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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5 1,051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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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어요... 후~~힘들다..”

한상의 집 문이 열리고 들어가려던 난 잠시 멈칫하게 된다.
문을 열어준 한상의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하늘색 가운만을 걸치고 있었다. 호리호리하다고 불릴 정도로 잔 근육이 가득한 강한상의 몸과 덜렁거리는 커다란 자지가 너무나 안 어울리다 는 생각을 하며 멈췄던 발걸음을 옮겨 거실로 들어간다.

강한상의 뒷덜미까지 다 젖은 상태라는 걸 확인한 난 곧 신이를 찾게 된다.

“신이는??”
“방에서 쉬고 있습니다.”
“쉰다고?”
“하하하~ 아시면서.. 와인 한 잔 하실래요? 아니면 커피? 더치로 아침에 내리고 있는 게 마침 있는데. 향기 좋죠?”
“.....커피로.”
“그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저번 주의 그 사건들이 꿈처럼 느껴질 정도로 유달리 기분이 좋아 보이는 강한상의 얼굴이 왠지 낯설어 보인데...

‘저 미소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

“사진 찍으셨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지금 막 평가를 부탁드릴 사람들한테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평가는 공정했으면 좋겠다.”
“무슨 말씀이시죠? 공정했으면 좋겠다뇨?”
“말 그대로야.”
“그럼 지금 제가 부르는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아니. 저번 모임의 사람들 정도라면 믿을만하고..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그런데요?”
“기껏 모여 봐야 대여섯 명이다 일거잖아.”
“그래서요?”
“소라라는 사이트에 올려서 평가를 받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사이트?”
“그래.. 그 사이트에 동시에 올려서 30분 동안 달리는 추천이나 댓글을 더 많이 받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하면.. 공평하지 않겠냔 말이지..”
“.......”
“불특정다수.. 안면도 없는 사람들이 신이의 각기 다른 사진을 보며 흥분하는 반응으로 결과를 결정짓자는 거지.”
“그거 재미있겠네요.”
“재밌어? 자신이 있나보지?”
“크크크.. 그럼 사람들을 부를 필요도 없겠다.. 바로 올리죠.”
“.....그러던지. 그런데 신이는 어디 있지?”
“신이는 왜요?”
“그래도.. 같이 봐야 되지 않나?”
“지금 많이 피곤할 겁니다. 곧바로 곯아떨어져서 자고 있습니다. 우선 사진을 올려서 반응을 좀 보죠. 노트북이....”
“핸드폰으로도 충분히 올릴 수 있잖아..”
“아!! 그런가요? 그런데 전 노트북으로 올리는 게 편해서요.”
“....그러던가.”

준비를 시작한 지 5분정도가 지나고 한상이와 난 서로 각자의 사진을 올릴 준비를 끝내게 된다.
강한상이 왜 노트북을 선호했는지.. 그 이유는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고급카메라에서 뽑은 작은 메모리카드에 담긴 사진을 보다 쉽고 빠르게 올리기 위한 이유란 걸 바로 앞에서 보게 된다.

“준비 됐습니다. 그럼 올릴까요?”
“그래..”

유치한 카운트다운 없이 우리는 한 마디의 상의 없이 거의 동시에 나란히 사진을 올리게 된다.
우리가 택한 게시판은 온몸 승부라 명칭 된 그곳이었다.

나란히 게시된 나와 한상이의 사진들은 제목도 똑같은 것으로 정했다.

등록자는 다른데 제목은 똑같은..

[나를 범해주세요.]

정한 제목엔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한상과 제목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우연히 켜놓은 텔레비전에서 하고 있는 영화 ‘나를 찾아줘’라는 제목을 보고 은연중에 내가 중얼거린 혼잣말을 한상이가 마음에 들어 한 제목이었다.

우리가 올린 똑같은 제목에 계시자가 다른 좀 특이함 때문인지 다른 게시물보다 검색률이 월등히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전자가 되어 나도 강한상이 올린 게시물을 클릭해 이제야 사진을 확인한다.

분명 용량을 맞춰 올렸는데도 엄청난 퀄리티의 고화질 사진이 강한상이 만든 ‘미스터 강’이란 아이디의 게시물에 올려져 있었다.

예식장을 통째로 빌린 듯한 사진의 배경 속에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한 여자.. 웨딩드레스라고 하기엔 너무나 노출이 많은 순백색의 복장은 언뜻 보기에 웨딩드레스였을 뿐 사실 가슴과 역삼각형으로 잘 제모 된 털들이 고스란히 보이는 코르셋에 흰색 스타킹, 그리고 팔뚝까지 오는 흰색의 긴 망사 장갑의 란제리 일뿐이었지만.. 배경과 머리에 쓴 풍성하고 긴 베일로 인해 웨딩드레스처럼 보여졌다.

그리고 그런 경건한 장소와 순백의 복장에도 음란함과 섹시함이 묻어나는 신이의 몸매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게 된다. 프로 사진작가가 찍은 법한 구도와 신이의 포즈는 조연으로 등장한 가면 쓴 남자가 묻힐 정도로 섹시함을 그리고 있었다.

