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4화 저택에서의 하룻밤(1)
깡깡깡
이미 해가 저물어 주위는 상당히 어두침침 해져있었다. 하지만 아하루와 카미야가 탄 마차는 그 어둠속에서도 3층 전체를 환하게 비추며 분주히 움직이는 저택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유명한 장인의 저택임을 입증하려는 듯 망치 소리와 일꾼들의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에 대낮을 방불케 했다.
저택의 일꾼들은 늦은 밤 들어오는 마차를 잠시 힐끗 처다보다 곧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아하루는 마차에 내려서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일꾼들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곤 곧 하들이 열어주는 저택의 정문을 통해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안은 평민의 집이나 유력한 장인가문의 집임을 과시하듯 일반 귀족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많은 초와 마법구들을 이용하여 환하게 P혀져 있었다.
"카르르 그게 정말이예요?"
"암.. 그럼"
하들에게 겉 옷등을 넘기고 있을 때 홀의 왼쪽 편에서 왁자한 웃음소리등이 터져나왔다. 아하루와 카미야는 절로 시선을 그곳으로 돌렸다.
하들은 잠시 미소를 지으며 둘을 그곳으로 안내했다.
하들이 문을 열자 그곳엔 저녁식사때 보았던 하렌과 그 가족들이 벽난로 앞을 두고 옹기 종기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문이 열리며 아하루와 카미야가 들어서자 어떤이는 반갑게 어떤이는 무시하듯 고개를 돌렸고 몇몇은 흥미있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하루는 일순간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얼굴이 약간 발그래졌다. 하지만 곧 하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하루를 반갑게 맞았다.
"오~, 그래 어떻게 일은 잘 보셧소?"
아하루는 꾸벅 인사했다.
"신경써준 덕분에 많은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그래요.. 허허, 이 늙은이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로세"
"별말씀을요"
"그러지 말고 자자 이리와 앉아요.."
하렌은 테이블의 한켠으로 아하루일행을 불렀다.
아하루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하렌이 내주는 자리에 앉았다.
"그래 뭐 불편한 점은 없었소?"
하렌은 같이 들어온 하들에게 차를 지시하곤 아하루에게 물었다.
"아뇨 아주 편하게 일을 볼수 잇엇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닐세, 고작 놀고 있는 마차 하나 내준게 뭐 대수라고"
하렌은 아하루의 사의에 손을 내저었다.
어느새 하인이 아하루 앞에 차를 내 놓았다.
아하루는 하렌의 손짓에 따라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곤 눈에 이채를 띠었다.
"흠 아주 귀한 차로군요 파파야산이지요?"
아하루의 말에 하렌 뿐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란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까지 무시만 하던 아이들도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아하루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아하루의 뒤에서있는 무심한 카미야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곤 더욱 놀란 얼굴이 되었다. 몇몇은 아예 얼굴이 약간 발그스래졌다.
"오호? 그것을 어떻게? 이거 견문이 상당하시군요"
하들은 짐짓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게.. 전에 한번 맛을 본적이 있어서요.."
"음 그래요."
하렌과 아하루는 그 뒤 이것 저것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주로 하렌이 이야기하는 쪽이고 아하루는 배운다는 입장으로 듣고있었다.
간간히 차를 마시며 주위를 바라볼때면 어쩌다 눈이 마주친 또래의 손자 손녀들이 황급히 시선을 돌리곤 했다. 그리고 몇몇은 그 시선이 아하루가 아닌 자신의 뒤로 향한것임을 알고 쓴 웃음을 지었다.
처음 볼때는 몰랐지만 이제보니 아하루뒤에 서있는 카미야에게선 웬지 쉽게 접근하지 못할 기도같은게 있었고 또한 얼굴도 이목구비가 뚜렸한게 미남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잘 다져진 몸매와 소매사이로 드러난 팔뚝에 어려있는 근육등은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은근히 말해주고 있었다. 점차 점차 하렌의 손녀들은 처음의 태도는 어디론가 없어지고 아하루와 그리고 카미야를 훔쳐보기에 정신이 없었다. 물론 소녀들의 그러한 태도와는 반대로 소녀들이 점차 아하루와 뒤에선 카미야에게 호감을 보이자 소년들은 점차 안색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먼저 들어갈께요"
급기야 한두명 자리를 뜨더니 사내아이들 전부가 지겨운 할아버지의 수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소녀들의 이방인에 대한 관심을 보기 싫어 자리를 떳다.
