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칼 그리고 얼음 5부
<등장인물>
우다이(늑대) 후세인의 큰 아들
쿠사이(칼) 후세인의 둘째
모하메드 함자 알 주바이디 수상, 국방상, 별명 시아 터그
알리 하산 알 마지드 후세인의 숙부, 비서관, 쿠웨이트 바트당 책임자
(별명: 알리 케미칼)
아지즈 살리 누만 바트당 지역사령관
리브 외 미국소녀들, 쿠웨이트 거주
쟈드 외 바트당원, 이라크 여성 다수들
설(얼음) 한국인
안와르 외 쿠웨이트 국방상과 그 가족
F 206 외 쿠웨이트 학생들
나는 내 앞에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두 치웠다. 그러자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 징기스칸
4부. 1990년 10월 초, 쿠웨이트
밤의 도시는 긴 침묵 속에 잠겼다. 한 낯의 40도가 넘은 열기는 가라앉았지만 가끔 멀리 들리는 포격과 전투기 소리만 여명처럼 남는다. 도시는 물에 가라앉는 돌처럼 침묵 속에서 낮의 추억을 반추하고 있다. 야간통제는 여전히 계속 되었다. 이글거린 태양이 지면 도시는 어둠 속에 떨어져 폐허처럼 보인다. 번화하던 쿠웨이트 시내는 군용차만 붕붕거린다. 소이탄이 가끔 멀리서 빛을 던진다.
문화감시청 건물도 마찬가지다. 이름만 문화감시청인 이곳 역시 창문마다 두꺼운 커튼이 내려쳐져 빛의 탈출을 막고 있다. 그 빛은 내부에 남아 사람 하나하나를, 숨김없이 자세히 비쳐주고 있다.
밤 10시. 식사를 마친 아이스는 극도의 포만감을 느끼며 튀지니 산의 향기 좋은 커피 향기를 마신다. 아랍인들이 알코올 대신 커피를 택한 이유가 이해된다. 이곳 커피는 독했다. 독한 소주를 마신 것처럼 머리가 얼얼했다.
그의 모습은 커피 향에 어울리는 색다른 그 무엇을 즐기려는 듯하다.. 그는 향기를 사랑한다. 꽃이 가지고 있는 식물성 향기만이 아니다. 동물성 향기도 사랑했다. 동물의 가죽과 시뻘건 고기에서 풍기는 향기는 마치 휘발유를 들이키듯 심장을 강하게 뛰게 했다. 특히 여자의 향기는 그를 더 미치게 했다. 브라운 색깔의 살갗 피부가 전해주는 진갈색 향, 비릿한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향기, 그 중 갈색 계곡의 끈적끈적한 향기를 더욱 더 사랑했다. 공포에 가득 차 흘리는 뜨거운 땀방울까지도 사랑의 목록에서 빼지 않았다.
고대 문명 느낌을 주는 고풍스런 삼각형 무늬 잔을 내려놓으며 바로 앞에 서있는 여자의 탐스런 가슴을 눈길로 훑는다. 제복 겉으로 불쑥 솟아오른 가슴이 유달리 크다. 이곳에서 흔히 보는 사막의 모래언덕 같다고 중얼거린다. 부드러운 모래는 갑자기 구릉을 만들다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 여자의 가슴은 그렇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두 손에 가득 차고도 남을 크기다. 낙타 등의 봉우리 크기만 하다고 할까.
아랍 여자들은 다른 외국의 여자들과 차이가 있었다. 검은 머리지만 갈색이 깃든 눈동자나 갈색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하거나 아니면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다. 윤곽이 큰 얼굴과 동양여자보다 더 큰 몸, 약간의 곱슬머리까지 묘한 자극을 주었다. 특히 태양 빛에 잘 빚어져, 마치 질그릇 같은 브라운계열의 피부는 매끄러우면서도 감치는 맛이 있었다. 아담을 흙으로 빚었다는 성서가 이 나라에 오니 그럴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다. 요즘도 밖에 나갈 때마다 지글거린 태양이 머리를 익혀버릴 지경이다. 진흙을 돌돌, 말아 던져 놓으면 그대로 굳어버릴 것이다.
“쟈드, 혹시 천일야화라고 아나? 왜 그 아라비아 공주가 나오고 램프의 요정이 나오는 긴 소설 말이야. 난 그것을 처음 읽을 때는 한번도 본 적이 없고 만나지도 못 할 아라비아 공주에 대한 상상을 많이 했었지. 지금 당신 같은 아름다운 여자를 말이야”
큰 눈을 깜박이며 얼굴을 붉게 불들인 쟈드는 커다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손을 머리에 대고 경례로 경의를 표시한다. 붉어진 얼굴이 더 매력적이다.
“감사합니다. 저에게 그런 과분한 관심을.........”
쟈드는 사실 당황했다. 커피를 타서 방을 두드릴 때까지도 이 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처음 들어선 방은 너무 밝았고 비싸 보인 고급 카펫에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울 지경이었으며 둘러본 광경은 낮의 그 칙칙한 모습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무서웠다. 몸의 균형이 흔들린 건 카펫 때문이 아니었다. 방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나 정담을 나누는 장소가 이미 아니었다. 붉어진 얼굴을 띄며 그를 내려다보다
“저.........커피........”
겨우 말을 마친 그녀는 그 앞에 서서 잔을 들고 어쩔 줄 몰랐다.
“과분하다니....... 그럴 필요 없어. 넌 그만큼 아름다워. 천일야화 주인공이 바로 너임에 분명해.”
차가운 눈빛은 여전하지만 목소리는 딱딱하지 않고 조금은 부드러웠다.
“너도 이런 것을 알아야 해. 조국을 위해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쟈드, 이리 가까이.......”
붉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 본 쟈드는 큰 눈을 껌벅거리며 다섯 명의 남자와 여자를 보며 바로 앞자리에 앉는다. 품위 있는 가죽 소파다. 아라베스크 무늬가 현란한 가죽소파는 푹신했다. 3인용 소파를 서로 마주 보게 한 배치다. 1인용은 옆으로 빼두었다. 탁자 위, 김이 아직도 가늘게 서린 커피를 보다 눈길을 다시 벌거벗은 몸으로 나란히 서있는 남녀에게 던진다.
벽에 기댈 듯 서있는 10명은 오른쪽이 남자고 왼쪽으로 나란히 여자들이다. 키는 큰 편이다. 그녀는 자연스레 눈이 아래로 내려가며 남자의 벗겨진 하체를 본다. 힘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긴장 탓인지 축 늘어진 모습이다. 쟈드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남자들 이런 성인들의 성기를 보지 못했다. 여자들에게는 극도의 정숙함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낮에도 지금 이 사람, 청장의 지시를 따라 했을 때도 속으론 흥분보다 긴장감이 더 컸었다.
아이스는 소파에 앉아 풍선처럼 퍼져가는 쟈드의 큼직한 엉덩이에 눈길을 주며 시선을 녹색 스커트를 따라간다. 살짝 밀어 올려진 스커트 아래로 탐스런 허벅지가 스타킹 사이로 비친다. 스타킹은 발목 아래부터 검은 단화로 가려져 있다. 커피색의 보기 좋은 스타킹이 막 마시려는 커피 향처럼 다가선다. 날씨 때문에 스타킹 같은 것은 잘 신지 않은 이곳이지만 제복이란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몸매야. 훌륭한 전사의 몸 이전에 여자의 섹시함이 배인 몸이군, 이 년도 벌써 우다이 녀석이 해치웠을까? 여자만 보면 게걸스러운 것이 지 애비와 똑 같았으니........ 우다이 그 놈, 여자 밝히는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지. 내가 그렇게 만들고 그 뒤처리를 또 내가 도맡아했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근데 쿠사이 그 놈은 왜 여자에 관심이 없었을까?
속으로 중얼거린 그의 소리를 알아듣지 못한 쟈드는 호기심 찬 눈을 거두며
“저 사람들은 낮의 그.........”
“맞아, 그 놈들과 년들이지. 사람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어. 우리에겐 그저 동물과 같은 것들이야. 낙타보다 못하고 돼지보다도 못한 것들이지. 우린 알라의 선택이 있지만 저 것들은 알라가 버린 것들이야.......... 없애버려야 할 벌레들이지. 그렇지 않은가 자네?”
“네, 맞습니다. 청장님.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좋아. 자세가 아주 마음에 들어. 낮에도 칭찬을 했지만 지금 또 칭찬을 하게 되는군 그래”
칭찬은 그녀를 한껏 부풀리게 했다. 가슴이 더 커진 듯 했다. 기대감 있는 얼굴이다.
“우리는 섹스 하면 마치 더러운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거나 돌리곤 하는데..... 잘못된 거야. 섹스는 아름다운 거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줄까? 쟈드”
그 역시 여자와의 섹스는 관심 없는 것 중의 하나였다. 여자란 그저 부드러운 피부에 쌓인 살아있는 바비인형이나 인어공주인형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랫도리의 구멍이란 수치심을 받거나 고통 받기에 적합한 구조물로만 여겼을 뿐이다. 그러나 어느 샌가부터 그들은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흥분의 도구로서......, 혹시 우다이 그 놈의 분별없는 행각이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서너 명과 한데 뒤엉겨 누가누구인지 모른 채 탐닉하던 그 놈의 모습이 떠오르자 아이스는 갑자기 충동이 일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벽을 따라 서있는 10명에게 다가간다. 남자들과 여자들은 모두 눈이 가려져 있다. 여기 오기 전에 이미 눈이 가져진 듯하다. 손은 뒤로 돌려진 채 검은 가죽 끈으로 묶여 있다. 자신의 힘으론 아무리 애를 써도 풀 수 없을 것이다. 가죽 끈은 길게 여분을 남겨두고 있다. 그 여분을 벽에 따라 있는 기다란 철제 막대기에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버린다. 반항이나 저항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이미 저항이란 단어 자체가 이들의 머리 속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손을 뒤로 묶인 채 기다란 막대기에 서있는 자세로 고정된 남자들 앞에 같은 수의 여자들이 선다. 여자들 역시 손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지만 남자 아랫도리에 얼굴을 고정시키곤 풀어준다. 그 대신 바닥에 같은 길이로 박혀있는 철제 막대기에 두 발을 벌려 한 발을 수갑으로 채운다. 움직일 순 있어도 멀리 도망칠 순 없을 것 같다. 여자들 눈은 가려져 있지 않다. 볼 수 없지만 자신에 닿은 물체의 감각으로 얼추 눈치를 차린 남자들은 가볍게 신음이나 몸을 비튼다. 여자들 역시 저항을 포기한 지 오래 듯 그의 손길을 따라 손을 맡기거나 발을 맡길 뿐이다. 눈앞에 보인 남자의 성기를 보고 얼굴을 외면하는 여자도 있다.
여자들이 쭈그려 앉자 허리에 매달린 꼬리표가 보인다. 거기엔 F206이란 글자가 아무렇게나 씌어져 있다.
“네 것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알려 주겠다. 그 길은 알라의 이름으로 너희들에게 알려주는 거다. 지금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니들 눈에 보이는 좆을 최선을 다해 빠는 거다. 최선을 다해서.......... 그렇지 않다면........모래폭풍 속에서나 썩어문드러진 니년들 몸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시작!”
작은 흐느낌과 부산한 움직임, 가벼운 신음이 흘러나온다. 검은 눈망울로 서 있는 남자들의 성기를 입에 물고 쪼그려 앉아 성기를 빨고 있는 여자들은 방안 전체를 묘한 흥분 속으로 몰고 갔다.
“난 항상 코러스를 듣길 좋아하지. 장엄한 미사곡도 좋고 합창 같은 웅장한 코러스도 좋지. 이런 부드러우면서 은밀한 코러스는 또 다른 기쁨을 주곤 하지. 불타는 로마를 보며 현악기를 탔다는 네로를 존경하지 나는....... 기다리게. 자네에게 아름다운 코러스를 들려줄 거야.”
하체를 끌어당기며 다리를 모으는 쟈드다. 그녀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차츰 젖어온 것을 느꼈다. 다섯 명이서 동시에 내는 ‘?......?.......’ 소리는 그녀의 귀를 파고들어 심장을 뛰게 하고 동시에 질을 자극하며 분비물을 내게 했다. 쟈드에겐 놀라운 충격과 흥분을 동시에 주었다. 다리를 지긋이 오므린 그녀를 빙긋 쳐다보다 다시 벽으로 간다. 손에는 두세 벌 접힌 가죽채찍이 들렸다. 그가 좋아한 하마가죽으로 만든 채찍이다. 하마란 놈은 정말 질긴 가죽을 가진 놈이다. 보드라우면서도 질긴 가죽은 내리칠 때마다 짜르륵 감긴 맛이 좋다. 낚시꾼 손에 들린 낚싯대의 팽팽한 맛. 그런 밀고 당기는 맛.
좆을 물고 빨기만 하는 것은 정말 흥미를 주지 않아, 그따위는 구멍을 메우는 행위와 다를 바 없지. 단순한 행위에 불과한 것은 짜증만 나게 하거든. 내가 기다린 것은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내지르는 짜릿한 코러스지. 이것들은 그런 깊이를 몰라. 모르면 알게 해주어야지. 문화의 전파란 게 뭐 별다른가?
바람을 가른 소리. 날짱날짱한 채찍이 갈색으로 보기 좋은 엉덩이를 후려친다. 갑자기 떨어진 아픔에 그 자리에서 번쩍 일어난 F206은 침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비명 소리는 이어 떨어진 하마가죽 소리에 점점 자지러지다 다시 무릎을 꿇고 남자, 꼬리표에 M208이라고 적힌 남자의 좆을 대가리 채 입안 가득 문다. 그 통에 F206의 이빨이 자신의 물건을 물었나본지 긴 비명을 지른다.
쟈드는 M208이 누군가 떠오르자 묘한 느낌이 들었다. M208은 낮에 손으로 흔들어주자 정액을 흩뿌린 그 놈이었다. 건장한 어깨와 하체를 가진 남자는 물건이 여자의 입속에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신음을 내진 않았다. 애써 흥분을 참는 모습이다.
“쟈드, 이리 와.”
