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흙 같이 캄캄한 그믐밤이었다 .
입밖으로 내어 품어진 연기는 어둠속으로 스몃스몃 사라진다.
오년 전인가 ? 나는 내게 물었었다.
너는 그녀를 사랑하는가 ?
지금도 나는 묻고있다 . 너 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는가 ?
열아홉의 혈기에게는 온몸의 껍질을 뒤집어서 먼지를 털어내는 담요처럼 퍼억퍼억 털어버리고픈
참기어려운 고통의 나날이었다.
눈앞의 책들과 회색빛 미래가 겹쳐지면 한순간 발악이라도 하며 , 온몸에 휘발유라도 뿌리고
저자거리의 복판에가서 불을당겨버리고픈,유혹이 끓이질 않았다.
거리는 가득찬 최루탄의 매연과 , 뻐억뻐억 하는 군화소리로 가득하고 , 도서관에 앉아 내다보는
교정에는 온통 붉은색 띠를 머리에 두른 핏발선 눈동자들만 가득하였다 .
책은 표현하기 힘든 허접이었고 ,슬픔이고 절망이었다 .
대체 나는 누구인가 ?
나는 왜 지금 이자리에서 이런 초라하고 유치한 몰골로 이렇게 ,숨을 죽이며 자신의 가슴을
잘라먹는 불쌍한, 묵조가 되어있는가 ?
내가갈곳이 어디인가 ? 나는 누구를위해 존재하는가 ? 내인생은 과연 누구의것인가 ?
내겐 주먹도 , 힘도 ,높이 외칠만한 목청조차도 없는것인가 ?
마신 술이, 급하게 들이부어버린 포기가 ,아직 썩기를거부하는 몸뚱이와 조화를 이루지못하고
다시 기어나오려하나보다. 골목길 희미하게 제구실이나마 하고있는 백열등 밑에서 , 동전 두닢
짜리 전구보다못한 ,야비하고 추접한 인생을 쥐어뜯으며 땅을 두드렸다 .
들이받아본 전봇대보다 나약한 껍질은 어깁없이 붉은자본을 드러내며,찢어져 버렸다.
죽을까 ? 이렇게하면 죽을수있을까 ? 숨이 멎는 고통보다 더한 역겨움은 ,숨이 멎는순간 아득하게
깊은곳에서 삐죽삐죽 고개를드는 공포였다 .
먼지도 ,바람도 불지않는 골목의 가로등밑에서 눈물이흐르는것은,왜일까 ?
슬픔도 먼지처럼 걸러질수있는것일까 ? 그러면 눈 물을 더많이 뽑아내면 ,아니 눈을 뽑아버리면
아예 지금의 아픔을 잊을수있을까 ?
패배자인지, 장외자인지 , 가련한 약자인지 , 훗날 누군가 나를 심판할때 나는 어디에 들러붙어
나 를 변론할까 ? 비열한 도망자라고 할까 ?
+++++++++++++++++++++++++++++++++++++++++++++++++++++++++++++++++++++++++++++++
누굴까 ?
아랫배 가 아프게 잡아당겨 휘어진 등 에, 작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닿는 느낌이 좋다.
가볍게 토닥거리는 움직임이 더없이 편안하다 .
"하지마세요 ,난 가치없는 패배자입니다."
"........................................................."
말없이 등을 두드리던 손이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이어진다 .
"싫단 말입니다,싫다구요 ,난 도움을받을 가치가없는 파렴치란 말이에요 ,"
"............"
"대체 누군데 이러시는거지요 ? 누구세요 "
"..........."
방금 토해놓은 토사물을 깔고앉으며 몸을 ,몸을아주 힘겹게 돌려 뒤를돌아보았다 .
눈 가에 칠한 화장이 검게 번져 ,눈인지 색안경인지 구분ㅎ키 힘들고, 입가의 연분홍 스틱이
온통 턱을 도배한 모습이 ,광대처럼 보였다 .
방금 술을마시던 개천가 작부집의 옆자리 여자란걸,알아내는데는 머리를 두어번 휘휘 저은뒤였다 .
" 그만하세요 ,고마워요 "
".............."
"들어가세요 왜 따라나오셧어요 ?"
".............."
"난 이제 가렵니다. 가고싶어요 "
대답 대신 그녀의 따뜻한 손이 겨드랑이를 열었다.
그다지 힘들지 않은몸짓으로 술에 취해 늘어진 비열한 몸뚱이를 들어올린다.
끌려가듯 ,따라가듯하면서 밤하늘의 설핏하게 시린 안개를 눈속에 넣고싶었다.
목이마르다.
입안에 잘게 부순 자갈이라도 가득 채운듯 아프다.
눈 을뜨고 천장의 쥐오줌 자국과 파리똥 자욱이 내가 늘 눕던곳이 아니란걸 알았다.
어디일까 ?
눈옆으로 푸른색 줄두개 사이에 복 이라는 한문이 들어온다.
