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앰브로시아-
그날은 여러가지 일로 무척 바쁜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남편은 사보에 낼 기사송고 때문에 식사를 걸렀고, 컴퓨터 앞에서 쌓아놓은 책더미 속에서 워드를 치기에 정신이 없었으며, 나는 나대로 며칠 앞으로 다가온 프레젠테이션 준비로 인해서 노트북을 들고 이방 저방을 왔다갔다 하는, 그야말로 제 할일에 모두 정신이 나간 저녁이었다. 그날은 새벽 2시가 거지반 되어서야 겨우 일들을 끝내고 늦은 밤참을 마주하고 둘이 앉을 수 있었다.
‘이거 자기전에 먹으면 몽조리 살로 가는 거 아냐?’
요사이 유달리 거울 앞에서 배가 나온 것에 민감한 남편이 한마디 거드는 것이었다.
‘배좀 나오면 어때서? 누구 보여줄 사람이라도 있어?’
나는 남편을 째려보며, 대꾸했다.
‘아니, 나말고 너 말이야!’
사실 요즈음 자꾸만 아랫배가 나오는 것 같은 느낌에 샤워할때에도 유달리 관심있게 살펴
보지만 항상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나마 아직 두사람이 직장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않은 것으로 이만큼의 체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치부하고 있었다. 남편은 밤참을 먹다말고 불현듯 전자수첩을 가져왔다.
‘어? 벌써 내일이 신년모임이네? 여보 당신도 같이 갈테야? 내일은 부부동반도 되거던, 그리고 새로 이사한 회원의 집들이겸 모임이라서 말이야, 어때? 저녁에 시간 있어?’
내일은 오전에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리허설이 있고 오후에 그 마무리 점검회의만 마치면 별로 할일은 없었다. 나는 그러마하고 대답했다. 남편의 모임은 이름하여 잡기동호회였다. 그야말로 취미가 무취미인 사람들이 모여서 모일때마다 다른 잡기들을 배우고 익혀서 다양한 취미생활의 근간을 이루자는 취지였는데 모르긴 몰라도 잡담반, 푸념반으로 시간을 떼우고 그것을 빌미삼아 꼴깍 한잔하고자하는 모임인것으로 나는 알고 있었다.
‘재미나 있을까 몰라? 부부동반이라니까 한번 가보지뭐, 거기 모인 부인들도 다 나처럼 한마디씩 할걸. 쓰잘대없이 모여서 술들이나 들이키는 그런 모임은 원천봉쇄가 가한줄 아뢰오라고 노래를 부를 테니 말이야.’
남편은 설겆이를 하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뒤돌아 있는 나에게 그 미소는 절대 보일리 없었다.
회사에서 회의는 5시 반정도에 끝나고 이틀뒤에 있을 프레젠테이션의 준비가 마무리된 것을 서로 격려하며 삼삼오오 짝을 이뤄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나는 회의 도중에 자꾸 들어오는 남편의 문자메세지를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퇴근 준비를 하며 살펴보니 벌써 회사앞 주차장에 와있다는 내용이었다. 집들이 하는 집이 서울과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이기 문에 일찍 출발해야 식사시간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아니 젊은 나이들 일텐데 왠 전원주택, 부모님을 모시고 사나?’
나는 부리나케 주차장으로 달려 나갔다. 남편은 벌써 마음이 급한지 시동을 건채로, 차밖에 기대어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자기야, 벌써왔어? 자기는 회사에서 요렇게 일찍 직무유기를 하나?’
‘직무유기는, 무쉰. 할일 다하고 나오는 거지, 아니 요새 할일 않하고 월급주는 회사가
있기나 하남? 어서 빨리 타기나 해. 지금가도 늦었지 싶다.’
남편은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었지만 다행히 도로가 정체되기전에 외곽도로에 접어들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는 도중에 집들이 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회원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은 리시버를 꼽고는,
‘…아 글쎄, 지금 가고 있다니깐, 다른 사람들은… 응…응…알았다니깐….그래 집에서 보자구,…응 주소도 알고 있어..걱정은…..’
시내도 아니고 시외의 전원주택이라서 혹시라도 길을 잃을까 전화로 재차 당부하는 것 같았다. 대개 모임은 그날의 잡기주제에 따라서 장소가 바뀌곤 했는데, 집들이를 위한 모임의 장소로 회원의 집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부부동반. 나는 모임에 가게되면 남편들에 대한 성토를 징하게 할것이라고 운전하는 남편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45분정도 걸려서 한적한 전원주택이 보이는 팬션촌락처럼 보이는 마을에 접어들었다. 집과 집 사이가 20여 미터씩은 떨어져있고 주택은 아름드리 나무들로 방풍림들이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에서는 집안의 불빛만이 간간히 새어나올뿐, 창문도 무어도 보이질 않았다. 벌써 현관앞에는 차들이 몇대 주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먼저 도착한 회원들도 있는 모양이었다.
‘자기야, 이거 꽤 돈들인 것 같은데, 저 나무 크기 좀 봐, 정원식수 값만해도 우리 차값정도 되지 싶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벌어야 이런 전원주택에 살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우리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는 있지만 언제나 아둥바둥, 앞으로의 계획, 지출등으로 싸우기가 일 쑤 였기에 저런 여유를 집에다 부리는 정도는 도대체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꽤 벌지. 아이템이 좋아. 앞으로 3,4년은 문제 없을거야.’
남편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조금은 퉁명스런 목소리로 답했다. 현관에는 보통의 초인종 대신에 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비디오 폰이 장착되어 있었고, 현관은 문고리가 없었다. 그리고, 구섞에는 지문감식용 자물쇠가 달려 있어서 보기에 문에서도 호화로움이 엿보였다. 곧이어 남편의 대답과 함께 현관문이 다른 보통의 현관문과 달리 장중한 소리와 함께 승강기의 문처럼 스르륵 열리는 것이었다.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파리 들어갈라, 촌시럽기는…’
나는 남편의 비아냥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현관이 열리고 거실로 향하는 복도가 반짝이는 것으로 보아 온통 대리석으로 깔아놓은 듯 싶었다. 꺾어지는 복도 끝에서 젊고 유순하게 생긴 남자와 자그마한 체구의 앳된 모습의 여자가 따라나왔다.
‘어서오세요, 찾기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집들이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이어서 남편의 소개, 서로간의 간략한 인사가 이어졌다. 부인은 아주 차근차근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고, 우리 두사람의 코트를 받아서 현관옆의 붙밖이 벽장에 걸어주었다. 나는 이어서 그 부인에게 집이 너무 훌륭한 것 같다고 진심어린 칭찬을 건네었다.
‘저이가 너무 까탈스러와서 집지을 때 꽤나 싸웠지요. 쓸데없는 곳에 너무 돈을 들인다고요. 그래도 칭찬해주시는 걸 들으니 좋긴 좋네요.’
‘아니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 집 꾸미시는데에 심미안이 있으신 것 같애요. 액자며, 바깥의 정원관리며, 어두워서 잘 보지는 못했는데 정말 세세한 곳에 신경을 많이 쓰신게 확실히 티가 나요.’
나는 두서없이 칭찬을 줏어넘겼고, 곧이어 복도끝을 꺾어져 너른 거실이 보이는 곳으로 안내되었다. 벌써 세쌍의 부부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잇었다. 모두들 남편끼리는 반말 비슷하게 인사들을 건네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 친해진 것처럼 보였다. 부인들을 서로에게 인사시키고 여자들은 주방으로 가서 저녁차리는 것을 돕자고 모여갔다. 나는 회사에서 곧장오는 터라 복장이 조금 딱딱했지만 다른 부인들은 자유복차림에 한껏들 멋을 내고 온터라 나만 혼자 뻘쭘히 외통박이가 된 듯 싶었다. 나는 남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낮은 목소리로,
‘다들 저렇게 입고 왔는데 나만 이게 뭐야, 한마디 귀뜸이라도 해주지…’
‘괜찮아, 치마만 입었으면 됐지 뭘 그래…’
남편은 괜찮다고 하며, 나의 말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다는 것처럼 다른 회원들과의 잡담에 끼어들어 갔다. 나는 다른 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식탁이 차려진 곳을 지나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 한가운데에 별도의 조리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고급 상하 분리식 오븐과 조리하기 편리하게 갖추어진 주방구조에 다시 한번 놀라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 집들이를 위해서 특별히 초빙된 것으로 보이는 요리사가 꾸뻑 절을 하는데에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요리는 부페식으로 꾸며져 있었고 출장요리사의 솜씨로 한,중,일식이 모두 차려져 있어서 손만 대면 먹을 수 있도록 준비가 끝나 있었다.
‘그이가 번거롭다고 이렇게 출장요리를 시켰어요. 저는 성의 없이 안된다고 했지만, 워낙 막무가내로 권하는 바람에… 괜찮으시죠?’
