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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7 924회 0건
10..

있는 힘껏 액셀을 밟는다.
신호도 무시한 채 사람까지 칠 뻔 했지만 미친놈처럼 내겐 그런 건 다 상관이 없게 느껴졌다. 집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머릿속의 생각들은 더 멀어졌고, 심장박동 수는 더 빠르게 움직인다. 만약 다른 놈이었다면 이런 고통은 없었을 것이다. 몇 분 안 남은 거리인데도 시간이 멈춘 듯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이미 아내였던 신이는 다른 놈의 맛을 봤고 다른 놈의 여자였으니 이런 배신감은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삐삐삐~~~. 띠리... 쿵...쾅!!’

비밀번호가 더디게 눌렸고 아무렇지 않던 문 열리는 속도가 너무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문이 채 열리지도 않았는데 힘으로 잡아당겨 둔탁한 마찰음을 듣게 되었지만 무시하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신발을 벗는 것도 잊은 채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는데..

아무렇게나 바닥에 뒹굴고 있는 작은 팬티가 내 시선에 먼저 들어왔고 침대 위에 한 쪽 팔만을 걸친 원피스의 모습과 어깨에 아무렇게나 걸려 있는 브래지어는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듯 탐스러운 신이의 가슴을 그대로 드러난 채 가랑이를 벌리고 있는 신이의 모습이 보게 된다.

내 갑작스러운 등장에 깜짝 놀란 듯 더러운 엉덩이를 훤히 드러내고 있는 낯선 남자가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신이의 보지에서 방금 빼낸 듯 침인지 애액인지 모를 액체들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덜렁거리는 남자가 내 눈에 보인다.

난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그 남자의 머리채를 잡아 그대로 침대 아래로 집어 던져버렸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남자가 바닥에 뒹구는 모습에도 신이는 지그시 감은 눈을 그제야 뜨며 흘러내린 원피스를 대신 해 상체를 일으켜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리는데..

내가 방안으로 쳐들어갔을 때 날 발견한 신이는 이 상황조차 예감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그런 표정과는 달리 눈에 맺힌 눈물방울을 애써 내게 숨긴다.
착각일 순 있지만.. 아니 내 눈엔 확실히 그 눈물이 보였다.

“태..태규야..”
“.......”
“지..진정 좀 해..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와장창!!!!!’

“악!!!”

어디서 그런 힘이 났을까??
아내와 헤어진 1년 동안 나름 몸을 만든다고 꾸준히 헬스장을 다니긴 했지만 이런 괴력을 발휘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 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완력을 발휘해 한손으로 들기도 힘든 옷이 걸린 나무로 된 옷걸이를 가벼운 창처럼 현민이 놈에게 일직선을 그리며 날려버린다.

내 방의 커다란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났고 현민이 놈도 그 파편에 맞아 머리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이성은 이미 날아가 버린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은 현민이 놈을 걷어찼다. 폭력이라고는 어릴 때 동네 싸움에서 해 본 게 다였던 나였는데..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잔인한 모습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현민이를 짓밟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 사람이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 억!”

그런 내 모습에 멍을 때리듯 얼어붙었던 남자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내 겨드랑이에 팔을 밀어 넣으며 날 현민이에게서 떨어트리려던 했지만.. 그 낯선 남자를 팔꿈치로 가격해 날려버렸다. 팔꿈치에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감촉에도 난 나자빠진 남자를 무시하고 다시 현민을 걷어차기 시작하는데.

“그만!! 그만해요!!”

필사적으로 내게 매달린 신이에 의해 현민이 놈으로부터 두세 걸음 뒤로 물러나게 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잔인하게 팼다는 실감을 그제야 하게 된 나였지만.. 씩씩거리며 아직도 삭히지 않는 분노에 현민을 계속 노려보게 되었고, 겨우 진정을 찾은 후 뒤늦게 신이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누구의 침인지도 모를 번들거리는 가슴과 유두.. 그리고 반쯤 말려 내려간 팬티로 골반과 작은 털들의 윗부분이 보인 채로 내게 매달린 채 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신이의 모습에 엉덩이를 들썩이며 다시 현민이 놈을 때리려 움직이지만.. 신이가 내 팔에 매달려 온 체중을 싣는다.

