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이야기-외전 -현대- 017 (구 이야기-샛길-동굴~)
이 글은 전적으로 픽션임을 밝힌다. 지명,상명,기관명,국명 기타 등등,
실생활의 그 무엇과도 연관이 없음을 밝히고 밝히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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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이야기-외전 -현대- 017 (구 이야기-샛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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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직전에 열리는 축제.
모두 놀자판 분위기였다.
우리 학교, 꽤나 마음에 드는 학교다. 나는 잘 몰랐는데 이 근방에서 우리
학교는 꽤 인지도가 좋다고들 한다.
엄격하게 따질 것은 엄격하게 따지면서, 풀어줘야 할 때는 화끈하게 해방을
해주는 그런 운영 방침인 것이었다.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축제 준비의 마무리를 끝낸 학생들이 1시부터
밤 9시 까지 줄기차게 즐기는 것이다.
정규 일정은 1시 부터였고 1시부터 점심 식사를 위한 간이 음식소를
시작으로 갖가지 잔치를 하는 것이다.
왜 만화책에서도 그렇고 실제 학교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학생회는
또 쓰잘데 없는 찻집을 열어 버렸다.
음식 동호회가 여는 곳에서 배를 채우고 여기에 와서 차 한잔, 홀짝~
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찻잔이나 나르고 있다네.
학생회 대부분이 학생회 외에 정식으로 소속 클럽을 가지고 있고, 나 또한
전산부에 적을 두고 있지만, 학생회 행사가 축제와 동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클럽의 활동과 시간대가 틀렸다.
그렇기에 학생회 전원이 단합대회라도 하듯이 돈주고 제작한 단체복을
껴입고 때아닌 아르바이트 노릇을 하는 것이다.
학생회가 주관하는 찻집이 폐점할 때가 다 되어서 저기 한쪽 구석에서
꽤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여, 김명찬.
-오랜만인데,화랑.
-그쪽이야말로, 역시 원정나온 건가.
-뭐 꼭 그렇다기 보다는 겸사겸사 말이지,하하
-바쁜가보지?
-아아, 이거 다 나르고, 다시 전산실 가서 거기 준비도 해야지.
-짜슥, 그럼 마 수고 좀 해라. 그럼 좀 있다 보자.
[ 김명찬 ---> 타 고교에 재학중, 남성, 내기 게임에서 만난 녀석이지요 ]
3시쯤 되어서야 찻집은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면서 한산해지기 시작하였다
-아고, 형, 저왔어요. 사람들이 반짝이 좋다고 안해요?
-화랑아, 말도 마라. 방송부 애들이 반짝이 다 쓸어갔다.
-또요? 우리가 뽀려온 것은 어쩌구요.
-마,그거 다 쓴지 옛날이야.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회와 운동부를 제외하고는 방송부와 전산부가
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하기 마련이다.
물론, 신문부가 방송부와 따로 있는 학교라면 당연히 방송부와 전산부,
그리고 신문부가 되겠지만 우리 학교는 신문부의 영역이 방송부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만큼, 방송부와 전산부의 사이가 어떤가에 따라 클럽 부장들간의
회의 분위기가 결정되는 법.
우리 학교는 방송부와 전산부 부장 선배들이 모두 학생회 출신이라 꽤
가까운 사이지만, 중요한 것은 절대 양보 못하는 라이벌이기도 했다.
축제 준비 기간동안 각 클럽 별로 배당된 물품 중에서 전산부와 방송부간의
물품 이동이 가장 빈번한 것을 보면 대충 짐작할 만한 일이다.
굳이 말하자면 전산부로 배치된 물품을 방송부에서 쓰는 바로 그 시각에
방송부에 배치된 같은 물품을 전산부에서 사용하는 일 이라고나 할까.
이것은 일종의 범죄 행위라고 볼 수 있지만, 학교 창립 이루로 계속된
일종의 관행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이 일과 관련하여 특별히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그렇기에 학교에서도 터치를 안하는 것이겠고...
이번에 배치된 클럽 배당금 중 일부를 우리 부장 선배가 반짝이 스프레이에
몰아 두었는데, 방송부 부장 선배도 극비리에 진행된 그것을 무슨 재주로
알았는지 부장 선배가 물품을 배급받는 과정에서 슬쩍 보고는 방송부가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난리가 아니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는데 우리는 축제를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진행한 축제에 관해서 설문 조사를 하게된다.
단순히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부분을 설문 조사하여
각 영역별로 얻은 점수를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클럽에게
일종의 금일봉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부서,저 부서에서 금일봉을 받다가 언제부터인가 전산부와
방송부의 양대 체계가 만들어졌고, 그렇게 되자 그 외 다른 부서의 반발에
의해서 방송부와 전산부 중에서 하나, 그리고 그 외의 부서에서 또 하나를
뽑아서 학교측에서 꽤 짭짤한 보너스를 내려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려오는 금일봉이 꽤 짭짤한 Money가 되는만큼, 금일봉을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는 부서간에는 보이지 않게 보너스를 획득하기 위한 꽤 많은
무언의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공립에서는 꿈도 못꾸겠지만, 일반 공립보다 33%~50% 정도 더 비싼 금액을
수업료라고 받아가는 것이 사립이고, 또 우리 학교는 여타 사립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수업료로 받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밑에서 위로 올리는
돈도 빵빵하고,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돈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금액인 것이다.