양 손에 수갑을 채운 채.. 무릎을 꿇고 허벅지를 살짝 벌린 신이의 모습은 야한 사진이 아닌, 다른 말이 필요 없는 화보 그 자체였다.

젖꼭지를 훤히 드러낸 그 가운데에 모은 두 손에 채워진 반짝거리는 은색 수갑.. 그리고 그 수갑의 연결고리 중앙에 또 하나의 가닥처럼 나눠진 체인을 잡고 신이의 등 뒤에 서 있는 모델과도 같은 남자의 모습은 말 그대로 화보였다.

신이의 얼굴을 살짝 가린 모자이크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진은 훌륭했고 너무나 섹시했다.
당연히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하나 둘씩 달리던 댓글이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50을 넘었고 추천도 이미 20을 넘어섰다.
그에 반해 내 사진은 한상의 게시물에 비해 반 토막도 안 되는 추천과 댓글이 전부였다.

내가보기에도 내 사진과 한상의 사진은 사진 자체의 퀄리티가 현격하게 차이가 났기에 이런 결과가 당연하다고 여겨지게 된다. 한상이의 사진에 비하면 내 사진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마사지샵에서 찍었던 사진들 중 내 마음에 가장 든, 신이의 표정을 전부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변형 매트위에서 날 유혹하며 보여줬던 자위하는 신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한상의 사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분명했다...

“이런 사진을 어떻게 찍었...”

승부를 포기하듯 강한상에게 감탄의 질문을 하려던 난 노트북의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강한상의 모습에 말을 끊고 그에게 다가간다. 강한상이 입도 다물지 못한 채 쳐다보고 있는 사진은 내가 찍은 신이의 자위사진이었다.

신이의 모습을 화면 가득 담고 있는 가로형태의 사진. 신이의 표정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전부 보여주고 싶다는 충동을 겨우 억누르며 입술위로만 모자이크를 한 사진에 강한상이 혼을 뺏긴 남자처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게시물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며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추천은 당연 강한상의 사진이 더 많았고 댓글들 또 한 극찬일색이었지만.. 오히려 조회 수와 댓글의 수가 점차 내가 강한상의 게시물을 젖히고 치솟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해보였다. 댓글을 달고 있는 중복된 아이디들로 봤던 내 사진을 또 다시 게시물을 열어 반복적으로 보며 입에 담기도 부담스러운 음담패설과 욕설, 그리고 초대 요청이라는 여러 가지 글들로 도배가 되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강한상의 사진엔 극찬과 같은 칭찬을, 내 사진엔 음란하기 짝이 없는 칭찬과 요구들로 댓글이 계속해서 채워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추천수도 강한상의 게시물과 비슷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강한상의 얼굴이 점점 변해가기 시작했고 이내 노트북을 소리 내며 닫아버리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끝내 추천수로는 강한상을 이기지 못 한 내 게시물이었다.
결과가 애매해졌다. 추천은 강한상이, 댓글수와 조회 수는 내가 이긴 이 상황에서 누가 승자라고 말하기가 애매해지게 된다.

“이건.. 무승부인가?”
“....”
“추천수하고 댓글 수에 한 가지를 덧붙였어야 되는데.. 그래도 조회 수는 내가 이겼으니...”
“한 번 더 하시죠..”
“..뭐?”
“다음 주까지 다른 게임을 준비해서.. 결판을 짓는 걸로 하자고요.”
“그래도 조회 수까지도 내가 높은..”
“그건 아니죠. 조회 수야 한 사람들이 몇 번이나 열람을 했으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건데.. 추천은 한 번 밖에 못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이 무승부라는 승패도 형님이 고마워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강한상의 말 대로였다.
조회 수나 댓글은 한 명이 몇 번이나 열람을 하고 적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추천만은 한 계정에 한 번 밖에 허용되지 않는 이 시스템에서 사실상 승자는 강한상이나 다름없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당연히 제가 이긴 거지만.. 이렇게 이기는 건 제가 용납을 못하겠네요.”
“그럼.. 다시 사진을 찍어서 다시 한 번 승패를 정하자고?”
“아니요. 한 번 한 건 시시하잖아요. 다른 게임으로 하시죠.”
“... 알았다. 그리고 한 가지...”
“..네?”
“이 게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금에서 확실히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뭡니까?”
“신이가 날 택한다면.. 신이의 결정을 존중하고 아무 미련 없이 넌 독일로 떠난다는 약속은 꼭 지켜지는 거겠지?”
“.......”
“설마.. 처음부터 게임의 룰 같은 건 상관없다는 등.. 신이의 결정조차 뭉개버리는 야비한 짓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냐?”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비웃음? 조롱? 아니면 황당하다는 듯 나오게 된 웃음??
강한상의 큰 웃음소리가 내게 결코 기분 좋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건 확실했기에 강한상을 조금은 무섭게 노려보게 된다.