모두가 괜찮지 않을 수 없었다. 저마다의 마음속에는 나도 집들이때에 이런 식으로 떼우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람을 되내이지 않은 여자가 없었을 것 같았다. 식사가 시작되고 서로의 소개와 인사가 이어지고 서먹서먹했던 선을 넘어서 아주 편한 분위기로 바뀌고 있었다. 게다가 식사도중에는 고급식당처럼 서빙을 하는 사람이 물을 채워주고 필요한 음식들을 덜어서 날라다 주고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흡족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음식을 다 먹고 한사람, 두사람, 디저트나 커피를 들고 자리를 일어나자, 번개같이 그릇을 치워나가기 시작해서 모든 사람이 식탁에서 일어나자, 벌써 주방은 깨끗이 치워져서 15분 정도가 지나자, 출장요리팀은 철수하겠다고 집주인에게 보고하는 것이었다. 이름하야 돈의 위력이었다. 요리팀이 돌아가고 사람들은 응접실에 앉아있다가 집주인이 안내를 하겠다고 하였다.
‘지하층의 더 넓은 거실로 자리를 옮기죠.’
사람들은 자기가 먹던 커피잔들을 들고 주인을 따라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문으로 향했다. 겉에서는 보통 방으로 되어있는 문으로 보였었는데 열고 보니 그 문은 아래층의 거실로 내려가는 입구였다. 꺾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니 다시 아래층 거실로 통하는 문이 나왔다. 윗층과의 층간거리가 꽤나 되었고 두개의 문으로 인해서 지하에서는 윗층과 완벽한 분리와 더불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소음차단이 되고 있었다. 나는 촌년같이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남편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가며 대단하다는 듯한 표정과 탄성을 계속 보냈다. 아래층의 거실은 그야말로 초호화판으로 꾸며진 미디어 감상실이라고 해야 옳았다. 들어서는 순간, 자동적으로 천장의 할로겐 램프가 켜지면서 얕은 소음이 들렸는데 그것은 사람이 들어서는 것을 감지하고 보다 깊이 있게 작동하는 센서식 공기청정기의 소리라고 덧붙여 설명을 해 주었다. 어디에고 스피커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는데 방안은 장중한 클래식음악으로 가득차고 있어서 누군가 그것을 물어보았다.
‘저이가 음악을 꽤 좋아해서 외국에서 들여온 스피커를 아예 벽에 심어버렸데요. 그래야 음의 손실이 없이 완벽한 청음을 즐길 수 있다나요. 그 때문에 벽이 심하게 진동하는 관계로 벽이며 천장이며, 방음시설을 다시 다 했구요.’
취미가 없다고 했는데 그것은 남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아니었다는 표현이 옳았다. 그렇게 부티나는 취미를 갖고있으니 남에게 취미가 무취미라고 말할 수 밖에…수천만원짜리 음향기기를 갖고 있으면서 고작 작은 오디오로 대중음악이나 들으면서 음악감상이 취미라고 하는 사람들 앞에서 감히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입이나 뻥끗 할까 싶었다. 거실의 한쪽 벽면은 요사이 말로만 듣던 초대형 벽걸이 액정화면이 걸려 있었고 모든 기기들은 랙커식으로 벽안에 책꽂이처럼 장식되어 들어가 있었다. 나는 어디에 앉아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다. 집주인 부부는 모두가 앉을 수 있도록 구섞에 쌓여있던 방석식 의자를 내어왔다. 고급일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하이팩재질의 방석식의자에 모두 감탄과 함께 둘러 앉았고, 집주인의 권유로 다섯쌍의 부부가 서로 섞여서 앉도록 했으며, 남편은 나와 마주보는 위치에 자리했다. 이어서 집주인이 일어나 오늘의 모임에 대한 운을 띄웠다.
‘이렇게 모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이 잘 아시다시피 저희 남자들의 모임은 잡기모임입니다. 취미가 워낙 없고, 게다가 취미를 즐길 물리적 시간과 공간이 마땅치 않은 남자들끼리 모인 것이 취지인데, 이렇게 부부동반으로 발전하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부부동반이라는 말에 부인들은 우스개 섞인 야유를 보냈다.
‘이제까지 총 12회의 모임을 통해 체스, 장기, 바둑, 고스톱, 오목, 컴퓨터 게임, 명상등
여러가지 잡기들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술도 섞어서요. 허허허…하지만 이런 잡기를 통해 취미를 가꾸어 나가는 것에 일종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러니까 취미의 목적은 일종의 자기 가꾸기와 동시에 자기만의 기쁨을 구가하는 것인데, 그 안에서 우리들은 한계를 느낀 것이지요. 취미를 아무리 극대화해서 즐기려해도 어쩐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무엇인가가 반드시 남는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집주인의 말에는 거창한 무엇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부인들은 자리속에 섞여있는 남편들에게 답을 들으려는 듯이 서로가 무언데라는 의문의 표정들을 날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선 화면에 비추어지는 짧막한 영화 한 편 감상하시죠.’
주인은 아무런 사전 설명없이 실내의 조명을 낮춘뒤에 DVD로 보이는 기기의 스위치를 눌렀다. 화면에는 패션쇼의 장면과 함께 늘씬하게 보이는 이른바 쭉쭉빵빵의 여인들이 평소에는 도저히 입고 다닐 수 없을 것 같은 옷들을 걸치고 회랑을 워킹하는 장면이 비추어 졌다. 고급 음향기기 답게 큰 강당에서 진짜 패션쇼에 온 것 같은 힘찬 백뮤직이 쿵쿵대면서 모여 있는 커플들의 귀청을 때렸다. 나는 화면을 보면서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모델들의 워킹 속에서 나는 전혀 별개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음을 느낀 것이었다. 언제나 흉칙하다고 느낀 남녀들의 격렬한 집단혼음 정사씬들이 뇌리에서 느물느물 피어올라 한 10여분되는 패션쇼를 보는 사이에 얼굴이 벌개지도록 음란한 영상과 상상이 뇌리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인해 당황스러워지기 까지 된 것이었다. 단순한 패션쇼의 영상이었고,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기에 영화가 끝나고 실내의 조명이 밝아졌을 때 나는 스스로 흥분했었던지 앞으로 쭉폈었던 두 다리가 이미 꼬여있음을 알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팬티속도 조금은 오줌을 지린듯이 젖어있는 것으로 보아 나는 짧은 순간에 극도로 흥분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떠셨어요? 무슨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이 영화는 단순한 패션쇼의 영상클립이 아닙니다. 제가 개발한 특수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재 편집된 일종의 이미지주사영상 입니다.’
좌석중의 어느 부인이 질문했다.
‘이미지 주사 영상이 도대체 뭐죠?’
‘그것은 저희 회사의 개발품이자, 히트상품입니다. 현재는 극히 한정된 정신치료에만 사용되지만 머지 않아 다양한 형태로 가전화 할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이죠. 이를테면 영상을 통해서 눈도 속이고 더 나아가 뇌를 속이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눈이 있어서 물체를 보고 식별하고, 정보를 뇌에 전달하여 그 외형적인 특징을 파악하게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눈에 본질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두가지 결함이 아닌 결함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언고 하니 착시와 잔상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영화라는 것은 이 중에서 잔상이라는 결함을 이용하여 대중화된 기술에 하나입니다. 여기에 저는 한가지를 더했지요. 언젠가 형사 콜롬보의 한 시리즈에서 힌트를 얻어 착수한 것인데 여러분이 보셨던 영상의 중간 중간에 여러분은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제 소프트웨어로 삽입한 영상들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1초라는 시간에 정지된 화면은 24에서 29개까지 이루어져 그것들이 연속적으로 보여질 때 인간은 그 잔상이라는 기능 이상으로 인해서 그것들이 이어져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 개발품은 이 영상을 삽입하고 제작하는 데에 컴퓨터를 극대화해서 이용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자면, 영화의 중간중간에 내용과는 상관없는 뜨거운 사막의 광경을 담은 영상을 지속적으로 삽입하고 연속해서 시원하게 물방울이 맺흰 콜라잔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삽입하면 그것을 보던 사람이 이상하게도 영화속에는 없었지만 지독한 갈증욕구를 느껴 급기야 콜라를 찾게 된다는 것이지요. 저희는 이 과정에 정신분석의 과정을 삽입한 것입니다. 예를들어, 기분이 우울하다면, 자신이 즐겁다고 생각되는 영상을 자동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속에 간간히 삽입하여 재작업한 후에 그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나면 그 영화때문인 것처럼 기분이 상쾌해지고 다시 생활의 의욕이 솟는다는 얘기이지요.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기분이 우울할때마다 그 영화를 틀게되고 그 영화속에서 뇌를 자극하는 숨겨진 영상으로 인해서 잠재적인 자극이 뇌에 전달되고 결과적으로 정신적인 기분전환의 국면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아이템이 좋았다라고 되내이던 말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저런 머리를 갖고 있기에 성공할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요즈음 사람들의 유행코드는 바로 맞춤입니다. 자기만의 것, 자기만이 소유하고 있는 것.
