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 28화 신성전투 II(2)
"뭐?"
아하루가 황당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말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 말을 못들었나? 이런 내목소리가 그다지 작은 편은 아닌데? 그럼 다시 말하지 내.용.병.단.을.맡.아.주.게"
호르텝이 한자 한자 끊어서 다시금 말하자 아하루가 황당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셨다.
"후~ 세상에..."
"왜? 못맡겠나?"
"그걸 말이라고 하는겐가? 그래 한 번 생각해 보게 이때껏 알지도 못하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용병단을 맡으시오 한다면 그래 그걸 단박에 승낙해야할 일인가?"
호르텝이 어깨를 으쓱 거렸다.
"그럼 좋지 뭘?"
아하루가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살레 살레 저었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표정을 보고는 싱긋 웃었다.
"뭐 사실 처음엔 황당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자네와 난 이제 처음 본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같이 사선을 넘은 전우라구. 그게 얼마나 큰건지는 알지? 아 물론 부대도 다르고 하지만 뭐 처음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그리고 내 부하들 걱정도 될걸세 사실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면 밑에 잇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겟지. 하지만 걱정 말게나. 내 밑에 애들은 내 말이면 꺼뻑 죽으니 말일세.
어때 받아 주겠나?"
"못해. 안해 왜? 내가?"
아하루가 탁자를 내리치며 그렇게 강하게 말했다. 그러자 호르텝의 눈이 서글픈 눈으로 바뀌었다.
"후~ 자네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네. 그래도 엄연히 같은 사선을 넘은 동지인데 말일세.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다 털어 놓음세 사실 내 걱정은 당장 다가온 2차 전투 때문일세 보아하니 앞으로 막대한 인원의 손실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 그걸 알고 잇는 입장에서 야 너희들 나가서 죽어 그렇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자네는 이미 어느정도 이런 사실을 알고 왓으니 어떤 방도가 잇겠지. 그러니 인원도 그정도만 들고 온걸게고. 그래 솔직히 나 내부하들 죽이기 싫네. 아까도 이야기 햇지만 이것은 개죽음이야. 난 내부하들에게 개죽음 당하라고 말할 수 없네.
명예? 용기? 영광? 그런 것은 어디 개뼈다구 찾는 비루먹은 노망난 개에게나 던져주게. 난 살고 싶고 그런만큼 내 부하들도 살리고 싶네. 그래 까짓것 희생을 불구하고 싸운다면 능히 승리할 자신도 그리고 승리를 이끌어낼 자신은 내게도 있네. 하지만 문제는 그것에 따를 막대한 부하들의 희생이야.
최소한의 휘생으로 이전투를 끝낼 자신이 내겐 없네. 이번은 내가 피한다고 피해질 그런 성질의 것도 아니고 말일세. 하지만 자네는 달라. 자네의 능력으로 봐서는 최소한의 피해로 이 말도 안되는 개같은 전투를 끝낼 수 잇겠지.
도와주게. 그래. 이렇게하지. 우리 용병단이 아예 자네의 용병단에 편입하겠네. 말하자면 이른바 용병단 간의 병합이지. 물론 그것은 이번 전투가 끝난뒤 이루어 지겠지만 말일세.
부탁일세. 내 부하들이 이대로 개죽음 당하는 것은 면하게 해주게나"
호르텝의 말에 아하루가 한숨을 내셨다.
"으..음..."
하지만 쉽게 결단 할 수 없었던지 아하루의 얼굴은 여전히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도 망설이나? 사실 내 얼굴에 금칠하기는 싫지만 이래뵈도 큰바위 용병단이라고 한다면 우리 동네에서는 지나가며 울던 아이들도 울음을 멈추고 딸꾹 거린다네. 사실 우리 용병단 녀석들이 게으름 피우는 것은 있어도 능력하나만은 끝내준다는 것을 내 보장하겠네.
믿지 못하겠으면 당장 가서 물어보아도 괜찮네. 아 물론 우리 동에까지 와서 말일세...
그리고 뭐 자네의 맘은 다 알고 있네. 이렇게 편입해서 우리랑 합쳐지게 된다면 너무 호박이 넝쿨채 들어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겠고 또 우리가 일방적인 손해를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지 모르네 하지만 이것은 우리를 위한것이기도 한다네.