“큭큭.. 죄..송합니다. 크크. 이길 자신이 있으신가 봐요?”
“그게 우스워?”
“아니요. 재밌어서요.”
“재밌어??”
“네. 재밌네요.”
“뭐가 재밌나? 아~~ 게임이라서? 스릴이 있어서 재미있다고?”
“크크.....형님~!!”
“....”
“한 가지 재미진 얘기를 하나 해드릴까요?”
“뭐?”
“이미 권력이란 걸 한 번 맛 본 후엔 다시 돌아가려고 해도 돌아갈 수 없다는 거 아세요? 그럼 사람들이 왜 권력을 탐할까요? 남을 지배하기 위해서? 아니면 자기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그 모든 것을 이뤘을 때 느끼는 희열과 쾌락 때문에??”
“당연한 거 아닌가? 힘이란 걸 손에 쥐면.. 놓기 싫어지는 게 인간이란 동물이잖아.”
“힘을 놓기 싫다..라..... 그럼 형님한테 다시 질문을 드리죠. 왜 힘을 놓기 싫을까요? 이미 충분히 힘을 쥐고 있다면 조금의 양보는 미덕이 될 수도 있을 테고 존경까지 받을 수 있을 텐데요.”
“욕심이겠지.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고 하잖아.”
“과연 그럴까요?”
“....그럼 아니란 말인가?”
“아니라곤 할 수 없겠죠. 사람이 전부 똑같은 건 아니니까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게임에서 내가 이기면 약속대로 신이를 놔줄 거냐는 내 질문이 그렇게 어렵냐?”
“그럼 형님은요?”
“...뭐?”
“제가 이기면 신이를 제 뜻대로 아무렇게나 굴리고 돌리고! 모든 재산까지 제게 받친다는 약속을 지키실 겁니까?”
“....당연하지! 그게 룰이잖아!”
“그러신다면 저도 마찬가집니다. 룰은 지켜야죠. 그런데 말입니다.”
“..”
“형님이 이기신다고 신이와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겠습니까?”
“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꺼라.”
“궁금해서요.. 이 게임이란 걸로 신이가 어떤 여자인 줄 알게 된 이 순간에도.. 신이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라고 말을 하는 그 감정이 변하지 않았는지가 궁금해서 말이죠.”
“너랑 똑같은 취급을 받는 거 같아서 기분이 나쁘네..”
“글쎄요.. 이미 제 수준을 넘으신 거 같은데....”
“뭐??????”
“하하하하하. 농담입니다.”
“그럼 나도 한 가지만 묻자.”

모험일지 모를 얘길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꺼내든다.

“듣기론 그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이 다 거짓이던데.. 왜 그런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내게 게임이란 걸 제안 했지? 굳이 이럴 필요가 없잖아.”
“.....”
“솔직히 말해서.. 네가 어떤 놈인지는 보육원일과 내 진급 건으로 몸소 느끼고 있는데.. 그런 힘이 있으면서 이렇게 하찮은 일을 하는 이유를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도저히 모르겠다. 그냥 철없는 놈의 객기라고 하기엔 너무 대단한 놈이고.. 그렇다고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하기엔....”
“하찮은 일이라....”
“이제 겨우 스물 중반 아니냐? 그 때 나이면..”
“크크크.. 제가 사는 세상에선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능력과.. 돈이죠. 이제 그런 얘긴 그만하시고..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오늘 미리 게임을 정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그런데.. 이제 더 이상 할 게 없지 않나? 내가 신이를 다시 만나고 나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
“그럼 이런 게임은 어떻습니까?”
“무슨 게임?”
“형님도 지금의 신이를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나야 뭐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니 좀 더 강력한 자극이 필요한 시점이 지금 아니겠습니까? 아쉬운 게.. 이 게임 속에서 신이가 형님 앞에서는 희한하게 절제된 모습만 보여주려고 안간힘을 쓰더군요.”
“절제된 모습이라고?”
“아직 못 보셨죠? 신이가 진정한 오르가즘을 느끼면 어떻게 변하는 질.. 그걸 보셔야 형님도 미래를 제대로 생각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서?”
“형님과 저만 룰 안에 존재하는 틀을 조금만 깨서 놀아보는 건 어떻습니까?”
“룰을 깬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사실 틀을 깬다는 말은 맞지 않겠네요. 합의를 하자는 거죠.”
“합..의를 한다라? 무슨 합의?”
“신이의 본 모습이 보고 싶지 않으세요? 마지막 결정권자라는 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가는 걸 계속 거부하고 막은 신이의 본 모습 말입니다. 어차피 형님이 이긴다고 해도 언제 터질 폭탄을 안고 사는 것보다는 알고 가시는 게 좋지 않겠냔 말이죠.”
“그만 말을 돌리고.. 무슨 게임을 하자는 건데?”

“신이한테는 아직 한 번도 안 써 본 겁니다.”

강한상이 탁자위에 작은 유리병 앰풀을 올려놓는다.