자연히 전산부와 방송부 중 하나만 보너스를 받게 되니, 방문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평가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왕이면 상대는
최대한 못만들게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가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선에서
적당한 조작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 그럼 이제 어째요. 지금 있는 반짝이 스프레이로는 한,두시간밖에
못버틸텐데.
-그러니까 말야, 쓰벌, 젠장 그자식 비겁하게 그런 걸 쌔벼가네.
-다시 가서 뽀려오죠?
-가봤지, 염병. 그자식이 허리에 메달고 있더라, 드러븐 자식.
-그쪽도 만만치 않네요.
우리 부장 형도 그렇지만, 슬쩍 가져간 반짝이 스프레이를 허리에 메달고
있다는 방송부 부장 선배도 만만치 않구만...
그나저나 반짝이 스프레이를 다 빼앗겼으면 우리의 히트 상품은 끝나는데..
쩔수 쩔수, 어쩔수 없지..
-Don"t worry about it~ 걱정 마셈, 제가 따로 비축한 것이 있어요. 쨘~
별수 없이 내가 쓸려고 꽁쳐둔 반짝이 스프레이를 사물함에서 가져오고야
말았다. 나라고 별 수 있나, 현상금이 만만치 않은데 말이다.
아, 물론 내가 슬쩍 꽁쳐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가 자비를 들여서
추가로 사 둔 것이다. 오해를 말도록!
일본에서 물건너 오는 물건이기에 손쉽게 구할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내가 물품을 신청할 때, 내 돈을 조금 더 넣어서 박스 한개를
샀다.
하지만, 박스를 가지고 가기에도 뭐 하고 해서, 그냥 사물함에 넣어두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이렇게 탕진(?)하게 되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것을 내 어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겠는가.
전산부를 위해 내가 미래를 내다보고 한 행동이라고 다들 생각해주었고
덕분에 그 날, 전산부의 메인 히어로 (Main Hero) 는 It"s Me.
바로 나였다.
-자자, 이것 한번 해보세요. 청기~올려! 백기~내려! 설명서도 필요없는
단연코 최고의 게임!! 80점을 넘기시는 분께는 부상으로 옆에서 공짜로
디지털 포토, 화~끈하게 쏩니다!
-이것은 3dMAX 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구성한 동영상으로써 저희 전산부와
기타 궁시렁 쫑알쫑알 삐약삐약 꼬꼬댁 음메음네 엉엉 으로써 되는 화면을
저희가 구성한 것입니다.
-디지펄 포토, 한번에 천냥~ 최첨단 기계로 중무장하고 오늘 하루!
여러분들께 쏩니다 !! 남녀 커플이신 분들은 두장찍는 따블서비스~
-이쪽에서 저희 전산부 네시아 에서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면 볼 것 많습니다.
-아아, 거기 아가씨, 저쪽에 반짝이는 것들 안보이세요? 저기가 바로
저희 전산부 네시아 에서 일 벌리고 있는 곳입니다.
일단 따라오시라니까요. 재미있어요.
몇개의 운동부, 방송부와 더불어 교내에서 Big 7 에 꼽히는 전산부인 만큼,
들어간 돈도 많았고 동원하는 머리수도 만만치 않았다.
더군다나 요즈음에는 교육청에서 학교 제반 시절의 현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전산 기기 첨단화 및 추가 구입 정책에 의해서 전산부 컴퓨터는 물론,
일반인은 보기 힘든 기계까지 잘 구비되어 있었다.
대략 십여명 정도가 들어서는 교문부터 이곳 전산부 앞까지 배치되어
일종의 호객 행위라면 호객 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솔직히 말해서 저녀석들이 존경스럽다.
난 얼굴에 철판 깔고 저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 못하겠다.
그리고 전산부 내에 비치된 각종 작품을 설명하는 녀석들.
그들중 일부는 일방적인 설명만을 하게 되는 녀석도 있었고, 나처럼 가벼운
게임을 맡은 녀석들은 설명은 물론 낮은 수준의 호객 행위도 감수해야 했다
물론 여학생 대부분이 부끄러워 피하면서도 일단 손을 잡고 끌어서 키보드
앞에 앉게 하면 다들 점수가..화려하다..화려해.
그래도 어디 밖에서 얼굴에 철판깐 녀석들에 비할까.
-아, 이것 참 안타깝네요. 1점만 더 올렸어도 포토 한방, 찰칵인데.
가실 때, 방명록에 저좀 잘 적어주세요.
-예,오른쪽 위는 이 키를 누르시고 밑은 이 키를, 왼쪽 위는 이 키를
사용하시고 아래는 저 키를 사용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이것 참, 나도 꽤 이런 것을 즐기는군.
