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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기행(母子奇行)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2 02:37 1,353회 0건
“0387번 면회다.”

교도관의 투박한 음성이 감방문 창살을 통해 들어왔다. 죄수번호 0387번 이민재는 알고나 있었던 듯이 벽에 기댄 몸을 일으켜 세웠다.

“교장선생님... 다녀오겠습니다.”

한쪽에 모포를 깔고 다리를 꼬고 반쯤 누워, 이미 손때 자국이 진한 지난 호 남성잡지를 보고 있는 흰 수염으로 무장된 다부진 턱 선의 중년사내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야... 막내... 이놈은... 참 행복한 놈이야... 꼬박꼬박 면회 오는 가족도 있고 말이지.”

민재는 마른 인상의 한 사내의 말에 마치 송구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교장선생님께서 이 번 호 특히 기다리시는 거 알지?”
“네... 알고 있습니다. 주임선생님...”
“저기... 간수한테는 말해놨지만 그래도 대놓고 가져오지 말고 눈치껏 숨겨서 가져와 알았냐?”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이구... 요놈도 이제 볼 일이 많지 않았네.... 그간 정들었는데 말이야...”

민재는 인사를 하고 감방 문을 나왔다.

‘0387’

이게 교정소 내부사회에서의 이민재 이름이다. 이제 겨우 21세 이민재는 불법도박 범죄수익금 운반죄로 6개월 단기 실형(實刑)을 살고 있는 상태이다. 그가 교장, 주임 선생님이라 하는 이들은 바로 기존 수감자들의 호칭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오래된 감방주를 교장 선생님이라 불렀다. 일종의 그들 세상의 은어인 학교인 셈이다. 교장선생이란 자는 마약밀매 상습범으로 10년의 형기(刑期) 중 1년을 남긴 상태였고 주임선생이란 자는 강도강간죄로 5년의 형기 중 2년을 남겨놓은 상태였다.

‘삐걱’

면회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커다란 투명유리 건너편에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날씬하면서도 만질 게 많은 몸을 하고 있는... 여러모로 쓸 만한 몸을 가지고 있는 중년의 여자였다. 민재를 보며 눈웃음을 해보였다. 웃는 얼굴에는 색(色)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염보경’

바로 민재의 엄마 염보경이었다. 투명유리를 사이에 두고 엄마 앞에 앉았다. 엄마 염보경은 둥그렇고 자그마한 원형 의자가 불편한지 엉덩이를 한 번씩 들썩이며 자세를 교정했다.

“민재 잘 있었어?”

구멍 뚫린 유리창 가까이 얼굴을 대고 말을 건넸다.

“어... 뭐.. 그렇지..”
“이제 곧 출소하지?”
“어... 다음 달이니까... 20일 정도 남았어.”
“그동안 고생했어...”
“고생은 무슨... 겨우 6개월짜리인데...”

민재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그렇게 10분가량의 대화가 이어졌다.

“엄마.. 이제 약속 있어서 가봐야겠다.”
“어.. 이제 안 와도 돼... 곧 나가니까.”

엄마 염보경이 아들 이민재를 보며 웃는 얼굴을 해보이며 일어섰다.

“참... 깜빡했네.”

하더니 핸드백에서 잡지 하나를 조심스레 꺼냈다. 꽤 수위가 높게 야한 표지로 장식된 남성용 잡지였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교도관이 있었지만 모른 체 해주었다. 민재는 눈치껏 얼른 받아 품속에 갈무리했다. 교장선생님은 이 학교에서 모범수로 알려져 있었고 교정간부와도 나름 친분을 쌓아두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담배도 몰래 얻어 피우곤 했다.

“그리고....”

엄마 염보경이 뭔 말을 꺼내려다 이내 말끝을 흐렸다.

“왜?”

민재가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

“아... 아니야...”
“뭔데.. 말해봐.”
“아니야... 곧 알게 될 텐데... 뭐.... 아무튼... 출소일에 올게.”

