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3부
미친년. 향미라고 했다. 얼토당토않게, 준석의 침대 위에 모로 누워 쌔근거
리며 자고 있고.
"니기미. 고 2라고?"
뭔가 뿌옇게 가슴을 채우고 드는 답답함에, 준석은 반 쯤 남은 소주잔을 들
이부었다. 싸아하게 내장을 타고 내려가다가 울컥 되돌아 나오는 독한 기운
. 나오는 헛구역질을 삭이면서 또다시 담배를 문다. 도대체 정리하기 어려
울 정도로 복잡했던 하루.
"죄송해요. 해뜰 때까지만..."
업혀오는 내내 한마디도 않던 향미는, 준석의 집에 들어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죄진 사람처럼 방 한 구석에 덩그라니 서서 바닥만 바라보고 쭈뼛
쭈뼛하는 모습이, 준석을 시큰하게 했다. 누가 누구에게 못된 짓을 한건지
... 누가 누구를 때리고 강간한 건지...
"욕실 좀..."
써도 되냐는 그런 의미였을 터. 잠시였지만 그때 준석은 향미의 눈을 제대
로 볼 수 있었다. 씨바, 아직까지 눈물이 글썽이는데, 니기미,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준석이 고개를 돌려버렸을 정도로, 예뻤다. 들킬세라 준석은
서둘러 몸을 돌려 옷장에서 향미가 입을만한 옷을 꺼내 손에 쥐어 욕실로
보내고, 보일러를 최대로 틀어주었다. 뭐라도 먹여야 할텐데. 냉장고에서
우유와 물을 꺼내 데우면서, 준석의 머리는 한층 복잡해만 갔다.
이게 뭐냐, 도대체.
"고맙습니다..."
욕실에서 나와 준석이 건네주는 우유잔을 받아들면서 향미는 금방이라도 눈
물을 쏟을듯한 표정이었다.
고맙다니. 도대체 뭐가?
아니 그것보다, 준석은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자기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
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들이 꽤 흘렀다. 침대 위에 걸터앉은 향미는 연신
우유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준석은 책상에 앉아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
고 있었다. 먼저 제 이름과 나이 따위를 얘기하기 시작한 것은 향미였다.
건성건성 준석이 묻는 것들에도 나즉나즉 대답했고. 그러다 얘기가 끊기고,
또 한참 동안의 침묵이 있었지 싶었는데, 향미는 얼핏 졸고 있었다.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불 속으로 눕히고, 이렇게 안주 없는 깡소주만
비우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한 병을 다 마셔버렸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마
지막 잔을 털어넣으면서, 준석은 지극히 현실적인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
오늘 일은 꿈이다. 없었던 일이고, 내일 아침 향미를 보내고 잊는 것으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자 갑작스레 취기가 올라 몸이 휘청였다.
잘 곳을 약간 고민하다가 준석은 불을 끄고, 향미 옆 침대 속으로 몸을 눕
혔다. 얼마나 잤을까. 준석은 향미가 뒤척이는 바람에 잠을 깼다. 아마도
향미를 꼭 끌어안고 잤던 모양, 향미는 준석의 팔 아래에서 이미 깨어 있었
다. 밖은 이미 밝아 있었고, 이제 보내야 할 시간이다. 준석은 슬그머니 팔
을 거두고는 향미로부터 벽 쪽으로 돌아 누웠다.
"날 밝았으니 어서 가라. 그리고, 다 잊어버리자."
향미가 움찔하는 듯한 몸짓이 느껴졌지만 준석은 돌아보지 않았다. 향미가
가면 끝이고, 준석은 다시 스물 아홉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터
.
"이래서 좋은건가봐요. 누구하고, 따뜻하게 살 맞대고, 안겨서, 아침에 잠
을 깬다는 거..."
툭툭 끊어 조용조용 내뱉는 말들에 준석은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
았다. 미친 지지배. 말도 안되는.
"말 같지도 않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집에 가. 안 그러면 아저씨 진짜 화
낸다."
그런데, 분명 말도 안되는,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이런 상황인데도, 준석의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예민해지면서 준석은 자신의 다리가 향미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고, 여자 특유의 체취가 은근히 코를 간지럽
혀 오는 것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어서 가. 혹시 차비 없으면, 아저씨 지갑에서 꺼내가고."
준석은 조급해졌다. 어서 가라는 재촉은, 다시 향미를 짓눌러버리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기 위한 것. 머리와는 다르게 준석의 가슴은 이내 두방망이질치
고 있었다. 불거져오는 하체도.
"그냥, 가끔 놀러오거나, 그러면 안돼요? 전 단지..."