그런 것들이죠. 이세상에서 단하나밖에 없는 것. 여러분들은 신문잡지에서 조각난 좁쌀만한 사진이 모여서 커다란 사진을 이루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미국의 어느 소프트웨어와 그래픽을 공부하던 연구원이 개발한 것인데, 예를 들어, 마릴린 몬로의 모든 사진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마릴린 몬로의 어떤 사진을 표현하고자 명령을 주면, 그 사진의 명암구조와 색상을 분석해서 그에 근사한 사진을 그 마릴린 몬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거의 콩알만한 수준으로 추출하여 재배치하는 이른바 초현대적인 점묘화를 만들어내는 신기술인 것입니다. 이처럼 저희 회사도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맞춤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주사영상을 이용하여 삶의 기쁨을 극대화하자는 것이지요.’
‘근데 그게 이 모임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내가 큰 맘먹고 질문을 던졌다. 왜냐하면 내가 느끼기에 그것은 음란한 영상의 연속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질문 잘하셨네요. 궁금하시죠? 이 영화클립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말씀드리자면 좀 민망스럽지만 이 클립안에 있는 영상은 사전에 남편분들에게 의견을 들어서 집어넣은 것입니다. 이른바 아내되시는 분들의 금기코드들이죠.’
‘금기코드요?’
모여있는 부인들은 궁금증이 더해갔다.
‘예, 금기코드입니다. 그것도 섹스에 관련된 것들이죠. 아내되시는 분들이 절대 들어주지 않는 남편의 요구사항들에 대한 영상들입니다. 예를 들자면, 집단혼음, 애널섹스, 스와핑, 쓰리섬, 관음, 페티쉬, 새디즘, 매저키즘, 오랄섹스…등등 다양한 요구들, 그러나, 실생활에서 실현되기 힘든 것들입니다. 저는 이 모든 것들을 컴퓨터에 넣어서 가장 빠르게 그에대한 욕구가 전달되는 뇌파주기에 맞출 수 있도록 빠른 음향과 신속한 화면전환이 주로 되있는 선전처럼 제작된 패션쇼의 클립을 선택했구요. 아내되시는 분들은 저마다 다른 뇌리의 영상들을 화면을 통해 경험하셨을 겁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갖고 계시고, 신문지상에서 떠드는, 예를들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부류들에 대해서 적대감마저도 갖고 계신 바른 가치관과 도덕률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편되시는 분들이 바른생활을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마음속의 숨겨진 욕망까지도 모두 억누르고 살 수는 없지요. 저희들이 매번 모여서 얘기하고 취미를 길러보려고 노력하는 도중에도 항상 모든 남편분들이 채워지지않는 섹스에의 갈증으로 인해서 고민하고 계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감히 이런 모임을 주장한 것입니다. 용기가 없기도 하려니와 아내되시는 분을 설득하기에도 충분한 이유가 절대로 되지 못하는 무궁무진한 섹스에의 환상탐험은 이런 식이 아니고서는 발을 내딛을 수 없다는 모든 남편분들의 결의가 있었기에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이지요.’
부인들은 모두 말을 잊었다. 저마다 나와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음란한 영상들로 인해 혼란스러웠을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자리에서 남편을 향해 저 인간이 미쳤어라고 말하는 부인은 한 사람도 없었다. 왜냐하면 모여있는 사람들은 모두 건실한 직장과 비즈니스를 하는 정상적인 사람들이었고, 어느 정도의 삶의 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로서 자신의 남편뿐만이 아니라 다른 남편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말에 섣불리 자기 남편에게 손가락질하고 화를 내었다가는 자기만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이상한 여자로 보일 수도 있다는 심리에서 였다.
‘자, 이제부터 새로운 영화를 보도록 하지요. 의자를 다시 배치하고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모인 커플들은 아무런 거부감없이 주인의 말에 따랐다. 커플과 관계없이 주인부부를 포함해서 다섯쌍의 부부가 화면앞에 극장처럼 좌석을 놓고 앉게 되었다. 맨 앞에는 부인들만 그리고 걍쩌에는 남편들만 조로록 앉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자기 아내 뒤에는 못앉도록 금하고 있었고…
영화가 다시 시작되고, 방안은 화면만이 켜져 있을뿐, 모든 조명은 꺼져있듯이 최대한 낮은 촉광으로 빛을 잃었다. 영화는 실크로드였다. 광활한 고비사막이 등장하면서 화려한 영상과 함께 요가할 때 틀어주는 것 같은 그 유명한 일본의 작곡가가 지었다는 백뮤직이 실내를 가득 메웠다. 영화가 시작되고나자 또다시 나의 머리속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온몸이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이 스물스물 가려워지는 것도 같았다. 조금씩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아까처럼 얼굴이 홍조를 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면에 보이는 영화와 다르게 나의 머리속에서는 다른 장면들이 이중영화를 보고있는 것처럼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남편이 천천히 옷을 벗고 있었는데, 두명의 여인이 한꺼번에 남편의 옷을 벗겨주는 것이었다. 나는 남편의 몸에 다른 여자의 손이 닿는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것은 또다른 형태의 흥분이었다. 나는 뇌리속의 영상을 무시할려고 애썼지만 그게 쉽질 않았다. 별로 흥미가 가지 않는 영화의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눈을 뗄 수 없다는 것은 벌써 화면 속에 숨겨진 영상의 2차적인 이미지주사에 휘말렸다는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까실한 스타킹의 촉감을 느끼면서 손바닥으로 연신 넓적다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어깨가 촉 쳐지면서 전신은 방석의자의 등받이에 최대한 기대어져 안락한 휴식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고 다리는 앞으로 쭉 편채, 가끔씩 저린듯한 지릿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화면을 향하고 있는 시선이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에서 옆구리로 뒷좌석으로부터 무언가가 들어오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결박된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입에서 헉하는 신음아닌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도대체 몸이 말을 듣질 않고 있었다. 그것은 손이었다. 뒤를 돌아다 볼 수도 없을 뿐더러 누가 뒤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커플중의 한 남편일 거라는 생각만 들뿐. 남편이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벌써 나의 뇌리속의 남편은 벌거벗은 채로 두 여자의 헌신적인 혀의 봉사를 온 좇으로 받고 있었기에 나도 어쩌면 될대로 되라는 식의 방만한 포기가 잇달았는지도 몰랐다. 그 손은 매우 크고 우악스러운 느낌이었다. 풀오우버 스웨터에 브래지어만 한 나의 상체는 팔걸이에 올려놓은 팔로 인해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뒤에서 접근하기에 용이하게 되어 있었다. 그 손은 나의 젖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상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느낌은 곧이어 강간당하고 있다는 생각과도 겹쳐져서 곧이어 섹스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으로 냅다 줄행랑을 치고 있었고…턱밑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뇌리속의 남편은 이제 그 여성중의 하나에게 매달려 있다. 온 얼굴을 가랑이 사이에 파묻고 머리를 진동하듯이 떨면서까지 이름모를 여자의 보지를 탐하고 있었다. 다른 한 여성은 바닥에 기듯이 엎드려 딴 여자의 보지를 탐하는 남편의 껄떡대는 좇을 사탕 발라먹듯이 쪽족대고… 나는 내가 미치는게 아닌가 싶었다. 뇌리속의 남편이 딴 여자들과 섹스하는 장면이 연상되면서 폭발되는 것 같은 분노가 자연스럽게 쾌락의 초심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옆구리를 통해 접근해오는 손은 서두르지 않았다. 브래지어속에서 잠자고 있는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될 때까지 유방을 아주 천천히 젖꼭지를 중심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스웨터의 겉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나의 유두가 긴장하자, 그 손은 옆구리에서 빠져나가는가 싶더니만 곧이어 스웨터의 밑을 치고 들어왔다. 