처음 보는 여학생들에게 웃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슬쩍 눈으로만 보고
가려는 사람들을 끌어서 하게 하고, 그러다가 가끔씩 우렁찬 소리로 다른
이들의 시선 집중 !
쪽팔리게 소리지르는 그런 짓을 할 수 있냐고?
내가 괜히 엽기겠어, 엽기적이니까 엽기지.
-어, 혜린아. 너도 한번 해볼래?
우오오,무서운 혜린이. 프로그램을 짠 나도 못넘는 90 점을 넘기고 친구랑
디지털 포토 화끈하게 찍는구나.
-예,90점~ 90점 넘기셨습니다. 90점은 화~끈하게 따따블로 쏩니다~
이것 참, 90 점은 포토를 따따블로 내걸고 있었고, 당연히 제작 당시부터
90점 위로는 나오기 힘들게 난이도를 설정하였다. 그런데 나도 못넘을
난이도를 뚫고, 포토 부분에서 적자 나오게 하는구나,혜린아.
"음? 저 애, 그 때 그 여학생 아닌가."
그러고보니 혜린이와 같이 온 여학생은 며칠 전, 내가 좋아하는 김치를
머리통에 키스시킨 바로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쏟아지는 사람들과 그들을 조금이라도 붙잡아
둬야하는 우리들은 또 다시 X라 X라 하며 관심을 끌도록 노력을 한다.
-이건 무슨 원리로 이렇게 나오는 거지요?
-여기서 사용한 듀플레 클립은 구체적으로 무슨 효과가 나오지요?
-여기서...여기서..여기서...여기서..
그렇게 계속되던 것이 전산부와 학교 홍보 동영상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어떤 여학생이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어느 정도, 줄이 형성되었던 사람들이
다시 혼잡해지기 시작하였다.
"아,젠장 재는 또 뭐냐."
"그러게, 그냥 보고 갈 것이지, 뭘 저렇게 묻고 난리야."
"쓰바, 누가 가서 좀 말려라."
"야, 명색이 1학년 반장인데 너가 가서 좀 어떡해 해봐"
"젠장, 나도 3디그래픽은 꽝이야. 난 언어 외에는 잼병이라고,젠장"
이런, 1학년 반장도 그래픽은 꽝이라고 하는데..기어이 일 터지는구만.
"야, 누가 가서 형들좀 불러와라. 저년 저거 오늘 일치르네"
"그러게. 저년은 어디서 굴러와서 씹질이야,씨발"
"형들은 또 다 어디간거야,젠장."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래픽 관련 형들은 죄다 어디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언어나 리소싱 부분의 형들은 있었지만 모르기는 우리나
그 형들이나 피차일반 아닌가.
그렇다고 여자 친구를 불러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하늘같으신(?)
3학년 선배님들을 불러서 쪽팔리게 할 수도 없고..
-아,예. 이것 말씀이십니까. 여기는 해상도 640 으로 먼저 틀을 짠 후에
다시 16비트 컬러에서 1024 로 해상도를 올린 부분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내용 프로그램 중에서 해상도가 640 위로 지원하는 동영상
압축 툴이 없잖습니까. 그래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상도가 낮은 상태에서
먼저 하고...기타 등등 삐약삐약..
-듀플레 원리는 형이상학적인 공간 개념을 평면 구조화 하는 것에 있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하는 부분이지요. 지금 이 부분을 보시면 여기 이것과
여기 이것이 같은 프레임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러저러
하고 저러이러 해서 이렇게 되는 겁니다.
"툭툭"
"야,맞냐?"
"어,엉,맞어맞어."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이야, 저년 저거,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가네.
"어이, 화랑, 그런건 언제 또 한거야"
단연코 오늘 최대의 난적이었던 그녀를 온갖 난해한 용어만 찍고 고르고
골라서 기어이 ?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사실 나도 이해하기 힘든 용어만 골라서 사용하면서, 반문을 막기 위해서
"아시다시피", "물론 이정도는 아시겠지만" 같은 어휘를 사용해서 반문을
원천 봉쇄 하였으니 별 수 있나.
"씁, 나도 모르는 용어만 골라서 말했는데 이해할 재간이 있겠어.
설명하는 나도 환장하는 말들만 찍었는데,쿡쿡"
-이봐요, 같이 사진 하나 찍어요.
-예?
나가는 길목에 있는 포토 부스에서 남자 친구로 보이는 남자와 같이 사진을
찍더니 불쑥 와서는 뜬금없이 이번에는 같이 사진이나 찍자고 한다.
"나, 이거 황당해서.."
슬쩍 곁눈질로 그녀와 함께 있던 남자를 찾았는데 그녀석은 또 다른 여자와
같이 찍은 사진을 이렇게 해달라,저렇게 해달라 하며 주문을 하고 있었다.
-그럼 다음에 또 기회되면 봐요,화랑씨.
라고 말하며 슬쩍 손을 내미는 그녀. 이것 참 어이가 없군.
"내 명찰은 언제 봤지, 눈썰미도 좋군."
그리고는 그 사람 많은 한복판에서 중세 기사식처럼 직각으로 무릎을 꿇고
그녀가 내민 손에 입을 맞추며 그녀에게 말했다.
