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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4 2,541회 0건
7. 경쟁업체 인수

회사의 업무영역이 커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는 회사를 키울 필요가 있었다. 외주발주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in-house로 내부적으로 처리할 것도 많았다. 직원을 신규 채용하여 훈련시켜 몰려드는 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하기에 무리가 따랐다.

동기가 나의 방을 노크하면서 들어올 때는 이미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형, 점심식사 안하세요?”
시간을 보니 이미 3시가 되고 있었다. 그렇고 보니 점심을 걸르고 있었다. 요즘 밀리는 일을 처리하고 전화통화하느라고 시간에 ?기고 있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연아와 함께 셋이 근처의 일식집으로 들어섰다. 바쁜 시간이 지나서 조용한 분위기에 편안히 음식을 먹었다. 동기의 눈치를 살피면서 나에게 신경쓰는 연아가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중견건설업체들 중 자금압박으로 문을 닫는 업체들이 많은 모양예요.” 동기가 전해주는 시장 소식이었다. 나는 동기와 연아에게 지금 진행되는 사업을 안정권에 묶어두고 다음 단계 사업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였다.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커지고 노령화가 되면서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할 때는 쾌적한 리조트 사업이 활성화가 될 것이야.”
그들은 나의 다음 말을 기대했다.
“베트남에 단지를 확보하여 종합리조트를 개발하고 국내에서 제주도와 해남에 단지를 개발하여 콘도를 운영하려고 해.”
그들은 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정보를 모아서 연구하고 그것을 발표할 때는 이미 성공의 자신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을 그들은 이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움직일 것을 알고 지시사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동기는 일시적으로 자금순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합건설업체를 알아보는데 상장된 업체를 알아봐죠.”
“연아씨는 유럽계 투자은행 중에 전략적으로 함께 인수에 참여할 업체들을 알아봐줘요.”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기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갔을 때 연아가 나를 바라보았다. 비로서
“손은 어떠세요?”
“괜찮아요.” 나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시겠어요.”
나는 대답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동기가 돌아오는 바람에 우리의 대화가 중단되고 우리는 다시 사무실에 복귀했다.

며칠 후 동기가 작성한 자료를 놓고 우리들은 다시 자리를 잡았다. 동기가 조사한 업체들은 가능성이 무척 좋은 회사들이었다. 군침이 돌 정도로 탐이 났다.

그 중에서 채권단의 관리에 있는 G건설은 외국에서 발주하는 사업 규모가 컸다. 채권단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한 상태여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 숨겨진 우발 채무관계가 없었다. 단지 문제는 노조가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하여 약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권리를 갖고 있었다. 그럴 경우 약 4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어서 경영권이 확보될 수 있는 구도였다.

연아는 독일계 투자회사들의 참여의향서와 조건이 적혀있는 텀시트를 갖고 왔다. 아마 자기의 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듯 하였다. 한국의 안보 리스크가 높은 상태에서 그렇게 쉽게 참여의사를 밝히는 경우는 쉽지 않았다.

연아와 동기는 나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나는 동기를 쳐다보면서
“G건설의 조합대표들을 만나볼테니 자리를 만들어줘.”

나는 지시를 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동기가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는 내 나름대로의 타당성과 리스크를 점검하였다. 방법이 있을 듯한데 조합이 길을 막고 있었다. 일단 부딛혀 보기로 하였다.

며칠 후 동기가 데리고 간 곳은 G건설의 회의실 였다. 한 때 재벌기업으로 중심기업으로 위세가 당당하더니 이제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초라한 분위기 였다. 나와 동기가 앉고 맞은 편에 4명의 인사가 앉았다. 나는 일어서면서 나를 마주보고 앉은 사람과 악수를 나누었다.
“고철기요.”
그가 힘을 주면서 악수를 청할 때 나는 하마터면 “악”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손아귀 힘이 좋았으며 처음부터 기세를 제압하자는 의도였다. 그는 키는 나보다 작았지만 현장에서 세월을 보냈는지 피부가 구릿빛이었으며 날카로운 눈을 갖고 있었다.

