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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47 1,918회 0건
숨결-14부(종결)
" 하흑... 으음... "
" 허업.. 쭙... 쯧... "
어느새 수경의 고개가 하늘로 향하며 젖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를 맞춰서 수경의 유방을 빨아대던 재훈이 혀를 내밀어 수경의 아랫배를 핥아 몸을 아래로 내려가자 수경의 손이 자연스레 풀리자 수경은 풀린 손으로 재훈의 어깨를 밀어내려 했지만 조금씩 온몸을 타고 오르는 쾌감에 재훈의 양 어깨를 움켜쥔체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한체 재훈의 애무를 몸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 으..음... 아..하... "
재훈의 혀가 수경의 배꼽을 혀로 후비자 수경은 고개를 더욱 뒤로 젓히며 자신의 유방을 자랑하려는듯 상체를 하늘로 들어올리자 이제 꼿꼿히 서버린 수경의 유두가 거만한게 고개를 쳐들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하흑... 아... 음...음.. "
" ..... "
재훈이 수경의 바지 호크를 푼뒤 드러난 팬티 언저리를 잡아 당기자 수경의 검은 보지털이 살며시 얼굴을 내밀었고 재훈은 수경의 보지털위로 얼굴을 묻은뒤 아직 벌어지지 않은 허벅지 안에 숨어있는 수경의 보지 입구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표하는듯 보지 언저리를 감싸고 있는 수경의 허벅지에 깊은 입맞춤을 하며 털이 무성한 수경의 보지 둔덕을 오가며 혀로 핥기 시작했다.
" 하흑.. 하학.... 으응.. 음.. "
" 흐읍... 음...... "
재훈이 자신의 팬티를 엉덩이에 그대로 걸친체 앞부분만을 손으로 내린체 보지 둔덕과 닫혀있는 허벅지 안쪽을 오가며 애무를 해대자 수경은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는 기대감에 손을 자신의 팬티 양끝에 하나씩 가져가며 팬티 언저리 안쪽으로 엄지 손가락을 밀어 넣더니 서서히 손을 뻗어 자신의 팬티를 조금씩 내려가자 재훈이 손을 뻗어 이미 엉덩이를 지나 무릎까지 내려온 수경의 팬티를 넘겨 받아 벗겨내려 하자 수경은 다리를 들어 재훈으로 하여금 자신의 팬티가 수월하게 벗겨지도록 도움을 주었다.

재훈은 선영의 발끝에서 선영의 팬티를 떨궈내자 선영의 다리를 잡아 하늘로 들어올린뒤 선영의 발끝부터 서서히 애무를 해가며 자신의 입술이 선영의 무릎 근처를 지난때쯤 선영이 짙은 신음 소리를 내뱉는것이 들리자 재훈은 속도를 조금 높여 선영의 허벅지를 양쪽으로 벌리며 보지 근처 허벅지 안쪽을 입술로 강하게 빨아대자 선영이 조금더 높아진 톤의 신음 소리를 내뱉자 재훈은 선영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나누어 잡은뒤 허벅지 안쪽의 근육이 튀어나올 만큼 선영의 허벅지를 활짝 벌린뒤 검은 보지털 아래에 양 입술을 살며시 벌리며 분홍 빛깔의 보지 속살을 드러내며 울찔거리는 선영의 보지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갔다.

" 아흑.... 악..... 흑... "
마침내 재훈의 입이 활짝 벌어진 자신의 허벅지 안쪽에 자리한 보지로 다가와 강하게 빨자 수경은 단발마의 비명을 토해내며 몸을 비틀었다.
" 아흑... 흑... "
" 쩌업.. 쭙... "
수경의 보지를 강하게 빨던 재훈이 허벅지를 움켜쥐었던 양손을 풀어 허벅지 안쪽으로 거두어 들인뒤 양손으로 수경의 보지살을 양쪽으로 잡은뒤 벌리자 수경의 음핵이 고개를 밀고 모습을 드러냈고 벌어진 수경의 보짓살이 움질거림과 동시에 음수를 토해내고 있었다.
" 아흑.. 아악... 재훈씨... "
" 흐읍.. 읍... "
수경은 재훈이 자신의 보지를 양쪽으로 벌리며 드러난 음핵을 혀로 튕기듯 애무하자 온몸으로 퍼져드는 쾌감에 온몸을 떨었고 벌어진 자신의 보지속으로 재훈의 혀가 들어와 뛰놀자 수경은 마침내 비명같은 신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제 수경은 재훈에 대한 원망을 생각할 겨를 없는듯 했다. 지금 재훈이 자신을 다른 여자로 착각한체 짙은 애무를 하고 있음에도 수경은 밀려드는 쾌감에 정신이 아득해진체 오로지 자신을 휘감고 있는 쾌감에만 정신을 집중한체 온몸을 비틀어댔다.
" 으..음... "
수경의 허벅지 아래에서 얼굴을 묻은체 수경의 보지를 공략하던 재훈이 엎드린체로 몸을 돌리며 수경의 위로 올라와 허벅지를 잡고 수경의 보지를 공략하자 수경의 눈앞에는 재훈의 몸동작에 맞춰 움직이는 재훈의 검붉은 자지가 보였지만 수경은 아직까지 재훈에 대한 원망이 사라지지 않은듯 선뜻 재훈의 자지로 손을 가져가지 못했다.
" 아흑.. 아악... 하악...하악.. "
" ..... "
재훈이 팔을 수경의 허벅지 안쪽 다리 밑으로 손을 넣은뒤 수경의 다리를 양 옆구리로 잡아 당기자 수경의 엉덩이는 하늘로 들려졌고 수경의 보지는 재훈의 코앞으로 다가섰고 재훈은 기다렸다는듯 수경의 보지속으로 혀를 밀어 넣은뒤 마치 자지로 피스톤 운동을 하듯 수경의 보지속을 드나들자 수경은 마침내 손을 뻗어 재훈의 자지를 움켜 잡은뒤 고개를 바닥에서 들어 재훈의 자지를 입으로 물었다.
" 으읍.. 쭙... 쭈우웁.. 쩝... "
" 음.. 음... "
" 쭈우웃.. 쭈웃.. 쩝.... "
수경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재훈의 자지를 입에 문체 빨기 시작했다.
그러자 재훈도 혀의 놀림에 속도를 가했고 수경은 그런 재훈의 행동에 얼굴을 찌푸리며 온몸으로 쾌감을 받아들였고 수경은 이제 양손을 재훈의 엉덩이 위쪽에 감아 재훈의 몸에 매달린뒤 팔의 움직임에 맞춰 고개를 아래 위로 움직이며 재훈의 자지를 격렬하게 빨아대기 시작했다.
" 쭙... 쭈우웁... 쭙.. 하흣.. 웁... "
" 으음.. 헉.. "
" 하학... 아...아... 으윽...핫.. "
하지만 이내 곧 수경은 자신의 입속을 넘나들던 재훈의 자지를 입에서 빼낸뒤 재훈의 하복부에 감은 팔에 힘을 주며 재훈의 아랫배에 얼굴을 묻고 말았다. 더이상 자신의 하복부에 밀려오는 짙은 쾌감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 하흑.. 이제.. 그만... 아악.. 허헉... 그만... "
" 으읍.. 쭈웃.. 허읍.... "
" 아악... 그만해.. 재훈씨.. 그만... 아윽.... "