이어서 나머지 다른 쪽에서도 똑같이 스웨터의 밑을 열고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가슴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두 손은 촉촉한 느낌을 주면서 나의 뱃살을 음미했고 완만한 속도로 스웨터의 안쪽으로 더듬거리면서 유방을 향해 올라왔다. 한 손이 유방을 거머쥐었을 때, 다른 한 손은 나의 등뒤로 돌아가 브레지어의 후크를 대번에 풀러 버렸다. 가슴이 한결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이제 거칠 것이 없는 나의 유방을 그 두 손은 스웨터를 거의 벗기듯이 올려 놓은채로 젖꼭지를 손가락에 끼워 잘근잘근 돌리면서 주무르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내 스스로 그 손위에 내가 손을 포개어 주무르고 있는 그 남자를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끊임없이 신음을 흘리고 있었고 옆자리도 차마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인 것 같았다. 뇌리속의 남편은 이제 두 여자를 상하로 포개어 엎드릴 것을 명령하고 있다. 상하로 포개어진 쩍 벌어진 보지를 남편은 찰리채플린의 활동영화처럼 우스꽝스러운 빠른 속도로 쑤시기 시작한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엎드린채로 남편의 얼굴을 뒤돌아 응시하는 여인들의 고혹스런 눈빛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누군가 쑤셔주었으면 하는 바램만이 마음속에 가득할 뿐이었다. 그때까지 유방에 머물러 있던 한 손이 천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나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렸지만 그것은 오히려 치마가 들어올려져서 나의 매력적인 긴 넓적다리가 드러나는 결과 밖에는 않되었다. 뒤에서 나를 감싸 안으면서도 그 손은 그 어둠속에서 정확하게 내 치마의 앞단추와 후크, 지퍼를 찾아내서 풀어버렸다. 마치 그 부위를 눈감고도 알 수 있다는 것처럼. 한손은 뱀처럼 나의 치마안을 탐색해 들어와 팬티안으로 스며들었다. 다리는 이미 든채로 벌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손은 당당하게 나의 보지털로 뒤덮힌 둔덕을 접근해 들어왔다. 보지털을 가르듯이 쓰다듬으면서 손끝이 떨리며 아래쪽을 향하는 도중, 나의 입에서는 옆자리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소리로 신음을 내쏟기 시작했다. 몸살이 걸려 앓듯이 터져나오는 신음은 그칠줄을 몰랐고 그 손은 급기야 이미 오줌을 싼것마냥 씹물이 배어나온 팬티를 들추고 나의 보지를 유린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쉴새없이 나의 씹은 경련하고 있었고 그 엉덩이마저 들썩대면서 온 둔부로 미치는 쾌감으로 인해서 두 다리는 지랄하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남편보다 굵은 손가락으로 탕수육국물처럼 걸죽하게 적셔져있는 씹구녕을 천천히 쑤셔대면서 그 속도에 더하여 손가락의 갯수도 또한 늘려가는 것이었다. 간간히 나는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악하는 신음이 터져나왔고 머릿속의 남편도 벌겋게 흥분된 얼굴로 두 여자의 보지에 번갈아 가면서 그 부풀어 터질듯한 좇을 무진장 쑤셔박고 있다. 남편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입을 쩍 벌린 것을 보니 아마도 사정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잔뜩 긴장한 남편의 엉덩이가 간간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 사정의 여운이 너무도 강렬하게 전신을 휩싸는 것 같았다. 내 보지를 쑤시는 속도도 장난이 아니었다. 나도 거기에 덩달아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그 손가락이 더 깊이 보지 안쪽을 쑤셔줄 수 있도록 리듬까지 맞추고 있었다. 한순간, 나는 정신이 아뜩해지면서 온몸에 땀이 확 솟았다. 허리는 위로 치켜들면서 휠대로 휘어져서 벌써 그 사람의 손가락이 보지를 빠져나온지는 오래되었지만 온 전신을 타고 흐르는 오르가즘의 열기로 인해서 나는 그제서야 화면에서 시선을 놓치고 의자 깊숙히 널부러지고 말았다. 아마도 정신을 놓았나보다. 정신을 잃으면서도 끝끝내 뇌리속에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음란한 섹스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을 휘저었고…얼마가 흘렀을까? 누군가 내 젖을 누르고 있는듯한 느낌에 눈을 떴다. 나의 눈앞에는 땀을 뚝뚝 흘리는 어떤 남자가 열심히 흥분하면서 눈을 감고 행위에 빠져있는 얼굴이 들어왔다. 그 행위는 나에게 행해지고 있었다. 남편과는 다른 꽉 찬 느낌의 좇은 나의 보지속을 한치의 공간도 없게 밀착하면서 쭉쭉 밀고 들어왔다. 상황을 판단하고 자시고 할 겨를이 아니었다. 옆을 쳐다보니 남편은 없었다. 온 방안은 그야말로 섹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숙하게 앉아서 영화를 보던 커플들은 이미 없었다. 모두가 옷을 벗어 제낀채로, 선뜻 알아보기에도 힘든 형상으로 엉키고 설켜들 있었다. 옆을 돌아보는 나의 눈앞에 이름 모르는 다른 굵은 좇이 시선을 가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길지는 않지만 겁나게 굵게 보이는 좇을 덥썩 베어 물었다. 미친듯이 쭉쭉 빨아대는 중간에 내보지를 쑤시는 남자가 탁탁탁탁하는 떡치는 소리의 속도를 높이더니 그 땀에 절은 상체를 나에게 안겨왔다. 내입에 오랄을 하던 그 남자는 사정을 한 그 남자를 밀어내더니 나를 돌려세웠다. 나는 엎드려 그 남자에게 좇물이 질질 흘러내리는 보지를 뒤로 벌려주면서 그제서야 방안의 풍경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남자의 굵은 좇이 보지를 열고 들어오면서 찢어질듯이 아픈 통증으로 인해 비명을 지르면서도 방안의 모습에 매료되는 나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남편은 회장의 부인을 뒤에서 올라타고 있었다. 그 부인은 회장의 위에 엎드려 있었는데 좋아, 좋아, 너무좋아 하는 비명 같은 쾌감의 환호를 지르면서 고개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자세로 보아 회장의 좇은 부인의 보지에 그리고 남편은 그 부인의 항문에 좇을 박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뒤에서 퍽퍽 소리를 내면서 좇질을 해대는 통에 마구 시선이 흔들리면서 보이는 그 세사람의 열락의 실루엣이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다. 곧이어서 그 굵은 좇이 뜨거운 정액을 내안에 폭발시키면서 나는 다시 앞으로 고꾸라졌다. 남편들은 돌아가면서 부인들의 보지를 쑤셔대기 시작했다.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도 없었고 그저 반복적으로 기계처럼 벌리고 쑤시고 싸대는 동작들이 질펀하게 방안을 수놓았다. 온몸은 파곤죽처럼 변해갔고 여자들은 비명에 가까운 환호와 신음으로 절절대었고 몸에는 정액과 땀으로 번들거렸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남자가 박으면 으레 다른 남자가 나에게 들러붙어서 입안에 혹은 보지와 항문에 동시에 좇을 쑤셔놓고 펌핑을 해댔다. 대개의 부인들이 한번에 세명의 남자들과 섹스를 했다. 이른바 떼씹의 파티였다. 입과 보지와 똥꾸멍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었고, 입안을 쑤시고들어오는 좇들은 이미 정액과 씹물, 똥냄새가 진동하고 있었지만 방안의 모든 여자들은 맛있는 뼈다귀국의 뼈를 빨아먹듯이 흡혈귀들처럼 줄창들 빨아대고 있었다. 남자들은 중간중간에 담배를 피워물면서도 보지를 찾는 것을 잊지않았고 그럼으로 인해서 여유를 갖고 노는 보지는 없었다. 나는 어떤 남자의 위에 올라타고 열심히 상하로 보지를 움직이고 있었는데 누군가 철썩하면서 엉덩이를 치는 것이었다. 나는 돌아다 보지도 않았다. 손으로 지그시 허리를 누르면서 뒤로 다가 오길래 또 어떤 놈이 항문에 쑤셔박고 싶은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엎드려 두손으로 항문을 벌려주면서 외쳤다.항문에도 보지에도 다 쑤셔달라고 말이다. 이미 항문은 찢어진지 오래 였지만 이제는 아픔을 잊어먹은지 오래였고 질척대는 먼저 싸놓은 정액으로 인해서 무리없이 좇은 밀려 들어갔다. 그때서야 나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리며 항문에 좇을 디밀고 있는 남자는 이제서야 돌아온 남편이었다. 밑에서는 다른 남자의 좇이 보지를 치밀고 올라오고 남편이 나의 항문을 그 사랑스런 좇으로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푸근한 마음과 더불어 불현듯 모르는 척하고 섹스를 하고 싶은 못된 심사가 일어났다. 그래서 더욱 발광을 하며, 박아달라고, 쑤셔달라고, 나 미친다고 발광을 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허리를 틀어댔다. 급기야 히프를 부여잡으면서 부르르 떠는 남편의 떨림에서 나도 한껏 오르가즘으로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그 밤은 미친듯한 섹스의 떨림으로 흘러갔다. 이제는 더 이상 움직일 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고 바닥에 모두 벌거벗은채로 널부러져 있자, 회장 부인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시원한 샴페인을 쟁반가득 들고 들어왔다. 회장이 일어서더니만 건배를 들자고 했다.
‘자 여러분, 신들이 마시는 천상의 술을 가리켜 앰브로시아라고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의 모임을 앰브로시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 건배!’