대화의 시작은 동기가 풀어나갔다. 우리 회사 소개와 구상하는 사업들을 설명하고 협력하거나 인수하려는 업체를 물색한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설명을 듣던 고철기가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박장선 사장, 익히 명성을 들었습니다.”
나는 무안했다. 그들은 이미 우리에 대해서 알아봐서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과 방식 등에 대해서 연구도 많이 하고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만약 우리 회사를 인수하시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나는 그들을 쳐다보며 숨을 들이셨다.
“내가 해주겠다고 약속할 것은 없습니다. 단, 여러분들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셔도 좋습니다. 나는 저희가 계획하는 사업에 죽거나 살거나 함께 할 동반자를 구할 뿐 입니다.”
그들은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다른 인수희망업체들의 임원들이 찾아와서 접대를 해주면서 전원고용에서 보너스 제공 등 여러가지를 제안하였는데 우리가 너무 당당하게 대하니 의아한 모양이었다. 그들 중 몇몇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들을 쳐다보면서
“내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제 자신이 G건설과 저희 회사 공동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입니다.”
무슨 뚱단지 같은 얘기인가 하고 그들의 표정이 일그러지는데 고철기가 일어서면서 “나가서 얘기합시다.” 하면서 나의 말을 짤랐다.

그들의 안내로 우리가 간 곳은 허름한 실비집이었다. 동기와 나는 이러한 분위기가 어색했지만 우리는 그들을 따라가서 그들이 주문하는데로 따랐다. 업무얘기가 종적을 감추고 몇 잔의 술이 돌아가니 무척 음탕한 대화가 오고가기 시작했다. 건설업계의 입들은 험했다.
“언니야 오늘은 나하고 데이트 좀 하자.”
주인집 여자와 종업원들은 40대의 여자들로 퉁퉁한 편이었다.
남자들이 따라주는 술은 주저없이 넙죽넙죽 받아먹고 남자들은 그녀들의 치마속으로 손을 집어넣곤 하였다. 이미 익숙한지 별로 싫어하는 기색도 없이 이 남자 저 남자 옆으로 다니면서 술시중을 하고 있었다.
연기가 자욱한 양념된 돼지갈비에 술은 이미 먹을 만큼 마신 상태였다. 동기는 이러한 분위기가 맞지 않는지 불편하게 있었다. 우리는 밖으로 나왔고 고철기가 나의 손을 끌면서
“박사장, 우리 2차 갑시다.”
나는 동기를 되돌려 보내고 홀로 그들을 따라서 좁은골목 돌아가는 곳에 위치한 과부촌이라는 조명이 깜박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쾌쾌한 냄새가 나는 분위기에 조명은 60~70년도에 자주보던 붉은 등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우리가 방에 안내되고 얼마 후 여자들이 들어왔는데 가관이었다. 대부분 밭에서 일을 하다 급히 소집된 그러한 수준의 형편 들이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배정된 여자와 인사를 하면서 술잔을 교환했다. 이미 알코올로 몸이 충분히 채워졌지만 잔을 채운 술은 이미 독한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술이 술을 먹는 격이 되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플로어에서 서로 부등켜앉고 손장난을 하는 커플도 있었다. 나의 파트너인 인순이는
“어머 이 오빠 얌전하다.”
나에게 술을 따라 주면서 그녀의 손이 나의 성기위로 옮겨갔다. 바지위였지만 그녀가 만져주는 손길에 나의 몸은 제대로 반응을 보였다.