-Vous voulez signer la fiche. Au revoir. Salut~
(해석 -> 방명록 부탁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가시기를. 안녕~)
(추가 -> Au r~~ 는 격식있는 인사,Salut 는 친구끼리 하는 인사 )
-Oui.
(해석 -> 그럼 이만. "yes" 와 같은 뜻)
살짝 웃으면서 친구들과 같이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
"이거 의외인데"
-여어,화랑. 고생이 많구만.
-음? 아,김명찬. 놀라 왔냐? 저기서 돈주고 사진이나 찍어라.
-머냐! 니 빽으로 공짜로 안돼?
-미친, 헛소리 하덜말고 한장만 내놔. 음? 니 여자 친구?
-아니아니, 그냥 아는 동생이야.
-안녕하세요. 전 찬이 오빠 약혼자인 읍.읍읍..
-하하, 그럼 나 사진만 찍고 간다. 짜식, 수고해라.
-야, 약혼자면 내가 제수씨라고 불러야 하간?
저 멀리서 사람들 틈에 묻혀서 들려오는 그 녀석의 외침소리, "닥쳐~"
"그러고보니 초혜와 초린이는 안온건가."
이런 저런 헤프닝이 있었지만, 우리는 무난하게 종결을 지었고 6시가 되자
다들 하나 둘 정리가 되었다.
왜냐고? 6시 부터는 외부 행사를 진행하게 되기 때문이지.
8시 까지는 댄스 동아리와 힙합 동아리 등에서 외부 공연을 화끈하게
보여주고 8시 부터 9시 까지는 전산부가 주관하는 게임 대회.
사실상 6시부터 8시 까지는 나도 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해 봤자, 밖에 나가서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것 외에 남은 것은
없지만서도...
"철컹"
교실은 물론이요, 강당에서부터 체육관까지 축제를 위해 점거된 이런
상황에서 내가 편히 쉴만한 곳은 오래전에 폐점한 학생회실밖에는 없었다.
"그렇다고 통나무 흔들수는 없잖아."
내가 포기한 것중에 하나가 노래 와 힙합 춤.
음치 저리가라 하는 수준의 꽥꽥거림과 통나무가 쓰러지는 듯한 통나무댄싱
내 어찌 이런 실력으로 어찌 사람들 앞에 나가기를 원하리오.
보안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닌데 사립이라 그런지 학생회실의 보안 상태는
어지간한 높으신 분들의 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가 총맞을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유리가 방음 기능이 딸려있는
방탄유리.
화재 시에도 불길을 막을 수 있는 특수 단열재.
그리고 독가스에 대비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환풍기까지.
왜 학교에 이런 장소가 필요한지는 도통 모르겠다.
나 혼자 추론해 본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기능이 또 발견될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다.
"응?"
이 애, 혜린이랑 같이 다니던 그 애 같은데. 왜 혼자 이런 데서 자는거지.
-이런 데서 자면 감기 걸리기 딱이지,딱이야.
여름에 들어서는 시기라 날씨가 추운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해가 지면
날씨가 쌀쌀해지기 때문에 얇은 곳 한장만 걸치고 꿈나라로 갔다가는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
외투를 벗어서 덮어주고는 나도 그 옆 탁상에 벌렁 누워서 잠을 청했다.
"철컹"
둔탁한 철문 받히는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혜린이.
-여기서 뭐해?
-피곤해서. 오늘 종일토록 서있어서 피곤해.
-초혜하고 초린이는 어디에 있는데?
-음? 초혜,초린이? 그녀석들 왔어? 난 못봤는데.
헤린이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 한통 걸고는 몇마디 주고 받고는
다시 덮는다.
"아마도 초혜와 초린이겠지."
-애들은 어디있데?
-밖에서 댄싱팀 춤추는 것 보고있데.
-삼십분만 있다가 깨워줄래.
그리고는 고개를 파묻고 잠을 청했다.
깨끗한 탁상이 하나밖에 없어서 몸을 크게 가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탁상 자체가 크기가 있는 것이라 나 한사람 눕는 크기는 충분히
나왔다.
금방이라도 눈만 감으면 잠에 빠져버릴 줄 알았는데, 막상 자리를 잡고
눈을 감으니 오라는 잠은 오지 않고, 아까 그 여학생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 정도 선에서 멈춘 것이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모르지."
"조금 더 강하게 밀어서 끝장을 볼 걸 그랬나."
"음,아냐아냐. 히든 카드를 받아낼 정도면 더 민다고 좋아지지는 않겠지."
"중얼중얼 씨부렁 씨부렁 천지 창조의 원리는..하늘 천 땅 지 기타 띠딩 "
.....
....
...
..
...
"헙!!!"
-흡..야,무.슨..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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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잠수함 타고 1년에서 5년 정도 잠수할 겁니다 -_-
한달만에 와서 하는 소리가 잠수탈 거라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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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량에서 뭔가 하나가 더 있었는데 다른 일 하다가 날라갔네요.
