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 27화 신성전투(3)
바하무트 산은 다룬 제국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예로부터 영산이라 불리워진 산이었다. 다룬 제국을 세운 초대 황제인 카이젤 황제가 천명을 받은 곳이기도 하고 더 멀게는 전설적인 옛적 신마 전쟁때는 인간들의 공포의 대상인 붉은 오크떼를 몰살시킨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신의 힘이 깃도는 영산으로 인식되어 왔고 대부분의 대 신전이 이곳에 그 터를 두고 있었다.
또한 바하무트 산은 초대 황제 카이젤이 직접 신께 봉헌한 땅으로 황제의 권력이 닿지 않는 유일한 곳으로도 잘알려져 있었다.
그 바하무트 산의 산자락으로는 지평선이 보일만큼 널따란 들판이 버려진채 잇었다. 가히 그 크기는 왠만한 자작령 정도의 크기였는데 지금은 그저 양쪽 후작령으로 나뉘어져 잇었다.
이곳 역시 수 많은 전설이 묻혀 잇었는데 과거 신마전쟁 당시 마룡의 군대를 맞아 인간의 군대가 7일낮 7일밤에 걸쳐 전쟁을 벌엿던 곳으로도 유명했다.
당시 마신의 명에 따라 인간을 공격했던 마룡과 수 많은 몬스터들이 이곳에서 인간들에게 몰살 당했는데 당시 마룡이 이곳에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땅을 저주햇다고 알려진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동안 이곳엔 귀기마져 서렸다고 전해진다.
다룬 제국이 세워지고 3대 황제때 이곳에 도시를 세우고 경작지로 개척하려던 시도를 했지만 꿈에 신들의 전령이 나타나 이곳이 아직 정화되지 않았으므로 많은 인간들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황제는 꿈에서 깬 즉시 바하무트 산에 커다란 제사를 올리고 이 땅을 영구 미 개척지로 남긴다고 선포하였다. 그 후에도 몇몇 황제들과 귀족들이 이곳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알수 없는 괴질과 이상한 일들로 인해 개발이 중지되고 지금 그대로 거친 들판 그대로 남게 되었다.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이곳에 죽은 많은 몬스터들과 마룡의 저주가 풀리려면 많은 수의 인간이 이곳에 피를 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두명의 후작이 이곳을 공동으로 관리하게 된 이후부터 매 4년마다 끊임없는 전투를 벌이게 된 것이라는 뜬소문이 전해졌다.
가을의 제법 따사운 햇볕과 그 햇볕을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높다란 하늘은 간혹 바람에 이리저리 흐트러지는 풀들을 다소고니 다독여주고 잇었다.
"둥 둥 둥"
제법 둔중한 북소리가 초원 가득 울리면서 이름 모를 바람이 황급히 자취를 감추려는 듯 더욱 거세게 초원에 돋은 풀들을 할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저 멀리 한때의 사람들이 제각기 무장을 갖추고 초원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지닌 무기들은 가을 햇볕에 비춰지면서 반짝 반짝 빛을 내며 그 예리함을 더욱 자랑하고 잇었다.
그들이 나타남과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그들에 맛서 거의 비슷한 수효의 사람들이 역시 엄중한 무장을 갖추고 초원의 반대편 쪽에 하나 둘 진을 치기 시작했다.
각자의 전의를 높이기 위한 북소리는 쉬임 없이 울려퍼지며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 소리는 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는지 말들도 안정하지 못하고 연신 투레질을 하면서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이곳 좌측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기사단을 막기만 하면 되는 것이오."
막사 안에서 반백의 기사가 벽에 걸린 지도를 지휘봉으로 짚어가며 말하고 있었다.
"여기 여러분들은 도합 5열씩 3개진을 이루게 되오. 상대 기사단은 빌토르 기사단 5개 기사단으로 여러분들을 돌파하기를 시도할 것이오. 이것을 막는 것이 여러분들의 임무요."
