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의선-4부
" 야.. 정민우.... "
" ....... "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민우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과 동기생이 선영이였다.
" 어디가.... "
" 응.. 도서실.... "
" 도서실.. 암튼 정 민우 알아줘야돼... 이렇게 좋은 가을날에 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라니.. 너도 참.. 칙칙한 인생이다.. "
" ....... "
민우의 말에 선영이 기가 막힌듯 한심스레 말하자 그런 선영을 바라보며 민우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 웃지마... 정들어.. 안그래도.. 너 어떻게 꼬셔서 애인으로 만들까.. 궁리중인데... "
" 후후.. 농담하지마라.... "
" 농담 아니다... 너 일학년 때부터.. 내가 너때문에 그많은 남자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외롭게 쓸쓸히 지내고 있다는거 아니니.... "
" 후후.... "
" 또 웃어... 네말이 우습다 이거지.... 아휴.. 자존심 상해.... "
" 지존심이 왜 상해.... "
" 너 같은 목석을 눈빠지게 기다리는 내가 한심해서 그런다.... "
" 장난 그만해라... 괜히 사람 뒤숭숭하게 만들지 말고.... "
" 후후.. 그래도 내말에 마음이 혹하기는 하니... "
" 너.. 아닌 다른 여자가 말했으면 그럴지도 몰라... "
" 뭐야.. 이게.... "
" 악... 야... "
민우의 말에 민정이 화가 난 얼굴로 민우의 정강이를 걷어차자 민우가 비명을 지르며 선영을 바라보았다.
" 말 잘못한 벌이다... "
" 아프잖아... "
민우가 자신의 정강이를 손으로 쓰다듬자 그런 민우를 향해 선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러길래.. 누가 사람 무시하래... "
" 내가 언제... "
" 됐다.. 너랑 말 다툼하면 입만아퍼... "
" ...... "
" 너 근데.. 진짜 도서실 갈꺼야... "
" 그래... "
민우가 아직까지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듯 얼굴을 일그러뜨린체 대답을 했다.
" 그래.. 밥한끼 얻어 먹고 미팅 갈려고 했는데.. 안되겠군.... "
" 미팅.... "
선영의 말에 민우가 선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 왜.. 가지말까.. 킹카들 나온다는데... 니가 가지 말라면 안가고 너 따라서 도서관가서 공부할께.. 말해봐... "
" 너 미팅 가는걸.. 왜 내가 가지 말라고 하냐.. "
" ........ "
" 가서 멋있는 사람 만나라.... "
" 휴우.. 됐다.. 됐어.. 내가 바보지... "
" 나 갈께.. 늦으면 자리 없을지도 몰라... 미팅 잘해라.. "
" 알았어.... "
" 내일보자... "
" 그래... "
인사를 마치고 민우가 황급히 걸음을 옮기자 선영이 그 자리에 선채 도서실로 향하고 있는 민우를 바라보며 나즈막히 중얼 거렸다.
" 바보.. 넌 바보야.... "
바보...
그랬다. 선영에게 민우는 언제나 바보였다. 선영은 일학년때 부터 민우를 가슴에 두었다. 처음엔 언제나 말수가 적고 일학년때 부터 공부에 빠진체 학우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민우가 때론 도도하게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론 답답하게만 느껴졌었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며 민우와 가까이 지내면서 선영은 보여지는 모습과는 달리 민우가 이해심 많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란걸 알고부터는 민우에게 조금씩 마음을 빼았겨 갔다. 그리고 작년 여름 같은 학번이였던 철진이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마감하던날 병원 한구석 계단에 혼자 웅크린체 오열하던 민우의 모습을 훔쳐본뒤론 선영의 가슴속에 민우는 한 남자로 자리하고 말았던 것이였다. 하지만 민우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언제나 변함없이 친구로만 자신을 대해왔고 그런 민우를 접할때마다 선영은 가슴 한구석에 아타까움을 심어가고 있었다. 사실 민우에게 자신이 오늘 미팅을 간다는 말도 모두 거짓이였다. 행여 민우의 입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선영은 거짓말을 한것이다. 그러나 민우는 변함없이 오늘도 선영의 가슴에 안타까움에 물들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 얘.. 선영아.. 그만마셔.. 왜 그래... "
선영의 단짝 친구인 지혜는 오늘따라 자신의 자취방을 찾아와 과하게 술을 마시는 선영이 걱정스러운듯 말을 건냈다.
