결국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글을 쓸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 스토리는 허구입니다.
다만 등장인물은 제 주변의 실제인물에서 비롯되었기에 제가 원하는
이상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저 스스로 보고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연재할때도 3부작 정도에서 마무리지으려 했지만
경험이 부족한지라 분량조절이 어려워 예상보다 긴 4부에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엔 빌라에 이어 아파트를 배경을 하는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땐 좀 호흡을 길게 가져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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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전 끊었던 담배를 편의점에서 사들고 여관방으로 돌아온 나는 정액으로
온통 범벅이 되어 척척해진 팬티와 바지를 갈아입을 생각도 못한채
창문가에 앉아 담배를 피워물었다. 한개피를 피고나면 또다른 한개피를 피워
물고 한숨섞인 담배연기를 여관방 창문으로 뿜어대며 내눈은 앞집 현관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섯개피쯤 피워물었을 즈음 아내가 앞집에서 나와 우리집
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내눈에 들어왔다. 아내는 집을 나섰던 차림 그대로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집으로 걸어들어갔고 나는 눈으로
아내의 뒷모습을 쫓아 따라가며 애꿎은 담배필터만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었다.
나는 그뒷날도, 또 그다음날도 계속 여관방에 머물렀지만 아내는 더이상
앞집 출입이 없었다. 여관에서 짐을 싸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 어느때보다도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앞집 남자와 아내의 질펀한 정사를 내눈으로 직접 지켜봤던 그날 이후,
예상과 달리 아내의 태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보였다.
나는 그 뒤로도 약 일주일에 한두번은 연차를 쓰던지 이런저런 핑계로
외근을 만들던지 하여 여관방을 잡고 아내를 불시에 감시하는 일을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내가 감시할 때마다 별다른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어쩌면 아내에게도 그날의 일탈은 급작스레 일어난 사고에 불과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이상 앞집 남자와의 교류를 하지 않게 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내가 접한 많은 사례에서는 아내들이 외간 남자와의 관계를
갖은 후 성적으로 개방되어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갖는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프리섹스주의자로 바뀌는 얘기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나또한 내 아내가
앞집 남자와의 관계를 갖고난 후 앞집 남자의 성노예가 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었다. 내 예상대로라면 앞집 남자는 아내에게 성관계를 갖은 사실을
남편인 나에게 이르겠다는 협박과 함께 아내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아내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 예상되는 순서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내와 앞집 남자는 은밀한 내 감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동안 단 한차례도 만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요가처럼 심신수양을 위한 수단이라는 감언이설에 경계심을 늦추고 마사지를
받다가 분위기에 도취되어 부지불식간에 사고처럼 벌어진 한차례의 섹스가
평생을 통해 형성된 한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역시 남자들의 환상과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그 순간에는 정신을 압도하는 육체적 쾌락에 빠져 몸부림치며
앞집 남자에게 모든 것을 바친 아내였지만 정신이 들고 현실로 돌아왔을때는
냉정하게 어찌보면 영악하게도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고자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모르는 사이 아내에게 앞집 남자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런 회유가 없었으리라 생각하는 내 짐작이 오히려 더 비현실적
일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앞집 남자의 시도에 손쉽게 넘어갈 아내는 아니었을 것이다.
별볼일없는 나와의 결혼을 극렬하게 반대하던 장인, 장모의 협박과 회유,
심지어는 손찌검까지도 감수하며 꿋꿋하게 결혼을 고집해 나를 선택해준
아내였기에 아마도 앞집 남자의 협박에도 의연하게 대처했을 것이었다.
그러다 계절이 바뀌어 아침저녁으로 풀벌레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가을이
찾아왔고 조금씩 쌀쌀해지는 날씨에 더이상 창문을 열어두는 일도 없어졌다.
이제 우리집도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자유롭게 해방
되었고 아내의 일상에서도 앞집 이야기는 더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나도 직장의 바쁜 일상업무에 시달리며 점차 뇌리에서 앞집 남자의 일은
희미해져 가기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앞집 남자와 우리 부부의 인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은 언제나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조그맣게 자리를 잡고 숨어있었다.