그리곤 점차 이야기가 길어지자 어느새 소녀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둘 벗어났다. 마지막에는 제일 큰 소녀라고 소개되었던 소녀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니 여봇! 도대체 여태 거기서 뭐하는 거예요?"
누군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반백의 머리에 어딘가 억척스러워 보이는 차림이었다.
하렌의 당당하던 얼굴에 약간의 당혹감이 흘렀다.
"아.. 아니 여보"
"으이그 저 양반이 저렇다니깐 누가 자기 얘기에 귀기울여주면 날새는 줄도 몰라요... 저 도련님들은 지금 여행중인데 피곤하지 않겠어요? 얼른 주무시게 해야죠"
그제서야 하렌은 자신의 실책을 깨 닳은 듯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허허 그러고 보니 이 늙은 노인네의 신세한탄이 너무 길었구먼 그래..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하하 아닙니다."
아닌게 아니라 어느덧 몸이 굳어가고 있던 참이라 내심 반가우면서도 예의상 고개를 저었다. 처음 온 남의 집에서 중간에 말을 끊고 가자니 난처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 말을 듣자니 비록 진을 타고온 여행이지만 몸이 많이 피곤함을 느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참에 중간에 들어온 노부인 덕에 내심 가슴을 쓰러내리는 중이었다.
"여보 이리와요, 일단 소개부터 하지 이 사람이 내 안사람인 에프리샤일세"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어머 정말 듬직한 도련님들 이시군요 피곤 하실텐데 자 일어나세요"
"그러시지요. 밤이 깊었으니깐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게나 그리고 방은..."
하렌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 자리에 아직 남아있던 손녀에게 말했다.
"그래 로데가 방 안내를 해주겠니?"
"네, 근데 어떤 방으로 할까요?"
"3층에 있는 황금의 모루방과 그 옆에 있는 황금의 망치 방으로 안내해 드려라"
"네"
"아니 둘이 같은 방을 써도 되는 데요"
아하루가 황급히 말했다. 하렌은 고개를 저었다.
"허허, 괜찬다네 어차피 둘다 안쓰는 방이거든? 자네들이 묵어 준다면 그 방들도 기뻐할걸세"
"그래도.."
"괜찬데도 그러나. 참 그리고 하들 집사는 이분들 짐을 그곳으로 옮겨주게나"
아하루와 카미야는 하렌의 손녀딸 로데의 인도를 받으며 자신들의 새로운 방으로 걸어갔다.
아하루는 자신을 인도하는 로데의 뒷모습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겉에 입은 옷은 수수한 원피스 차림이었지만 유난히 치마가 흔들리는 것이 어떤 묘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에 곧 시선을 억지로 다른곳으로 돌렸다. 다만 뒤에서 카미야가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보고는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여기에요 아하루님?"
소녀는 먼저 방문을 열고는 아하루의 이름을 불렀다. 아하루가 방에 들어서자 방안은 널찍하고 온갖 예술 품들로 치장된 듯 화려해 보였다.
"우와~ 이거 부담스러운데요?"
"사실 이곳은 아주 귀한 손님들만 묵는 방이예요, 그만큼 아하루님을 할아버지께서 잘보신 모양이예요"
"그래요? 이거 영광인데요?"
"그리고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침대 옆에있는 줄을 당기시면 되요"
로데는 직접 침대 옆으로 가서 휘장을 치운 다음 줄을 보여 주었다. 그리곤 몇차레 잡아당기자 얼마후 엣띤 얼굴의 하녀가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소녀는 방에들어선후 로데를 보고는 다리를 숙여 인사했다.
"아, 클리아 오늘 이 분이 이방에서 주무실거야"
클리아라 불리운 하녀는 다시금 아하루를 보곤 살며시 다리를 굽혀 인사했다.
로데는 손짓으로 그녀를 내보냈다.
"필요하신게 있으시면 부르십시오"
틀리아는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곤 방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카미야님이라고 하셨죠? 절따라오세요"
아하루를 혼자 내버려 두고는 로데와 카미야는 방을 나섰다. 일순 혼자가 된 아하루는 다시한번 천천히 방을 둘러보았다.