이 말을 남기고 뒤돌아 나섰다.

‘또각.. 또각’

하이힐 구두소리를 내며 엄마의 풍만한 엉덩이가 아들 민재에게 내밀어지며 떠나갔다. 엄마의 뒷모습... 검정과 흰색의 체크무늬 상의 정장에 하의는 밝은 쥐색에 무릎 위까지 올라가는 달라붙는 짧은 치마를 입었다. 걸을 때마다 살이 오른 엉덩이가 양쪽에서 잡아당겨졌다. 더욱이 엉덩이 위쪽 정장 허리에는 면적이 넓은 큼지막한 리본형 허리띠가 질끈 동여매어져 엉덩이 양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자연 엉덩이가 더욱 탐스럽게 부각되는 옷맵시였다. 민재는 그런 엄마의 뒤태를 보고 순간 욕정이 끓어올랐다. 마치 남자놈들에게 선물해주는 여자의 엉덩이 같았기 때문이다. 교도관을 따라 감방으로 돌아왔다.

“여기 있습니다.”

민재가 교장선생님께 빨간 성인잡지를 내밀었다.

“어흠... 그래... 막내가 매달 수고가 많다. 허허허...”

하더니 담배를 한 때 꼰아물고는 감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한 번 들어가면 거의 한 시간 후에나 나왔다. 그 다음은 통상 주임이 들어가곤 했다. 민재는 맨 마지막에 차례가 주어졌다. 아니 사실 민재가 따로 보는 음란서적은 따로 있었다.

‘미안해요, 엄마는 M이에요’

예전에 이 감방에 간통죄로 수감되었던 만화쟁이가 하나 있었는데 수감 기간이 끝날 때까지 감방 안에서 두 권의 책을 완성하고 나갔다는 전설의 만화쟁이였다. 이 만화책의 내용이 현모양처의 상냥하고도 기품 있는 엄마가 이면(異面)에는 ‘마조히즘’의 성향이 짙어 자신의 성향을 알아보는 주변인들에게 철저히 굴복해 능욕쾌락을 당하는 내용이었다. 엄마의 몸에서 못된 주변인들이 돌아가며 뜨거운 짜릿함을 느끼는 걸 훔쳐보던 주인공인 아들이 쾌락과 죄스러움의 충돌로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를 받다가 나중에는 엄마의 따듯한 품으로 되돌아간다는 내용이었다. 후술에는 그 만화쟁이의 자전적 요소가 깃든 작품이라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했다.

이후 두 권의 만화책은 대대로 그 감방의 유산(遺産)이 되어 전해졌다. 허나 안타깝게도 이 책은 얼마 전 출소한 놈이 몰래 가지고 나가버렸다. 비밀리에 숨겨져 전해졌던 금서(禁書)였기에 수감자 누구 하나 거기에 대해 외부로 문제를 삼지 못했다. 알고 갖고 간 것이다. 민재는 아쉬웠지만 나머지 만화책 또한 흥분지수가 높았기에 이후에는 그 책을 보며 욕구를 풀었다. 시중 잡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기에 말이다.

‘쏴아아’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이 되어서야 샤워기 물소리가 나왔다. 얼마 후 교장선생님이 실내로 나른한 얼굴로 돌아왔다. 곧이어 주임이 잡지책을 손에 쥐고 들어갔다. 일종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일상 사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련의 행위들이 이곳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닫혀진 공간에서는 인간 본연의 1차적 욕구인 동물적 본능이 제일 먼저 발현되고 그건 일상화되고 곧 문화가 되는 것이다.

“민재야...”

교장이 통달(通達)한 눈으로 민재를 불렀다.

“네, 교장선생님.”
“나중에 내가 출소하면 한 번 찾아 오거라.”
“네? .... 네..네...”

교장이 말끝을 흐리는 민재를 보며 가볍게 웃어보였다.