사발을 들이미는 손가락 마디가 말라서 인지 , 빈사발일거야 하는 의구심이 든다 .
".........누구세요 ? 여기가 어디지요 ?"
입안을 헹구듯 하며 급히 들이킨 물이 식도를 다넘어가기도 전에 말이 되어 나오는 예절이라는
딱지를 비웃었다 .
"...................."
" 미안합니다만 여기가 어디입니까 ?"
"...................."
하얗게 핏기가 가신 얼굴이 단정하게 빗어내린 머리를,뒤집어쓰고 있다고 표현해야 당연하다는듯한 얼굴.
머릿속의 온갖 단어와 조잡한 것들을 부지런히 정리하여 지금깨어나기전의 기억까지 이르는데는 담배
한개피를 꺼야할지 더피워야할지 망설일즈음이었다.
한켠에서 물이빠진 원피스 자락을 잡아내리며 , 무릎을 세우기도 하고 접기도하며 ,가끔은 방바닥의 파리똥자국을
손가락 끝에 문지르던 여자가 , 문득 눈이 마주치자 , 슬몃 고개를 외로 꼰다 .
"미안해요 ...........전 돈이 없는데 ..어쩌지요 "
".............."
뱉어버린 말을 쩝하고 아랫입술 사이로 내리누르며 , 무안하게 아직도 덮고있는 이불자락을 주물럭거려본다.
"이리오세요."
"..................."
익숙ㅎ치 않은 손짓으로 그녀의 팔뚝 언저리를 잡아 끌었다 .
말없이 미끌리듯 이불속으로 들어온 여자.
팔을 내어 고개밑에 넣어주었다.
이두박근을 넘어온 고개가 턱을 밀며 떨어진다.
할일이 없던 손을 들어 등을 잡아주고 천천히 어루만져 보았다.
몃일이나 지났을까 ?
몃시간이나 지났을까 ?
저만치 두평이될듯한 넓이의 방에서 문을 열고 나가지않은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지못한다.
다만 열일곱번인가 밥을 먹은 듯하다.
방안의 뚜껑달린 요강에 대변도 보고 소변도 보고 하며 ,잠만잔듯하다 ,
깨어있을때는 말없이 땀도없이 그녀의 몸에 올랐다.
한마디도,단한마디도 하지않았다.
이레인지 엿새인지 ,모를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지금도 거기에 가면 그녀가 있을것이다.
언제나처럼 희미하게 웃는지 우는지모를 얼굴로,물빛바랜 원피스를 입고 ........................
입밖으로 내어 품어진 연기는 어둠속으로 스몃스몃 사라진다.
오년 전인가 ? 나는 내게 물었었다.
너는 그녀를 사랑하는가 ?
지금도 나는 묻고있다 . 너 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는가 ?
열아홉의 혈기에게는 온몸의 껍질을 뒤집어서 먼지를 털어내는 담요처럼 퍼억퍼억 털어버리고픈
참기어려운 고통의 나날이었다.
눈앞의 책들과 회색빛 미래가 겹쳐지면 한순간 발악이라도 하며 , 온몸에 휘발유라도 뿌리고
저자거리의 복판에가서 불을당겨버리고픈,유혹이 끓이질 않았다.
거리는 가득찬 최루탄의 매연과 , 뻐억뻐억 하는 군화소리로 가득하고 , 도서관에 앉아 내다보는
교정에는 온통 붉은색 띠를 머리에 두른 핏발선 눈동자들만 가득하였다 .
책은 표현하기 힘든 허접이었고 ,슬픔이고 절망이었다 .
대체 나는 누구인가 ?
나는 왜 지금 이자리에서 이런 초라하고 유치한 몰골로 이렇게 ,숨을 죽이며 자신의 가슴을
잘라먹는 불쌍한, 묵조가 되어있는가 ?
내가갈곳이 어디인가 ? 나는 누구를위해 존재하는가 ? 내인생은 과연 누구의것인가 ?
내겐 주먹도 , 힘도 ,높이 외칠만한 목청조차도 없는것인가 ?
마신 술이, 급하게 들이부어버린 포기가 ,아직 썩기를거부하는 몸뚱이와 조화를 이루지못하고
다시 기어나오려하나보다. 골목길 희미하게 제구실이나마 하고있는 백열등 밑에서 , 동전 두닢
짜리 전구보다못한 ,야비하고 추접한 인생을 쥐어뜯으며 땅을 두드렸다 .
들이받아본 전봇대보다 나약한 껍질은 어깁없이 붉은자본을 드러내며,찢어져 버렸다.
죽을까 ? 이렇게하면 죽을수있을까 ? 숨이 멎는 고통보다 더한 역겨움은 ,숨이 멎는순간 아득하게
깊은곳에서 삐죽삐죽 고개를드는 공포였다 .
먼지도 ,바람도 불지않는 골목의 가로등밑에서 눈물이흐르는것은,왜일까 ?