보기에도 주사액이 든 작은 병으로 보이는 걸 난 잠시 노려보곤 한심하다는 듯 강한상을 쳐다보게 된다.

“그런 대물을 갖고 있으면서 여자한테 약이나 쓰려고?”
“하하하하하하~ 이제 시간이 거의 없잖아요. 신이가 저와 단 둘이 있을 때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 그리고 이거.. 형님이 생각하는 그런 물건 아닙니다.”
“그럼?”
“마약 같은 게 아니라 이번에 미국 FDA에도 정식 허락을 받을 제품이죠.”
“FDA라면?? 식약청?”
“식약청은 한국이고요. 미국은 식품의약국이라 합니다. 그 곳에서도 안정성까지 검토된 일종의 여성전용 흥분제라고 할 수 있죠.”
“그럼 그게 여자비아그라란 말이냐?”
“빙고~~! 정확히 그겁니다. 그럼 비아그라의 효과도 알고 있으시겠네요. 강제로 흥분을 시키는 제품이 아닌, 도움을 주는 제품이죠. 정제품은 먹어도 야한 상상과 환경만 아니라면 그냥 아무 소용없는 물건과 같은 남자용 비아그라와 똑같은 제품이란 말입니다.”
“신이한테 그걸 먹인다? 몰래??”
“그렇죠!.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신이가 너무 점잖게 놀려고 하잖아요?”
“.....”
“어떠세요? 하실래요?”
“그걸 먹여서? 무슨 게임을 하자는 건데?”
“아주 간단합니다. 이걸 먹고서도 형님 앞에서 망설이거나 거부하는 모습을 또 한 번 보여준다면.. 형님의 승리로 보너스까지 얹어드리죠. 솔직히 저도 형님한테 다 뺏어가긴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거든요..하하~”
“이제 와서....”
“왜요?”
“그럼.. 룰을 깨는 지금 나도 한 가지 제안을 해도 괜찮을까?”
“제안이라.... 말씀하시죠.”
“나도 너처럼 룰을 깨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이 게임의 승패는 시간 안에 신이가 널 택할지 나로 할지가 결정이 되면 끝이 나는 거니까. 8주라는 시간을 다 채우기 전에 신이가 결정을 한다면.. 그럼 그 시점에서 게임종료를 하는 것도 상관없지 않나? 물론 우리의 강요가 아닌 신이의 자발적인 선택을 있다면 말이야.”
“호~..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그러다가 당장 내일이라도 신이가 절 택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시나~~?”
“받아드려야지. 내가 먼저 한 제안이니까..”
“흠....”

잠시 동안 턱에 손을 대곤 생각에 잠긴 강한상의 시선이 아까 닫아버린 노트북에 꽂혀 움직이질 않는다. 이 게임을 누구보다 먼저 끝내고 싶은 건 강한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나였다. 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불리해지고 있는 이 형국과 내게 신이에 대한 모든 걸 굳이 증명까지 하려는 행동으로 봤을 때,, 그리고 해빈이의 존재에 대한 열쇠와 비밀을 양 손에 쥐고 있는 강한상이 거절할 이유가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기에 일종의 보험을 들어두려고 한다.

“좋습니다. 별 상관은 없겠지만, 신이가 도중에라도 선택을 한다면 그걸 따르기로 하죠. 그럼 이 약을 사용하는 건 서로 동의가 된 걸로 봐도 되겠죠?”
“그 전에 한 가지 더..”
“허~.. 너무 궁지에 몰아가시는 거 아닙니까? 비즈니스의 상식에서도 조건을 많이 걸수록 약점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진데..”
“네가 신이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을 솔직히 알고 싶다.”
“...네?”
“장난감이라느니.. 애장품이라느니.. 아까도 말 했듯 네가 지금까지 한 거짓말들이 아니라 진실을 말이야. 그래야 공평한 거 아닌가? 내게 준 자동차에 위치추적기와 도청기까지 심어놓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죄다 꿰차면서 정작 자신은 모든 걸 비밀로 해두려는 게 네가 말한 페어플레이와는 너무 거리가 멀지 않겠냔 말이다.?”

이젠 종점을 바로 앞에 두고 있었기에 옛 속담을 약간 틀어 지금 순간 살을 내주고 대못을 박으려 한다. 내 예상대로 강한상의 얼굴이 점차 굳어져 날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했고 난 전혀 꿇릴게 없다는 놈처럼 이미 다 식어버린 더치커피로 목을 축이며 그런 강한상의 시선을 똑바로 응수하기 시작했다.

