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이야기-외전 -현대- [009]
이 글은 전적으로 픽션임을 밝힌다. 지명,상명,기관명,국명 기타 등등,
실생활의 그 무엇과도 연관이 없음을 밝히고 밝히고 밝힘.
================================================== ====================
물 흐르듯이 날짜가 지나가고, 초혜와 초린이가 퇴원을 했다.
당초 초린이가 먼저 퇴원하고 일,이주 후에 초혜가 퇴원해야 했었지만,
초혜가 혼자 남는 것을 기피해서 초린이의 통학 치료 기간을 입원 치료로
전환한 것이다.
초혜와 초린이와 같이 새로 산 집으로 갔을 때의 그 어리둥절한 모습.
왕방울만한 눈과 쩌억 벌어진 입.
몇년간 한 방에서 자매끼리 같이 잤던 기억때문인지, 며칠간 밤만 되면
이 방으로 뛰어가는 소리, 저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새벽까지 들렸다.
평상시 혜린이와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혜린이와 있었을 때는
넓은 집이 쥐죽은 듯이 조용했었는데 초혜와 초린이가 들어오고 난 뒤부터
며칠간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넓직한 침대가 신기한지 밤새도록 뛰는 날도 있었고,
마치 달리기 트랙인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서로 달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넘어져서 벽걸이형 티비에 머리를 크게 소리가 나도록
들어 박기도 하고.
초혜와 초린이가 벌집 쑤신 듯이 여기 저기서 일을 벌리자 정작 초초한
사람은 혜린이였다.
시종 내 눈치만 보다가 드디어 초혜가 넘어져 티비에 부딪치자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뛰어가서 작은 소리로 훈계를 한다.
-괜찮아,괜찮아. 목 위에 달린 게 중요하지 그깟 기계가 중요하겠어.
풀이 죽은 모습을 하기에 볼을 잡아 당기며 한마디 하고 방으로 들어 왔다.
며칠간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이제 야생마처럼 날뛰는 일은 많이 사라졌다.
물론 그래도 식사 후에 방방 날뛰는 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혜린이의 설교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하고 있지만..
이제 초혜와 초린이도 익숙해지고 시간이 지나 방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며칠전에 마지막 과목을 치른 기말 고사의 결과가 다음주 쯤에 나오면
곧 여름 방학을 하게 될 것이다.
내 방의 모습은 조금씩 변해갔다.
틈틈히 시간이 나면 뭔가를 조금씩 사오기 때문이다.
개인용 전파 송수신 장치, 주파수 리모컨트롤러 와 같은 것도 있었고
축구공,농구공, 몇개의 야구공이나 야구장비도 있었다.
최근에는 다섯개의 검도용 죽도와 목검, 그리고 몽둥이 한자루.
사실 이 몽둥이는 겉모습은 장대와 같지만 사실 그 안에는 진검이
숨겨져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에 혜린이나
초혜,초린이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경우에는 특성 시간대에는
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죽도나 목검은 물론 혹여 진검을 휘두를 때 들어올 경우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이아몬드를 생성하는 과정이
다른 사람이 목격할 경우, 나의 신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여름의 폭염은 살인적이었다.
화랑은 집에서 점심을 먹고는 옷을 바꿔 입고 다시 나갔다.
언제나 토요일이면 주린 배를 약간의 음식으로 해결하고는 다시 나간다.
같은 1학년이지만 화랑은 아는 사람이 많았다.
성격도 부드럽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오빠나 언니들이 무슨 부탁을 해도 대부분 부탁을 들어 준다.
다른 친구들은 뭔가 핑계를 대고 피하기만 하는데..
운동도 특별히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가끔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축구 골대 부근에서 서있거나
골키퍼나 다른 선수들과 잡담을 나누는 모습뿐이었다.
가끔 공이 근처로 가면 달려가서 멀리 차기만 할 뿐, 다른 선수들처럼
공을 몰고 가거나 멋지게 제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끔씩 있는 방과 후의 내기 축구나 간간히 주말에
가지는 축구 게임에는 꼬박 꼬박 선수로 나갔다.
그러고보니 기말고사 직후 있었던 체육 대회에서도 반 선수,학년 선수로
나가서 공을 찼다.
그 때도 그냥 멀뚱멀뚱 서있다가 공만 오면 멀리 차낼 뿐, 다른 선수들처럼
일부러 멋진 모습을 보일려고 하지는 않았다.
화랑은 운동은 잘 못하는 것 같았지만 게임은 잘하는 것 같았다.
