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다음날 수혼은 강철과 함께 산을 내려왔다. 올 때와는 다르게 수혼이 길을 잘 알고 있어 쉽게 내려올 수 있었다. 강철은 수혼과 같이 걸으며 한 가지 의문에 사로잡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수혼의 걸음걸이가 특이한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자신이 따라가기도 힘들뿐더러 자신은 흘려 내린 땀에 벌써 속옷들이 축축한데 수혼은 땀 한 방울 없이 너무나 편안한 모습인 것이다.
“잠깐만 천천히 가세.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는데 말이야. 자네 걸어가는 품이 좀 이상해서 말이야. 혹시 그것도 노인에게 배운건가?”
“아니야. 이곳에 가끔 오는 신마니에게 배운거야. 그 사람과 가끔 삼을 찾기 위해 같이 돌아다니는데 내가 느려 답답하다며 가르쳐 준거야.”
“머라고 가르치던가?”
“산타는 법이래. 나중에 사부에게 물어보니 축지법이라고 하더군.”
“허허 기가 막히는군. 말로만 듣던 축지법이 존재할 줄이야.”
“머 대단한 것도 아니야. 기를 다리에 모아 마음을 집중하면 누구나 가능해”
“돼내. 자내야 간단하겠지. 나 같은 사람은 백년을 배워도 안돼. 그건 그렇고 내가 싸움에 지면 동생하다고 했는데.....저 그게”
“신경쓰지마! 잊어버렸어”
“아니지! 민강철이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
“그럼! 아저씨가 나이 많으니 형해. 내가 동생하지머”
“그래도 돼나.”
“복잡하게 생각하지마. 내가 동생, 아저씨가 형. 간단하지머”
“허허허허. 좋아 그럼 우리 의형제 하자. 어때”
“그래”
“그럼 좀 말투 좀 고쳐. 형에게 존대 말 쓰라는 건 아니지만 듣기 좀 거북해. 그리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니 지금의 말투 좀 고쳐”
“복잡하군! 알았어요.”
“좋아! 좋아! 민강철이 이 나이에 어린 동생이 생기는군. 하하하”
산을 내려와 마을에 도착하자 강철은 자신이 차를 주차한 곳으로 가서 차를 몰고 왔다. “벤츠 S클라스” 최고급 승용차다.
수혼이 조수석에 타자 차가 서울을 향해 부드럽게 출발한다.
차가 출발하자 수혼은 그대로 잠을 잔다. 처음으로 산을 내려와 세상에 나오는 것인데 도무지 관심이 없다. 참 특이한 녀석이다.
강철은 이 어린 동생을 어떻게 할까 고민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투입한다면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긴 싫다.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소년을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시킨다는 것이 양심을 찌른다. 또한 강철은 수혼이 마음에 든다.
차가 서울에 도착하자 강철은 수혼을 깨운다.
“일어나. 서울이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복잡하군!”
“세상이 그렇지! 참 자네 올해 나이가 얼마야.”
“사부가 19살이라고 했어요.”
“후후후후후. 내가 40이 넘었는데 아들 같은 동생이 생기는군”
분당의 한적한 언덕에 집이 한 체 있었다. 거대한 양옥으로 평소 깍두기 머리에 검은 양복 입는 사람들의 출입이 많고 또 경호가 철저하여 주변 사람들도 잘 접근하지 않는 집이다.
그 집으로 벤츠가 들어서자 주차장에 2명의 검은 양복을 입을 사내들이 달려와 차문을 열다. 강철과 수혼이 차에서 내리자 사내들은 강철을 향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
차를 사내들에게 맡기고 집으로 올라가니 넓은 정원이 있고 거대한 2개의 건물이 있었다. 한쪽은 조금 작고 한쪽은 체육관 건물보다 더 크다.
강철과 수혼이 올라가자 작은 건물에서 한 여자가 뛰어와 강철을 맞는다.
“다녀오셨어요.”
“응. 지나는?”
“아직 학교에서 안 왔어요. 누구지요.”
여자는 헐렁한 흰색 한복에 댕기머리까지 한 이쁘장한 소년이 강철과 함께 들어서자 물었다.
“내 동생이야. 앞으로 우리와 같이 지낼거야. 인사해 이쪽은 조수혼, 이쪽은 형수인 이화선이다.”
“안녕하세요. 조수혼입니다.”
“예. 이화선이예요.”
“자 들어가자”
“저 근데 당신께 이런 어린 동생이 있었어요.”
“의 동생이야. 하지만 친동생보다 소중한 놈이니 잘 대해죠.”
“예. 알았어요.”
강철은 수혼에게 이층에 있는 빈방을 쓰도록 하고 수혼이 필요한 물건은 화선이 준비해 주기로 했다. 수혼이 몸만 달랑 왔기 때문에 준비해야 될 물건들이 많았다.
수혼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자 산에서 쓰던 너와집 자신의 방과 비교하니 하늘과 땅차이다. 방 하나가 너와집 합친 것만큼 크다. 거기다 침대, 소파 TV등 왜만한 가구나 전자제품은 모두 들어있었다.
창가에 가서 밖을 보니 다른 집들에 비해 이집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밖을 지키는 검은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방밖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확 열리며 여자아이 하나가 들어왔다. 교복의 치마를 아주 짧게 입고 상의도 타이트하게 붙여 몸의 윤관이 다 보인다. 길게 내린 머리는 산발에 가깝고 상당히 귀여운 얼굴과는 다르게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보이는 여자아이다.
