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씨와 첫 키스를 하고 난 이후, 한동안 마음이 혼란스럽다.
그런 내 모습이 겉으로도 나타나는지 하루는 회사에서 사장에게 업무지시를
받느라 사장실에 들어 갔었는데 사장이 날보고 묻는다.
“무슨 고민거리가 있어요?”
“아..아닙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저에게 기탄없이 이야기 하세요.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드릴 테니까요.”
“고맙습니다.”
물론 나는 처녀가 아니고 애가 둘이나 있는 유부녀이다.
남편과 키스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해도 여러 수백번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간남자와의 키스 한번이 이렇게 짜릿하고 마음이 흔들릴 줄은 몰랐다.
남편이야 집에서 정해 줘서 결혼한 남자라 어쩔 수 없이 의무감으로 살았었고,
남편이랑 살면서 남편이 가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이틀이 멀다 하고 술을 마시고
다니는데다 자신을 못살게 굴다 보니 이성에 대한 짜릿한 마음이나 사랑 같은 건
아예 모르고 살았었다.
남편은 밤에 나와 그 일을 할 때 부드러운 애무나 다정한 말 같은 건 할 줄 몰랐고
그냥 내 몸 위에 올라타서 삽입하기에 바빴다.
처음엔 남편과의 그 일이 아프기만 하지 좋은 줄 몰랐었고, 세월이 조금 지나
그 일의 재미를 느낄 때쯤에는 자기 혼자 기분 내고 먼저 싸 버리고는 내 몸에서
내려 와 버리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나는 아직 멀었는데..
그리고, 일주일 후, 옥자에게서 전화가 온다.
“오늘 저녁에 몸 좀 풀러 가자.”
카바레에 가자는 이야기다.
진수씨를 만날지 모르는데 선뜻 그러자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은 좀 곤란해.”
“왜?”
“집에 일이 좀 있어.”
“그래? 그럼 미옥이랑 둘이서만 가야겠다.
그런데, 지난번에 어떻게 된 거야?”
진수씨와 둘이서 먼저 나온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네가 그렇게 하라며?”
“뭐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그냥 술 한잔 얻어 먹고 집으로 왔지..”
“다른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얘.. 말하는 것 좀 봐. 무슨 일이 있다고 그래?”
“알았어..”
진수씨와 내가 키스를 한 사실을 안다면 무슨 반응을 보일까?
하기야, 옥자도 나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말고 만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미옥이 역시 요즘 카바레에 다니면서 같이 파트너가 된 남자와 그냥 평범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았고..
한 삼 사일 정도 더 지나자 진수씨의 얼굴이 많이 그리웠다.
그런 내 마음의 변화가 당혹스럽기만 하다.
유부녀인 내가 다른 외간남자를 그리워 하다니..
그것도 부인이 있는 사람을..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을 어쩌랴?
그렇다고 옥자나 미옥이에게 연락을 해서 카바레에 놀러 가자고 먼저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혹시, 그 애들에게 내 속마음을 들킬지 모르는 일이고..
오후 시간에 미옥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웬일이야?”
내심 카바레에 가자고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진다.
“웬일은 무슨 웬일?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지.”
“지난번에는 잘 놀았어?”
“네가 안 와서 별로 재미도 없었다. 그건 그렇고 잠시 기다려봐.”
수화기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저.. 박 진수입니다.”
“아.. 예.”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렇게 전화를 해도 실례가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지난번에 안 오셨더군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니..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저 때문에 안 오신 줄 알고 걱정 많이 했습니다.”
“그건 아니에요.”
당연히 거짓말이다. 진수씨 땜에 못 갔으니까..
“그럼, 다행이고.. 저녁에 회사 일 마치고 안 오실래요?”
“글쎄요.. 미옥이나 옥자가 간다면..”
”제가 책임지고 두 분을 모셔 갈게요. 바로 거기로 오세요.”
“나중에 한번 보고요..”
그리고는 전화를 끊는다.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회사의 일을 마치고 일부러 서류정리를 하는 척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진수씨의 전화 한 통에 쪼르르 달려가는 내 모습을 보이기 싫다.