채찍을 내려놓은 아이스는 손으로 아랫도리를 안고 있는 그녀를 부른다. 쟈드의 속옷은 분비물로 이미 젖었다. 기묘한 흥분을 참기 어려운 쟈드는 조금씩 호르몬을 흘린 것이다.
“이거 가지고 가서 휘둘러. 살갗이 찢어지도록.......찢어진 살갗에 피가 배이도록......”
“네, 알았습니다. 바트를 위해서......... ”
바트 그렇지, 바트를 잊고 있었군, 바트를 위해 일하고 있는 내가 아닌가. 이곳 쿠웨이트에 온 이유가 또 있지. 위대한 후세인 각하를 무시한 그 작자들을 모두 끌어다 처단하는 임무야. 아랍의 일은 아랍인의 손에, 이것이 후세인의 통치철학이다. 왜 미국이나 영국이 개입하는가? 유태인은 왜 개새끼처럼 꼬리를 그들에게 치는가? 우리는 그들까지도 이 성스러운 땅에서 쓸어내야 한다.
그 옛날, 무하메드가 통치하던 사라센제국의 영광을 다시 되돌리자는 것이 사담 후세인의 염원이다. 아니 함무라비 대왕의 현명함을 다시 세계에 알리자는 게 그의 희망이다. 처음 만난 날 그에게 후세인은 눈빛을 세우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금 세계의 모든 인류가 쓰는 숫자를 누가 만들었단 말인가? 유대인이 크리스찬이..... 종이를 만든 그 유교의 중국인이.... 아니야. 우리들이야. 우리들은 세계를 이끌어 나갈 능력이 그만큼 있다는 증거야. 아닌가? 다만“
말을 끓은 후세인은 아이스의 눈을 보며 잠시 살피다가 신뢰의 표정을 주며
“다만, 제국주의 그 놈들, 그 놈들 앞엔 미국과 영국이 있지. 그놈들이 앞장선 제국주의 식민지주의자들이 문제야. 우린 그놈들과 영원히 싸워야 해. 난 싸우겠어. 그러기 위해선 당신이 필요해”
그때 그는 후세인의 얼굴에서 고독한 군주의 모습을 보았다. 국민의 피와 땀을 착취한 군주가 아닌 국가의 영광된 미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바칠 전사의 모습을........ 어느 지도자가 직접 총을 가까이 두고 민족의 염원을 이야기하는가. 그 시대는 영원히 끝나지 않았던가. 나폴레옹이, 시저가 말을 타고 칼과 대포가 난무하던 전쟁터를 향하던 그 시대는 끝났다. 그런데....... 그 날 그는 눈빛이 살아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쟈드가 채찍을 높이든 모습이 보이고 곧 숨넘어가는 비명이 뒤따른다.
“이봐 중위, 자네는 지휘자야.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를 절절히 조율하여 천상의 아름다운 조화를 들려주는 콘덕터 말이야. 멋진 하모니를 기대하겠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쟈드는 더 높이 든 하마 가죽을 내리친다. 무릎 꿇은 여자들의 종아리에 떨어진 채찍은 피부를 찢어 비틀듯 감아 돌며 다시 그녀의 손길을 따라 허공으로 뻗혀간다. 쟈드의 긴 검정 채찍은 여자들의 등과 허리와 엉덩이에 집중적으로 떨어진다. 비명과 울음이 엉킨 한바탕 코러스가 지나가자 쟈드는 아랫도리가 더 뜨거워짐을 느꼈다. 뜨거워진 그곳에선 불꽃처럼 타오르는 뜨거운 용암이 흘렀다. 자신도 모르게 왼손으로 스커트 앞쪽을 밀착시키며 오른손을 휘두른다. 이번의 목표는 눈이 가려진 채 하체를 여자들 얼굴에 맡긴 남자들의 벗은 상체다. 단단해 보인 남자들의 가슴에 정확히 채찍의 긴 몸을 던진다. 붉은 줄이 그어지며 몸을 비트는 것이 벌레들이다. 휙, 휙 몇 번인가 날린 쟈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를 본다. 뺨이 붉어진 쟈드다. 그의 두 손 바닥이 천정을 향한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그의 아래에 눈길이 자꾸 간다.
갈색의 아름다운 여자들은 또 매가 떨어질까 두려워 있는 힘을 다해 빨아댄다. ‘쩝.....쩝......’빠는 소리가 방을 채운다. 다시 채찍을 들어 허공을 가르다 바닥을 때리자 여자들은 두 손으로 남자의 허리와 불알을 잡고 입 깊숙이 박아 넣는다. 볼이 불룩거린 걸로 보아 입안에서 혀를 놀리고 있는 가 보다.
‘음.................... 으................‘ 상체에 이리저리 어지럽게 난 빨간 줄이 몸을 비틀 때마다 살아있는 벌레처럼 움직거린다. 흥분은 어쩔 수 없이 찾아와 남자들 입 밖으로 신음을 내보낸다.
입을 벌리며 숨을 몰아쉬는 젊은 사내들, 입에 물건을 담고 앞뒤로 얼굴을 움직이는 젊은 계집들은 지금 아름다운 하모니를 작곡하고 있는 것이다.
가운데 키가 조금 큰 놈이 희멀건 정액을,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가 갸름한 얼굴을 한 년에게 쏟을 때 쯤, 아이스는 그때서야 바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심장을 달아오르게 만든 뜨거운 숨소리들, 가냘픈 신음소리들이 코러스가 되어 그를 흥분시켰다.
“쟈드.........”
역시 짧은 스커트 아래로 매끈한 다리를 내놓으며 몸을 꼬고 있던 그녀는 그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소파로 빠른 걸음을 옮긴다.
“아..... 이런 소리야. 뇌를 울리는 천둥이 등을 타고 흘러 내 아랫도리를 전류처럼 감전시키는 소리들........... 가까이, 더 가까이.........”
쟈드가 붉어진 얼굴을 숙이며 그의 가슴으로 향하자 그는 검은 머리결을 손가락으로 감아 올리며 아래로 민다. 소파에 거의 눕듯 몸을 비스듬하게 한 그의 하체로 얼굴을 갖다 댄 그녀는 자신의 스커트를 비비며 그의 바지 앞자락을 푼다. 아직도 머리 속엔 남녀들이 뜨겁게 빨아댄 장면이 프래쉬백으로 스쳐갔다.
불끈 솟아오른 그의 물건을 먼저 긴 혀로 감는다. 아래부터 천천히 모래처럼 보드라운 입술로 훔치다 귀두를 촉촉한 혀로 애무한다. ‘학!!’ 짧은 신음. 그의 것이다. 귀두가 톡톡 부딪치는 곳은 지금 그녀의 목 입구다. 바위틈을 지나 구멍을 찾는 뱀처럼 그의 물건은 쟈드의 목을 향해 뚫고 들어간다. 쟈드 역시 영광의 개선문을 들어서는 자신을 상상한다.
몇 방울이 녹색 상의에 떨어져 안개꽃처럼 보인다. 이곳에 온 이후로는 안개꽃도 보지 못한 그다. 아니 어쩌면 꽃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꽃이 더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제복 상의의 방울을 휴지로 닦아주자 그녀는 그때서야 정신이 돌아온 듯 퍼뜩 일어나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는 다 안다는 얼굴로 부드럽게 스커트 안으로 그의 손을 밀어 넣는다.
축축하군, 그래. 뜨거운 여자야.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도 하고...... 첫 눈에 알아봤지. 인간은 누구나 조금씩 야수성을 가지고 있거든, 그걸 언제 아느냐가 중요하지.
“2과장!”
인터폰으로 호출을 받은 2과장이 들어서자 얼굴과 목과 입술 사이로 허연 것을 묻히고 있는 여자들과 물을 다 쏴 비어진 물총들을 건들거리고 있는 남자들을 치우게 한다. 그의 손은 말 도중에도 스커트 속에서 빠져 나오지 않는다.
쫀득거린 살을 헤집고 파고든 손가락을 둥글게 만들며 계속 휘젓는다. ‘흐으, 흐으’ 가픈 숨을 몰아쉬는 쟈드. 눈길이 풀어진 걸로 보아 남자의 거대한 심볼을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뿌리까지 박히기를 원하는 표정.
그는 그런 쟈드의 얼굴을 빗겨보며 2과장에게 묻는다.
“오늘 낮에 갔을 때 <시아 터그>는 분명 없었다고 했지?”
“네, 계시지 않았습니다.”
시아 터그, 별명이다. 이라크 수상이며 국방상인 ‘알 주바이디’, 그는 별명처럼 잔인한 성격을 가진 친구다. 그런데 어딜 갔을까? 혹시 먼저........
최근 상황은 우다이나 아이스에게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고 지도자의 눈 밖으로 점점 밀려난 게 다 이 ‘알 주바이디’나 후세인과 삼촌관계인 ‘마지드’의 농간이 아니던가.
이 놈들이 또 선수를 치는지도 모르지. 계속 그래온 게 사실이니까. 이번 쿠웨이트 합병건만 성공하면 우다이도 다시 2인자 자리를 차지할 지도 모르는데......... 멍청한 놈, 우다이.........쯧쯧.
“2과장, 난 당신을 믿어. 그렇지? 당신 생각엔 무엇을 하고 있었다고 판단하나? ‘알 마지드’위원장이나 주바이디 국방상은?”
“위원장님은 계셨습니다. 제가 갈 때도 바트당 조직을 챙기고 계셨습니다만......”
“그런데?”
“외국 인사들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았습니다.”
“미국이던가?”
“미국 대사와 영국 대사.......아무튼 서양 쪽 인사들인 것 같습니다.”
이제 점령하고 20여일. 벌써부터 세계에서는 난리지만 아랍국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후세인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지 않았던가? 진정한 아랍 세계를 만들자는 후세인의 연설은 요르단과 시리아만이 아니라 그때까지도 총을 겨눴던 이란이나 친미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도 환영했다. 그런데도 미국이나 영국은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발톱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설, 아이스 역시 미국에게 배신당한 것이 아직도 상처로 남았다. 알렉스는 그 이후 몇 번 연락을 했지만 후세인 내부 깊숙이 박힌 그를 오히려 제거하려고 했었다.
혹시 알 마지드 그 친구가.......... 그러면 안 돼지. 이번 쿠웨이트 건은 사실 우다이와 내가 만든 거나 마찬가진데........급하게 됐군.
비서관이었던 마지드는 계속 승진을 해 전쟁 당시에는 바트당 최고 실권자가 되었다. 지금은 쿠웨이트 바트당을 조직하려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가서 안와르 데리고 와. 가족 모두......”
“네? 네”
2과장은 갑작스런 지시에 놀란 목소리로 즉시 알았다고 고개를 숙이고 나간다. 그때까지도 쟈드의 속살에 박힌 손을 빼내지 않고 있다. 쟈드의 속은 끝없는 물을 흘리며 뜨거워지기만 했다.
“올라와. 이리로.........”
손을 뺀 그는 손짓으로 그녀의 몸을 돌린다. 얼굴은 반대를 향한다. 넓은 등을 보이며 위에 올라선 그녀의 하체에 손을 넣어 팬티를 잡아 내린다. 축축한 속옷이다. 비릿하지만 여자의 호르몬은 묘한 자극을 준다. 풍성한 엉덩이다. 하체를 움직이며 검은 덤불 속으로 밀어 넣는다. 뜨거운 구멍이다. 수많은 깃털을 가진 나비다.
누군가 들어선 기척에 쟈드는 허둥지둥 스커트를 내리고 매무새를 차린다. 아이스는 그런 쟈드를 끌어당겨 옆 소파에 앉히곤 그녀의 왼발을 들어 허벅지 위에 놓는다. 검정 단화. 스타킹의 발등과 발목이 커피색이다. 의아한 쟈드의 큰 눈.
몸을 섞은 후의 여자는 관습과 전통이 달라도 자신을 선택한 남자에게는 호의적인가 그녀는 무서움보다는 사랑의 감정을 실으며 그를 본다. 그렇지 않아도 싫은 기색을 그녀는 낼 수 없겠지만.
무한한 권위를 가지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자신의 처녀성을 택하고 자신의 몸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이 남자라면 자신쯤은 사막의 전갈에 던져버려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난 어떤 일을 앞두면 항상 이렇게 마음의 안정을 찾지. 도톰한 젖가슴이나 어둑한 계곡의 그늘보다 여자의 순수한 내음을 풍겨주는 여기를 사랑하지. 크레졸 냄새를 사랑한 적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바뀌었어.”
말이 너무 많아졌군, 그는 스스로 입을 다물며 그녀의 단화를 벗겨낸다. 들려진 스커트 사이로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속살이 보인다. 벗겨진 단화 속의 발은 땀으로 젖어 있다. 분홍색 발이 귀엽다. 잘 익은 치즈 향. 폐부 깊숙이 빨아들인다. 맛있는 담배를 깊이 들이쉬는 것처럼........
‘안와르’와 가족은 겁에 질린 모습으로 그를 보고만 있을 뿐이다. 안와르와 그 부인, 그리고 20대의 큰 딸과 아직 10대로 보인 어린 딸은 방으로 끌려온 지 10여분 동안이나 제자리에 서있었다.
쿠웨이트군은 이라크의 갑작스런 공격에 변변한 저항이나 수성도 못 해본 채 그대로 점령을 당했다. 군사력에 있어서 게임이 되지 않았다. 이라크의 공화국수비대가 앞장선 이라크는 너무 쉽게 쿠웨이트를 삼켜버렸다. 다행이 <압둘라 알 사바>왕과 총리는 피신을 시켰지만 대신 자신은 이렇게 체포되었다. 앞으로의 운명은 ‘인샬라’, 신의 뜻이다.
부인 <지아>가 두 딸을 뒤로 가게하며 눈앞에 펼쳐진 추악한 모습을 가린다. 마흔이 넘은 동양 남자가 제복차림의 여자를 가지고 장난치는 저런 행위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안와르 장관 역시 눈길을 돌려 피한다. 손은 모두 뒷짐 지듯이 해서 은색 수갑으로 채워졌다. 옷은 다행히 입고 있지만 서둘러 거친 모습으로 집에 있다가 구금된 듯 하다. 실내화 차림에 겨우 입성만 했을 뿐이다. 지아와 두 딸은 손이 자유스럽지 않아 헤쳐진 윗도리를 여미지도 못하고 있다.