고철기가 나를 쳐다보면서 눈을 끔적했다. 그의 손은 이미 무릅위에 앉은 여자의 속 속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한 방에 함께 모여서 욕구에 따라 동물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그들의 생활이 너무 다른 세상이었다.
“박형, 계곡주 마셔볼레?”
나보다 나이가 많은 고철기는 이제 자연스레 호칭을 바꾸면서 말을 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쾌하지 않았다. 고철기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와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계곡주?”
내가 인순이를 쳐다보니 깔깔 웃으면서 내가 먹여줄께 하면서
테이블에 누웠다. 나를 쳐다보면서 무엇인가 요구하는 듯한데 나는 도무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며 깔깔대고 웃기 시작했다. 고철기가 다가서며
“우리 박형은 귀하신 분이어서 계곡주를 잘 모르시니 내가 따라 드리지.”
누워있는 인순이의 치마를 올리고 팬티를 내렸다.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는데 팬티가 내려져도 인순이의 얼굴 표정은 어색함이 없었다. 되려 나를 쳐다보는 것이 유치원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의 표정이었다. 술을 그녀의 아래배에 붓더니 음부를 거쳐서 흘러 내리는 술을 받아서 나에게 주는 것이었다. 나는 술잔을 받아서 멈칫했다.
사람들은 나의 표정을 보면서 웃기 시작했다. 나는 호기가 생겨서
“좋습니다. 내가 사약을 받겠습니다” 하면서 한 숨에 들이켰다. 모두 박수를 쳐 주었고 나는 술병을 들고서 그녀의 배에 부으면서
“사약을 먹었으니 이제 계곡주를 마시겠습니다.”
하면서 음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술을 혀를 이용하여 핥아 먹기 시작했다.
장중은 내가 그렇게 할 것은 예상 못하고 놀라고 있었다. 그들의 분위기에 동화되는 나를 그들은 반갑게 맞아 주었고 인순이는 나의 혀에 몸을 움찔 거리면서 애액을 뽑아내고 있었다. 순식간에 나의 행동에 자극을 받고 모두 서로의 파트너들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나는 술과 조화된 그녀의 애액을 마냥 빨아 먹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헉헉거리면서 흥분의 고조를 맞고 있었다. 내가 음핵을 빨 때 그녀는 비명까지 지르고 있었다. 우리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을 더욱 자극하여 단체 섹스의 포르노 장면들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인순이가 손을 뻗혀 나의 성기를 만지면서 갈망하는 모습을 보일 때 나는 주저없이 바지를 벗고 나의 성기를 그녀의 음부로 집어넣었다. 천천히 움직였건만 인순이는
“너무 뜨겁다. 자기 나 죽는다.”
“—“
“내 보지 오늘 죽어난다.” 하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나는 강약의 템포로 그녀를 짓이겨 갔으며 그녀의 애액이 분출되는 것을 확인한 후 그녀의 몸을 돌아서게 한 후 무릅과 두손으로 바닥에 구부리게 한 후 뒤에서 삽입을 하였다. 그녀는 앞에 있는 고철기의 바지를 잡으면서 사정을 하였다.
“오빠, 나 죽어요….”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는 흥분의 고조를 하였고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함께 일을 보던 사람들은 이미 사정을 한 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죽는다고 악을 쓰는 인순이를 쳐다보면서 부러워하는 표정으로 우리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한참 후 인순이는 힘없이 나를 쳐다보고 고철기의 파트너였던 진희를 쳐다보면서
“진희가 이 오빠 상대 해줄 수 있어?” 사정을 하였다.
진희는 고철기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고철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을 하자 나의 성기를 잡고 혀로 핥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흥분이 많이 되었지만 사정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었다. 그녀의 애무가 적당히 되었을 때 나는 그녀를 올라타고 다시 교향곡을 연주하는 율동으로 그녀의 몸을 연주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도 교성을 지르면서 흥분을 하고 있었다.
“아, 나 죽는다. 내 보지, 내 보지, 앙앙….”
나와 상대하는 상대들은 다 울면서 죽는다고 야단이다. 그러면서도 행복한 표정은 잃지 않고 있었다.

고철기와 일행들은 우리의 연주를 보면서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진희가 탈진할 때 까지 멈추지 않았고 숨이 넘어갈 듯 할 때 마침내 정지하고 몸을 뽑았다. 진희가 나를 꼭 포옹해주었다. 교향곡의 연주가 끝나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과부촌을 벗어날 때는 이미 늦은 새벽이었다.
“박사장님, 우리 잘해 봅시다.”
갑자기 고철기는 말투도 바꿔가면서 나에게 경의를 표했다. 나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몸이 무겁고 부서지는 것처럼 통증이 왔다. 사정을 자제하여 아랫배에 무엇인가 뭉친 숙변과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느끼지만 배설의 만족보다 그들을 지배한다는 정신적 만족이 나에게 충분했다.

며칠 후 우리는 G건설의 우리사주조합과 합의하여 회사 인수에 참여했다. 모든 것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고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여 모든 것은 기대이상이 되었다. 인수가 마무리 되고 언론에 발표될 때는 두각을 나타내는 제우스 인베스먼트의 G건설의 인수, 독일계 구텐탁 뱅크의 인수 참여 등으로 주가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미 주가상승효과로 투자금액 이상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내가 G건설의 전체 직원회의에 참석해서 인삿말을 하게 되었다.
“박장선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제 개인의 지분을 내놓고 여러분들의 복지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겠습니다.”
연아와 동기를 포함한 우리측 인사들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여러분들이 주인이신 이 회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약속한 것처럼 저도 최선을 다할 것 입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언론에서 파견된 기자들의 후래쉬가 터진 것도 동시였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연아는 이번 G건설 인수로 D건설이 불편해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모든 시공권도 시행 파트너에게 넘긴다는 것은 수익증대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한계가 있었다. 나는 일단 D건설과 부딛치는 일이 없는 분야에 전념할 것을 지시하였다. 차안에서 앞자리에 앉은 동기와 기사의 눈치를 살피면서 연아가 나의 손을 잡아왔다. 나는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희미한 미소를 보냈다.

