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희성아.. 점심 좀 먹고 올게”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지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선생님…”
주저하면서 그녀를 불렀다.
“왜?”
흰 가운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언제나의 포즈로 웃으며 지영이 돌아보았다. 그날 이후로 지영의 웃는 얼굴을 자주보게 되는 것만 같았다.
“저기…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받았었는데요.. 오늘 저녁.. 같이 먹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데이트? 잘됐네… 신경쓰지말고 다녀와”
여전히 여신 같은 웃는 얼굴로 지영이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재미있게 놀다 와~”
말을 마친 후 경쾌한 걸음걸이로 연구 기자재 사이를 걸어가는 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시키는대로 했지?”
첫마디부터 차갑게 느껴졌다. 유미를 내려다 보는 눈동자와 비뚤어진 비웃음을 볼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 예전의 지훈으로 돌아와 있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기대는 사정없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평일 오후, 교외에 있는 작은 테니스 클럽의 로비였다.
“수업을 제끼고 빨리 오라”는 지훈의 지시였다. 클럽 로비의 세련된 쇼파에 지훈과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증거를 보여봐”
“즈..증거?”
큰 눈으로 올려다 보며 그 말 뜻을 되묻는 유미에게 인정사정없는 지훈의 대답이 돌아왔다.
“여기서 그 스웨터.. 걷어 보란 말야”
“여..여기서?”
로비에는 두 사람만 앉아 있었지만 유미의 뒤쪽에 있는 카운터에는 여자 종업원이 전화 응대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청바지 위로 주먹만 꼭 쥔 채로 앉아 있었다.
“빨리 하지 못해?”
리본으로 묶여 있는 긴 머리가 가슴으로 떨어져 내렸다. 낮은 테이블만 바라보고 있었다. 머뭇거리고 있는 유미를 향해 강요하는 듯이 강한 어조로 지훈이 내뱉았다.
“왜?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이곳에서 그렇게 하기를 시키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갑작스런 명령에 당황해 하는 유미의 머리 속으로는 희성의 부드러운 얼굴만 떠오를 뿐이었다.
‘희성아.. 나 어떻게 해..’
“역시.. 노출증이구만. 그럼 더 사람 많은 곳으로 가자고. 그걸 더 좋아하잖아? 안그래?’”
너무했다. 지훈의 달라진 모습이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꼼짝도 하지 않는 유미에게 지훈이 짜증을 부렸다.
“어이~ 내 말이 안들려? 시키는대로 안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러나? 니 남자친구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
“…하..할게요.. 그러니까…”
울것만 같은 표정으로 애원하는 유미에게 여전히 잔인한 말투로 으르렁 거렸다.
유미는 천천히 두 손으로 스웨터를 잡았다. 조금씩 스웨터를 걷어올리자 난방이 틀어진 따뜻한 공기가 맨살로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폭신해 보이는 하얀 스웨터가 올려질수록 비쳐보일 것만 같은 투명한 피부가 드러나고 있었다. 유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창피했다. 입술을 깨물어 수치심을 견뎌내는 유미의 얼굴을 지훈은 재미있다는 듯이 들여다 보았다.
“똑바로 목까지 올리라고”
스웨터가 가슴 위까지 걷어올려지자 위를 향한 유미의 가슴이 흔들리며 모습을 보였다. 쇄골까지 말려 올라간 스웨터를 잡고 있는 유미의 얼굴이 귓볼까지 빨개져 있었다. 부끄러웠다. 드러난 가슴의 피부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지훈의 시선이 끈적하게 온몸을 훑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이제.. 됐지?”
하지만 지훈은 애원하는 유미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누나~~ 젖꼭지 빨딱 서 있는데? 혹시.. 느끼고 있는 거 아냐?”
“그..그만해”
하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핑크색의 젖꼭지는 아침부터 아플 정도로 서 있었다. 부드러운 옷감과 스쳐질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 스물거리는 듯한 자극을 느낄 수가 있었다. 속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오전의 수업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서 있는 좀 보라고.. 하여간에 음란하다니까”
‘하아.. 어떻게 된 거야…’
이런 대낮에 누군가가 불쑥 나타날지도 모르는 이런 장소에서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가슴을 내보이고 있는 유미를 비웃는 지훈의 말 보다도 마음과는 달리 자극을 느껴버리고 마는 몸이 원망스러웠다.
“제발… 그.. 그만해.. 하음… 하아..”
감고 있는 눈꺼플 안에서 불꽃이 튀었다. 지훈이 몸을 내밀어 엄지와 검지로 유미의 젖꼭지를 비틀면서 웃었다.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다 듣지”
말을 하면서도 손가락으로는 젖꼭지를 굴리고 있었다.
“아..아음.. 하아흑~ 그..그만.. 아응.. 하앙~”
상반신을 꿈틀거리며 터저나오는 신음소리를 간신히 참고 있었다. 군살 없는 날씬한 몸에 볼륨감 넘치는 가슴을 스스로 노출시킨 채 지훈의 손길을 받고 있는 달콤한 자극을 필사적으로 참아내고 있었다.
“제..제발.. 부탁이야.. 하윽.. 아음.. 그..그만..”
말소리조차 떨려나오고 있었다.
“느끼나 보지? 좋아? 누가 볼지도 모르는 이런 곳에서 젖꼭지 만져주니까 그렇게 좋아?”
“아..아냐.. 그런 거.. 아.. 그..그만…”
굴리고 있는 젖꼭지를 힘주어 비틀어 올렸다. 아래쪽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듯 했다. 보지가 젖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운터에서 서류를 훑어보고 있던 여자 스텝이 유미의 억누른듯한 소리에 흘깃하고 돌아보고는 다시 눈을 서류로 돌렸다.
“이래도 아냐? 계속할까?”
“아..냐..느..느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음… 하흑.. 그..그만..”