화재는 반지하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내는 낮잠을 자고 있던 터라 잠결에
뭔가 타는듯한 매캐한 냄새를 느끼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취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방까지 연기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유독가스에 질식하지 않은게 천만다행일 따름이었다. 아내가 급히 코와 입을
틀어막고 거실로 달려나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할때 마침 앞집 남자도
우리집 쪽에서 일어나는 검은 연기에 놀라 창문을 열고 소리치려던 참이었다고
한다. 앞집 남자가 아내의 탈출을 도와서 아내는 무사히 창문을 통해 집을
빠져나올수 있었고, 화재는 결국 내가 살던 2층 빌라를 반쯤 태워버리고서야
진화될 수 있었다. 아내의 전화를 받은 내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득달같이
집으로 달려왔을 때 아내는 앞집 남자의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연신 앞집 남자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하며 감사를 전했다. 그와 아내가
어떤 짓을 벌였는지 뻔히 알고 있는 나였지만 아무리 그런 일이 있었다고한들
일단 그는 아내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었던 것이다.
내가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앞집 남자는 감사는 당치도 않다는듯
손사래를 쳐가며 내게 맞절을 해주었다. 아내는 산발을 한채 앞집 거실 소파에
앉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아내 옆으로 다가가
아내를 품에 안고 다독이기 시작했다. 아내가 이내 훌쩍이며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아내의 등을 토닥이며 한동안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런 우리 부부를 지켜보던 앞집 남자가 몇번 헛기침을 하더니 나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였다. 월세를 지금 월세의 사분의일 정도만 낸다면 자기집 남는 방
하나를 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소리를 듣는순간 피가 거꾸로 솟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아무리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기로서니 감히 내 아내를 능욕한
놈 입에서 자신의 집에 하루종일 아내를 맡기란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게
너무나도 굴욕적이었다.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앞집 남자는 별다른
표정없는 평온한 얼굴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단호하게 거절을 하려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막상 입을 열어 거절을
하려하니 내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내 머릿속을 뒤죽박죽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매입한 아파트에 들어간 대출금 상환 건과 몇달 뒤에 있을
아파트 전세입주자에 대한 전세금 반환 건,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 얘기로
흉흉해진 회사 분위기... 모든 가재도구와 집을 잃은 상황에서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내 알량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만큼 많지가 않은 것이 지금
내가 처한 참담한 현실이었다.
내 옆에서 내팔을 잡고 기대어 있는 아내는 내가 당연히 거절하겠지 싶은
표정으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지만 정작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죄송하지만 신세 좀 지겠다는 말이었다.
결국 나는 앞집 남자 앞에서 또한번 무릎을 꿇고야 만 셈이었다.
아내가 아연실색하여 입까지 벌리며 나를 멍하게 쳐다보는게 곁눈으로도
느껴졌다. 내가 설마 그런 제안에 동의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애써 아내의 시선을 피해버리고 앞집 남자의 얼굴만
바라보며 방을 안내해 달라며 웃어보였다.
앞집 남자가 희미하게 알듯모를듯한 미소를 머금고 우리부부를 방으로
안내해주더니 잠시 우리만 남겨두고 자리를 비웠다.
남자가 나가자마자 아내가 나에게 미쳤느냐며 온갖 말들을 퍼부어댔고
나는 한숨을 쉬며 우리가 처한 경제적 상황이 아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인내심있게 설명하는 수 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내는 내 설명을 모두 다 듣고 난 뒤에 풀이 죽어 처음처럼 흥분해
퍼부어대지는 않았지만 서너번 정도 계속 나에게 무언가 말을 전할듯
말듯 망설이는듯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앞집 남자와 있었던 일을 내게 고백하고
앞집에 머물지 않으려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당시 나로서는 아내의 그런 상황을 모두 알고 있었더라도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기에 그저 귀를 막고 눈을 감아버려서 아내를
외면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보름쯤 시간이 흐르자 이제 아내도 앞집에서의 더부살이에
조금씩 적응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 듯 보였고 나 역시도
약간은 앞집 남자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씩 늦추기 시작했다.