“........”
“왜? 내가 추적기의 존재도 몰랐을 거 같아?”
“크크~.”
“.....?”
“언제 얘기하시나 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뭐?”
“장난이었어요. 하하하하..”
“장..난??”
“네. 장난. 형님이 그 추적기의 존재를 알고서도 이 게임을 할까?? 라는 장난에서 시작 된 건데.. 이제야 얘길 하시니까 좀 황당해서 그런 겁니다. 하하~”
“..........”
“솔직히 형님이 분에 넘치는 외제차 유리를 박살낼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그리고 수리를 하러 가셨을 땐 아차~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웬걸! 말씀을 안 하시네~ 하하하하하하.”
“그럼..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에이~ 설마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그냥 알고 있는 걸 제가 알고 있다는 걸 모른 척을 한 거지. 덕분에 재미 좀 많이 봤죠. 키킥~”
“...”
“어차피 게임이니까 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도청을 한 것도 저였고,,음~. 그걸 이용하려고 한 것도 일종의 작전이니까.. 덕분에 제대로 즐길 수 있었으니 상관없잖아요.”
“상관....”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십쇼. 대신 저도 솔직해지죠.”
“...”
“신이 말대로.. 전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가 가질 수 없던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배가 갖고 싶다고 말을 하면 진짜 보트를 사주셨고, 차를 갖고 싶다고 말을 하면 고등학생인 제 손에 삐까번쩍한 스포츠카의 키가 들어왔죠. 여자가 마음에 들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유혹을 했고, 애인이나 남편이 있어 갈등을 하다가도 결국 제 아래에서 쩌는 신음소리를 남발하며 절 끌어안으며 교태까지 부렸으니까요.”
“그런데 왜?”
“신이가 말 한 대로입니다. 그런 저한테도 딱 하나.. 어머니란 존재는 없었으니까요.”
“어머니? 최근에 돌아가신 어머님을 말하는 건가?”
“크크크~.. 돈과 권력이 있는 집안에서는 엄마가 두 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거.. 일부일처제인 한국인대도 참 아이러니하죠? 남자의 몸에 환장하는 여자가 엄마라는 사람이라면.. 형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물론 갖고 싶다는 건 다 사주시는.. 겉으로 보기엔 가장 이상적인 어머니 상인 엄마였지만 말이에요. 정작 날 낳고는 보지가 헐렁거릴까봐 괜히 자연분만을 했다는 말로 상처를 주면서 운동을 했고 또 다시 날 원망했던 여자가 엄마였다면... 크크큭큭.. 끝까지 저한텐 눈길 한 번 제대로 준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란 작자가 집에 찾아올 때면 제가 있는 집안에서도 음란하기 짝이 없는 속옷들로 몸을 가리고 그 남편이라는 작자를 받아드리려고 교태부터 먼저 부리는 걸 바로 앞에서 없는 자식취급을 받으면서 볼 수밖에 없다면요?”
“....”
“운명이란 거.. 믿습니까? 신이를 한방애 모임에서 처음 봤을 때.. 놀란 것도 사실입니다. 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세 명이나 있다고 하더니.. 고상한 척 도도한 미모에 좋은 환경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년이 아버지란 작자의 곤란한 상황에 사람들에게 같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까지..”
“그래서.... 신이한테 복수라도 하려고 이런 게임이란 걸 하는 거란 말이냐?”
“크크크~ 복수요? 설마요! 신이란 여자는 만날수록 어머님과는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는데 굳이 복수란 단어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럼??”
“신이가 제게 안긴 첫날.. 쾌감에 몸서리치면서 부른 이름이 형님만 아니었으면..아니.. 제게 안기면서 형님을 계속을 그리워하지만 않았어도... 저도 이런 번거로운 일을 벌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을 한다고?”
“제 여자가 흥분을 하면서 죄스러운 모습을 보이는데.. 형님 같으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까지 들여서 엎어트린 여자 입에서 전 남편 이름이 나왔는데? 솔직히 다른 년들처럼 한 번 맛보고 쫓아내려고 했었습니다. 어차피 년들이란 동물이 가방하나 안겨주고 이 좆으로 긁어주면 미친 듯 달려드는 게 태반이고 현실인데.. 신이란 년은 끝까지 마음 한구석만은 문을 닫아놓고 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재밌더군요.”

나와의 대화를 하면서 강한상은 추억을 더듬고 있었다,.
그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들을 추억으로 남겨둔 남자의 표정과도 같다는 느낌에 나까지 조심스러워졌다.

“어리광 아닌가?”
“....어리광이라고?”
“엄마한테서 사랑을 못 받았으니 신이한테라도 완전한 사랑을 쟁취하고 싶다는 어리광 말이야. 내가 보기엔 그렇게 느껴지는데?”
“크크.... 하긴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두고 보시죠. 이게 어리광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
“신이는 큰방에 있으니 보고 가고 싶으시면 들어갔다 가십쇼. 전 내일을 위해 체력을 좀 비축해야겠습니다. 그럼..”

자리에서 일어난 강한상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고 날 홀로 거실에 남겨두고 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강한상이라는 남자와 그리고 그의 어머니란 여자에 대해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된 나였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도 정작 기본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강한상이 신이를 만나 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다시 찾아온 기회라고 생각을 했다면.. 아마도 강한상은 신이를 위해 못 할 것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신이의 자신의 가슴을 후벼 파는 송곳과도 같은 부탁에 내 정자와 신이의 난자로 아이를 만드는 일에도 도움을 줬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혹시 이 게임이란 걸로 신이를 내게 돌려보내려는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거실에 홀로 앉아 있던 난 작게 중얼거리며 강한상이 들어간 방문을 쳐다본다.
정말 사랑하기에 놔주는 것이다. 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강한상이 지금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지금까지의 기억들을 떠올려본다. 도청과 추적기라는 걸로 내 위치와 행동들까지 모두 파악하려고 했던 강한상의 비겁함에 난 그 비겁함을 역이용하자는 계획으로 지금까지 연극이란 것도 했었다.

