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숨결-19부
- 딜릴리.. 딜리리.. !! -
" 네.. 한 선민입니다... "
" 잘있어요.. 나 지 수연이예요... "
" 네.. 선배님.. 유진 선배가 미국가셨다고 하시던데.... "
유진으로부터 수연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말을 전해들었던 선민은 그런 수연으로부터 전화가오자 반가운듯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 어제 돌아왔어요... "
" 그러셨어요.. 여행은 재미있으셨어요.. "
" 그냥.. 그랬어요... "
" 네.. 그런데 무슨일로.... "
제주도의 일이후 유진과 대동하여 두어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간혹 전화로 안부를 묻기만 했을뿐 그리 친숙한 관계는 아니였던 수연이 어제 귀국후 하루만에 자신에게 전화를 건것이 조금 의아스럽다는듯 선민이 용건을 물었다.
" 어머.. 섭섭하네요.. 꼭 무슨일이 있어여만 전화를 하나요.. "
" 그런게 아니라.. 귀국하자마자 전화를 하셨길래... 죄송해요.. "
" 농담이예요.. 실은 미국가서 재훈씨 만났거든요... 그래서 전화했어요.. "
" 재훈 오빠를요... "
재훈을 만났다는 수연의 말에 선민이 내심 긴장을하며 물었다.
" 네... 우연히 거리에서 만났는데... 미국에 있는동안 같이 유학온 분들과 몇번 만났었거든요... "
" 그러셨어요... "
" 네.. 그런데 재훈씨가 선민씨한테 뭐좀 전해달라고 부탁한게 있어서요... "
" 뭔데요.... "
" 저도 잘모르겠어요... 그래서 오늘 좀 만났으면 해서요.. "
" 네.. 그러죠... "
"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
" 전에 유진 선배랑 만났던 화이트캐슬에서 뵙죠.. 시간은 일곱시쯤 괜찮으시겠어요.. "
" 네.. 좋아요.. 그럼 거기서 이따가봐요... "
" 네.. 알겠읍니다... "
수연과의 통화를 끝낸 선민이 수화기를 든체로 재훈이 자신에게 전해달랬다는 물건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이거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
" ........ "
재훈이 전해달랐다며 수연이 내미는 자그만한 꾸러미를 선민이 말없이 건내받았다.
" 그런데.. 선민씨한테 뭐하나 물어볼께 있는데요... "
" 무슨... "
재훈이 보내온 작은 꾸러미를 바라보고 있던 선민은 수연이 무언가 물을것이 있다는 말에 시선을들어 수연을 바라보았다.
" 재훈씨... 유학을 떠난 다른 이유가 있나요... "
" 다른 이유라뇨.... "
" 재훈씨 말하는게 이상해서요... "
" ........ "
" 마치 귀국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것같이 보였어요... 돌아오고 싶어는 하는것 같은데.. 마치 피치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처럼.. "
" 오빠가.... 뭐라고 그랬는데요... "
수연의 말에 선민은 가슴 한구석이 철렁내려 앉음을 느끼며 수연에게 물었다.
" 아뇨.. 딱히 뭐라고 그런건 아닌데.. 느낌이 그랬어요... "
" 느낌이요... "
" 네.. 조금전에도 말했지만 무슨 사정으로 귀국을 미루는 사람처럼요... "
" ........ "
" 그래서 혹시.. 선민씨는 아는것이 있나해서 물어봤어요... "
" 글쎄요.. 저도 잘모르겠네요.... "
대답을 하는 선민의 목소리가 살며시 떨리고 있었지만 수연은 아직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그래요... 내가 잘못 느꼈나.... "
" ......... "
" 미안해요.. 내가 쓸데없는것 물었죠... "
" 아니예요.... "
" 어쨌든 전 분명히 물건 제대로 전했어요.... "
" 네.. 고마워요... "
" 그럼 오늘 저녁은 선민씨가 사는거예요.. "
" 네.. 그러죠... "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수연의 말에 선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그러나 환한 수연의 미소와는 달리 선민의 입가에 머문 미소 사이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 .......... "
수연과 헤어진후 집으로 돌아온 선민은 책상에 앉아 재훈이 보내온 작은 꾸러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마치 귀국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것같이 보였어요... 돌아오고 싶어는 하는것 같은데.. 마치 피치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처럼.. -
선민은 재훈이 보내온 작은 꾸러미를 바라보며 조금전 수연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계속해서 귓전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는 수연의말... 그건 분명히 아직까지도 재훈이 자신을 무거운 짐으로 여기고 있다는 말이 분명했고 재훈이 아직까지 언니인 선영의 그늘속을 헤매고 있다는 반증 이였다. 그렇게 선민은 또다시 밀려오는 참담을 애써 참으며 재훈이 보내온 꾸러미를 집어 들었다.