노기사의 말이 끝나자 누군가 손을 들었다. 제법 젊은 축에 속하는 자였다. 노기사가 그를 지목했다.
"왜 그렇게 하는 겁니까? 차라리 전 인원을 한곳에 모아서 같이 응대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굳이 500명씩 나눠서 그것도 전력을 분산하여 나누다니요."
그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실소가 울렸다. 그러자 젊은 용병단장이 무안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들이 웃는 이유를 알지 못한 듯 싶었다.
노기사가 그런 젊은 용병단장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자네 이름이 뭐지? "
젊은 단장이 가슴을 내밀며 말했다.
"큰바위 용병단의 단장 호르텝이라고 합니다. "
노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큰바위 용병단이라 최근 일어난 신흥 용병단이군 그래? 소문은 잘듣고 있네. 그럼 이번 신성전투는 처음이겠구먼?"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 누구 다른 사람이 설명해 준 자도 없었나?"
호르텝이 고개를 저었다.
"용병들의 임무는 전투에 참가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 그에대해 누구의 조언을 들을 정도로 저희 용병단은 약하지 않습니다."
노기사가 한숨을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누구 이 젊은이처럼 전투방법에 의문을 가진자가 또 있나?"
다행이도 노기사의 물음에 손을 드는 이가 없었다. 호르텝이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생각한 방법이 만인 앞에서 거절 당하자 스스로에게 회의마져 드는 듯한 표정이었다.
노기사가 호르텝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네가 모르는 듯 하니 내 말을 하겟네만 다른 이들에게 다시한번 물어 보는게 좋을 듯하군.
흠흠"
노기사가 헛기침을 하고는 지휘봉을 두손으로 잡았다.
"알다시피 이곳은 바하무트 산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평원일세. 그만큼 신의 숨결이 느껴지는 땅이기도 한다네.
그런곳에서 감히 보통의 다른 전투처럼 박투를 벌일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각 용병대는 물론 기사단의 숫자도 500명씩으로 제한 것일세.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용병단에 너무 불리하니 결원이 생길시 그 자리는 얼마든지 아직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인원으로 보충 할 수 있다네.
뭐 그 외에에도 궁금한 것은 다른 용병들에게 물어 보면 될걸세"
노기사가 그렇게 말하고는 호르텝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호르텝이 얼굴이 벌거진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번 첫 전투에 대해서인데. 전투 방식은 전멸전이 될것이오. 아마도 이미 들은 사람도 잇겠지만 맘에 단단히 준비해 주기 바라오"
노기사의 말에 용병단장들의 얼굴이 일제히 어두워졌다. 개중에는 한숨마져 내쉬는 자들도 있었다. 호르텝은 다른 용병들의 그런 반응에 무슨일인지 짐작도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호르텝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고 있었기에 호르텝의 안타까움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노기사의 눈에 다시금 빛이 어렸다. 그리곤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린 얼굴에 반쯤 가면을 쓴 용병대장을 지목했다.
"뭔가?"
아하루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말은 저희가 기사단을 전멸시켜도 된다는 것이겠죠?"
아하루의 말이 끝나자 좌중은 잠시 조용해 졌다. 하지만 이내 장내를 떠내려 보낼 것 같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푸하하하"
"하하하, 좋지 좋아"
"클클클 기사단의 재앙이겠구만?"
노기사가 손을 들어 좌중을 조용히 시킨후 아하루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그래도 상관 없겠지? 그렇게 말하는 자네의 이름은 뭔가?"
"허수아비 용병단의 아하루라고 합니다."
아하루가 자신을 소개하자 좌중은 다시금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용병단 대장들이 일어선 아하루를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맙소사 아레온의 사신이란 말인가?"
"설마 저렇게 젊은 애송이가..."
"최근 짐보만의 지옥을 만든 사신이 저렇게 젊은 사람이라니"
용병들이 그렇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흠흠"
노기사가 연신 헛기침을 해대며 좌중을 조용히 시켰다. 노기사는 다른 용병대장들이 웅성거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듯 약간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금 조용하고 카?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뭐 어떻게 하든 그것은 펠리온과 아레온신의 주관하에 있으니 그 신의 가호가 있다면 누구도 뭐라하지 않겠지.