사무실에 돌아와서 나는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전화기를 들고서 알비타호텔에 있는 꽃집에 전화를 하였다. 몇가지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날 지시한 데로 시간에 맞추어 알비타 호텔 꽃집에서 꽃들이 배달되고 있었다.
방배동의 설여사 집에는 저녁 6시에 만개한 서양난과 간단한 메모가 전달되었다.
“오늘 문득 당신의 얼굴이 그리워 집니다. 이런 적이 종종 있지만 당신에게 달려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당신이 이해해 줄 것을 믿습니다. ㅂㅈㅅ”
설여사는 배달된 난과 메모를 보면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후 4시경에 셀리에게 장미 100송이와 밀라노 치즈케이크가 배달되었다. 메모에는
“너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종종 기억난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셀리가 무척 고맙다. PCS”
셀리는 집안에 있는 빈 그릇을 찾느라고 분주했다. 100송이를 담기에 집안이 비좁은 것 같았다. 100송이가 발산하는 장미향이 문득 박장선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고 생각했다.

저녁 8시 늦은 시간에 연아의 벨을 누른 것은 한 송이의 장미와 커다란 포장된 상자를 전달하는 꽃 배달원이었다. 의아해 하면서 상자를 풀어보니 검은 원피스와 흰 진주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박스 밑에 있는 메모를 열어보니
“연아씨, 당신의 청초한 모습에 그늘을 만든 죄를 용서하세요. 당신이 함께하는 저녁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9시에 찾아갈테니 준비해주세요.”
연아는 눈물이 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잘해보자고 한 말이 오해가 되고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잃어버리고 삶의 의욕도 없었고 그의 곁에 남아있는 것이 무척 힘이 들었었다.
“이제 나는 살아났어.”
독백을 하면서 서둘러 준비를 하였다.

9시에 도어벨이 울리면서 연아가 문을 열어줄 때, 나는 눈이 부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길게 늘어지는 후레아가 있는 드레스가 자연스레 떨어지면서 그녀의 여성을 부각시키는 드레스였다. 앞 부분은 대부분 가려졌으나 등쪽으로 깊게 파진 것이 그녀의 티없는 피부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진주 목걸이는 검은 바탕을 배경으로 고귀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내가 숨을 멈치고 그녀를 감상할 때 그녀는 홍조를 띠면서 부끄러워 하였다. 우리는 이번에 새로 개업한 코란호텔의 블란서 식당에 들어갔다. 이미 예약을 하여서 경관이 좋은 창가로 안내되었다. 식당을 가로질러 우리 테이블로 이동하는 동안에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해야 하였다. 나는 갑자기 에릭 클랩튼의 What a Wonderful Tonight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아름다운 파트너 때문에 내가 부각되고 즐거운 밤을 갖게 된 것을 노래한 것 이었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그녀에게서 한 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었다. 그녀도 그러한 나의 행동에 행복을 느끼는 것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는 디저트로 코낙을 시켰다. 그녀도 코냑을 주문하였다. 그녀를 처음 만날 때 그녀는 코냑을 마셨는데 최근에 나를 따라 위스키를 마시곤 하였다. 코냑잔을 들면서
“당신이 있어서 즐겁고 아름다운 이 밤을 위해서 치어스…”
그녀는 웃으면서 “치어스…”
우리가 코냑을 음미하고 있는데 피아노에서 연주를 하던 사람이 연주를 중단하고 무슨 글을 보고 있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의 감정을 느꼈으나 완벽한 모습을 어지럽힐까봐 다가서지 못한 자칭 바보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커플이 이 자리에 나와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길 바랍니다. 주문하신 곡을 선사하니 즐겨주십시요.”
리차드 클라이더맨의 ‘아트리느를 위한 발라드’가 연주되었다. 언제나 듣기 좋은 곡이었다. 연아가 나를 쳐다보았다. 누가 그 자칭 바보인지 궁금하였으나 알 길이 없었다. 연주가 끝나고 다음 곡이 연주될 때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동하고 있었다. 연주자 피아노 위에 있는 유리잔에 나는 10만원을 집어넣으면서 “수고했습니다. “ 하곤 밖으로 나왔다.

연아는 걷자고 하였다. 쌀쌀한 날씨에 그녀는 나의 팔장을 끼고 바짝 붙었다. 나는 나의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고 그녀의 팔짱을 끼고 걸었다.
“당신이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나는 진심으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 눈물을 흘렸다.
“내가 울보가 된 모양예요. 요즘 여러가지 일로 울일이 많아요.”

내가 그녀를 집입구까지 데려다 주고 그녀를 포옹하고 나의 입술을 그녀의 얼굴로 가져다 달콤한 키스를 하였으나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그녀도 궂이 나를 강요하질 않았다.

우리는 아쉬움을 간직하고 집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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