“왜... 날 찾아오는 게 겁나는 것이냐? 마약쟁이라?”
“아... 아닙니다... 교장선생님...”

민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걱정마라... 마약판매상이지 뽕쟁이가 아니다. 프로는 매매를 할 뿐 취하지는 않는단다.”
“아... 네... 알겠습니다. 찾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말이지.... 행여나 뽕년들은 만나지 말거라. 가정이 파탄난다.”
“뽕... 뽕년요?”
“뽕 먹는 년들 말이다...”
“아아.. 네.. 네... 만날 일 없습니다.”
“세상모르는 일이다. 대신 즐기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 섹스를 즐기기 위해 뽕을 찾는 년들 말이다. 미친년들이다. 가정으로만 끌어들이지 않으면 된다.”
“아.. 그런 여자들도 있습니까?”
“너는 뽕 쳐맞고 천당 구경 시켜줘서 고맙다고 지랄하던 년들 얘기도 들어보지 못 했느냐. 한 번 뽕맛을 보면 끊을 수가 없는 법이지.... 몸 팔아 뽕 사는 년들도 그 바닥에서는 흔하단다.”

교장선생님은 그새 정들었는지 민재의 출소일이 다가와지자 애정 어린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었다. 그런 교장의 훈교에서 조금 전 화장실로 음란잡지를 들고 간 사람이 동일인이었다는 사실이 역시나 또 다른 세상인 감방임을 실감케 했다.

그날 밤

“허헉.. 헉..”

감방의 야밤이었다. 민재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 바지를 내리고선 좆을 세차게 위아래로 흔들고 있었다. 아직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민재의 감춰진 좆대가리가 표피에 빠르게 벗겨지며 자극을 받고 있었다. 나머지 손에는 더러운 손때가 묻어 이미 너덜너덜해진 흑백의 책자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어.. 엄마.. 엄마아... 허허헉..”

민재는 엄마를 부르며 더욱 세차게 좆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무당’

이라는 책자였다. 아니 만화책이었다. 민재가 수감되었던 그 감방에서 예전 그 간통자 만화쟁이가 수감되던 기간 동안 완성했다는 그 전설의 만화책 두 권 중 나머지 한 권이었다. 술집을 운영하던 엄마가 나중에는 결국 ‘무당’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책이었다. 이미 10년이 넘게 전해져 너덜해진 책이었다. 얼마나 자극적이었는지 출소자들이 전날 미리미리 뜯어가서 500페이지 완결본에서 거의 군데군데 120페이지가 뜯겨 나간 상태였다. 군데군데 누렇게 말라붙은 좆물의 흔적도 역사였다. 민재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할 수만 있었다면 당시 그 자와 함께 수감되는 일도 자처했을 것이다. 허나 나머지 분량으로도 민재의 성욕을 풀어주기에는 충분했다.

‘구르륵’

변기통 물이 내려졌다. 차가운 변기물에 방사되어진 좆물은 희끄무레한 고체로 엉겨 자신을 굵직하게 드러냈고 이내 변기 구멍으로 회오리치며 빨려들어 사라졌다. 이 변기통이야말로 죄수자들의 수십 년 좆물통이 되어버린 역사적 산물인 것이다. 만족을 얻은 민재는 만화책을 한 번 더 보았다. 민재가 가장 꼴리는 부분이었다.

만화 속 엄마는 조그마한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1~2년에 한 번씩 구역 조폭들의 세력 물갈이가 되었고 그럴 때마다 새로운 조폭들의 손안에 놓인 술집 여주인들은 그들을 상대해야 했다. 그런 엄마의 가게에 아들이 훔쳐보는 내용이었다. 그 아들은 화장실에 설치된 외부 환풍기 구멍을 통해 실내를 훔쳐보는 취미가 있었다. 그날은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와 구경까지 시켜주는 날이었다.

“이 씨발년아.. 그래서 이제 나몰라라?”