“너.. 진짜 후회한다고 새끼야..”
“조용히 해! 이... 개새끼야.”
“지금 뭐라고 욕해도 상관없는데, 나중에 후회하면서 나 찾아올 생각 하지 말라고!”
“누가 누구한테!!! 네가 그러고도 친구냐!”
“친구니까 이러는 거 아니냐고... 쿨럭...크윽..”
“꺼져! 신고하기 전에 당장 내 집에서 나가!”
“이 미친놈아! 정신 차리라고!”
“이 새끼가...”

끝내 욕설을 내뱉은 현민이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그 낯선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내 집에서 나간 후에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 씩씩대며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진정될 리 없는 이 상황에서 애써 숨을 고르며 신이의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는데..

“너무 심했어요..”
“뭐? 뭐가 심해! 친구라는 새끼가....”
“어차피 아무 흔적도 안 남을 텐데.. 신고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신고?? 그리고 방금 흔적이라고 했어?”
“......”
“그래.. 내가 몰랐으면 흔적도 안 남았겠지.. 아니! 그 새끼 말대로 내가 허락한 흔적이라면 알면서도 모른 체 할 수 있어.. 하지만 아니잖아! 설마 그 새끼가 한 말을 믿는 거야? 그래서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안 믿었어요.”
“않게 대하는.. 뭐?”
“태규씨가 그럴 리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말을 해?”
“...”
“현민이 새끼가 핸드폰으로 다 들려줬어. 그런데 뭐? 둘이 같이!??”
“그럼요?”
“그럼..이라니?”
“반항을 한다고 과연 두 남자한테서 제가 도망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두 남자한테 욕을 보이느니 차라리 자결이라도 할 까요?”
“그건....”
“말했잖아요. 저 변했다고.... 태규씨랑 살던 한신이였으면 아마 부엌칼로 목이라도 긋겠지만.. 지금에 전 참고 그냥 넘길 수 있는 여자에요. 손가락질을 당해도 목숨이 가장 소중한 여자니까요.”
“.........”
“그래서 말 했잖아요.. 이런 게임은 하지 말라고..당신만 더 실망하고 고통스러울 뿐이에요.”
“이미 실망 단계는 넘었어.....”

내가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하자 말을 끊고는 잠시 침묵을 이어간 신이다. 고개 숙인 날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지만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내 무의식중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입을 닫게 된다.

“그럼 이럴 필요도 없겠네요. 오늘 저녁에 한상씨한테 가서 얘기 할게요. 이런 게임은 제게 고통만 준다고...”
“아니!”
“...예?”
“내가 배우면 되잖아.”
“배우다뇨.. 이게 무슨 공분 줄 아세요?”
“지금까지는.. 내 위주로 할 수밖에 없었어.. 그래 당신이란 여자에 대해서 배려도 없었고 생각도 안했어. 당신 말대로 밑져야 본전이고 이게 웬 떡이냐고 생각했었는데.. 당신이란 여자를 몰랐으면 이런 후회도 안 했을 거야. 아니.. 당신이라는 여자를 너무 잘 아니까..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
“한상이란 남자와 무슨 짓을 했고 지금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란 말이야. 근본적인.. 당신이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나로 인해서든 아니든 내 책임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아니! 확신했어. 당신이라는 여자.. 이렇게 쉽게 변할 수 있는 여자도 아니고 변했다고 해도 이런 게임이라는 걸로 휘둘릴 여자는 더더욱 아니야.”
“당신이 날 몰라서..”
“내 말 끝까지 들어!!”
“.....”
“어떤 원인으로 당신이 변했는지 이제 상관없어. 게임? 그래.. 그 게임이란 거.. 제대로 즐겨보자. 괴롭고 힘들겠지만 당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내가 모르는 모습들로 가득했다고 얘기 했던 당신 말대로 확실히 지켜봐주고 동참해줄게. 그리고..... 이긴다. 꼭 이겨서...... 당신을 버리는 것도 나고! 데리고 살 것도 나야!”
“말도 안 되는 오기 부리지 말고..”
“그 이유는 비밀이겠지?”
“...네?”
“당신이 이렇게 변한 이유.... 당신처럼 순결했던 여자가 이렇게 무리하게 몸을 버리면서까지 한상이에게 매달려야 하는 이유 말이야.”
“그런 거 없어요. 단지 한상씨가 좋아서.. 이런 게임에도 동참하는 거예요.”
“그래... 알았어.. 그럼..”
“....”
“한 가지만 얘기해 주겠니?”
“뭘...?”
“강한상.. 그 놈 혼자야?”
“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
“한상씨가 혼자지 그럼 쌍둥이도 아닌데 두 명이겠어요?”
“.... 알았다.”