하지만 자네도 법도를 알고 있을터 그 법도를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움직여 주게나."
하지만 노기사의 그런 말에도 아하루가 별다른 말없이 차갑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노기사가 약간 불쾌한 듯한 기분과 동시에 약간의 한기가 들었다.
"흠흠. 어쨌든 작전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소. 뭐 기사단을 당해내지 못할 것 같으면 재빨리 퇴각하는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거요. 뭐 잘들 알아서 하겠지만 말이요."
노기사가 자신의 이상한 기분을 지우려는 듯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막사를 빠져 나갔다. 노기사가 퇴장하자 용병단 대장들이 하나 둘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다른 대장들의 시선을 받으며 퇴장하는 아하루에게로 호르텝이 재빨리 다가왔다.
"이봐요 형씨"
아하루가 막사를 빠져 나가려는 걸음을 멈추고는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아 험험"
호르텝이 잠시 헛기침을 하다가 아하루의 시선을 느끼고는 빙긋이 웃었다.
"아 뭐 다른게 아니고... 형씨가 정말 아레온의 사신 맞소?"
호르텝이 잠시 주츰하다가 그렇게 물었다. 아하루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레온의 사신이라... 그나저나 그 소문은 어디서 들은 거요?"
아하루가 쏘아보는 눈으로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눈빛에 움찔 거렸다.
"제기... 당신네 쳄벌린 상인대가 그리 지분거리고 다니는데 모를리가 있겠소? 뭐 어지간히 과장이 섞이긴 했겠지만... 소문에 듣자하니 기병대랑 붙어 본적이 있다고 하던데 정말이오?"
아하루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같은 상황은 아니였소"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도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니 다행이오. 그런거 보면 당신네도 꽤 강한 모양이오?"
"글세? 내가 강한지 나도 잘모르겠소. 뭐 용병이란게 다 그렇지만 운이 좋았을 따름이요"
"운? 운이라... 하긴 운이란 창녀는 강한자를 좋아하니 당신도 강하단 말이겠지"
"그런 말을 하기 위해 부른거라면 난 실례하리다"
아하루가 몸을 돌리려 하자 호르텝이 황급하게 아하루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도와주시오"
아하루가 다시금 천천히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의문의 시선을 외면하며 고개를 돌려선 발로 땅바닥을 파대었다.
"제길... 사실 이런건 줄 알았으면 아예 참여하지도 않앗을 거요. 이건 완전히 기사단 앞에 목을 내놓으라는거 아니요?"
"그렇다면 위약금을 물고 그만두면 될텐데?"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울살을 짓고는 팔을 벌렸다.
"후우~ 나도 그러고 싶지만 그놈의 돈이 왠수요. 이미 그돈을 다 썼단 말이오"
아하루가 호르텝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아니 최소 2만 골드가 나왔을텐데 그것을 다썼단 말이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길 이번에 올 때 그동안 갖추고 싶던 많은 무구들을 갖추고 또 말까지 구입했단 말이오. 그리고 혹시나 잇을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해 선지급하고 또 투자하느라 그랬소"
"투자?"
호르텝이 한숨을 내셨다.
"휴우~ 사실 우리같은 용병들은 파리 목숨 아니오? 그래서 이번에 받은 금액 중 반을 상대에 투자를 했다오. 그렇게 해서 돈을 불려나가면 거기서 나온 돈으로 최소한 일이 없어도 용병들에게 돈을 지급할 수 잇지 않겠소?
그럼 그 용병들 가족들도 먹고 살수 있고 또 용병 일을 못해도 나중에 어느정도는 살수 잇는 보장이 되어 주지 않겟소? 그런데 그런데 하필이면 제길... 전투가 험한 것은 알고 잇었지만 이건 일반적인 도살에 불과하단 말이오"
호르텝의 그런 불만어린 투정에 아하루가 잠시 호르텝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호르텝의 눈에 어린 진심을 알아봤음인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잠시 아하루가 뭔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불안해 하는 호르텝을 향해 물었다.