혼자서 쓸수 있는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멋진 자개로 되어있는 옷장과 두세사람이 뒹굴어도 끄떡없을 침대 그리고 발에 밟히는 부드러운 양탄자의 느낌 어느것 하나 쉽사리 볼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였다.
아하루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곤 몇 번 몸을 튀겼다. 푹신푹신하면서도 탄력이 잇는 침대였다. 그리고 흔히 여관에서 듣던 귀에 거슬리는 삐걱대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햐~ 정말 좋은데?"
아하루가 내심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여니 하인들이 아하루의 짐을 가져왔다.
하인들은 아하루의 짐을 놓고는 곧장 물러갔다.
아하루는 당장 갈아입을 옷만을 꺼낸 다음 짐들을 옷장에 대충 집어넣었다. 그리곤 화장실이 같이 딸려있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똑똑
"아하루님?"
아하루는 샤워실에 있던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감싼 다음 샤워실을 나섰다.
"카미야?"
"네"
아하루가 문을 열자 카미야가 들어왔다.
카미야는 잠시 흥미있다는 듯이 아하루의 몸을 살펴보더니 싱긋 웃었다. 아하루의 얼굴이 약간 벌개졌다.
"벌써 몸을 씻고 계셨습니까?"
"아, 아니 그냥 잘려구"
"근데 어쩌죠?"
"응?"
"오늘은 이목이 많아서 제가 시중을 못들텐데.."
그말에 아하루의 맘 한구석에서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뭐"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는 듯 싱긋 웃었다.
"그대신..."
카미야는 아하루의 귀에대고 살며시 말을 이었다.
"내일은 제가 오늘 몫까지 봉사할께요"
카미야의 말에 아하루는 얼굴이 벌개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카미야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알았어, 기대할게?"
"네.."
카미야가 재미있다는 듯이 살며시 미소지었다.
"그런데 참.."
"네?"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무슨일이냐는 듯 되물었다.
"이상하지 않아?"
"뭐가요?"
"그 하렌이란분 말야"
"하렌이 왜요?"
"처음 만난 사이인데 우리를 이렇게 좋은 방에 재우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아?"
"글세요? 우리를 잘본 모양이지요?"
"글세? 그럴수도 있겠지만 저녁식사까지는 이해가, 그리고 저녁 늦었으니 잠을 재우는 것도 이해가고 그런데 이렇듯 좋은 방을 줄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나 싶은데?"
"아마 아하루님을 지위가 높은 귀족인걸로 알고 있나보죠? 사실 저만한 시동이 보좌하고 잇으면 평범한 인물은 아니겠죠?"
"쳇 스스로 금칠하기야?"
"하하, 사실 아녜요?"
카미야가 스스럼 없이 웃어 넘기자 아하루도 별말없이 싱긋 웃고 말았다.
"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
뭔가 미련이 남는듯한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진중한 얼굴을 하곤 나직하게 말햇다.
"아하루님은 제가 지킬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만일 그들이 아하루님께 자그마한 상처라도 낸다면 그들은 멸족을 각오해야 할겁니다."
"어? 그냥 해본 소리야 그렇게 심각한 표정 짓지마"
아하루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카미야의 얼굴은 다시금 활짝펴졌다.
"어쨋든 제가 잇으니깐 저를 믿으세요"
"알앗어, 그리고 나두 내 한몸은 스스로 지킬수 있다구"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를 보고는 싱긋 웃더니 아하루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아하루의 바지 자락을 걷어 올렸다. 또한 자신의 바지 자락을 걷어올리더니 종아리 안쪽에서 뭔가를 북 하고 뜯어냈다.
한뼘쯤 되는 비수였다. 카미야는 그 비수를 아하루의 종아리 안쪽에 부착 시켰다. 비수는 무슨 재질로 만들었는지 연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위는 살색과 똑같은 덮개로 E여져 있어서 비수를 대고 덮개를 덮으니 원래의 살과 다를바가 없었다.
"만일을 위해서입니다."
카미야가 일어서서 말했다. 아하루는 언뜻 보기에도 비수가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에 말리고 싶었지만 그냥 두기로 했다. 카미야의 마음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겟습니다."