집에서도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았고, 초혜나 초린이와 같이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많았다.
주말에 나가는 경우는 대부분 축구 경기가 아니면 내기 게임이었다.
하긴, 축구나 게임이나 모두 돈을 건 내기 게임이다.
그릇을 깨끗히 닦아서 선반에 올려놓고 거실로 나와보니 초혜와 초린이가
같이 누워서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기에 조금
떨어져서 보라고 말하자 금방 끝난다며 투정을 부린다.
조금 있다 끝난다기에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라고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와 숙제를 했다. 방학이 이제 코 앞으로 다가와서인지 몰라도
평소에는 숙제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요즈음 부쩍 늘었다.
한참 숙제를 하고 있으니 초혜가 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갔다.
밖에 화장실 놔두고 언니 공부하는데 와서 시끄럽게 할꺼냐고 말했더니
초린이가 욕실에서 목욕하기 때문에 자신이 목욕할 욕실이 언니꺼 밖에
없다고 말하고는 시끄럽게 물소리를 낸다.
누워있을 수 있는 욕탕이 화랑이 쓰는 방과 자신이 쓰는 방, 그리고
그냥 같이 쓰는 화장실에 욕실도 있는데, 같이 쓰는 화장실의 욕실을
초린이가 사용해서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여기서 한다는 말이었다.
곧이어 욕탕에 물채우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기 때문에
-애는, 조금 기다리면 될 것 아냐.
하고 큰소리로 말했더니 안에 있던 초혜가 기다리기 싫다며
억지를 부렸다.
시간이 지나, 숙제를 마치고 일어나 기지개를 하며 욕실로 향했다.
집에 와서 점심을 만들고, 다시 정리하고 바로 숙제를 했기에 온 몸이
뻐근했기 때문이다.
어서 빨리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조용히 눈을 감고 싶었다.
별 생각없이 문을 열었는데 욕탕 안에는 아직도 초혜가 있었다.
목 위만 빼곰히 내놓고 귀에 이어폰을 끼고 누워있었는데 아무래도
노래를 듣다가 그냥 잠에 빠진 것 같았다.
이어폰을 빼주고 조용히 문을 닫고 거실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
초혜는 성격이 침착하고 조용한 자신이나 초린이와 달리 성격이 매우
활발하고 활동적이서 목욕중에 잠에 빠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뭔가 새로운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목욕도 오래 하지 않고, 몸에 물만
대충 묻으면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초린이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신처럼 초린이도 목욕하면서 자주 졸기 때문에 거실에 있는 욕실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조용히 문을 열고 안을 살펴보니 역시 자신의 생각처럼 초린이가 등을
위로 향한체 거꾸로 누워서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자고 있었다.
살짝 들어가서 물에 손을 넣어보니 아직 물이 식지 않아서 감기는
걸릴 것 같지 않았다.
"1층에 남은 욕실은 하나뿐이네."
천상 화랑이 방에 있는 욕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2층에도 몇개의 욕실이 있기는 있었지만 관리상의 이유로 2층은 밸브를
잠궜기 때문이다.
화랑이 돌아오면 살짝 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화랑의 방문을 열었다.
매일 화랑을 깨우러 들어오는 방이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여기서 옷을
벗고 알몸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졌다.
욕실에 들어가 욕탕에 물을 채우고 그동안 머리를 감았다.
머리를 감고 옷을 벗어 선반에 올려 놓고 따뜻한 물 속에 들어가니
그동안 쌓인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자면 안되는데.."
화랑이 오기 전에 씻고 나가거나, 화랑이 오면 살짝 나가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졸지 말자,졸지 말자, 졸지 말자" 하고 주문을 걸어 봤지만
역시나였다.
잠시 후,스르르 눈이 감기는 듯 하더니 의식을 물 속으로 흘려보낸다.
....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귀가 간지러웠을까. 아련한 소리에 번쩍 눈을 떳다.
"자면 안되는데 또 자버렸네"
그렇게 자신을 자책하고 있을 무렵, 아까부터 계속 무슨 소리가 들렸다.
그레서야 화랑이 돌어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뜨거웠던 물도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물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일어서서 살짝 문을 열고 밖을 훔쳐봤다.
언제 들어았는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입는 가벼운 가운을 입고 길다란
몽둥이를 어지럽게 휘두르고 있었다.
왼손은 등허리에 붙이고, 오른손에 막대리를 들고 한참을 휘두르더니
어느 순간, 오른손에 있던 막대기가 사라지고 이제는 왼손으로 검을 들고
어지럽게 휘둘렀다.