“곧 지혜가 올 거야.. 오늘 지혜랑 미니게임을 할 예정이거든.. 알았어? 뭐야.. 그 표정은? 대답 안해?”
“응.. 하,,할게요.. 으흥~”
무의식적으로 유미가 허벅지를 마주 비비고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손가락만으로 유미를 마음대로 부리고 만 지훈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웃고 있었다.
“그런데 말야… 한게임을 질 때마다 벌칙이 있어.. 옷을 하나씩 벗는 거지.. 괜찮지?”
무엇인가를 꾸미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하흑.. 그..그런.. 너..무해..”
뜨거운 숨이 섞인 유미의 거부하는 듯한 목소리를 듣자 마자 지훈이 카운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기요.. 죄송한데.. 팜플렛 1부만 주실래요?”
“네.. 고객님.. 잠시만요~”
“응?”
급하게 스웨터를 내리려고 하는 유미의 손을 치운 지훈이 유방을 움켜쥐었다. 부드러운 감촉을 만끽이라도 하듯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겠다면.. 이 손 치워주지.. 어떻게 할 거야? 재미있을 거 같지 않아? 해보고 싶지?”
유미의 등뒤에서 또각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하..할게요.. 시켜주세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선배, 봐주거나 하지 않을 거라구요”
지혜가 재미있다는 듯이 이리저리 라켓을 휘두르며 말했다.
“처음부터 막 밀어붙이진 말라고.. 너무 쉽게 이겨버림 재미 없으니까”
지훈은 지혜에게 그렇게 말을 하며 심판 석에 자리를 잡았다.
‘웃기지 말라 그래. 누가 할 소리’
트레이닝복을 껴입은 지혜와는 달리 유미는 테니스용 티셔츠와 스커트가 전부였다. 한게임이라도 진다면 굴욕적인 모습이 되고 말 것이 너무나도 분명했다. 처음부터 유미가 질 것을 전제로 한 두 사람의 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런 애’ 따위한테 질리가 없었다. 지혜와의 실력차는 너무나도 분명했다. 평소대로 시합을 한다면 질리가 없었다.
“빨리 시작 하지? 그쪽부터 서브해”
강제로 하게 된 게임이었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길 생각이었다. 한게임이라도 질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그런 결심으로 코트를 향한 유미를 지훈이 불러 세웠다.
“잠깐.. 귀여운 후배를 상대하면서 핸디 정도는 줘야하지 않겠어?”
“핸디?”
그렇게 되물으며 뒤돌아보는 유미에게 지훈이 무엇인가를 손에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이 창백해졌다. ‘뭐야.. 저거..’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자지를 본딴 그로데스크한 성인용품이었다.
‘설마.. 저걸…?’
“뭐야.. 그걸..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러니까 핸디라고 했잖아.. 이걸 넣고 하는 거야”
“너..넣어?”
“그렇지. 누나 거기에 이 딜도.. 넣을 거라니까. 넣고 하도록 해 누나~”
지훈의 뒤쪽에서 지혜가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유미를 창피하게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비겁하게도…
“헛소리 하지 마! 핸디? 그게 무슨 핸디야? 그저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던 거지? 왜 그렇게 비겁한 거니? 잘도 그렇게 상처주는 것만 생각나나보지? 말도 안돼… 누가 이런 시합 한대? 갈 거야”
화가 치밀어 올라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지훈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래?”
단 한마디 뿐이었다. 그리고는 딜도를 가방에 넣고는 돌아섰다.
“가자 그럼 지혜야”
낡은 테니스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재미 없게…”
라며 투덜거리는 지혜에게 지훈이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누나가 하기 싫대잖아. 어떻게 하겠어.. 그래도.. 이제 그 자식이 누나랑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될 테니까 어차피 헤어질 거야 저 두사람. 그 편이 너한테는 더 낫지 않아?”
마치 지혜를 달래듯이 그렇게 말을 하고는 유미를 흘깃 바라보았다.
“자 그럼 가자고”
“자..잠깐만.. 어딜 가려는 거야?”
“알 거 없잖아?”
“기..기다려..”
그런 유미를 보며 탈의실로 향하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자..잠깐만.. 설마.. 희성이에게…? 부탁이야.. 기다려줘..”
자신의 입장을 깨달았다. 저항 같은 건 안되는 일이었다. 그게 아무리 치사한 일이라 하더라도 따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도 뼈 아프게 깨닫고 말았다.
“제발 부탁이야.. 기다려 봐”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 피할 방법이 없었다.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어깨를 떨어트린 채 울것만 같은 표정의 유미를 향해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하면…. 하면 되잖아..”
“뭐야? 장난쳐? 놀구 있네… 그게 뭔가를 부탁하는 태도야?”
“응? 아.. 미…미안..”
“하기 싫대며? 뭐 강제로 시킬 생각은 없다니까? 그렇게 하고 싶으면 제대로 얘기해봐. 성의를 보이란 말야”
라켓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 할 말이 없었다.
“어쩔 거야? 할 거야? 말 거야? 확실하게 정하라니까?”
날카로운 지훈의 질책이었다.
“미..미안해요.. 아까는… 내가.. 심했어요.. 잘못했어요..하겠습니다.. 그…그거… 그걸…. 넣고.. 할게요… 하….하고 싶어요.. 하게…해……주세요”
그렇게 부탁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도 비참했지만 이빨을 악물고 그렇게 부탁했다.
퉁~ 하며 큰 포물선을 그리며 네트를 넘어온 지혜의 서브를 쫓아갔다. 한발을 내딛을 때마다 굵은 딜도가 위치를 바꾸며 보지 안쪽을 자극해왔다. 묵직한 위화감과 함께 짜릿한 자극이 동시에 느껴지고 있었다. 움직임이 심해질 때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자극도 이제는 무시하지 못했다.
“하흐음!”