"응, 나도 그만 잘게 잘자?"
"편히 주무세요, 나의 주인님"
카미야는 아하루의 이마에 고개를 숙여 입맞춤을 한후 방을 나섰다.
깡깡깡
이미 해가 저물어 주위는 상당히 어두침침 해져있었다. 하지만 아하루와 카미야가 탄 마차는 그 어둠속에서도 3층 전체를 환하게 비추며 분주히 움직이는 저택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유명한 장인의 저택임을 입증하려는 듯 망치 소리와 일꾼들의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에 대낮을 방불케 했다.
저택의 일꾼들은 늦은 밤 들어오는 마차를 잠시 힐끗 처다보다 곧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아하루는 마차에 내려서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일꾼들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곤 곧 하들이 열어주는 저택의 정문을 통해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안은 평민의 집이나 유력한 장인가문의 집임을 과시하듯 일반 귀족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많은 초와 마법구들을 이용하여 환하게 P혀져 있었다.
"카르르 그게 정말이예요?"
"암.. 그럼"
하들에게 겉 옷등을 넘기고 있을 때 홀의 왼쪽 편에서 왁자한 웃음소리등이 터져나왔다. 아하루와 카미야는 절로 시선을 그곳으로 돌렸다.
하들은 잠시 미소를 지으며 둘을 그곳으로 안내했다.
하들이 문을 열자 그곳엔 저녁식사때 보았던 하렌과 그 가족들이 벽난로 앞을 두고 옹기 종기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문이 열리며 아하루와 카미야가 들어서자 어떤이는 반갑게 어떤이는 무시하듯 고개를 돌렸고 몇몇은 흥미있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하루는 일순간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얼굴이 약간 발그래졌다. 하지만 곧 하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하루를 반갑게 맞았다.
"오~, 그래 어떻게 일은 잘 보셧소?"
아하루는 꾸벅 인사했다.
"신경써준 덕분에 많은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그래요.. 허허, 이 늙은이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로세"
"별말씀을요"
"그러지 말고 자자 이리와 앉아요.."
하렌은 테이블의 한켠으로 아하루일행을 불렀다.
아하루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하렌이 내주는 자리에 앉았다.
"그래 뭐 불편한 점은 없었소?"
하렌은 같이 들어온 하들에게 차를 지시하곤 아하루에게 물었다.
"아뇨 아주 편하게 일을 볼수 잇엇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아닐세, 고작 놀고 있는 마차 하나 내준게 뭐 대수라고"
하렌은 아하루의 사의에 손을 내저었다.
어느새 하인이 아하루 앞에 차를 내 놓았다.
아하루는 하렌의 손짓에 따라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곤 눈에 이채를 띠었다.
"흠 아주 귀한 차로군요 파파야산이지요?"
아하루의 말에 하렌 뿐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란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까지 무시만 하던 아이들도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아하루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아하루의 뒤에서있는 무심한 카미야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곤 더욱 놀란 얼굴이 되었다. 몇몇은 아예 얼굴이 약간 발그스래졌다.
"오호? 그것을 어떻게? 이거 견문이 상당하시군요"
하들은 짐짓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게.. 전에 한번 맛을 본적이 있어서요.."
"음 그래요."
하렌과 아하루는 그 뒤 이것 저것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주로 하렌이 이야기하는 쪽이고 아하루는 배운다는 입장으로 듣고있었다.
간간히 차를 마시며 주위를 바라볼때면 어쩌다 눈이 마주친 또래의 손자 손녀들이 황급히 시선을 돌리곤 했다. 그리고 몇몇은 그 시선이 아하루가 아닌 자신의 뒤로 향한것임을 알고 쓴 웃음을 지었다.
처음 볼때는 몰랐지만 이제보니 아하루뒤에 서있는 카미야에게선 웬지 쉽게 접근하지 못할 기도같은게 있었고 또한 얼굴도 이목구비가 뚜렸한게 미남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잘 다져진 몸매와 소매사이로 드러난 팔뚝에 어려있는 근육등은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은근히 말해주고 있었다. 점차 점차 하렌의 손녀들은 처음의 태도는 어디론가 없어지고 아하루와 그리고 카미야를 훔쳐보기에 정신이 없었다. 물론 소녀들의 그러한 태도와는 반대로 소녀들이 점차 아하루와 뒤에선 카미야에게 호감을 보이자 소년들은 점차 안색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먼저 들어갈께요"
급기야 한두명 자리를 뜨더니 사내아이들 전부가 지겨운 할아버지의 수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소녀들의 이방인에 대한 관심을 보기 싫어 자리를 떳다.