신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에 대답을 한다.
천천히 일어나 다시 흐리기 시작한 주먹의 피를 걱정하는 신이의 몸을 이불로 가려주며 다시 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 당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었다.
적다기보다는 너무 무력했다.

그래서 할 수 밖에 없었다.
방금 전 그 소동으로 인해 내 가슴속에 느껴진 갈등을 확신으로 바꾸며 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첫번째 토요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한적한 고급 주택으로 걸어 들어간다.
정말 오기 싫었지만 이 게임이란 룰을 난 따라야 했고 개미지옥과도 같은 이 소굴로 한참을 망설이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벨을 누른다.

소리 없이 문이 열렸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습니까. 기다리다가 눈 빠지는 줄 알았네요.”
“... 신이는?”
“벌~~써 준비 시켰죠.”
“준비?”
“처음부터 너무 자극적인 장면으로 돌진하면.. 형님이 도망칠 수도 있잖아요. 안 그래요?”
“어디 있냐?”
“안방에요. 혹시 방치 플레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방치??”

뜻을 모르겠다는 내 얼굴이 재미있다는 듯 쳐다보던 강한상이 안방이라 칭한 방문으로 걸어가다 말고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곤 검지를 뻗어 공중에 원을 그리며 내게 말을 한다.

“아! 그리고 김현민이라는 사람 말입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해.”
“그러시겠죠. 그런데 친구는 가려서 사귀셔야겠던데.... 그 사람 생각보다 형편없던데 말이죠.”
“역시 너랑 관련이...”
“노노노~ 제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반칙입니다. 박미지씨야 뭐 시작하기 전에 떡밥을 깔아놓은 거고.. 김현민씨의 경우는 전혀 다른 거죠. 아니지. 저랑 상관이 아예 없다고 말해야 맞겠네요.”
“그렇겠지..”
“진짜라니까요! 물론 아까 저한테 그 김현민이란 사람이 전화를 하긴 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존재는 알고 있었어도 제가 상관할 인물이 아니었으니까요.”
“현민이가 네게 전화를 걸었다고?”
“아~ 모르셨구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시던데.. 아니신가?”
“왜 너한테 전화를.. 정말 전화를 걸었다고?”
“네! 제가 비싼 밥 먹고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것보다 김현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사정을 정말 모르셨습니까? 이 게임에 보조로 끌어들이신 거 아니신가?”
“사정이라니?”
“허~~.. 너무 무관심하시네.. 그 분 사면초가시던데..”
“무슨 소리야!?”
“진짜 모르셨나보네.. 괜히 말을 꺼냈나..”
“...”
“하하하.. 말씀드릴 테니까 그렇게 무섭게 보지 마십쇼. 그 분이 증권맨으로서는 여엉~~ 파이시던데.. 자기 돈도 모자라 고객 자금까지 몰래 빼돌려서 상한가 한 번 때리려고 작정했던 거 같던데. 골로 가는 지름길인 걸 왜 모르셨는지 모르겠네요. 자칭 족집게 증권맨이라고 떠벌리고 다니시던 거 같던데. 밝혀진 게 대략 3~4억 정도던데 그 정도면 한 10억 이상은 해먹었다는 거죠.”
“현민이가?”
“그래서 두 분이서 작전까지 짠 거 아니십니까? 아까 전화하신 걸 보면 그분도 많이 절박해보이시던데..”
“그럴 리가 없어. 처음에 널 만났을 때 그렇게 화를 내던 놈이 다른 누구도 아닌 현민이 놈이었다고 이런 미친 게임은 그냥 즐기라고..”
“포상금에 대한 얘긴 언제 하셨습니까? 처음부터 말씀은 안하셨을 테고...”
“그.....”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현민이 놈의 행동들이 떠올랐다.
돈이란 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고 입에 달고 살던 놈이 유독 이 게임의 상금에 대한 강조를 했던 모습들이 잔상처럼 스쳐지나갔다. 초반엔 승패의 승리에 대한 얘길 하던 현민은 어젠 돈 얘길 계속 하며 집착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리고 어제 내게 했던 말..
‘잔금이라도 자신에게 보내’라는 말과 ‘시작한 건 멈출 수 없다는 거 잘 알지...’라고 했던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현민의 집착과도 같은 그 모습이 쉽게 설명이 되었다. 내 아내였던 여자를 프로라 자칭했던 남자까지 동원하며 일을 벌였던 현민의 행동을 어처구니없게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용서를 한 건 아니다.