거친 숨을 몰아쉬며 종종걸음으로 공을 쫓아가 라켓을 들어올린 순간, 유미는 작은 비명과 함께 코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으음.. 시..싫어.. 하음.. 으으음.. 하아~”
갑자기 딜도가 뱀처럼 꿈틀거리며 거칠게 보지 안쪽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라켓을 집어던지고 스커트 위에서 두 손으로 그 부분을 누르고 있는 유미의 옆으로 볼이 굴러갔다.
“아으음.. 하흑~ 아…안돼… 그..그만.. 아아음.. 하흑.. 으으음”
엎드린 채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빨간 리본이 유미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흔들리고 있엇다. 그렇게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떨고 있는 유미의 뒷모습은 요염하기까지 해 보였다. 심판석에 앉아 있던 지훈이 태연하게 리모콘의 스위치를 조작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벌써 몇번째인지 몰랐다. 유미가 볼을 쳐내려고 할 때마다 진동을 통한 자극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선배, 어쩌죠? 첫게임은 내가 이긴 거 같은데~”
생글거리며 말하는 지혜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진땀을 흘리고 있는 등줄기로 셔츠가 달라붙어 있었다. 분함을 느끼고 있을 여유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하아.. 하아..아흑~”
간신히 딜도의 진동이 멈췄다. 온몸으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유미에게 지혜가 재촉했다.
“자 선배, 벌칙 해야죠?”
그런 지혜를 노려보며 간신히 일어섰다. 커다란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초점조차 흐려져 있었다. 인도어 테니스 코트의 풍경이 흐리게 보였다.
“뭐해요? 빨리 벗지 않고…”
더 이상 무리였다.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조금은 남아있는 우선 알몸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입고 있던 언더팬티에 손가락을 걸었다. 빨리 끝내고만 싶었다. 허벅지를 따라 벗겨지는 하얀 언더팬티는 앞부분 뿐만이 아니라 엉덩이 부분까지 온통 젖어 있었다. 애액이 실처럼 늘어지며 방울져 흘러 내렸다. 주저하면서도 쭉 뻗은 긴 다리를 따라 발목으로 언더팬티가 떨어져 내렸다. 둥글게 말려진 언더팬티를 지훈이 줏어 들었다.
“어휴.. 이 젖은 것 좀 봐. 후후 이제 두번째 게임.. 이번엔 누나 서브네?”
쉴 틈도 없었다. 유미의 손에 볼을 들게 하고는 등을 밀어 코트로 되돌려 보냈다.
“뭐해? 어서 하라니까?”
재촉대로 공을 공중에 띄웠다. 라켓을 들어 서브를 넣으려는 순간이었다.
“아.. 거기 털이 다 보이잖아.. 창피하지도 않나봐?”
이번엔 지혜의 목소리였다. 손이 흔들렸다. 제대로 맞지 않은 볼이 네트를 흔들었다. 그냥 시합이었다면 절대로 질 턱이 없는 시합을 결국 두게임이나 스트레이트로 지고 말았다.
“자 이번엔 뭘 벗을 거에요? 위? 아래?”
단 한번도 볼을 건드려보지도 못했다.
“가슴? 엉덩이?. 선배.. 어느쪽이죠?”
지혜의 질문에 지훈이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아.. 하아..아.. 하아…”
비틀거리며 코트를 뛰어다녔다.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아래에서 시작된 강한 자극이 머리끝까지 훑고 지나갔다. 똑 같은 반복이었다.
“이…이제.. 그..그만…”
무릎을 짚고 몸을 지탱한 유미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하지만 마치 처녀 같은 선명한 핑크색을 가진 유미의 보지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라도 하는 듯 딜도를 꼭 물고 떨어트리지 않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넘쳐 흐르는 보지물이 무릎까지 적시고 있었다.
“아음… 왜…?’
지금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이성과는 반대로 유미의 몸은 원하고 있었다.
“시…싫어…”
굴욕의 벌칙게임에도 불구하고 심장은 심하게 고동치고 있었고, 전신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피학의 쾌감에 사로잡혀 마치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이곳이 어딘지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 천천히 팔을 교차시킨 후 한번에 티셔츠를 벗었다. 풍만한 가슴이 튕겨져 나오며 흔들렸다.
“우와~ 선배.. 가슴 정말 크다~~. 이런 곳에서 봐달라는 듯이 벗는 거에요? 창피하지도 않나?”
2면밖에 없는 실내코트에는 그들 밖에 없었지만 동성의 후배의 시선을 받고 수치심에 휩싸였다. 몸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시..싫어.. 그렇게.. 보지마…”
두 팔로 가리기는 했지만 어깨부터 가녀린 허리까지 조금의 군살도 없이 뻗어내린 아름다운 몸의 라인까지 전부 감출 수는 없었다. 천정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혼자 반라로 서 있는 유미의 몸에서 긴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자, 이젠 지혜가 서브할 차례네.. 뭐해요? 준비하지 않고?”
지금 자신의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조금씩 느껴지는 자극에 빠져들고만 싶었다.
‘그래.. 시합..이번에야 말로…’
어깨 넓이로 다리를 벌리고 서브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커트는 말려 올라가 올려붙은 엉덩이가 그대로 보여지고 있었다. 티끌 한점 없는 눈처럼 하얀 상반신에 자리한 탄력있는 가슴은 공기의 흐름조차 애무처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 가요..”
보통 때 같았으면 가볍게 코트를 뛰어다닐 수 있었다. 도도하고 화려한 미모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었다. 지금까지 계속 그런 유미를 재수없어 하고 있던 지혜 앞에서, 그랬던 유미가 그로테스크한 딜도를 집어 넣은 채 간신히 치욕을 견디고 있었다. 살살 봐주면서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재미있어 죽을 지경이었다.