평상시에 미옥이나 옥자와 카바레에 갈 때보다 한 시간쯤 늦게 출발을 한다.
카바레 안으로 들어가니 미옥이와 옥자는 보이지 않고 진수씨만 홀 가장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나를 반긴다.
“옥자와 미옥이는 보이지 않네요?”
“같이 가자고 사정을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되겠다고 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됐군요.”
“일부러 안 데리고 오신 것 아니에요?”
“정말 아닙니다.”
진수씨가 정색을 한다. 물론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현숙씨. 아까 낮에 제가 전화를 해서 놀랐지요?”
“어떻게 된 거에요?”
“지난번에 옥자씨와 미옥씨만 오고 현숙씨가 안 오셨길래 많이 궁금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도 좀 됐고요.
그날 카바레에서 나와서 미옥씨가 하는 식당에 가서 소주 한잔하고 헤어졌었어요.
그리고, 오늘 다시 미옥씨 식당에 갔다가 전화를 하게 된 겁니다.
현숙씨가 많이 보고 싶었고요.”
진수씨가 나에게 손을 내민다.
“오랜만에 춤을 한번 추시지요.”
홀에서 블루스 음악이 흘러 나온다.
오늘따라 진수씨의 손길이나 내 몸에 와 닿는 진수씨의 몸에 나의 온 몸이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것 같다.
특히 나의 허벅지 사이에서 느껴지는 진수씨의 다리나 어쩌다 나의 가운데에 진수씨의
몸이 스치면 너무 짜릿해서 그냥 주저 앉고 싶다.
한번 키스를 한 사이라 그런가?
그렇게 몇 곡을 연속해서 춤을 추고 나니 온 몸이 달아 오른다.
같이 홀 가장자리로 나와서 음료를 마신다.
“오늘 현숙씨가 너무 예쁘게 보여요.”
“너무 입에 발린 말을 하시는 것 아니에요?”
“전 성격이 그러지 못해요. 싫은 것을 좋다 하고, 좋은 것을 싫다고 하는 거 말이에요.
오늘.. 춤 그만 추시고 같이 바닷가 바람 쐬러 가면 어때요?”
“지금요?”
“아직 시간이 일곱시 반밖에 안됐는데 어때서요?”
하기야 지금 온 몸이 달아 오른데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요.”
같이 카바레를 나온다.
진수씨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가자고 한다.
오늘 남편이 오후 근무라서 집에 열시 반이 되면 들어올 것인데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 시간 안에 집에 올 수 있을까?
혹시 술이라도 마시고 오면 열 두시가 넘을 테니 다행이고..
외간남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남편이 집에 늦게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으니
절로 쓴웃음이 나온다.
한참을 달려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변가 도로로 접어들고 택시에서 내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기분이 다 상쾌해진다.
저녁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해변가에 나와 돌아 다닌다.
“바닷가로 가요.”
진수씨와 같이 백사장에 내려서서 바닷가로 같이 걸어간다.
내가 옆에서 진수씨의 팔짱을 낀다.
여기까지 와서 내숭을 떨기는 싫다.
진수씨가 나를 바라보더니 기분이 좋은 듯 입이 벌어지며 한마디 한다.
“어쩐 일이에요? 내 팔짱을 다 끼고..”
“그냥 서비스하는 거예요.”
“오늘 서비스 좀 많이 받아 봤으면 좋겠다.”
“하는 것 봐서요.”
물결이 넘실거리는 바닷가까지 와서 잠시 서서 수평선을 바라본다.
어두운 밤바다에 주위의 불빛이 물결에 반짝거리고, 저 멀리 배들이 불을 밝히고
어두운 밤바다를 거닌다.
진수씨가 내게로 고개를 돌리더니, 한 손으로 내 얼굴을 받치고 키스를 한다.
한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고 했던가?
자연스럽게 진수씨의 입술을 받아 들인다.
아.. 좋아..
주위의 분위기가 너무 좋고 진수씨의 입술감촉이 너무 좋다.