“그걸 눈치를 못 채시다니.. 형님도 은근히 허당이신가 봐요.”
“말 함부로 하지 마라. 그래도 내 친구였으니까.”
“친구였다...라. 아까 김현민씨가 왜 저한테 전화를 거신 줄 압니까?”
“.....”
“확실한 승리를 위해 절 도와주겠다고 하시더군요. 크큭큭~ 얼마나 대단한 우정입니까..”
“그만 하라고 했다.”
“아니면 제가 처리해 드릴까요? 타들어가는 도화선에 아주 살짝~~ 바람만 불면 자멸할 거 같던데.”
“게임 안 할 건가? 내 주위에 신경 쓰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버릴 졸도 못 될 놈이 제 신이를 건드렸다는 게 마음이 좋지 않더란 말이죠. 버릴 졸도 못 되는 놈이던가.. 어쨌든 그런 듣보잡이 설치는 꼴은 제가 못 보는 성격 아닙니까!”
“...”
“아~ 명색이 친구라는 분인데.. 말이 너무 심했나 모르겠네~”
“버릴 쫄 인지.. 역전의 용사가 될 지는 두고 보자고.”
“하하하하하~ 하긴.. 그건 그렇죠. 더군다나 형님하고 저하고의 게임에만 몰두해도 모자란 게 시간인데.. 뭐 형님이 알아서 하시고.. 그럼 신이를 보러 갈까요?”
“....”
“아! 위스키 어떠세요?”
“됐어.”

잔에 위스키를 채우곤 얼음을 세 개 넣은 후에야 강한상은 날 안방으로 안내를 했다.
방문이 열리고 은은한 분홍빛 불빛 아래 화려한 침대가 내 시선에 먼저 들어왔고 그 위에 누워있는 신이를 발견하게 된다.

침대에 누워있는 신이의 모습에 강한상이 말한 방치플레이란 게 무엇인지를 설명 없이도 알 수 있게 된다.

오감을 속박한 채 아무행위도 하지 않는..

안대로 두 눈의 시각을 속박 당했고, 귀마개와 해드셑에 의해 청각을, 싱크로용 코마개로 막힌 후각과 구멍 뚫린 탁구공과 같은 구체로 미각까지 속박당한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침까지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침대에 기댄 듯 누워 두 팔을 벽에 걸린 줄에 크게 벌린 형태로 뻗고 있었고, 다리는 기다란 봉에 의해 발목이 묶여 M자로 구부리고 있다.

팔목과 발목에 감긴 개목거리와도 같은 족쇄를 제외한다면 아내는 완벽한 나신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게 무슨..”
“SM 모르십니까?”
“SM?”
“오해는 하지 마시고.. 뚫고 때리는 그런 게 아니라.. 음.. 일종의 부자유의 쾌락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쾌락이라고?”
“안대와 귀마개를 하고 거기에 또 음악이 흐르는 헤드셋까지 끼고 있으면 어떤 느낌인 줄 아십니까? 이거 안 해보면 말을 못합니다. 고요함을 넘은 적막함에 공포감마저 밀려오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는 고통 속에서 언제 어디서 느껴질지 모를 감촉은 열 배.. 아니! 스무 배는 넘는 짜릿함으로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하죠.”
“말도 안 되데.. 이게 쾌감이라고?”
“보실래요?”

들고 있던 잔에서 얼음을 하나 꺼낸 강한상이 천천히 침대 위에 있는 신이에게 다가간다. 일부러 침대위에 올라가지 않은 모습으로 강한상은 그 얼음만을 신이의 몸 위에서 손가락으로 굴리기 시작했다.

“흑!!! 으웁...”

얼음에서 녹아떨어진 물방울 하나에 신이가 깜짝 놀라며 몸을 비틀어보지만.. 묶인 손과 발로 꼼짝도 하지 못한 채 틀어 막힌 입으로 신음소리를 뱉어내며 강아지처럼 끙끙대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슴에 한 방울이 떨어졌을 때 어깨를 들썩거리며 몸을 비틀었고, 골반에 물방울이 떨어지자 엉덩이를 옆으로 비트는 신이였다.