일부러 가장 받아치기 힘든 곳을 노렸다. 유방을 위 아래로 출렁이면서 공을 쫓아간 유미가 완만한 움직임으로 라켓을 휘드려고 할 때였다. 또다시 ‘하흑’이라는 신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아흑.. 아아,.. 하아.. 아으음”
코트에 엉덩방아를 찧은 채 다리 사이를 손을 넣고 있는 유미의 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하아.. 하아,, 아아~ 하흐흑~”
미간을 찌푸린 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반쯤 열린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교성이 절정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아.. 안돼… 시..싫어.. 아으음.. 아흑.. 하아.. 으응~”
“정말 음탕하네~”
언제부터인가 지혜가 몸을 떨고 있는 유미 앞에 서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런 여자가 희성오빠의 여자친구라니.. 용서할 수 없어. 오빠 옆에서 꼭 떼어놓을 거야”
지혜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아침부터 자극받고 있던 몸이 쾌감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당신 같은 여자… 절대 용서 못해”
절정으로 향해 치닫고 있었다. 노출의 묘한 자극이 첨가제가 되어 더큰 느낌을 전해오고 있었다.
“아흑.. 시..싫어.. 안돼… 하읏,.. 하아… 하아.. 머..멈춰줘…아음… 하아앙”
저항도 부질 없었다. 쾌감의 파도에 휩쓸려가고 말았다. 차갑게 내려다 보는 후배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안돼.. 아흐흑… 아으음,,, 하아 하아,,, 아아아아”
이대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멍한 머리속에서 한가지 유혹이 떠 올랐다. 딜도를 뽑으려고 하던 유미의 손이 멈칫했다. 그렇게 딜도를 잡고 있던 손이 오히려 더 깊게 딜도를 밀어넣고 있었다.
“하흑~! 가.. 갈 거 같아…”
짧은 비명과 함께 머리를 흔들었다. 허리가 활처럼 휘며 하늘로 향했다가 떨어졌다. 코트 한켠에서 실신한 듯이 엎드려 있는 유미의 발가벗은 엉덩이를 지혜가 테니스화를 신은 발로 쿡 하고 찔렀다.
“최악이야.. 더러운 년.. 너 같은 건 사라져버려..”
“과외하러 갈 시간이네.. 먼저 가야겠다”
“가르치는 게 고딩이라 그랬지? 꼬시거나 하는 거 아냐?”
“뭐래니? 어벙벙해서 짜증날 지경인데”
유미를 한참 가지고 놀 때의 증오에 찬 표정과는 정 반대였다. 평소의 천진난만한 어린 얼굴의 지혜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그래도 보수는 제법 되지 않아? 나도 식당일 때려치우고 과외나 할까보다”
“할맘 있어? 소개시켜줄까? 아니.. 그냥 내가 하던 거 할래? 걔가 정말 짜증나거든”
“뭐냐? 너 짜증나는 애를 떠 넘기기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지훈의 다리 사이엔 유미가 얼굴을 묻고 꿇어앉아 있었다. 빨간 리본의 긴 머리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 선배 담에 봐요.. 또 놀아줄 테니까”
옷이 벗겨진 채 지훈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은 유미의 등뒤로 지혜의 말이 들려왔다. 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자 적막이 찾아왔다. 탈의실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무엇인가를 빠는 듯한 젖은 소리와 뜨거운 숨결을 내뱉는 유미의 숨소리 뿐이었다.
“그게 아니잖아? 가르쳐 준대로 제대로 못해? 그래서야 이거 뭐 끝나겠어?”
두 손으로 하나씩 땀에 젖은 유미의 젖꼭지를 비틀거나 비벼대맨서 지치지도 않고 유미를 자극하고 있었다. 뿌리까지 침으로 뒤범벅이 된 자지에는 핑크색의 유미의 혀가 엉겨 있었다. 유미의 하얀 손은 지훈의 불알을 쓰다듬고 있었다.
“어쩔 수 없군.. 끝까지 빨아들여봐”
크게 숨을 한번 들이 쉰 후 지훈이 시키는대로 입안 깊숙히 빨아들였다. 눈을 뜨자 어느 사이엔가 유미는 탈의실의 바닥에 눕혀져 있었다. 알몸의 상반신으로 천정으로 보고 누워 스커트 마저 말려져 올라가 있었다. 문득 수치스러움이 더욱 크게 밀려들어왔다. 반항을 하면 할수록 더 심한 일을 당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시키는대로 따르며 고통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넘기는 수 밖에 없었다. 지훈의 자지를 빨라는 명령에도 아무런 말 대답도 하지 않고, 지혜가 비웃으며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지훈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목 깊숙히까지 자지기둥을 빨아들이고, 혀를 내밀어 버섯모양의 귀두를 낼름거렸다.
“아 맞다. 내가 시키는대로 그자식이랑 약속 잡았어?”
유미의 입안에서 자지를 움직이며 지훈이 물어왔다. 차차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기색을 감추며 허리를 꿈틀거리는 유미의 모습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 보며 지훈이 말했다.
“나중에 꼭 생각해 내라고.. 알아들어?”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고 지훈의 자지를 입에 문채 올려다 보았다.
“그 자식이랑 키스 할 거 아냐.. 그 때 그 입술로 조금 전까지 이렇게 내자지를 빨고 있었던 걸 꼭 되새겨 보라고”
이런 악마 같은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사실이 너무나도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유미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감정을 가라앉히며 지훈의 자지를 더욱 세차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좀 늦는데?”
언제나 약속장소로 이용하던 스타벅스의 창가 자리에서 창밖으로 오고가는 사람들을 내다 보고 있었다. 흘깃 눈을 준 시계는 약속시간에서 30분이 지나 있었다. 지금까지 유미가 늦은 적은 거의 없었다. 희성은 지난 기억을 더듬으며 읽고 있던 논문을 덮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단축다이얼을 누르려다 멈췄다. 조금 늦는 것 정도로 일일이 전화를 한다는 것이 마치 유미를 믿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였다. 유미의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희성은 창밖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희성아.. 점심 좀 먹고 올게”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지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선생님…”
주저하면서 그녀를 불렀다.