한참을 서로의 혀를 왕래하며 입을 나눈다.
주위에서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나서 내 입술을 뗀다.
지나가던 쌍쌍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며 지나간다.
지금 내 기분은 열 여덟 소녀 같은 기분이다.
진수씨가 입을 연다.
“배 고프지요? 어디 가서 뭘 좀 먹읍시다.”
“그래요.”
그새 내가 뻔뻔해졌던가?
금새 키스를 하고 부끄러움도 없이 진수씨의 얼굴을 바라보며 동의를 한다.
진수씨의 팔짱을 끼고 몸을 꼭 붙인 채 같이 백사장을 걸어 나와
도로 옆에 줄지어 있는 횟집으로 들어간다.
같이 자리를 잡고 앉아 진수씨가 회를 시킨다.
잠시 후, 회와 소주가 나오고 서로의 잔에 술을 따른다.
“자.. 건배를 해요. 우리의 앞날을 위해.”
같이 술을 마신다.
우리의 앞날이라니? 우리에게 무슨 앞날이 있을까?
유부남과 유부녀에게..
회를 한 접시 다 비울 동안 소주 세 병을 나눠 마신다.
내가 한 병 정도 마시고 진수씨가 두 병을 마셨을 것이다.
취기가 많이 올라온다.
진수씨가 내게 묻는다.
“매운탕해서 식사를 할까요?”
배가 불러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다.
“전 생각 없는데 진수씨만 식사를 해요.”
“저도 별로 생각이 없어요. 그럼, 그만 나갈까요?”
“그렇게 해요.”
진수씨가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고 둘이 밖으로 나온다.
지금 시간이 아홉시 반이다.
서둘러서 집에 가야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진수씨가 머뭇거리며 내게 말을 한다.
“저.. 현숙씨..”
내가 진수씨의 팔짱을 낀 채 진수씨를 올려다 보며 대답을 한다.
“왜요?”
“오늘.. 현숙씨를 확인하고 싶어요.”
이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현기증이 다 난다.
무어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그 동안 남편과의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아도 남자랑 그걸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춤을 배우고 나서.. 진수씨와 같이 춤을 추고 난 이후로 남자의 품이 많이 그리웠다.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 남편 몰래 달아 오른 내 몸을 혼자 만지며 자위에 몰두하지
않았던가?
내가 아무 말없이 서있자, 진수씨가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걷는다.
좋다 싫다 말도 못하고 진수씨가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지금 남편의 퇴근시간 전에 가야 된다는 걱정 같은 건 이미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있을 진수씨와의 사랑의 행위에 대한 기대만이 있을 뿐..
진수씨가 나의 어깨를 안은 채 도로 옆의 골목으로 데리고 간다.
그 골목 끝에 있는 여관의 간판이 붉은 빛을 내며 번쩍거린다.
홍등가에 내걸린 간판처럼..
순간 가정주부가 이런 곳에 드나들어도 되나 하는 죄책감도 생기지만,
진수씨에게 안기고 싶은 내 욕망이 더욱 크길래 애써 그 마음을 지운다.
어떻게 여관방까지 들어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진수씨가 나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은 채 키스를 한다.
두 팔로 진수씨의 등을 끌어 안은 채 정신 없이 키스에 응한다
온 몸이 허공으로 붕 뜬다.
진수씨가 나의 몸을 안아 들더니 침대에 내려 놓는다.
그리고 내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마약을 먹은 듯 정신이 혼미해지고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 체 두 눈을 꼭 감고
진수씨가 옷을 벗기는 대로 몸을 내맡긴다.
상의와 치마가 벗겨져 나가고 브레지어와 팬티가 벗겨진다.
완전히 알몸이 되어 버렸다.
아~하.. 이런…
진수씨가 내 두 다리를 벌리고 입을 내 가운데에 갖다 댄다.
아까부터 거기서 물이 흘러나와 씻지도 못하고 더러울 텐데.. 이걸 어쩌나..
절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며 움추려 진다.