“압둘라는 어디에 있지?”
‘사바’란 이름을 부르는 무례는 저지르지 않는다. 성은 불러주지만 왕이란 호칭은 생략한다.
“당신은 당신 임무에 충실하다는 걸 인정하지. 그러나 그것이 칼이 되어 당신의 심장을 찌른다면 어떻게 될까? 부인이 아주 미인이군, 딸들도 엄마를 닮아 아주 예쁘고 귀여워”
완와르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세심히 관찰하며 말을 이어간다.
“같은 아랍족이고 같은 아랍어를 쓰고 있는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원래 한 나라였던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면 후세인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당신은........”
“물론 난 아랍민족은 아니요, 아랍어는 쓰고 있지만....... 그렇지만 이미 아랍사람이 된지 오래요. 나는 후세인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아이스라는 사람이오. 당신에겐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겠소. 지금 저 쪽 캠프에서는 처형이 한창이오. 말하시오”
국방상 <시아 터그>는 압둘라 왕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었다. 행정 국방 관리들을 잡아다 족치고 있을 것이다. 누가 먼저 찾아내는가, 충성 경쟁이다.
“난, 모른다. 당신네들의 행위는 분명 알라의 저주가 따를 것이다. 우린 1961년 분명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엄연한 독립국가야. 세계가 인정하는 주권국이란 말이오. 알겠소?”
“그렇게 묶여 있는 처지에 주권국이란 말이 나오다니....... 장관 몸 하나 간수해주지도 못한 나라가 나란가? 이 나라는 우리 이라크의 19번 째 주라고 이미 선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야. 더 이상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겠군. 차가움이 얼마나 무섭다는 걸 안 다음 다시 대화를 나눠볼까”
그의 조소 담긴 말은 안와르를 흔들거리게 했다. 더 큰 충격이 부인 지아와 두 딸에게 일어났다. 두 다리를 후들후들 떨고 있는 세 모녀는 그와 남편의 눈을 번갈아 본다.. 그의 소문은 이곳에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왜, 왜 이래요? 여보!!!”
거칠게 앞으로 걸어 온 제복의 여자를 피하며 지아는 남편을 부른다. 그녀는 표정 없는 남자의 무거운 목소리가 점점 심상치 않게 변해가자 두 딸을 끌어안고 뒷걸음치고 있었다. 두 딸 역시 덜덜 떨며 번갈아 보고 있었다. 자유롭지 못한 몸은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못하고 쟈드에게 잡혔다. 손에 잡힌 지아의 머리채를 뽑아낼 듯 앞으로 낚아챈다. ‘아아.........’
검은 머리를 쟈드 손에 맡기며 질질 끌려나온 지아는 카펫에 그대로 나뒹군다. 치마가 아무렇게나 걷어 올려지며 흰 허벅지를 드러낸다. 가릴 것이 없다. 다리를 모으며 자세를 고치지만 허벅지 사이에 고정된 남자의 시선은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좋은 몸이군. 아름다워........”
한때는 오페라 무대에 올랐던 그녀다. 소프라노인 그녀는 프리마 돈나로서 인기를 구가하다 영국으로 유학 온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벌써 25년 전이다. 그 역시 TV에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노래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본 적이 있었다.
“세월은 당신만 비껴갔나 보군. 풍만한 가슴이 여전히 아름다워. 자 여기 편히 앉지. 쟈드, 이 부인을 편하게 앉게 하지”
쟈드는 부인 지아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조금 전 머리채를 잡아끌던 거친 모습이 아니다. 두 딸은 그런 쟈드의 모습에 안도감을 갖는지 딱딱한 얼굴이 풀어진다. 그러나 남자의 다음 행동은 숨을 짧게 들이키게 만들었다. 자리에 앉는 것은 남자뿐 완와르의 부인이자 두 딸의 어머니인 지아는 무릎을 꿇은 채 소파에 얼굴을 파묻은 자세였던 것이다. 치마는 들쳐지지 않아 치부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너무나 쉽게 들출 수 있는 자세다.
지아는 남편을 보며 눈물을 글썽인다. 이들은 법도 눈물도 보이지 않은 잔인한 이라크의 하이네가 아닌가. 지금 이들이 무슨 일을 하려한 지 남편에게 무엇을 얻어내려는 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만약 저항을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돌아올 것은 뻔하다. 너무나 쉽게 자신들을 처리해 버릴 것이다. 사막에 버려진 쿠웨이트군의 시체처럼 자신들도 모래바람에 살과 뼈를 발라낼 것이다.
“이...이런 짓을........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안와르 국방상은 분노에 치를 떤다. 자신이야 이미 각오를 했지만 사랑하는 가족에게 가해진 치욕과 고통은 참기 어려웠다.
“당신이....... 어떻게 이런 일을........ 누가 시킨 것이오. 알라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오”
“용서?. 하하하”
웃음을 또박또박 흘린 아이스는 안와르를 무시하며 꼼짝 않고 엎드려 있는 지아의 치마를 쳐든다. 얇은 거들에 쌓인 검은 팬티와 큰 힙이 드러난다. 중년 여인의 잘 익은 몸이다. 손가락을 갖다대면 탱! 하고 튕기는 탄력이 아닌 쏙! 하며 빨아들이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향기가 그윽하군. 튀지니의 커피 향기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깊이가 있는 향기야. 이 향기가 어디에서 품어져 나오는지 알아볼까?”
“그만....... 그만 하시오. 내 아내에게 더 이상 손대지 말란 말이오”
그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남자의 손에 드려진 작은 쇠붙이는 권총이다. 그 끝은 천장을 가리키다 점점 밑으로 내려와 자신의 다리를 겨눈다. 당장 잡아당기면 그 작은 쇠붙이는 불을 토하며 자신의 다리를 부수어 트릴 것이다. 그것도 참을 수 있다. 다시 총구는 옆으로 돌아 그 냉혈한 구멍은 아내 지아의 아랫도리에 머문 것이다.
“남편의 부드러운 것이 아닌 작고 딱딱하지만 뜨거운 이것은 어떨까? 그대로 쏘아줄까?”
차가운 물체가 팬티 위를 꾹꾹 누르자 지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싫다고? 그러면 네 남편의 심장을 날려버릴까? 그것도 싫다고? 그러면 할 수 없군”
권총 머리를 엉덩이의 갈라진 계곡에 연신 부비면서 쟈드를 부른다.
“저 꼬마가 좋겠어. 끌고 와”
눈길이 자기를 지적하자 막내는 언니 뒤로 몸을 숨기며 훌쩍거린다. 이제 열다섯의 나이로는 지금 이곳에서 일어 난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전쟁이 일어났다고 다급히 연락을 한 아빠나 피신하기 위해 짐을 수습한 엄마에게서도 전쟁의 공포나 죽음의 냄새는 맡을 수 없었다. 오히려 밤마다 들리는 행진하는 군화소리나 낮게 하늘을 나는 전투기의 귀를 찢는 소음이 청소년 시기의 그녀에게는 호기심이었다. 잔잔한 일상의 파문으로 여겼던 전쟁의 공포가 지금 그녀에게 다다른 것이다.
흐느낌이 비명으로 바뀐다. 쟈드가 수갑이 채워진 소녀의 팔을 낚아채 바닥으로 질질 끌어당기자 발을 차며 비명을 지른 것이다. 쟈드는 거세게 소녀를 잡아당겨 소파에 던진다. 어머니 지아 옆이다. 1인용 소파에 얼굴을 파묻고 엉덩이를 드러낸 채 남자의 권총구멍을 검은 팬티 위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아는 길게 금을 따라가다가 항문 부위와 덥수룩한 부위를 톡톡 건드릴 때마다 자지러진 비명을 지른다. 소녀는 그런 모습을 감당하지 못해 계속 흐느끼고만 있다.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 겉옷을 적신다. 다리를 구부리고 소파에 앉는 소녀는 불안한 얼굴로 남자를 본다.
“쟈드, 수갑을 풀어 줘. 손목이 아플 거야.”
거칠게 끌려온 바람에 손목이 발갛게 부풀었다. 손이 자유로워졌지만 무얼 할 지 모른 채 덜덜 떨면서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볼 뿐이다.
귀여운 얼굴이군. 세상을 모르는 얼굴이야. 꼬마야. 세상은 항상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란다. 네가 가지고 있는 순수의 결정체는 누군가 깨주기를 바라는 진주지. 조개의 상처가 있어야 진주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눈물 담은 얼굴도 난 좋아하지. 눈이 시원스럽군.
“벗어. 천천히”
“아....... 싫어요.”
“싫어? 그렇다면 이곳이 어떻게 될까? 네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나? 네 아버지는?”
끼릭, 자물쇠가 풀어지는 소리. 그 다음은........ 아……. 안 돼........
“사……. 살려 주세요. 하지 말아요. 쏘지 말아요. 아……. 여보.......흐흑!!!!”
지나는 총구가 자신의 하체 가운데를 누르며 끼릭, 하는 소리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이 남자를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틀림없이 이 남자는 너무나 쉽게 방아쇠를 당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하체를 피로 적신 채 죽어 있는 자신일 것이다. 그 모습만은 피하고 싶었다.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은 너희들이야. 나의 기쁨을 만족시켜 주겠다는 너희 가족에게 고마움을 느낄 뿐이야. 안와르, 그렇지 않은가?”
“안 돼. 이런 짓은 용서받을 수 없어. 내 가족은 절대 해치면 안 돼.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당신은........가족도 없는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가족? 난 모든 아랍이 내 가족이지. 당신만 빼고 말이야.”
그 때 큰 딸이 비명을 질렀다. 너무나 무겁게 찍어 누르는 공포는 그녀를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공황증세가 가족들에게 찾아온 것이리라.
“시간이 아까워. 셋을 주겠다. 하나…….”
“버, 벗을 게요“
작고 검은 총이 어머니를 장난치듯 찌르는 것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연미색 브라우스를 벗기 시작한다. 가슴이 솟아나고 소녀의 손길에 따라 반바지가 벗겨지고 아직 젖살이 통통한 긴 다리가 드러난다. 부끄러움이 얼굴에 퍼진다. 마지막 남은 속옷, 망설이는 소녀에게 총은 위협이었다. 마지막 흰색 속옷까지 벗어던지자 이제 갓 피어난 야자수의 열매 같은 통통한 몸이 드러난다. 성숙한 가슴의 봉긋한 유방이 팔에 가려져 있다. 키는 150 정도지만 하체가 길어 날씬한 처녀로 보이는 몸이다. 배꼽 아래로 동그란 배가 따스한 느낌을 준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하얀 피부는 햇볕을 많이 쪼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바지 자국이 남아 있는 잘록한 허리는 그리 크지 않은 엉덩이를 받치고 있다. 손에 가려진 갈색의 숲. 그 안은 분명분홍색일 것이다. 물기를 머금은 꽃이 봉오리를 막 피기 시작한 그 모습이리라. 하얀 허벅지 아래의 갈색 종아리까지 남자의 시선은 훑는다. 두 손으로 가리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치감은 커져간다. 부끄러워....... 홍당무 얼굴로 눈물만 뚝뚝 흘릴 뿐이다.
“쉭!!!”
벽을 울리는 총소리가 아닌 바늘이 바로 귀밑을 스치는 듯한 총소리는 더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팬티까지 벗어 손에 들고 있던 어린 계집아이는 소파에 주저 앉아버리고 엉덩이만 허공에 들고 있던 예전 소프라노는 얼굴을 들어 남편을 보고 안와르는 아내가 염려되는지 소파 쪽으로 몸을 세우고 아버지 곁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던 큰 딸은 그 자리에 무너진다. 시선은 아이스의 손에 들려진 총으로 모아진다. 다음은....... 정말 쏠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눈에 가득 하다.
“이런 벌레들. 정말 발로 밟아 터트려 버리고 싶군. 무슨 소리가 날까 궁금해. 탁! 아니 퍽! 어떤 소리가 나나 확인해볼까. 너부터......”
소파에 주저앉아 다리를 모으고 있던 소녀는 남자의 얼굴이 자신을 보자 울음을 터트릴 참이다.
“아니면...... 이년부터”
다시 권총의 총구가 엉덩이의 틈을 찔러 들어오자 숨 가쁜 비명을 지르며 남편의 이름을 부른다.
“아니면 당신, 안와르 국방상”
“차라리 나를 죽여라. 가족에게는 손대지 말아주게. 가족은 아무 죄도 잘못도 없어”
“당신의 대답이 늦으면 늦을수록 여기 가족들은 더 불행해지지. 쟈드!”
그때까지 미동도 없이 서 있던 쟈드를 부른다.
“거기 긴 끈 가지고 와. 그것……. 하얀색의 줄이 마치 소녀의 피부 같군.
아이스는 바로 건너에 앉아 있는 소녀의 목을 줄로 한 번 돌려 묶는다. 양 끝을 세게 잡아당기면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덜덜 떨면서 남자만 본다. 손은 어린 가슴과 하체를 가리고 있다.
줄을 끌어당기자 개가 끌려오듯 바닥을 지나 남자 앞에 선다.
“손 치워, 아니면 공기를 찾으며 죽어가고 싶어”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살고 싶다는 것이다. 손을 치운다. 적당히 살이 오른 몸이다. 어린 유방은 한 주먹에 쥘 만큼의 크기다. 아랫도리의 털은 검다. 털이라고까지 할 수 없는 아주 자자란 길이의 음모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떠올린다. 깨끗한 계곡의 폭포다.
안와르가 들으란 듯 목소리를 높이며
“해 봤나? 이 구멍을 누군가에게 준 적이 있냐 말이야. 없어? 네 애비에게도”
“나쁜 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안와르는 귀를 막고 싶었다. 아니면 차라리 여기서 죽을 수 있으면 했다.
“네 애비도 안 했단 말이지. 그러면 너는 이 예쁜 손가락으로 해 봤겠지?"
분홍빛 살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소녀는 다리를 오므리며 몸을 뒤로 뺀다.