“왜?”
흰 가운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언제나의 포즈로 웃으며 지영이 돌아보았다. 그날 이후로 지영의 웃는 얼굴을 자주보게 되는 것만 같았다.
“저기…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받았었는데요.. 오늘 저녁.. 같이 먹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데이트? 잘됐네… 신경쓰지말고 다녀와”
여전히 여신 같은 웃는 얼굴로 지영이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재미있게 놀다 와~”
말을 마친 후 경쾌한 걸음걸이로 연구 기자재 사이를 걸어가는 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시키는대로 했지?”
첫마디부터 차갑게 느껴졌다. 유미를 내려다 보는 눈동자와 비뚤어진 비웃음을 볼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 예전의 지훈으로 돌아와 있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기대는 사정없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평일 오후, 교외에 있는 작은 테니스 클럽의 로비였다.
“수업을 제끼고 빨리 오라”는 지훈의 지시였다. 클럽 로비의 세련된 쇼파에 지훈과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증거를 보여봐”
“즈..증거?”
큰 눈으로 올려다 보며 그 말 뜻을 되묻는 유미에게 인정사정없는 지훈의 대답이 돌아왔다.
“여기서 그 스웨터.. 걷어 보란 말야”
“여..여기서?”
로비에는 두 사람만 앉아 있었지만 유미의 뒤쪽에 있는 카운터에는 여자 종업원이 전화 응대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청바지 위로 주먹만 꼭 쥔 채로 앉아 있었다.
“빨리 하지 못해?”
리본으로 묶여 있는 긴 머리가 가슴으로 떨어져 내렸다. 낮은 테이블만 바라보고 있었다. 머뭇거리고 있는 유미를 향해 강요하는 듯이 강한 어조로 지훈이 내뱉았다.
“왜?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이곳에서 그렇게 하기를 시키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갑작스런 명령에 당황해 하는 유미의 머리 속으로는 희성의 부드러운 얼굴만 떠오를 뿐이었다.
‘희성아.. 나 어떻게 해..’
“역시.. 노출증이구만. 그럼 더 사람 많은 곳으로 가자고. 그걸 더 좋아하잖아? 안그래?’”
너무했다. 지훈의 달라진 모습이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꼼짝도 하지 않는 유미에게 지훈이 짜증을 부렸다.
“어이~ 내 말이 안들려? 시키는대로 안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러나? 니 남자친구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
“…하..할게요.. 그러니까…”
울것만 같은 표정으로 애원하는 유미에게 여전히 잔인한 말투로 으르렁 거렸다.
유미는 천천히 두 손으로 스웨터를 잡았다. 조금씩 스웨터를 걷어올리자 난방이 틀어진 따뜻한 공기가 맨살로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폭신해 보이는 하얀 스웨터가 올려질수록 비쳐보일 것만 같은 투명한 피부가 드러나고 있었다. 유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창피했다. 입술을 깨물어 수치심을 견뎌내는 유미의 얼굴을 지훈은 재미있다는 듯이 들여다 보았다.
“똑바로 목까지 올리라고”
스웨터가 가슴 위까지 걷어올려지자 위를 향한 유미의 가슴이 흔들리며 모습을 보였다. 쇄골까지 말려 올라간 스웨터를 잡고 있는 유미의 얼굴이 귓볼까지 빨개져 있었다. 부끄러웠다. 드러난 가슴의 피부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지훈의 시선이 끈적하게 온몸을 훑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이제.. 됐지?”
하지만 지훈은 애원하는 유미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누나~~ 젖꼭지 빨딱 서 있는데? 혹시.. 느끼고 있는 거 아냐?”
“그..그만해”
하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핑크색의 젖꼭지는 아침부터 아플 정도로 서 있었다. 부드러운 옷감과 스쳐질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 스물거리는 듯한 자극을 느낄 수가 있었다. 속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오전의 수업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서 있는 좀 보라고.. 하여간에 음란하다니까”
‘하아.. 어떻게 된 거야…’
이런 대낮에 누군가가 불쑥 나타날지도 모르는 이런 장소에서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가슴을 내보이고 있는 유미를 비웃는 지훈의 말 보다도 마음과는 달리 자극을 느껴버리고 마는 몸이 원망스러웠다.
“제발… 그.. 그만해.. 하음… 하아..”
감고 있는 눈꺼플 안에서 불꽃이 튀었다. 지훈이 몸을 내밀어 엄지와 검지로 유미의 젖꼭지를 비틀면서 웃었다.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다 듣지”
말을 하면서도 손가락으로는 젖꼭지를 굴리고 있었다.
“아..아음.. 하아흑~ 그..그만.. 아응.. 하앙~”
상반신을 꿈틀거리며 터저나오는 신음소리를 간신히 참고 있었다. 군살 없는 날씬한 몸에 볼륨감 넘치는 가슴을 스스로 노출시킨 채 지훈의 손길을 받고 있는 달콤한 자극을 필사적으로 참아내고 있었다.
“제..제발.. 부탁이야.. 하윽.. 아음.. 그..그만..”
말소리조차 떨려나오고 있었다.
“느끼나 보지? 좋아? 누가 볼지도 모르는 이런 곳에서 젖꼭지 만져주니까 그렇게 좋아?”
“아..아냐.. 그런 거.. 아.. 그..그만…”
굴리고 있는 젖꼭지를 힘주어 비틀어 올렸다. 아래쪽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듯 했다. 보지가 젖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운터에서 서류를 훑어보고 있던 여자 스텝이 유미의 억누른듯한 소리에 흘깃하고 돌아보고는 다시 눈을 서류로 돌렸다.
“이래도 아냐? 계속할까?”
“아..냐..느..느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음… 하흑.. 그..그만..”