“너가 조수혼이라는 놈이야. 아빠 동생이라 매.”
수혼은 갑자기 들어온 여자아이를 소파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니 소녀는 수혼의 앞에 덥석 다리를 쫙 버리고 앉는다. 아직은 솜털이 뽀송뽀송한 긴 다리지만 상당히 이쁜 다리다. 수혼이 자신의 말에 대답도 없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자 소녀는 상체를 소파 앞에 있는 탁자를 향해 숙인다. 소녀의 상의가 약간 쳐지며 가슴이 살짝 보인다.
“야! 웃기는 놈이다. 한복에 댕기머리 거기다 비리비리한 몸 정말 웃겨.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말이야. 너 혹시 청학동에서 왔어.”
소녀의 작은 입에서는 쉼 없이 말이 솟아져 나온다. 수혼은 정신없이 떠드는 소리가 귀에 윙윙거리자 귀가 아플 지경이다.
“넌 머야.”
“어 이새끼봐 다짜고짜 반말이내. 처음 보는 숙녀에게 반말이나 찍찍하고 매너 꽝 이내. 너 청학동 출신 아니지. 혹시 거지 아냐! 각설이 타령하다 왔어”
“쌍. 너 머하는 가시내야. 머하는 가시내가 창피한지 모르고 다리 짝 벌리고 앉아서 지랄이야.”
“머머...머야. 지랄이야. 진짜 싸가지 바가지내 이 새끼야. 왜 욕해. 새끼야.
“니가 먼저 시작했지. 왜 가만있는 사람을 건드려. 어린년이 입은 거칠어 가지고”
“십팍!! 나 못 참아. 개새끼”
소녀은 팔을 탁자에 집고 물구나무서듯 다리를 올리고 바람개비처럼 돌면서 수혼의 얼굴로 발이 날아온다. 수혼은 피하지도 않고 소녀의 다리가 얼굴 가까이 오자 소녀의 발목을 잡아당기고 한손으로 엉덩이를 바쳐 침대쪽으로 소녀를 던져 버렸다. 소녀는 붕 날아 침대에 떨어지더니 벌떡 일어나 침대의 반동을 이용하여 날아올라 긴 다리로 다시 수혼을 공격한다.
수혼도 이젠 화가 치밀어 올라 날아오는 소녀의 발을 피하고 떨어지는 소녀의 팔을 잡아 등뒤로 비틀어 소녀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나머지 손도 잡아 비틀어 등뒤로 해서 자신의 한복 깃을 ?어 소녀의 팔을 결박하고는 나머지 깃을 ?어 소녀의 발을 잡아 역시 결박해 버렸다.
“악~~악. 풀어 이새끼야 너 이새끼 내가 누군지 알고....넌 죽었어....빨리 풀어”
“더 떠들면 주둥아리까지 뭉어 버린다.”
“너...너...정말”
소녀는 이제야 좀 겁을 먹었는지 큰눈으로 수혼을 보며 조금은 떨고 있었다.
“너 누구야.”
“십팔 내가 나가기만 하면 넌 그날로 죽어. 죽기 싶음 빨리 풀어”
“아직 기가 살았군. 너 자꾸 떠들면 홀 닥 벗겨서 천장에 매달아 놓다. 나 한다면 하는 놈이다. 그리고 이집에 미련도 없어. 십팔 너 하나 잡고 산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야. 알아들어”
“머...머.이런 새끼가 다 있어.”
“십팔 나 꼭지 돈다. 이리와 쌍”
“악. 알았어. 알았어요. 그만해.”
팔과 다리가 결박당해 바닥에 누워있던 소녀는 정말 수혼이 자신의 앞섬을 벗기려하자 그제 풀이 죽으면 고분고분해 진다.
“너 누구야”
“이집 딸.”
“그럼 강철이 형 딸이야.”
“예”
“십팔 그럼 내가 삼춘 아니야. 너 몇 살이야.”
“17살 고2.”
“그럼 나보다 나이도 적내. 너 무슨 배짱이야. 너가 족벌이 높아, 나이가 많아, 얼굴이 이쁘기라도 해 개기지 마라 잉. 알거냐”
“으...씨 예”
“먼 일로 올라 왔냐”
“저기 밥 먹으라고 말하려고”
“그럼 가자”
수혼이 소녀의 다리를 먼저 풀어주고 다시 팔을 풀어주는데 엎드린 수혼의 배를 향해 소녀의 발이 날아와 정확하게 수혼의 명치에 박힌다.
“아~~악”
수혼은 명정한데 소녀은 자신의 발을 잡고 팔팔 뛰다. 꼭 두꺼운 가죽 샌드백을 차것 마냥 발이 떨어져 나가려고 했다.
“무슨 사람이! 아이 넘 아파”
수혼은 팔팔 뛰고있는 소녀의 앞섬을 잡아 자신의 얼굴 앞으로 끌어당긴다. 수혼과 소녀의 얼굴이 서로 호흡을 느낄 정도로 가까워졌다.
“너 정말 매달리고 싶어”
“아...아니요. 잘못했어요.”
“이름이 머야.”
“미..민지나”
“민지나! 우리 조용히 살자! 나 말이야. 산에서만 살아서 시끄러운거 정말 싫어하거든 그러니까 조심해 알았지”
“예....알았어요.”