“사람이란 동물이 시각과 후각에 얼마나 의지를 많이 하는 지 아십니까?”
“...”
“더군다나 이걸 반복 학습을 한 사람이라면.. 그 다음에 찾아올 쾌감에 벌써부터 젖기 시작한다는 거죠.”
“뭐??”
“보실래요?”

침대 위에 걸터앉은 한상이 천천히 신이의 허벅지를 더듬는다.
이미 체중의 쏠림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는 걸 인지한 신이는 한상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긴장한 듯 어깨를 움츠렸다.
한상의 손이 허벅지에 닿자 허벅지를 신이가 다물 듯 조였고 그 행동을 거칠게 막아대며 더 크게 벌린다.
이미 양 발목을 일정한 거리로 속박하고 있는 막대 족갑... 족쇄에 너무나 쉽게 신이의 허벅지가 벌어졌다. O짜로 벌린 신이의 다리를 한상의 손이 더 깊숙이 더듬기 시작했다.

“으으웁~.”

신이의 틀어 막힌 입에서 옅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한상의 손이 조금씩 신이의 허벅지 안으로 접근할수록 신이의 입에선 신음소리와 함께 침이 턱 밑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안대와 귀마개가 감각을 차단하는 순단 이라고 한다면.. 재갈은 여자로서의 수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도구처럼 보여 졌다. 그 재갈로 예쁜 입술이 크게 벌어진 채, 물고 있는 탁구공 사이로 침을 흘리고 있는 신이의 모습은 더럽다는 생각보다는 너무도 뇌쇄적이고 섹시하게 보였다.

한신의 손이 점점 더 신이의 보지로 다가갈수록 신이의 몸은 움찔거림을 반복하기 시작한다. 손가락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는 표현이 어울릴법한 몸짓으로 신이는 손가락의 감촉을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엔 울고불고 난리였죠.”
“...?”
“지금 이 상태로 신이가 얼마나 있었을까요? 3시간입니다. 물론 형님이 늦은 만큼 평소보다는 더 오랜 갈증을 느꼈을 테죠. 보십쇼. 벌써 질질 싸고 있네요.. 크크크~”

한신의 말대로 이미 신이의 보지는 젖어있었다.
매끄럽게 윤기 나는 대음순의 둔턱이 번들거리는 액체들의 향연은... 내게 갈증을 쥐어짜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노칠 한상이가 아니었다. 음미하듯 내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를 쳐다보며 감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손은 신이의 허벅지의 깊숙한 곳을 쓰다듬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내 몸과 얼굴을 노려보듯 관찰하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신이한테 상을 줄까요?”
“상?.. 그 족쇄 같은 거나 풀어주지...”
“그럼 안 되죠! 이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구속을 풀어야 최고의 쾌감을 느끼게 되는 건데요. 이쪽은 너무 모르시네.”
“내가 알 필요가 있나?”

“흡흐읍~!!! 흡!!”

보지를 손바닥 전체로 문지르던 한상이 내 말을 들으며 천천히 손가락을 세워 밀어 넣는다.
매끈한 살결의 갈라진 틈을 가르며 한상의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가자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신이가 허벅지에 힘을 준다. 이미 젖어있는 신이의 보지는 작은 구멍임에도 너무나 쉽게 한신의 손가락을 받아들였고 신음하며 몸을 꼬은다.

“대단하죠? 단지 손가락만 넣었을 뿐인데..”
“....”
“하하하하하~.. 하고 싶으시구나~.”
“누..누가!!.”
“에이~ 벌써 섰는데 부정은.”
“...”

당혹스럽게도 내 바지의 중심엔 이미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알몸인 채로 은은한 빛을 받고 있는 신이의 몸과 그 빛으로 번들거리는 신이의 보지가 남자로서의 욕구와 충동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켰고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만들었다.

질겅거리는 소리가 날 괴로운 쾌감으로 더 잡아당긴다.
손가락이 천천히 움직일수록 안타까운 반응을 보여주는 신이의 몸뚱이가 당장이라도 덮쳐달라고 날 유혹한다.

“오늘은 일부러 속박플레이를 준비했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대로 형님한테 신이의 음란한 몸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어때요? 교육이란 게 얼마나 사람을 변하게 만들 수 있는지 놀랍지 않습니까?”