내게 점점 다가오며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신이에게 몇 번이나 이 모든 계획 밝혀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작전을 짜듯 숨겼었고, 작은 실수라도 했을 땐 그 실수를 덮고 강한상이 의심하지 않도록 일부러 도청장치 앞에서 도 모질게 신이를 대하기도 했었는데....

이 모든 사실을 강한상은 알면서도 모른 척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아귀를 꽉 다물게 된다. 그렇다면 해빈이의 존재까지도.....
불연 듯 떠오른 불안감에 찬찬히, 그리고 하나하나씩 기억들을 되새겨본다. 해빈이의 존재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이 계획의 클라이맥스와도 같은 작전을 그 장치들 앞에서 단 한 번이라도 얘기한 적이 있는 질 말이다. 마사지샵을 가기 전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그건 잘 막았었고 그 외에는 단 한 번도 신이 앞에서, 그리고 차나 집 안에서 해빈이의 이름조차 꺼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건 다른 장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혼자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난 이럴수록 불안감만 커진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며 우선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강한상이 가리킨 방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 완전한 알몸으로 조용히 잠들어 있는 신이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하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온다. 그리고 나도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거실에서 현관 문 쪽으로 걸어가는데..

“가십니까?”
“....그래.”

현관문에 거의 도착했을 때 방으로 들어갔던 강한상이 문을 열고 오며 내게 말을 건다.

“그럼 내일 게임 속 게임을 하시는 거죠?”
“그래 하자. 네 말대로 신이가 어떻게 변했는지.. 한 번 보자고.”
“하하하.. 그럼 가져가셔야죠.”
“뭘?”
“저 약이요. 음~ 그리고 약까지 쓰는데 형님과 저만 놀긴 아깝지 않겠습니까?”
“아깝다니?”
“최소 한 명은 더 불러야 할 텐데.. 아니지.. 한 명가지곤 모자라려나? 신이가 한 번 제대로 흥분하면 여섯 발은 기본으로 뽑아줘야 만족스러워 하는데...”

강한상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멈췄던 발걸음을 옮겨 현관 문고리에 손을 대는데 또 날 불러 세운다.

“형님.”
“....?”
“저거 가지고 가셔야죠.”
“.....”
“그럼 내일은 최상의 장소를 섭외해 놓겠습니다. 연락드리면 그리로 오세요.”

강한상이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앰플 병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난 찰나와도 같은 망설임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가 그 유리병을 집어 든다. 내려다보던 유리병을 주머니에 우겨넣고는 피식 웃는 강한상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온다.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상태로 핸드폰에 찍힌 힐튼 호텔이란 곳으로 운전을 한다.
내 집에서 30분 갈 거리를 일요일이란 특성 때문인지 내비게이션에 적힌 시간은 도착까지 1시간 20분이라 적혀 있었다.