"제비 번호가 어떻게 되오"
호르텝이 자신이 뽑은 번호를 아하루에게 내밀었다.
"흠 최악이군 1열 우측에서 두 번째라니"
호르텝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정말 불합리한 일이요, 아니 제비를 뽑으려면 다 뽑아야지 어떻게 유력 용병단은 죄다 미리 3열로 배치되고 우리 같은 군소 용병단만 제비를 뽑게하냐 말이오"
"한가지 방법은 있소"
호르텝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그의 눈이 아하루의 입으로 집중되었다. 아하루가 자신의 품에서 자신이 뽑은 제비를 보여주었다.
"난 2열 좌측에서 두번째요"
호르텝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아하루가 내민 제비와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것과 내것을 바꾸자는 것은 아닐테고?"
"물론 그럴 맘은 없소. 다만 당신이 1열 중 좌측 두 번째로 뽑힌 용병단과 바리를 바꾸시오. 그리고 기병대가 공격해오면 조금 싸우는 척하다가 일제히 우리 쪽으로 도망치도록 하시오.
그러면 그들은 살것이오"
호르텝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겨우 고작 그것이오? 그러면 애초 여기서 도망가는 것이나 당신네 쪽으로 도망가거나 무슨차이가 잇소? 또 만약 우리를 방패삼는거면 어떻하냔 말이오?"
아하루가 어깨를 으쓱 거렸다.
"그거야 당신이 알아서 생각하면 되오. 뭐 선택은 당신이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니까"
아하루가 말을 마치고는 천천히 자신의 부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호르텝이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런 아하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한줄기 바람이 연신 무언가 고민하는 듯한 호르텝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부드럽게 식혀주주며 호르텝을 다독였지만 정작 호르텝은 얼굴을 찌푸린채 그 자리에 못박힌 듯 서있을 뿐이었다.
바하무트 산은 다룬 제국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예로부터 영산이라 불리워진 산이었다. 다룬 제국을 세운 초대 황제인 카이젤 황제가 천명을 받은 곳이기도 하고 더 멀게는 전설적인 옛적 신마 전쟁때는 인간들의 공포의 대상인 붉은 오크떼를 몰살시킨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신의 힘이 깃도는 영산으로 인식되어 왔고 대부분의 대 신전이 이곳에 그 터를 두고 있었다.
또한 바하무트 산은 초대 황제 카이젤이 직접 신께 봉헌한 땅으로 황제의 권력이 닿지 않는 유일한 곳으로도 잘알려져 있었다.
그 바하무트 산의 산자락으로는 지평선이 보일만큼 널따란 들판이 버려진채 잇었다. 가히 그 크기는 왠만한 자작령 정도의 크기였는데 지금은 그저 양쪽 후작령으로 나뉘어져 잇었다.
이곳 역시 수 많은 전설이 묻혀 잇었는데 과거 신마전쟁 당시 마룡의 군대를 맞아 인간의 군대가 7일낮 7일밤에 걸쳐 전쟁을 벌엿던 곳으로도 유명했다.
당시 마신의 명에 따라 인간을 공격했던 마룡과 수 많은 몬스터들이 이곳에서 인간들에게 몰살 당했는데 당시 마룡이 이곳에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땅을 저주햇다고 알려진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동안 이곳엔 귀기마져 서렸다고 전해진다.
다룬 제국이 세워지고 3대 황제때 이곳에 도시를 세우고 경작지로 개척하려던 시도를 했지만 꿈에 신들의 전령이 나타나 이곳이 아직 정화되지 않았으므로 많은 인간들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황제는 꿈에서 깬 즉시 바하무트 산에 커다란 제사를 올리고 이 땅을 영구 미 개척지로 남긴다고 선포하였다. 그 후에도 몇몇 황제들과 귀족들이 이곳을 개척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알수 없는 괴질과 이상한 일들로 인해 개발이 중지되고 지금 그대로 거친 들판 그대로 남게 되었다.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이곳에 죽은 많은 몬스터들과 마룡의 저주가 풀리려면 많은 수의 인간이 이곳에 피를 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두명의 후작이 이곳을 공동으로 관리하게 된 이후부터 매 4년마다 끊임없는 전투를 벌이게 된 것이라는 뜬소문이 전해졌다.