재훈은 선영이 짙은 신음 소리와 더불어 자신의 하복부에 얼굴을 묻으며 자신의 아랫배를 물자 순간 밀려드는 짜릿한 통증에 선영의 보지에서 입을땐뒤 다시 몸을 돌려 선여의 허벅지 안쪽에 자리를 잡은뒤 선영의 허벅지를 자신의 팔에 두르며 몸을 선영의 얼굴 앞으로 숙이자 이내 선영의 몸은 모든 준비를 끝낸체 재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재훈은 자신의 자지를 손으로 잡은체 선영의 보지 음핵을 자신의 자지로 문대자 선영의 몸은 다시 한번 튕기듯 바닥에서 뛰어올라 재훈의 몸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그런 선영을 가슴에 품은체 재훈은 자신의 자지를 선영의 보지속 깊은 어둠을 찾아 달려 들어가듯 단숨에 밀어넣었다.
" 아윽... 흑... "
" 헛.. "
" 푸욱.. 퍽... 퍽... 쑤걱...퍼..펏.. "
" 아윽..악..악.. 하흑... "
재훈은 자신의 자지에 선영의 보지속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자 허리를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재훈으로썬 그것만이 자신으로부터 혹시 멀어질지 모를 선영을 붙잡아둘 유일한 길이라도 되는것처럼 처음부터 그렇게 격렬하게 선영의 보지를 넘나 들었다.

" 선영아... 선영아.. "
" 윽.............. "
수경은 재훈의 자지가 자신의 보지속을 뜨겁게 만들어감에 정신이 조금씩 혼미해질쯤 재훈의 입에서 다시 선영이란 여자의 이름이 나오자 감았던 눈을 뜨며 자신의 위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허리 운동을 하고 있는 재훈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를 물었다. 마치 자신을 휘감는 쾌락에 더 이상 짙은 신음을 내뱉지 않으려는듯 수경은 아랫 입술을 힘주어 문뒤 다시 눈가를 붉히기 시작했다.

선영.. 선영.. 수경은 그 이름을 머리속으로 되뇌이며 눈을 내려감은체 두주먹을 쥐며 자신의 몸을 휘젓는 재훈의 육체를 뜨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 으..음.. "
재훈은 목을 타들어가는 갈증에감았던 눈을 뜨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눈에 익은 낯선 거실의 천장이 눈에 들어오자 재훈은 지난밤 자신이 어떻게 집에 돌아 온것인지 기억을 더듬었지만 아무것도 떠올릴수가 없었다.
" 끄..응.. "
재훈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몸을 일으키며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섰다.
그렇게 어둠이 짙게깔린 거실로 나서던 순간 재훈은 무언가를 발견하며 몸을 움찔한체 그자리에서 얼어붙듯 서버리고 말았다.
" 누구.... "
재훈은 어둠속에서 몸을 웅크린체 앉아있는 형체를 향하여 긴장된 목소리를 내뱉었지만 어둠속의 주인공은 아무 대답도 없이 그저 말없이 웅크린체 앉아만 있었다.
그러자 재훈은 긴장된 표정으로 어둠속에 묻혀있는 형체 가까이로 발길을 내딛었다.
여자였다. 더우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의 여자였다.
" 누구십니까... "
재훈은 다시한번 어둠속의 주인공을 향하여 정체를 밝히라는듯 목에 힘을주어 다시
물었다. 그순간 이제까지 아무런 미동도 없던 나신의 여자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
재훈의 시야에 박히자 재훈은 내딛던 걸음을 멈춘체 그자리에 우뚝 서버렸다.
" ...... "
" ...... "
나신의 여자가 고개를 들며 자신을 바라보는듯한 순간 두 사람은 어둠속의 서로를
눈에 익히려는듯 말없이 어둠속의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 딸칵.. "
재훈이 거실벽의 스윗치에 손을대자 형광등 불빛이 껌뻑이며 빛을냈고 순간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재훈은 눈가로 자신의 손을 뻗어 그늘을 만들며 나신의 여자를 바라
보았다.
" 수..경아... "
" ..... "
재훈의 시야에서 환한빛이 조금씩 거둬지며 여자의 모습이 확인되는 순간 재훈은 경악스런 눈빛을 하며 나신의 여자 이름을 외쳤다.
" 어떻게.. 여길... 그리고.. "
" ...... "
재훈은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수경이 지금 자신의 거실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것인지
더우기 옷가지 하나 걸치치 않은체 나신의 상태로 수경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자 재훈은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훑어보니 자신 또한 알몸인체 서있는 것이였다.
" ..... "
" ..... "
재훈은 머리속이 온통 뒤엉키며 아무것도 생각할수가 없어서인지 그저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보는 수경의 눈을 재훈 역시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재훈을 올려보던 수경이 시선을 거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재훈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재훈의 눈을 다시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그 순간 재훈은 수경의 아랫 입술에 고여있는 핏자국을 발견하자 놀란 눈으로 다시 수경을 바라보았다.
" ..... "
" ..... "
재훈은 무언가 말을하려 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수경의 눈빛이 조금 싸늘하게 느껴지자 입을 열지 못한체 수경을 바라만 보았고 수경 역시 아무말 없이 재훈을 계속해서 바라만 볼뿐 아무말이 없었다.