‘한상이 놈이 오늘은 작정을 한 게 분명 해.. 힐튼호텔에 스위트룸이라니... 얼마나 대단 한 걸 보여주려고.. 아니.. 어떤 놈을 부를까.. 설마 마이클?? 어제의 게임에서 내 사진이 너무 예상외로 선전을 했나? 상관없어.. 어차피 일주일만 참자. 무슨 일을 당하든.. 지금까지 했던 모든 것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뭘 초조해 하냐... 진태규.. 정신 차리자. 지금까지 정말 잘 했어.. 이렇게만 하자... 현민이가 다음 주에 중국에 들어가면... 가만....... 지금 거의 산달이 다가왔다고 했는데.. 브로커가 제대로 빼돌릴 수 있을까? 현민이가 잘만 해주면.. 그래.. 잘만 되면 현민이한테 이 차하고 강한상이가 준다는 보너스까지 다 밀어주자.. 이런 건 나하고 안 어울렸어.. 이것들을 다 정리하면 현민이 놈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라도 만들어 줄 수 있겠지.............. 신이는... 어차피 인생은 한 번 뿐인데.. 같이 즐기자.. 나도 즐겼잖아?! 처음이 어렵다고 하더니.. 해보니까 별거 아니더만.. 아니지! 훨씬 좋았잖아. 누구 말대로 섹스도 운동처럼 즐길 수 있는 운동과 같은 거야. 즐기려고 하는 섹스에 파트너가 바뀐다거나 동시에 두 남자가 함께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는 거잖아. 신이 성격에도 즐기는 것과 지키는 건 확실할 테니까. 걱정 없네.. 신이라면 확실하게 즐길 건 즐기고 아이들 앞에선 가장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을 그릴 수 있을 게 분명하니까.. 오히려 내가 더 잘 받아줘야 하겠네... 이렇게 초조해 할 필요도 없고... 그런데 왜 이렇게 초조하지???? 신이와 쓰리섬이란 것도 같이 한 게 나였고, 진심으로 아무 생각 못하고 즐기기도 했는데... 강한상... 그래 강한상이 새끼 때문이야.. 어제 내 사진을 보고 멈칫한 놈의 눈 때문에 괜히 불안해 진 걸 거야.. 이럴 필요 없다 태규야! 네가 정신을 차려야,, 마지막까지 정신을 차리고 신이를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되는 거야..... 그런데 한상이 놈은.. 정말 마더콤플렉스인가 뭔가 일까? 하긴.. 그렇지 않았다면 신이의 멀쩡한 얼굴과 가슴까지 뜯어 고치면서 예전의 모습을 지우려고 할 이유가 없지... 아무리 그래도 엄마하고 다른 여자를 겹쳐서 생각할 수 있나? 거기다가 엄마하고 닮았다는 이유로 희롱하고 농락을 한다는 게..... 아! 한방애... 한방애의 원 멤버가 한상이 놈의 아버지란 사람이었다면.... 강한상의 유전자가 원래 아버지란 국회의원에게 물려받은 거라면.. 그 국회의원 물건도.... 그럼 이미 강한상의 엄마란 여자도 이 한방애란 조직에서 접대부나 성노리개 같은 것이었다면.... 그래서 강한상이 섹스란 것에 더 집착을 한다면... 그러고 보니 자기 눈앞에서 아버지란 사람한테 몸까지 받치는 걸 직접 봤다는 뉘앙스까지 풍길 정도면... 그 국회의원이란 남자가 한방애란 조직에서도 중축을 맡고 있었다는데.. 혼자서 즐길 놈일까? 어릴 때부터 그런 걸 봤다면........ 정신 차려! 지금 누굴 동정하고 앉아 있는 거야... 나부터 살고보자.. 그래!! 지금 내 모든 걸 걸고 이 말도 안 되는 게임이란 걸 하는 건데.. 신이가 설마 다른 얘길 한 건 아니겠지?.... 아니야.. 그럴 리는 없어. 그럴 여자가 아니지.. 내 행동을 눈치 챘으니까 그렇게 행동했을 거고.. 내게 기대를 하고 있다면 더군다나 입단속을 더 할 게 분명한데.... 그럼... 현민이만 잘 해준다면 이 게임도 끝이네.. 아니면.. 내가 직접 갈까? 아니지.. 내가 간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으니. 감시나 마찬가지인 이 장치들도 있는데 오히려 역효과만 날 테고... 강한상이 놈이 먼저 아이를 빼돌린다면... 신이 말대로 이 게임이란 것에 승패는 아이를 택한 신이가 강한상을 택할 수밖에 없는 그려진 그림대로 갈 테니,.... 다시는.. 이혼 할 때의 신이가 했던 ’그만하자..‘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지... 그래.....’



혼자만의 독백으로 거리감조차 뒤죽박죽이 되어 운전을 하던 난 어느새 호텔로 들어가는 삼거리를 표시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히 차가 생각보다 잘 빠졌다. 중심으로 들어가는 반대편 차선이 꽉 막혔던 것에 비하면 거의 30분이나 단축을 한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약속시간인 8시를 겨우 3분 남겨 두고 있었기에 액셀러레이터에 얹은 발을 초조하게 더듬거리기 시작한다....


[지지~~]

“어.. 이거 왜 이래..”

갑자기 먹통이 된 내비게이션의 화면에 당황하며 화면의 여기저기를 터치하기 시작하는데.. 위성표시의 그림에 X자가 나타나더니 아예 작동을 멈추게 된다. 거의 다 도착했으니 별 상관은 없었지만.. 초장부터 산통을 깨는 듯 느껴지는 불안감에 괜히 화를 내게 되는데..

[태규~지..지..씨는 어디..지직... 있어요?]

지직거리며 내비게이션에서 들려온 여자의 목소린 분명 신이였다.
갑자기 내비게이션 화면을 가득 메운 방의 풍경에 얼이 빠진 놈처럼 신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화면을 쳐다보게 되는데.... 화면을 가득 메운 곳은 분명 내 집이었다...

지직거림이 사라지고 화면의 물결들이 사라지자 또렷이 보이는 방의 풍경은 분명 내가 평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다시 신이와 합궁을 했던 안방이 분명했다.

[어딜 들렸다 온다고 하던데.. 누굴 만나러 가셨는 진 모르겠다.]
[....]
[곧 오시겠지.. 그럼 우리부터 시작할까?]
[네?? 그래도...]
[상관없잖아? 형님이 꼭 계셔야만 시작해야 되나?]
[....알겠어요.]
[자네도 준비하지. 여긴 좀 그렇고 침대가 어디 있냐?]
[여기서 해요....]
[뭐? 이 좁은 곳에서?]
[....네.]
[왜?]
[네?]
[침대도 있는데 굳이 여기서 할 필요가 있냐고.. 왜? 아직도 미련이란 게 남았어? 아니면...]
[아....아니에요.... 들어..가요..]