차가운 샴페인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내앞에서 웃으며 잔을 드는 남편이 보였다. 남편은 다른 여자를 껴앉고 젖을 주무르면서도 이제까지 보지못하던 사랑이 가득 넘치는 미소를 나에게 보내고 있었다. 나는 남편의 그 사랑이 넘치는 미소가 좋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끝-
그날은 여러가지 일로 무척 바쁜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남편은 사보에 낼 기사송고 때문에 식사를 걸렀고, 컴퓨터 앞에서 쌓아놓은 책더미 속에서 워드를 치기에 정신이 없었으며, 나는 나대로 며칠 앞으로 다가온 프레젠테이션 준비로 인해서 노트북을 들고 이방 저방을 왔다갔다 하는, 그야말로 제 할일에 모두 정신이 나간 저녁이었다. 그날은 새벽 2시가 거지반 되어서야 겨우 일들을 끝내고 늦은 밤참을 마주하고 둘이 앉을 수 있었다.
‘이거 자기전에 먹으면 몽조리 살로 가는 거 아냐?’
요사이 유달리 거울 앞에서 배가 나온 것에 민감한 남편이 한마디 거드는 것이었다.
‘배좀 나오면 어때서? 누구 보여줄 사람이라도 있어?’
나는 남편을 째려보며, 대꾸했다.
‘아니, 나말고 너 말이야!’
사실 요즈음 자꾸만 아랫배가 나오는 것 같은 느낌에 샤워할때에도 유달리 관심있게 살펴
보지만 항상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나마 아직 두사람이 직장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않은 것으로 이만큼의 체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치부하고 있었다. 남편은 밤참을 먹다말고 불현듯 전자수첩을 가져왔다.
‘어? 벌써 내일이 신년모임이네? 여보 당신도 같이 갈테야? 내일은 부부동반도 되거던, 그리고 새로 이사한 회원의 집들이겸 모임이라서 말이야, 어때? 저녁에 시간 있어?’
내일은 오전에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리허설이 있고 오후에 그 마무리 점검회의만 마치면 별로 할일은 없었다. 나는 그러마하고 대답했다. 남편의 모임은 이름하여 잡기동호회였다. 그야말로 취미가 무취미인 사람들이 모여서 모일때마다 다른 잡기들을 배우고 익혀서 다양한 취미생활의 근간을 이루자는 취지였는데 모르긴 몰라도 잡담반, 푸념반으로 시간을 떼우고 그것을 빌미삼아 꼴깍 한잔하고자하는 모임인것으로 나는 알고 있었다.
‘재미나 있을까 몰라? 부부동반이라니까 한번 가보지뭐, 거기 모인 부인들도 다 나처럼 한마디씩 할걸. 쓰잘대없이 모여서 술들이나 들이키는 그런 모임은 원천봉쇄가 가한줄 아뢰오라고 노래를 부를 테니 말이야.’
남편은 설겆이를 하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뒤돌아 있는 나에게 그 미소는 절대 보일리 없었다.
회사에서 회의는 5시 반정도에 끝나고 이틀뒤에 있을 프레젠테이션의 준비가 마무리된 것을 서로 격려하며 삼삼오오 짝을 이뤄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나는 회의 도중에 자꾸 들어오는 남편의 문자메세지를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퇴근 준비를 하며 살펴보니 벌써 회사앞 주차장에 와있다는 내용이었다. 집들이 하는 집이 서울과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이기 문에 일찍 출발해야 식사시간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아니 젊은 나이들 일텐데 왠 전원주택, 부모님을 모시고 사나?’
나는 부리나케 주차장으로 달려 나갔다. 남편은 벌써 마음이 급한지 시동을 건채로, 차밖에 기대어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자기야, 벌써왔어? 자기는 회사에서 요렇게 일찍 직무유기를 하나?’
‘직무유기는, 무쉰. 할일 다하고 나오는 거지, 아니 요새 할일 않하고 월급주는 회사가
있기나 하남? 어서 빨리 타기나 해. 지금가도 늦었지 싶다.’
남편은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었지만 다행히 도로가 정체되기전에 외곽도로에 접어들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는 도중에 집들이 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회원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은 리시버를 꼽고는,
‘…아 글쎄, 지금 가고 있다니깐, 다른 사람들은… 응…응…알았다니깐….그래 집에서 보자구,…응 주소도 알고 있어..걱정은…..’
시내도 아니고 시외의 전원주택이라서 혹시라도 길을 잃을까 전화로 재차 당부하는 것 같았다. 대개 모임은 그날의 잡기주제에 따라서 장소가 바뀌곤 했는데, 집들이를 위한 모임의 장소로 회원의 집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부부동반. 나는 모임에 가게되면 남편들에 대한 성토를 징하게 할것이라고 운전하는 남편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45분정도 걸려서 한적한 전원주택이 보이는 팬션촌락처럼 보이는 마을에 접어들었다. 집과 집 사이가 20여 미터씩은 떨어져있고 주택은 아름드리 나무들로 방풍림들이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에서는 집안의 불빛만이 간간히 새어나올뿐, 창문도 무어도 보이질 않았다. 벌써 현관앞에는 차들이 몇대 주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먼저 도착한 회원들도 있는 모양이었다.
‘자기야, 이거 꽤 돈들인 것 같은데, 저 나무 크기 좀 봐, 정원식수 값만해도 우리 차값정도 되지 싶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벌어야 이런 전원주택에 살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우리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는 있지만 언제나 아둥바둥, 앞으로의 계획, 지출등으로 싸우기가 일 쑤 였기에 저런 여유를 집에다 부리는 정도는 도대체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꽤 벌지. 아이템이 좋아. 앞으로 3,4년은 문제 없을거야.’
남편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조금은 퉁명스런 목소리로 답했다. 현관에는 보통의 초인종 대신에 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비디오 폰이 장착되어 있었고, 현관은 문고리가 없었다. 그리고, 구섞에는 지문감식용 자물쇠가 달려 있어서 보기에 문에서도 호화로움이 엿보였다. 곧이어 남편의 대답과 함께 현관문이 다른 보통의 현관문과 달리 장중한 소리와 함께 승강기의 문처럼 스르륵 열리는 것이었다.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파리 들어갈라, 촌시럽기는…’
나는 남편의 비아냥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현관이 열리고 거실로 향하는 복도가 반짝이는 것으로 보아 온통 대리석으로 깔아놓은 듯 싶었다. 꺾어지는 복도 끝에서 젊고 유순하게 생긴 남자와 자그마한 체구의 앳된 모습의 여자가 따라나왔다.
‘어서오세요, 찾기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집들이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이어서 남편의 소개, 서로간의 간략한 인사가 이어졌다. 부인은 아주 차근차근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고, 우리 두사람의 코트를 받아서 현관옆의 붙밖이 벽장에 걸어주었다. 나는 이어서 그 부인에게 집이 너무 훌륭한 것 같다고 진심어린 칭찬을 건네었다.
‘저이가 너무 까탈스러와서 집지을 때 꽤나 싸웠지요. 쓸데없는 곳에 너무 돈을 들인다고요. 그래도 칭찬해주시는 걸 들으니 좋긴 좋네요.’
‘아니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 집 꾸미시는데에 심미안이 있으신 것 같애요. 액자며, 바깥의 정원관리며, 어두워서 잘 보지는 못했는데 정말 세세한 곳에 신경을 많이 쓰신게 확실히 티가 나요.’
나는 두서없이 칭찬을 줏어넘겼고, 곧이어 복도끝을 꺾어져 너른 거실이 보이는 곳으로 안내되었다. 벌써 세쌍의 부부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잇었다. 모두들 남편끼리는 반말 비슷하게 인사들을 건네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 친해진 것처럼 보였다. 부인들을 서로에게 인사시키고 여자들은 주방으로 가서 저녁차리는 것을 돕자고 모여갔다. 나는 회사에서 곧장오는 터라 복장이 조금 딱딱했지만 다른 부인들은 자유복차림에 한껏들 멋을 내고 온터라 나만 혼자 뻘쭘히 외통박이가 된 듯 싶었다. 나는 남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낮은 목소리로,
‘다들 저렇게 입고 왔는데 나만 이게 뭐야, 한마디 귀뜸이라도 해주지…’
‘괜찮아, 치마만 입었으면 됐지 뭘 그래…’
남편은 괜찮다고 하며, 나의 말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다는 것처럼 다른 회원들과의 잡담에 끼어들어 갔다. 나는 다른 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식탁이 차려진 곳을 지나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 한가운데에 별도의 조리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고급 상하 분리식 오븐과 조리하기 편리하게 갖추어진 주방구조에 다시 한번 놀라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 집들이를 위해서 특별히 초빙된 것으로 보이는 요리사가 꾸뻑 절을 하는데에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요리는 부페식으로 꾸며져 있었고 출장요리사의 솜씨로 한,중,일식이 모두 차려져 있어서 손만 대면 먹을 수 있도록 준비가 끝나 있었다.
‘그이가 번거롭다고 이렇게 출장요리를 시켰어요. 저는 성의 없이 안된다고 했지만, 워낙 막무가내로 권하는 바람에… 괜찮으시죠?’