기억이 안나니..그냥 가는 수밖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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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준시 November 21,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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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적으로 픽션임을 밝힌다. 지명,상명,기관명,국명 기타 등등,
실생활의 그 무엇과도 연관이 없음을 밝히고 밝히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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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이야기-외전 -현대- 017 (구 이야기-샛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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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직전에 열리는 축제.
모두 놀자판 분위기였다.
우리 학교, 꽤나 마음에 드는 학교다. 나는 잘 몰랐는데 이 근방에서 우리
학교는 꽤 인지도가 좋다고들 한다.
엄격하게 따질 것은 엄격하게 따지면서, 풀어줘야 할 때는 화끈하게 해방을
해주는 그런 운영 방침인 것이었다.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축제 준비의 마무리를 끝낸 학생들이 1시부터
밤 9시 까지 줄기차게 즐기는 것이다.
정규 일정은 1시 부터였고 1시부터 점심 식사를 위한 간이 음식소를
시작으로 갖가지 잔치를 하는 것이다.
왜 만화책에서도 그렇고 실제 학교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학생회는
또 쓰잘데 없는 찻집을 열어 버렸다.
음식 동호회가 여는 곳에서 배를 채우고 여기에 와서 차 한잔, 홀짝~
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찻잔이나 나르고 있다네.
학생회 대부분이 학생회 외에 정식으로 소속 클럽을 가지고 있고, 나 또한
전산부에 적을 두고 있지만, 학생회 행사가 축제와 동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클럽의 활동과 시간대가 틀렸다.
그렇기에 학생회 전원이 단합대회라도 하듯이 돈주고 제작한 단체복을
껴입고 때아닌 아르바이트 노릇을 하는 것이다.
학생회가 주관하는 찻집이 폐점할 때가 다 되어서 저기 한쪽 구석에서
꽤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여, 김명찬.
-오랜만인데,화랑.
-그쪽이야말로, 역시 원정나온 건가.
-뭐 꼭 그렇다기 보다는 겸사겸사 말이지,하하
-바쁜가보지?
-아아, 이거 다 나르고, 다시 전산실 가서 거기 준비도 해야지.
-짜슥, 그럼 마 수고 좀 해라. 그럼 좀 있다 보자.
[ 김명찬 ---> 타 고교에 재학중, 남성, 내기 게임에서 만난 녀석이지요 ]
3시쯤 되어서야 찻집은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면서 한산해지기 시작하였다
-아고, 형, 저왔어요. 사람들이 반짝이 좋다고 안해요?
-화랑아, 말도 마라. 방송부 애들이 반짝이 다 쓸어갔다.
-또요? 우리가 뽀려온 것은 어쩌구요.
-마,그거 다 쓴지 옛날이야.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회와 운동부를 제외하고는 방송부와 전산부가
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하기 마련이다.
물론, 신문부가 방송부와 따로 있는 학교라면 당연히 방송부와 전산부,
그리고 신문부가 되겠지만 우리 학교는 신문부의 영역이 방송부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만큼, 방송부와 전산부의 사이가 어떤가에 따라 클럽 부장들간의
회의 분위기가 결정되는 법.
우리 학교는 방송부와 전산부 부장 선배들이 모두 학생회 출신이라 꽤
가까운 사이지만, 중요한 것은 절대 양보 못하는 라이벌이기도 했다.
축제 준비 기간동안 각 클럽 별로 배당된 물품 중에서 전산부와 방송부간의
물품 이동이 가장 빈번한 것을 보면 대충 짐작할 만한 일이다.
굳이 말하자면 전산부로 배치된 물품을 방송부에서 쓰는 바로 그 시각에
방송부에 배치된 같은 물품을 전산부에서 사용하는 일 이라고나 할까.
이것은 일종의 범죄 행위라고 볼 수 있지만, 학교 창립 이루로 계속된
일종의 관행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이 일과 관련하여 특별히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그렇기에 학교에서도 터치를 안하는 것이겠고...
이번에 배치된 클럽 배당금 중 일부를 우리 부장 선배가 반짝이 스프레이에
몰아 두었는데, 방송부 부장 선배도 극비리에 진행된 그것을 무슨 재주로
알았는지 부장 선배가 물품을 배급받는 과정에서 슬쩍 보고는 방송부가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난리가 아니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는데 우리는 축제를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진행한 축제에 관해서 설문 조사를 하게된다.
단순히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부분을 설문 조사하여
각 영역별로 얻은 점수를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클럽에게
일종의 금일봉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부서,저 부서에서 금일봉을 받다가 언제부터인가 전산부와
방송부의 양대 체계가 만들어졌고, 그렇게 되자 그 외 다른 부서의 반발에
의해서 방송부와 전산부 중에서 하나, 그리고 그 외의 부서에서 또 하나를
뽑아서 학교측에서 꽤 짭짤한 보너스를 내려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려오는 금일봉이 꽤 짭짤한 Money가 되는만큼, 금일봉을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는 부서간에는 보이지 않게 보너스를 획득하기 위한 꽤 많은
무언의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공립에서는 꿈도 못꾸겠지만, 일반 공립보다 33%~50% 정도 더 비싼 금액을
수업료라고 받아가는 것이 사립이고, 또 우리 학교는 여타 사립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수업료로 받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밑에서 위로 올리는
돈도 빵빵하고,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돈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금액인 것이다.