화장실에서 어린 조폭 한 놈이 엄마를 대고 윽박질러댔다. 그렇지만 조용한 음성이었다. 밖에 조그마한 룸에서는 새로 교체된 신세력 조폭들의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고 엄마는 인근 아가씨들을 불러 같은 자리에서 접대를 하고 있었던 것이기에 그 세력들에게 들켜서는 아니 되는 상황이었다. 이놈은 패하고 물러난 세력의 똘마니였다. 한동안 구역을 관할 받아 사무실에서 기도 대기를 보는 놈이었다. 일 없는 날에도 영업이 끌날 때쯤이면 찾아와 엄마를 찾는 놈이었기에 아들도 알고 있었다.

“자기야... 밖에 그놈들 있어... 자자 얼른 가... 들키면 우리 둘이 큰일 나..!!”

엄마가 그놈의 팔을 잡고선 달래듯 재촉했다.

“이 씨발년이..!!”

갑자기 이를 악물고 엄마의 날씬한 허리를 끌어당겼다. 하체가 밀착되었다. 엄마는 애엄마 주제에 날씬한 허리에 탱탱하게 봉긋 솟은 엉덩이 그 아래로 종아리까지 쭉 뻗어 가늘어지는 몸매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남자들이 힘으로 맘대로 갖고 놀고 싶어 안달인 것이다.

“야 이 개보지년아... 재미 볼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몰라라?”
“쉬잇... 밖에서 들어... 조용해.”
“보지년아.. 안에서 접대하다가 왔냐?”

위에서 화난 얼굴로 내려다보며 이번에는 엉덩이를 움켜쥐고선 하체에 더욱 갖다 붙여댔다. 한동안 두 사람의 시선이 그대로 여러 번 부딪쳤다. 엄마는 놈의 얼굴을 보았다. 하체에서 느껴지는 놈의 좆대가리 성질을 그대로 느꼈다. 여러 번 서로 재미를 본 사이여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놈은 결코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기 전까지는 놓아주지 않을 놈이다.

“빨리 하구 가.”

갑자기 엄마가 뒤로 돌아 허리를 숙이더니 동시에 몸에 붙는 미니스커트를 엉덩이 위까지 올려주며 정면 거울로 그 똘마니 놈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거울에 비친 엄마의 얼굴이 정면으로 반사되었다. 계란형 뾰족한 턱에 가늘게 짝 찢어져 약간 위로 올라간 눈매에 하얀 피부... 전형적인 ‘요염상’이었다. 이미 양손은 세면대를 양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그놈의 힘을 아는 것이다. 보지를 대주는 것이다. 엄마의 날씬한 허리에 이어지는 탱탱한 단백질 엉덩이가 그 똘마니와 훔쳐보는 아들과 그 친구의 시선을 강력하게 끌어당겼다. 엉덩이와 오므려진 양쪽 허벅지가 만나는 곳에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연분홍의 길게 찢어진 작은 보지두덩이 도톰하니 그대로 노출이 되어 뒤로 내밀어져 있었고 그 양 옆으로는 까만 보지털이 역시나 갈기갈기 음란하게 흩어져 있었다. 속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대로 룸에서 접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도톰한 뒷보지에 시선이 꽂힌 두 남자는 엄청난 흥분에 휩싸였다.

“씨발년!!”

똘마니가 고개를 옆으로 숙여 그런 엄마의 보지두덩을 양손가락으로 살짝 벌려보았다. 양쪽으로 탄력적으로 늘어졌다. 연분홍 속살에 속이 꽉 찬 보지가 화장실 노란 조명 아래 액(液)으로 미끈거리고 있었다. 그 미끄러운 작은 보지로 그런 수많은 거친 놈들을 상대했다 생각하니 훔쳐보는 아들은 아찔했다. 남자들이 욕심낼 만한 보지두덩이었다. 얼마나 많이 찾았을까... 얼마나 많이 거기에 재미를 봐버렸을까... 아니 엄마는 얼마나 많이 그만큼 크게 느껴버렸을까... 굵은 놈들만 상대했을 그 작은 보지에서 말이다. 놈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로 바지를 내렸다. 이미 한껏 발기해 껀덕질 대는 그 좆을 엄마의 엉덩이를 잡고서는 그대로 밀어 넣었다.