흐릅 흐릅 소리를 내며 진수씨가 내 거기를 게걸스럽게 빤다.
진수씨의 부드럽고 축축한 혀가 내 꽃잎에 느껴지고 죽을 지경이다.
내가 두 손으로 진수씨의 머리칼을 움켜 잡는다.
“아~하! 진~수씨!”
내 거기에서 자꾸 물이 새어 나온다.
“아~~ 여~보! 어..떻게 좀..해줘요.. 아~앙!”
참을 수가 없어 진수씨의 머리칼을 잡아 당기고 온 몸을 비튼다.
진수씨가 내 몸에서 떨어지더니 급하게 옷을 벗는 소리가 들린다.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다.
진수씨가 나의 다리 사이에 앉는 것 같더니 나의 두 다리를 팔로 들어 올리고
뜨거운 몽둥이 같은 걸 내 거기에 밀어 넣는다.
“아~흑!”
내 몸이 저절로 요동을 치고, 무언가를 잡으려고 팔을 허공에 내젓지만 잡히는 게 없다.
애꿋은 침대자락만 잡아 뜯는다.
진수씨가 온 힘을 다해 나를 박아댄다.
“아~하! 나~ 죽어요~~”
진수씨가 박아 대는 움직임에 따라 내 몸도 같이 들썩거린다.
진수씨가 얼마나 나를 박아댔을까?
“아~앙! 제발요… 이제.. 그만…”
이젠 내 신음소리에 울음이 섞이고, 정신을 꼭 놓아 버릴 것만 같다.
뭔가가 내 자궁 속에서 터진다.
“하~악!!!”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 나가는 것 같다.
진수씨 역시 움직임을 멈추고 내 몸 위에 엎어진 채 미동을 않는다.
진수씨가 내 옆으로 굴러 떨어 지더니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말한다.
“참.. 당신.. 대단한 여자야..”
내가 몸을 돌려 진수씨의 품으로 파고 들며 말한다.
“나.. 이제 어떻게 해요?”
그런 나를 꼭 껴안아 주며 내게 말한다.
“당신은 이제 내 거야.”
그런 내 모습이 겉으로도 나타나는지 하루는 회사에서 사장에게 업무지시를
받느라 사장실에 들어 갔었는데 사장이 날보고 묻는다.
“무슨 고민거리가 있어요?”
“아..아닙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저에게 기탄없이 이야기 하세요.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드릴 테니까요.”
“고맙습니다.”
물론 나는 처녀가 아니고 애가 둘이나 있는 유부녀이다.
남편과 키스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해도 여러 수백번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간남자와의 키스 한번이 이렇게 짜릿하고 마음이 흔들릴 줄은 몰랐다.
남편이야 집에서 정해 줘서 결혼한 남자라 어쩔 수 없이 의무감으로 살았었고,
남편이랑 살면서 남편이 가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이틀이 멀다 하고 술을 마시고
다니는데다 자신을 못살게 굴다 보니 이성에 대한 짜릿한 마음이나 사랑 같은 건
아예 모르고 살았었다.
남편은 밤에 나와 그 일을 할 때 부드러운 애무나 다정한 말 같은 건 할 줄 몰랐고
그냥 내 몸 위에 올라타서 삽입하기에 바빴다.
처음엔 남편과의 그 일이 아프기만 하지 좋은 줄 몰랐었고, 세월이 조금 지나
그 일의 재미를 느낄 때쯤에는 자기 혼자 기분 내고 먼저 싸 버리고는 내 몸에서
내려 와 버리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나는 아직 멀었는데..
그리고, 일주일 후, 옥자에게서 전화가 온다.
“오늘 저녁에 몸 좀 풀러 가자.”
카바레에 가자는 이야기다.
진수씨를 만날지 모르는데 선뜻 그러자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은 좀 곤란해.”
“왜?”
“집에 일이 좀 있어.”
“그래? 그럼 미옥이랑 둘이서만 가야겠다.
그런데, 지난번에 어떻게 된 거야?”
진수씨와 둘이서 먼저 나온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네가 그렇게 하라며?”