“그럼 밥 먹으려 갈까?”
수혼과 지나가 내려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 모양이다.
“소개하지 앞으로 우리와 함께 지낼 내 동생이다. 이름은 조수혼이고 앞으로 날 대하듯 동생을 대해주기 바란다. 알았나”
“예!! 형님”
사내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하고 수혼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사내들은 모두 하나 같이 우락부락하게 생기고 탁 벌어진 어깨에 탄탄한 몸매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천천히 살면서 소개 받으면 되고, 먼저 이쪽은 내 와이프 이화선, 그리고 저쪽은 내 딸인 민지나.”
“저 아빠!! 저 사람 혼내죠. 조금 전에 날 때리고 협 박하고 나쁜 놈이야.”
“무슨 소리야. 설마 동생이”
“앙! 아빠 이거 봐. 다리 부였지.”
강철이 의심스런 눈으로 미나의 다리를 보니 조금 부여 있다. 더욱이 계단을 내려 올 때는 미나의 걸음이 이상했다.
“정말 인가.”
“때렸다면 부러졌겠죠. 말짱하게 걸어 다니지도 못해요.”
“어참. 그렇지. 미나 억지부리마. 내 동생이니 너에겐 삼촌이야. 삼촌한테 버릇없이 굴지 마”
“이...이익 저 어린게 무슨 삼촌이야.”
“이녀석 무슨 말버릇이야.”
“이 씨. 나 밥 안 먹어. 아빠 미워”
미나는 화가 나는지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버린다.
“허허. 자내가 이해하게 딸라미 하나라 오나오나 키워 버릇이 없어.”
“예”
식사가 끝나고 강철은 모두에게 체육관으로 집합하도록 했다. 옆에 있는 거대한 건물이 체육관이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도복을 입고 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쪽 벽에는 검. 도. 창 등의 수련용 무기들이 준비되어 있고, 한쪽 벽은 거울이고 각가지 센드백들이 걸려 있었다. 수혼은 한쪽 구석에 가서 앉았다. 잠시 후 강철이 들어오지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다.
“오늘은 너희들에게 특별한 사람을 소개한다. 동생 잠깐 나와”
수혼이 앞으로 나서자 많은 사람들의 눈이 수혼에게 집중되었다. 178정도 그리 작은 키는 아니지만 보기에 호리호리한 마른체형이다. 더구나 이쁘장한 얼굴에 댕기머리, 조선시대 서당에 다니는 동자 같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번에 나와 의형제를 맺은 조수혼 동생이다. 앞으로 너희들에게 무술을 지도할 분이다.”
“웅성웅성”
“조용. 너희들이 동생을 보고 의아한 모양인데, 오늘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하지. 일대일 대결해서 동생을 이기는 놈은 네일부터 바로 한 구역 준다.”
“웅성웅성”
“제가 해 보겠습니다.”
한쪽에서 덩치가 산만한 사내가 벌떡 일어나 걸어온다. 정형적인 깍두기 머리에 탁 벌어지 어깨 수혼과 함께 서니 수혼의 두배 정도는 덩치가 크다.
“맘 놓고 쳐도 돼요. 심하게 하면 망가질 텐데”
“마음대로 해.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들은 아냐!”
수혼과 강철의 대화를 들은 사내는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수혼의 말에 자존심이 팍 상했다. 저런 비리비리한 놈이 자신에게 망가진다는 망발을 하고 있으니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하악.”
사내는 다짜고짜 수혼의 허릴 잡아 비틀어버릴 심산으로 수혼에게 달려오는데 수혼의 자세가 바닥에 닦을 정도로 굽혀지더니 달려오는 사내의 밑으로 파고들어 사내의 힘을 이용해서 던져 버린다. 거대한 사내의 몸이 공중으로 날아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지니 사내는 다시 벌떡 일어나 다시 덤쳐 온다. 수혼의 손이 주먹도 아니고 수도도 아닌 손가락을 접에 잡더니 덤쳐오는 사내의 목젖을 가격하며 스쳐지나 간다. 수혼의 동작이 너무 빨라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이 겹쳐지는 장면만 목격했는데 덩치는 거품을 물고 앞으로 꼬꾸라진다.
“시시해. 단체로 덤비라고 하세요.”
자리에 앉아 있던 사내들은 수혼의 모욕적인 말에 분을 참지 못하고 5명의 사내가 벌떡 일어난다.
“제가 해 보겠습니다.”
거의 동시에 5명 사내의 입에서 같은 말이 터져 나온다.
“다 나와 한번에 덤벼”
사내들은 계속되는 수혼의 모욕적인 말에 강철을 바라보며 강철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 같았다. 강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하자 5명의 사내가 나와 수혼의 주위를 포위한다.
팔을 늘어트리고 가만히 서있는 수혼은 수많은 허점을 상대방에게 노출하고 있지만 상대방 들은 너무 많은 수혼의 약점에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망설이며 주위만 포위 한체 빙빙 돌고 있었다. 누가 먼저 수혼을 공격하면 같이 모두 덤칠 모양이다.
