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당 에 친재 하시니
"이제 늦었으니 그만 건너 가거라. "
"네,어머님 편안히 주무세요."
"오냐 ,너도 잘자거라."
"네, 그럼 전 이만."
반턱쯤 잘라먹힌 달이 처마끝의 풍경을 희롱하고 있었다.
퇴락 으로 나온 성기는 잠시 달을 보며,생각에 잠긴듯 움직임을 멈추었다.
재작년,오십 을 한참 바라보는,사십대중반으로 약관못지않은 근력을 염재하던,그의 부친이
급작스럽게 발병하여 세상을 등진뒤,넓은 집을 혼자 지키게된,종가의 맏며느리,불식전에
저녁 문안을 드리고 나선,방안의 아직 중년이라고 하기에는,귀밑머리의 솜털이 곱기만한
성기의 어머니 송 인혜 여사.
바지 주머니 를 뒤적여 반쯤이나마 세로로 접힌 담배갑에서, 조심스레 엽연 하나를 꺼내어
입에 물고,성냥을 찻아 앞뒤 주머니를 뒤적인다. 이윽고 자신에게 성냥이 없음을 알고는,
천천히 걸음 을 옮겨 정주간 쪽을 향했다.
혹여나 저녁 군불을 때고 남은,희나리 라도 남아있으면,불을 붙여볼 요량으로....
가급이면 된소리가 나지않게, 손아귀에 힘을 주어 밑둥을 들어올리듯이 ,조심스레 정주문을
열었다.
기인 그림자를 앞세우며,별빛이 소리나지않게,정주 바닥을 횟가루처럼 하얗게 분칠하며 정주
의 부뚜막쪽과 살갖이 선반쪽을 둘로 갈라놓았다.
높은 정주 턱을 조심하며 길게 드리워진 제그림자의 꼬리를 밟으며 정주에 내려선 성기의 눈에,
말리기위해 솥옆의 따끈한 자리에 주욱 깔아놓은 성냥골 들이 어렵지않게 띄었다.
커다란 갑성냥통을 들어,골한개를 그어 담배불을 붙이던 성기의눈에 슬핏 지나가듯 허연게
비치었다. 다시 성냥골 한개를 그어댄후에야 성기는 그것이 살갖이 선반쪽으로 줄을매어
널어놓은 빨래임을 알았다.
아마도 남의 눈에 속옷을 보이면 크게 흉한 일로 여기시는 어머니의 속옷 이려니싶었다.
이른 저녁에 빨아널은듯 보솜하니 말라 부드럽게 느껴병?
문득 성기는 지금 자신이 어머니의 은밀한 곳을 가리던 속옷을 만지고있음을 알게되었다 .
별생각없이 만지던 그것이 한순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며, 마치 몸에 한기 라도 들린듯이
푸릇하니 오금이 저려온다.
성기는 황망히 손에 쥐고있던 그것을 손바닥안에 말아서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사랑채로 걸어오며 성기는 자신이 지금 무슨짓을 하는지 자책도 아니고 후회도 아닌 이상한
당혹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발걸음이 뜨는듯하였다.
이른 새벽, 아침을 짓기위해 부Z에 들어선 성기의 어머니 인혜씨는 우선 어제저녁 빨아널은
속옷들을 챙겼다.
" 응 ?, 하나가 모자라내,이것이 어디 떨어졌나 ?"
그녀 는 바닥을 두리번거리며 선반밑이나 물항아리 뒤란을 목을길게 늘이고 찻아보았지만
끝내 그것은 보이지않았다. 아마도 떨어져서 아궁이 속으로라도 들어간게로군 하며 인혜 씨는
자신의 속옷중 가장 크기가 작고 천이 얇아서 자주 입지않던 것이지만 못내 아쉬워 입맛을 쩝쩝
다시며 ,찻는것을 포기하였다.
이내 그것을 잊어버리고 아침을 짓기위해 아궁이에 땔나무를 밀어넣고 성냥을 집던 인혜씨는
늘 자신이 놓아두던 곳에 있지않는 성냥통을 의아해 하며,고개를 갸웃둥하였다.
넓은 집안에 두 모자간에 마주앉은 아침겸상은 ,다소 가라앉은듯한 분위기마져 감돈다.
라듸오 의 뉴스를 건성으로 들으며, 간간이 두사람의 숟가락 소리에 목청가다듬는 잔 기침
소리만 들릴뿐,침전된 밥상의 분위기는 여전하였다.
" 혹시 어젯밤에 부Z에 들어갔었니 ?"
숭늉 사발을 내려놓던 어머니 인혜씨의 말에,마악 숟가락을 들어올리던 성기는 ,눈에띄게 흠칫
몸을 털며ㅡ얼른 대답을 하지못하고 ,두어번 큼,큼,하고 목을 가다듬은뒤에야,입안의 밥을 꿀꺽
소리나게 삼켰다.