‘찍꺽’

보지두덩의 한 고비를 넘기는 소리였다. 훔쳐보는 아들과 친구 또한 동시에 반바지를 까내리고 딸딸이를 쳐대고 있었다. 아들의 뺨에는 이미 맺혔던 흥분의 눈물이 뜨겁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소리 없이...

아쉽게도 다음 페이지부터 뜯겨져 나가버렸다. 하지만 민재는 이 장면만으로도 충분했다. 굳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더라도 흥분이 최고조에 이르렀기에 짜릿한 사정이 가능했던 것이다. 야밤이라 조심스레 화장실 문을 열고 감방으로 돌아왔다. 민재도 거의 30~40분을 몰입해서 봤기에 시간이 꽤 소요되었다. 맨날 보고도 또 다른 흥분을 구석구석 발견할 수 있었기에 질리지가 않았다. 민재의 눈에 뭔가 움직였다. 감방 안에서 두 사람의 몸이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0320번’

0320번은 인기가 많았다. 용모가 여자와 같았다. 얼굴도 그렇지만 몸매는 여자보다 더한 몸매를 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아예 절정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여자이고 싶었고 타인으로부터도 여자로서 대해지는 걸 좋아하는 0320번이었다. 스스로 남자들의 욕구를 해소시켜준다는 사실에 흥분해 하는 이였다. 허나 아무에게나 몸을 맡기지는 않았다. 감방 실세 서열 3위까지만 대주었다. 서열이 바뀌면 새로운 놈에게 엉덩이를 허락해주었고 시도 때도 없이 구석진 곳에서 오럴을 가볍게 해주곤 했다. 야외 시간에는 다른 감방의 패거리들에게도 구석으로 끌려갔다. 0320에게서 방금 떨어져 나간 놈은 서열 2위 주임선생님이었다. 0320번의 하의가 벗겨진 채 옆으로 구부러져 있었고 그 뒤로 주임선생님이 허연 엉덩이를 방금 전까지 붙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일이 끝나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대로 잠을 청했다. 0320번은 40대였고 주임선생님은 20대 후반이었다.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다. 외부세계와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삐익.. 삐익’

다음날 오전 야외 운동시간이었다. 간수의 호각 소리에 각자 개인운동을 하거나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는 수감자들로 흩어졌다. 활동량이 많은 이들은 애들처럼 축구공을 차고 노는 놈들도 있었고 끼리끼리 패거리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궁시렁을 떠는 애들도 있었고 사색을 즐기는 무리도 있고 이건 여느 사회와 다를 게 없었다.

“야... 너 곧 출소한다매.”

누군가 민재에게 다가왔다.

‘깍지’

‘닭똥집 파’ 조직원인 똘마니 깍지였다. 사실 본래 조직 이름은 ‘번개 파’였는데 조폭시장에서 상대 조폭들이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닭똥집으로 격하시켜 불렀다. 그러다 고착화 되어 그리 된 것이다. 조직의 수장이 닭똥집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해 키워나갔다 해서 그리 불려진 것이다.

“어.. 어... 다음 주에 나가.”
“이야... 좋겠다. 나가면 연락해라. 내가 술 한 잔 살게.”
“어허.... 좋지... 너는 언제 나가?”
“나는 똘마니 잡범이라 몇 달 있음 나가.”
“넌 나가면 다시 조직으로 들어가?”
“그렇지.. 이번에 형님들 대신에 별 달았으니 가면 한두 단계 상승할 거야...”
“이야.. 그럼 넌 조직에서 출세하겠네?”
“그렇지. 조직에서 이렇게 키워주는 거야. 나도 이제 내 밑에 똘마니들 두겠지.”