“이렇게 하는 거야”
왼손을 옆으로 돌리며 긴 검지를 세워 엎드려 있는 엉덩이의 갈라진 틈을 그으며 그 아래 무성한 음모로 덥인 음부에 찔러 넣고 마치 성행위를 하듯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한다. 마른 질을 갑자기 뚫고 들어온 이물에 아픔을 느낀 여자는 ‘끄억’ 하는 소리만 낼 뿐이다.
모녀의 두 부끄러운 곳은 지금 한 남자에 의해 더럽혀 지고 있다. 어머니는 남자의 세손가락에 희멀건 애액을 묻히며 딸은 자신의 손가락에 묽은 분비물을 묻히며.......
막내딸은 왼손으로 음순의 날개를 벌리고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를 넣어 애무를 한다. 다리를 벌린 채 남자 앞에서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녀는 빨리 끝나기를 빌 뿐이다.
그러나 손가락에 분비물을 묻힌 자신의 목을 아래로 끌어당긴 남자가 어머니처럼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한 다음 시키는 것은.......
“싫어요. 싫어. 엄마........”
도리질 치는 작은 여자아이. 줄이 조여 오자 목을 잡으며 ‘캑, 캑’ 거리다 시킨 대로 한다.
바지 자크를 내리고 속에 뭉클 잡힌 남자의 성기를 꺼내고 혀로 핥는다. 아래에서 위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점점 커지는 피노키오 코. 껍질이 벗어진 부분을 조심스레 입에 담는다. 매캐한 냄새. 썩은 냄새다. 오래된 우유 냄새. 냄새까지 삼키며 반쯤 담고는 빨아댄다. 어떻게 빠는지 모르는 소녀는 친구들 말을 기억하며 입을 앞뒤로 놀리며 혀로 감으면서 붉은 살로 된 막대기를 훑는다.
안와르는 지금 자기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현실이 아닌 듯 못했다. 짐승보다 못한 놈. 그러나 눈을 감아도 어린 막대 딸이 남자를 빨아대며 내는 소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말 할 수 없어,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우리는 죽을 지라도 나라의 운명을 죽일 수는 없는 거 아니겠니. 아! 압둘라 국왕. 잘 모시지 못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질긴 놈이군, 그렇다고 내가 포기할 줄 아나. 여기서 포기하면 우리가 지는 거란 말이다. 내가 어떻게 해 왔는데....... 우다이 그 놈을 다시 살려내야 된다고..... 마지드에게 또 질 수는 없단 말이다. 마지드 그 놈, 쿠사이를 끼고 우릴 업신여겨.
“안와르, 당신 딸의 입은 정말 솜사탕이야.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많은 여자들을 겪었지만 최고야. 곧 쌀 것 같아. 이 귀여운 입에 싸면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
머리를 잡아 밑으로 내리누른 아이스는 얼굴을 떼지 못하게 한 채 그대로 목구멍으로 사정을 한다.
미끈한 덩어리가 목을 치는 느낌. 순간 기침을 한다. 얼굴을 들고 싶어도 너무 강한 힘에 기침만 해대며 하얀 정액을 토할 뿐이다.
줄이 목에 감긴 소녀는 얼굴이 빨갛다. 피가 몰린 탓이다. 아직 입가에는 남자의 미끌미끌한 분비물이 흐르고 있다.
“맛있나? 또 먹여줄까?”
“싫.......싫어.......”
“그럼 여기로 먹여주지. 돌아서. 엉덩이를 네 어미처럼 활짝 들고......”
“그만……. 그만하시오. 어떻게 그럴 수 있소. 이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오.”
“이 작은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빡빡한 구멍이군. 피를 좀 흘리겠는데......”
“엄마........ ”
“그래 네가 지금 부른 네 엄마는 이 총구가 들어갈 정돈데......., 흐흐흐”
“하지 마세요, 엉, 엉.....,”
겁먹은 얼굴이다. 분홍 살빛이 하얗게 변한다. 경험이 없는 어린 소녀는 이런 음란하기 그지없는 섹스, 아니 남녀간 정상의 섹스가 아니라 강제로 빨게 하고 이젠 엉덩이에 그 굵은 성기를 넣을 거라는 생각에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그럼 이 작은 바늘을 네 귀여운 항문에 꽂아줄까? 쏙 들어갈 것 같은데....... 하지만 더 많이 아프겠지. 앞을 막은 것들은 모두 뚫어버릴 테니까. 들어!”
“그만. 그만 하시오”
안와르는 남자의 손에 들린 긴 바늘을 보고는 마음을 더 이상 다질 기력을 잃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 질려는 것을 겨우 가누고 있을 정도다. 차라리 스스로 숨을 끊었으면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러면 이 남자는 자신의 가족에게 더 가혹한 앙갚음을 할 것만 같았다.
같은 시간 바트당 임시 쿠웨이트 사무실.
바트당 지역사령관 <아지드 살리 누만>은 초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바그다드에 있는 그를 이곳에 부른 사람은 바로 <마지드>였다. 바트당 최고위원이며 후세인의 최측근인 비서관 마지드는 그를 쿠웨이트로 불렀다. 아무래도 아이스란 놈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이 살리 누만이 적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바그다드에서도 둘이는 서로 앙숙이었다.
마지드는 어떻게 해서든 압둘라 국왕을 찾아내라고 지시를 내렸다. 국왕을 체포해야 쿠웨이트 공격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또 19번째 주로 공식적인 합병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왕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안와르 국방상을 지금 아이스란 놈이 먼저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지드는 ‘시간이 급해, 외교관들의 항의가 빛발치고 있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면 큰일이야. 빨리 끝내야 된다고.....,’ 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나마나 여자들 속이나 파고 있을 것이다. 바그다드에 보낼 여자들을 추린다고는 하지만 모를 일이다. 후세인이나 그 아들이나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가 보다.
살리 누만은 부하들을 데리고 쿠웨이트 임시수용소를 찾았다. 침공 당시 체포된 쿠웨이트 고급공무원과 유력 인사들 가족들 모두 이 임시 수용소에 가둬 놓고 있었다.
쿠웨이트 시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유정회사의 공장. 이곳이 임시수용소다.
살리 누만은 먼저 내무성 소속의 고위간부를 심문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알아내야 한다는 마지드의 명령은 그를 급하게 만들었다. 취조실에 들어선 간부를 그대로 발가벗기고는 야전침대에 묶었다. 손과 발이 침대에 묶인 간부는 치부를 드러낸 채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그런 그를 짓이긴 것은 전기막대였다. 두 개의 시꺼멓고 두툼한 막대는 푸른 불꽃을 일으키며 사타구니와 이빨과 겨드랑이를 사정없이 짓이겼다. 팔딱 팔딱 몸을 뒤채던 간부는 입을 멍하니 벌린 채 침을 흘리며 늘어져 버렸다. 1,500볼트의 전압은 그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이거 이 새끼 정말 모르나? 이 정도면 슬슬 불 텐데.......”
“다음 놈 끌고 올까요?”
전기막대를 들고 있던 부하가 늘어진 간부의 사타구니를 몇 번 더 전기로 지질 때 다른 부하가 몸을 일으키며 던진 말이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어? 여러 놈을 한 번에 끌고 오라고......, 아내 년까지 있으면 아예 한 묶음으로 끌고 와버려”
살리 누만은 또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번에도 아이스란 그 놈에게 밀리면 자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무카바라>로 끌려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마지드란 그 사람은 감탄고토에 익숙한 사람이지 않던가.
“이 여자는 누구야?”
“저 놈 와이프라고 합니다. 저 수염이 긴 놈”
“저 놈은 누군데?”
“외무성 차관이라고 합니다.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
살리 누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여자를 훑어본다. 약간 살이 오른 중년의 여자는 지저분한 옷차림이지만 귀티가 흐른다. 목이나 손목을 보석으로 치장한 여자는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에게 경멸을 느꼈지만 다른 남자가 발가벗긴 남자를 끌고 가는 장면에 창백한 얼굴로 떨고만 있을 뿐이다.
“너희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니놈들 국왕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오늘로서 너희들 인생은 끝이다. 야, 이년 침대에 묶어”
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그때서야 남자들 손을 피해 달아나려 한다. 늦었다. 우악스럽게 입고 있는 옷을 갈기갈기 찢어낸 남자들은 어깨와 다리를 잡아 침대에 던져버리곤 능숙하게 손과 발목을 준비된 끈으로 묶었다.
“이봐, 너......., 지금 말해. 아니면 저 전기막대가 속을 깡그리 태워버릴 거야. 다시는 재미를 볼 수도 없고 여자구실도 못하지. 살아난다고 해도......, 그렇지 않으면 충격으로 죽을 지도 모르고......, 선택은 니 놈이 하라고”
인간으로 보이지 않은, 지옥의 야차들이었다. 서로 막대를 부딪치자 ‘찌직’ 하는 불꽃이 일어났다. 푸르스름한 연기가 피어났다.
“말하지 않겠다는 거지?”
“정말 난 모른다.
그 막대를 든 남자가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내려진 곳은 여자의 벌어진 음부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다 머리를 젖히며 눈을 찢어지게 뜬다.
막대의 양끝은 정확하게 두 둔덕을 벌리며 파고들었고 그 순간 인간의 비명으로 생각되어지지 않은 처절한 소리가 귀를 때렸다. 하체를 높이 들었다가 침대 바닥을 때리던 여자는 온 몸을 기지개를 켜듯 폈다가 몇 차례 부들부들 떨더니 끝내 목을 떨쿤다.
“냄새가 고약하군. 왜 염소나 양처럼 먹음직스런 냄새가 나지 않을까? 돼지보다 못한 놈들”
“너희들은........ 네 놈들은 모두 저주를 받을 거다. 오, 알라”
“알라? 니 놈은 알라를 꺼낼 자격도 없는 놈들이야. 오직 알라의 후계자이신 후세인 각하만이 알라를 부를 수 있지. 저 놈 끌고 와”
악에 바친 차관은 분노의 목소리로 저주를 퍼붓지만 남자들이 총대로 후려치고 질질 끌어 당기자 마치 살리 누만 앞에 무릎을 꿇은 자세다.
“빨리 불어. 아예 네 놈의 저 여편네를 끝장 내줄까? 아님 네 목을 잘라 줄까?”
“모른다. 우린 정말 모른다. 안와르 장관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를 놓아 달라”
“몰라? 쑤셔버려”
그에게 들려온 비명은 인간이 아닌 도살장의 소리였다. 바람이 빠진 듯한 소리를 몇 번 내던 아내는 마지막 발버둥을 치더니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아랫도리가 흥건히 젖어 있는 게 보였다. 물기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발을 조금씩 떨고 있지만 이미 죽은 것 같았다.
“나쁜 놈들..........”
주먹을 쥐고 일어서는 차관은 다시 바닥에 길게 누웠다. 머리가 부서진 것이다. 살리 누만은 총연을 입으로 불면서 다른 관료들을 쳐다본다. 살이 타는 냄새, 피 냄새. 여기는 인간의 땅이 아니었다.
“끝내 알아내지 못했단 말인가, 지금”
마지드는 화를 누르며 살리 누만을 다그쳤지만 살리 누만은 고개만 박으며
“그게........저......, 도저히 알아낼 수가.......,”
“집어 쳐. 그래 가지고 어떻게 이곳에서 일 할 수 있겠어. 아이스 그 자식이 먼저 알아내면 우린 뭐야. 우다이 그 놈이 다시 일어서면 우린 끝이야. 알았나?”
“예, 예”
마지드는 예감이 좋지 않았다. 처음 쿠웨이트 합병 계획을 후세인이 꺼냈을 때 틀림없이 이것은 우다이와 아이스의 합작품이란 걸 알았다. 당시 이란과의 오랜 전쟁으로 지친 이라크는 또 다른 전쟁을 하기에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폐다인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우다이란 놈이 여세를 몰아 쿠웨이트를 치자고 했을 것이다. 전쟁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우다이는 아버지 후세인을 부추겼음에 틀림없다. 만약 패전을 하게 되면 책임은 국방상이나 나 마지드에게 돌아올 것이 아닌가. 이기면 우다이에게 그 공이 돌아갈 것이고.......
“에이......., 일이 꼬이기만 하는 군”
바그다드 후세인 궁. 긴급 국무회의.
“압둘라 국왕이 지금 사우디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후세인은 골머리를 앓았다.
아이스는 즉각 우다이에게 보고를 한 것이 바로 오늘 아침이었다. 우다이는 즉각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어떻게 하지? 국왕을 사로잡지 못한 책임은 나중에 추궁할 일이지만 우선 사우디를 어떻게 해야 하나”
후세인이 우다이를 보며 말을 건넨다. 다른 각료들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쿠사이 역시 군복차림으로 둘을 보고만 있다.
“사우디를 설득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느 정도 우리 편 아닐까요?”
“아니지. 그들은 미국과 아주 가까워. 압둘라가 사우디로 갔다는 것은 미국에 구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야. 잘못하면 미국과 전쟁을 할 수도 있어”
“잘 된 일 아닙니까. 어차피 제국주의자들과는 언젠가 부딪힐 건데.......”
말이 없던 쿠사이다.
그는 공화국수비대를 맡으면서 나름대로 자리를 굳혀갔다. 국방상 주바이디의 지원이 컸다.
“언젠가는 해야 될 일, 지금처럼 이슬람이 단결될 때 우리 이슬람의 힘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은데요........,”
쿠사이는 이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던 북쪽 쿠르드족들을 단번에 쓸어버린 전과를 떠올리며 이번에도 그렇게 하자는 의견이다.
“화학무기를 쓰잔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사막전에서는 제일 효율적인 것이 그것입니다.”
쿠사이는 화학무기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쿠르드족이 아무리 용맹스럽고 죽음을 모른다 해도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학물질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것이 바로 지난 88년의 일이었다.