" 지혜야.... "
" 왜... "
" 나 오늘 미팅 간다고 했는데... 가서 좋은 남자 만나래..... "
" 뜬금없이.. 무슨 소리니... "
" 민우가.. 나 미팅 간다니까.. 좋은 사람 만나라고.. 그랬다구... "
" 민우가... "
" 그래... "
지혜는 선영의 말에 왜 오늘 선영이 과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지 이해가 됐다. 지혜는 선영이 가슴속에 민우를 담고 있음을 선영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몇번인가 선영이 민우로 인해 괴로워할적 오늘처럼 자취방에서 같이 술잔을 기울이곤 했었다.
" 그래서.. 미팅 갔다 온거야... "
" 미팅... "
" 그래.. 민우한테 미팅 간다고 했다며... "
" 지혜야... "
" 응... "
" 너 내가 진짜로 미팅 가려했다고 생각하니... "
" 그럼.. 아니야.. "
" 민우가 뭐라 그러나.. 거짓말 해봤어... 그런데 가서 잘하고 오래... "
" 선영아... "
선영이 어느새 눈가에 눈물을 머금어가며 말을 하자 지혜는 안타까운 마음에 선영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 민우.. 그 자식.. 나한테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가 있니... 내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 하는데... 안그러니... "
" 선영아.. 민우가 네 마음을 모르니까 한소릴꺼야...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마... "
" 후후.. 그래.. 그 멍청한 놈은 내가 자기 좋아하는것도 모를꺼야.... "
" 선영아.. 그러니까.. 민우한테 네 감정을 말해.. 이렇게 애만 태우지말고... "
" 아니.. 넌 민우를 몰라.. 민우 아마 내가 그런 이야기하면 나랑 맺었던 친구의 관계마저 끊어버릴꺼야... 그럴순 없어.... "
" 선영아.. 왜 민우가 네 마음을 안받아 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아닐수도 있잖아... "
" 그래.. 아닐수도 있지.. 하지만 무서워... 만약 민우가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고.. 친구 관계마저 끊어 버릴까 무서워.. "
" 너 왜 그렇게 바보같아.. 다른때는 씩씩한 네가.. 왜 유독 민우 앞에서는 그렇게 바보가 되는거야.... "
" 모르겠어.. 나도.. 내가 왜 이렇게 바보같이 구는지... 나도 모르겠어... 나 어떡하니 지혜야.... 민우를 볼때마다 민우의 가슴에 누군가가 있는거 같아..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자기 곁에서 맴도는데도 민우는 모르잖아.... "
" 그건 아닐꺼야.. 선영아.. 우리가 죽 지켜봤잖아.. 민우가 언제 미팅이라도 나가는거 봤어.... "
" 알아.. 하지만.. 마음속에 누군가 없다면 어떻게 이렇게 민우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거야.. 흐흑.... "
" 아니야.. 바보같은 생각하지 말고.. 민우한테 네 마음을 털어놔봐... 응 선영아.. "
" 흐흑.. 모르겠어. 정말... "
선영이 마침내 눈물을 흘리며 목이매인 목소리로 말을하자 지혜는 안타까운 마음에 초조한 눈빛으로 선영을 바라보았다.
지혜로썬 선영의 이런 태도가 늘 답답했다. 언제나 발랄하고 명랑한 선영이 유독 민우와의 관계에서 이토록 작아지는지 지혜는 알수가 없었다. 자신의 친구라서가 아니라 선영은 같은과의 남자 선배들도 눈독을 들일만큼 미모도 뛰어났지만 성격 또한 늘 명랑했기에 많은 남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그런 선영이 언제부터인가 가슴속에 민우를 품기 시작하면서 선영은 오로지 민우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남자인듯 민우 하나만을 바라보았고 지혜가 보기에는 그런 선영이 마치 조선시대에나 있을법한 열녀처럼 보여졌다.
" 그만해.. 선영아... "
" 놔둬.. 오늘은 취하고 싶어... 지혜야.. 술잔 줘... "
선영이 또다시 술잔을 입에 털어넣자 지혜는 더 이상 그런 선영을 바라만 볼수 없다는듯 선영의 팔을 잡으며 술잔을 뺐었다.