모두가 괜찮지 않을 수 없었다. 저마다의 마음속에는 나도 집들이때에 이런 식으로 떼우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람을 되내이지 않은 여자가 없었을 것 같았다. 식사가 시작되고 서로의 소개와 인사가 이어지고 서먹서먹했던 선을 넘어서 아주 편한 분위기로 바뀌고 있었다. 게다가 식사도중에는 고급식당처럼 서빙을 하는 사람이 물을 채워주고 필요한 음식들을 덜어서 날라다 주고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흡족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음식을 다 먹고 한사람, 두사람, 디저트나 커피를 들고 자리를 일어나자, 번개같이 그릇을 치워나가기 시작해서 모든 사람이 식탁에서 일어나자, 벌써 주방은 깨끗이 치워져서 15분 정도가 지나자, 출장요리팀은 철수하겠다고 집주인에게 보고하는 것이었다. 이름하야 돈의 위력이었다. 요리팀이 돌아가고 사람들은 응접실에 앉아있다가 집주인이 안내를 하겠다고 하였다.
‘지하층의 더 넓은 거실로 자리를 옮기죠.’
사람들은 자기가 먹던 커피잔들을 들고 주인을 따라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문으로 향했다. 겉에서는 보통 방으로 되어있는 문으로 보였었는데 열고 보니 그 문은 아래층의 거실로 내려가는 입구였다. 꺾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니 다시 아래층 거실로 통하는 문이 나왔다. 윗층과의 층간거리가 꽤나 되었고 두개의 문으로 인해서 지하에서는 윗층과 완벽한 분리와 더불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소음차단이 되고 있었다. 나는 촌년같이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남편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가며 대단하다는 듯한 표정과 탄성을 계속 보냈다. 아래층의 거실은 그야말로 초호화판으로 꾸며진 미디어 감상실이라고 해야 옳았다. 들어서는 순간, 자동적으로 천장의 할로겐 램프가 켜지면서 얕은 소음이 들렸는데 그것은 사람이 들어서는 것을 감지하고 보다 깊이 있게 작동하는 센서식 공기청정기의 소리라고 덧붙여 설명을 해 주었다. 어디에고 스피커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는데 방안은 장중한 클래식음악으로 가득차고 있어서 누군가 그것을 물어보았다.
‘저이가 음악을 꽤 좋아해서 외국에서 들여온 스피커를 아예 벽에 심어버렸데요. 그래야 음의 손실이 없이 완벽한 청음을 즐길 수 있다나요. 그 때문에 벽이 심하게 진동하는 관계로 벽이며 천장이며, 방음시설을 다시 다 했구요.’
취미가 없다고 했는데 그것은 남과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아니었다는 표현이 옳았다. 그렇게 부티나는 취미를 갖고있으니 남에게 취미가 무취미라고 말할 수 밖에…수천만원짜리 음향기기를 갖고 있으면서 고작 작은 오디오로 대중음악이나 들으면서 음악감상이 취미라고 하는 사람들 앞에서 감히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입이나 뻥끗 할까 싶었다. 거실의 한쪽 벽면은 요사이 말로만 듣던 초대형 벽걸이 액정화면이 걸려 있었고 모든 기기들은 랙커식으로 벽안에 책꽂이처럼 장식되어 들어가 있었다. 나는 어디에 앉아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다. 집주인 부부는 모두가 앉을 수 있도록 구섞에 쌓여있던 방석식 의자를 내어왔다. 고급일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하이팩재질의 방석식의자에 모두 감탄과 함께 둘러 앉았고, 집주인의 권유로 다섯쌍의 부부가 서로 섞여서 앉도록 했으며, 남편은 나와 마주보는 위치에 자리했다. 이어서 집주인이 일어나 오늘의 모임에 대한 운을 띄웠다.
‘이렇게 모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이 잘 아시다시피 저희 남자들의 모임은 잡기모임입니다. 취미가 워낙 없고, 게다가 취미를 즐길 물리적 시간과 공간이 마땅치 않은 남자들끼리 모인 것이 취지인데, 이렇게 부부동반으로 발전하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부부동반이라는 말에 부인들은 우스개 섞인 야유를 보냈다.
‘이제까지 총 12회의 모임을 통해 체스, 장기, 바둑, 고스톱, 오목, 컴퓨터 게임, 명상등
여러가지 잡기들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술도 섞어서요. 허허허…하지만 이런 잡기를 통해 취미를 가꾸어 나가는 것에 일종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러니까 취미의 목적은 일종의 자기 가꾸기와 동시에 자기만의 기쁨을 구가하는 것인데, 그 안에서 우리들은 한계를 느낀 것이지요. 취미를 아무리 극대화해서 즐기려해도 어쩐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무엇인가가 반드시 남는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집주인의 말에는 거창한 무엇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부인들은 자리속에 섞여있는 남편들에게 답을 들으려는 듯이 서로가 무언데라는 의문의 표정들을 날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선 화면에 비추어지는 짧막한 영화 한 편 감상하시죠.’
주인은 아무런 사전 설명없이 실내의 조명을 낮춘뒤에 DVD로 보이는 기기의 스위치를 눌렀다. 화면에는 패션쇼의 장면과 함께 늘씬하게 보이는 이른바 쭉쭉빵빵의 여인들이 평소에는 도저히 입고 다닐 수 없을 것 같은 옷들을 걸치고 회랑을 워킹하는 장면이 비추어 졌다. 고급 음향기기 답게 큰 강당에서 진짜 패션쇼에 온 것 같은 힘찬 백뮤직이 쿵쿵대면서 모여 있는 커플들의 귀청을 때렸다. 나는 화면을 보면서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모델들의 워킹 속에서 나는 전혀 별개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음을 느낀 것이었다. 언제나 흉칙하다고 느낀 남녀들의 격렬한 집단혼음 정사씬들이 뇌리에서 느물느물 피어올라 한 10여분되는 패션쇼를 보는 사이에 얼굴이 벌개지도록 음란한 영상과 상상이 뇌리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인해 당황스러워지기 까지 된 것이었다. 단순한 패션쇼의 영상이었고,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기에 영화가 끝나고 실내의 조명이 밝아졌을 때 나는 스스로 흥분했었던지 앞으로 쭉폈었던 두 다리가 이미 꼬여있음을 알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팬티속도 조금은 오줌을 지린듯이 젖어있는 것으로 보아 나는 짧은 순간에 극도로 흥분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떠셨어요? 무슨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이 영화는 단순한 패션쇼의 영상클립이 아닙니다. 제가 개발한 특수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재 편집된 일종의 이미지주사영상 입니다.’
좌석중의 어느 부인이 질문했다.
‘이미지 주사 영상이 도대체 뭐죠?’
‘그것은 저희 회사의 개발품이자, 히트상품입니다. 현재는 극히 한정된 정신치료에만 사용되지만 머지 않아 다양한 형태로 가전화 할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이죠. 이를테면 영상을 통해서 눈도 속이고 더 나아가 뇌를 속이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눈이 있어서 물체를 보고 식별하고, 정보를 뇌에 전달하여 그 외형적인 특징을 파악하게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눈에 본질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두가지 결함이 아닌 결함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언고 하니 착시와 잔상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영화라는 것은 이 중에서 잔상이라는 결함을 이용하여 대중화된 기술에 하나입니다. 여기에 저는 한가지를 더했지요. 언젠가 형사 콜롬보의 한 시리즈에서 힌트를 얻어 착수한 것인데 여러분이 보셨던 영상의 중간 중간에 여러분은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제 소프트웨어로 삽입한 영상들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1초라는 시간에 정지된 화면은 24에서 29개까지 이루어져 그것들이 연속적으로 보여질 때 인간은 그 잔상이라는 기능 이상으로 인해서 그것들이 이어져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 개발품은 이 영상을 삽입하고 제작하는 데에 컴퓨터를 극대화해서 이용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자면, 영화의 중간중간에 내용과는 상관없는 뜨거운 사막의 광경을 담은 영상을 지속적으로 삽입하고 연속해서 시원하게 물방울이 맺흰 콜라잔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삽입하면 그것을 보던 사람이 이상하게도 영화속에는 없었지만 지독한 갈증욕구를 느껴 급기야 콜라를 찾게 된다는 것이지요. 저희는 이 과정에 정신분석의 과정을 삽입한 것입니다. 예를들어, 기분이 우울하다면, 자신이 즐겁다고 생각되는 영상을 자동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속에 간간히 삽입하여 재작업한 후에 그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나면 그 영화때문인 것처럼 기분이 상쾌해지고 다시 생활의 의욕이 솟는다는 얘기이지요.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기분이 우울할때마다 그 영화를 틀게되고 그 영화속에서 뇌를 자극하는 숨겨진 영상으로 인해서 잠재적인 자극이 뇌에 전달되고 결과적으로 정신적인 기분전환의 국면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아이템이 좋았다라고 되내이던 말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저런 머리를 갖고 있기에 성공할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요즈음 사람들의 유행코드는 바로 맞춤입니다. 자기만의 것, 자기만이 소유하고 있는 것.