“좋아. 우다이 쿠웨이트에 연락 해. 일전을 준비하라고........., 그리고 외무상은 즉시 사우디에 연락을 취해. 압둘라를 우리에게 보내라고,,,,,,,,아니면 형제국을 끊겠다고.......,”
<등장인물>
우다이(늑대) 후세인의 큰 아들
쿠사이(칼) 후세인의 둘째
모하메드 함자 알 주바이디 수상, 국방상, 별명 시아 터그
알리 하산 알 마지드 후세인의 숙부, 비서관, 쿠웨이트 바트당 책임자
(별명: 알리 케미칼)
아지즈 살리 누만 바트당 지역사령관
리브 외 미국소녀들, 쿠웨이트 거주
쟈드 외 바트당원, 이라크 여성 다수들
설(얼음) 한국인
안와르 외 쿠웨이트 국방상과 그 가족
F 206 외 쿠웨이트 학생들
나는 내 앞에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두 치웠다. 그러자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 징기스칸
4부. 1990년 10월 초, 쿠웨이트
밤의 도시는 긴 침묵 속에 잠겼다. 한 낯의 40도가 넘은 열기는 가라앉았지만 가끔 멀리 들리는 포격과 전투기 소리만 여명처럼 남는다. 도시는 물에 가라앉는 돌처럼 침묵 속에서 낮의 추억을 반추하고 있다. 야간통제는 여전히 계속 되었다. 이글거린 태양이 지면 도시는 어둠 속에 떨어져 폐허처럼 보인다. 번화하던 쿠웨이트 시내는 군용차만 붕붕거린다. 소이탄이 가끔 멀리서 빛을 던진다.
문화감시청 건물도 마찬가지다. 이름만 문화감시청인 이곳 역시 창문마다 두꺼운 커튼이 내려쳐져 빛의 탈출을 막고 있다. 그 빛은 내부에 남아 사람 하나하나를, 숨김없이 자세히 비쳐주고 있다.
밤 10시. 식사를 마친 아이스는 극도의 포만감을 느끼며 튀지니 산의 향기 좋은 커피 향기를 마신다. 아랍인들이 알코올 대신 커피를 택한 이유가 이해된다. 이곳 커피는 독했다. 독한 소주를 마신 것처럼 머리가 얼얼했다.
그의 모습은 커피 향에 어울리는 색다른 그 무엇을 즐기려는 듯하다.. 그는 향기를 사랑한다. 꽃이 가지고 있는 식물성 향기만이 아니다. 동물성 향기도 사랑했다. 동물의 가죽과 시뻘건 고기에서 풍기는 향기는 마치 휘발유를 들이키듯 심장을 강하게 뛰게 했다. 특히 여자의 향기는 그를 더 미치게 했다. 브라운 색깔의 살갗 피부가 전해주는 진갈색 향, 비릿한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향기, 그 중 갈색 계곡의 끈적끈적한 향기를 더욱 더 사랑했다. 공포에 가득 차 흘리는 뜨거운 땀방울까지도 사랑의 목록에서 빼지 않았다.
고대 문명 느낌을 주는 고풍스런 삼각형 무늬 잔을 내려놓으며 바로 앞에 서있는 여자의 탐스런 가슴을 눈길로 훑는다. 제복 겉으로 불쑥 솟아오른 가슴이 유달리 크다. 이곳에서 흔히 보는 사막의 모래언덕 같다고 중얼거린다. 부드러운 모래는 갑자기 구릉을 만들다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 여자의 가슴은 그렇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두 손에 가득 차고도 남을 크기다. 낙타 등의 봉우리 크기만 하다고 할까.
아랍 여자들은 다른 외국의 여자들과 차이가 있었다. 검은 머리지만 갈색이 깃든 눈동자나 갈색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하거나 아니면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다. 윤곽이 큰 얼굴과 동양여자보다 더 큰 몸, 약간의 곱슬머리까지 묘한 자극을 주었다. 특히 태양 빛에 잘 빚어져, 마치 질그릇 같은 브라운계열의 피부는 매끄러우면서도 감치는 맛이 있었다. 아담을 흙으로 빚었다는 성서가 이 나라에 오니 그럴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다. 요즘도 밖에 나갈 때마다 지글거린 태양이 머리를 익혀버릴 지경이다. 진흙을 돌돌, 말아 던져 놓으면 그대로 굳어버릴 것이다.
“쟈드, 혹시 천일야화라고 아나? 왜 그 아라비아 공주가 나오고 램프의 요정이 나오는 긴 소설 말이야. 난 그것을 처음 읽을 때는 한번도 본 적이 없고 만나지도 못 할 아라비아 공주에 대한 상상을 많이 했었지. 지금 당신 같은 아름다운 여자를 말이야”
큰 눈을 깜박이며 얼굴을 붉게 불들인 쟈드는 커다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손을 머리에 대고 경례로 경의를 표시한다. 붉어진 얼굴이 더 매력적이다.
“감사합니다. 저에게 그런 과분한 관심을.........”
쟈드는 사실 당황했다. 커피를 타서 방을 두드릴 때까지도 이 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처음 들어선 방은 너무 밝았고 비싸 보인 고급 카펫에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울 지경이었으며 둘러본 광경은 낮의 그 칙칙한 모습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무서웠다. 몸의 균형이 흔들린 건 카펫 때문이 아니었다. 방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나 정담을 나누는 장소가 이미 아니었다. 붉어진 얼굴을 띄며 그를 내려다보다
“저.........커피........”
겨우 말을 마친 그녀는 그 앞에 서서 잔을 들고 어쩔 줄 몰랐다.
“과분하다니....... 그럴 필요 없어. 넌 그만큼 아름다워. 천일야화 주인공이 바로 너임에 분명해.”
차가운 눈빛은 여전하지만 목소리는 딱딱하지 않고 조금은 부드러웠다.
“너도 이런 것을 알아야 해. 조국을 위해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쟈드, 이리 가까이.......”
붉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 본 쟈드는 큰 눈을 껌벅거리며 다섯 명의 남자와 여자를 보며 바로 앞자리에 앉는다. 품위 있는 가죽 소파다. 아라베스크 무늬가 현란한 가죽소파는 푹신했다. 3인용 소파를 서로 마주 보게 한 배치다. 1인용은 옆으로 빼두었다. 탁자 위, 김이 아직도 가늘게 서린 커피를 보다 눈길을 다시 벌거벗은 몸으로 나란히 서있는 남녀에게 던진다.
벽에 기댈 듯 서있는 10명은 오른쪽이 남자고 왼쪽으로 나란히 여자들이다. 키는 큰 편이다. 그녀는 자연스레 눈이 아래로 내려가며 남자의 벗겨진 하체를 본다. 힘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긴장 탓인지 축 늘어진 모습이다. 쟈드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남자들 이런 성인들의 성기를 보지 못했다. 여자들에게는 극도의 정숙함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낮에도 지금 이 사람, 청장의 지시를 따라 했을 때도 속으론 흥분보다 긴장감이 더 컸었다.
아이스는 소파에 앉아 풍선처럼 퍼져가는 쟈드의 큼직한 엉덩이에 눈길을 주며 시선을 녹색 스커트를 따라간다. 살짝 밀어 올려진 스커트 아래로 탐스런 허벅지가 스타킹 사이로 비친다. 스타킹은 발목 아래부터 검은 단화로 가려져 있다. 커피색의 보기 좋은 스타킹이 막 마시려는 커피 향처럼 다가선다. 날씨 때문에 스타킹 같은 것은 잘 신지 않은 이곳이지만 제복이란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몸매야. 훌륭한 전사의 몸 이전에 여자의 섹시함이 배인 몸이군, 이 년도 벌써 우다이 녀석이 해치웠을까? 여자만 보면 게걸스러운 것이 지 애비와 똑 같았으니........ 우다이 그 놈, 여자 밝히는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지. 내가 그렇게 만들고 그 뒤처리를 또 내가 도맡아했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근데 쿠사이 그 놈은 왜 여자에 관심이 없었을까?
속으로 중얼거린 그의 소리를 알아듣지 못한 쟈드는 호기심 찬 눈을 거두며
“저 사람들은 낮의 그.........”
“맞아, 그 놈들과 년들이지. 사람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어. 우리에겐 그저 동물과 같은 것들이야. 낙타보다 못하고 돼지보다도 못한 것들이지. 우린 알라의 선택이 있지만 저 것들은 알라가 버린 것들이야.......... 없애버려야 할 벌레들이지. 그렇지 않은가 자네?”
“네, 맞습니다. 청장님.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좋아. 자세가 아주 마음에 들어. 낮에도 칭찬을 했지만 지금 또 칭찬을 하게 되는군 그래”
칭찬은 그녀를 한껏 부풀리게 했다. 가슴이 더 커진 듯 했다. 기대감 있는 얼굴이다.
“우리는 섹스 하면 마치 더러운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거나 돌리곤 하는데..... 잘못된 거야. 섹스는 아름다운 거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줄까? 쟈드”
그 역시 여자와의 섹스는 관심 없는 것 중의 하나였다. 여자란 그저 부드러운 피부에 쌓인 살아있는 바비인형이나 인어공주인형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랫도리의 구멍이란 수치심을 받거나 고통 받기에 적합한 구조물로만 여겼을 뿐이다. 그러나 어느 샌가부터 그들은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흥분의 도구로서......, 혹시 우다이 그 놈의 분별없는 행각이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서너 명과 한데 뒤엉겨 누가누구인지 모른 채 탐닉하던 그 놈의 모습이 떠오르자 아이스는 갑자기 충동이 일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벽을 따라 서있는 10명에게 다가간다. 남자들과 여자들은 모두 눈이 가려져 있다. 여기 오기 전에 이미 눈이 가져진 듯하다. 손은 뒤로 돌려진 채 검은 가죽 끈으로 묶여 있다. 자신의 힘으론 아무리 애를 써도 풀 수 없을 것이다. 가죽 끈은 길게 여분을 남겨두고 있다. 그 여분을 벽에 따라 있는 기다란 철제 막대기에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버린다. 반항이나 저항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이미 저항이란 단어 자체가 이들의 머리 속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손을 뒤로 묶인 채 기다란 막대기에 서있는 자세로 고정된 남자들 앞에 같은 수의 여자들이 선다. 여자들 역시 손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지만 남자 아랫도리에 얼굴을 고정시키곤 풀어준다. 그 대신 바닥에 같은 길이로 박혀있는 철제 막대기에 두 발을 벌려 한 발을 수갑으로 채운다. 움직일 순 있어도 멀리 도망칠 순 없을 것 같다. 여자들 눈은 가려져 있지 않다. 볼 수 없지만 자신에 닿은 물체의 감각으로 얼추 눈치를 차린 남자들은 가볍게 신음이나 몸을 비튼다. 여자들 역시 저항을 포기한 지 오래 듯 그의 손길을 따라 손을 맡기거나 발을 맡길 뿐이다. 눈앞에 보인 남자의 성기를 보고 얼굴을 외면하는 여자도 있다.
여자들이 쭈그려 앉자 허리에 매달린 꼬리표가 보인다. 거기엔 F206이란 글자가 아무렇게나 씌어져 있다.
“네 것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알려 주겠다. 그 길은 알라의 이름으로 너희들에게 알려주는 거다. 지금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니들 눈에 보이는 좆을 최선을 다해 빠는 거다. 최선을 다해서.......... 그렇지 않다면........모래폭풍 속에서나 썩어문드러진 니년들 몸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시작!”
작은 흐느낌과 부산한 움직임, 가벼운 신음이 흘러나온다. 검은 눈망울로 서 있는 남자들의 성기를 입에 물고 쪼그려 앉아 성기를 빨고 있는 여자들은 방안 전체를 묘한 흥분 속으로 몰고 갔다.
“난 항상 코러스를 듣길 좋아하지. 장엄한 미사곡도 좋고 합창 같은 웅장한 코러스도 좋지. 이런 부드러우면서 은밀한 코러스는 또 다른 기쁨을 주곤 하지. 불타는 로마를 보며 현악기를 탔다는 네로를 존경하지 나는....... 기다리게. 자네에게 아름다운 코러스를 들려줄 거야.”
하체를 끌어당기며 다리를 모으는 쟈드다. 그녀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차츰 젖어온 것을 느꼈다. 다섯 명이서 동시에 내는 ‘?......?.......’ 소리는 그녀의 귀를 파고들어 심장을 뛰게 하고 동시에 질을 자극하며 분비물을 내게 했다. 쟈드에겐 놀라운 충격과 흥분을 동시에 주었다. 다리를 지긋이 오므린 그녀를 빙긋 쳐다보다 다시 벽으로 간다. 손에는 두세 벌 접힌 가죽채찍이 들렸다. 그가 좋아한 하마가죽으로 만든 채찍이다. 하마란 놈은 정말 질긴 가죽을 가진 놈이다. 보드라우면서도 질긴 가죽은 내리칠 때마다 짜르륵 감긴 맛이 좋다. 낚시꾼 손에 들린 낚싯대의 팽팽한 맛. 그런 밀고 당기는 맛.
좆을 물고 빨기만 하는 것은 정말 흥미를 주지 않아, 그따위는 구멍을 메우는 행위와 다를 바 없지. 단순한 행위에 불과한 것은 짜증만 나게 하거든. 내가 기다린 것은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내지르는 짜릿한 코러스지. 이것들은 그런 깊이를 몰라. 모르면 알게 해주어야지. 문화의 전파란 게 뭐 별다른가?
바람을 가른 소리. 날짱날짱한 채찍이 갈색으로 보기 좋은 엉덩이를 후려친다. 갑자기 떨어진 아픔에 그 자리에서 번쩍 일어난 F206은 침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비명 소리는 이어 떨어진 하마가죽 소리에 점점 자지러지다 다시 무릎을 꿇고 남자, 꼬리표에 M208이라고 적힌 남자의 좆을 대가리 채 입안 가득 문다. 그 통에 F206의 이빨이 자신의 물건을 물었나본지 긴 비명을 지른다.
쟈드는 M208이 누군가 떠오르자 묘한 느낌이 들었다. M208은 낮에 손으로 흔들어주자 정액을 흩뿌린 그 놈이었다. 건장한 어깨와 하체를 가진 남자는 물건이 여자의 입속에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신음을 내진 않았다. 애써 흥분을 참는 모습이다.
“쟈드, 이리 와.”