" ......... "
재훈이 보내온 꾸러미 안에서 청동으로 만든듯한 작은 인형과 편지 한통이 나오자 선민은 청동으로 만들어진 인형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책상위에 가만히 내려놓은뒤 편지를 집어 들었다.
- 선민에게...
어제 이곳에 같이 유학온 태우라는 친구와 그 녀석 애인인 에이꼬와 시내를 구경하다 청동으로 만든 작은 인형이 눈에 띄길래 하나 산건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주인 말로는 손으로 직접 만든거라..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거라고 하더라... 그리 믿음은 가지않는 말이였지만.... 어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말이 마음에 들어서 그냥샀다...
그렇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그 인형을 사가지고 돌아오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게 또 무엇이 있을까하고 말이다....
나자신... 가족.. 친구....
처음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게 과연 몇개나될까..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세상엔 온통 하나밖에 없는것 투성이더구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것...
그래.. 세상은 처음부터 온통 그렇게 하나밖에 없는걸로 가득 메워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는 우리들이 그 부족함을 재우기위해 또다른 복제품을 만들었을뿐..
세상은 언제나 그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것들 만으로도 이미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음을 우리 인간들은 모르고 사는것 같다....
선민아....
그렇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 인형처럼 세상은 온통 하나뿐인 것들로 가득찬만큼 그것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 제아무리 보잘것 없고 작아 보여도 그것이 존재한다는 그 가치만으로도 우리는 그것을 지켜줘야 하는것 아닐까 생각한다... 남들 눈에 초라해 보이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
재훈의 편지를 모두 읽은 선민이 힘없이 편지지를 내려놓으며 재훈이 보내온 청동 인형을 들어 가만히 바라보았다.
- 쨍그랑....!! -
순간 그렇게 청동 인형을 손에들고 바라보던 선민이 거울을 향해 그 인형을 힘껏 집어던지자 거울의 유리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산산히 부서지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 흑..... "
그리고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진 유리 파편을 바라보던 선민이 힘없이 책상위로 쓰러지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훈의 편지를 읽은 선민은 모든것이 절망스러웠다. 재훈은 지금 선영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고귀하고 소중한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것들이란 말을빌어 재훈은 그렇게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사랑을 넘보지 말것을 선민에게 알리고 있었고 그런 재훈의 편지 내용을 눈치챈 선민은 또다시 절망하고 있는것이다.
" 흐흑.... 흑... "
선민은 이제서야 알것 같았다. 재훈은 언니인 선영을 잊기 위해서 떠난것이 아니였다. 재훈은 자신의 사랑이 시들어 가기를 바라며 단지 시간을 벌기위해 자신을 떠난것이였다. 그러나 재훈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식을것 같지않자 수연의 말처럼 재훈은 귀국할 생각을 하지않은체 언제까지 그곳에서 자신의 사랑이 시들때까지 머물생각을 하고있는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며 선민은 재훈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또다시 무너진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은체 더욱 큰 소리로 흐느꼈다.
" 형.. 저녁에 모임 늦지 말아요... "
" 오케이.. 알았다... "
오랫만에 열리는 유학생의 모임에 늦지 말것을 당부하는 태우의 말에 재훈이 걱정말라는 말을 남기며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 .......... "
강의실을 빠져나온 재훈이 계단을 내려가던 재훈은 문득 자신의 눈앞에 전화기가 보이자 두달 가까이 아무 연락이없는 선민을 떠올리며 걸음을 전화기 쪽으로 옮겼다.
" 네.. 강 상훈입니다... "
" 나다... 재훈이... 잘있었냐... "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던 재훈이 상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반갑게 안부를 전했다.