사실 자네의 용병단 이 지닌 후견인 만큼 만큼 든든한 후견인이 어디있겠나? 쳄벌린 상인단 하면 그래도 전 다룬에서 알아주는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대한 상인단 아닌가? 그러니 우리도 그 덕좀 보겟다는 것일세
뭐 이것은 자네들이 저번 짐보만 전투때 전원이 중기병차림으로 나타낫다는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그대로 믿어서는 아니네 하지만 그런 소문이 돌만큼 자네 쳄벌린 용병단에서 지원이 막강한게 아니겠나?
사실 나도 더 이상 이곳 저곳 떠돌아 다니며 귀족들의 눈치나 보면서 사는 것은 지겹네. 그놈들이야 지들이 해준것도 없으면서 사사건건 이리 트집잡고 저리 트집잡고 돈이나 뜯어가질 않겠나? 그러면서 제놈들 일이 잇을 때 우리를 공짜로 부려먹기 일쑤이고 말일세 그러면서 어떤 치사한 놈들은 돈이 아까운지 밥조차 먹이지 않더구만.
자네들은 이번에 쉴 때 기사단 병영에서 쉬기까지 햇다지? 사실이 아니라고는 하지말게 다 알고 왓다네 뭐 그 소문이 워낙에 많이 퍼봅杵償?말일세
그러니 그 든든한 후견인의 혜택을 우리도 나누어 달라는 그애길세. 그렇다고 내가 뭐 자네의 밥그릇을 빼앗겟다는 것은 아닐세
그저 불쌍한 우리 애들 아 물론 나도 포함되는 이야길세, 제발 거둬들여 배 곪지 않게끔 해달라는 이야기 일세.
이때껏 내가 애들을 굶긴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네. 하지만 자네라면 이제 아이들을 맡기고 의탁할 수 잇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일세 아 물론 이번 전투에서 자네의 능력도 중요하고 말일세
그러니 우리 애들 목숨 살려준다는 셈치고..."
"그만 그만"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호르텝의 말에 질렸는지 결국 아하루가 참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니깐. 결국 이번 전투에서 자네들을 도와주면 우리 용병단에 합류를 하겟다는 말이지?"
아하루가 이를 빠드득 갈며 그렇게 말했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그러니깐..."
"그만 그만"
아하루가 재빨리 호르텝의 말을 끊었다.
"한가지만 약속해 주게"
아하루가 이를 악물면서 호르텝을 노려보며 말했다.
"뭔가?"
"내 앞에서는 그렇게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늘어 놓는 그거. 그거만 말아주게나"
호르텝이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 약속하면 되나?"
아하루가 지긋이 이를 악물었다.
"그래"
"알겠네. 뭐 그러지"
"휴우~"
아하루가 안도의 숨을 내셨다. 호르텝이 빙긋이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정식 인사는 이따가 밤에 다시하도록 하세나."
아하루가 진이 빠졌는지 자리에 축 늘어진채 고개를 끄덕였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를 보며 흐믓한 웃음을 지었다.
"참"
호르텝이 자리에서 일어나다 말고는 아하루를 바라보앗다. 아하루의 몸이 움찔 거렸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몰래 살짝 웃고는 말을 꺼냈다.
"저번 전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네 밑으로 들어오려 한다고 하더군"
"내 밑으로?"
아하루가 의외라는 듯 묻자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 전투에 참가한 이들이 전부 노예였던 것은 알겠지?"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들 용병단에서 저번 전투에 참가한 후에는 전부 자유를 약속햇던 모양일세. 사실 그렇게 어린아이와 노인들이면 그 값도 얼마 안될테지.
어쨋건 각 용병단에서는 그들이 저번 전투에 전부 죽을 줄 알앗는데 그들이 오히려 살아나서 곤란해진 모양이더군?"
"어째서지?"
아하루의 물음에 호르텝이 빙긋이 웃었다.
"사실 용병단으로써도 그들이 그렇게 살아 날 줄 몰랐는데다가 한번 약속을 했으니 풀어줘야 하거든?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처음 죽을 고비를 넘기면 그는..."