" 너.. 정말.. 왜그래... "
" ........ "
" 그러지말고.. 민우한테 이야기하란 말야.. 그러면 최소한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꺼 아냐... 내가 대신 민우한테 이야기해줘.... "
" 안돼.. 그러지마.. 너 그러면 다신 안볼꺼야.. 이야기해도 내입으로 직접 할꺼야... "
"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나.. 너 이런 모습볼때마다 미치겠어... "
" 미안해.. 지혜야.... "
" 누가 미안하다는 소리 듣고 싶댔어.. 너.. 이런 모습보이면 나도 가슴 아프단말야.. 이 바보야..... "
" 지혜야.... "
" 선영아.... "
지혜의 말에 선영이 지혜를 끌어안자 지혜 역시 그런 선영을 끌어안으며 말을 이었다.
" 힘내.. 선영아.. 바보같이 이러지 말고..... "
" 고마워.. 지혜야.. 흐흑... 고마워.. "
" ....... "
그렇게 선영이 자신의 품에 안겨 흐느끼자 지혜는 그런 친구의 측은한 모습이 안타까운듯 더욱 힘주어 선영을 끌어 안았다.
" ....... "
선영이 술에취해 잠에 빠져들자 지혜는 눈물로 얼룩진 선영의 얼굴을 말없이 내려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내려보는 자신의 친구가 자신의 사랑앞에 흔들리며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 선영아.. 미안해... 내가 네 마음 민우에게 전해줄께... 미안해... 네가 더 이상 이렇게 아파하는걸 친구로써 볼수가 없어.. 미안해.. 선영아... "
그렇게 지혜가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잠들어 있는 선영의 흐트러진 머리결을 쓸어올리자 선영이 지혜의 손길을 느낀듯 몸을 뒤척이며 무언가 중얼 거렸다.
" 민우야.... 바보.... "
" ....... "
그렇게 잠결에 선영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있던 지혜는 조금전 자신이 혼자 되뇌였던 말을 다시 떠올리며 선영의 흐트러진 머리결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 야.. 정민우.... "
" ....... "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민우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과 동기생이 선영이였다.
" 어디가.... "
" 응.. 도서실.... "
" 도서실.. 암튼 정 민우 알아줘야돼... 이렇게 좋은 가을날에 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라니.. 너도 참.. 칙칙한 인생이다.. "
" ....... "
민우의 말에 선영이 기가 막힌듯 한심스레 말하자 그런 선영을 바라보며 민우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 웃지마... 정들어.. 안그래도.. 너 어떻게 꼬셔서 애인으로 만들까.. 궁리중인데... "
" 후후.. 농담하지마라.... "
" 농담 아니다... 너 일학년 때부터.. 내가 너때문에 그많은 남자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외롭게 쓸쓸히 지내고 있다는거 아니니.... "
" 후후.... "
" 또 웃어... 네말이 우습다 이거지.... 아휴.. 자존심 상해.... "
" 지존심이 왜 상해.... "
" 너 같은 목석을 눈빠지게 기다리는 내가 한심해서 그런다.... "
" 장난 그만해라... 괜히 사람 뒤숭숭하게 만들지 말고.... "
" 후후.. 그래도 내말에 마음이 혹하기는 하니... "
" 너.. 아닌 다른 여자가 말했으면 그럴지도 몰라... "
" 뭐야.. 이게.... "
" 악... 야... "
민우의 말에 민정이 화가 난 얼굴로 민우의 정강이를 걷어차자 민우가 비명을 지르며 선영을 바라보았다.
" 말 잘못한 벌이다... "
" 아프잖아... "
민우가 자신의 정강이를 손으로 쓰다듬자 그런 민우를 향해 선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러길래.. 누가 사람 무시하래... "
" 내가 언제... "
" 됐다.. 너랑 말 다툼하면 입만아퍼... "
" ...... "
" 너 근데.. 진짜 도서실 갈꺼야... "
" 그래... "
민우가 아직까지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듯 얼굴을 일그러뜨린체 대답을 했다.