그런 것들이죠. 이세상에서 단하나밖에 없는 것. 여러분들은 신문잡지에서 조각난 좁쌀만한 사진이 모여서 커다란 사진을 이루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미국의 어느 소프트웨어와 그래픽을 공부하던 연구원이 개발한 것인데, 예를 들어, 마릴린 몬로의 모든 사진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마릴린 몬로의 어떤 사진을 표현하고자 명령을 주면, 그 사진의 명암구조와 색상을 분석해서 그에 근사한 사진을 그 마릴린 몬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거의 콩알만한 수준으로 추출하여 재배치하는 이른바 초현대적인 점묘화를 만들어내는 신기술인 것입니다. 이처럼 저희 회사도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맞춤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주사영상을 이용하여 삶의 기쁨을 극대화하자는 것이지요.’
‘근데 그게 이 모임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내가 큰 맘먹고 질문을 던졌다. 왜냐하면 내가 느끼기에 그것은 음란한 영상의 연속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질문 잘하셨네요. 궁금하시죠? 이 영화클립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말씀드리자면 좀 민망스럽지만 이 클립안에 있는 영상은 사전에 남편분들에게 의견을 들어서 집어넣은 것입니다. 이른바 아내되시는 분들의 금기코드들이죠.’
‘금기코드요?’
모여있는 부인들은 궁금증이 더해갔다.
‘예, 금기코드입니다. 그것도 섹스에 관련된 것들이죠. 아내되시는 분들이 절대 들어주지 않는 남편의 요구사항들에 대한 영상들입니다. 예를 들자면, 집단혼음, 애널섹스, 스와핑, 쓰리섬, 관음, 페티쉬, 새디즘, 매저키즘, 오랄섹스…등등 다양한 요구들, 그러나, 실생활에서 실현되기 힘든 것들입니다. 저는 이 모든 것들을 컴퓨터에 넣어서 가장 빠르게 그에대한 욕구가 전달되는 뇌파주기에 맞출 수 있도록 빠른 음향과 신속한 화면전환이 주로 되있는 선전처럼 제작된 패션쇼의 클립을 선택했구요. 아내되시는 분들은 저마다 다른 뇌리의 영상들을 화면을 통해 경험하셨을 겁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갖고 계시고, 신문지상에서 떠드는, 예를들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부류들에 대해서 적대감마저도 갖고 계신 바른 가치관과 도덕률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편되시는 분들이 바른생활을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마음속의 숨겨진 욕망까지도 모두 억누르고 살 수는 없지요. 저희들이 매번 모여서 얘기하고 취미를 길러보려고 노력하는 도중에도 항상 모든 남편분들이 채워지지않는 섹스에의 갈증으로 인해서 고민하고 계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감히 이런 모임을 주장한 것입니다. 용기가 없기도 하려니와 아내되시는 분을 설득하기에도 충분한 이유가 절대로 되지 못하는 무궁무진한 섹스에의 환상탐험은 이런 식이 아니고서는 발을 내딛을 수 없다는 모든 남편분들의 결의가 있었기에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이지요.’
부인들은 모두 말을 잊었다. 저마다 나와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음란한 영상들로 인해 혼란스러웠을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자리에서 남편을 향해 저 인간이 미쳤어라고 말하는 부인은 한 사람도 없었다. 왜냐하면 모여있는 사람들은 모두 건실한 직장과 비즈니스를 하는 정상적인 사람들이었고, 어느 정도의 삶의 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로서 자신의 남편뿐만이 아니라 다른 남편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말에 섣불리 자기 남편에게 손가락질하고 화를 내었다가는 자기만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이상한 여자로 보일 수도 있다는 심리에서 였다.
‘자, 이제부터 새로운 영화를 보도록 하지요. 의자를 다시 배치하고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모인 커플들은 아무런 거부감없이 주인의 말에 따랐다. 커플과 관계없이 주인부부를 포함해서 다섯쌍의 부부가 화면앞에 극장처럼 좌석을 놓고 앉게 되었다. 맨 앞에는 부인들만 그리고 걍쩌에는 남편들만 조로록 앉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자기 아내 뒤에는 못앉도록 금하고 있었고…
영화가 다시 시작되고, 방안은 화면만이 켜져 있을뿐, 모든 조명은 꺼져있듯이 최대한 낮은 촉광으로 빛을 잃었다. 영화는 실크로드였다. 광활한 고비사막이 등장하면서 화려한 영상과 함께 요가할 때 틀어주는 것 같은 그 유명한 일본의 작곡가가 지었다는 백뮤직이 실내를 가득 메웠다. 영화가 시작되고나자 또다시 나의 머리속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온몸이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이 스물스물 가려워지는 것도 같았다. 조금씩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아까처럼 얼굴이 홍조를 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면에 보이는 영화와 다르게 나의 머리속에서는 다른 장면들이 이중영화를 보고있는 것처럼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남편이 천천히 옷을 벗고 있었는데, 두명의 여인이 한꺼번에 남편의 옷을 벗겨주는 것이었다. 나는 남편의 몸에 다른 여자의 손이 닿는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것은 또다른 형태의 흥분이었다. 나는 뇌리속의 영상을 무시할려고 애썼지만 그게 쉽질 않았다. 별로 흥미가 가지 않는 영화의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눈을 뗄 수 없다는 것은 벌써 화면 속에 숨겨진 영상의 2차적인 이미지주사에 휘말렸다는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까실한 스타킹의 촉감을 느끼면서 손바닥으로 연신 넓적다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어깨가 촉 쳐지면서 전신은 방석의자의 등받이에 최대한 기대어져 안락한 휴식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고 다리는 앞으로 쭉 편채, 가끔씩 저린듯한 지릿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화면을 향하고 있는 시선이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에서 옆구리로 뒷좌석으로부터 무언가가 들어오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결박된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입에서 헉하는 신음아닌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도대체 몸이 말을 듣질 않고 있었다. 그것은 손이었다. 뒤를 돌아다 볼 수도 없을 뿐더러 누가 뒤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커플중의 한 남편일 거라는 생각만 들뿐. 남편이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벌써 나의 뇌리속의 남편은 벌거벗은 채로 두 여자의 헌신적인 혀의 봉사를 온 좇으로 받고 있었기에 나도 어쩌면 될대로 되라는 식의 방만한 포기가 잇달았는지도 몰랐다. 그 손은 매우 크고 우악스러운 느낌이었다. 풀오우버 스웨터에 브래지어만 한 나의 상체는 팔걸이에 올려놓은 팔로 인해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뒤에서 접근하기에 용이하게 되어 있었다. 그 손은 나의 젖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상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느낌은 곧이어 강간당하고 있다는 생각과도 겹쳐져서 곧이어 섹스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으로 냅다 줄행랑을 치고 있었고…턱밑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뇌리속의 남편은 이제 그 여성중의 하나에게 매달려 있다. 온 얼굴을 가랑이 사이에 파묻고 머리를 진동하듯이 떨면서까지 이름모를 여자의 보지를 탐하고 있었다. 다른 한 여성은 바닥에 기듯이 엎드려 딴 여자의 보지를 탐하는 남편의 껄떡대는 좇을 사탕 발라먹듯이 쪽족대고… 나는 내가 미치는게 아닌가 싶었다. 뇌리속의 남편이 딴 여자들과 섹스하는 장면이 연상되면서 폭발되는 것 같은 분노가 자연스럽게 쾌락의 초심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옆구리를 통해 접근해오는 손은 서두르지 않았다. 브래지어속에서 잠자고 있는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될 때까지 유방을 아주 천천히 젖꼭지를 중심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스웨터의 겉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나의 유두가 긴장하자, 그 손은 옆구리에서 빠져나가는가 싶더니만 곧이어 스웨터의 밑을 치고 들어왔다. 이어서 나머지 다른 쪽에서도 똑같이 스웨터의 밑을 열고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가슴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두 손은 촉촉한 느낌을 주면서 나의 뱃살을 음미했고 완만한 속도로 스웨터의 안쪽으로 더듬거리면서 유방을 향해 올라왔다. 한 손이 유방을 거머쥐었을 때, 다른 한 손은 나의 등뒤로 돌아가 브레지어의 후크를 대번에 풀러 버렸다. 