“공격하지 않을 태니, 공격해봐”
사내들은 참지 못하고 한명이 수혼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동시에 앞, 뒤, 좌, 우에서 동시에 수혼을 공격했다. “흔들흔들” 수혼은 팔은 그대로 둔체 보법과 상체의 움직임만으로 5명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 좁은 공각에서 5명의 공격을 귀신처럼 종이 한 장 차이로 모두 흘려보내고 있는 수혼을 보자 강철을 비롯하여 모든 사내들은 귀신을 보는 것 마냥 놀라 명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너무 느려, 그 주먹은 궁뱅이도 피해. 좀더 속도를 높이고 힘차게 해봐”
사내들은 악이 바쳐 팔과 다리로 수혼을 공격하지만 미꾸라지 마냥 조금씩 벗어나는 수혼의 동작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목 조심해 지금부터 공격한다.”
수혼이 말이 끝나자마자 솟구쳐 오르더니 양발이 일자로 벌어지며 두사내의 목을 정확하게 가격하고 머리를 밑으로 숙여 떨어지며 수도로 두 사내의 목을 가격한다. 공중에서 박쥐처럼 펼쳐진 수혼의 몸은 공중에서 비틀어지더니 나머지 한사내의 목을 향해 몸이 풍차처럼 돌아 가격하며 사뿐히 바닥에 떨어진다. 설명은 길지만 수혼이 공중이 솟구쳐 떨어질때 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5명의 사내는 모두 목을 부여잡고 팍팍 쓰려져 일어날 줄 모른다.
“우와!”
아름답기까지 한 수혼의 무술에 사내들은 경악하며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었다.
“더 할 사람 없어.”
분위기가 좀 진정되자 강철이 사내들에게 외치자 사내들은 고개를 흔든다. 자신들의 실력으로 수혼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모두 인정하는 눈치다. 하지만 한 사내가 조용히 걸어 나온다.
“저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죽죽. 너냐”
“예. 검을 들고 승부해도 된다면 하번 해 보겠습니다.”
“동생은 어떻게 생각해. 죽죽은 해동검도 5단의 실력자야. 조직에서도 검을 든 죽죽을 상대로 승리한 사람은 없어”
“상관없어요. 덤비라고 해요.”
“승부는 정당하게 하자고, 난 목검이 무기야. 당신도 무기를 들어”
“아직까지 누구와 대련하며 무기를 든 적이 없어. 전수공권으로 하는게 편해. 그러니 부담 같은거 갖지 말고 공격해”
“자존심 상하는 군. 좋아.”
죽죽의 손에 목검이 들리자마자 바람을 가르며 수혼의 목을 노리고 쳐왔다. 바람 ?어지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고, 아무리 수혼이 빨리 움직여도 목검을 피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수혼이 산을 오르며 쓰는 특이한 보법을 사용해 피하자 목검을 허공을 가르고 죽죽 또한 앞으로 쏘아져 들어오며 좌, 우 대각선으로 검을 그으니 바위라도 검에 tm치면 부셔져 나가걸 같았다. 검은 한번 승기를 잡으면 폭풍처럼 몰아쳐 상대방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은 걸 특징으로 한다. 자꾸만 피하던 수혼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검의 기세로 뛰어들어 왔다. 남들이 보기에 그건 자살행위 같았다. 파고드는 수혼의 어깨 위로 아슬아슬하게 검이 피해간다. 스친 검은 다시 밑에서 위로 들어오려 배를 가격하는데 수혼의 발이 쳐오는 검을 밟더니 솟구쳐 오르며 공중에서 5번의 발길질이 터져 나온다.
“팍...팍...팍...팍..팍”
발은 죽죽의 가슴을 사정없이 강타했고 수혼의 몸은 죽죽의 뒤에 사뿐히 내려온다.
“우와~~~~~”
지나는 아빠가 큰소리로 화를 내자 성질이 나서 밥도 먹지 않고 자기방에 들어와 씩씩대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빠에게 싫어 소리 한번 들어보지 않고 귀하게만 자란 자신이 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다귀 같은 자식 때문에 혼난 것이 못내 분하고 원통했다.
먼저 자신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다는 것이 분했다. 어려서부터 집안에 있는 아저씨들에게 무술을 배워 원만한 남자는 한주먹감도 되지 않는다. 학교에도 짱을 먹고 유명한 “블랙로즈”의 회장이고 또한 주위 남자학교 애들과 붙어도 져 본적이 없었는데 오늘 만난 놈은 장난이 아니다.
또한 어려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 여자, 저 여자 아빠의 여자가 바뀌는 것을 지켜보며 일부러 말성도 부리고 반항도 많이 했지만 그때마다 아빠는 모든 걸 이해하고 다독거려 주었다. 그런 아빠가 자기 말보다 그놈 말을 더 믿는 눈치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씨.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것 같아. 넌 이제 죽었어.)
지나는 어떻게 하면 이놈을 골탕 먹을 수 있을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마땅히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집안에 있는 아저씨들에게 부탁해 볼까 했지만 아무리 아저씨들이라도 아빠가 수혼에 대해 자기처럼 대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이상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일단 부디쳐 보는 거야. 흥)
지나는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블랙로즈 회원들에게 차례로 열락하기 시작했다.
“모두 사부로 인정하나!”