"어서 꺼져버리란 말이야. 이 미친년아."
향미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준석은 몸을 벌떡 일으키면서 정신없이 소
리질렀다.
"꺼져. 꺼져버리라구. 다시 오긴 어딜 다시 와. 너 미쳤냐? 너 강간한 새끼
가 그렇게 좋아? 또 당해볼래? 그래, 한번으론 부족하다 이거지? 잘됐다.
나도 좆꼴리고 있는데, , 이리 와봐. 어딜 도망가? 이리 와."
향미도 놀라 화들짝 몸을 일으켰고. 실상 그건 충동이었다. 갑자기, 불처럼
솟아오른 욕망. 욕정.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향미의 가녀린 얼굴을 보는 순
간 사라져버렸다. 어젯밤의 뒷치기 기억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짐승같은
본능이 준석의 실낱같은 이성을, 진득한 욕지거리로 깔아뭉개고 있었다. 준
석은, 벌벌 떨고 있는 향미의, 어깨를, 세차게, 잡아 끌었다.
"아저씨... 제발... 이러지.. 잘못했..."
준석은 향미 위에 올라타고, 헐떡이며 애원하는 그 입술을 봉해버렸다. 연
신 고개를 돌려 피하는 향미. 이럴 때 한 대 때리면 조용해진다는데. 그러
나 차마 더 이상의 나쁜 짓은 할 수 없었다. 준석은 피하는 향미의 목덜미
에 입술을 묻고, 손으로는 남방을 풀어헤쳐 가슴을 파고들었다. 따스했다.
", 좋냐? 이게 좋아?"
아담하지만 탄력있는 향미의 젖꼭지에 입술을 가져다 대며 준석은 격하게
헐떡였다. 이곳저곳 마구 헤집으면서, 준석은 혜진과의 섹스를 떠올렸다.
그건 서로를 위한, 특히 준석에게는 혜진을 꽤나 배려하는 것이었다. 결혼
전 대부분의 처녀들이 그렇듯이 혜진에게 노골적인 적극성은 없었으니까.
준석에 의해 주도되는 섹스, 애무부터 사정에까지 혜진의 절정을 위해 진행
되는 것만 같은 그러한 것이었다. 어느새 혜진과의 섹스에서 준석의 쾌감은
그 짧은 사정의 순간 뿐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준석은 성급하게
향미의 바지를 내리고, 화가난 듯 팬티를 잡아 찢어버렸다. 부드득 찢겨나
가는 소리가 이렇게 자극적인 것이었는지. 정신없이 숨을 몰아쉬며 준석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그 조그만 구멍 속으로 손가락부터 집어 넣어 이
리저리 헤집기 시작했다.
"아, 아파요. 아저씨, 제발."
불쌍하다는 생각이 잠시. 그러나 준석은 이내 고개를 내젓고는 자신의 자지
를 꺼내 바로 향미의 메마른 보지 속으로 밀어넣었다. 살갗에 비비적거리며
쉽게 들어가지 않았지만, 독한 마음으로 허리를 강하게 밀어버렸다. 모래
속을 파고들 듯 끝뿌리까지 들어가면서, 향미의 비명은 이제 흐느낌으로 변
해가고 있었다. 준석은 차오르는 숨을 향미의 입 속에 불어넣으면서 크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우, 이 년아. 보지 좆나 죽이네. 이 씨바."
자유? 자유. 혜진과의 섹스 때는 대개 말없는 침묵. 혹은 가끔 끝나고 나서
사랑해 따위. 지금은? 개처럼, 씩씩거리며, 나오는대로 욕하고, 찢어발기고
. 향미의 울음소리에도 아랑곳않고 준석은 거칠게 쑤셔박으며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물론 배려를 위해 사정을 참을 필요도 없으니까.
"아이 씨. 아이 씨발. 어우, 어우."
나오는대로 욕설에, 신음소리에. 향미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쥐어짜듯 벌려
잡고서 준석은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허리 끝부분의 찌릿함이 등을 지
나 쏜살같이 뒷머리까지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조그만 자지가 조그만
보지구멍 속에 쳐박히는 것이 아니라, 준석의 몸뚱아리 전체가 향미의 속으
로 쑤셔들어가는 듯한, 그런 기분. 정액이 솟았다. 준석은 미친 듯이 허리
를 흔들어대다가 허리를 강하게 튀기고는, 몸을 떨었다. 그리고 잠시 정지.
스르르 향미의 젖은 얼굴 위로 쓰러지고. 그렇게 숨을 몰아쉬면서, 여운을
느끼면서,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지?