가을의 제법 따사운 햇볕과 그 햇볕을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높다란 하늘은 간혹 바람에 이리저리 흐트러지는 풀들을 다소고니 다독여주고 잇었다.
"둥 둥 둥"
제법 둔중한 북소리가 초원 가득 울리면서 이름 모를 바람이 황급히 자취를 감추려는 듯 더욱 거세게 초원에 돋은 풀들을 할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저 멀리 한때의 사람들이 제각기 무장을 갖추고 초원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지닌 무기들은 가을 햇볕에 비춰지면서 반짝 반짝 빛을 내며 그 예리함을 더욱 자랑하고 잇었다.
그들이 나타남과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그들에 맛서 거의 비슷한 수효의 사람들이 역시 엄중한 무장을 갖추고 초원의 반대편 쪽에 하나 둘 진을 치기 시작했다.
각자의 전의를 높이기 위한 북소리는 쉬임 없이 울려퍼지며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 소리는 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는지 말들도 안정하지 못하고 연신 투레질을 하면서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이곳 좌측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기사단을 막기만 하면 되는 것이오."
막사 안에서 반백의 기사가 벽에 걸린 지도를 지휘봉으로 짚어가며 말하고 있었다.
"여기 여러분들은 도합 5열씩 3개진을 이루게 되오. 상대 기사단은 빌토르 기사단 5개 기사단으로 여러분들을 돌파하기를 시도할 것이오. 이것을 막는 것이 여러분들의 임무요."
노기사의 말이 끝나자 누군가 손을 들었다. 제법 젊은 축에 속하는 자였다. 노기사가 그를 지목했다.
"왜 그렇게 하는 겁니까? 차라리 전 인원을 한곳에 모아서 같이 응대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굳이 500명씩 나눠서 그것도 전력을 분산하여 나누다니요."
그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실소가 울렸다. 그러자 젊은 용병단장이 무안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들이 웃는 이유를 알지 못한 듯 싶었다.
노기사가 그런 젊은 용병단장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자네 이름이 뭐지? "
젊은 단장이 가슴을 내밀며 말했다.
"큰바위 용병단의 단장 호르텝이라고 합니다. "
노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큰바위 용병단이라 최근 일어난 신흥 용병단이군 그래? 소문은 잘듣고 있네. 그럼 이번 신성전투는 처음이겠구먼?"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 누구 다른 사람이 설명해 준 자도 없었나?"
호르텝이 고개를 저었다.
"용병들의 임무는 전투에 참가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 그에대해 누구의 조언을 들을 정도로 저희 용병단은 약하지 않습니다."
노기사가 한숨을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누구 이 젊은이처럼 전투방법에 의문을 가진자가 또 있나?"
다행이도 노기사의 물음에 손을 드는 이가 없었다. 호르텝이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생각한 방법이 만인 앞에서 거절 당하자 스스로에게 회의마져 드는 듯한 표정이었다.
노기사가 호르텝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네가 모르는 듯 하니 내 말을 하겟네만 다른 이들에게 다시한번 물어 보는게 좋을 듯하군.
흠흠"
노기사가 헛기침을 하고는 지휘봉을 두손으로 잡았다.
"알다시피 이곳은 바하무트 산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평원일세. 그만큼 신의 숨결이 느껴지는 땅이기도 한다네.
그런곳에서 감히 보통의 다른 전투처럼 박투를 벌일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각 용병대는 물론 기사단의 숫자도 500명씩으로 제한 것일세.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용병단에 너무 불리하니 결원이 생길시 그 자리는 얼마든지 아직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인원으로 보충 할 수 있다네.