“예. 형님 사부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장내가 떠나갈 정도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수혼의 실력을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한 사내들은 진정으로 수혼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한다. 멀리서 와서 동생도 쉬어야 하니, 내일부터 정식으로 지도 받기 바란다. 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 동생 할말 있음 해”
“형님이 여러분을 지도하라면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와아~~~~”
다음날 수혼은 강철과 함께 산을 내려왔다. 올 때와는 다르게 수혼이 길을 잘 알고 있어 쉽게 내려올 수 있었다. 강철은 수혼과 같이 걸으며 한 가지 의문에 사로잡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수혼의 걸음걸이가 특이한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자신이 따라가기도 힘들뿐더러 자신은 흘려 내린 땀에 벌써 속옷들이 축축한데 수혼은 땀 한 방울 없이 너무나 편안한 모습인 것이다.
“잠깐만 천천히 가세.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는데 말이야. 자네 걸어가는 품이 좀 이상해서 말이야. 혹시 그것도 노인에게 배운건가?”
“아니야. 이곳에 가끔 오는 신마니에게 배운거야. 그 사람과 가끔 삼을 찾기 위해 같이 돌아다니는데 내가 느려 답답하다며 가르쳐 준거야.”
“머라고 가르치던가?”
“산타는 법이래. 나중에 사부에게 물어보니 축지법이라고 하더군.”
“허허 기가 막히는군. 말로만 듣던 축지법이 존재할 줄이야.”
“머 대단한 것도 아니야. 기를 다리에 모아 마음을 집중하면 누구나 가능해”
“돼내. 자내야 간단하겠지. 나 같은 사람은 백년을 배워도 안돼. 그건 그렇고 내가 싸움에 지면 동생하다고 했는데.....저 그게”
“신경쓰지마! 잊어버렸어”
“아니지! 민강철이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
“그럼! 아저씨가 나이 많으니 형해. 내가 동생하지머”
“그래도 돼나.”
“복잡하게 생각하지마. 내가 동생, 아저씨가 형. 간단하지머”
“허허허허. 좋아 그럼 우리 의형제 하자. 어때”
“그래”
“그럼 좀 말투 좀 고쳐. 형에게 존대 말 쓰라는 건 아니지만 듣기 좀 거북해. 그리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니 지금의 말투 좀 고쳐”
“복잡하군! 알았어요.”
“좋아! 좋아! 민강철이 이 나이에 어린 동생이 생기는군. 하하하”
산을 내려와 마을에 도착하자 강철은 자신이 차를 주차한 곳으로 가서 차를 몰고 왔다. “벤츠 S클라스” 최고급 승용차다.
수혼이 조수석에 타자 차가 서울을 향해 부드럽게 출발한다.
차가 출발하자 수혼은 그대로 잠을 잔다. 처음으로 산을 내려와 세상에 나오는 것인데 도무지 관심이 없다. 참 특이한 녀석이다.
강철은 이 어린 동생을 어떻게 할까 고민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투입한다면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긴 싫다.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소년을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시킨다는 것이 양심을 찌른다. 또한 강철은 수혼이 마음에 든다.
차가 서울에 도착하자 강철은 수혼을 깨운다.
“일어나. 서울이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복잡하군!”
“세상이 그렇지! 참 자네 올해 나이가 얼마야.”
“사부가 19살이라고 했어요.”
“후후후후후. 내가 40이 넘었는데 아들 같은 동생이 생기는군”
분당의 한적한 언덕에 집이 한 체 있었다. 거대한 양옥으로 평소 깍두기 머리에 검은 양복 입는 사람들의 출입이 많고 또 경호가 철저하여 주변 사람들도 잘 접근하지 않는 집이다.
그 집으로 벤츠가 들어서자 주차장에 2명의 검은 양복을 입을 사내들이 달려와 차문을 열다. 강철과 수혼이 차에서 내리자 사내들은 강철을 향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
차를 사내들에게 맡기고 집으로 올라가니 넓은 정원이 있고 거대한 2개의 건물이 있었다. 한쪽은 조금 작고 한쪽은 체육관 건물보다 더 크다.
강철과 수혼이 올라가자 작은 건물에서 한 여자가 뛰어와 강철을 맞는다.
“다녀오셨어요.”
“응. 지나는?”
“아직 학교에서 안 왔어요. 누구지요.”
여자는 헐렁한 흰색 한복에 댕기머리까지 한 이쁘장한 소년이 강철과 함께 들어서자 물었다.
“내 동생이야. 앞으로 우리와 같이 지낼거야. 인사해 이쪽은 조수혼, 이쪽은 형수인 이화선이다.”
“안녕하세요. 조수혼입니다.”
“예. 이화선이예요.”
“자 들어가자”
“저 근데 당신께 이런 어린 동생이 있었어요.”
“의 동생이야. 하지만 친동생보다 소중한 놈이니 잘 대해죠.”
“예. 알았어요.”
강철은 수혼에게 이층에 있는 빈방을 쓰도록 하고 수혼이 필요한 물건은 화선이 준비해 주기로 했다. 수혼이 몸만 달랑 왔기 때문에 준비해야 될 물건들이 많았다.
수혼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자 산에서 쓰던 너와집 자신의 방과 비교하니 하늘과 땅차이다. 방 하나가 너와집 합친 것만큼 크다. 거기다 침대, 소파 TV등 왜만한 가구나 전자제품은 모두 들어있었다.
창가에 가서 밖을 보니 다른 집들에 비해 이집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밖을 지키는 검은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방밖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확 열리며 여자아이 하나가 들어왔다. 교복의 치마를 아주 짧게 입고 상의도 타이트하게 붙여 몸의 윤관이 다 보인다. 길게 내린 머리는 산발에 가깝고 상당히 귀여운 얼굴과는 다르게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보이는 여자아이다.