“뭐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그냥 술 한잔 얻어 먹고 집으로 왔지..”
“다른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얘.. 말하는 것 좀 봐. 무슨 일이 있다고 그래?”
“알았어..”
진수씨와 내가 키스를 한 사실을 안다면 무슨 반응을 보일까?
하기야, 옥자도 나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말고 만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미옥이 역시 요즘 카바레에 다니면서 같이 파트너가 된 남자와 그냥 평범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았고..
한 삼 사일 정도 더 지나자 진수씨의 얼굴이 많이 그리웠다.
그런 내 마음의 변화가 당혹스럽기만 하다.
유부녀인 내가 다른 외간남자를 그리워 하다니..
그것도 부인이 있는 사람을..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을 어쩌랴?
그렇다고 옥자나 미옥이에게 연락을 해서 카바레에 놀러 가자고 먼저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혹시, 그 애들에게 내 속마음을 들킬지 모르는 일이고..
오후 시간에 미옥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웬일이야?”
내심 카바레에 가자고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진다.
“웬일은 무슨 웬일? 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지.”
“지난번에는 잘 놀았어?”
“네가 안 와서 별로 재미도 없었다. 그건 그렇고 잠시 기다려봐.”
수화기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저.. 박 진수입니다.”
“아.. 예.”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렇게 전화를 해도 실례가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지난번에 안 오셨더군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니..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저 때문에 안 오신 줄 알고 걱정 많이 했습니다.”
“그건 아니에요.”
당연히 거짓말이다. 진수씨 땜에 못 갔으니까..
“그럼, 다행이고.. 저녁에 회사 일 마치고 안 오실래요?”
“글쎄요.. 미옥이나 옥자가 간다면..”
”제가 책임지고 두 분을 모셔 갈게요. 바로 거기로 오세요.”
“나중에 한번 보고요..”
그리고는 전화를 끊는다.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회사의 일을 마치고 일부러 서류정리를 하는 척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진수씨의 전화 한 통에 쪼르르 달려가는 내 모습을 보이기 싫다.
평상시에 미옥이나 옥자와 카바레에 갈 때보다 한 시간쯤 늦게 출발을 한다.
카바레 안으로 들어가니 미옥이와 옥자는 보이지 않고 진수씨만 홀 가장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나를 반긴다.
“옥자와 미옥이는 보이지 않네요?”
“같이 가자고 사정을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되겠다고 해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됐군요.”
“일부러 안 데리고 오신 것 아니에요?”
“정말 아닙니다.”
진수씨가 정색을 한다. 물론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현숙씨. 아까 낮에 제가 전화를 해서 놀랐지요?”
“어떻게 된 거에요?”
“지난번에 옥자씨와 미옥씨만 오고 현숙씨가 안 오셨길래 많이 궁금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도 좀 됐고요.
그날 카바레에서 나와서 미옥씨가 하는 식당에 가서 소주 한잔하고 헤어졌었어요.
그리고, 오늘 다시 미옥씨 식당에 갔다가 전화를 하게 된 겁니다.
현숙씨가 많이 보고 싶었고요.”
진수씨가 나에게 손을 내민다.
“오랜만에 춤을 한번 추시지요.”
홀에서 블루스 음악이 흘러 나온다.
오늘따라 진수씨의 손길이나 내 몸에 와 닿는 진수씨의 몸에 나의 온 몸이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것 같다.
특히 나의 허벅지 사이에서 느껴지는 진수씨의 다리나 어쩌다 나의 가운데에 진수씨의
몸이 스치면 너무 짜릿해서 그냥 주저 앉고 싶다.
한번 키스를 한 사이라 그런가?
그렇게 몇 곡을 연속해서 춤을 추고 나니 온 몸이 달아 오른다.
같이 홀 가장자리로 나와서 음료를 마신다.
“오늘 현숙씨가 너무 예쁘게 보여요.”
“너무 입에 발린 말을 하시는 것 아니에요?”
“전 성격이 그러지 못해요. 싫은 것을 좋다 하고, 좋은 것을 싫다고 하는 거 말이에요.