2주에 한번 꼴로 지방에서 올라오는 앞집 여자를 대신하여 어느새
내 아내가 앞집의 집안 살림을 조금씩 챙기기 시작했다.
어찌되었건 앞집 남자의 호의를 입고 신세를 지는 입장이었기에 아내의
집안일은 당연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앞집 남자는 확실히 특이한 인간이어서 이제 10월 중순에 불과한데도
벌써부터 난방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선선한 가을날씨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온 내가 앞집 현관을 들어서면 후끈한 여름의 열기를 느끼게 되곤 했다.
계절이 여름에 멈춘 듯한 집이 아닐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남자의 옷차림도
여전히 헐렁한 반바지에 런닝셔츠를 벗어나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들어온
뒤로 트렁크팬티만 입고 웃통을 벗는 일은 좀처럼 없었지만 가끔씩 거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는 앞집 남자와 마주칠 때는 수건으로 가리지도
않고 알몸으로 나오는 그와 맞닥트리곤 해서 나도 흠칫 놀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했다.
앞집에 들어온지 한달쯤 지났을까, 오늘은 앞집 남자가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우리 부부와 셋이서 간단하게 반주와 함께 밥을 먹기로 한 날이다.
저녁에 퇴근하여 앞집으로 들어서자 아내가 분주하게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앞집 남자도 아내 옆에 서서 이런저런 준비를 돕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니 마치 그들이 부부이고 내가 손님으로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어
내심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술자리는 거실의 티테이블을 치운 뒤 교자상을 거실 가운데 펴서 마련하였다.
아무래도 아내가 부엌에 이런저런 음식을 나르기위해 왔다갔다 해야하겠길래
나와 아내가 부엌을 등지고 나란히 앉고 아무래도 연장자인 앞집 남자를
거실 창가쪽으로 앉게 해야겠다 싶어서 부엌쪽 자리에 내가 앉으려 하는데
앞집 남자가 내팔을 잡더니 손님을 안쪽에 앉혀야 집주인의 도리인거라며
한사코 나를 창가쪽 자리에 앉혀버린다. 얼떨결에 자리에 앉아버렸는데
앞집 남자가 수저통을 가져와 수저를 세팅하며 자신의 옆에 수저 한쌍을
놓는 것이 아닌가..
그러며 나에게 변명하듯 말하길 제수씨가 자꾸 부엌에 오가시니 편하게
앉으시라고 가까운 쪽에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내심 거슬렸지만 아내를 위해 그런다하니 딱 부러지게 거절을 못하고 그냥
못마땅한 표정으로 대답없이 앉아있었다.
이윽고 준비를 마친 아내가 부엌에서 씻은 상추를 들고 내 옆자리쪽을
바라보며 다가오다가 순간 멈칫 당황해하더니 앞집 남자 옆에 조심스레
앉는다. 아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앞집 남자는 제수씨가 너무 수고를 하셨네
어쩌네 하며 과장된 몸짓으로 너스레를 떨더니 은근슬쩍 아내 옆에 바짝
붙어앉는다.
이윽고 삼겹살이 구워져 술잔이 몇잔 돌자 나는 술로 인한 기운에 기분이
슬슬 풀어졌다.
사실 아내만 확실히 지금처럼 중심을 잡아준다면 앞집 남자가 아무리
아내에게 짓궂게 지분거려도 무슨일이야 있겠는가 싶은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느세 아예 내쪽으로는 등지다시피 하며 아내쪽으로 반쯤 몸을
돌려서 계속 이런저런 말장난으로 수작을 거는 앞집 남자가 우스꽝스러워
보이면서 "어디 한번 껄떡거려봐라. 지난번처럼 내아내가 그리 호락호락
넘어갈 듯 싶으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였다.