진검인지 빛을 반사하며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새하얀 크레파스를
들고 허공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듯 하였다.
한참을 휘둘렀을까
애초에 왼손은 밖으로 내서 입었던 모양인지 한쪽 상의가 허리에 걸리며
남자의 살결이 드러났다.
상체를 드러내놓고 반짝반짝 빛나는 땀과 함께 휘둘러지는 검무를
보고 있으니 왠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한테 아름답다니.."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검무만을 바라보았다. 정확하게는 휘둘러지는
새아? 크레파스가 그리는 허공의 그림을 ?았다.
드디어 그림을 다 그린 것일까.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검무가 어느 순간 마치 거짓말처럼 허공에서
끝났다.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비로서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한 지를 인식하고 다급히 화랑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화랑이 나가면 자신도 살짝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는 것이 너무 늦었을까.
검무는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춘 것이었다.
비로써 검무의 주인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항상 보여주는 미소짓는 얼굴이 아니라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허둥대며 문을 닫고 둘아서서, 수건으로 급히 몸을 가리자 뒤에서 문이
열리며 화랑이 들어왔다.
시간이 촉박했기에 바디타월로 몸을 감싸지도 못하고, 그냥 일반 수건을
세로로 세워서 급히 앞부분만 가리고 돌아섰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텐데.."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 보는 싸늘한 표정.
항상 웃고 있어서 이런 면도 있는지 몰랐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표정없는 얼굴로 서있는 그의 모습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몇걸음 안되는 거리를 좁히는 그를 차마 마주 볼 수 없어 고개만 밑으로
떨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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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그래도 남자가 하니까 그나마 타격계 격투기다운 모습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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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다이빙, 그림이 좋군요.
역시 남자,여자 상관없이 전신에 골고루 압력이 분산되는 수영이
몸매 가꾸기에 좋다더니 다이빙 하는 선수치고 군살붙은 선수는 없네요.
더불어 인어들이 공중에서 부리는 묘기란, 가히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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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의 에피소드 1. 이제 끝부분 다듬기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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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을 오타정리 하지 않고 올렸더니 사소한 오타가 몇개 나오네요.
이번에도 오타정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믄 오타는 없는 듯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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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준시 10.12 / 2002
이 글은 전적으로 픽션임을 밝힌다. 지명,상명,기관명,국명 기타 등등,
실생활의 그 무엇과도 연관이 없음을 밝히고 밝히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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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이 날짜가 지나가고, 초혜와 초린이가 퇴원을 했다.
당초 초린이가 먼저 퇴원하고 일,이주 후에 초혜가 퇴원해야 했었지만,
초혜가 혼자 남는 것을 기피해서 초린이의 통학 치료 기간을 입원 치료로
전환한 것이다.
초혜와 초린이와 같이 새로 산 집으로 갔을 때의 그 어리둥절한 모습.
왕방울만한 눈과 쩌억 벌어진 입.
몇년간 한 방에서 자매끼리 같이 잤던 기억때문인지, 며칠간 밤만 되면
이 방으로 뛰어가는 소리, 저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새벽까지 들렸다.
평상시 혜린이와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혜린이와 있었을 때는
넓은 집이 쥐죽은 듯이 조용했었는데 초혜와 초린이가 들어오고 난 뒤부터
며칠간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넓직한 침대가 신기한지 밤새도록 뛰는 날도 있었고,
마치 달리기 트랙인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서로 달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넘어져서 벽걸이형 티비에 머리를 크게 소리가 나도록
들어 박기도 하고.
초혜와 초린이가 벌집 쑤신 듯이 여기 저기서 일을 벌리자 정작 초초한
사람은 혜린이였다.
시종 내 눈치만 보다가 드디어 초혜가 넘어져 티비에 부딪치자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뛰어가서 작은 소리로 훈계를 한다.
-괜찮아,괜찮아. 목 위에 달린 게 중요하지 그깟 기계가 중요하겠어.
풀이 죽은 모습을 하기에 볼을 잡아 당기며 한마디 하고 방으로 들어 왔다.
며칠간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이제 야생마처럼 날뛰는 일은 많이 사라졌다.
물론 그래도 식사 후에 방방 날뛰는 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혜린이의 설교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하고 있지만..
이제 초혜와 초린이도 익숙해지고 시간이 지나 방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며칠전에 마지막 과목을 치른 기말 고사의 결과가 다음주 쯤에 나오면
곧 여름 방학을 하게 될 것이다.