" 수경아... "
그렇게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던 수경이 몸을 움직여 자신의 옆을 스쳐지나가자 재훈은 수경의 팔을 붙잡고 수경의 이름을 불렀다.
" ..... "
" 수경아.. 어떻게... 여길... "
" ..... "
수경은 벌거벗은 뒷모습으로 재훈에게 팔을 붙들린체 돌아서있는 모습 그대로 여전히 말이 없었다.
" 수경아.... "
" 내 이름 부르지마... "
" ..... "
" 당신한테 진수경이란 여자는 그저 섹스의 도구에 지나지 않을테니까.. "
" 수경아... "
수경의 말에 재훈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왜.. 아니라고 하고 싶어.. "
" 무슨 소릴하는거야... "
" 무슨 소리냐구.. "
수경이 몸을 돌려 강렬한 눈빛으로 재훈을 노려보았다.
" 당신한테.. 난.. 그저 욕망을 채우기 위한 피신처가 아니였어... "
"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 왜... 술에 취해 기억이 안나니... "
" ..... "
" 그랬니.. 여자에게서 버림받고 욕정을 풀데가 없어지자... 나를 이렇게 만든거니.. "
" 너..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내가...여자한테 버림 받다니.. "
" 왜.. 선영이란 여자한테 버림 받았다는걸 그렇게 숨기고 싶니... "
날카로운 목소리로 수경의 입에서 선영이란 이름이 튀어나오자 재훈은 눈을 커다랗게 뜨며 경악스런 표정을 지었다.
" 어떻게.. 네가.. 선영이를... "
" 왜.. 내가 그 여자 이름을 알고 있어서 놀랬어.. "
" 수경아... 너... "
" 나쁜 자식... "
" 수경아.. 그런게 아니다... "
" 시끄러.. 변명하지마.. 어차피 나한테 그런 변명할 필요 없잖아.. 어차피 난 바람난
정신나간 여자이고.. 넌 그런 나를 통해 참을수 없는 욕정을 풀었으니 된거아냐.. "
" 수경아... "
" 됐어... 이제됐어.. 내가 미쳤었어... 낯선 남자품에 안겨서 욕정의 신음을 내뱉으며
쾌락에 미쳐 몸을 떨었던 내가 미쳤었어... "
" ..... "
" 그래.. 내가 나쁜년이지.. 낯선 남자의 유혹에 넘어간 내가 정신나간 여자지... "
" 그런건 아니다.. 수경아... 그런건... "
" 그런게 아니였다구... 그런게... 그러면서 내몸을 안으면서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불러댔니.. 말해봐.. 그런게 아니였다구... "
" 수경아... "
" 왜.. 술에 취해서 그랬다고 말하고 싶어.. 그러고 싶은거니.. "
" 미안하다.. 수경아... "

" 철.. 썩... "
순간 수경의 손이 높이쳐드는것이 보이는 순간 재훈은 자신의 뺨을 후려치는 수경의
손길에 의해 고개가 돌려졌다.
" 나쁜 자식... 미안하다구... "
" ..... "
" 날 이렇게 만들어놓구.. 이제와서 미안하다구... 흐흑... "
" ..... "
" 이제 난 어떡하라구... 이제.. 난 어떡하라구... 미안하다고.. 미안... 흐흑... "
수경은 자신을 향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재훈의 말에 목청을 높이며 고함을 지르듯
말을 내뱉더니 재훈의 발앞에 주저앉아 오열하기 시작했다.
" 흐흑... 흑.... "
" ...... "
재훈은 그렇게 오열하는 수경을 내려다보며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자신의 기억속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지난밤 자신도 모르게 수경의 몸을
안으며 선영의 이름을 불렀던 것이란 생각이 들자 자신의 발아래 주저앉아 있는
수경에게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었다.
" 흐흑.. 흑.. 흣.. 흐흑.. "
" ...... "
재훈은 오열하는 수경의 앞에 자신의 몸을 낮추며 수경의 몸을 끌어 안았다.
그러자 수경은 쓰러질듯한 몸짓으로 재훈의 품으로 안긴체 계속해서 흐느꼈다.
" 흐흑.. 나.. 이제 어떡해.. 재훈씨... "
" ..... "
" 나.. 이제 어떡해... 흐흑... "
" ..... "
" 흐흑.. 당신이 말없이 사라진후 얼마나 당신을 기다렸는데.. 근데.. 이제와서...
나보고 어떡하라구.. 흐흑... 당신 정말나빠.. 정말... 흐윽... "
수경이 재훈의 가슴을 부여잡으며 목놓아 말을 이어가자 재훈은 수경을 안은 손에 힘을 주며 수경을 자신의 품안으로 더욱 깊숙히 끌어 안았다.