채찍을 내려놓은 아이스는 손으로 아랫도리를 안고 있는 그녀를 부른다. 쟈드의 속옷은 분비물로 이미 젖었다. 기묘한 흥분을 참기 어려운 쟈드는 조금씩 호르몬을 흘린 것이다.
“이거 가지고 가서 휘둘러. 살갗이 찢어지도록.......찢어진 살갗에 피가 배이도록......”
“네, 알았습니다. 바트를 위해서......... ”
바트 그렇지, 바트를 잊고 있었군, 바트를 위해 일하고 있는 내가 아닌가. 이곳 쿠웨이트에 온 이유가 또 있지. 위대한 후세인 각하를 무시한 그 작자들을 모두 끌어다 처단하는 임무야. 아랍의 일은 아랍인의 손에, 이것이 후세인의 통치철학이다. 왜 미국이나 영국이 개입하는가? 유태인은 왜 개새끼처럼 꼬리를 그들에게 치는가? 우리는 그들까지도 이 성스러운 땅에서 쓸어내야 한다.
그 옛날, 무하메드가 통치하던 사라센제국의 영광을 다시 되돌리자는 것이 사담 후세인의 염원이다. 아니 함무라비 대왕의 현명함을 다시 세계에 알리자는 게 그의 희망이다. 처음 만난 날 그에게 후세인은 눈빛을 세우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금 세계의 모든 인류가 쓰는 숫자를 누가 만들었단 말인가? 유대인이 크리스찬이..... 종이를 만든 그 유교의 중국인이.... 아니야. 우리들이야. 우리들은 세계를 이끌어 나갈 능력이 그만큼 있다는 증거야. 아닌가? 다만“
말을 끓은 후세인은 아이스의 눈을 보며 잠시 살피다가 신뢰의 표정을 주며
“다만, 제국주의 그 놈들, 그 놈들 앞엔 미국과 영국이 있지. 그놈들이 앞장선 제국주의 식민지주의자들이 문제야. 우린 그놈들과 영원히 싸워야 해. 난 싸우겠어. 그러기 위해선 당신이 필요해”
그때 그는 후세인의 얼굴에서 고독한 군주의 모습을 보았다. 국민의 피와 땀을 착취한 군주가 아닌 국가의 영광된 미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바칠 전사의 모습을........ 어느 지도자가 직접 총을 가까이 두고 민족의 염원을 이야기하는가. 그 시대는 영원히 끝나지 않았던가. 나폴레옹이, 시저가 말을 타고 칼과 대포가 난무하던 전쟁터를 향하던 그 시대는 끝났다. 그런데....... 그 날 그는 눈빛이 살아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쟈드가 채찍을 높이든 모습이 보이고 곧 숨넘어가는 비명이 뒤따른다.
“이봐 중위, 자네는 지휘자야.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를 절절히 조율하여 천상의 아름다운 조화를 들려주는 콘덕터 말이야. 멋진 하모니를 기대하겠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쟈드는 더 높이 든 하마 가죽을 내리친다. 무릎 꿇은 여자들의 종아리에 떨어진 채찍은 피부를 찢어 비틀듯 감아 돌며 다시 그녀의 손길을 따라 허공으로 뻗혀간다. 쟈드의 긴 검정 채찍은 여자들의 등과 허리와 엉덩이에 집중적으로 떨어진다. 비명과 울음이 엉킨 한바탕 코러스가 지나가자 쟈드는 아랫도리가 더 뜨거워짐을 느꼈다. 뜨거워진 그곳에선 불꽃처럼 타오르는 뜨거운 용암이 흘렀다. 자신도 모르게 왼손으로 스커트 앞쪽을 밀착시키며 오른손을 휘두른다. 이번의 목표는 눈이 가려진 채 하체를 여자들 얼굴에 맡긴 남자들의 벗은 상체다. 단단해 보인 남자들의 가슴에 정확히 채찍의 긴 몸을 던진다. 붉은 줄이 그어지며 몸을 비트는 것이 벌레들이다. 휙, 휙 몇 번인가 날린 쟈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를 본다. 뺨이 붉어진 쟈드다. 그의 두 손 바닥이 천정을 향한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그의 아래에 눈길이 자꾸 간다.
갈색의 아름다운 여자들은 또 매가 떨어질까 두려워 있는 힘을 다해 빨아댄다. ‘쩝.....쩝......’빠는 소리가 방을 채운다. 다시 채찍을 들어 허공을 가르다 바닥을 때리자 여자들은 두 손으로 남자의 허리와 불알을 잡고 입 깊숙이 박아 넣는다. 볼이 불룩거린 걸로 보아 입안에서 혀를 놀리고 있는 가 보다.
‘음.................... 으................‘ 상체에 이리저리 어지럽게 난 빨간 줄이 몸을 비틀 때마다 살아있는 벌레처럼 움직거린다. 흥분은 어쩔 수 없이 찾아와 남자들 입 밖으로 신음을 내보낸다.
입을 벌리며 숨을 몰아쉬는 젊은 사내들, 입에 물건을 담고 앞뒤로 얼굴을 움직이는 젊은 계집들은 지금 아름다운 하모니를 작곡하고 있는 것이다.
가운데 키가 조금 큰 놈이 희멀건 정액을,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가 갸름한 얼굴을 한 년에게 쏟을 때 쯤, 아이스는 그때서야 바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심장을 달아오르게 만든 뜨거운 숨소리들, 가냘픈 신음소리들이 코러스가 되어 그를 흥분시켰다.
“쟈드.........”
역시 짧은 스커트 아래로 매끈한 다리를 내놓으며 몸을 꼬고 있던 그녀는 그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소파로 빠른 걸음을 옮긴다.
“아..... 이런 소리야. 뇌를 울리는 천둥이 등을 타고 흘러 내 아랫도리를 전류처럼 감전시키는 소리들........... 가까이, 더 가까이.........”
쟈드가 붉어진 얼굴을 숙이며 그의 가슴으로 향하자 그는 검은 머리결을 손가락으로 감아 올리며 아래로 민다. 소파에 거의 눕듯 몸을 비스듬하게 한 그의 하체로 얼굴을 갖다 댄 그녀는 자신의 스커트를 비비며 그의 바지 앞자락을 푼다. 아직도 머리 속엔 남녀들이 뜨겁게 빨아댄 장면이 프래쉬백으로 스쳐갔다.
불끈 솟아오른 그의 물건을 먼저 긴 혀로 감는다. 아래부터 천천히 모래처럼 보드라운 입술로 훔치다 귀두를 촉촉한 혀로 애무한다. ‘학!!’ 짧은 신음. 그의 것이다. 귀두가 톡톡 부딪치는 곳은 지금 그녀의 목 입구다. 바위틈을 지나 구멍을 찾는 뱀처럼 그의 물건은 쟈드의 목을 향해 뚫고 들어간다. 쟈드 역시 영광의 개선문을 들어서는 자신을 상상한다.
몇 방울이 녹색 상의에 떨어져 안개꽃처럼 보인다. 이곳에 온 이후로는 안개꽃도 보지 못한 그다. 아니 어쩌면 꽃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꽃이 더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제복 상의의 방울을 휴지로 닦아주자 그녀는 그때서야 정신이 돌아온 듯 퍼뜩 일어나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는 다 안다는 얼굴로 부드럽게 스커트 안으로 그의 손을 밀어 넣는다.
축축하군, 그래. 뜨거운 여자야.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도 하고...... 첫 눈에 알아봤지. 인간은 누구나 조금씩 야수성을 가지고 있거든, 그걸 언제 아느냐가 중요하지.
“2과장!”
인터폰으로 호출을 받은 2과장이 들어서자 얼굴과 목과 입술 사이로 허연 것을 묻히고 있는 여자들과 물을 다 쏴 비어진 물총들을 건들거리고 있는 남자들을 치우게 한다. 그의 손은 말 도중에도 스커트 속에서 빠져 나오지 않는다.
쫀득거린 살을 헤집고 파고든 손가락을 둥글게 만들며 계속 휘젓는다. ‘흐으, 흐으’ 가픈 숨을 몰아쉬는 쟈드. 눈길이 풀어진 걸로 보아 남자의 거대한 심볼을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뿌리까지 박히기를 원하는 표정.
그는 그런 쟈드의 얼굴을 빗겨보며 2과장에게 묻는다.
“오늘 낮에 갔을 때 <시아 터그>는 분명 없었다고 했지?”
“네, 계시지 않았습니다.”
시아 터그, 별명이다. 이라크 수상이며 국방상인 ‘알 주바이디’, 그는 별명처럼 잔인한 성격을 가진 친구다. 그런데 어딜 갔을까? 혹시 먼저........
최근 상황은 우다이나 아이스에게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고 지도자의 눈 밖으로 점점 밀려난 게 다 이 ‘알 주바이디’나 후세인과 삼촌관계인 ‘마지드’의 농간이 아니던가.
이 놈들이 또 선수를 치는지도 모르지. 계속 그래온 게 사실이니까. 이번 쿠웨이트 합병건만 성공하면 우다이도 다시 2인자 자리를 차지할 지도 모르는데......... 멍청한 놈, 우다이.........쯧쯧.
“2과장, 난 당신을 믿어. 그렇지? 당신 생각엔 무엇을 하고 있었다고 판단하나? ‘알 마지드’위원장이나 주바이디 국방상은?”
“위원장님은 계셨습니다. 제가 갈 때도 바트당 조직을 챙기고 계셨습니다만......”
“그런데?”
“외국 인사들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았습니다.”
“미국이던가?”
“미국 대사와 영국 대사.......아무튼 서양 쪽 인사들인 것 같습니다.”
이제 점령하고 20여일. 벌써부터 세계에서는 난리지만 아랍국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후세인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지 않았던가? 진정한 아랍 세계를 만들자는 후세인의 연설은 요르단과 시리아만이 아니라 그때까지도 총을 겨눴던 이란이나 친미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도 환영했다. 그런데도 미국이나 영국은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발톱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설, 아이스 역시 미국에게 배신당한 것이 아직도 상처로 남았다. 알렉스는 그 이후 몇 번 연락을 했지만 후세인 내부 깊숙이 박힌 그를 오히려 제거하려고 했었다.
혹시 알 마지드 그 친구가.......... 그러면 안 돼지. 이번 쿠웨이트 건은 사실 우다이와 내가 만든 거나 마찬가진데........급하게 됐군.
비서관이었던 마지드는 계속 승진을 해 전쟁 당시에는 바트당 최고 실권자가 되었다. 지금은 쿠웨이트 바트당을 조직하려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가서 안와르 데리고 와. 가족 모두......”
“네? 네”
2과장은 갑작스런 지시에 놀란 목소리로 즉시 알았다고 고개를 숙이고 나간다. 그때까지도 쟈드의 속살에 박힌 손을 빼내지 않고 있다. 쟈드의 속은 끝없는 물을 흘리며 뜨거워지기만 했다.
“올라와. 이리로.........”
손을 뺀 그는 손짓으로 그녀의 몸을 돌린다. 얼굴은 반대를 향한다. 넓은 등을 보이며 위에 올라선 그녀의 하체에 손을 넣어 팬티를 잡아 내린다. 축축한 속옷이다. 비릿하지만 여자의 호르몬은 묘한 자극을 준다. 풍성한 엉덩이다. 하체를 움직이며 검은 덤불 속으로 밀어 넣는다. 뜨거운 구멍이다. 수많은 깃털을 가진 나비다.
누군가 들어선 기척에 쟈드는 허둥지둥 스커트를 내리고 매무새를 차린다. 아이스는 그런 쟈드를 끌어당겨 옆 소파에 앉히곤 그녀의 왼발을 들어 허벅지 위에 놓는다. 검정 단화. 스타킹의 발등과 발목이 커피색이다. 의아한 쟈드의 큰 눈.
몸을 섞은 후의 여자는 관습과 전통이 달라도 자신을 선택한 남자에게는 호의적인가 그녀는 무서움보다는 사랑의 감정을 실으며 그를 본다. 그렇지 않아도 싫은 기색을 그녀는 낼 수 없겠지만.
무한한 권위를 가지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자신의 처녀성을 택하고 자신의 몸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이 남자라면 자신쯤은 사막의 전갈에 던져버려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난 어떤 일을 앞두면 항상 이렇게 마음의 안정을 찾지. 도톰한 젖가슴이나 어둑한 계곡의 그늘보다 여자의 순수한 내음을 풍겨주는 여기를 사랑하지. 크레졸 냄새를 사랑한 적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바뀌었어.”
말이 너무 많아졌군, 그는 스스로 입을 다물며 그녀의 단화를 벗겨낸다. 들려진 스커트 사이로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속살이 보인다. 벗겨진 단화 속의 발은 땀으로 젖어 있다. 분홍색 발이 귀엽다. 잘 익은 치즈 향. 폐부 깊숙이 빨아들인다. 맛있는 담배를 깊이 들이쉬는 것처럼........
‘안와르’와 가족은 겁에 질린 모습으로 그를 보고만 있을 뿐이다. 안와르와 그 부인, 그리고 20대의 큰 딸과 아직 10대로 보인 어린 딸은 방으로 끌려온 지 10여분 동안이나 제자리에 서있었다.
쿠웨이트군은 이라크의 갑작스런 공격에 변변한 저항이나 수성도 못 해본 채 그대로 점령을 당했다. 군사력에 있어서 게임이 되지 않았다. 이라크의 공화국수비대가 앞장선 이라크는 너무 쉽게 쿠웨이트를 삼켜버렸다. 다행이 <압둘라 알 사바>왕과 총리는 피신을 시켰지만 대신 자신은 이렇게 체포되었다. 앞으로의 운명은 ‘인샬라’, 신의 뜻이다.
부인 <지아>가 두 딸을 뒤로 가게하며 눈앞에 펼쳐진 추악한 모습을 가린다. 마흔이 넘은 동양 남자가 제복차림의 여자를 가지고 장난치는 저런 행위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안와르 장관 역시 눈길을 돌려 피한다. 손은 모두 뒷짐 지듯이 해서 은색 수갑으로 채워졌다. 옷은 다행히 입고 있지만 서둘러 거친 모습으로 집에 있다가 구금된 듯 하다. 실내화 차림에 겨우 입성만 했을 뿐이다. 지아와 두 딸은 손이 자유스럽지 않아 헤쳐진 윗도리를 여미지도 못하고 있다.