"네,..네 ,,담배불을 붙이려고 ,,성냥을 찻느라고요.."
귀밑까지 벌겋게 익어올라온 홍조를 숨기지 못하고 ,힘겹게 대답하는 성기를보며 ,인혜씨는
공연히 자신이 밥먹는 아이에게 말을시켜서 사레라도 들은게 아닌가 걱정이되었다.
"미안하다 ,먹는데 말을시켜서, 사레라도 들은게아니니 ? "
"아..아니에요,괜잖아요,"
"물이라도 마시렴 "
".........."
" 난, 그냥 아침에 보니 성냥이 늘있던곳에 있질않길래 혹시나 누가들어왔나해서 물었다,"
"네,제가 어두워서 쓰고나서 그냥 아무데나 놓앗나봐요,죄송합니다 어머님 ."
" 원,죄송은 ,그게무슨 죄송까지할일이냐, 그나저나 이번 겨울 방학은 언제까지니? 난 네가 구정 차례
상이라도 올리고 갔으면하는데,날짜가 맞겠니 ?"
"네, 염려마세요. 이번 겨울방학은 구정지내고도 한 열흘 더 여유가있어요."
"그래 ?, 그거 아주 잘돼었구나 .그러면 오늘 나하고 차례상 볼 장이나 보러가지않을래 ?"
"장에요 ? 그러세요 . 저도 마침 읍내에 볼일도 있는데 .."
"다행이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이태동안이나 너도없이 나혼자 차례상 차렷는데 ,올해에는 네가 있어서
여간 든든하지않다."
"그러면 어머니 장에가실준비하세요,상은 제가 치울게요,"
"아..아니다. 남자가 왜 부Z엘들어가니 ..이리주렴.."
" 어머니 요즘은 부Z일에 남자여자 가리는시대가 아닙니다.설겆이도 그렇고요."
인혜씨가 미쳐 말릴사이도 없이 성기는 ,상을들고 성큼 큰걸음으로 부Z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같이 장에 오니 옛일이 생각난다. 기억하니 ? 너 처음나하고 장에 같이온거 ?"
"네 ? 아..네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지요 ,아마 제가 아홉살때였던가요 ?"
"그래 ,너도 잊지않고 있었구나 ,,"
인혜씨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보이지않게 입가에 미소를 만들었다.
그때 마악 삼십이 된 인혜씨와 나이보다 두세살 숙성해보이는 성기가 같이 어느 정육점인가에
들어갔을때였다.
"이제 늦었으니 그만 건너 가거라. "
"네,어머님 편안히 주무세요."
"오냐 ,너도 잘자거라."
"네, 그럼 전 이만."
반턱쯤 잘라먹힌 달이 처마끝의 풍경을 희롱하고 있었다.
퇴락 으로 나온 성기는 잠시 달을 보며,생각에 잠긴듯 움직임을 멈추었다.
재작년,오십 을 한참 바라보는,사십대중반으로 약관못지않은 근력을 염재하던,그의 부친이
급작스럽게 발병하여 세상을 등진뒤,넓은 집을 혼자 지키게된,종가의 맏며느리,불식전에
저녁 문안을 드리고 나선,방안의 아직 중년이라고 하기에는,귀밑머리의 솜털이 곱기만한
성기의 어머니 송 인혜 여사.
바지 주머니 를 뒤적여 반쯤이나마 세로로 접힌 담배갑에서, 조심스레 엽연 하나를 꺼내어
입에 물고,성냥을 찻아 앞뒤 주머니를 뒤적인다. 이윽고 자신에게 성냥이 없음을 알고는,
천천히 걸음 을 옮겨 정주간 쪽을 향했다.
혹여나 저녁 군불을 때고 남은,희나리 라도 남아있으면,불을 붙여볼 요량으로....
가급이면 된소리가 나지않게, 손아귀에 힘을 주어 밑둥을 들어올리듯이 ,조심스레 정주문을
열었다.
기인 그림자를 앞세우며,별빛이 소리나지않게,정주 바닥을 횟가루처럼 하얗게 분칠하며 정주
의 부뚜막쪽과 살갖이 선반쪽을 둘로 갈라놓았다.
높은 정주 턱을 조심하며 길게 드리워진 제그림자의 꼬리를 밟으며 정주에 내려선 성기의 눈에,
말리기위해 솥옆의 따끈한 자리에 주욱 깔아놓은 성냥골 들이 어렵지않게 띄었다.
커다란 갑성냥통을 들어,골한개를 그어 담배불을 붙이던 성기의눈에 슬핏 지나가듯 허연게
비치었다. 다시 성냥골 한개를 그어댄후에야 성기는 그것이 살갖이 선반쪽으로 줄을매어
널어놓은 빨래임을 알았다.
아마도 남의 눈에 속옷을 보이면 크게 흉한 일로 여기시는 어머니의 속옷 이려니싶었다.