“곧 지혜가 올 거야.. 오늘 지혜랑 미니게임을 할 예정이거든.. 알았어? 뭐야.. 그 표정은? 대답 안해?”
“응.. 하,,할게요.. 으흥~”
무의식적으로 유미가 허벅지를 마주 비비고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손가락만으로 유미를 마음대로 부리고 만 지훈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웃고 있었다.
“그런데 말야… 한게임을 질 때마다 벌칙이 있어.. 옷을 하나씩 벗는 거지.. 괜찮지?”
무엇인가를 꾸미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하흑.. 그..그런.. 너..무해..”
뜨거운 숨이 섞인 유미의 거부하는 듯한 목소리를 듣자 마자 지훈이 카운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기요.. 죄송한데.. 팜플렛 1부만 주실래요?”
“네.. 고객님.. 잠시만요~”
“응?”
급하게 스웨터를 내리려고 하는 유미의 손을 치운 지훈이 유방을 움켜쥐었다. 부드러운 감촉을 만끽이라도 하듯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겠다면.. 이 손 치워주지.. 어떻게 할 거야? 재미있을 거 같지 않아? 해보고 싶지?”
유미의 등뒤에서 또각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하..할게요.. 시켜주세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선배, 봐주거나 하지 않을 거라구요”
지혜가 재미있다는 듯이 이리저리 라켓을 휘두르며 말했다.
“처음부터 막 밀어붙이진 말라고.. 너무 쉽게 이겨버림 재미 없으니까”
지훈은 지혜에게 그렇게 말을 하며 심판 석에 자리를 잡았다.
‘웃기지 말라 그래. 누가 할 소리’
트레이닝복을 껴입은 지혜와는 달리 유미는 테니스용 티셔츠와 스커트가 전부였다. 한게임이라도 진다면 굴욕적인 모습이 되고 말 것이 너무나도 분명했다. 처음부터 유미가 질 것을 전제로 한 두 사람의 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런 애’ 따위한테 질리가 없었다. 지혜와의 실력차는 너무나도 분명했다. 평소대로 시합을 한다면 질리가 없었다.
“빨리 시작 하지? 그쪽부터 서브해”
강제로 하게 된 게임이었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길 생각이었다. 한게임이라도 질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그런 결심으로 코트를 향한 유미를 지훈이 불러 세웠다.
“잠깐.. 귀여운 후배를 상대하면서 핸디 정도는 줘야하지 않겠어?”
“핸디?”
그렇게 되물으며 뒤돌아보는 유미에게 지훈이 무엇인가를 손에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이 창백해졌다. ‘뭐야.. 저거..’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자지를 본딴 그로데스크한 성인용품이었다.
‘설마.. 저걸…?’
“뭐야.. 그걸..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러니까 핸디라고 했잖아.. 이걸 넣고 하는 거야”
“너..넣어?”
“그렇지. 누나 거기에 이 딜도.. 넣을 거라니까. 넣고 하도록 해 누나~”
지훈의 뒤쪽에서 지혜가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유미를 창피하게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비겁하게도…
“헛소리 하지 마! 핸디? 그게 무슨 핸디야? 그저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던 거지? 왜 그렇게 비겁한 거니? 잘도 그렇게 상처주는 것만 생각나나보지? 말도 안돼… 누가 이런 시합 한대? 갈 거야”
화가 치밀어 올라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지훈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래?”
단 한마디 뿐이었다. 그리고는 딜도를 가방에 넣고는 돌아섰다.
“가자 그럼 지혜야”
낡은 테니스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재미 없게…”
라며 투덜거리는 지혜에게 지훈이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누나가 하기 싫대잖아. 어떻게 하겠어.. 그래도.. 이제 그 자식이 누나랑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될 테니까 어차피 헤어질 거야 저 두사람. 그 편이 너한테는 더 낫지 않아?”
마치 지혜를 달래듯이 그렇게 말을 하고는 유미를 흘깃 바라보았다.
“자 그럼 가자고”
“자..잠깐만.. 어딜 가려는 거야?”
“알 거 없잖아?”
“기..기다려..”
그런 유미를 보며 탈의실로 향하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자..잠깐만.. 설마.. 희성이에게…? 부탁이야.. 기다려줘..”
자신의 입장을 깨달았다. 저항 같은 건 안되는 일이었다. 그게 아무리 치사한 일이라 하더라도 따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도 뼈 아프게 깨닫고 말았다.
“제발 부탁이야.. 기다려 봐”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 피할 방법이 없었다.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어깨를 떨어트린 채 울것만 같은 표정의 유미를 향해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하면…. 하면 되잖아..”
“뭐야? 장난쳐? 놀구 있네… 그게 뭔가를 부탁하는 태도야?”
“응? 아.. 미…미안..”
“하기 싫대며? 뭐 강제로 시킬 생각은 없다니까? 그렇게 하고 싶으면 제대로 얘기해봐. 성의를 보이란 말야”
라켓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 할 말이 없었다.
“어쩔 거야? 할 거야? 말 거야? 확실하게 정하라니까?”
날카로운 지훈의 질책이었다.
“미..미안해요.. 아까는… 내가.. 심했어요.. 잘못했어요..하겠습니다.. 그…그거… 그걸…. 넣고.. 할게요… 하….하고 싶어요.. 하게…해……주세요”
그렇게 부탁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도 비참했지만 이빨을 악물고 그렇게 부탁했다.
퉁~ 하며 큰 포물선을 그리며 네트를 넘어온 지혜의 서브를 쫓아갔다. 한발을 내딛을 때마다 굵은 딜도가 위치를 바꾸며 보지 안쪽을 자극해왔다. 묵직한 위화감과 함께 짜릿한 자극이 동시에 느껴지고 있었다. 움직임이 심해질 때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자극도 이제는 무시하지 못했다.
“하흐음!”