오늘.. 춤 그만 추시고 같이 바닷가 바람 쐬러 가면 어때요?”
“지금요?”
“아직 시간이 일곱시 반밖에 안됐는데 어때서요?”
하기야 지금 온 몸이 달아 오른데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요.”
같이 카바레를 나온다.
진수씨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가자고 한다.
오늘 남편이 오후 근무라서 집에 열시 반이 되면 들어올 것인데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 시간 안에 집에 올 수 있을까?
혹시 술이라도 마시고 오면 열 두시가 넘을 테니 다행이고..
외간남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남편이 집에 늦게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으니
절로 쓴웃음이 나온다.
한참을 달려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변가 도로로 접어들고 택시에서 내린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기분이 다 상쾌해진다.
저녁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해변가에 나와 돌아 다닌다.
“바닷가로 가요.”
진수씨와 같이 백사장에 내려서서 바닷가로 같이 걸어간다.
내가 옆에서 진수씨의 팔짱을 낀다.
여기까지 와서 내숭을 떨기는 싫다.
진수씨가 나를 바라보더니 기분이 좋은 듯 입이 벌어지며 한마디 한다.
“어쩐 일이에요? 내 팔짱을 다 끼고..”
“그냥 서비스하는 거예요.”
“오늘 서비스 좀 많이 받아 봤으면 좋겠다.”
“하는 것 봐서요.”
물결이 넘실거리는 바닷가까지 와서 잠시 서서 수평선을 바라본다.
어두운 밤바다에 주위의 불빛이 물결에 반짝거리고, 저 멀리 배들이 불을 밝히고
어두운 밤바다를 거닌다.
진수씨가 내게로 고개를 돌리더니, 한 손으로 내 얼굴을 받치고 키스를 한다.
한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고 했던가?
자연스럽게 진수씨의 입술을 받아 들인다.
아.. 좋아..
주위의 분위기가 너무 좋고 진수씨의 입술감촉이 너무 좋다.
한참을 서로의 혀를 왕래하며 입을 나눈다.
주위에서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나서 내 입술을 뗀다.
지나가던 쌍쌍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며 지나간다.
지금 내 기분은 열 여덟 소녀 같은 기분이다.
진수씨가 입을 연다.
“배 고프지요? 어디 가서 뭘 좀 먹읍시다.”
“그래요.”
그새 내가 뻔뻔해졌던가?
금새 키스를 하고 부끄러움도 없이 진수씨의 얼굴을 바라보며 동의를 한다.
진수씨의 팔짱을 끼고 몸을 꼭 붙인 채 같이 백사장을 걸어 나와
도로 옆에 줄지어 있는 횟집으로 들어간다.
같이 자리를 잡고 앉아 진수씨가 회를 시킨다.
잠시 후, 회와 소주가 나오고 서로의 잔에 술을 따른다.
“자.. 건배를 해요. 우리의 앞날을 위해.”
같이 술을 마신다.
우리의 앞날이라니? 우리에게 무슨 앞날이 있을까?
유부남과 유부녀에게..
회를 한 접시 다 비울 동안 소주 세 병을 나눠 마신다.
내가 한 병 정도 마시고 진수씨가 두 병을 마셨을 것이다.
취기가 많이 올라온다.
진수씨가 내게 묻는다.
“매운탕해서 식사를 할까요?”
배가 불러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다.
“전 생각 없는데 진수씨만 식사를 해요.”
“저도 별로 생각이 없어요. 그럼, 그만 나갈까요?”
“그렇게 해요.”
진수씨가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고 둘이 밖으로 나온다.
지금 시간이 아홉시 반이다.
서둘러서 집에 가야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진수씨가 머뭇거리며 내게 말을 한다.
“저.. 현숙씨..”
내가 진수씨의 팔짱을 낀 채 진수씨를 올려다 보며 대답을 한다.
“왜요?”
“오늘.. 현숙씨를 확인하고 싶어요.”
이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현기증이 다 난다.