거듭된 앞집 남자의 술 권유와 후텁지근한 집안 공기로 인해 평소 어지간
해선 빨리 취하지 않는 나인데도 불구하고 슬슬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눈을 감았다가 뜨면 시간이 얼마간 흘러있을 정도로 깜빡깜빡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멍하니 상위에 올려진 삼겹살 불판만 바라보고
있었고 앞의 두사람이 얘기하는 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 언뜻 눈에 비치는 앞집 남자는 이제 숫제 아내의 등뒤로 오른팔을
두르고 있는데 그의 왼손이 상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내는 고개만
푹 숙이고 있어 얼굴 표정도 보이지 않았고 아내의 양손은 상 아래에서
경직된듯 혹은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듯 움직임이 없었다.
술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나는 안되겠다 싶어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 말했지만 내입으로 나온 말은 나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혀가 꼬인 말이었고 앞집 남자는 나도 못알아들을 내말을 마치 알아들은듯
무슨 약한 소리냐며 한사코 술을 더하겠다며 나를 자리에 주저앉혀 버린다.
정 그렇다면 내가 술도 좀 깰겸 바깥바람도 쐴겸 술을 사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아내가 황급히 일어나더니 자신이 가게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떠버린다.
그래서 엉겁결에 앞집 남자와 나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 남겨지고 말았다.
아내가 집을 나서자 한동안 부자연스러운 정적이 흘렀고 나도 정신이 조금
또렷해졌다. 그러다가 앞집 남자가 나를 부른다. 그는 나를 부를때 내 성을
붙여 "이형"이라 불렀는데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그가 나를 그리 부를 때마다
아직도 영 어색하기만 했다.
앞집 남자는 나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혹시 제수씨와 관계시 노출을 즐기는
스타일이냐고 묻는다. 갑작스런 사적인 질문에 놀라 그의 얼굴을 보니 비릿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지고 싶지 않은 생각에 나도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이니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지만 부부간에 자극적인 상황을 즐기는게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앞집 남자가 익살스런 표정으로 한발 물러나는 시늉을 하며 별다른 뜻은 없고
자신은 충분히 나를 이해하며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며 사람좋은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그러면서 내게 과시하듯이 자신이 마사지를 통한 수련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며 거실 벽에 걸린 영어를 비롯한
몇개 국어로 된 자격증 액자를 가리켰다.
그는 나만 괜찮다면 아내와 나에게 수련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이젠 이 남자가 대놓고 나에게 자신이 내 아내에게 행했던 마사지를 빙자한
섹스를 권유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아내가 술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고 앞집 남자와 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이 났다.
앞집 남자가 다시 내게 술을 권했고 몇잔의 술이 더 들어가자 나는 술상 앞에서
다시 깜빡깜빡 졸기 시작했다.
앞집 남자가 무어라 말을 거는데 나는 그저 혀꼬인 소리 몆마디만 냈을뿐
어느새 정신을 놓아버렸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아직 새벽인것 같았다. 시계를 보니 한시반을 가리키고
있다. 아내가 술을 사오던 시간이 얼추 열두시 즈음으니 내가 과음으로
인사불성이 되어있던 시간은 약 한시간여...
잠시 누워 기억을 더듬는데 내 기억은 온통 조각이 나서 몇가지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있었다.
앞집 남자와 내 아내가 무어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억나는데,
수련, 터부, 승화, 각성 같은 단편적인 몇가지 단어만 기억날 뿐이다.
그러다 한참 기억이 끊겼다가 앞집 남자와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던 것이
얼핏 기억에 있다.
그후로 또 한동안 기억이 끊겼고 물소리가 계속 들리던게 기억나는데
그게 설겆이 소리인지 화장실 샤워소리인지는 도통 분간해낼 수가 없다.
내가 누워있는 자리를 보니 보통 아내가 침대를 썼는데 내가 침대를 차지
하고 있다.
앞집 아들방을 빌려쓰는 우리인지라 싱글침대만 있는 방이라서 보통 아내를
침대에 재우고 내가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잔다.
그래서 내가 이불을 깔고 눕던 침대옆 방바닥을 살폈지만 그 자리엔 심지어
이불을 깐 흔적도 없다.