“너가 조수혼이라는 놈이야. 아빠 동생이라 매.”
수혼은 갑자기 들어온 여자아이를 소파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니 소녀는 수혼의 앞에 덥석 다리를 쫙 버리고 앉는다. 아직은 솜털이 뽀송뽀송한 긴 다리지만 상당히 이쁜 다리다. 수혼이 자신의 말에 대답도 없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자 소녀는 상체를 소파 앞에 있는 탁자를 향해 숙인다. 소녀의 상의가 약간 쳐지며 가슴이 살짝 보인다.
“야! 웃기는 놈이다. 한복에 댕기머리 거기다 비리비리한 몸 정말 웃겨.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말이야. 너 혹시 청학동에서 왔어.”
소녀의 작은 입에서는 쉼 없이 말이 솟아져 나온다. 수혼은 정신없이 떠드는 소리가 귀에 윙윙거리자 귀가 아플 지경이다.
“넌 머야.”
“어 이새끼봐 다짜고짜 반말이내. 처음 보는 숙녀에게 반말이나 찍찍하고 매너 꽝 이내. 너 청학동 출신 아니지. 혹시 거지 아냐! 각설이 타령하다 왔어”
“쌍. 너 머하는 가시내야. 머하는 가시내가 창피한지 모르고 다리 짝 벌리고 앉아서 지랄이야.”
“머머...머야. 지랄이야. 진짜 싸가지 바가지내 이 새끼야. 왜 욕해. 새끼야.
“니가 먼저 시작했지. 왜 가만있는 사람을 건드려. 어린년이 입은 거칠어 가지고”
“십팍!! 나 못 참아. 개새끼”
소녀은 팔을 탁자에 집고 물구나무서듯 다리를 올리고 바람개비처럼 돌면서 수혼의 얼굴로 발이 날아온다. 수혼은 피하지도 않고 소녀의 다리가 얼굴 가까이 오자 소녀의 발목을 잡아당기고 한손으로 엉덩이를 바쳐 침대쪽으로 소녀를 던져 버렸다. 소녀는 붕 날아 침대에 떨어지더니 벌떡 일어나 침대의 반동을 이용하여 날아올라 긴 다리로 다시 수혼을 공격한다.
수혼도 이젠 화가 치밀어 올라 날아오는 소녀의 발을 피하고 떨어지는 소녀의 팔을 잡아 등뒤로 비틀어 소녀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나머지 손도 잡아 비틀어 등뒤로 해서 자신의 한복 깃을 ?어 소녀의 팔을 결박하고는 나머지 깃을 ?어 소녀의 발을 잡아 역시 결박해 버렸다.
“악~~악. 풀어 이새끼야 너 이새끼 내가 누군지 알고....넌 죽었어....빨리 풀어”
“더 떠들면 주둥아리까지 뭉어 버린다.”
“너...너...정말”
소녀는 이제야 좀 겁을 먹었는지 큰눈으로 수혼을 보며 조금은 떨고 있었다.
“너 누구야.”
“십팔 내가 나가기만 하면 넌 그날로 죽어. 죽기 싶음 빨리 풀어”
“아직 기가 살았군. 너 자꾸 떠들면 홀 닥 벗겨서 천장에 매달아 놓다. 나 한다면 하는 놈이다. 그리고 이집에 미련도 없어. 십팔 너 하나 잡고 산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야. 알아들어”
“머...머.이런 새끼가 다 있어.”
“십팔 나 꼭지 돈다. 이리와 쌍”
“악. 알았어. 알았어요. 그만해.”
팔과 다리가 결박당해 바닥에 누워있던 소녀는 정말 수혼이 자신의 앞섬을 벗기려하자 그제 풀이 죽으면 고분고분해 진다.
“너 누구야”
“이집 딸.”
“그럼 강철이 형 딸이야.”
“예”
“십팔 그럼 내가 삼춘 아니야. 너 몇 살이야.”
“17살 고2.”
“그럼 나보다 나이도 적내. 너 무슨 배짱이야. 너가 족벌이 높아, 나이가 많아, 얼굴이 이쁘기라도 해 개기지 마라 잉. 알거냐”
“으...씨 예”
“먼 일로 올라 왔냐”
“저기 밥 먹으라고 말하려고”
“그럼 가자”
수혼이 소녀의 다리를 먼저 풀어주고 다시 팔을 풀어주는데 엎드린 수혼의 배를 향해 소녀의 발이 날아와 정확하게 수혼의 명치에 박힌다.
“아~~악”
수혼은 명정한데 소녀은 자신의 발을 잡고 팔팔 뛰다. 꼭 두꺼운 가죽 샌드백을 차것 마냥 발이 떨어져 나가려고 했다.
“무슨 사람이! 아이 넘 아파”
수혼은 팔팔 뛰고있는 소녀의 앞섬을 잡아 자신의 얼굴 앞으로 끌어당긴다. 수혼과 소녀의 얼굴이 서로 호흡을 느낄 정도로 가까워졌다.
“너 정말 매달리고 싶어”
“아...아니요. 잘못했어요.”
“이름이 머야.”
“미..민지나”
“민지나! 우리 조용히 살자! 나 말이야. 산에서만 살아서 시끄러운거 정말 싫어하거든 그러니까 조심해 알았지”
“예....알았어요.”