재훈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의 품안에서 눈물 범벅이된체 잠들어있는 수경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수경은 말없이 떠났던 자신을 다시는 그렇게 보내지 않으려는듯 팔을 자신의 가슴에 두른체 꼭 끌어안은 자세로 잠들어 있었고 재훈이 조금씩 몸을 뒤척일때 마다 수경은 본능적으로 움찔하는 몸짓과 더불어 자신의 가슴을 두른 팔에 힘을 주었다.
" ..... "
재훈은 그런 수경을 한참을 내려보다 조심스레 수경의 팔을 자신의 가슴에서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서자 재훈은 방문까지 내딛던 발걸음을
다시 돌리며 수경이 잠들어 있는 침대 옆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곤히 잠들어 있는
수경의 얼굴을 바라보다 손을 뻗어 수경의 머리칼을 살며시 쓸어보며 입을 열었다.
" 미안하다.. 수경아... 어쩌면 너를 가슴 깊이 사랑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경아.. 이제 내 마음속에서 내가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 버렸다... 미안해.. 수경
아.. 행복하게 살아라.... "

" 으..음.. "
수경이 잠결에 몸을 뒤척이며 손을 뻗어 재훈의 몸을 찾아 더듬었지만 자신의 손이
원하는것을 찾지 못한체 침대 시트만을 헤매이자 감았던 눈을 번쩍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자리에서 재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수경은 당황한듯 몸을 일으켜
침실을 나서며 재훈의 이름을 불렀다.
" 재훈씨... "
수경은 화장실 문앞에서 재훈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자 떨리는 손으로
화장실문을 열어보았지만 재훈이 보이지 않자 점점 밀려드는 불안감에 건너방 문을
열어 보았지만 역시 재훈은 보이지 않았다.
" 재.. 훈.. 씨... "
수경은 무언가를 짐작한듯 떨리는 손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며 뛰어가듯 다시 침실로 향했다. 그렇게 떨리는 몸을 진정하며 침실을 둘러보던 수경의 눈에 실내장위에 곱게 놓여진 새하얀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 ..... "
수경은 요동치는 마음을 진정하며 떨리는 손을 뻗어 봉투를 집어든뒤 편지지를 꺼내들며 심호흡을 크게 내쉬었다.

[ 수경아...
먼저 당신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싶어...
처음 이곳으로 이사를와 당신을 처음보는 순간 우리가 이처럼 얽혀지라고는 생각
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밀려드는 내 감정을 이기지 못해 결국 당신을 안고야
말았지..
그래..그건 당신의 말대로 솟구치는 내 욕정을 달래지 못해서였는지 몰라...
하지만.. 당신을 계속해서 안아오며 난 당신의 몸을 통해서 작은 위안을 얻었었지..
그 당시 한 여자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당신의 따스한 몸은
정말로 커다란 안식처였고 당신의 몸안에서 자리한 내몸을 느끼는 순간 난 정말이
지 그 순간만큼은 당신을 사랑했어....

수경아....
그러나.. 이제.. 난 돌이킬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말았어...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
던 그 여자가 결국은 나를 너무 사랑했기에 나를 버렸음을 알아버렸고.. 그렇게
나를 사랑했던 그 여자를 난 내품에서 떠나보내야만 했어...
이런 나를 용서해 달라거나.. 이해해 달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최소한 내가
왜 당신곁을 지킬수 없었는지만은 알아주길 바래...
당신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당신곁에서 당신을 지켜볼수가 없어...
모쪼록.. 그동안 당신과 내게 일어났던 모든일을 잊은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래..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당신을 품고있던 그 순간에는 정말이지 당신을 사랑했어...
그럼.... 안녕... 행복해.... ]