그럼 아내는 어디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때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침대에 누워 숨소리를 죽이며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제 어지간히 정리가 끝난듯 싶으니 남은 얘기를 마저 하자는 앞집 남자의
말에 아내는 시간이 늦었다며 거절을 하는듯 싶었다.
그 말을 들은 앞집 남자는 크게 한숨을 후우 하고 내쉬더니 답답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기를 아직도 아내는 수련에 대한 부끄러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니 영적성장을 못하는 것이라며 꾸짖듯 나무라는 것이었다.
그러며 덧붙여 말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자신이 "강사장"에게 어떻게 추천을
할수 있겠느냐고 타이르듯 말한다.
나는 "강사장"은 대체 누구며 추천을 또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여 귀를 더욱
쫑긋 세웠다.
앞집 남자는 "강사장"은 영적으로 성숙한 사람들만을 채용하는 경영자로
업계에서 유명하다며 그가 불과 십여년만에 얼마나 큰 규모의 기업을 일구어
냈는지 아내에게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막역한 사이이기에
이미 자신이 추천한 사람들이 여럿 취업했다고 하였다.
게다가 아내가 디자인 회사에서 받는 연봉보다 1.5배 정도는 더 받을 수
있다며 디자인은 그만두라는 식으로 말을 이어갔다.
아내는 묵묵히 듣고 있는지 아무 대꾸가 없었다.
잠시 두사람 다 말이 없는지 적막만 흘렀다.
숨이 막히는 듯한 새벽의 적막을 깬 사람은 역시 앞집 남자였다.
그는 아내에게 일어나서 자신과 마주보고 서라고 사뭇 명령조로 마치
선생님이 어린 학생에게 가르치듯 지시했다.
소파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아내가 일어나 남자의 명령에
따르는 모양이다. 나는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일 것인지 궁금해 슬며시 침대를
빠져나와 방문을 최대한 조심스레 열고 문틈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문틈으로는 거실쪽을 훤히 바라볼 수 있는 복도 벽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그 벽에는 붙박이로 커다란 전신거울이 설치되어 있어 집을 훨씬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나는 오늘 그 거울을 본래의 의미가 아닌 아내와 앞집 남자를 감시하는 또다른
용도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거울로 바라본 두 사람은 과연 서로를 향해 마주보고 반드시 서 있었다.
그윽한 눈길로 지그시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서있던 앞집 남자가 아내 앞에서
자신의 런닝셔츠를 벗어던진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아내의 나시티를
아래부터 움켜쥐더니 위로 확 제껴올려버린다. 그러자 아내가 양팔을 들어
남자가 나시티를 벗기는 것을 돕는다. 나시티를 던져놓은 남자는 이어서
아내를 자신의 양팔로 포옹하듯 안으며 브래지어후크를 풀어버리고 만다.
이제 두 사람의 상반신은 알몸인 상태로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게 되었다.
이때 앞집 남자가 아내에게 또다시 명령조로 지시를 하였다. 지시는 다름이
아니라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며 덧붙이기를
이건 아내가 스스로 제약을 벗어던지기 위해 필요한 의식이니 간절한 마음을
갖고 행해야지 조금이라도 주저하거나 부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내는 남자의 말이 끝나자 서툰 손길로 남자의 반바지 앞단추를 풀었고
바지 자크를 내린뒤 남자의 발밑으로 바지를 벗겨냈다.
이어 남자의 팬티 역시 아내의 손에 의해 끌어내려졌고 아내가 팬티를 끌어
내리는 순간 나도 익히 보아왔던 남자의 검고 굵은 좆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하게 부풀어오른 남자의 좆은 빳빳하게 하늘로 치켜올라
있었다. 이어 남자는 아내에게 아내의 팬티도 마저 벗을 것을 지시했고
순순히 아내는 팬티를 벗고 남자 앞에 다시 섰다.