"제몫의 병사가 되지"
아하루가 호르텝의 말을 이었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그래서 각 용병단도 그런 생각을 하는 모양이더군 더욱이 앞으로 전투가 남앗지 않은가? 그러면 그들을 한번 더 써먹을 수도 있을테고 말일세"
"그렇겠군"
"그런데 문제는 그 노예들도 그런 사정은 뻔히 안다는 사실이지. 더욱이 여기 전투에서 죽을 놈들인데 대우를 좀 잘해줬겠나? 그러니 아마 그들은 자유를 얻자마자 그들에게서 멀어지고자 하는 것이지"
"그럼 가면 될게 아닌가?"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고개를 저었다.
"문제는 그들이 당장 갈 곳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지. 어차피 그들 대부분이 이단 심문에 걸려 노에가 된자들이거나 아니면 과거 아레나 영토에서 잡아들인 사람들인지라 이미 마을이 쑥대밭이 됐을거라네"
호르텝의 말에 아하루의 눈빛이 아련하게 변했다. 하지만 이내 냉정을 찾고는 담담하게 말햇다.
"그런데 나보고 어쩌란 거지?"
호르텝이 살짝 웃었다.
"뭐 아마 자네 용병단이 그들을 받아 들인다고 소문만 나면 아마 전부 자네에게 몰려올걸?"
"하지만 어떻게?"
호르텝이 어깨를 으쓱했다.
"글세? 자네만 결정하면 자연 알려지겠지. 어떻게 받아들이겠나?"
아하루가 살짝 호르텝을 째려보았다.
"만약 안받아 들이겠다면 또 자네의 그 지겨운 푸념을 들어야 하나?"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천장을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아하루가 나직히 한숨을 셨다.
"후~ 그럴 생각인가 보군. 알겠네. 그런데 자넨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지?"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만면에 웃음을 띄었다.
"하하하 잘생각했네. 그러지 않아도 입이 근질 거리던 참이엇는데. 그리고 아까 이야기 하지 않았나? 우리 동네에서는 큰바위 용병단 하면 지나가며 울던 아이들도 울음을 그친다고. 다 능력이지"
호르텝의 말에 아하루의 얼굴이 잔뜩 찡그려지며 나직히 깊은 한숨을 내셨다.
검은 밤의 장막이 대지 위를 완전히 뒤덮었다. 초승달 조차 보이지 않는 밤 하늘은 밤별만이 그곳에 하늘이 걸려 있음을 알려 주었고 동시에 아무것도 분간치 못할 어둠이 깔린곳이 대지라는 사실을 역설하듯 말했다.
하지만 대지도 전혀 불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드문 드문 막사 주위를 둘러서 피워진 모닥불은 그곳이 대지이고 그리고 그곳에 사람이 잇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증언하고 잇었다.
"누구n!"
막사의 동쪽 외곽을 지키고 있던 용병 둘이 급히 창을 앞으로 겨누며 외쳤다. 그들의 눈 앞 검은 어둠이 짙게 깔린 그곳에 움직이는 물체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저..."
"신분을 밝혀! 안그러면 첩자로 판단 즉결 처형이다."
경계를 서고 있던 용병이 저도 모르게 이전의 버릇대로 그렇게 외쳐댓다. 하지만 그는 긴장한 탓인지 자신이 이전 병사였었을 때 버릇대로 하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아..아닙니다. 전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용병의 눈 앞에 흔들거리는 검은 물체가 급히 그렇게 대답했다. 약간 어린듯한 그의 말에 용병이 약간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용병의 창은 여전히 앞쪽을 겨눈채 였다.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와. 두손 들고 여기 불있는 곳으로"
용병의 말에 검은 물체가 움직이더니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용병의 말대로 불있는 곳까지 두 손을 번쩍 든채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싸구려 가죽옷을 걸치고 그 안에는 다 헤진 옷을 입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불빛에 비추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용병이 소년의 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벌렸다. 용병은 긴장감이 풀리는 듯 천천히 자신의 창을 거두고는 소년을 바라보앗다.
"무슨 일이지?"
용병의 질문에 소년이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결심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 이곳 용병단에 들려고 찾아왔습니다."
"뭐?"
용병이 기가찬 듯 그렇게 물었다.