뭐 그 외에에도 궁금한 것은 다른 용병들에게 물어 보면 될걸세"
노기사가 그렇게 말하고는 호르텝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호르텝이 얼굴이 벌거진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번 첫 전투에 대해서인데. 전투 방식은 전멸전이 될것이오. 아마도 이미 들은 사람도 잇겠지만 맘에 단단히 준비해 주기 바라오"
노기사의 말에 용병단장들의 얼굴이 일제히 어두워졌다. 개중에는 한숨마져 내쉬는 자들도 있었다. 호르텝은 다른 용병들의 그런 반응에 무슨일인지 짐작도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호르텝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고 있었기에 호르텝의 안타까움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노기사의 눈에 다시금 빛이 어렸다. 그리곤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린 얼굴에 반쯤 가면을 쓴 용병대장을 지목했다.
"뭔가?"
아하루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말은 저희가 기사단을 전멸시켜도 된다는 것이겠죠?"
아하루의 말이 끝나자 좌중은 잠시 조용해 졌다. 하지만 이내 장내를 떠내려 보낼 것 같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푸하하하"
"하하하, 좋지 좋아"
"클클클 기사단의 재앙이겠구만?"
노기사가 손을 들어 좌중을 조용히 시킨후 아하루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그래도 상관 없겠지? 그렇게 말하는 자네의 이름은 뭔가?"
"허수아비 용병단의 아하루라고 합니다."
아하루가 자신을 소개하자 좌중은 다시금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용병단 대장들이 일어선 아하루를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맙소사 아레온의 사신이란 말인가?"
"설마 저렇게 젊은 애송이가..."
"최근 짐보만의 지옥을 만든 사신이 저렇게 젊은 사람이라니"
용병들이 그렇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흠흠"
노기사가 연신 헛기침을 해대며 좌중을 조용히 시켰다. 노기사는 다른 용병대장들이 웅성거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듯 약간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금 조용하고 카?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뭐 어떻게 하든 그것은 펠리온과 아레온신의 주관하에 있으니 그 신의 가호가 있다면 누구도 뭐라하지 않겠지.
하지만 자네도 법도를 알고 있을터 그 법도를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움직여 주게나."
하지만 노기사의 그런 말에도 아하루가 별다른 말없이 차갑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노기사가 약간 불쾌한 듯한 기분과 동시에 약간의 한기가 들었다.
"흠흠. 어쨌든 작전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소. 뭐 기사단을 당해내지 못할 것 같으면 재빨리 퇴각하는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거요. 뭐 잘들 알아서 하겠지만 말이요."
노기사가 자신의 이상한 기분을 지우려는 듯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막사를 빠져 나갔다. 노기사가 퇴장하자 용병단 대장들이 하나 둘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다른 대장들의 시선을 받으며 퇴장하는 아하루에게로 호르텝이 재빨리 다가왔다.
"이봐요 형씨"
아하루가 막사를 빠져 나가려는 걸음을 멈추고는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아 험험"
호르텝이 잠시 헛기침을 하다가 아하루의 시선을 느끼고는 빙긋이 웃었다.
"아 뭐 다른게 아니고... 형씨가 정말 아레온의 사신 맞소?"
호르텝이 잠시 주츰하다가 그렇게 물었다. 아하루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레온의 사신이라... 그나저나 그 소문은 어디서 들은 거요?"
아하루가 쏘아보는 눈으로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눈빛에 움찔 거렸다.
"제기... 당신네 쳄벌린 상인대가 그리 지분거리고 다니는데 모를리가 있겠소? 뭐 어지간히 과장이 섞이긴 했겠지만... 소문에 듣자하니 기병대랑 붙어 본적이 있다고 하던데 정말이오?"
아하루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같은 상황은 아니였소"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도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니 다행이오. 그런거 보면 당신네도 꽤 강한 모양이오?"