자연히 전산부와 방송부 중 하나만 보너스를 받게 되니, 방문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평가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왕이면 상대는
최대한 못만들게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가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선에서
적당한 조작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 그럼 이제 어째요. 지금 있는 반짝이 스프레이로는 한,두시간밖에
못버틸텐데.
-그러니까 말야, 쓰벌, 젠장 그자식 비겁하게 그런 걸 쌔벼가네.
-다시 가서 뽀려오죠?
-가봤지, 염병. 그자식이 허리에 메달고 있더라, 드러븐 자식.
-그쪽도 만만치 않네요.
우리 부장 형도 그렇지만, 슬쩍 가져간 반짝이 스프레이를 허리에 메달고
있다는 방송부 부장 선배도 만만치 않구만...
그나저나 반짝이 스프레이를 다 빼앗겼으면 우리의 히트 상품은 끝나는데..
쩔수 쩔수, 어쩔수 없지..
-Don"t worry about it~ 걱정 마셈, 제가 따로 비축한 것이 있어요. 쨘~
별수 없이 내가 쓸려고 꽁쳐둔 반짝이 스프레이를 사물함에서 가져오고야
말았다. 나라고 별 수 있나, 현상금이 만만치 않은데 말이다.
아, 물론 내가 슬쩍 꽁쳐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가 자비를 들여서
추가로 사 둔 것이다. 오해를 말도록!
일본에서 물건너 오는 물건이기에 손쉽게 구할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내가 물품을 신청할 때, 내 돈을 조금 더 넣어서 박스 한개를
샀다.
하지만, 박스를 가지고 가기에도 뭐 하고 해서, 그냥 사물함에 넣어두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이렇게 탕진(?)하게 되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것을 내 어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겠는가.
전산부를 위해 내가 미래를 내다보고 한 행동이라고 다들 생각해주었고
덕분에 그 날, 전산부의 메인 히어로 (Main Hero) 는 It"s Me.
바로 나였다.
-자자, 이것 한번 해보세요. 청기~올려! 백기~내려! 설명서도 필요없는
단연코 최고의 게임!! 80점을 넘기시는 분께는 부상으로 옆에서 공짜로
디지털 포토, 화~끈하게 쏩니다!
-이것은 3dMAX 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구성한 동영상으로써 저희 전산부와
기타 궁시렁 쫑알쫑알 삐약삐약 꼬꼬댁 음메음네 엉엉 으로써 되는 화면을
저희가 구성한 것입니다.
-디지펄 포토, 한번에 천냥~ 최첨단 기계로 중무장하고 오늘 하루!
여러분들께 쏩니다 !! 남녀 커플이신 분들은 두장찍는 따블서비스~
-이쪽에서 저희 전산부 네시아 에서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면 볼 것 많습니다.
-아아, 거기 아가씨, 저쪽에 반짝이는 것들 안보이세요? 저기가 바로
저희 전산부 네시아 에서 일 벌리고 있는 곳입니다.
일단 따라오시라니까요. 재미있어요.
몇개의 운동부, 방송부와 더불어 교내에서 Big 7 에 꼽히는 전산부인 만큼,
들어간 돈도 많았고 동원하는 머리수도 만만치 않았다.
더군다나 요즈음에는 교육청에서 학교 제반 시절의 현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전산 기기 첨단화 및 추가 구입 정책에 의해서 전산부 컴퓨터는 물론,
일반인은 보기 힘든 기계까지 잘 구비되어 있었다.
대략 십여명 정도가 들어서는 교문부터 이곳 전산부 앞까지 배치되어
일종의 호객 행위라면 호객 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솔직히 말해서 저녀석들이 존경스럽다.
난 얼굴에 철판 깔고 저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 못하겠다.
그리고 전산부 내에 비치된 각종 작품을 설명하는 녀석들.
그들중 일부는 일방적인 설명만을 하게 되는 녀석도 있었고, 나처럼 가벼운
게임을 맡은 녀석들은 설명은 물론 낮은 수준의 호객 행위도 감수해야 했다
물론 여학생 대부분이 부끄러워 피하면서도 일단 손을 잡고 끌어서 키보드
앞에 앉게 하면 다들 점수가..화려하다..화려해.
그래도 어디 밖에서 얼굴에 철판깐 녀석들에 비할까.
-아, 이것 참 안타깝네요. 1점만 더 올렸어도 포토 한방, 찰칵인데.
가실 때, 방명록에 저좀 잘 적어주세요.
-예,오른쪽 위는 이 키를 누르시고 밑은 이 키를, 왼쪽 위는 이 키를
사용하시고 아래는 저 키를 사용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이것 참, 나도 꽤 이런 것을 즐기는군.
처음 보는 여학생들에게 웃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슬쩍 눈으로만 보고
가려는 사람들을 끌어서 하게 하고, 그러다가 가끔씩 우렁찬 소리로 다른
이들의 시선 집중 !