" 어.. 야이.. 자식아.. 연락없어서 죽은줄 알았다... "
" 미안하다.. 그동안 시험때문에 바빴다.. 재희씨는 잘지내냐... "
" 임마... 그렇게 궁금하면 자주 연락해야 할꺼아냐... "
" 미안하도 그랬잖아... "
" 미안한거 아냐.. 너 나중에 귀국하면 나한테 죽을줄 알아라... "
" 그래.. 네 마음대로해라... "
" 자식.. 그래 몸은 건강하냐... "
" 그래.. 덕분에... 잘지낸다.. "
" 그나저나.. 웬일이냐... 연락을 다하고... "
" 그냥.. 그런데 선민이는 잘지내냐... "
" 궁금하면 전화해보면 되잖아... "
" 그냥 묻는 말에나 대답해... "
" 얼마전에 한번 만나고 못봤다.. 그러고보니 요새 연락도 없다... 바쁜가... "
" 언제 만났는데... "
" 한달쯤 됐나... "
" 그래... 그때 별말은 없었냐... "
" 아니.. 그냥 다른때와 다르지 않던데... "
" 그래... "
" 왜.. 무슨 일있는거냐... "
" 아니.. 그냥 궁금해서... "
" 궁금하다니.. 선민이 너한테 연락안하냐... "
" 아니다.. 됐다... 나중에 다시 전화하마... "
" 야.. 재훈아... "
수화기 너머로 자신을 부르는 상훈의 말을 외면하며 재훈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 ........ "
전화기 앞에서 멍하니 선체로 재훈은 생각에 잠겼다. 선민에게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보낸것이 두달전이였지만 상훈의 말대로라면 자신의 염려와는 달리 선민은 그런대로 잘지내고 있는것 같았다. 재훈은 그렇게 의외로 선민이 자신이 바라는대로 마음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선민으로 인하여 내심 불안했던 무거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짐을 느끼며 걸음을 옮겨 전화기 부스를 벗어났다.
" 오빠.... "
그렇게 오랫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건물을 벗어나던 재훈의 귓전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재훈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 선민아.... "
" ......... "
황급히 시선을 돌리던 재훈의 시야에 자신을 바라보고 서있는 선민을 발견하자 재훈은 갑작스런 선민의 출현에 놀란듯 나즈막한 소리로 선민의 이름을 부르며 그자리에 얼어붙어 버렸고 그런 재훈의 모습을 선민이 말없이 바라보고 서있었다.
- 딜릴리.. 딜리리.. !! -
" 네.. 한 선민입니다... "
" 잘있어요.. 나 지 수연이예요... "
" 네.. 선배님.. 유진 선배가 미국가셨다고 하시던데.... "
유진으로부터 수연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말을 전해들었던 선민은 그런 수연으로부터 전화가오자 반가운듯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 어제 돌아왔어요... "
" 그러셨어요.. 여행은 재미있으셨어요.. "
" 그냥.. 그랬어요... "
" 네.. 그런데 무슨일로.... "
제주도의 일이후 유진과 대동하여 두어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간혹 전화로 안부를 묻기만 했을뿐 그리 친숙한 관계는 아니였던 수연이 어제 귀국후 하루만에 자신에게 전화를 건것이 조금 의아스럽다는듯 선민이 용건을 물었다.
" 어머.. 섭섭하네요.. 꼭 무슨일이 있어여만 전화를 하나요.. "
" 그런게 아니라.. 귀국하자마자 전화를 하셨길래... 죄송해요.. "
" 농담이예요.. 실은 미국가서 재훈씨 만났거든요... 그래서 전화했어요.. "
" 재훈 오빠를요... "
재훈을 만났다는 수연의 말에 선민이 내심 긴장을하며 물었다.
" 네... 우연히 거리에서 만났는데... 미국에 있는동안 같이 유학온 분들과 몇번 만났었거든요... "
" 그러셨어요... "
" 네.. 그런데 재훈씨가 선민씨한테 뭐좀 전해달라고 부탁한게 있어서요... "
" 뭔데요.... "
" 저도 잘모르겠어요... 그래서 오늘 좀 만났으면 해서요.. "
" 네.. 그러죠... "
"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
" 전에 유진 선배랑 만났던 화이트캐슬에서 뵙죠.. 시간은 일곱시쯤 괜찮으시겠어요.. "
" 네.. 좋아요.. 그럼 거기서 이따가봐요... "
" 네.. 알겠읍니다... "
수연과의 통화를 끝낸 선민이 수화기를 든체로 재훈이 자신에게 전해달랬다는 물건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이거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
" ........ "
재훈이 전해달랐다며 수연이 내미는 자그만한 꾸러미를 선민이 말없이 건내받았다.