거친 숨을 몰아쉬며 종종걸음으로 공을 쫓아가 라켓을 들어올린 순간, 유미는 작은 비명과 함께 코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으음.. 시..싫어.. 하음.. 으으음.. 하아~”
갑자기 딜도가 뱀처럼 꿈틀거리며 거칠게 보지 안쪽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라켓을 집어던지고 스커트 위에서 두 손으로 그 부분을 누르고 있는 유미의 옆으로 볼이 굴러갔다.
“아으음.. 하흑~ 아…안돼… 그..그만.. 아아음.. 하흑.. 으으음”
엎드린 채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빨간 리본이 유미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흔들리고 있엇다. 그렇게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떨고 있는 유미의 뒷모습은 요염하기까지 해 보였다. 심판석에 앉아 있던 지훈이 태연하게 리모콘의 스위치를 조작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벌써 몇번째인지 몰랐다. 유미가 볼을 쳐내려고 할 때마다 진동을 통한 자극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선배, 어쩌죠? 첫게임은 내가 이긴 거 같은데~”
생글거리며 말하는 지혜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진땀을 흘리고 있는 등줄기로 셔츠가 달라붙어 있었다. 분함을 느끼고 있을 여유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하아.. 하아..아흑~”
간신히 딜도의 진동이 멈췄다. 온몸으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유미에게 지혜가 재촉했다.
“자 선배, 벌칙 해야죠?”
그런 지혜를 노려보며 간신히 일어섰다. 커다란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초점조차 흐려져 있었다. 인도어 테니스 코트의 풍경이 흐리게 보였다.
“뭐해요? 빨리 벗지 않고…”
더 이상 무리였다.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조금은 남아있는 우선 알몸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입고 있던 언더팬티에 손가락을 걸었다. 빨리 끝내고만 싶었다. 허벅지를 따라 벗겨지는 하얀 언더팬티는 앞부분 뿐만이 아니라 엉덩이 부분까지 온통 젖어 있었다. 애액이 실처럼 늘어지며 방울져 흘러 내렸다. 주저하면서도 쭉 뻗은 긴 다리를 따라 발목으로 언더팬티가 떨어져 내렸다. 둥글게 말려진 언더팬티를 지훈이 줏어 들었다.
“어휴.. 이 젖은 것 좀 봐. 후후 이제 두번째 게임.. 이번엔 누나 서브네?”
쉴 틈도 없었다. 유미의 손에 볼을 들게 하고는 등을 밀어 코트로 되돌려 보냈다.
“뭐해? 어서 하라니까?”
재촉대로 공을 공중에 띄웠다. 라켓을 들어 서브를 넣으려는 순간이었다.
“아.. 거기 털이 다 보이잖아.. 창피하지도 않나봐?”
이번엔 지혜의 목소리였다. 손이 흔들렸다. 제대로 맞지 않은 볼이 네트를 흔들었다. 그냥 시합이었다면 절대로 질 턱이 없는 시합을 결국 두게임이나 스트레이트로 지고 말았다.
“자 이번엔 뭘 벗을 거에요? 위? 아래?”
단 한번도 볼을 건드려보지도 못했다.
“가슴? 엉덩이?. 선배.. 어느쪽이죠?”
지혜의 질문에 지훈이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아.. 하아..아.. 하아…”
비틀거리며 코트를 뛰어다녔다.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아래에서 시작된 강한 자극이 머리끝까지 훑고 지나갔다. 똑 같은 반복이었다.
“이…이제.. 그..그만…”
무릎을 짚고 몸을 지탱한 유미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하지만 마치 처녀 같은 선명한 핑크색을 가진 유미의 보지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라도 하는 듯 딜도를 꼭 물고 떨어트리지 않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넘쳐 흐르는 보지물이 무릎까지 적시고 있었다.
“아음… 왜…?’
지금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이성과는 반대로 유미의 몸은 원하고 있었다.
“시…싫어…”
굴욕의 벌칙게임에도 불구하고 심장은 심하게 고동치고 있었고, 전신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피학의 쾌감에 사로잡혀 마치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이곳이 어딘지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 천천히 팔을 교차시킨 후 한번에 티셔츠를 벗었다. 풍만한 가슴이 튕겨져 나오며 흔들렸다.
“우와~ 선배.. 가슴 정말 크다~~. 이런 곳에서 봐달라는 듯이 벗는 거에요? 창피하지도 않나?”
2면밖에 없는 실내코트에는 그들 밖에 없었지만 동성의 후배의 시선을 받고 수치심에 휩싸였다. 몸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시..싫어.. 그렇게.. 보지마…”
두 팔로 가리기는 했지만 어깨부터 가녀린 허리까지 조금의 군살도 없이 뻗어내린 아름다운 몸의 라인까지 전부 감출 수는 없었다. 천정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혼자 반라로 서 있는 유미의 몸에서 긴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자, 이젠 지혜가 서브할 차례네.. 뭐해요? 준비하지 않고?”
지금 자신의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조금씩 느껴지는 자극에 빠져들고만 싶었다.
‘그래.. 시합..이번에야 말로…’
어깨 넓이로 다리를 벌리고 서브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커트는 말려 올라가 올려붙은 엉덩이가 그대로 보여지고 있었다. 티끌 한점 없는 눈처럼 하얀 상반신에 자리한 탄력있는 가슴은 공기의 흐름조차 애무처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 가요..”
보통 때 같았으면 가볍게 코트를 뛰어다닐 수 있었다. 도도하고 화려한 미모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었다. 지금까지 계속 그런 유미를 재수없어 하고 있던 지혜 앞에서, 그랬던 유미가 그로테스크한 딜도를 집어 넣은 채 간신히 치욕을 견디고 있었다. 살살 봐주면서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재미있어 죽을 지경이었다.