수경은 편지를 모두 읽자 손에서 편지를 떨군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 안돼... 이러면 안돼... 내가 잘못했어.. 내가... 다시는 당신이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른다고 화내지 않을께.. 제발.. 돌아와... 제발... 제발.... "
수경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 앉은체 홀로 중얼 거리고 있었다.
마치 모든것을 잃어버린 허탈감에 휩싸인 넋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 네.. 영업부 강 성훈 대리입니다.. "
" 나다.. 성훈아... "
" 어.. 그래... 잘지냈냐.. "
성훈은 뜻밖에도 재훈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놀랬다.
며칠동안 재훈에게 소식을 묻기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소식이 없던차에 재훈을 찾아 내려가 보려던 참이였던 것이다.
" 나.. 너한테 부탁좀 할께 있어서... "
" 어.. 뭔데... "
" 내 아파트 짐좀 정리해줘라... "
" 아파트... "
" 그래... "
" 아파트는 왜.. 그리고 왜.. 그걸 나에게.. "
" 길게 묻지말고 나 돌아올때까지 내가 좀 정리해서 이삿짐 센터에다 보관좀 시켜놔
라.. "
" 그건 어렵지 않은데... 너 어디가려고 그러냐... "
" 바람 좀 쐬고올께... "
" 재훈아.... "
" 곧 돌아올꺼야.. 그러니까.. 부탁 좀하자.. "
" 재훈아.. 그러지말고 만나서 자세히 얘기하자... 네가 오늘 내려가마.. "
" 그럴필요 없다.. 나.. 지금 서울이다... "
" 뭐라고.. 그럼 만나자.. 나.. 지금 나갈께.. "
" 됐다.. 그럼 너만 믿는다... "
" 재훈아.. 기다려봐.. 야.. 임마... "
" 끊는다... "
" 재훈아.... "
성훈은 재훈을 재차 불렀지만 결국 재훈은 전화를 끊고 말았다.
성훈은 걱정스러웠다. 갑자기 아파트 짐이라니.. 더우기 어딜가기에 그 짐을 이삿짐
센터에 보관을 시키려는 것일까... 성훈은 알수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옴을 느끼자
자신의 의자에 걸려있던 양복 윗도리를 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재훈은 성훈과의 전화를 끝내자 공중 전화 부스 안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재훈은 다시 수화기를 집어들고 공중전화 다이얼의 단추를 눌렀다.
" 여보세요.... "
" ..... "
" 여보세요.. 말씀을 하세요... "
" 정 재훈입니다... "
선민은 순간 재훈이 이름을 밝히자 움찔하며 놀랐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전화였다.
" 네... "
" 오늘 시간 좀 내주실수 있을까요... "
" 지금 어디시죠.. "
" 서울 입니다... "
" 서울이요... "
" 네.. "
" 알았어요.. 어디서 뵐까요... "
" 괜찮으시다면 바로 만났으면 합니다.. "
" 알았어요.. 어디로가면 되죠... "
선민은 재훈과의 통화가 끝나자 몸을 일으켰다.


선민은 아무 말없이 십여분을 찻잔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재훈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재훈의 모습은 한눈에 알아볼정도로 초췌해 있었다. 그런 재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선민은 하늘로 떠나버린 언니를 생각하며 홀로 남아버린 재훈이 안쓰럽게 여겨졌다.
" 절 만나자고 하신 이유가... "
선민이 먼저 입을 열자 그때까지 멍하니 찻잔만을 바라보던 재훈이 놀란듯 눈을 들어 선민을 바라보았다.
" 하실 말씀이라도.... "
" 부모님은 어떻게... "
" 잘 적응하고 계세요.. 어머니도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셨고요.. 아직도 언니방에서
반나절은 앉아있다 나오시지만 그런대로 잘 견디시는것 같아요.. "
" 다행이군요... "
" 네.... "
" ...... "
재훈은 다시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입을 다문체 멍하니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그런 재훈을 바라보며 선민은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움직이는 재훈의 모습이 안타까웠고 그런 재훈이 어찌지내는지 궁금했다.
" 재훈씨는 어떻게 지내세요... "
선민이 다시 묻자 재훈은 또다시 시선을 선민에게 향했다.
" 저도 잘 지냅니다... "
" 다행이네요.. 얼굴을 보고 걱정했는데... "
선민의 말에 재훈이 처음으로 스치듯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 다른 하실 말씀이 있으신것 같은데요... "
" ..... "
" 아닌가요... "
선민의 말에 재훈이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자신의 옆에 놓여있던 물건을 선민에게
내밀었다.
" 이건... "
선민은 재훈이 내민 물건을 바라보며 말을 잊지 못했다.
자신이 재훈에게 건낸 선영이 간직하던 작은 사진첩이였다.
" 이걸.. 왜... "
" 선민씨에게 부탁할께 있읍니다... "
" 무슨... "
" 아직 집에서 선영이의 물건을 치우지 않았다면... 있던 그자리에 그것을 가져다
그대로 놓아주십사하고 부탁 드립니다.. "
" 무슨 의미죠... "
선민은 얼굴을 찌푸리며 재훈에게 물었다.
선민은 지금 재훈의 행동이 자신의 언니인 선영의 그림자를 떨치기 위한 행동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 잠시만 그렇게 해주십시요.. "
" 잠시만이라뇨... "
" 자세한건 나중에 말씀 드리겠읍니다... 부탁드립니다... "
" .... "
" 제가 돌아오게 된다면.. 다시 그걸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
" 어디가시나요... "
선민은 재훈의 말에 질문을 던졌다.
" 네.. 어디 좀 다녀오려 합니다... "
" 얼마동안 가신느거죠.. 또 어디로 가시는데요.. "
" 글쎄요... 자세한건... 하지만 돌아올수 있게 된다면 그때 다시 꼭 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까지만 선영의 물건이 자리한 곳에다 보관해 주십시요... "
" 알았읍니다.. 그렇게하죠.. "
" 감사합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읍니다... "