"뭐?"
아하루가 황당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말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 말을 못들었나? 이런 내목소리가 그다지 작은 편은 아닌데? 그럼 다시 말하지 내.용.병.단.을.맡.아.주.게"
호르텝이 한자 한자 끊어서 다시금 말하자 아하루가 황당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셨다.
"후~ 세상에..."
"왜? 못맡겠나?"
"그걸 말이라고 하는겐가? 그래 한 번 생각해 보게 이때껏 알지도 못하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용병단을 맡으시오 한다면 그래 그걸 단박에 승낙해야할 일인가?"
호르텝이 어깨를 으쓱 거렸다.
"그럼 좋지 뭘?"
아하루가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살레 살레 저었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표정을 보고는 싱긋 웃었다.
"뭐 사실 처음엔 황당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자네와 난 이제 처음 본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같이 사선을 넘은 전우라구. 그게 얼마나 큰건지는 알지? 아 물론 부대도 다르고 하지만 뭐 처음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그리고 내 부하들 걱정도 될걸세 사실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면 밑에 잇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겟지. 하지만 걱정 말게나. 내 밑에 애들은 내 말이면 꺼뻑 죽으니 말일세.
어때 받아 주겠나?"
"못해. 안해 왜? 내가?"
아하루가 탁자를 내리치며 그렇게 강하게 말했다. 그러자 호르텝의 눈이 서글픈 눈으로 바뀌었다.
"후~ 자네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네. 그래도 엄연히 같은 사선을 넘은 동지인데 말일세.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다 털어 놓음세 사실 내 걱정은 당장 다가온 2차 전투 때문일세 보아하니 앞으로 막대한 인원의 손실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 그걸 알고 잇는 입장에서 야 너희들 나가서 죽어 그렇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자네는 이미 어느정도 이런 사실을 알고 왓으니 어떤 방도가 잇겠지. 그러니 인원도 그정도만 들고 온걸게고. 그래 솔직히 나 내부하들 죽이기 싫네. 아까도 이야기 햇지만 이것은 개죽음이야. 난 내부하들에게 개죽음 당하라고 말할 수 없네.
명예? 용기? 영광? 그런 것은 어디 개뼈다구 찾는 비루먹은 노망난 개에게나 던져주게. 난 살고 싶고 그런만큼 내 부하들도 살리고 싶네. 그래 까짓것 희생을 불구하고 싸운다면 능히 승리할 자신도 그리고 승리를 이끌어낼 자신은 내게도 있네. 하지만 문제는 그것에 따를 막대한 부하들의 희생이야.
최소한의 휘생으로 이전투를 끝낼 자신이 내겐 없네. 이번은 내가 피한다고 피해질 그런 성질의 것도 아니고 말일세. 하지만 자네는 달라. 자네의 능력으로 봐서는 최소한의 피해로 이 말도 안되는 개같은 전투를 끝낼 수 잇겠지.
도와주게. 그래. 이렇게하지. 우리 용병단이 아예 자네의 용병단에 편입하겠네. 말하자면 이른바 용병단 간의 병합이지. 물론 그것은 이번 전투가 끝난뒤 이루어 지겠지만 말일세.
부탁일세. 내 부하들이 이대로 개죽음 당하는 것은 면하게 해주게나"
호르텝의 말에 아하루가 한숨을 내셨다.
"으..음..."
하지만 쉽게 결단 할 수 없었던지 아하루의 얼굴은 여전히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도 망설이나? 사실 내 얼굴에 금칠하기는 싫지만 이래뵈도 큰바위 용병단이라고 한다면 우리 동네에서는 지나가며 울던 아이들도 울음을 멈추고 딸꾹 거린다네. 사실 우리 용병단 녀석들이 게으름 피우는 것은 있어도 능력하나만은 끝내준다는 것을 내 보장하겠네.
믿지 못하겠으면 당장 가서 물어보아도 괜찮네. 아 물론 우리 동에까지 와서 말일세...
그리고 뭐 자네의 맘은 다 알고 있네. 이렇게 편입해서 우리랑 합쳐지게 된다면 너무 호박이 넝쿨채 들어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겠고 또 우리가 일방적인 손해를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지 모르네 하지만 이것은 우리를 위한것이기도 한다네.