쪽팔리게 소리지르는 그런 짓을 할 수 있냐고?
내가 괜히 엽기겠어, 엽기적이니까 엽기지.
-어, 혜린아. 너도 한번 해볼래?
우오오,무서운 혜린이. 프로그램을 짠 나도 못넘는 90 점을 넘기고 친구랑
디지털 포토 화끈하게 찍는구나.
-예,90점~ 90점 넘기셨습니다. 90점은 화~끈하게 따따블로 쏩니다~
이것 참, 90 점은 포토를 따따블로 내걸고 있었고, 당연히 제작 당시부터
90점 위로는 나오기 힘들게 난이도를 설정하였다. 그런데 나도 못넘을
난이도를 뚫고, 포토 부분에서 적자 나오게 하는구나,혜린아.
"음? 저 애, 그 때 그 여학생 아닌가."
그러고보니 혜린이와 같이 온 여학생은 며칠 전, 내가 좋아하는 김치를
머리통에 키스시킨 바로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쏟아지는 사람들과 그들을 조금이라도 붙잡아
둬야하는 우리들은 또 다시 X라 X라 하며 관심을 끌도록 노력을 한다.
-이건 무슨 원리로 이렇게 나오는 거지요?
-여기서 사용한 듀플레 클립은 구체적으로 무슨 효과가 나오지요?
-여기서...여기서..여기서...여기서..
그렇게 계속되던 것이 전산부와 학교 홍보 동영상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어떤 여학생이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어느 정도, 줄이 형성되었던 사람들이
다시 혼잡해지기 시작하였다.
"아,젠장 재는 또 뭐냐."
"그러게, 그냥 보고 갈 것이지, 뭘 저렇게 묻고 난리야."
"쓰바, 누가 가서 좀 말려라."
"야, 명색이 1학년 반장인데 너가 가서 좀 어떡해 해봐"
"젠장, 나도 3디그래픽은 꽝이야. 난 언어 외에는 잼병이라고,젠장"
이런, 1학년 반장도 그래픽은 꽝이라고 하는데..기어이 일 터지는구만.
"야, 누가 가서 형들좀 불러와라. 저년 저거 오늘 일치르네"
"그러게. 저년은 어디서 굴러와서 씹질이야,씨발"
"형들은 또 다 어디간거야,젠장."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래픽 관련 형들은 죄다 어디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언어나 리소싱 부분의 형들은 있었지만 모르기는 우리나
그 형들이나 피차일반 아닌가.
그렇다고 여자 친구를 불러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하늘같으신(?)
3학년 선배님들을 불러서 쪽팔리게 할 수도 없고..
-아,예. 이것 말씀이십니까. 여기는 해상도 640 으로 먼저 틀을 짠 후에
다시 16비트 컬러에서 1024 로 해상도를 올린 부분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내용 프로그램 중에서 해상도가 640 위로 지원하는 동영상
압축 툴이 없잖습니까. 그래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상도가 낮은 상태에서
먼저 하고...기타 등등 삐약삐약..
-듀플레 원리는 형이상학적인 공간 개념을 평면 구조화 하는 것에 있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하는 부분이지요. 지금 이 부분을 보시면 여기 이것과
여기 이것이 같은 프레임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러저러
하고 저러이러 해서 이렇게 되는 겁니다.
"툭툭"
"야,맞냐?"
"어,엉,맞어맞어."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이야, 저년 저거,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가네.
"어이, 화랑, 그런건 언제 또 한거야"
단연코 오늘 최대의 난적이었던 그녀를 온갖 난해한 용어만 찍고 고르고
골라서 기어이 ?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사실 나도 이해하기 힘든 용어만 골라서 사용하면서, 반문을 막기 위해서
"아시다시피", "물론 이정도는 아시겠지만" 같은 어휘를 사용해서 반문을
원천 봉쇄 하였으니 별 수 있나.
"씁, 나도 모르는 용어만 골라서 말했는데 이해할 재간이 있겠어.
설명하는 나도 환장하는 말들만 찍었는데,쿡쿡"
-이봐요, 같이 사진 하나 찍어요.
-예?
나가는 길목에 있는 포토 부스에서 남자 친구로 보이는 남자와 같이 사진을
찍더니 불쑥 와서는 뜬금없이 이번에는 같이 사진이나 찍자고 한다.
"나, 이거 황당해서.."
슬쩍 곁눈질로 그녀와 함께 있던 남자를 찾았는데 그녀석은 또 다른 여자와
같이 찍은 사진을 이렇게 해달라,저렇게 해달라 하며 주문을 하고 있었다.
-그럼 다음에 또 기회되면 봐요,화랑씨.
라고 말하며 슬쩍 손을 내미는 그녀. 이것 참 어이가 없군.
"내 명찰은 언제 봤지, 눈썰미도 좋군."
그리고는 그 사람 많은 한복판에서 중세 기사식처럼 직각으로 무릎을 꿇고
그녀가 내민 손에 입을 맞추며 그녀에게 말했다.
