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인형 (1)
“저기…선배…오늘 시간 되세요?”
어렵사리 꺼낸 그의 말에 그녀가 낮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미안. 친구랑 약속이 있거든.”
“그…그래요? 실례했습니다.”
그는 세차게 뛰는 심장에 손을 얹고서 빠르게 그녀로부터 벗어났다.
그녀를 본 것은 3개월 전. 대학에 처음 들어오고 나서 1,3.4 학년 과 미팅이
있을 때였다.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녀의 이름은 김미경. 그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였다.
그녀는 언제나 10시가 되면 집으로 향하는 차를 탔다.
조금 전 그는 그녀에게 같이 가자고 할 생각이었다. 같은 방향이고, 같은
차를 타고 갈 수 있었으므로. 하지만 그녀는 그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따로 약속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실망감을 안고서 대학로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후문 바로 앞에 있는
오락실로 들어섰다. 그가 자주 이용하는 오락실이다. 비록, 할 줄 아는 오락은
1945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3판을 잘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오래통에 가기 위해서. 혹자는 오락실 안의 노래방이라 하여,
오래방이라 하지만 이것이 어찌 방이 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그는 통이라 칭하고,
그래서 그는 그것을 오래통이라 불렀다.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대~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호~ …….”
그는 항상 즐겨 부르는 ‘인형의 꿈’을 불렀다.
선배는 내 마음 알까….
한참 노래를 부르던 그는 시계를 보았다. 오후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조금 더 지체해 버리면 막차를 놓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택시를 타야하고,
택시를 타게 되면 버스 요금의 10배 가까이 돈이 깨져버린다. 그는 그런
낭비를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돈이 풍족하기로서니 낭비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힘없는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는 언제나처럼 맨 뒤의
바로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일 뒷자리는 어느 버스든 항상 다른 자리보다 높이 솟아있다. 그는 그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너무 위험한 것이었다. 만약 사고가 날 경우에 가장 많이 다칠 가능성이
있는 곳이 그 뒷좌석이었다. 그렇다고 중간 즈음에 앉기는 뭐한게 그 자리는
내리는 문과 가깝기 때문에 아줌마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였다.
물론 경로석은 앞쪽에 있다. 하지만 내릴 때 편하게 내리기 위해서 중간을
선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리를 비키지 않아도 되고, 그나마 안전한 편인
뒤에서 한 칸 앞의 자리를 선호하는 것이었다.
두 정거장 쯤 갔을까? 일단의 사람들이 더 탔다. 그가 탔던 곳은 버스 노선이 시작되는
부근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또한, 지금은 출발지에서 가까워서 내리는 사람 또한 없었다.
그는 무심히 밖을 보고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그는 버스 내부를 한번 슥- 둘러보았다.
아는 사람이 혹 타지는 않았을까 하는 경계의식이었다. 이 주변이 그가 다니는 대학
주변인만큼 아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기 때문이었다. 막 다시 고개를 창 밖으로
돌리려는 찰나 그는 익숙한 뒷모습을 보았다.
설마! 아닐 것이다. 그녀는 오늘 약속이 있다 하지 않았던가. 그는 앞좌석에 앉은
그녀로 추정되는 여자를 살펴보았다.
그녀와 같은 부드러운 검은 머리. 어깨를 넘는 길이. 검은색 얇은 끈으로 이어진 가방.
연녹색 상의. 옆으로 나온 다리로 인해 보이는 청바지. 그리고 작은 검은색 구두.
오늘 만났던 그녀와 같은 스타일이다.
그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혹시라도 그녀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가서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 보다는 기다리는 것을 택했다. 그녀가
어딘가에서 내릴 때 그녀는 내리는 문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뒤를 돌아볼 것이고,
그러면 자연히 뒤쪽에 앉아있는 그로서는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어느새 사람이 많이 타서, 한번 일어섰다가는 다시 앉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점
또한 합리적인 그에게는 그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되어 주었다.
그는 버스가 가는 내내 그녀를 주시하였다.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서. 버스가
한참을 달려, 어느새 그가 내릴 곳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고민하였다. 이대로
내릴 것인가, 아니면 계속 남아서 그녀가 맞는지 확인을 할 것인가. 그는 그냥
내리기로 하였다. 어차피 그녀와 그는 버스가 내리는 곳은 같은 곳이었으니까.
그녀가 맞는다면 여기서 내릴 것이고, 아니라면 안 내릴 것이다. 혹, 그녀가 맞고
그녀가 몇 정거장 더 가서 약속이 있다면? 하지만 지금은 11시가 가까워오고 있는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 8시 즈음이면 버스를 타고서 학교로 가는 그녀가 이 시간에
약속이 있을 리가 없다. 그녀를 보기 위해서, 같이 학교로 가기 위해서 그는 항상
일찍 나와서 기다리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녀와 같이 학교로 갈 수 있었다.
그는 앞의 그녀를 주시하며 일어서서 벨을 눌렀다. 그리고 내리기 위해서 문 앞에
대기하였다. 정거장이 가까워오자 그녀도 일어서는 것이 보인다. 이윽고 그녀가
몸을 돌리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그는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당황함을. 빠르게 사라졌지만 그는
분명히 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말없이 싱긋 웃어주기만 하였다.
둘은 버스에서 내린 후에 간단히 인사를 하고서 헤어졌다. 평소라면 그가 그녀를
집에까지 바래다준다면서 이것저것 말을 걸며 달라붙었겠지만 그는 지금 그럴 정신이 아니었다.
집으로 향하는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감히 나를 속였단 말인가! 네년이! 얼마나
잘났기에! 집으로 향하는 그의 주먹은 꽉 쥐어져 있었다.