" 그래.. 밥한끼 얻어 먹고 미팅 갈려고 했는데.. 안되겠군.... "
" 미팅.... "
선영의 말에 민우가 선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 왜.. 가지말까.. 킹카들 나온다는데... 니가 가지 말라면 안가고 너 따라서 도서관가서 공부할께.. 말해봐... "
" 너 미팅 가는걸.. 왜 내가 가지 말라고 하냐.. "
" ........ "
" 가서 멋있는 사람 만나라.... "
" 휴우.. 됐다.. 됐어.. 내가 바보지... "
" 나 갈께.. 늦으면 자리 없을지도 몰라... 미팅 잘해라.. "
" 알았어.... "
" 내일보자... "
" 그래... "
인사를 마치고 민우가 황급히 걸음을 옮기자 선영이 그 자리에 선채 도서실로 향하고 있는 민우를 바라보며 나즈막히 중얼 거렸다.
" 바보.. 넌 바보야.... "
바보...
그랬다. 선영에게 민우는 언제나 바보였다. 선영은 일학년때 부터 민우를 가슴에 두었다. 처음엔 언제나 말수가 적고 일학년때 부터 공부에 빠진체 학우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민우가 때론 도도하게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론 답답하게만 느껴졌었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며 민우와 가까이 지내면서 선영은 보여지는 모습과는 달리 민우가 이해심 많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란걸 알고부터는 민우에게 조금씩 마음을 빼았겨 갔다. 그리고 작년 여름 같은 학번이였던 철진이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마감하던날 병원 한구석 계단에 혼자 웅크린체 오열하던 민우의 모습을 훔쳐본뒤론 선영의 가슴속에 민우는 한 남자로 자리하고 말았던 것이였다. 하지만 민우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언제나 변함없이 친구로만 자신을 대해왔고 그런 민우를 접할때마다 선영은 가슴 한구석에 아타까움을 심어가고 있었다. 사실 민우에게 자신이 오늘 미팅을 간다는 말도 모두 거짓이였다. 행여 민우의 입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선영은 거짓말을 한것이다. 그러나 민우는 변함없이 오늘도 선영의 가슴에 안타까움에 물들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 얘.. 선영아.. 그만마셔.. 왜 그래... "
선영의 단짝 친구인 지혜는 오늘따라 자신의 자취방을 찾아와 과하게 술을 마시는 선영이 걱정스러운듯 말을 건냈다.
" 지혜야.... "
" 왜... "
" 나 오늘 미팅 간다고 했는데... 가서 좋은 남자 만나래..... "
" 뜬금없이.. 무슨 소리니... "
" 민우가.. 나 미팅 간다니까.. 좋은 사람 만나라고.. 그랬다구... "
" 민우가... "
" 그래... "
지혜는 선영의 말에 왜 오늘 선영이 과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지 이해가 됐다. 지혜는 선영이 가슴속에 민우를 담고 있음을 선영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몇번인가 선영이 민우로 인해 괴로워할적 오늘처럼 자취방에서 같이 술잔을 기울이곤 했었다.
" 그래서.. 미팅 갔다 온거야... "
" 미팅... "
" 그래.. 민우한테 미팅 간다고 했다며... "
" 지혜야... "
" 응... "
" 너 내가 진짜로 미팅 가려했다고 생각하니... "
" 그럼.. 아니야.. "
" 민우가 뭐라 그러나.. 거짓말 해봤어... 그런데 가서 잘하고 오래... "
" 선영아... "
선영이 어느새 눈가에 눈물을 머금어가며 말을 하자 지혜는 안타까운 마음에 선영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 민우.. 그 자식.. 나한테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가 있니... 내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 하는데... 안그러니... "
" 선영아.. 민우가 네 마음을 모르니까 한소릴꺼야...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마... "
" 후후.. 그래.. 그 멍청한 놈은 내가 자기 좋아하는것도 모를꺼야.... "
" 선영아.. 그러니까.. 민우한테 네 감정을 말해.. 이렇게 애만 태우지말고... "
" 아니.. 넌 민우를 몰라.. 민우 아마 내가 그런 이야기하면 나랑 맺었던 친구의 관계마저 끊어버릴꺼야... 그럴순 없어.... "
" 선영아.. 왜 민우가 네 마음을 안받아 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아닐수도 있잖아... "
" 그래.. 아닐수도 있지.. 하지만 무서워... 만약 민우가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고.. 친구 관계마저 끊어 버릴까 무서워.. "
" 너 왜 그렇게 바보같아.. 다른때는 씩씩한 네가.. 왜 유독 민우 앞에서는 그렇게 바보가 되는거야.... "
" 모르겠어.. 나도.. 내가 왜 이렇게 바보같이 구는지... 나도 모르겠어... 나 어떡하니 지혜야.... 민우를 볼때마다 민우의 가슴에 누군가가 있는거 같아..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자기 곁에서 맴도는데도 민우는 모르잖아.... "
" 그건 아닐꺼야.. 선영아.. 우리가 죽 지켜봤잖아.. 민우가 언제 미팅이라도 나가는거 봤어.... "
" 알아.. 하지만.. 마음속에 누군가 없다면 어떻게 이렇게 민우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거야.. 흐흑.... "
" 아니야.. 바보같은 생각하지 말고.. 민우한테 네 마음을 털어놔봐... 응 선영아.. "
" 흐흑.. 모르겠어. 정말... "
선영이 마침내 눈물을 흘리며 목이매인 목소리로 말을하자 지혜는 안타까운 마음에 초조한 눈빛으로 선영을 바라보았다.