남자는 아내에게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명령했고 그대로 따르는
아내에게 자신의 좆을 손으로 느껴보라고 지시했다. 남성의 성기의 생김새와
크기, 촉감 등을 눈을 감고서 손으로 충분히 느껴야 한다면서 수치심을 떨치고
온전하게 감각에 열중하지 않는다면 영적 각성은 절대 이룰 수 없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아내는 남자의 말에 따라 앞집 남자의 좆을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이
두손으로 어루만지며 느끼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앞집 남자는 흐뭇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로 아내를 내려다보며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마치 할렘의 왕이 자신의 노예에게 애무를 받고 있는
모습이 딱 이런 모습이리라 생각했다. 아내의 손길이 섬세하고 꼼꼼하게
남자의 좆을 훑으며 마치 자신의 신체부위인것 마냥 친숙해지고 있는 동안
털이 북실북실한 앞집 남자의 불뚝나온 배가 흥분한 남자의 숨소리와 함께
팽창했다 수축했다를 거듭하고 있었다.
앞집 남자가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면서 아내에게 내린 다음 지시는 더욱
가관이었다. 이제 손으로 느꼈으니 입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잠시 멈칫하는듯 하자 앞집 남자는 마치 엄한 선생님이 도통 말귀를
못알아듣는 꼴찌 학생을 경멸하는 시선으로 쳐다보듯이 아내를 쏘아보았다.
아내는 주눅이 들었는지 한마디도 항변하지 못하고 이내 오른손을 올려
앞집 남자의 좆의 뿌리부분을 잡고 반들반들한 남자의 귀두를 자신의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남자는 혀를 돌려가며 귀두부터 기둥을 충분하게
느끼라면서 긴 신음을 토해냈다. 아내가 후룩후룩 츄루릅 하는 소리를 내가며
남자의 좆을 입안에서 느끼는 동안 앞집 남자는 고개를 뒤로 젖혀가며
아내의 혀를 통한 애무를 온몸으로 즐기며 만끽하는듯 했다.
나라면 몇번을 사정했을 것 같은데도 앞집 남자는 평온한듯 보였고
한참을 그렇게 즐긴뒤 아내에게 그만하면 되었다는 지시를 내렸다.
아내가 입을 떼자 아내의 침이 주루룩 흘러내렸고 아내는 손으로
입가를 훔치며 자신의 침을 닦아냈다.
앞집 남자는 "자, 이제 요니를 통해 링감을 느껴보도록 합시다"라며 아내의
어깨를 잡아 바닥으로 눕힌다. 요니는 뭐고 링감은 뭔지 모르겠지만 이제
다음 단계는 누가봐도 뻔하지 않은가? 나는 앞집 남자의 저 가식이 역겨워
당장 밖으로 나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미 내손은 바지춤으로 들어가
좆집을 빼앗긴채 초라하게 발딱 솟아있는 불쌍한 내 좆을 잡고 흔들고 있던
중이라 멈출 의지는 한없이 약해져있었다.
앞집 남자는 아내의 곧고도 날씬하게 쭉 뻗은 두 다리를 자신의 양 어깨에
올려 아내의 종아리가 남자의 어깨에 얹히도록 했다. 달빛에 비쳐 아내의
허벅지와 정강이가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며 빛났고 그 사이로 배불뚝이
대머리 노인네가 흉측하고 굵은 좆을 덜렁거리며 아내의 수풀속에 자리잡은
야들야들한 음순을 비집고 헤치며 쑤욱 돌진해버렸다.
"허어억" 하고 아내가 길게 숨을 내뱉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앞집 남자는 아내에게 자신의 좆이 아내의 질벽을 스쳐지나가는 느낌을
느끼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자신의 귀두는 지금 아내의 질벽을
느끼고 있으며 아내의 질벽엔 우둘투둘한 돌기가 있어 자신의 귀두를 자극
하고 있고 움찔움찔 질벽이 수축하며 자신을 자극하고 있다고 상세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이런 것을 소위 명기라고 한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솔직히 나는 앞집 남자가 말한 그런 느낌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앞집 남자의
말을 들으며 충격을 받고 있었다.
사실 나는 내 좆이 작고 굵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내가 회사동료들과 대중목욕탕을 가길 한사코 꺼려하는 이유도 거기 있었다.