“압둘라는 어디에 있지?”
‘사바’란 이름을 부르는 무례는 저지르지 않는다. 성은 불러주지만 왕이란 호칭은 생략한다.
“당신은 당신 임무에 충실하다는 걸 인정하지. 그러나 그것이 칼이 되어 당신의 심장을 찌른다면 어떻게 될까? 부인이 아주 미인이군, 딸들도 엄마를 닮아 아주 예쁘고 귀여워”
완와르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세심히 관찰하며 말을 이어간다.
“같은 아랍족이고 같은 아랍어를 쓰고 있는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원래 한 나라였던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면 후세인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당신은........”
“물론 난 아랍민족은 아니요, 아랍어는 쓰고 있지만....... 그렇지만 이미 아랍사람이 된지 오래요. 나는 후세인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아이스라는 사람이오. 당신에겐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겠소. 지금 저 쪽 캠프에서는 처형이 한창이오. 말하시오”
국방상 <시아 터그>는 압둘라 왕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었다. 행정 국방 관리들을 잡아다 족치고 있을 것이다. 누가 먼저 찾아내는가, 충성 경쟁이다.
“난, 모른다. 당신네들의 행위는 분명 알라의 저주가 따를 것이다. 우린 1961년 분명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엄연한 독립국가야. 세계가 인정하는 주권국이란 말이오. 알겠소?”
“그렇게 묶여 있는 처지에 주권국이란 말이 나오다니....... 장관 몸 하나 간수해주지도 못한 나라가 나란가? 이 나라는 우리 이라크의 19번 째 주라고 이미 선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야. 더 이상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겠군. 차가움이 얼마나 무섭다는 걸 안 다음 다시 대화를 나눠볼까”
그의 조소 담긴 말은 안와르를 흔들거리게 했다. 더 큰 충격이 부인 지아와 두 딸에게 일어났다. 두 다리를 후들후들 떨고 있는 세 모녀는 그와 남편의 눈을 번갈아 본다.. 그의 소문은 이곳에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왜, 왜 이래요? 여보!!!”
거칠게 앞으로 걸어 온 제복의 여자를 피하며 지아는 남편을 부른다. 그녀는 표정 없는 남자의 무거운 목소리가 점점 심상치 않게 변해가자 두 딸을 끌어안고 뒷걸음치고 있었다. 두 딸 역시 덜덜 떨며 번갈아 보고 있었다. 자유롭지 못한 몸은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못하고 쟈드에게 잡혔다. 손에 잡힌 지아의 머리채를 뽑아낼 듯 앞으로 낚아챈다. ‘아아.........’
검은 머리를 쟈드 손에 맡기며 질질 끌려나온 지아는 카펫에 그대로 나뒹군다. 치마가 아무렇게나 걷어 올려지며 흰 허벅지를 드러낸다. 가릴 것이 없다. 다리를 모으며 자세를 고치지만 허벅지 사이에 고정된 남자의 시선은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좋은 몸이군. 아름다워........”
한때는 오페라 무대에 올랐던 그녀다. 소프라노인 그녀는 프리마 돈나로서 인기를 구가하다 영국으로 유학 온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벌써 25년 전이다. 그 역시 TV에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노래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본 적이 있었다.
“세월은 당신만 비껴갔나 보군. 풍만한 가슴이 여전히 아름다워. 자 여기 편히 앉지. 쟈드, 이 부인을 편하게 앉게 하지”
쟈드는 부인 지아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조금 전 머리채를 잡아끌던 거친 모습이 아니다. 두 딸은 그런 쟈드의 모습에 안도감을 갖는지 딱딱한 얼굴이 풀어진다. 그러나 남자의 다음 행동은 숨을 짧게 들이키게 만들었다. 자리에 앉는 것은 남자뿐 완와르의 부인이자 두 딸의 어머니인 지아는 무릎을 꿇은 채 소파에 얼굴을 파묻은 자세였던 것이다. 치마는 들쳐지지 않아 치부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너무나 쉽게 들출 수 있는 자세다.
지아는 남편을 보며 눈물을 글썽인다. 이들은 법도 눈물도 보이지 않은 잔인한 이라크의 하이네가 아닌가. 지금 이들이 무슨 일을 하려한 지 남편에게 무엇을 얻어내려는 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만약 저항을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돌아올 것은 뻔하다. 너무나 쉽게 자신들을 처리해 버릴 것이다. 사막에 버려진 쿠웨이트군의 시체처럼 자신들도 모래바람에 살과 뼈를 발라낼 것이다.
“이...이런 짓을........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안와르 국방상은 분노에 치를 떤다. 자신이야 이미 각오를 했지만 사랑하는 가족에게 가해진 치욕과 고통은 참기 어려웠다.
“당신이....... 어떻게 이런 일을........ 누가 시킨 것이오. 알라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오”
“용서?. 하하하”
웃음을 또박또박 흘린 아이스는 안와르를 무시하며 꼼짝 않고 엎드려 있는 지아의 치마를 쳐든다. 얇은 거들에 쌓인 검은 팬티와 큰 힙이 드러난다. 중년 여인의 잘 익은 몸이다. 손가락을 갖다대면 탱! 하고 튕기는 탄력이 아닌 쏙! 하며 빨아들이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향기가 그윽하군. 튀지니의 커피 향기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깊이가 있는 향기야. 이 향기가 어디에서 품어져 나오는지 알아볼까?”
“그만....... 그만 하시오. 내 아내에게 더 이상 손대지 말란 말이오”
그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남자의 손에 드려진 작은 쇠붙이는 권총이다. 그 끝은 천장을 가리키다 점점 밑으로 내려와 자신의 다리를 겨눈다. 당장 잡아당기면 그 작은 쇠붙이는 불을 토하며 자신의 다리를 부수어 트릴 것이다. 그것도 참을 수 있다. 다시 총구는 옆으로 돌아 그 냉혈한 구멍은 아내 지아의 아랫도리에 머문 것이다.
“남편의 부드러운 것이 아닌 작고 딱딱하지만 뜨거운 이것은 어떨까? 그대로 쏘아줄까?”
차가운 물체가 팬티 위를 꾹꾹 누르자 지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싫다고? 그러면 네 남편의 심장을 날려버릴까? 그것도 싫다고? 그러면 할 수 없군”
권총 머리를 엉덩이의 갈라진 계곡에 연신 부비면서 쟈드를 부른다.
“저 꼬마가 좋겠어. 끌고 와”
눈길이 자기를 지적하자 막내는 언니 뒤로 몸을 숨기며 훌쩍거린다. 이제 열다섯의 나이로는 지금 이곳에서 일어 난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전쟁이 일어났다고 다급히 연락을 한 아빠나 피신하기 위해 짐을 수습한 엄마에게서도 전쟁의 공포나 죽음의 냄새는 맡을 수 없었다. 오히려 밤마다 들리는 행진하는 군화소리나 낮게 하늘을 나는 전투기의 귀를 찢는 소음이 청소년 시기의 그녀에게는 호기심이었다. 잔잔한 일상의 파문으로 여겼던 전쟁의 공포가 지금 그녀에게 다다른 것이다.
흐느낌이 비명으로 바뀐다. 쟈드가 수갑이 채워진 소녀의 팔을 낚아채 바닥으로 질질 끌어당기자 발을 차며 비명을 지른 것이다. 쟈드는 거세게 소녀를 잡아당겨 소파에 던진다. 어머니 지아 옆이다. 1인용 소파에 얼굴을 파묻고 엉덩이를 드러낸 채 남자의 권총구멍을 검은 팬티 위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아는 길게 금을 따라가다가 항문 부위와 덥수룩한 부위를 톡톡 건드릴 때마다 자지러진 비명을 지른다. 소녀는 그런 모습을 감당하지 못해 계속 흐느끼고만 있다.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 겉옷을 적신다. 다리를 구부리고 소파에 앉는 소녀는 불안한 얼굴로 남자를 본다.
“쟈드, 수갑을 풀어 줘. 손목이 아플 거야.”
거칠게 끌려온 바람에 손목이 발갛게 부풀었다. 손이 자유로워졌지만 무얼 할 지 모른 채 덜덜 떨면서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볼 뿐이다.
귀여운 얼굴이군. 세상을 모르는 얼굴이야. 꼬마야. 세상은 항상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란다. 네가 가지고 있는 순수의 결정체는 누군가 깨주기를 바라는 진주지. 조개의 상처가 있어야 진주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눈물 담은 얼굴도 난 좋아하지. 눈이 시원스럽군.
“벗어. 천천히”
“아....... 싫어요.”
“싫어? 그렇다면 이곳이 어떻게 될까? 네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나? 네 아버지는?”
끼릭, 자물쇠가 풀어지는 소리. 그 다음은........ 아……. 안 돼........
“사……. 살려 주세요. 하지 말아요. 쏘지 말아요. 아……. 여보.......흐흑!!!!”
지나는 총구가 자신의 하체 가운데를 누르며 끼릭, 하는 소리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이 남자를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틀림없이 이 남자는 너무나 쉽게 방아쇠를 당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하체를 피로 적신 채 죽어 있는 자신일 것이다. 그 모습만은 피하고 싶었다.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은 너희들이야. 나의 기쁨을 만족시켜 주겠다는 너희 가족에게 고마움을 느낄 뿐이야. 안와르, 그렇지 않은가?”
“안 돼. 이런 짓은 용서받을 수 없어. 내 가족은 절대 해치면 안 돼.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당신은........가족도 없는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가족? 난 모든 아랍이 내 가족이지. 당신만 빼고 말이야.”
그 때 큰 딸이 비명을 질렀다. 너무나 무겁게 찍어 누르는 공포는 그녀를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공황증세가 가족들에게 찾아온 것이리라.
“시간이 아까워. 셋을 주겠다. 하나…….”
“버, 벗을 게요“
작고 검은 총이 어머니를 장난치듯 찌르는 것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연미색 브라우스를 벗기 시작한다. 가슴이 솟아나고 소녀의 손길에 따라 반바지가 벗겨지고 아직 젖살이 통통한 긴 다리가 드러난다. 부끄러움이 얼굴에 퍼진다. 마지막 남은 속옷, 망설이는 소녀에게 총은 위협이었다. 마지막 흰색 속옷까지 벗어던지자 이제 갓 피어난 야자수의 열매 같은 통통한 몸이 드러난다. 성숙한 가슴의 봉긋한 유방이 팔에 가려져 있다. 키는 150 정도지만 하체가 길어 날씬한 처녀로 보이는 몸이다. 배꼽 아래로 동그란 배가 따스한 느낌을 준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하얀 피부는 햇볕을 많이 쪼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바지 자국이 남아 있는 잘록한 허리는 그리 크지 않은 엉덩이를 받치고 있다. 손에 가려진 갈색의 숲. 그 안은 분명분홍색일 것이다. 물기를 머금은 꽃이 봉오리를 막 피기 시작한 그 모습이리라. 하얀 허벅지 아래의 갈색 종아리까지 남자의 시선은 훑는다. 두 손으로 가리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치감은 커져간다. 부끄러워....... 홍당무 얼굴로 눈물만 뚝뚝 흘릴 뿐이다.
“쉭!!!”
벽을 울리는 총소리가 아닌 바늘이 바로 귀밑을 스치는 듯한 총소리는 더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팬티까지 벗어 손에 들고 있던 어린 계집아이는 소파에 주저 앉아버리고 엉덩이만 허공에 들고 있던 예전 소프라노는 얼굴을 들어 남편을 보고 안와르는 아내가 염려되는지 소파 쪽으로 몸을 세우고 아버지 곁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던 큰 딸은 그 자리에 무너진다. 시선은 아이스의 손에 들려진 총으로 모아진다. 다음은....... 정말 쏠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눈에 가득 하다.
“이런 벌레들. 정말 발로 밟아 터트려 버리고 싶군. 무슨 소리가 날까 궁금해. 탁! 아니 퍽! 어떤 소리가 나나 확인해볼까. 너부터......”
소파에 주저앉아 다리를 모으고 있던 소녀는 남자의 얼굴이 자신을 보자 울음을 터트릴 참이다.
“아니면...... 이년부터”
다시 권총의 총구가 엉덩이의 틈을 찔러 들어오자 숨 가쁜 비명을 지르며 남편의 이름을 부른다.
“아니면 당신, 안와르 국방상”
“차라리 나를 죽여라. 가족에게는 손대지 말아주게. 가족은 아무 죄도 잘못도 없어”
“당신의 대답이 늦으면 늦을수록 여기 가족들은 더 불행해지지. 쟈드!”
그때까지 미동도 없이 서 있던 쟈드를 부른다.
“거기 긴 끈 가지고 와. 그것……. 하얀색의 줄이 마치 소녀의 피부 같군.
아이스는 바로 건너에 앉아 있는 소녀의 목을 줄로 한 번 돌려 묶는다. 양 끝을 세게 잡아당기면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덜덜 떨면서 남자만 본다. 손은 어린 가슴과 하체를 가리고 있다.
줄을 끌어당기자 개가 끌려오듯 바닥을 지나 남자 앞에 선다.
“손 치워, 아니면 공기를 찾으며 죽어가고 싶어”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살고 싶다는 것이다. 손을 치운다. 적당히 살이 오른 몸이다. 어린 유방은 한 주먹에 쥘 만큼의 크기다. 아랫도리의 털은 검다. 털이라고까지 할 수 없는 아주 자자란 길이의 음모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떠올린다. 깨끗한 계곡의 폭포다.
안와르가 들으란 듯 목소리를 높이며
“해 봤나? 이 구멍을 누군가에게 준 적이 있냐 말이야. 없어? 네 애비에게도”
“나쁜 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안와르는 귀를 막고 싶었다. 아니면 차라리 여기서 죽을 수 있으면 했다.
“네 애비도 안 했단 말이지. 그러면 너는 이 예쁜 손가락으로 해 봤겠지?"
분홍빛 살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소녀는 다리를 오므리며 몸을 뒤로 뺀다.