무어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그 동안 남편과의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아도 남자랑 그걸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춤을 배우고 나서.. 진수씨와 같이 춤을 추고 난 이후로 남자의 품이 많이 그리웠다.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 남편 몰래 달아 오른 내 몸을 혼자 만지며 자위에 몰두하지
않았던가?
내가 아무 말없이 서있자, 진수씨가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걷는다.
좋다 싫다 말도 못하고 진수씨가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지금 남편의 퇴근시간 전에 가야 된다는 걱정 같은 건 이미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있을 진수씨와의 사랑의 행위에 대한 기대만이 있을 뿐..
진수씨가 나의 어깨를 안은 채 도로 옆의 골목으로 데리고 간다.
그 골목 끝에 있는 여관의 간판이 붉은 빛을 내며 번쩍거린다.
홍등가에 내걸린 간판처럼..
순간 가정주부가 이런 곳에 드나들어도 되나 하는 죄책감도 생기지만,
진수씨에게 안기고 싶은 내 욕망이 더욱 크길래 애써 그 마음을 지운다.
어떻게 여관방까지 들어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진수씨가 나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은 채 키스를 한다.
두 팔로 진수씨의 등을 끌어 안은 채 정신 없이 키스에 응한다
온 몸이 허공으로 붕 뜬다.
진수씨가 나의 몸을 안아 들더니 침대에 내려 놓는다.
그리고 내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마약을 먹은 듯 정신이 혼미해지고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 체 두 눈을 꼭 감고
진수씨가 옷을 벗기는 대로 몸을 내맡긴다.
상의와 치마가 벗겨져 나가고 브레지어와 팬티가 벗겨진다.
완전히 알몸이 되어 버렸다.
아~하.. 이런…
진수씨가 내 두 다리를 벌리고 입을 내 가운데에 갖다 댄다.
아까부터 거기서 물이 흘러나와 씻지도 못하고 더러울 텐데.. 이걸 어쩌나..
절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며 움추려 진다.
흐릅 흐릅 소리를 내며 진수씨가 내 거기를 게걸스럽게 빤다.
진수씨의 부드럽고 축축한 혀가 내 꽃잎에 느껴지고 죽을 지경이다.
내가 두 손으로 진수씨의 머리칼을 움켜 잡는다.
“아~하! 진~수씨!”
내 거기에서 자꾸 물이 새어 나온다.
“아~~ 여~보! 어..떻게 좀..해줘요.. 아~앙!”
참을 수가 없어 진수씨의 머리칼을 잡아 당기고 온 몸을 비튼다.
진수씨가 내 몸에서 떨어지더니 급하게 옷을 벗는 소리가 들린다.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다.
진수씨가 나의 다리 사이에 앉는 것 같더니 나의 두 다리를 팔로 들어 올리고
뜨거운 몽둥이 같은 걸 내 거기에 밀어 넣는다.
“아~흑!”
내 몸이 저절로 요동을 치고, 무언가를 잡으려고 팔을 허공에 내젓지만 잡히는 게 없다.
애꿋은 침대자락만 잡아 뜯는다.
진수씨가 온 힘을 다해 나를 박아댄다.
“아~하! 나~ 죽어요~~”
진수씨가 박아 대는 움직임에 따라 내 몸도 같이 들썩거린다.
진수씨가 얼마나 나를 박아댔을까?
“아~앙! 제발요… 이제.. 그만…”
이젠 내 신음소리에 울음이 섞이고, 정신을 꼭 놓아 버릴 것만 같다.
뭔가가 내 자궁 속에서 터진다.
“하~악!!!”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 나가는 것 같다.
진수씨 역시 움직임을 멈추고 내 몸 위에 엎어진 채 미동을 않는다.
진수씨가 내 옆으로 굴러 떨어 지더니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말한다.
“참.. 당신.. 대단한 여자야..”
내가 몸을 돌려 진수씨의 품으로 파고 들며 말한다.
“나.. 이제 어떻게 해요?”
그런 나를 꼭 껴안아 주며 내게 말한다.
“당신은 이제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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