“으읍웁~~..흡흡....흡~~~흑흑~~”

침을 흘리며 다리에 힘을 줘 허리를 서서히 들고 한상의 손가락이 아닌 자지를 찾는 신이의 몸짓에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한상이 놈의 손가락이 조금씩 속도를 붙여가자 그런 신이의 몸짓은 애절할 정도로 흔들렸고 팔목을 구속하고 있는 체인수갑의 체인을 움켜쥐고는 잡아당긴다.

“이렇게 천한 년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뭐? 천한 년?”
“생긴 건 도도하기까지 한데.. 이렇게 엉덩이를 흔드는 걸 보십쇼. 이게 어디 전남편 앞에서 보여줄 행동입니까.크~~”
“.......”
“하고 싶으시죠? 오늘은 즐기기보다는 보여드리기 위한 시간을 준비한 것이라서 일부러 도우미들도 안 불렀습니다. 어때요? 하고 싶으면 하셔도 되는데.. 하고 싶죠?”
“....그래.”
“..네?”
“하고 싶어 미치겠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왜?”
“너무 빨리 긍정하시는 거 아니세요? 게임이 시시해지잖아요.”

이 분위기를 뭐라고 설명할 단어들이 생각나질 않는다.
내 전 아내란 여자는 침대에 구속당한 채 한상의 손에 이미 몸을 맡기기 시작했고 나와 한상은 그런 신이에 대해 정작 본인은 듣지도 못하는 자신의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은...

“음.. 그럼 하세요.”
“....”
“오늘은 처음이니까 전 지켜만 보고 있죠.”

강한상이 손을 때곤 신이에게서 떨어진다. 안타까운 신음소리를 들으며 강한상은 뒤로 물러나 커다란 텔레비전이 있는 서랍장에 엉덩이를 걸터앉아선 팔짱을 낀 채 날 빤히 쳐다본다.


신이처럼 완전한 알몸이 된 난 침대위로 올라가 신이의 바로 앞에 앉는다.

‘침대가 움직일 때마다 신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지금 내가 올라온 걸 짐작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한상이 놈이 올라오길 바라는 걸까? 오늘.. 신이를 즐겁게 해주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즐기자.’

마지막 생각을 정리한 난 그대로 머리를 신이의 머릿속에 밀어 넣었다.
기다란 봉으로 인해 무방비하게 내 입술과 혀의 농락에 당하게 된 신이가 허리를 세우처럼 구부리며 고개를 뒤로 젖힌다.

강한상의 말대로 이미 젖어 있는 신이의 보지는 내 혀를 받아들이며 허벅지를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대음순에 압박을 주듯 전체를 빨아들이며 질속에 혀를 밀어 넣었을 때.. 신이가 애액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미 3시간이란 시간동안 방치플레이라는 것에 공포와 기대감을 갖게 된 신이인지.. 내 혀가 닿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엉덩이에 경련을 일으키듯 한 번의 사정을 해버렸다.
여자의 사정이 남자와는 전혀 다른 차이를 보여준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된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입에서 탁한 쇳소리와 같은 신음소리와 몸의 경련의 하모니는....

그런 신이의 모습에 이 오르가즘을 계속 이어줘야 한다는 의무 같은 감정이 본능적으로 가슴속에서 튀어나왔고 난 그 본능을 따르기 위해 신이의 발목을 족쇄고 있는 봉을 잡아들어 올렸다. 신이의 양다리가 그 봉의 움직임에 맞춰 허공으로 들어 올려졌고, 그대로 내 엉덩이를 전진시켜 신이의 입구에 내 물건을 맞추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발기가 사라졌다.

이런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 초대남이란 것을 다녀본 남자였다면 ‘이게 웬 떡이냐.’라고 생각을 했을 텐데.. 보기에도 너무 음란한 신이의 구속된 알몸 앞으로 점점 걸어가며 각오를 다짐했고 어차피 게임이란 상황 자체를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생각을 하며 옷을 벗었었는데.. 아까와는 달리 당황스럽게 내 자지가 완전히 죽어 커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다.

신이의 뇌쇄적인 가슴과 들어 올린 다리 사이로 번들거리는 보지를 바로 앞에 두고.. 난 자지를 잡고 흔들기까지 하는데..

“키.킥킥...풉~”


바로 내 뒤에 서있던 강한상이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기 시작한다.

--계속--

비가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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