강한상의 말에 거실에서 먼저 신이가 안방으로 들어온다.
흰색 시스룩 블라우스에 스커트를 입고 있는 신이의 모습이 화면 안에 등장했고 곧이어 강한상과 낯선 한 남자가 들어온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의 외모는 연예인 뺨을 후려갈길 정도의 키와 얼굴이었기에 분명 강한상이 섭외한 호스트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아..안되겠어요.. 그냥 집으로 돌아가요. 태규씨보고 집으로 오라고.....]
[싫은데.]
[,,,,]
[이곳이 오히려 더 큰 자극을 주는 거 같지 않냐?]
[그..럼 태규씨한테 전화라도..]
[왜 이러냐? 너 요즘 너무 반항만 하는 거 알아? 그럼 나도 마음이 변하잖아.]
[....]
[태규 형님도 온다고 했는데, 뭐가 걱정이야? 어차피 한두 번도 아닌데 장소가 중요하나? 아니면 정말 이곳이 소중한 장소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

신이가 강한상의 비아냥거림에 똑바로 쳐다보다 천천히 고개를 숙인다.
그리곤 잠시 침대를 지그시 바라보듯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한다.

[제가 해드려도 될까요?]
[아~ 맞네.. 그럼 형님 오시기 전까지 난 구경이나 좀 할까?]
[사모님.. 편하게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
[사장님 제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죠?]

[그러라고 비싼 돈을 주고 부른 건데. 부디 마음대로 하라고.]

강한상의 허락이 떨어지자 신이의 어깨에 손을 얹은 남자가 신이를 천천히 무릎을 꿇린다.
반쯤 벌어진 블라우스의 틈사이로 브래지어에 모아진 가슴골을 보이며 신이가 남자의 바로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한 손으로 허리띠를 풀기 시작했다.

[히히~ 매일 서비스만 해주다보니까.... 정말 제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죠?]
[.....마음대로.]

[들었죠. 그럼 먼저 빨아주세요. 그럼 제 모든 능력을 총 동원해서 뿅 가게 만들어드리죠. 제가 강남 적토마라고 불리는 이유를 보여드릴게요. 히히히~~]

적토마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를 보여주는 붉은빛이 도는 커다란 자지를 서슴없이 꺼내 무릎을 꿇고 있는 신이의 얼굴에 들이미는 남자였다. 강한상의 물건만큼이나 거대하고 긴 남자의 자지는 의외로 노포경이었다. 아니.. 그 크기를 더 자세히 보여주려는 듯 자지를 몇 번 흔들어대며 껍질을 뒤로 쑥 잡아당기는 행동에 자연스럽게 숨어 있던 귀두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 모습에 신이가 고개를 돌린다.

남자의 자지라면 수없이 봤을 신이었는데.. 장소 때문인지 바로 앞에서 덜렁거리는 자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 좋아요. 히히~~ 이래야 제대로 따 먹을 맛이 나지.. 좀 거북스러우시면 제가 먼저... 웃차~]
[헉~.]

신이의 겨드랑이에 양 팔을 낀 남자가 그대로 침대로 엎드리듯 눕히곤 치마를 허리까지 끌어올렸다. 실크로 된 남색 팬티의 엉덩이 부위를 다 드러내게 된 신이의 모습이 화면 속에 담기길 잠깐.. 남자가 허리를 숙여 그런 신이의 팬티까지 끌어내리곤 곧바로 얼굴을 파묻어 버렸다.

[윽!!]

[빵빵!!!!!!!]

신이의 고통 섞인 신음소리가 내비게이션에서 들려왔고,, 내 차 바로 뒤에서 굉음의 경적소리가 그런 신이의 신음소리를 묻어 버렸다.

좌회전 신호가 막 끝나려 했을 때..
유턴도 안 되는 삼거리 도로에서 난 불법 유턴을 하게 된다.

[장소가 이래서 그런가? 보지 물이 안나오네.. 물이 많은 여잔데... 보자.. 형님 집에 무슨 술이 있나................ 그래도 냉장고에 맥주는 있네.. 자! 마셔.. 아! 그 자세로는 먹기힘들겠네.. 그럼.. ]

강한상이 맥주를 입에 담고는 엎드려 있는 신이에게 키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난.. 집에 술을 놔둔적이 없었다.


-계속-


다음 주 수요일까지.. 빨간 날을 제외하고 매일 한 편이라는 스스로의 약속을 못 지킬 거 같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글을 쓸 시간이 없습니디.(ㅜㅜ)

약속을 한 건 아니었지만 최대한 하루에 한 편을 지키려고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처리하던 일에 문제가 좀 생겨서... 죄송합니다.(ㅜㅜ)
그래도 열심히 달리다보니.. 벌써 40부까지 왔습니다. 짝짝짝짝~~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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