미친년. 향미라고 했다. 얼토당토않게, 준석의 침대 위에 모로 누워 쌔근거
리며 자고 있고.
"니기미. 고 2라고?"
뭔가 뿌옇게 가슴을 채우고 드는 답답함에, 준석은 반 쯤 남은 소주잔을 들
이부었다. 싸아하게 내장을 타고 내려가다가 울컥 되돌아 나오는 독한 기운
. 나오는 헛구역질을 삭이면서 또다시 담배를 문다. 도대체 정리하기 어려
울 정도로 복잡했던 하루.
"죄송해요. 해뜰 때까지만..."
업혀오는 내내 한마디도 않던 향미는, 준석의 집에 들어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죄진 사람처럼 방 한 구석에 덩그라니 서서 바닥만 바라보고 쭈뼛
쭈뼛하는 모습이, 준석을 시큰하게 했다. 누가 누구에게 못된 짓을 한건지
... 누가 누구를 때리고 강간한 건지...
"욕실 좀..."
써도 되냐는 그런 의미였을 터. 잠시였지만 그때 준석은 향미의 눈을 제대
로 볼 수 있었다. 씨바, 아직까지 눈물이 글썽이는데, 니기미,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준석이 고개를 돌려버렸을 정도로, 예뻤다. 들킬세라 준석은
서둘러 몸을 돌려 옷장에서 향미가 입을만한 옷을 꺼내 손에 쥐어 욕실로
보내고, 보일러를 최대로 틀어주었다. 뭐라도 먹여야 할텐데. 냉장고에서
우유와 물을 꺼내 데우면서, 준석의 머리는 한층 복잡해만 갔다.
이게 뭐냐, 도대체.
"고맙습니다..."
욕실에서 나와 준석이 건네주는 우유잔을 받아들면서 향미는 금방이라도 눈
물을 쏟을듯한 표정이었다.
고맙다니. 도대체 뭐가?
아니 그것보다, 준석은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자기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
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들이 꽤 흘렀다. 침대 위에 걸터앉은 향미는 연신
우유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준석은 책상에 앉아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
고 있었다. 먼저 제 이름과 나이 따위를 얘기하기 시작한 것은 향미였다.
건성건성 준석이 묻는 것들에도 나즉나즉 대답했고. 그러다 얘기가 끊기고,
또 한참 동안의 침묵이 있었지 싶었는데, 향미는 얼핏 졸고 있었다.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불 속으로 눕히고, 이렇게 안주 없는 깡소주만
비우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한 병을 다 마셔버렸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마
지막 잔을 털어넣으면서, 준석은 지극히 현실적인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
오늘 일은 꿈이다. 없었던 일이고, 내일 아침 향미를 보내고 잊는 것으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자 갑작스레 취기가 올라 몸이 휘청였다.
잘 곳을 약간 고민하다가 준석은 불을 끄고, 향미 옆 침대 속으로 몸을 눕
혔다. 얼마나 잤을까. 준석은 향미가 뒤척이는 바람에 잠을 깼다. 아마도
향미를 꼭 끌어안고 잤던 모양, 향미는 준석의 팔 아래에서 이미 깨어 있었
다. 밖은 이미 밝아 있었고, 이제 보내야 할 시간이다. 준석은 슬그머니 팔
을 거두고는 향미로부터 벽 쪽으로 돌아 누웠다.
"날 밝았으니 어서 가라. 그리고, 다 잊어버리자."
향미가 움찔하는 듯한 몸짓이 느껴졌지만 준석은 돌아보지 않았다. 향미가
가면 끝이고, 준석은 다시 스물 아홉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터
.
"이래서 좋은건가봐요. 누구하고, 따뜻하게 살 맞대고, 안겨서, 아침에 잠
을 깬다는 거..."
툭툭 끊어 조용조용 내뱉는 말들에 준석은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
았다. 미친 지지배. 말도 안되는.
"말 같지도 않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집에 가. 안 그러면 아저씨 진짜 화
낸다."
그런데, 분명 말도 안되는,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이런 상황인데도, 준석의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예민해지면서 준석은 자신의 다리가 향미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고, 여자 특유의 체취가 은근히 코를 간지럽
혀 오는 것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어서 가. 혹시 차비 없으면, 아저씨 지갑에서 꺼내가고."
준석은 조급해졌다. 어서 가라는 재촉은, 다시 향미를 짓눌러버리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기 위한 것. 머리와는 다르게 준석의 가슴은 이내 두방망이질치
고 있었다. 불거져오는 하체도.
"그냥, 가끔 놀러오거나, 그러면 안돼요? 전 단지..."