내 방의 모습은 조금씩 변해갔다.
틈틈히 시간이 나면 뭔가를 조금씩 사오기 때문이다.
개인용 전파 송수신 장치, 주파수 리모컨트롤러 와 같은 것도 있었고
축구공,농구공, 몇개의 야구공이나 야구장비도 있었다.
최근에는 다섯개의 검도용 죽도와 목검, 그리고 몽둥이 한자루.
사실 이 몽둥이는 겉모습은 장대와 같지만 사실 그 안에는 진검이
숨겨져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에 혜린이나
초혜,초린이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경우에는 특성 시간대에는
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죽도나 목검은 물론 혹여 진검을 휘두를 때 들어올 경우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이아몬드를 생성하는 과정이
다른 사람이 목격할 경우, 나의 신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여름의 폭염은 살인적이었다.
화랑은 집에서 점심을 먹고는 옷을 바꿔 입고 다시 나갔다.
언제나 토요일이면 주린 배를 약간의 음식으로 해결하고는 다시 나간다.
같은 1학년이지만 화랑은 아는 사람이 많았다.
성격도 부드럽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오빠나 언니들이 무슨 부탁을 해도 대부분 부탁을 들어 준다.
다른 친구들은 뭔가 핑계를 대고 피하기만 하는데..
운동도 특별히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가끔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축구 골대 부근에서 서있거나
골키퍼나 다른 선수들과 잡담을 나누는 모습뿐이었다.
가끔 공이 근처로 가면 달려가서 멀리 차기만 할 뿐, 다른 선수들처럼
공을 몰고 가거나 멋지게 제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끔씩 있는 방과 후의 내기 축구나 간간히 주말에
가지는 축구 게임에는 꼬박 꼬박 선수로 나갔다.
그러고보니 기말고사 직후 있었던 체육 대회에서도 반 선수,학년 선수로
나가서 공을 찼다.
그 때도 그냥 멀뚱멀뚱 서있다가 공만 오면 멀리 차낼 뿐, 다른 선수들처럼
일부러 멋진 모습을 보일려고 하지는 않았다.
화랑은 운동은 잘 못하는 것 같았지만 게임은 잘하는 것 같았다.
집에서도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았고, 초혜나 초린이와 같이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많았다.
주말에 나가는 경우는 대부분 축구 경기가 아니면 내기 게임이었다.
하긴, 축구나 게임이나 모두 돈을 건 내기 게임이다.
그릇을 깨끗히 닦아서 선반에 올려놓고 거실로 나와보니 초혜와 초린이가
같이 누워서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기에 조금
떨어져서 보라고 말하자 금방 끝난다며 투정을 부린다.
조금 있다 끝난다기에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라고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와 숙제를 했다. 방학이 이제 코 앞으로 다가와서인지 몰라도
평소에는 숙제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요즈음 부쩍 늘었다.
한참 숙제를 하고 있으니 초혜가 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갔다.
밖에 화장실 놔두고 언니 공부하는데 와서 시끄럽게 할꺼냐고 말했더니
초린이가 욕실에서 목욕하기 때문에 자신이 목욕할 욕실이 언니꺼 밖에
없다고 말하고는 시끄럽게 물소리를 낸다.
누워있을 수 있는 욕탕이 화랑이 쓰는 방과 자신이 쓰는 방, 그리고
그냥 같이 쓰는 화장실에 욕실도 있는데, 같이 쓰는 화장실의 욕실을
초린이가 사용해서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여기서 한다는 말이었다.
곧이어 욕탕에 물채우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기 때문에
-애는, 조금 기다리면 될 것 아냐.
하고 큰소리로 말했더니 안에 있던 초혜가 기다리기 싫다며
억지를 부렸다.
시간이 지나, 숙제를 마치고 일어나 기지개를 하며 욕실로 향했다.
집에 와서 점심을 만들고, 다시 정리하고 바로 숙제를 했기에 온 몸이
뻐근했기 때문이다.
어서 빨리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조용히 눈을 감고 싶었다.
별 생각없이 문을 열었는데 욕탕 안에는 아직도 초혜가 있었다.
목 위만 빼곰히 내놓고 귀에 이어폰을 끼고 누워있었는데 아무래도
노래를 듣다가 그냥 잠에 빠진 것 같았다.