“그럼 밥 먹으려 갈까?”
수혼과 지나가 내려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인 모양이다.
“소개하지 앞으로 우리와 함께 지낼 내 동생이다. 이름은 조수혼이고 앞으로 날 대하듯 동생을 대해주기 바란다. 알았나”
“예!! 형님”
사내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하고 수혼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사내들은 모두 하나 같이 우락부락하게 생기고 탁 벌어진 어깨에 탄탄한 몸매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천천히 살면서 소개 받으면 되고, 먼저 이쪽은 내 와이프 이화선, 그리고 저쪽은 내 딸인 민지나.”
“저 아빠!! 저 사람 혼내죠. 조금 전에 날 때리고 협 박하고 나쁜 놈이야.”
“무슨 소리야. 설마 동생이”
“앙! 아빠 이거 봐. 다리 부였지.”
강철이 의심스런 눈으로 미나의 다리를 보니 조금 부여 있다. 더욱이 계단을 내려 올 때는 미나의 걸음이 이상했다.
“정말 인가.”
“때렸다면 부러졌겠죠. 말짱하게 걸어 다니지도 못해요.”
“어참. 그렇지. 미나 억지부리마. 내 동생이니 너에겐 삼촌이야. 삼촌한테 버릇없이 굴지 마”
“이...이익 저 어린게 무슨 삼촌이야.”
“이녀석 무슨 말버릇이야.”
“이 씨. 나 밥 안 먹어. 아빠 미워”
미나는 화가 나는지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버린다.
“허허. 자내가 이해하게 딸라미 하나라 오나오나 키워 버릇이 없어.”
“예”
식사가 끝나고 강철은 모두에게 체육관으로 집합하도록 했다. 옆에 있는 거대한 건물이 체육관이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도복을 입고 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쪽 벽에는 검. 도. 창 등의 수련용 무기들이 준비되어 있고, 한쪽 벽은 거울이고 각가지 센드백들이 걸려 있었다. 수혼은 한쪽 구석에 가서 앉았다. 잠시 후 강철이 들어오지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다.
“오늘은 너희들에게 특별한 사람을 소개한다. 동생 잠깐 나와”
수혼이 앞으로 나서자 많은 사람들의 눈이 수혼에게 집중되었다. 178정도 그리 작은 키는 아니지만 보기에 호리호리한 마른체형이다. 더구나 이쁘장한 얼굴에 댕기머리, 조선시대 서당에 다니는 동자 같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번에 나와 의형제를 맺은 조수혼 동생이다. 앞으로 너희들에게 무술을 지도할 분이다.”
“웅성웅성”
“조용. 너희들이 동생을 보고 의아한 모양인데, 오늘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하지. 일대일 대결해서 동생을 이기는 놈은 네일부터 바로 한 구역 준다.”
“웅성웅성”
“제가 해 보겠습니다.”
한쪽에서 덩치가 산만한 사내가 벌떡 일어나 걸어온다. 정형적인 깍두기 머리에 탁 벌어지 어깨 수혼과 함께 서니 수혼의 두배 정도는 덩치가 크다.
“맘 놓고 쳐도 돼요. 심하게 하면 망가질 텐데”
“마음대로 해.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들은 아냐!”
수혼과 강철의 대화를 들은 사내는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수혼의 말에 자존심이 팍 상했다. 저런 비리비리한 놈이 자신에게 망가진다는 망발을 하고 있으니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하악.”
사내는 다짜고짜 수혼의 허릴 잡아 비틀어버릴 심산으로 수혼에게 달려오는데 수혼의 자세가 바닥에 닦을 정도로 굽혀지더니 달려오는 사내의 밑으로 파고들어 사내의 힘을 이용해서 던져 버린다. 거대한 사내의 몸이 공중으로 날아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지니 사내는 다시 벌떡 일어나 다시 덤쳐 온다. 수혼의 손이 주먹도 아니고 수도도 아닌 손가락을 접에 잡더니 덤쳐오는 사내의 목젖을 가격하며 스쳐지나 간다. 수혼의 동작이 너무 빨라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이 겹쳐지는 장면만 목격했는데 덩치는 거품을 물고 앞으로 꼬꾸라진다.
“시시해. 단체로 덤비라고 하세요.”
자리에 앉아 있던 사내들은 수혼의 모욕적인 말에 분을 참지 못하고 5명의 사내가 벌떡 일어난다.
“제가 해 보겠습니다.”
거의 동시에 5명 사내의 입에서 같은 말이 터져 나온다.
“다 나와 한번에 덤벼”
사내들은 계속되는 수혼의 모욕적인 말에 강철을 바라보며 강철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 같았다. 강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하자 5명의 사내가 나와 수혼의 주위를 포위한다.
팔을 늘어트리고 가만히 서있는 수혼은 수많은 허점을 상대방에게 노출하고 있지만 상대방 들은 너무 많은 수혼의 약점에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망설이며 주위만 포위 한체 빙빙 돌고 있었다. 누가 먼저 수혼을 공격하면 같이 모두 덤칠 모양이다.