가슴이 한결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이제 거칠 것이 없는 나의 유방을 그 두 손은 스웨터를 거의 벗기듯이 올려 놓은채로 젖꼭지를 손가락에 끼워 잘근잘근 돌리면서 주무르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내 스스로 그 손위에 내가 손을 포개어 주무르고 있는 그 남자를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끊임없이 신음을 흘리고 있었고 옆자리도 차마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인 것 같았다. 뇌리속의 남편은 이제 두 여자를 상하로 포개어 엎드릴 것을 명령하고 있다. 상하로 포개어진 쩍 벌어진 보지를 남편은 찰리채플린의 활동영화처럼 우스꽝스러운 빠른 속도로 쑤시기 시작한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엎드린채로 남편의 얼굴을 뒤돌아 응시하는 여인들의 고혹스런 눈빛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누군가 쑤셔주었으면 하는 바램만이 마음속에 가득할 뿐이었다. 그때까지 유방에 머물러 있던 한 손이 천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나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렸지만 그것은 오히려 치마가 들어올려져서 나의 매력적인 긴 넓적다리가 드러나는 결과 밖에는 않되었다. 뒤에서 나를 감싸 안으면서도 그 손은 그 어둠속에서 정확하게 내 치마의 앞단추와 후크, 지퍼를 찾아내서 풀어버렸다. 마치 그 부위를 눈감고도 알 수 있다는 것처럼. 한손은 뱀처럼 나의 치마안을 탐색해 들어와 팬티안으로 스며들었다. 다리는 이미 든채로 벌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손은 당당하게 나의 보지털로 뒤덮힌 둔덕을 접근해 들어왔다. 보지털을 가르듯이 쓰다듬으면서 손끝이 떨리며 아래쪽을 향하는 도중, 나의 입에서는 옆자리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소리로 신음을 내쏟기 시작했다. 몸살이 걸려 앓듯이 터져나오는 신음은 그칠줄을 몰랐고 그 손은 급기야 이미 오줌을 싼것마냥 씹물이 배어나온 팬티를 들추고 나의 보지를 유린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쉴새없이 나의 씹은 경련하고 있었고 그 엉덩이마저 들썩대면서 온 둔부로 미치는 쾌감으로 인해서 두 다리는 지랄하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남편보다 굵은 손가락으로 탕수육국물처럼 걸죽하게 적셔져있는 씹구녕을 천천히 쑤셔대면서 그 속도에 더하여 손가락의 갯수도 또한 늘려가는 것이었다. 간간히 나는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악하는 신음이 터져나왔고 머릿속의 남편도 벌겋게 흥분된 얼굴로 두 여자의 보지에 번갈아 가면서 그 부풀어 터질듯한 좇을 무진장 쑤셔박고 있다. 남편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입을 쩍 벌린 것을 보니 아마도 사정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잔뜩 긴장한 남편의 엉덩이가 간간이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 사정의 여운이 너무도 강렬하게 전신을 휩싸는 것 같았다. 내 보지를 쑤시는 속도도 장난이 아니었다. 나도 거기에 덩달아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그 손가락이 더 깊이 보지 안쪽을 쑤셔줄 수 있도록 리듬까지 맞추고 있었다. 한순간, 나는 정신이 아뜩해지면서 온몸에 땀이 확 솟았다. 허리는 위로 치켜들면서 휠대로 휘어져서 벌써 그 사람의 손가락이 보지를 빠져나온지는 오래되었지만 온 전신을 타고 흐르는 오르가즘의 열기로 인해서 나는 그제서야 화면에서 시선을 놓치고 의자 깊숙히 널부러지고 말았다. 아마도 정신을 놓았나보다. 정신을 잃으면서도 끝끝내 뇌리속에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음란한 섹스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을 휘저었고…얼마가 흘렀을까? 누군가 내 젖을 누르고 있는듯한 느낌에 눈을 떴다. 나의 눈앞에는 땀을 뚝뚝 흘리는 어떤 남자가 열심히 흥분하면서 눈을 감고 행위에 빠져있는 얼굴이 들어왔다. 그 행위는 나에게 행해지고 있었다. 남편과는 다른 꽉 찬 느낌의 좇은 나의 보지속을 한치의 공간도 없게 밀착하면서 쭉쭉 밀고 들어왔다. 상황을 판단하고 자시고 할 겨를이 아니었다. 옆을 쳐다보니 남편은 없었다. 온 방안은 그야말로 섹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숙하게 앉아서 영화를 보던 커플들은 이미 없었다. 모두가 옷을 벗어 제낀채로, 선뜻 알아보기에도 힘든 형상으로 엉키고 설켜들 있었다. 옆을 돌아보는 나의 눈앞에 이름 모르는 다른 굵은 좇이 시선을 가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길지는 않지만 겁나게 굵게 보이는 좇을 덥썩 베어 물었다. 미친듯이 쭉쭉 빨아대는 중간에 내보지를 쑤시는 남자가 탁탁탁탁하는 떡치는 소리의 속도를 높이더니 그 땀에 절은 상체를 나에게 안겨왔다. 내입에 오랄을 하던 그 남자는 사정을 한 그 남자를 밀어내더니 나를 돌려세웠다. 나는 엎드려 그 남자에게 좇물이 질질 흘러내리는 보지를 뒤로 벌려주면서 그제서야 방안의 풍경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남자의 굵은 좇이 보지를 열고 들어오면서 찢어질듯이 아픈 통증으로 인해 비명을 지르면서도 방안의 모습에 매료되는 나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남편은 회장의 부인을 뒤에서 올라타고 있었다. 그 부인은 회장의 위에 엎드려 있었는데 좋아, 좋아, 너무좋아 하는 비명 같은 쾌감의 환호를 지르면서 고개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자세로 보아 회장의 좇은 부인의 보지에 그리고 남편은 그 부인의 항문에 좇을 박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뒤에서 퍽퍽 소리를 내면서 좇질을 해대는 통에 마구 시선이 흔들리면서 보이는 그 세사람의 열락의 실루엣이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다. 곧이어서 그 굵은 좇이 뜨거운 정액을 내안에 폭발시키면서 나는 다시 앞으로 고꾸라졌다. 남편들은 돌아가면서 부인들의 보지를 쑤셔대기 시작했다. 누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도 없었고 그저 반복적으로 기계처럼 벌리고 쑤시고 싸대는 동작들이 질펀하게 방안을 수놓았다. 온몸은 파곤죽처럼 변해갔고 여자들은 비명에 가까운 환호와 신음으로 절절대었고 몸에는 정액과 땀으로 번들거렸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남자가 박으면 으레 다른 남자가 나에게 들러붙어서 입안에 혹은 보지와 항문에 동시에 좇을 쑤셔놓고 펌핑을 해댔다. 대개의 부인들이 한번에 세명의 남자들과 섹스를 했다. 이른바 떼씹의 파티였다. 입과 보지와 똥꾸멍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었고, 입안을 쑤시고들어오는 좇들은 이미 정액과 씹물, 똥냄새가 진동하고 있었지만 방안의 모든 여자들은 맛있는 뼈다귀국의 뼈를 빨아먹듯이 흡혈귀들처럼 줄창들 빨아대고 있었다. 남자들은 중간중간에 담배를 피워물면서도 보지를 찾는 것을 잊지않았고 그럼으로 인해서 여유를 갖고 노는 보지는 없었다. 나는 어떤 남자의 위에 올라타고 열심히 상하로 보지를 움직이고 있었는데 누군가 철썩하면서 엉덩이를 치는 것이었다. 나는 돌아다 보지도 않았다. 손으로 지그시 허리를 누르면서 뒤로 다가 오길래 또 어떤 놈이 항문에 쑤셔박고 싶은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엎드려 두손으로 항문을 벌려주면서 외쳤다.항문에도 보지에도 다 쑤셔달라고 말이다. 이미 항문은 찢어진지 오래 였지만 이제는 아픔을 잊어먹은지 오래였고 질척대는 먼저 싸놓은 정액으로 인해서 무리없이 좇은 밀려 들어갔다. 그때서야 나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리며 항문에 좇을 디밀고 있는 남자는 이제서야 돌아온 남편이었다. 밑에서는 다른 남자의 좇이 보지를 치밀고 올라오고 남편이 나의 항문을 그 사랑스런 좇으로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푸근한 마음과 더불어 불현듯 모르는 척하고 섹스를 하고 싶은 못된 심사가 일어났다. 그래서 더욱 발광을 하며, 박아달라고, 쑤셔달라고, 나 미친다고 발광을 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허리를 틀어댔다. 급기야 히프를 부여잡으면서 부르르 떠는 남편의 떨림에서 나도 한껏 오르가즘으로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그 밤은 미친듯한 섹스의 떨림으로 흘러갔다. 이제는 더 이상 움직일 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고 바닥에 모두 벌거벗은채로 널부러져 있자, 회장 부인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시원한 샴페인을 쟁반가득 들고 들어왔다. 회장이 일어서더니만 건배를 들자고 했다.
‘자 여러분, 신들이 마시는 천상의 술을 가리켜 앰브로시아라고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의 모임을 앰브로시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 건배!’
차가운 샴페인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내앞에서 웃으며 잔을 드는 남편이 보였다. 남편은 다른 여자를 껴앉고 젖을 주무르면서도 이제까지 보지못하던 사랑이 가득 넘치는 미소를 나에게 보내고 있었다. 나는 남편의 그 사랑이 넘치는 미소가 좋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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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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