“저기…선배…오늘 시간 되세요?”
어렵사리 꺼낸 그의 말에 그녀가 낮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미안. 친구랑 약속이 있거든.”
“그…그래요? 실례했습니다.”
그는 세차게 뛰는 심장에 손을 얹고서 빠르게 그녀로부터 벗어났다.
그녀를 본 것은 3개월 전. 대학에 처음 들어오고 나서 1,3.4 학년 과 미팅이
있을 때였다.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녀의 이름은 김미경. 그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였다.
그녀는 언제나 10시가 되면 집으로 향하는 차를 탔다.
조금 전 그는 그녀에게 같이 가자고 할 생각이었다. 같은 방향이고, 같은
차를 타고 갈 수 있었으므로. 하지만 그녀는 그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따로 약속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실망감을 안고서 대학로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후문 바로 앞에 있는
오락실로 들어섰다. 그가 자주 이용하는 오락실이다. 비록, 할 줄 아는 오락은
1945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3판을 잘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오래통에 가기 위해서. 혹자는 오락실 안의 노래방이라 하여,
오래방이라 하지만 이것이 어찌 방이 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그는 통이라 칭하고,
그래서 그는 그것을 오래통이라 불렀다.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대~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호~ …….”
그는 항상 즐겨 부르는 ‘인형의 꿈’을 불렀다.
선배는 내 마음 알까….
한참 노래를 부르던 그는 시계를 보았다. 오후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조금 더 지체해 버리면 막차를 놓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택시를 타야하고,
택시를 타게 되면 버스 요금의 10배 가까이 돈이 깨져버린다. 그는 그런
낭비를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돈이 풍족하기로서니 낭비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힘없는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는 언제나처럼 맨 뒤의
바로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일 뒷자리는 어느 버스든 항상 다른 자리보다 높이 솟아있다. 그는 그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너무 위험한 것이었다. 만약 사고가 날 경우에 가장 많이 다칠 가능성이
있는 곳이 그 뒷좌석이었다. 그렇다고 중간 즈음에 앉기는 뭐한게 그 자리는
내리는 문과 가깝기 때문에 아줌마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였다.
물론 경로석은 앞쪽에 있다. 하지만 내릴 때 편하게 내리기 위해서 중간을
선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리를 비키지 않아도 되고, 그나마 안전한 편인
뒤에서 한 칸 앞의 자리를 선호하는 것이었다.
두 정거장 쯤 갔을까? 일단의 사람들이 더 탔다. 그가 탔던 곳은 버스 노선이 시작되는
부근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또한, 지금은 출발지에서 가까워서 내리는 사람 또한 없었다.
그는 무심히 밖을 보고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그는 버스 내부를 한번 슥- 둘러보았다.
아는 사람이 혹 타지는 않았을까 하는 경계의식이었다. 이 주변이 그가 다니는 대학
주변인만큼 아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기 때문이었다. 막 다시 고개를 창 밖으로
돌리려는 찰나 그는 익숙한 뒷모습을 보았다.
설마! 아닐 것이다. 그녀는 오늘 약속이 있다 하지 않았던가. 그는 앞좌석에 앉은
그녀로 추정되는 여자를 살펴보았다.
그녀와 같은 부드러운 검은 머리. 어깨를 넘는 길이. 검은색 얇은 끈으로 이어진 가방.
연녹색 상의. 옆으로 나온 다리로 인해 보이는 청바지. 그리고 작은 검은색 구두.
오늘 만났던 그녀와 같은 스타일이다.
그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혹시라도 그녀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가서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 보다는 기다리는 것을 택했다. 그녀가
어딘가에서 내릴 때 그녀는 내리는 문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뒤를 돌아볼 것이고,
그러면 자연히 뒤쪽에 앉아있는 그로서는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어느새 사람이 많이 타서, 한번 일어섰다가는 다시 앉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점
또한 합리적인 그에게는 그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되어 주었다.
그는 버스가 가는 내내 그녀를 주시하였다.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서. 버스가
한참을 달려, 어느새 그가 내릴 곳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고민하였다. 이대로
내릴 것인가, 아니면 계속 남아서 그녀가 맞는지 확인을 할 것인가. 그는 그냥
내리기로 하였다. 어차피 그녀와 그는 버스가 내리는 곳은 같은 곳이었으니까.
그녀가 맞는다면 여기서 내릴 것이고, 아니라면 안 내릴 것이다. 혹, 그녀가 맞고
그녀가 몇 정거장 더 가서 약속이 있다면? 하지만 지금은 11시가 가까워오고 있는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 8시 즈음이면 버스를 타고서 학교로 가는 그녀가 이 시간에
약속이 있을 리가 없다. 그녀를 보기 위해서, 같이 학교로 가기 위해서 그는 항상
일찍 나와서 기다리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녀와 같이 학교로 갈 수 있었다.
그는 앞의 그녀를 주시하며 일어서서 벨을 눌렀다. 그리고 내리기 위해서 문 앞에
대기하였다. 정거장이 가까워오자 그녀도 일어서는 것이 보인다. 이윽고 그녀가
몸을 돌리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그는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당황함을. 빠르게 사라졌지만 그는
분명히 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말없이 싱긋 웃어주기만 하였다.
둘은 버스에서 내린 후에 간단히 인사를 하고서 헤어졌다. 평소라면 그가 그녀를
집에까지 바래다준다면서 이것저것 말을 걸며 달라붙었겠지만 그는 지금 그럴 정신이 아니었다.
집으로 향하는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감히 나를 속였단 말인가! 네년이! 얼마나
잘났기에! 집으로 향하는 그의 주먹은 꽉 쥐어져 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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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9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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