선민은 운전을 하며 조수석에 놓여진 사진첩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전 재훈의 행동을 되새겨 보았다. 왜 재훈은 자신에게 다시 이 사진첩을
돌려주려 한것일까.. 혹시 언니를 잊기 위해서... 아니면..... 선민은 알수없는 의문에 빠져들었지만 명쾌한 해답을 얻을수가 없었다.
" 끼이익........ "
선민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선민의 차가 귀를 찢을듯한 굉음을 울리며 멈추어섰다. 선민은 갑자기 멈춘 자동차의 반동에 핸들을 쥔 자신의 손등에 머리를 살짝 부딪친뒤 다시 반동에 의하여 자동차 시트에 몸을 부딪쳤다.
선민은 그렇게 요란하게 차를 멈춘뒤 자신의 몸이 균형을 다시 잡자 조수석에 놓여진 사진첩을 집어들며 조금전 재훈과 나누었던 대화 한마디를 떠올렸다.
" 글쎄요.. 자세한건.. 하지만 돌아올수 있게 된다면 그때 꼭 다시 돌려 주십시요.. "
선민은 재훈이 했던 말이 떠오르자 갑자기 눈을 크게뜨며 황급히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 여보세요... "
" 저예요.. 선민이... "
" 아.. 네.. 안녕하셧읍니까.. 무슨일로 전화를... "
" 재훈씨.. 핸드폰 번호가 어떻게되죠... "
수화기 너머로 선민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자 성훈은 무슨일인지 궁금해 하면서 수화기에 목소리를 실었다.
" 그 녀석.. 지금 핸드폰이 안됩니다.. 저도 지금 연락을 취하려고 하는 중인데....
핸드폰을 꺼놔서.. 연락이 안됩니다.. 그래서 지금 그 녀석 집으로 가고 있는 중입
니다.. "
" 재훈씨.. 지금 서울에 있어요... "
" 선민씨가 그걸 어떻게... 저도 아까 그 녀석과 통화를해서 알고 있읍니다만.. "
" 조금전 재훈씨를 만났어요.. 그런데... "
" 재훈이를요... "
" 네... 재훈씨 집이 어디죠... 저도 그리로가죠... "
" 무슨일인데 그러시죠... "
" 만나서 말씀 드리죠... 재훈씨 집이 어딘가요.. "
선민은 성훈과의 통화가 끝나자 악셀레이터를 밟은 발에 힘을주어 차의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 어.. 문이 열렸는데요... "
성훈의 부탁으로 재훈의 아파트를 열려하던 경비 아저씨가 현관문을 열면서 말을하자 성훈은 경비 아저씨로부터 손잡이를 빼앗듯 잡으면서 안으로 들어섰다.
" 저 확실히.. 친구분 맞으신거죠... "
" 네.. 그렇습니다.. 여기 제 명함 있읍니다.. 확인해보시죠... "
성훈은 아직 의심스러운듯 자신을 향해 묻는 경비에게 명함을 건내자 기다렸다는듯
경비 아저씨는 전화기 앞으로 가더니 성훈의 신원을 확인했다.
" 그럼.. 믿고 갑니다.. 가실때 신분증 찾아 가시고요.. "
" 알겠읍니다... "
경비 아저씨는 전화를 통해 성훈의 신분을 확인했음에도 미심쩍어하자 성훈이 건낸 신분증을 건내자 그것을 받아들며 그제서야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현관으로 향했다.

성훈의 천천히 시선을 돌려 거실을 살피다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침실로 들어선 순간 성훈의 시야로 바닥에 널려있는 편지 봉투와 편지지가 들어오자 성훈은 몸을 굽혀 그것을 집은뒤 내용을 읽어내려 갔다.
재훈이 수경에게 남긴 편지였다.

성훈이 편지의 내용을 모두 읽은뒤 거실로 나와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물었다.
" 휴,,우.. "
성훈은 조금전 자신이 읽었던 편지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모든 상황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재훈은 선영이 재훈을 버렸다는 고통에서 헤어나올쯤 내려온 이곳에서 한 여자를 만난듯 했다. 그리고 그 여자와 모든선을 넘은체 지내던중 자신에게서 선영의 모든것을 알아버린뒤 선영을 그렇게 떠나보낸뒤 이곳으로 돌아와 그 여자와 헤어질것을 결심한듯 했다. 성훈은 자신의 생각을 하나씩 정리하며 깊은 한숨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리자 성훈은 몸을 움찔하며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 저예요.. 선민이... "
" 지금 톨게이트를 벗어낫어요.. 어떻게 가면되죠.. "
" 네.. 거기서 나오시다 보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 "

성훈이 아파트 입구에서 몇분인가를 서성거리며 서있자 빨간색 자가용이 아파트로 들어오는 것이 보여지며 그 안에서 운전을 하는 선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성훈은 오른손을 들며 선민에게 흔들어 보이자 그런 성훈의 모습을 선민이 발견한듯 선민의 차가 성훈쪽으로 다가왔다.

성훈은 아파트 입구에 선채로 선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간을 좁혀가고 있었다.
분명 재훈은 무언가를 결심한게 분명했다. 그게 재훈의 말대로 모든것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떠남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재훈은 분명 무언가를 결심한게 분명했다. 성훈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비록 재훈의 집에서 발견한 편지의 내용을 선민에게 말하지는 않지만 모든것을 종합할때 재훈에게 무언가 변화가 생긴게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성훈은 불현듯 무언가가 떠오른듯 선민에게 외쳤다.
" 선민씨.. 갈때가 있어요... 갑시다.. "
" 어딜요... "
" 자세한건 가면서 말하고.. 일단 제차로 함께 움직이죠.. 선민씨 차는 나중에 찾아
가기로 하고요.. 어서요... "
재촉하는 성훈의 말에따라 선민이 창에 오르자마자 성훈은 급하게 차를 출발시켰다.