슬픔도 먼지처럼 걸러질수있는것일까 ? 그러면 눈 물을 더많이 뽑아내면 ,아니 눈을 뽑아버리면
아예 지금의 아픔을 잊을수있을까 ?
패배자인지, 장외자인지 , 가련한 약자인지 , 훗날 누군가 나를 심판할때 나는 어디에 들러붙어
나 를 변론할까 ? 비열한 도망자라고 할까 ?
+++++++++++++++++++++++++++++++++++++++++++++++++++++++++++++++++++++++++++++++
누굴까 ?
아랫배 가 아프게 잡아당겨 휘어진 등 에, 작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닿는 느낌이 좋다.
가볍게 토닥거리는 움직임이 더없이 편안하다 .
"하지마세요 ,난 가치없는 패배자입니다."
"........................................................."
말없이 등을 두드리던 손이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이어진다 .
"싫단 말입니다,싫다구요 ,난 도움을받을 가치가없는 파렴치란 말이에요 ,"
"............"
"대체 누군데 이러시는거지요 ? 누구세요 "
"..........."
방금 토해놓은 토사물을 깔고앉으며 몸을 ,몸을아주 힘겹게 돌려 뒤를돌아보았다 .
눈 가에 칠한 화장이 검게 번져 ,눈인지 색안경인지 구분ㅎ키 힘들고, 입가의 연분홍 스틱이
온통 턱을 도배한 모습이 ,광대처럼 보였다 .
방금 술을마시던 개천가 작부집의 옆자리 여자란걸,알아내는데는 머리를 두어번 휘휘 저은뒤였다 .
" 그만하세요 ,고마워요 "
".............."
"들어가세요 왜 따라나오셧어요 ?"
".............."
"난 이제 가렵니다. 가고싶어요 "
대답 대신 그녀의 따뜻한 손이 겨드랑이를 열었다.
그다지 힘들지 않은몸짓으로 술에 취해 늘어진 비열한 몸뚱이를 들어올린다.
끌려가듯 ,따라가듯하면서 밤하늘의 설핏하게 시린 안개를 눈속에 넣고싶었다.
목이마르다.
입안에 잘게 부순 자갈이라도 가득 채운듯 아프다.
눈 을뜨고 천장의 쥐오줌 자국과 파리똥 자욱이 내가 늘 눕던곳이 아니란걸 알았다.
어디일까 ?
눈옆으로 푸른색 줄두개 사이에 복 이라는 한문이 들어온다.
사발을 들이미는 손가락 마디가 말라서 인지 , 빈사발일거야 하는 의구심이 든다 .
".........누구세요 ? 여기가 어디지요 ?"
입안을 헹구듯 하며 급히 들이킨 물이 식도를 다넘어가기도 전에 말이 되어 나오는 예절이라는
딱지를 비웃었다 .
"...................."
" 미안합니다만 여기가 어디입니까 ?"
"...................."
하얗게 핏기가 가신 얼굴이 단정하게 빗어내린 머리를,뒤집어쓰고 있다고 표현해야 당연하다는듯한 얼굴.
머릿속의 온갖 단어와 조잡한 것들을 부지런히 정리하여 지금깨어나기전의 기억까지 이르는데는 담배
한개피를 꺼야할지 더피워야할지 망설일즈음이었다.
한켠에서 물이빠진 원피스 자락을 잡아내리며 , 무릎을 세우기도 하고 접기도하며 ,가끔은 방바닥의 파리똥자국을
손가락 끝에 문지르던 여자가 , 문득 눈이 마주치자 , 슬몃 고개를 외로 꼰다 .
"미안해요 ...........전 돈이 없는데 ..어쩌지요 "
".............."
뱉어버린 말을 쩝하고 아랫입술 사이로 내리누르며 , 무안하게 아직도 덮고있는 이불자락을 주물럭거려본다.
"이리오세요."
"..................."
익숙ㅎ치 않은 손짓으로 그녀의 팔뚝 언저리를 잡아 끌었다 .
말없이 미끌리듯 이불속으로 들어온 여자.
팔을 내어 고개밑에 넣어주었다.
이두박근을 넘어온 고개가 턱을 밀며 떨어진다.
할일이 없던 손을 들어 등을 잡아주고 천천히 어루만져 보았다.
몃일이나 지났을까 ?
몃시간이나 지났을까 ?
저만치 두평이될듯한 넓이의 방에서 문을 열고 나가지않은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지못한다.
다만 열일곱번인가 밥을 먹은 듯하다.
방안의 뚜껑달린 요강에 대변도 보고 소변도 보고 하며 ,잠만잔듯하다 ,
깨어있을때는 말없이 땀도없이 그녀의 몸에 올랐다.
한마디도,단한마디도 하지않았다.
이레인지 엿새인지 ,모를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지금도 거기에 가면 그녀가 있을것이다.
언제나처럼 희미하게 웃는지 우는지모를 얼굴로,물빛바랜 원피스를 입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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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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