"어서 꺼져버리란 말이야. 이 미친년아."
향미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준석은 몸을 벌떡 일으키면서 정신없이 소
리질렀다.
"꺼져. 꺼져버리라구. 다시 오긴 어딜 다시 와. 너 미쳤냐? 너 강간한 새끼
가 그렇게 좋아? 또 당해볼래? 그래, 한번으론 부족하다 이거지? 잘됐다.
나도 좆꼴리고 있는데, , 이리 와봐. 어딜 도망가? 이리 와."
향미도 놀라 화들짝 몸을 일으켰고. 실상 그건 충동이었다. 갑자기, 불처럼
솟아오른 욕망. 욕정.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향미의 가녀린 얼굴을 보는 순
간 사라져버렸다. 어젯밤의 뒷치기 기억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짐승같은
본능이 준석의 실낱같은 이성을, 진득한 욕지거리로 깔아뭉개고 있었다. 준
석은, 벌벌 떨고 있는 향미의, 어깨를, 세차게, 잡아 끌었다.
"아저씨... 제발... 이러지.. 잘못했..."
준석은 향미 위에 올라타고, 헐떡이며 애원하는 그 입술을 봉해버렸다. 연
신 고개를 돌려 피하는 향미. 이럴 때 한 대 때리면 조용해진다는데. 그러
나 차마 더 이상의 나쁜 짓은 할 수 없었다. 준석은 피하는 향미의 목덜미
에 입술을 묻고, 손으로는 남방을 풀어헤쳐 가슴을 파고들었다. 따스했다.
", 좋냐? 이게 좋아?"
아담하지만 탄력있는 향미의 젖꼭지에 입술을 가져다 대며 준석은 격하게
헐떡였다. 이곳저곳 마구 헤집으면서, 준석은 혜진과의 섹스를 떠올렸다.
그건 서로를 위한, 특히 준석에게는 혜진을 꽤나 배려하는 것이었다. 결혼
전 대부분의 처녀들이 그렇듯이 혜진에게 노골적인 적극성은 없었으니까.
준석에 의해 주도되는 섹스, 애무부터 사정에까지 혜진의 절정을 위해 진행
되는 것만 같은 그러한 것이었다. 어느새 혜진과의 섹스에서 준석의 쾌감은
그 짧은 사정의 순간 뿐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준석은 성급하게
향미의 바지를 내리고, 화가난 듯 팬티를 잡아 찢어버렸다. 부드득 찢겨나
가는 소리가 이렇게 자극적인 것이었는지. 정신없이 숨을 몰아쉬며 준석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그 조그만 구멍 속으로 손가락부터 집어 넣어 이
리저리 헤집기 시작했다.
"아, 아파요. 아저씨, 제발."
불쌍하다는 생각이 잠시. 그러나 준석은 이내 고개를 내젓고는 자신의 자지
를 꺼내 바로 향미의 메마른 보지 속으로 밀어넣었다. 살갗에 비비적거리며
쉽게 들어가지 않았지만, 독한 마음으로 허리를 강하게 밀어버렸다. 모래
속을 파고들 듯 끝뿌리까지 들어가면서, 향미의 비명은 이제 흐느낌으로 변
해가고 있었다. 준석은 차오르는 숨을 향미의 입 속에 불어넣으면서 크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우, 이 년아. 보지 좆나 죽이네. 이 씨바."
자유? 자유. 혜진과의 섹스 때는 대개 말없는 침묵. 혹은 가끔 끝나고 나서
사랑해 따위. 지금은? 개처럼, 씩씩거리며, 나오는대로 욕하고, 찢어발기고
. 향미의 울음소리에도 아랑곳않고 준석은 거칠게 쑤셔박으며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물론 배려를 위해 사정을 참을 필요도 없으니까.
"아이 씨. 아이 씨발. 어우, 어우."
나오는대로 욕설에, 신음소리에. 향미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쥐어짜듯 벌려
잡고서 준석은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허리 끝부분의 찌릿함이 등을 지
나 쏜살같이 뒷머리까지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조그만 자지가 조그만
보지구멍 속에 쳐박히는 것이 아니라, 준석의 몸뚱아리 전체가 향미의 속으
로 쑤셔들어가는 듯한, 그런 기분. 정액이 솟았다. 준석은 미친 듯이 허리
를 흔들어대다가 허리를 강하게 튀기고는, 몸을 떨었다. 그리고 잠시 정지.
스르르 향미의 젖은 얼굴 위로 쓰러지고. 그렇게 숨을 몰아쉬면서, 여운을
느끼면서,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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