“공격하지 않을 태니, 공격해봐”
사내들은 참지 못하고 한명이 수혼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동시에 앞, 뒤, 좌, 우에서 동시에 수혼을 공격했다. “흔들흔들” 수혼은 팔은 그대로 둔체 보법과 상체의 움직임만으로 5명의 공격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 좁은 공각에서 5명의 공격을 귀신처럼 종이 한 장 차이로 모두 흘려보내고 있는 수혼을 보자 강철을 비롯하여 모든 사내들은 귀신을 보는 것 마냥 놀라 명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너무 느려, 그 주먹은 궁뱅이도 피해. 좀더 속도를 높이고 힘차게 해봐”
사내들은 악이 바쳐 팔과 다리로 수혼을 공격하지만 미꾸라지 마냥 조금씩 벗어나는 수혼의 동작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목 조심해 지금부터 공격한다.”
수혼이 말이 끝나자마자 솟구쳐 오르더니 양발이 일자로 벌어지며 두사내의 목을 정확하게 가격하고 머리를 밑으로 숙여 떨어지며 수도로 두 사내의 목을 가격한다. 공중에서 박쥐처럼 펼쳐진 수혼의 몸은 공중에서 비틀어지더니 나머지 한사내의 목을 향해 몸이 풍차처럼 돌아 가격하며 사뿐히 바닥에 떨어진다. 설명은 길지만 수혼이 공중이 솟구쳐 떨어질때 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5명의 사내는 모두 목을 부여잡고 팍팍 쓰려져 일어날 줄 모른다.
“우와!”
아름답기까지 한 수혼의 무술에 사내들은 경악하며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었다.
“더 할 사람 없어.”
분위기가 좀 진정되자 강철이 사내들에게 외치자 사내들은 고개를 흔든다. 자신들의 실력으로 수혼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모두 인정하는 눈치다. 하지만 한 사내가 조용히 걸어 나온다.
“저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죽죽. 너냐”
“예. 검을 들고 승부해도 된다면 하번 해 보겠습니다.”
“동생은 어떻게 생각해. 죽죽은 해동검도 5단의 실력자야. 조직에서도 검을 든 죽죽을 상대로 승리한 사람은 없어”
“상관없어요. 덤비라고 해요.”
“승부는 정당하게 하자고, 난 목검이 무기야. 당신도 무기를 들어”
“아직까지 누구와 대련하며 무기를 든 적이 없어. 전수공권으로 하는게 편해. 그러니 부담 같은거 갖지 말고 공격해”
“자존심 상하는 군. 좋아.”
죽죽의 손에 목검이 들리자마자 바람을 가르며 수혼의 목을 노리고 쳐왔다. 바람 ?어지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고, 아무리 수혼이 빨리 움직여도 목검을 피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수혼이 산을 오르며 쓰는 특이한 보법을 사용해 피하자 목검을 허공을 가르고 죽죽 또한 앞으로 쏘아져 들어오며 좌, 우 대각선으로 검을 그으니 바위라도 검에 tm치면 부셔져 나가걸 같았다. 검은 한번 승기를 잡으면 폭풍처럼 몰아쳐 상대방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은 걸 특징으로 한다. 자꾸만 피하던 수혼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검의 기세로 뛰어들어 왔다. 남들이 보기에 그건 자살행위 같았다. 파고드는 수혼의 어깨 위로 아슬아슬하게 검이 피해간다. 스친 검은 다시 밑에서 위로 들어오려 배를 가격하는데 수혼의 발이 쳐오는 검을 밟더니 솟구쳐 오르며 공중에서 5번의 발길질이 터져 나온다.
“팍...팍...팍...팍..팍”
발은 죽죽의 가슴을 사정없이 강타했고 수혼의 몸은 죽죽의 뒤에 사뿐히 내려온다.
“우와~~~~~”
지나는 아빠가 큰소리로 화를 내자 성질이 나서 밥도 먹지 않고 자기방에 들어와 씩씩대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빠에게 싫어 소리 한번 들어보지 않고 귀하게만 자란 자신이 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다귀 같은 자식 때문에 혼난 것이 못내 분하고 원통했다.
먼저 자신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다는 것이 분했다. 어려서부터 집안에 있는 아저씨들에게 무술을 배워 원만한 남자는 한주먹감도 되지 않는다. 학교에도 짱을 먹고 유명한 “블랙로즈”의 회장이고 또한 주위 남자학교 애들과 붙어도 져 본적이 없었는데 오늘 만난 놈은 장난이 아니다.
또한 어려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 여자, 저 여자 아빠의 여자가 바뀌는 것을 지켜보며 일부러 말성도 부리고 반항도 많이 했지만 그때마다 아빠는 모든 걸 이해하고 다독거려 주었다. 그런 아빠가 자기 말보다 그놈 말을 더 믿는 눈치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씨.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것 같아. 넌 이제 죽었어.)
지나는 어떻게 하면 이놈을 골탕 먹을 수 있을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마땅히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집안에 있는 아저씨들에게 부탁해 볼까 했지만 아무리 아저씨들이라도 아빠가 수혼에 대해 자기처럼 대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이상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일단 부디쳐 보는 거야. 흥)
지나는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블랙로즈 회원들에게 차례로 열락하기 시작했다.
“모두 사부로 인정하나!”
“예. 형님 사부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장내가 떠나갈 정도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수혼의 실력을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한 사내들은 진정으로 수혼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한다. 멀리서 와서 동생도 쉬어야 하니, 내일부터 정식으로 지도 받기 바란다. 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 동생 할말 있음 해”
“형님이 여러분을 지도하라면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와아~~~~”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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