일부러 가장 받아치기 힘든 곳을 노렸다. 유방을 위 아래로 출렁이면서 공을 쫓아간 유미가 완만한 움직임으로 라켓을 휘드려고 할 때였다. 또다시 ‘하흑’이라는 신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아흑.. 아아,.. 하아.. 아으음”
코트에 엉덩방아를 찧은 채 다리 사이를 손을 넣고 있는 유미의 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하아.. 하아,, 아아~ 하흐흑~”
미간을 찌푸린 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반쯤 열린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교성이 절정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아.. 안돼… 시..싫어.. 아으음.. 아흑.. 하아.. 으응~”
“정말 음탕하네~”
언제부터인가 지혜가 몸을 떨고 있는 유미 앞에 서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런 여자가 희성오빠의 여자친구라니.. 용서할 수 없어. 오빠 옆에서 꼭 떼어놓을 거야”
지혜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아침부터 자극받고 있던 몸이 쾌감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당신 같은 여자… 절대 용서 못해”
절정으로 향해 치닫고 있었다. 노출의 묘한 자극이 첨가제가 되어 더큰 느낌을 전해오고 있었다.
“아흑.. 시..싫어.. 안돼… 하읏,.. 하아… 하아.. 머..멈춰줘…아음… 하아앙”
저항도 부질 없었다. 쾌감의 파도에 휩쓸려가고 말았다. 차갑게 내려다 보는 후배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안돼.. 아흐흑… 아으음,,, 하아 하아,,, 아아아아”
이대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멍한 머리속에서 한가지 유혹이 떠 올랐다. 딜도를 뽑으려고 하던 유미의 손이 멈칫했다. 그렇게 딜도를 잡고 있던 손이 오히려 더 깊게 딜도를 밀어넣고 있었다.
“하흑~! 가.. 갈 거 같아…”
짧은 비명과 함께 머리를 흔들었다. 허리가 활처럼 휘며 하늘로 향했다가 떨어졌다. 코트 한켠에서 실신한 듯이 엎드려 있는 유미의 발가벗은 엉덩이를 지혜가 테니스화를 신은 발로 쿡 하고 찔렀다.
“최악이야.. 더러운 년.. 너 같은 건 사라져버려..”
“과외하러 갈 시간이네.. 먼저 가야겠다”
“가르치는 게 고딩이라 그랬지? 꼬시거나 하는 거 아냐?”
“뭐래니? 어벙벙해서 짜증날 지경인데”
유미를 한참 가지고 놀 때의 증오에 찬 표정과는 정 반대였다. 평소의 천진난만한 어린 얼굴의 지혜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그래도 보수는 제법 되지 않아? 나도 식당일 때려치우고 과외나 할까보다”
“할맘 있어? 소개시켜줄까? 아니.. 그냥 내가 하던 거 할래? 걔가 정말 짜증나거든”
“뭐냐? 너 짜증나는 애를 떠 넘기기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지훈의 다리 사이엔 유미가 얼굴을 묻고 꿇어앉아 있었다. 빨간 리본의 긴 머리가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 선배 담에 봐요.. 또 놀아줄 테니까”
옷이 벗겨진 채 지훈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은 유미의 등뒤로 지혜의 말이 들려왔다. 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자 적막이 찾아왔다. 탈의실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무엇인가를 빠는 듯한 젖은 소리와 뜨거운 숨결을 내뱉는 유미의 숨소리 뿐이었다.
“그게 아니잖아? 가르쳐 준대로 제대로 못해? 그래서야 이거 뭐 끝나겠어?”
두 손으로 하나씩 땀에 젖은 유미의 젖꼭지를 비틀거나 비벼대맨서 지치지도 않고 유미를 자극하고 있었다. 뿌리까지 침으로 뒤범벅이 된 자지에는 핑크색의 유미의 혀가 엉겨 있었다. 유미의 하얀 손은 지훈의 불알을 쓰다듬고 있었다.
“어쩔 수 없군.. 끝까지 빨아들여봐”
크게 숨을 한번 들이 쉰 후 지훈이 시키는대로 입안 깊숙히 빨아들였다. 눈을 뜨자 어느 사이엔가 유미는 탈의실의 바닥에 눕혀져 있었다. 알몸의 상반신으로 천정으로 보고 누워 스커트 마저 말려져 올라가 있었다. 문득 수치스러움이 더욱 크게 밀려들어왔다. 반항을 하면 할수록 더 심한 일을 당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시키는대로 따르며 고통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넘기는 수 밖에 없었다. 지훈의 자지를 빨라는 명령에도 아무런 말 대답도 하지 않고, 지혜가 비웃으며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지훈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목 깊숙히까지 자지기둥을 빨아들이고, 혀를 내밀어 버섯모양의 귀두를 낼름거렸다.
“아 맞다. 내가 시키는대로 그자식이랑 약속 잡았어?”
유미의 입안에서 자지를 움직이며 지훈이 물어왔다. 차차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기색을 감추며 허리를 꿈틀거리는 유미의 모습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 보며 지훈이 말했다.
“나중에 꼭 생각해 내라고.. 알아들어?”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고 지훈의 자지를 입에 문채 올려다 보았다.
“그 자식이랑 키스 할 거 아냐.. 그 때 그 입술로 조금 전까지 이렇게 내자지를 빨고 있었던 걸 꼭 되새겨 보라고”
이런 악마 같은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던 사실이 너무나도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유미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감정을 가라앉히며 지훈의 자지를 더욱 세차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좀 늦는데?”
언제나 약속장소로 이용하던 스타벅스의 창가 자리에서 창밖으로 오고가는 사람들을 내다 보고 있었다. 흘깃 눈을 준 시계는 약속시간에서 30분이 지나 있었다. 지금까지 유미가 늦은 적은 거의 없었다. 희성은 지난 기억을 더듬으며 읽고 있던 논문을 덮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단축다이얼을 누르려다 멈췄다. 조금 늦는 것 정도로 일일이 전화를 한다는 것이 마치 유미를 믿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였다. 유미의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희성은 창밖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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