" 그런데.. 선민씨한테 뭐하나 물어볼께 있는데요... "
" 무슨... "
재훈이 보내온 작은 꾸러미를 바라보고 있던 선민은 수연이 무언가 물을것이 있다는 말에 시선을들어 수연을 바라보았다.
" 재훈씨... 유학을 떠난 다른 이유가 있나요... "
" 다른 이유라뇨.... "
" 재훈씨 말하는게 이상해서요... "
" ........ "
" 마치 귀국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것같이 보였어요... 돌아오고 싶어는 하는것 같은데.. 마치 피치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처럼.. "
" 오빠가.... 뭐라고 그랬는데요... "
수연의 말에 선민은 가슴 한구석이 철렁내려 앉음을 느끼며 수연에게 물었다.
" 아뇨.. 딱히 뭐라고 그런건 아닌데.. 느낌이 그랬어요... "
" 느낌이요... "
" 네.. 조금전에도 말했지만 무슨 사정으로 귀국을 미루는 사람처럼요... "
" ........ "
" 그래서 혹시.. 선민씨는 아는것이 있나해서 물어봤어요... "
" 글쎄요.. 저도 잘모르겠네요.... "
대답을 하는 선민의 목소리가 살며시 떨리고 있었지만 수연은 아직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그래요... 내가 잘못 느꼈나.... "
" ......... "
" 미안해요.. 내가 쓸데없는것 물었죠... "
" 아니예요.... "
" 어쨌든 전 분명히 물건 제대로 전했어요.... "
" 네.. 고마워요... "
" 그럼 오늘 저녁은 선민씨가 사는거예요.. "
" 네.. 그러죠... "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수연의 말에 선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그러나 환한 수연의 미소와는 달리 선민의 입가에 머문 미소 사이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 .......... "
수연과 헤어진후 집으로 돌아온 선민은 책상에 앉아 재훈이 보내온 작은 꾸러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마치 귀국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것같이 보였어요... 돌아오고 싶어는 하는것 같은데.. 마치 피치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처럼.. -
선민은 재훈이 보내온 작은 꾸러미를 바라보며 조금전 수연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계속해서 귓전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는 수연의말... 그건 분명히 아직까지도 재훈이 자신을 무거운 짐으로 여기고 있다는 말이 분명했고 재훈이 아직까지 언니인 선영의 그늘속을 헤매고 있다는 반증 이였다. 그렇게 선민은 또다시 밀려오는 참담을 애써 참으며 재훈이 보내온 꾸러미를 집어 들었다.
" ......... "
재훈이 보내온 꾸러미 안에서 청동으로 만든듯한 작은 인형과 편지 한통이 나오자 선민은 청동으로 만들어진 인형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책상위에 가만히 내려놓은뒤 편지를 집어 들었다.
- 선민에게...
어제 이곳에 같이 유학온 태우라는 친구와 그 녀석 애인인 에이꼬와 시내를 구경하다 청동으로 만든 작은 인형이 눈에 띄길래 하나 산건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주인 말로는 손으로 직접 만든거라..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거라고 하더라... 그리 믿음은 가지않는 말이였지만.... 어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말이 마음에 들어서 그냥샀다...
그렇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그 인형을 사가지고 돌아오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게 또 무엇이 있을까하고 말이다....
나자신... 가족.. 친구....
처음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게 과연 몇개나될까..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세상엔 온통 하나밖에 없는것 투성이더구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것...
그래.. 세상은 처음부터 온통 그렇게 하나밖에 없는걸로 가득 메워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는 우리들이 그 부족함을 재우기위해 또다른 복제품을 만들었을뿐..
세상은 언제나 그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것들 만으로도 이미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음을 우리 인간들은 모르고 사는것 같다....
선민아....
그렇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 인형처럼 세상은 온통 하나뿐인 것들로 가득찬만큼 그것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 제아무리 보잘것 없고 작아 보여도 그것이 존재한다는 그 가치만으로도 우리는 그것을 지켜줘야 하는것 아닐까 생각한다... 남들 눈에 초라해 보이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
재훈의 편지를 모두 읽은 선민이 힘없이 편지지를 내려놓으며 재훈이 보내온 청동 인형을 들어 가만히 바라보았다.