“이렇게 하는 거야”
왼손을 옆으로 돌리며 긴 검지를 세워 엎드려 있는 엉덩이의 갈라진 틈을 그으며 그 아래 무성한 음모로 덥인 음부에 찔러 넣고 마치 성행위를 하듯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한다. 마른 질을 갑자기 뚫고 들어온 이물에 아픔을 느낀 여자는 ‘끄억’ 하는 소리만 낼 뿐이다.
모녀의 두 부끄러운 곳은 지금 한 남자에 의해 더럽혀 지고 있다. 어머니는 남자의 세손가락에 희멀건 애액을 묻히며 딸은 자신의 손가락에 묽은 분비물을 묻히며.......
막내딸은 왼손으로 음순의 날개를 벌리고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를 넣어 애무를 한다. 다리를 벌린 채 남자 앞에서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녀는 빨리 끝나기를 빌 뿐이다.
그러나 손가락에 분비물을 묻힌 자신의 목을 아래로 끌어당긴 남자가 어머니처럼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한 다음 시키는 것은.......
“싫어요. 싫어. 엄마........”
도리질 치는 작은 여자아이. 줄이 조여 오자 목을 잡으며 ‘캑, 캑’ 거리다 시킨 대로 한다.
바지 자크를 내리고 속에 뭉클 잡힌 남자의 성기를 꺼내고 혀로 핥는다. 아래에서 위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점점 커지는 피노키오 코. 껍질이 벗어진 부분을 조심스레 입에 담는다. 매캐한 냄새. 썩은 냄새다. 오래된 우유 냄새. 냄새까지 삼키며 반쯤 담고는 빨아댄다. 어떻게 빠는지 모르는 소녀는 친구들 말을 기억하며 입을 앞뒤로 놀리며 혀로 감으면서 붉은 살로 된 막대기를 훑는다.
안와르는 지금 자기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현실이 아닌 듯 못했다. 짐승보다 못한 놈. 그러나 눈을 감아도 어린 막대 딸이 남자를 빨아대며 내는 소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말 할 수 없어,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우리는 죽을 지라도 나라의 운명을 죽일 수는 없는 거 아니겠니. 아! 압둘라 국왕. 잘 모시지 못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질긴 놈이군, 그렇다고 내가 포기할 줄 아나. 여기서 포기하면 우리가 지는 거란 말이다. 내가 어떻게 해 왔는데....... 우다이 그 놈을 다시 살려내야 된다고..... 마지드에게 또 질 수는 없단 말이다. 마지드 그 놈, 쿠사이를 끼고 우릴 업신여겨.
“안와르, 당신 딸의 입은 정말 솜사탕이야.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많은 여자들을 겪었지만 최고야. 곧 쌀 것 같아. 이 귀여운 입에 싸면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
머리를 잡아 밑으로 내리누른 아이스는 얼굴을 떼지 못하게 한 채 그대로 목구멍으로 사정을 한다.
미끈한 덩어리가 목을 치는 느낌. 순간 기침을 한다. 얼굴을 들고 싶어도 너무 강한 힘에 기침만 해대며 하얀 정액을 토할 뿐이다.
줄이 목에 감긴 소녀는 얼굴이 빨갛다. 피가 몰린 탓이다. 아직 입가에는 남자의 미끌미끌한 분비물이 흐르고 있다.
“맛있나? 또 먹여줄까?”
“싫.......싫어.......”
“그럼 여기로 먹여주지. 돌아서. 엉덩이를 네 어미처럼 활짝 들고......”
“그만……. 그만하시오. 어떻게 그럴 수 있소. 이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오.”
“이 작은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빡빡한 구멍이군. 피를 좀 흘리겠는데......”
“엄마........ ”
“그래 네가 지금 부른 네 엄마는 이 총구가 들어갈 정돈데......., 흐흐흐”
“하지 마세요, 엉, 엉.....,”
겁먹은 얼굴이다. 분홍 살빛이 하얗게 변한다. 경험이 없는 어린 소녀는 이런 음란하기 그지없는 섹스, 아니 남녀간 정상의 섹스가 아니라 강제로 빨게 하고 이젠 엉덩이에 그 굵은 성기를 넣을 거라는 생각에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그럼 이 작은 바늘을 네 귀여운 항문에 꽂아줄까? 쏙 들어갈 것 같은데....... 하지만 더 많이 아프겠지. 앞을 막은 것들은 모두 뚫어버릴 테니까. 들어!”
“그만. 그만 하시오”
안와르는 남자의 손에 들린 긴 바늘을 보고는 마음을 더 이상 다질 기력을 잃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 질려는 것을 겨우 가누고 있을 정도다. 차라리 스스로 숨을 끊었으면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러면 이 남자는 자신의 가족에게 더 가혹한 앙갚음을 할 것만 같았다.
같은 시간 바트당 임시 쿠웨이트 사무실.
바트당 지역사령관 <아지드 살리 누만>은 초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바그다드에 있는 그를 이곳에 부른 사람은 바로 <마지드>였다. 바트당 최고위원이며 후세인의 최측근인 비서관 마지드는 그를 쿠웨이트로 불렀다. 아무래도 아이스란 놈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이 살리 누만이 적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바그다드에서도 둘이는 서로 앙숙이었다.
마지드는 어떻게 해서든 압둘라 국왕을 찾아내라고 지시를 내렸다. 국왕을 체포해야 쿠웨이트 공격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또 19번째 주로 공식적인 합병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왕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안와르 국방상을 지금 아이스란 놈이 먼저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지드는 ‘시간이 급해, 외교관들의 항의가 빛발치고 있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면 큰일이야. 빨리 끝내야 된다고.....,’ 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나마나 여자들 속이나 파고 있을 것이다. 바그다드에 보낼 여자들을 추린다고는 하지만 모를 일이다. 후세인이나 그 아들이나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가 보다.
살리 누만은 부하들을 데리고 쿠웨이트 임시수용소를 찾았다. 침공 당시 체포된 쿠웨이트 고급공무원과 유력 인사들 가족들 모두 이 임시 수용소에 가둬 놓고 있었다.
쿠웨이트 시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유정회사의 공장. 이곳이 임시수용소다.
살리 누만은 먼저 내무성 소속의 고위간부를 심문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알아내야 한다는 마지드의 명령은 그를 급하게 만들었다. 취조실에 들어선 간부를 그대로 발가벗기고는 야전침대에 묶었다. 손과 발이 침대에 묶인 간부는 치부를 드러낸 채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그런 그를 짓이긴 것은 전기막대였다. 두 개의 시꺼멓고 두툼한 막대는 푸른 불꽃을 일으키며 사타구니와 이빨과 겨드랑이를 사정없이 짓이겼다. 팔딱 팔딱 몸을 뒤채던 간부는 입을 멍하니 벌린 채 침을 흘리며 늘어져 버렸다. 1,500볼트의 전압은 그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이거 이 새끼 정말 모르나? 이 정도면 슬슬 불 텐데.......”
“다음 놈 끌고 올까요?”
전기막대를 들고 있던 부하가 늘어진 간부의 사타구니를 몇 번 더 전기로 지질 때 다른 부하가 몸을 일으키며 던진 말이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어? 여러 놈을 한 번에 끌고 오라고......, 아내 년까지 있으면 아예 한 묶음으로 끌고 와버려”
살리 누만은 또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번에도 아이스란 그 놈에게 밀리면 자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무카바라>로 끌려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마지드란 그 사람은 감탄고토에 익숙한 사람이지 않던가.
“이 여자는 누구야?”
“저 놈 와이프라고 합니다. 저 수염이 긴 놈”
“저 놈은 누군데?”
“외무성 차관이라고 합니다.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
살리 누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여자를 훑어본다. 약간 살이 오른 중년의 여자는 지저분한 옷차림이지만 귀티가 흐른다. 목이나 손목을 보석으로 치장한 여자는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에게 경멸을 느꼈지만 다른 남자가 발가벗긴 남자를 끌고 가는 장면에 창백한 얼굴로 떨고만 있을 뿐이다.
“너희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니놈들 국왕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오늘로서 너희들 인생은 끝이다. 야, 이년 침대에 묶어”
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그때서야 남자들 손을 피해 달아나려 한다. 늦었다. 우악스럽게 입고 있는 옷을 갈기갈기 찢어낸 남자들은 어깨와 다리를 잡아 침대에 던져버리곤 능숙하게 손과 발목을 준비된 끈으로 묶었다.
“이봐, 너......., 지금 말해. 아니면 저 전기막대가 속을 깡그리 태워버릴 거야. 다시는 재미를 볼 수도 없고 여자구실도 못하지. 살아난다고 해도......, 그렇지 않으면 충격으로 죽을 지도 모르고......, 선택은 니 놈이 하라고”
인간으로 보이지 않은, 지옥의 야차들이었다. 서로 막대를 부딪치자 ‘찌직’ 하는 불꽃이 일어났다. 푸르스름한 연기가 피어났다.
“말하지 않겠다는 거지?”
“정말 난 모른다.
그 막대를 든 남자가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내려진 곳은 여자의 벌어진 음부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다 머리를 젖히며 눈을 찢어지게 뜬다.
막대의 양끝은 정확하게 두 둔덕을 벌리며 파고들었고 그 순간 인간의 비명으로 생각되어지지 않은 처절한 소리가 귀를 때렸다. 하체를 높이 들었다가 침대 바닥을 때리던 여자는 온 몸을 기지개를 켜듯 폈다가 몇 차례 부들부들 떨더니 끝내 목을 떨쿤다.
“냄새가 고약하군. 왜 염소나 양처럼 먹음직스런 냄새가 나지 않을까? 돼지보다 못한 놈들”
“너희들은........ 네 놈들은 모두 저주를 받을 거다. 오, 알라”
“알라? 니 놈은 알라를 꺼낼 자격도 없는 놈들이야. 오직 알라의 후계자이신 후세인 각하만이 알라를 부를 수 있지. 저 놈 끌고 와”
악에 바친 차관은 분노의 목소리로 저주를 퍼붓지만 남자들이 총대로 후려치고 질질 끌어 당기자 마치 살리 누만 앞에 무릎을 꿇은 자세다.
“빨리 불어. 아예 네 놈의 저 여편네를 끝장 내줄까? 아님 네 목을 잘라 줄까?”
“모른다. 우린 정말 모른다. 안와르 장관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를 놓아 달라”
“몰라? 쑤셔버려”
그에게 들려온 비명은 인간이 아닌 도살장의 소리였다. 바람이 빠진 듯한 소리를 몇 번 내던 아내는 마지막 발버둥을 치더니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아랫도리가 흥건히 젖어 있는 게 보였다. 물기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발을 조금씩 떨고 있지만 이미 죽은 것 같았다.
“나쁜 놈들..........”
주먹을 쥐고 일어서는 차관은 다시 바닥에 길게 누웠다. 머리가 부서진 것이다. 살리 누만은 총연을 입으로 불면서 다른 관료들을 쳐다본다. 살이 타는 냄새, 피 냄새. 여기는 인간의 땅이 아니었다.
“끝내 알아내지 못했단 말인가, 지금”
마지드는 화를 누르며 살리 누만을 다그쳤지만 살리 누만은 고개만 박으며
“그게........저......, 도저히 알아낼 수가.......,”
“집어 쳐. 그래 가지고 어떻게 이곳에서 일 할 수 있겠어. 아이스 그 자식이 먼저 알아내면 우린 뭐야. 우다이 그 놈이 다시 일어서면 우린 끝이야. 알았나?”
“예, 예”
마지드는 예감이 좋지 않았다. 처음 쿠웨이트 합병 계획을 후세인이 꺼냈을 때 틀림없이 이것은 우다이와 아이스의 합작품이란 걸 알았다. 당시 이란과의 오랜 전쟁으로 지친 이라크는 또 다른 전쟁을 하기에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폐다인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우다이란 놈이 여세를 몰아 쿠웨이트를 치자고 했을 것이다. 전쟁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우다이는 아버지 후세인을 부추겼음에 틀림없다. 만약 패전을 하게 되면 책임은 국방상이나 나 마지드에게 돌아올 것이 아닌가. 이기면 우다이에게 그 공이 돌아갈 것이고.......
“에이......., 일이 꼬이기만 하는 군”
바그다드 후세인 궁. 긴급 국무회의.
“압둘라 국왕이 지금 사우디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후세인은 골머리를 앓았다.
아이스는 즉각 우다이에게 보고를 한 것이 바로 오늘 아침이었다. 우다이는 즉각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어떻게 하지? 국왕을 사로잡지 못한 책임은 나중에 추궁할 일이지만 우선 사우디를 어떻게 해야 하나”
후세인이 우다이를 보며 말을 건넨다. 다른 각료들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쿠사이 역시 군복차림으로 둘을 보고만 있다.
“사우디를 설득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느 정도 우리 편 아닐까요?”
“아니지. 그들은 미국과 아주 가까워. 압둘라가 사우디로 갔다는 것은 미국에 구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야. 잘못하면 미국과 전쟁을 할 수도 있어”
“잘 된 일 아닙니까. 어차피 제국주의자들과는 언젠가 부딪힐 건데.......”
말이 없던 쿠사이다.
그는 공화국수비대를 맡으면서 나름대로 자리를 굳혀갔다. 국방상 주바이디의 지원이 컸다.
“언젠가는 해야 될 일, 지금처럼 이슬람이 단결될 때 우리 이슬람의 힘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은데요........,”
쿠사이는 이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던 북쪽 쿠르드족들을 단번에 쓸어버린 전과를 떠올리며 이번에도 그렇게 하자는 의견이다.
“화학무기를 쓰잔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사막전에서는 제일 효율적인 것이 그것입니다.”
쿠사이는 화학무기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쿠르드족이 아무리 용맹스럽고 죽음을 모른다 해도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학물질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것이 바로 지난 88년의 일이었다.
“좋아. 우다이 쿠웨이트에 연락 해. 일전을 준비하라고........., 그리고 외무상은 즉시 사우디에 연락을 취해. 압둘라를 우리에게 보내라고,,,,,,,,아니면 형제국을 끊겠다고.......,”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
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9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야동토렌트, 국산야동토렌트, 성인토렌트, 한국야동, 중국야동토렌트, 19금토렌트 |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