사실 자네의 용병단 이 지닌 후견인 만큼 만큼 든든한 후견인이 어디있겠나? 쳄벌린 상인단 하면 그래도 전 다룬에서 알아주는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대한 상인단 아닌가? 그러니 우리도 그 덕좀 보겟다는 것일세
뭐 이것은 자네들이 저번 짐보만 전투때 전원이 중기병차림으로 나타낫다는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그대로 믿어서는 아니네 하지만 그런 소문이 돌만큼 자네 쳄벌린 용병단에서 지원이 막강한게 아니겠나?
사실 나도 더 이상 이곳 저곳 떠돌아 다니며 귀족들의 눈치나 보면서 사는 것은 지겹네. 그놈들이야 지들이 해준것도 없으면서 사사건건 이리 트집잡고 저리 트집잡고 돈이나 뜯어가질 않겠나? 그러면서 제놈들 일이 잇을 때 우리를 공짜로 부려먹기 일쑤이고 말일세 그러면서 어떤 치사한 놈들은 돈이 아까운지 밥조차 먹이지 않더구만.
자네들은 이번에 쉴 때 기사단 병영에서 쉬기까지 햇다지? 사실이 아니라고는 하지말게 다 알고 왓다네 뭐 그 소문이 워낙에 많이 퍼봅杵償?말일세
그러니 그 든든한 후견인의 혜택을 우리도 나누어 달라는 그애길세. 그렇다고 내가 뭐 자네의 밥그릇을 빼앗겟다는 것은 아닐세
그저 불쌍한 우리 애들 아 물론 나도 포함되는 이야길세, 제발 거둬들여 배 곪지 않게끔 해달라는 이야기 일세.
이때껏 내가 애들을 굶긴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네. 하지만 자네라면 이제 아이들을 맡기고 의탁할 수 잇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일세 아 물론 이번 전투에서 자네의 능력도 중요하고 말일세
그러니 우리 애들 목숨 살려준다는 셈치고..."
"그만 그만"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호르텝의 말에 질렸는지 결국 아하루가 참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니깐. 결국 이번 전투에서 자네들을 도와주면 우리 용병단에 합류를 하겟다는 말이지?"
아하루가 이를 빠드득 갈며 그렇게 말했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그러니깐..."
"그만 그만"
아하루가 재빨리 호르텝의 말을 끊었다.
"한가지만 약속해 주게"
아하루가 이를 악물면서 호르텝을 노려보며 말했다.
"뭔가?"
"내 앞에서는 그렇게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늘어 놓는 그거. 그거만 말아주게나"
호르텝이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만 약속하면 되나?"
아하루가 지긋이 이를 악물었다.
"그래"
"알겠네. 뭐 그러지"
"휴우~"
아하루가 안도의 숨을 내셨다. 호르텝이 빙긋이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정식 인사는 이따가 밤에 다시하도록 하세나."
아하루가 진이 빠졌는지 자리에 축 늘어진채 고개를 끄덕였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를 보며 흐믓한 웃음을 지었다.
"참"
호르텝이 자리에서 일어나다 말고는 아하루를 바라보앗다. 아하루의 몸이 움찔 거렸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몰래 살짝 웃고는 말을 꺼냈다.
"저번 전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네 밑으로 들어오려 한다고 하더군"
"내 밑으로?"
아하루가 의외라는 듯 묻자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 전투에 참가한 이들이 전부 노예였던 것은 알겠지?"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들 용병단에서 저번 전투에 참가한 후에는 전부 자유를 약속햇던 모양일세. 사실 그렇게 어린아이와 노인들이면 그 값도 얼마 안될테지.
어쨋건 각 용병단에서는 그들이 저번 전투에 전부 죽을 줄 알앗는데 그들이 오히려 살아나서 곤란해진 모양이더군?"
"어째서지?"
아하루의 물음에 호르텝이 빙긋이 웃었다.
"사실 용병단으로써도 그들이 그렇게 살아 날 줄 몰랐는데다가 한번 약속을 했으니 풀어줘야 하거든?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처음 죽을 고비를 넘기면 그는..."