이른 저녁에 빨아널은듯 보솜하니 말라 부드럽게 느껴병?
문득 성기는 지금 자신이 어머니의 은밀한 곳을 가리던 속옷을 만지고있음을 알게되었다 .
별생각없이 만지던 그것이 한순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며, 마치 몸에 한기 라도 들린듯이
푸릇하니 오금이 저려온다.
성기는 황망히 손에 쥐고있던 그것을 손바닥안에 말아서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사랑채로 걸어오며 성기는 자신이 지금 무슨짓을 하는지 자책도 아니고 후회도 아닌 이상한
당혹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발걸음이 뜨는듯하였다.
이른 새벽, 아침을 짓기위해 부Z에 들어선 성기의 어머니 인혜씨는 우선 어제저녁 빨아널은
속옷들을 챙겼다.
" 응 ?, 하나가 모자라내,이것이 어디 떨어졌나 ?"
그녀 는 바닥을 두리번거리며 선반밑이나 물항아리 뒤란을 목을길게 늘이고 찻아보았지만
끝내 그것은 보이지않았다. 아마도 떨어져서 아궁이 속으로라도 들어간게로군 하며 인혜 씨는
자신의 속옷중 가장 크기가 작고 천이 얇아서 자주 입지않던 것이지만 못내 아쉬워 입맛을 쩝쩝
다시며 ,찻는것을 포기하였다.
이내 그것을 잊어버리고 아침을 짓기위해 아궁이에 땔나무를 밀어넣고 성냥을 집던 인혜씨는
늘 자신이 놓아두던 곳에 있지않는 성냥통을 의아해 하며,고개를 갸웃둥하였다.
넓은 집안에 두 모자간에 마주앉은 아침겸상은 ,다소 가라앉은듯한 분위기마져 감돈다.
라듸오 의 뉴스를 건성으로 들으며, 간간이 두사람의 숟가락 소리에 목청가다듬는 잔 기침
소리만 들릴뿐,침전된 밥상의 분위기는 여전하였다.
" 혹시 어젯밤에 부Z에 들어갔었니 ?"
숭늉 사발을 내려놓던 어머니 인혜씨의 말에,마악 숟가락을 들어올리던 성기는 ,눈에띄게 흠칫
몸을 털며ㅡ얼른 대답을 하지못하고 ,두어번 큼,큼,하고 목을 가다듬은뒤에야,입안의 밥을 꿀꺽
소리나게 삼켰다.
"네,..네 ,,담배불을 붙이려고 ,,성냥을 찻느라고요.."
귀밑까지 벌겋게 익어올라온 홍조를 숨기지 못하고 ,힘겹게 대답하는 성기를보며 ,인혜씨는
공연히 자신이 밥먹는 아이에게 말을시켜서 사레라도 들은게 아닌가 걱정이되었다.
"미안하다 ,먹는데 말을시켜서, 사레라도 들은게아니니 ? "
"아..아니에요,괜잖아요,"
"물이라도 마시렴 "
".........."
" 난, 그냥 아침에 보니 성냥이 늘있던곳에 있질않길래 혹시나 누가들어왔나해서 물었다,"
"네,제가 어두워서 쓰고나서 그냥 아무데나 놓앗나봐요,죄송합니다 어머님 ."
" 원,죄송은 ,그게무슨 죄송까지할일이냐, 그나저나 이번 겨울 방학은 언제까지니? 난 네가 구정 차례
상이라도 올리고 갔으면하는데,날짜가 맞겠니 ?"
"네, 염려마세요. 이번 겨울방학은 구정지내고도 한 열흘 더 여유가있어요."
"그래 ?, 그거 아주 잘돼었구나 .그러면 오늘 나하고 차례상 볼 장이나 보러가지않을래 ?"
"장에요 ? 그러세요 . 저도 마침 읍내에 볼일도 있는데 .."
"다행이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이태동안이나 너도없이 나혼자 차례상 차렷는데 ,올해에는 네가 있어서
여간 든든하지않다."
"그러면 어머니 장에가실준비하세요,상은 제가 치울게요,"
"아..아니다. 남자가 왜 부Z엘들어가니 ..이리주렴.."
" 어머니 요즘은 부Z일에 남자여자 가리는시대가 아닙니다.설겆이도 그렇고요."
인혜씨가 미쳐 말릴사이도 없이 성기는 ,상을들고 성큼 큰걸음으로 부Z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같이 장에 오니 옛일이 생각난다. 기억하니 ? 너 처음나하고 장에 같이온거 ?"
"네 ? 아..네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지요 ,아마 제가 아홉살때였던가요 ?"
"그래 ,너도 잊지않고 있었구나 ,,"
인혜씨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보이지않게 입가에 미소를 만들었다.
그때 마악 삼십이 된 인혜씨와 나이보다 두세살 숙성해보이는 성기가 같이 어느 정육점인가에
들어갔을때였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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