지혜로썬 선영의 이런 태도가 늘 답답했다. 언제나 발랄하고 명랑한 선영이 유독 민우와의 관계에서 이토록 작아지는지 지혜는 알수가 없었다. 자신의 친구라서가 아니라 선영은 같은과의 남자 선배들도 눈독을 들일만큼 미모도 뛰어났지만 성격 또한 늘 명랑했기에 많은 남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그런 선영이 언제부터인가 가슴속에 민우를 품기 시작하면서 선영은 오로지 민우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남자인듯 민우 하나만을 바라보았고 지혜가 보기에는 그런 선영이 마치 조선시대에나 있을법한 열녀처럼 보여졌다.
" 그만해.. 선영아... "
" 놔둬.. 오늘은 취하고 싶어... 지혜야.. 술잔 줘... "
선영이 또다시 술잔을 입에 털어넣자 지혜는 더 이상 그런 선영을 바라만 볼수 없다는듯 선영의 팔을 잡으며 술잔을 뺐었다.
" 너.. 정말.. 왜그래... "
" ........ "
" 그러지말고.. 민우한테 이야기하란 말야.. 그러면 최소한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꺼 아냐... 내가 대신 민우한테 이야기해줘.... "
" 안돼.. 그러지마.. 너 그러면 다신 안볼꺼야.. 이야기해도 내입으로 직접 할꺼야... "
"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나.. 너 이런 모습볼때마다 미치겠어... "
" 미안해.. 지혜야.... "
" 누가 미안하다는 소리 듣고 싶댔어.. 너.. 이런 모습보이면 나도 가슴 아프단말야.. 이 바보야..... "
" 지혜야.... "
" 선영아.... "
지혜의 말에 선영이 지혜를 끌어안자 지혜 역시 그런 선영을 끌어안으며 말을 이었다.
" 힘내.. 선영아.. 바보같이 이러지 말고..... "
" 고마워.. 지혜야.. 흐흑... 고마워.. "
" ....... "
그렇게 선영이 자신의 품에 안겨 흐느끼자 지혜는 그런 친구의 측은한 모습이 안타까운듯 더욱 힘주어 선영을 끌어 안았다.
" ....... "
선영이 술에취해 잠에 빠져들자 지혜는 눈물로 얼룩진 선영의 얼굴을 말없이 내려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내려보는 자신의 친구가 자신의 사랑앞에 흔들리며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 선영아.. 미안해... 내가 네 마음 민우에게 전해줄께... 미안해... 네가 더 이상 이렇게 아파하는걸 친구로써 볼수가 없어.. 미안해.. 선영아... "
그렇게 지혜가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잠들어 있는 선영의 흐트러진 머리결을 쓸어올리자 선영이 지혜의 손길을 느낀듯 몸을 뒤척이며 무언가 중얼 거렸다.
" 민우야.... 바보.... "
" ....... "
그렇게 잠결에 선영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있던 지혜는 조금전 자신이 혼자 되뇌였던 말을 다시 떠올리며 선영의 흐트러진 머리결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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