" 그렇다면.. 재훈씨가.. "
" 아직 모르겠읍니다.. 부디 그러지 말기를 기원하지만.. "
" 그럴리가... "
달리는 차안에서 성훈의 생각을 전해듣던 선민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려는듯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으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 그 녀석... 선영씨가 모든걸 숨긴체 떠났을때도.. 몇번인가 죽고 싶다고 했지만...
그땐 그저 실연의 상처에 못이겨 내뱉은 말로 여겼고.. 그뒤로 차츰 모든걸 정리한
체 잘 지냈었지만... 이번에는.. 그 녀석 어쩌면... "
" 어떻게.... 그런.. "
" 선민씨는 잘 모르겠지만.. 재훈이 그 녀석에게 선영씨는 삶의 전부였읍니다...
그랬기에 선영씨가 재훈의 곁을 떠났을때도 그 녀석 정말 한동안 처참하게 망가지
며 살았었죠... 제가 그렇게 애원했지만 소용 없었어요... "
" ..... "
" 선영씨도 그랬지만... 재훈이 녀석.. 정말 선영씨 밖에 몰랐어요.. 대학에 입학해서
선영씨를 만나서 연인이 되면서 십여년 가까이 재훈이 녀석 정말 선영씨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닐껍니다... "
" 그런데 언니는 왜 재훈씨 얘기를 식구한테 한번도 하지 않았을까요... 전 아직도
그게 궁금해요... "
" 언젠가 선영씨가.. 재훈이와 그 문제로 크게 다툰후 제게 말했었죠... "
" ...... "
" 선영씨의 부모님이 선영씨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요... 자신의 부모님은 선영씨가
외국에 나가 공부를 더한뒤 당신들의 마음에 꼭 드는 사윗감을 들이겠노라고 입버
릇처럼 늘 말씀하셨고 그런 자신의 부모님에게 재훈은 눈에 차지않은 사윗감이 분
명했고 부모님이 그런 재훈을 반대할께 분명하다고... 그래서 선영씨는 재훈의 존
재를 식구들에게 말하지 못했노라고... "
" 하지만 저에게까지 그럴 필요가... "
" 솔직히 거기까진 모르겠읍니다.. 하지만 선영씨는 그 문제로 늘 힘들어했고.. 선영
씨의 고집으로 유학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기대는 변하지 않았던듯 합니
다.. "
" ..... "
" 하지만 나중엔 재훈이 그 문제를 선영씨에게 재촉하지 않았읍니다... 아마도 그것
때문에 가끔 선영씨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재훈은 스스로 그 문제를 덮어 두
기로 한것이죠.. "
성훈의 말을 듣던 선민은 가슴이 답답했다. 자신의 언니인 선영이도 이해되지 않았지만 재훈 또한 그런 상황에서 그저 뭉뚱그레 넘어갔었다는게 선민으로썬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선민 또한 안다. 어려서부터 영민했던 언니에게 걸었던 부모님의 기대가 얼마나 컸었는지 하지만 언니는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억누르는 부모의 기대에 조금씩 반항을 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며 유학을 가지 않겠노라고 부모에게 폭탄 선언을 했고 그 뒤로 얼마동안 언니와 부모간에는 싸늘한 냉기류가 펼쳐졌지만 언니는 그런 순간을 슬기롭게 넘어갔고 그뒤로 다시 언젠가 결혼 문제로 부모와 또다시 한바탕 전쟁을 치렀을때는 그 기간이 꽤 길었었다. 선민은 그런 모든 상황 뒤에 재훈이 있었음을 나중에야 알았고 이제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사랑앞에 강하지 못했던 두 사람이 선민으로썬 답답하게 생각 되었다. 하지만 선민은 두 사람이 나누었던 사랑이란 감정을 떠올리면서 그 사랑앞에 서로 갈라져 울고있는 두 사람의 현실을 떠올리자 연민의 감정이 가슴 가득 피어 올랐다.


선민과 성훈은 무엇인가를 찾으려는듯 시야를 두리번 거리며 강 어귀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선영의 유골이 뿌려진 그 강가였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은 불안한 가슴을 부여안고 재훈의 흔적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 성훈씨.. 저기... "
선민이 무언가를 찾은듯 성훈을 향해 외치자 성훈은 선민이 가르키는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누군가가 강 어귀에 누워 있었다. 그러자 성훈은 그토록 염려했던 일들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굴을 일그리며 그곳으로 달려갔고 선민 또한 성훈의 뒤를 쫓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 하.. 하... "
성훈이 가뿐숨을 몰아쉬며 누워있는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 시켰다.
재훈이였다. 얼굴을 비추는 햇살에 눈이 부셔서인지 재훈은 한팔을 자신의 얼굴에 올린체 조용히 누워있었다.
" 재훈아.... "
성훈은 떨리는 목소리로 누워있는 재훈을 불렀다. 하지만 재훈은 아무 대답없이 움직이지 않자 성훈은 재훈의 앞을 가볍게 치며 다시 재훈을 불렀다.
" 재훈아.... "
그 순간 재훈의 팔이 힘없이 재훈의 얼굴에서 떨어지자 성훈은 놀란 눈을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재훈을 흔들며 소리쳤다.
" 재훈아... 임마... 재훈아... "
" 하.. 하... 성훈씨... "
그제서야 도착한 선민이 성훈이 소리를 지르며 재훈을 흔들는 모습을 보자 선민 역시 놀란 눈을하며 성훈을 불렀다.
" 재훈아.. 정신 차려봐... 재훈아... 이 자식아... 정신차려.... "
" 아.... "
성훈이 아무리 흔들어도 가겨진 재훈의 눈은 떠지지 않았고 그런 상황을 지켜보던 선민이 무언가를 감지한듯 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재훈아... 임마.. 안돼.... 정신차려봐.. 야.. 이 자식아... "
" 하흑... "
선민이 성훈의 절규하듯 악을 쓰며 재훈을 계속 흔들자 입을 막고 있는 손사이로
신음하듯 오열하는 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 재훈아.. 정신차려... 재훈아........ "
그렇게 강 어귀를 따라 절규하는 성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조용했던 강가의 물결은 성훈의 절규하는 목소리에 놀란듯 잔잔한 떨림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알수없는 한줄기 바람이 오열하는 성훈과 선민을 내려다보며 밀려오더니 성훈의 품에 안겨있는 머리결을 쓰다듬듯 지나고 있었다. 마치 이강가에 뿌려진 선영이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숨결을 길게 내뱉듯이......