이어폰을 빼주고 조용히 문을 닫고 거실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
초혜는 성격이 침착하고 조용한 자신이나 초린이와 달리 성격이 매우
활발하고 활동적이서 목욕중에 잠에 빠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뭔가 새로운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목욕도 오래 하지 않고, 몸에 물만
대충 묻으면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초린이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신처럼 초린이도 목욕하면서 자주 졸기 때문에 거실에 있는 욕실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조용히 문을 열고 안을 살펴보니 역시 자신의 생각처럼 초린이가 등을
위로 향한체 거꾸로 누워서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자고 있었다.
살짝 들어가서 물에 손을 넣어보니 아직 물이 식지 않아서 감기는
걸릴 것 같지 않았다.
"1층에 남은 욕실은 하나뿐이네."
천상 화랑이 방에 있는 욕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2층에도 몇개의 욕실이 있기는 있었지만 관리상의 이유로 2층은 밸브를
잠궜기 때문이다.
화랑이 돌아오면 살짝 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화랑의 방문을 열었다.
매일 화랑을 깨우러 들어오는 방이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여기서 옷을
벗고 알몸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졌다.
욕실에 들어가 욕탕에 물을 채우고 그동안 머리를 감았다.
머리를 감고 옷을 벗어 선반에 올려 놓고 따뜻한 물 속에 들어가니
그동안 쌓인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자면 안되는데.."
화랑이 오기 전에 씻고 나가거나, 화랑이 오면 살짝 나가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졸지 말자,졸지 말자, 졸지 말자" 하고 주문을 걸어 봤지만
역시나였다.
잠시 후,스르르 눈이 감기는 듯 하더니 의식을 물 속으로 흘려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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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귀가 간지러웠을까. 아련한 소리에 번쩍 눈을 떳다.
"자면 안되는데 또 자버렸네"
그렇게 자신을 자책하고 있을 무렵, 아까부터 계속 무슨 소리가 들렸다.
그레서야 화랑이 돌어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뜨거웠던 물도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물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일어서서 살짝 문을 열고 밖을 훔쳐봤다.
언제 들어았는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입는 가벼운 가운을 입고 길다란
몽둥이를 어지럽게 휘두르고 있었다.
왼손은 등허리에 붙이고, 오른손에 막대리를 들고 한참을 휘두르더니
어느 순간, 오른손에 있던 막대기가 사라지고 이제는 왼손으로 검을 들고
어지럽게 휘둘렀다.
진검인지 빛을 반사하며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새하얀 크레파스를
들고 허공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듯 하였다.
한참을 휘둘렀을까
애초에 왼손은 밖으로 내서 입었던 모양인지 한쪽 상의가 허리에 걸리며
남자의 살결이 드러났다.
상체를 드러내놓고 반짝반짝 빛나는 땀과 함께 휘둘러지는 검무를
보고 있으니 왠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한테 아름답다니.."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검무만을 바라보았다. 정확하게는 휘둘러지는
새아? 크레파스가 그리는 허공의 그림을 ?았다.
드디어 그림을 다 그린 것일까.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검무가 어느 순간 마치 거짓말처럼 허공에서
끝났다.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비로서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한 지를 인식하고 다급히 화랑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화랑이 나가면 자신도 살짝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는 것이 너무 늦었을까.
검무는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춘 것이었다.
비로써 검무의 주인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항상 보여주는 미소짓는 얼굴이 아니라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허둥대며 문을 닫고 둘아서서, 수건으로 급히 몸을 가리자 뒤에서 문이
열리며 화랑이 들어왔다.
시간이 촉박했기에 바디타월로 몸을 감싸지도 못하고, 그냥 일반 수건을
세로로 세워서 급히 앞부분만 가리고 돌아섰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텐데.."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 보는 싸늘한 표정.
항상 웃고 있어서 이런 면도 있는지 몰랐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표정없는 얼굴로 서있는 그의 모습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몇걸음 안되는 거리를 좁히는 그를 차마 마주 볼 수 없어 고개만 밑으로
떨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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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그래도 남자가 하니까 그나마 타격계 격투기다운 모습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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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다이빙, 그림이 좋군요.
역시 남자,여자 상관없이 전신에 골고루 압력이 분산되는 수영이
몸매 가꾸기에 좋다더니 다이빙 하는 선수치고 군살붙은 선수는 없네요.
더불어 인어들이 공중에서 부리는 묘기란, 가히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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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의 에피소드 1. 이제 끝부분 다듬기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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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을 오타정리 하지 않고 올렸더니 사소한 오타가 몇개 나오네요.
이번에도 오타정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믄 오타는 없는 듯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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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준시 10.12 / 2002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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