깍지는 조폭 간 보복폭행에 동원되었다는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수형(受刑) 중이다. 사실 그 범죄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조직의 핵심 행동대원들이 연루가 되어 똘마니인 깍지 급에서 대신 혐의를 받아들여 자진해서 들어온 것이다. 깍지는 착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에는 다시 감방으로 돌아왔다. 얼마 후 문이 열렸다.

“자자... 오늘 새로 들어온 수감자이니 잘 지내기 바랍니다.”

교정직원이 한 사내를 집어넣고 떠났다. 감방 안 모든 이의 시선이 그 사내를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0440번 인사드립니다.”

그대로 허리를 90도로 깊이 숙여 인사를 했다.

“저는 절도전과 5범으로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익숙했다.

“얼마 훔쳤냐.”

주임선생님이 뱉어낸 말이었다.

“네..!! 50만 원 훔쳤습니다.”
“야... 이 새끼야 네가 장발장이냐? 소액 잡범이면 벌금 액수나 늘어나지 웬 실형(實刑)이냐.”

젊은 주임선생님이 연이어 뱉어냈다. 짬밥이 계급이었다.

“네..!! 판사도 소액사건이라 벌금을 때린다기에 제가 차라리 돈도 없고 살아보니 감방이 편해 실형으로 때려 달라 했습니다.”
“야 이 새끼야... 판사가 네 맘대로 되냐?”
“나가봤자 나이도 많고 기술도 없고 개고생 일용직만 전전할 텐데 실질 노동자 임금보다도 중개수수료로 돈 다 뜯어가는 이 부조리한 사회... 판사도 이 좆 같은 현실에서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고 훈계질을 했습니다. 나가면 계속해서 절도질을 할 테니... 선량한 피해자 만들지 말고 그냥 사회의 안전을 택해 감방으로 보내 달라 했습니다.”

열변을 토했다.

“그래도 벌금으로 가닥을 잡기에 그냥 앉은 자리에서 판사 싸다구를 날려버렸습니다. 그러자 판사 그놈이 소원이냐면 좋다고 재범의 우려와 상습성을 인정해 맥시멈으로 티켓 끊어줘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장황했다.

‘짝짝짝!!!’

“이야... 이놈... 이제 보니 의식 있는 놈이네... 우리 학교에 엘리뜨가 들어왔네. 엘리뜨.”

주임선생님이 손뼉을 치며 맞이했다. 그게 이민재가 받아들인 마지막 수감자였다. 며칠이 지나 드디어 출소일이 되었다. 민재는 평소보다 빨리 시간이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교정소에서의 생활이 적응이 되어 정이 들었던 것이다. 다양한 군상(群像)들의 또 다른 세계.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 저 먼저 나갑니다. 만수무강하세요.”

민재가 허리를 깊이 숙여 진심으로 인사를 했다.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그래그래... 막내 사회 나가서 잘 살아라. 다시는 들어오지 말고... 쪼잔하게 돈 심부름 하다 걸려서 들어온 게 말이 되냐?”
“헤헤... 네... 그럼 나중에... 아니아니.. 밖에서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래 잘 가라...!!”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많은 선생님들이 민재를 배웅했다.

‘철커덩’

교도소의 철문이 열렸다. 햇살이 눈부셔 손을 올려 가렸다. 역시나 바깥세상의 태양은 보다 강렬했다. 강렬한 그 햇빛에 한동안 눈이 컴컴하게 정전이 되었다. 바깥세상의 개똥벌레가 한동안 눈을 어지럽혔다. 다시 밝아졌다.

‘엄마’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핸드백 줄을 잡고 있는 엄마가 보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또 한 이가 그 옆에 서 있었다.

‘누굴까?’

건장한 체구의 남자였다. 민재는 초점을 그 남자에게로 맞췄다.