수경은 차를 아파트 주차장에 세운뒤 걸음을 자신이 살고 있는 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렇게 발길을 옮겨가는 수경의 시야로 아파트 현관 입구에 쌓여있는 짐들이 보여졌다. 아마도 누군가가 이사를 가는듯 했다. 수경은 짐을 정리하는 한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리며 그 옆을 스쳐지나 가며 엘레베이터로 발걸음을 옮긴뒤 엘레베이터가 도착하자 그 안으로 자신의 몸을 실었다.

성훈은 짐을 정리하며 흐르는 땀을 닦기위해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을 팔로 닦아냈다. 그순간 성훈의 시야로 환한 미모의 여자가 걸어오는것이 보였고 그 여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여자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종종 걸음으로 아파트 현관으로 그 모습을 감추어갔고 성훈은 그런 여자의 뒷모습을 사라질때까지 쫓다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한 켠에 놓여진 짐보따리에 주저앉아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물고 불을 당긴뒤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 빌릴리..빌리리리... "
성훈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는 순간에 맞춰 핸드폰 벨이 울리자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 여보세요... "
" 나다... "
" 어.. 그래... "
" 이삿짐은 다 날랐냐.. "
" 임마.. 아직도 내리는 중이다... 혼자 사는놈이 웬짐이 이리 많으냐.. 죽겠다.. "
" 고생한다... "
" 자식이 말루만 고생한데... "
" .... "
" 너 암튼 이삿짐 다 정리하면 가만 안둔다... "
" 그래.. 니 맘대로 해라... "
" 이따 병원에서 보자... "
" 피곤할텐데.. 오지마랄... "
" 안돼.. 자식아.. 너 혼자두면 또 무신짓을 저지르려고.. "
" ..... "
" 임마.. 농담이다.. 농담... 이따가보자... "
" 그래... "
성훈이 전화를 끊은뒤 손에 있던 담배를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 뭐하세요.. 일 안하고... "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성훈이 고개를 돌리자 선민이 짐을 든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선민은 찾아가지 못해떤 자신의 차도 찾을겸 이사짐도 나르겠다며 성훈을 따라 내려왔다.
" 아닙니다.. 재훈이 녀석이 전화를 하는 바람에... "
" 재훈씨가요... "
" 네.. 자식이 고생한다고 약올리잖아요.. "
" 재훈씨가 행여나 그랬을라구요.. "
" 어.. 진짜예요... "
" 알았어요.. 일이나해요.. 얼른 출발해야죠... "
" 넵.. 자자.. 아저씨 서두르죠.. 이러다 오늘안에 출발 못하겠읍니다... "
선민의 말에 성훈은 무안해진 자신의 입장을 무마하려는듯 짐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을 향하여 재촉하듯 떠벌리자 선민은 그런 성훈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재훈은 성훈과의 통화가 끝나자 시선을 창가로 돌렸다.
그리고 창가로 보여지는 바깥 세상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했을 세상의 풍경을 새롭게 인식하며 모든것을 자신의 가슴에 담으려는듯 그렇게 열심히 창밖의 세상을 바라 보고 있었다.
" 주사 맞을 시간 입니다... "
하얀 제복을 입은 간호사가 주사기 통을 들고 병실로 들어서며 말하자 재훈은 창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거두며 주사를 맞기위해 침대에 엎드린뒤 바지를 엉덩이 반쯤까지 내렸다.
" 툭.. 툭.. "
간호사가 자신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자 주사 바늘이 자신의 살을 뚫고 들어오는
느낌에 재훈이 얼굴을 찡그렸다.
" 시간 맞춰 약 드시고요... "
주사를 놓은뒤 간호사가 약 봉지를 재훈앞에 놓은뒤 상냥하게 미소를 지은뒤 다시
병실을 나서자 재훈은 간호원이 건낸 약봉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며칠전 선영의 곁으로 가기위해 자신의 입에 털어 넣었던 약을 떠올리며 재훈은 약 봉지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창가로 향해 하늘을 바라 보았다.

수경은 이사짐을 모두 실은 차가 떠나고 있는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살고있는 성냥갑 같은 이 공간에서 누군가가 또다시
떠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수경은 곧 누군가가 그 빈자리를 다시 채우리라는 생각을 가지며 이삿짐을 실은 차가 아파트를 빠져나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긴 함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그렇게 하나의 하늘을 사이에 엇갈린 한 남자와 여자의 숨결이 교차했다.
그리고 그 하늘 아래에는 또 어디선가 서로의 숨결을 느끼지 못한체 서로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숨결들이 교차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머리위로 펼쳐진 파란 하늘 아래 어디선가 자신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들의 숨결이 흐르고 있음을.. 단지 그 숨결이 저 하늘 아래가 아닌 하늘 밑에서
흐르는 숨결이라면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난 선영의 숨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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