앞집 남자는 서서히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올려갔다. 그에 따라 아내도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져가고 있었고 그런 아내를 향해 앞집 남자는 숨을 헐떡이는
목소리로 또 한가지 지시를 내렸다. 이제 곧 절정에 달할텐데 아내는 아직
수행이 부족하니 보지에 모든 감각을 집중하여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앞집 남자는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다시 늦추어갔다. 아마도
자신의 사정을 참으며 아내의 보지를 더욱 즐겨보려는 수작일 것이리라.
남자는 아내에게 깊은 호흡을 지시했고 아내는 충실히 그를 따랐다.
아내의 호흡이 점점 가빠지며 점점 몸의 경련이 잦아지며 몰아의 경지로
들어가는듯 했다. 남자는 아내의 그런 모습을 위에서 흐뭇하게 내려다보며
아내의 보지를 향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더욱 힘있게 전개해나갔다.
그 두사람의 열기는 방안에 있는 나에게까지 전달될만큼 뜨거웠고
그 달큰한 기운은 어느덧 나까지 취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내는 이제 방안의 나를 까마득하게 잊었는지 신음소리가 점점 커져가며
거의 비명을 지르듯 뭔가 소리내어 말하고 있다. 그것이 남자에게 그만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더욱 격렬하게 해달라는 주문인지 나로서는 도저히
분간할수가 없었다. 남자는 얼굴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드러내며 아내를
절정으로 몰아간다. 이제 아내는 욕망의 화신인마냥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요분질치며 앞집 남자의 목을 끌어안고 몸부림친다.
거실은 은은한 새벽달빛과 대조되는 퍽퍽퍽 하는 요란하게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두 남녀의 흥분에 달뜬 신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음란함을
더해가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가 앗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움찔움찔하며 정액을
아내의 보지에 가득 쏟아낸다. 아내는 두다리로 남자의 허리를 감아
정액을 한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꽉 붙들고 한숨을 토해낸다.
아내와 앞집 남자는 삽입자세를 한동안 유지하며 숨만 토해낼뿐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슬며시 방문을 닫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이제 저들의 수련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아내의 취직은 어떻게 될것이며,
그 강사장이라는 사람의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든게 걱정스럽기만
했다. 아내를 데리고 이 집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약 두달만
참으면 내집에 들어갈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쉽게 결정을 내릴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었을때 아내는 침대바닥에 이불을
덮고 세상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아내가 자고있는 뒷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저 잘록한 허리와 알맞게 부푼 엉덩이, 그리고 길고 날렵한
다리, 하얗고 보드라운 발까지 고스란히 앞집 남자에게 바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가슴한켠이 아리듯 아파오면서 아랫도리가 부풀어오르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이 한없이 싫고 역겨워졌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내와 나는 겨울을 지내고 봄이 오자 셋방살이를 마치고 우리가 장만한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였고, 아내는 그 강사장의 회사 대신, 자신의 원래
직무를 살린 디자인회사에서 야근을 불사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피곤에 지쳐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아내를 보며 가끔 앞집 남자와 아내가
한몸으로 뒤엉켜 거실을 뒹굴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때의 아내 모습이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생기있고 싱싱해보였던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가끔 아내와 섹스를 나누면서 앞집 남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지금 앞집 남자와 섹스를 한다고 생각해보라는둥 뭐 이런
것들이다. 아내의 귓가에 이런 말들을 속삭이면 나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짜증섞인 화를 내던 아내도 최근엔 조금씩 흥분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점점 등장하는 남자들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기 시작했고,
내 불알친구들을 비롯해 심지어는 우리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까지 동원해
아내의 상상을 자극했다.
현실에서 그런 수많은 남자들과 일을 벌이는건 절대 있을 수 없으리라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내와 앞집 남자의 섹스가 내 눈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물흐르듯이 자연스레 벌어졌던 그 시절의 일을 생각해보면 언젠가 우리 부부
앞에 어떤 비현실적인 일들이 현실로 다가올지 나로서도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쨌든 아내는 지금 내 옆에 함께 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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