- 쨍그랑....!! -
순간 그렇게 청동 인형을 손에들고 바라보던 선민이 거울을 향해 그 인형을 힘껏 집어던지자 거울의 유리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산산히 부서지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 흑..... "
그리고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진 유리 파편을 바라보던 선민이 힘없이 책상위로 쓰러지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훈의 편지를 읽은 선민은 모든것이 절망스러웠다. 재훈은 지금 선영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고귀하고 소중한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것들이란 말을빌어 재훈은 그렇게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사랑을 넘보지 말것을 선민에게 알리고 있었고 그런 재훈의 편지 내용을 눈치챈 선민은 또다시 절망하고 있는것이다.
" 흐흑.... 흑... "
선민은 이제서야 알것 같았다. 재훈은 언니인 선영을 잊기 위해서 떠난것이 아니였다. 재훈은 자신의 사랑이 시들어 가기를 바라며 단지 시간을 벌기위해 자신을 떠난것이였다. 그러나 재훈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식을것 같지않자 수연의 말처럼 재훈은 귀국할 생각을 하지않은체 언제까지 그곳에서 자신의 사랑이 시들때까지 머물생각을 하고있는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며 선민은 재훈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또다시 무너진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은체 더욱 큰 소리로 흐느꼈다.
" 형.. 저녁에 모임 늦지 말아요... "
" 오케이.. 알았다... "
오랫만에 열리는 유학생의 모임에 늦지 말것을 당부하는 태우의 말에 재훈이 걱정말라는 말을 남기며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 .......... "
강의실을 빠져나온 재훈이 계단을 내려가던 재훈은 문득 자신의 눈앞에 전화기가 보이자 두달 가까이 아무 연락이없는 선민을 떠올리며 걸음을 전화기 쪽으로 옮겼다.
" 네.. 강 상훈입니다... "
" 나다... 재훈이... 잘있었냐... "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던 재훈이 상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반갑게 안부를 전했다.
" 어.. 야이.. 자식아.. 연락없어서 죽은줄 알았다... "
" 미안하다.. 그동안 시험때문에 바빴다.. 재희씨는 잘지내냐... "
" 임마... 그렇게 궁금하면 자주 연락해야 할꺼아냐... "
" 미안하도 그랬잖아... "
" 미안한거 아냐.. 너 나중에 귀국하면 나한테 죽을줄 알아라... "
" 그래.. 네 마음대로해라... "
" 자식.. 그래 몸은 건강하냐... "
" 그래.. 덕분에... 잘지낸다.. "
" 그나저나.. 웬일이냐... 연락을 다하고... "
" 그냥.. 그런데 선민이는 잘지내냐... "
" 궁금하면 전화해보면 되잖아... "
" 그냥 묻는 말에나 대답해... "
" 얼마전에 한번 만나고 못봤다.. 그러고보니 요새 연락도 없다... 바쁜가... "
" 언제 만났는데... "
" 한달쯤 됐나... "
" 그래... 그때 별말은 없었냐... "
" 아니.. 그냥 다른때와 다르지 않던데... "
" 그래... "
" 왜.. 무슨 일있는거냐... "
" 아니.. 그냥 궁금해서... "
" 궁금하다니.. 선민이 너한테 연락안하냐... "
" 아니다.. 됐다... 나중에 다시 전화하마... "
" 야.. 재훈아... "
수화기 너머로 자신을 부르는 상훈의 말을 외면하며 재훈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 ........ "
전화기 앞에서 멍하니 선체로 재훈은 생각에 잠겼다. 선민에게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보낸것이 두달전이였지만 상훈의 말대로라면 자신의 염려와는 달리 선민은 그런대로 잘지내고 있는것 같았다. 재훈은 그렇게 의외로 선민이 자신이 바라는대로 마음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선민으로 인하여 내심 불안했던 무거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짐을 느끼며 걸음을 옮겨 전화기 부스를 벗어났다.
" 오빠.... "
그렇게 오랫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건물을 벗어나던 재훈의 귓전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재훈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 선민아.... "
" ......... "
황급히 시선을 돌리던 재훈의 시야에 자신을 바라보고 서있는 선민을 발견하자 재훈은 갑작스런 선민의 출현에 놀란듯 나즈막한 소리로 선민의 이름을 부르며 그자리에 얼어붙어 버렸고 그런 재훈의 모습을 선민이 말없이 바라보고 서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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