"글세? 내가 강한지 나도 잘모르겠소. 뭐 용병이란게 다 그렇지만 운이 좋았을 따름이요"
"운? 운이라... 하긴 운이란 창녀는 강한자를 좋아하니 당신도 강하단 말이겠지"
"그런 말을 하기 위해 부른거라면 난 실례하리다"
아하루가 몸을 돌리려 하자 호르텝이 황급하게 아하루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도와주시오"
아하루가 다시금 천천히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의문의 시선을 외면하며 고개를 돌려선 발로 땅바닥을 파대었다.
"제길... 사실 이런건 줄 알았으면 아예 참여하지도 않앗을 거요. 이건 완전히 기사단 앞에 목을 내놓으라는거 아니요?"
"그렇다면 위약금을 물고 그만두면 될텐데?"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이 울살을 짓고는 팔을 벌렸다.
"후우~ 나도 그러고 싶지만 그놈의 돈이 왠수요. 이미 그돈을 다 썼단 말이오"
아하루가 호르텝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호르텝을 바라보았다.
"아니 최소 2만 골드가 나왔을텐데 그것을 다썼단 말이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길 이번에 올 때 그동안 갖추고 싶던 많은 무구들을 갖추고 또 말까지 구입했단 말이오. 그리고 혹시나 잇을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해 선지급하고 또 투자하느라 그랬소"
"투자?"
호르텝이 한숨을 내셨다.
"휴우~ 사실 우리같은 용병들은 파리 목숨 아니오? 그래서 이번에 받은 금액 중 반을 상대에 투자를 했다오. 그렇게 해서 돈을 불려나가면 거기서 나온 돈으로 최소한 일이 없어도 용병들에게 돈을 지급할 수 잇지 않겠소?
그럼 그 용병들 가족들도 먹고 살수 있고 또 용병 일을 못해도 나중에 어느정도는 살수 잇는 보장이 되어 주지 않겟소? 그런데 그런데 하필이면 제길... 전투가 험한 것은 알고 잇었지만 이건 일반적인 도살에 불과하단 말이오"
호르텝의 그런 불만어린 투정에 아하루가 잠시 호르텝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호르텝의 눈에 어린 진심을 알아봤음인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잠시 아하루가 뭔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불안해 하는 호르텝을 향해 물었다.
"제비 번호가 어떻게 되오"
호르텝이 자신이 뽑은 번호를 아하루에게 내밀었다.
"흠 최악이군 1열 우측에서 두 번째라니"
호르텝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정말 불합리한 일이요, 아니 제비를 뽑으려면 다 뽑아야지 어떻게 유력 용병단은 죄다 미리 3열로 배치되고 우리 같은 군소 용병단만 제비를 뽑게하냐 말이오"
"한가지 방법은 있소"
호르텝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그의 눈이 아하루의 입으로 집중되었다. 아하루가 자신의 품에서 자신이 뽑은 제비를 보여주었다.
"난 2열 좌측에서 두번째요"
호르텝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아하루가 내민 제비와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것과 내것을 바꾸자는 것은 아닐테고?"
"물론 그럴 맘은 없소. 다만 당신이 1열 중 좌측 두 번째로 뽑힌 용병단과 바리를 바꾸시오. 그리고 기병대가 공격해오면 조금 싸우는 척하다가 일제히 우리 쪽으로 도망치도록 하시오.
그러면 그들은 살것이오"
호르텝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겨우 고작 그것이오? 그러면 애초 여기서 도망가는 것이나 당신네 쪽으로 도망가거나 무슨차이가 잇소? 또 만약 우리를 방패삼는거면 어떻하냔 말이오?"
아하루가 어깨를 으쓱 거렸다.
"그거야 당신이 알아서 생각하면 되오. 뭐 선택은 당신이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니까"
아하루가 말을 마치고는 천천히 자신의 부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호르텝이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런 아하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한줄기 바람이 연신 무언가 고민하는 듯한 호르텝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부드럽게 식혀주주며 호르텝을 다독였지만 정작 호르텝은 얼굴을 찌푸린채 그 자리에 못박힌 듯 서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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