"제몫의 병사가 되지"
아하루가 호르텝의 말을 이었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그래서 각 용병단도 그런 생각을 하는 모양이더군 더욱이 앞으로 전투가 남앗지 않은가? 그러면 그들을 한번 더 써먹을 수도 있을테고 말일세"
"그렇겠군"
"그런데 문제는 그 노예들도 그런 사정은 뻔히 안다는 사실이지. 더욱이 여기 전투에서 죽을 놈들인데 대우를 좀 잘해줬겠나? 그러니 아마 그들은 자유를 얻자마자 그들에게서 멀어지고자 하는 것이지"
"그럼 가면 될게 아닌가?"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고개를 저었다.
"문제는 그들이 당장 갈 곳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지. 어차피 그들 대부분이 이단 심문에 걸려 노에가 된자들이거나 아니면 과거 아레나 영토에서 잡아들인 사람들인지라 이미 마을이 쑥대밭이 됐을거라네"
호르텝의 말에 아하루의 눈빛이 아련하게 변했다. 하지만 이내 냉정을 찾고는 담담하게 말햇다.
"그런데 나보고 어쩌란 거지?"
호르텝이 살짝 웃었다.
"뭐 아마 자네 용병단이 그들을 받아 들인다고 소문만 나면 아마 전부 자네에게 몰려올걸?"
"하지만 어떻게?"
호르텝이 어깨를 으쓱했다.
"글세? 자네만 결정하면 자연 알려지겠지. 어떻게 받아들이겠나?"
아하루가 살짝 호르텝을 째려보았다.
"만약 안받아 들이겠다면 또 자네의 그 지겨운 푸념을 들어야 하나?"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천장을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아하루가 나직히 한숨을 셨다.
"후~ 그럴 생각인가 보군. 알겠네. 그런데 자넨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지?"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만면에 웃음을 띄었다.
"하하하 잘생각했네. 그러지 않아도 입이 근질 거리던 참이엇는데. 그리고 아까 이야기 하지 않았나? 우리 동네에서는 큰바위 용병단 하면 지나가며 울던 아이들도 울음을 그친다고. 다 능력이지"
호르텝의 말에 아하루의 얼굴이 잔뜩 찡그려지며 나직히 깊은 한숨을 내셨다.
검은 밤의 장막이 대지 위를 완전히 뒤덮었다. 초승달 조차 보이지 않는 밤 하늘은 밤별만이 그곳에 하늘이 걸려 있음을 알려 주었고 동시에 아무것도 분간치 못할 어둠이 깔린곳이 대지라는 사실을 역설하듯 말했다.
하지만 대지도 전혀 불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드문 드문 막사 주위를 둘러서 피워진 모닥불은 그곳이 대지이고 그리고 그곳에 사람이 잇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증언하고 잇었다.
"누구n!"
막사의 동쪽 외곽을 지키고 있던 용병 둘이 급히 창을 앞으로 겨누며 외쳤다. 그들의 눈 앞 검은 어둠이 짙게 깔린 그곳에 움직이는 물체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저..."
"신분을 밝혀! 안그러면 첩자로 판단 즉결 처형이다."
경계를 서고 있던 용병이 저도 모르게 이전의 버릇대로 그렇게 외쳐댓다. 하지만 그는 긴장한 탓인지 자신이 이전 병사였었을 때 버릇대로 하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아..아닙니다. 전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용병의 눈 앞에 흔들거리는 검은 물체가 급히 그렇게 대답했다. 약간 어린듯한 그의 말에 용병이 약간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용병의 창은 여전히 앞쪽을 겨눈채 였다.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와. 두손 들고 여기 불있는 곳으로"
용병의 말에 검은 물체가 움직이더니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용병의 말대로 불있는 곳까지 두 손을 번쩍 든채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싸구려 가죽옷을 걸치고 그 안에는 다 헤진 옷을 입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불빛에 비추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용병이 소년의 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벌렸다. 용병은 긴장감이 풀리는 듯 천천히 자신의 창을 거두고는 소년을 바라보앗다.
"무슨 일이지?"
용병의 질문에 소년이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결심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 이곳 용병단에 들려고 찾아왔습니다."
"뭐?"
용병이 기가찬 듯 그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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