‘장혁광’

그놈이었다. 민재를 교도소로 가게 만든 그 장본인 장혁광이었다. 민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재수(再修)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클럽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장혁광과 조우(遭遇)하게 되었다. 혁광이가 그 자리에서 부탁을 하나 했다. 그날 만나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 못 나와 한 가지 부탁을 즉석에서 한 것이다. 장혁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퇴학을 당한 놈이었다. 친구들이 졸업할 때까지 그 기간을 소년원에서 보냈다. 민재와는 중학교 때부터 안면이 있던 놈이었다.

거절할 수 없었다. 조그마한 가방을 인근 술집 누구에게 건네주는 것이었다. 단 10분도 걸리지 않아 해결하고 왔다. 놀라웠다. 사례비로 그 자리에서 100만 원을 건네주는 것이다. 가끔 필요할 때 부를 테니 알바비나 벌라는 것이다. 내용물이 뭐냐 물었다. 작은 귀금속이라 했다. 당국의 세무조사에 잡히지 않는 큰손들의 지하시장 귀금속이라 했다. 철저히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거라 걸릴 일도 없고 설사 발각되더라도 큰손들이 벌금만 내면 된다 했다. 그리고 그 큰손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재계의 큰손들이라 당국도 쉽게 건들지 못한다고 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민재는 그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었다. 많게는 한 달에 12번 적게는 5번... 회당 100만 원... 민재 나이에 결코 거머쥘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이었다. 게다가 일이 끝나고 나면 민재를 아가씨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선불처리로 풀코스로 술부터 섹스까지 이어지는 쾌락의 밤을 보냈다. 아가씨는 나중에는 민재의 취향대로 미시 아줌마로 바뀌었다. 갈수록 접선 장소는 다양해지고 험악해졌다. 흔한 유흥업소에서 또는 야밤에 좁은 골목길에서 또는 인적이 드문 새벽녘 다리 밑에서 등등 다양했다. 거래 대상자들도 험악한 놈들이 대부분이었다. 더러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그러다 일이 생겼다. 평소와는 다른 거래에 가담하게 되었다. 불법 도박자금의 수익물을 배달해주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현금수송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부피가 꽤 되었다. 혁광이도 민재와 오랜 거래를 해서 신뢰해서인지 까놓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귀금속이 아닌 현금이라 했다. 물론 도박자금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받아들이는 민재의 입장에서는 귀금속의 수익물 정도로 여기고 배달해주었던 것이다. 그게 발각된 것이다.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들어왔다. 그 전에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먼저 혁광이에게서 연락이 취해졌다. 미리 짜놓은 매뉴얼대로 답하라는 것이었다. 민재는 불법도박자금이라는 수사기관의 말을 듣고 일이 커질까 무서워 사실대로 자백한다 했다. 그러자 혁광이가 해주는 말이 충격이었다.

‘마약’

바로 민재가 지금까지 작은 귀금속이라 여기고 배달했던 것이 사실은 밀수 마약이었던 것이다. 이미 공범이라는 것이다. 엄청난 범죄에 연루된 것이다. 자신은 모르고 배달했다 해도 믿어줄 리 없었다. 결국 혁광이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읊었다. 모르는 누군가 갑자기 위급한 일이 생겨 사례비로 10만 원을 주고 심부름을 시켰다 했다. 그게 불법현금인지 몰랐다고 했다. 허나 재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수금자는 중형에 민재는 정상을 참작해 6개월 단기 실형에 처해진 것이다. 덕분에 혁광이까지 그리고 그 윗선까지 수사가 확대되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었다. 사실 마약 사건으로 발각되었다면 쉽사리 수사를 끝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재나 혁광이나 천만 다행있었다. 마약 배달 때 발각되지 않아서 말이다. 그런 혁광이가 지금 엄마 옆에 서 있는 것이다. 대체 민재가 없었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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