-Vous voulez signer la fiche. Au revoir. Salut~
(해석 -> 방명록 부탁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가시기를. 안녕~)
(추가 -> Au r~~ 는 격식있는 인사,Salut 는 친구끼리 하는 인사 )
-Oui.
(해석 -> 그럼 이만. "yes" 와 같은 뜻)
살짝 웃으면서 친구들과 같이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
"이거 의외인데"
-여어,화랑. 고생이 많구만.
-음? 아,김명찬. 놀라 왔냐? 저기서 돈주고 사진이나 찍어라.
-머냐! 니 빽으로 공짜로 안돼?
-미친, 헛소리 하덜말고 한장만 내놔. 음? 니 여자 친구?
-아니아니, 그냥 아는 동생이야.
-안녕하세요. 전 찬이 오빠 약혼자인 읍.읍읍..
-하하, 그럼 나 사진만 찍고 간다. 짜식, 수고해라.
-야, 약혼자면 내가 제수씨라고 불러야 하간?
저 멀리서 사람들 틈에 묻혀서 들려오는 그 녀석의 외침소리, "닥쳐~"
"그러고보니 초혜와 초린이는 안온건가."
이런 저런 헤프닝이 있었지만, 우리는 무난하게 종결을 지었고 6시가 되자
다들 하나 둘 정리가 되었다.
왜냐고? 6시 부터는 외부 행사를 진행하게 되기 때문이지.
8시 까지는 댄스 동아리와 힙합 동아리 등에서 외부 공연을 화끈하게
보여주고 8시 부터 9시 까지는 전산부가 주관하는 게임 대회.
사실상 6시부터 8시 까지는 나도 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해 봤자, 밖에 나가서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것 외에 남은 것은
없지만서도...
"철컹"
교실은 물론이요, 강당에서부터 체육관까지 축제를 위해 점거된 이런
상황에서 내가 편히 쉴만한 곳은 오래전에 폐점한 학생회실밖에는 없었다.
"그렇다고 통나무 흔들수는 없잖아."
내가 포기한 것중에 하나가 노래 와 힙합 춤.
음치 저리가라 하는 수준의 꽥꽥거림과 통나무가 쓰러지는 듯한 통나무댄싱
내 어찌 이런 실력으로 어찌 사람들 앞에 나가기를 원하리오.
보안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닌데 사립이라 그런지 학생회실의 보안 상태는
어지간한 높으신 분들의 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가 총맞을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유리가 방음 기능이 딸려있는
방탄유리.
화재 시에도 불길을 막을 수 있는 특수 단열재.
그리고 독가스에 대비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환풍기까지.
왜 학교에 이런 장소가 필요한지는 도통 모르겠다.
나 혼자 추론해 본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기능이 또 발견될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다.
"응?"
이 애, 혜린이랑 같이 다니던 그 애 같은데. 왜 혼자 이런 데서 자는거지.
-이런 데서 자면 감기 걸리기 딱이지,딱이야.
여름에 들어서는 시기라 날씨가 추운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해가 지면
날씨가 쌀쌀해지기 때문에 얇은 곳 한장만 걸치고 꿈나라로 갔다가는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
외투를 벗어서 덮어주고는 나도 그 옆 탁상에 벌렁 누워서 잠을 청했다.
"철컹"
둔탁한 철문 받히는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혜린이.
-여기서 뭐해?
-피곤해서. 오늘 종일토록 서있어서 피곤해.
-초혜하고 초린이는 어디에 있는데?
-음? 초혜,초린이? 그녀석들 왔어? 난 못봤는데.
헤린이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 한통 걸고는 몇마디 주고 받고는
다시 덮는다.
"아마도 초혜와 초린이겠지."
-애들은 어디있데?
-밖에서 댄싱팀 춤추는 것 보고있데.
-삼십분만 있다가 깨워줄래.
그리고는 고개를 파묻고 잠을 청했다.
깨끗한 탁상이 하나밖에 없어서 몸을 크게 가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탁상 자체가 크기가 있는 것이라 나 한사람 눕는 크기는 충분히
나왔다.
금방이라도 눈만 감으면 잠에 빠져버릴 줄 알았는데, 막상 자리를 잡고
눈을 감으니 오라는 잠은 오지 않고, 아까 그 여학생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 정도 선에서 멈춘 것이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모르지."
"조금 더 강하게 밀어서 끝장을 볼 걸 그랬나."
"음,아냐아냐. 히든 카드를 받아낼 정도면 더 민다고 좋아지지는 않겠지."
"중얼중얼 씨부렁 씨부렁 천지 창조의 원리는..하늘 천 땅 지 기타 띠딩 "
.....
....
...
..
...
"헙!!!"
-흡..야,무.슨..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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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잠수함 타고 1년에서 5년 정도 잠수할 겁니다 -_-
한달만에 와서 하는 소리가 잠수탈 거라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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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량에서 뭔가 하나가 더 있었는데 다른 일 하다가 날라갔네요.
기억이 안나니..그냥 가는 수밖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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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준시 November 21,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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