그리곤 점차 이야기가 길어지자 어느새 소녀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둘 벗어났다. 마지막에는 제일 큰 소녀라고 소개되었던 소녀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니 여봇! 도대체 여태 거기서 뭐하는 거예요?"
누군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반백의 머리에 어딘가 억척스러워 보이는 차림이었다.
하렌의 당당하던 얼굴에 약간의 당혹감이 흘렀다.
"아.. 아니 여보"
"으이그 저 양반이 저렇다니깐 누가 자기 얘기에 귀기울여주면 날새는 줄도 몰라요... 저 도련님들은 지금 여행중인데 피곤하지 않겠어요? 얼른 주무시게 해야죠"
그제서야 하렌은 자신의 실책을 깨 닳은 듯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허허 그러고 보니 이 늙은 노인네의 신세한탄이 너무 길었구먼 그래..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하하 아닙니다."
아닌게 아니라 어느덧 몸이 굳어가고 있던 참이라 내심 반가우면서도 예의상 고개를 저었다. 처음 온 남의 집에서 중간에 말을 끊고 가자니 난처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 말을 듣자니 비록 진을 타고온 여행이지만 몸이 많이 피곤함을 느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참에 중간에 들어온 노부인 덕에 내심 가슴을 쓰러내리는 중이었다.
"여보 이리와요, 일단 소개부터 하지 이 사람이 내 안사람인 에프리샤일세"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어머 정말 듬직한 도련님들 이시군요 피곤 하실텐데 자 일어나세요"
"그러시지요. 밤이 깊었으니깐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게나 그리고 방은..."
하렌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 자리에 아직 남아있던 손녀에게 말했다.
"그래 로데가 방 안내를 해주겠니?"
"네, 근데 어떤 방으로 할까요?"
"3층에 있는 황금의 모루방과 그 옆에 있는 황금의 망치 방으로 안내해 드려라"
"네"
"아니 둘이 같은 방을 써도 되는 데요"
아하루가 황급히 말했다. 하렌은 고개를 저었다.
"허허, 괜찬다네 어차피 둘다 안쓰는 방이거든? 자네들이 묵어 준다면 그 방들도 기뻐할걸세"
"그래도.."
"괜찬데도 그러나. 참 그리고 하들 집사는 이분들 짐을 그곳으로 옮겨주게나"
아하루와 카미야는 하렌의 손녀딸 로데의 인도를 받으며 자신들의 새로운 방으로 걸어갔다.
아하루는 자신을 인도하는 로데의 뒷모습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겉에 입은 옷은 수수한 원피스 차림이었지만 유난히 치마가 흔들리는 것이 어떤 묘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에 곧 시선을 억지로 다른곳으로 돌렸다. 다만 뒤에서 카미야가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보고는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여기에요 아하루님?"
소녀는 먼저 방문을 열고는 아하루의 이름을 불렀다. 아하루가 방에 들어서자 방안은 널찍하고 온갖 예술 품들로 치장된 듯 화려해 보였다.
"우와~ 이거 부담스러운데요?"
"사실 이곳은 아주 귀한 손님들만 묵는 방이예요, 그만큼 아하루님을 할아버지께서 잘보신 모양이예요"
"그래요? 이거 영광인데요?"
"그리고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침대 옆에있는 줄을 당기시면 되요"
로데는 직접 침대 옆으로 가서 휘장을 치운 다음 줄을 보여 주었다. 그리곤 몇차레 잡아당기자 얼마후 엣띤 얼굴의 하녀가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소녀는 방에들어선후 로데를 보고는 다리를 숙여 인사했다.
"아, 클리아 오늘 이 분이 이방에서 주무실거야"
클리아라 불리운 하녀는 다시금 아하루를 보곤 살며시 다리를 굽혀 인사했다.
로데는 손짓으로 그녀를 내보냈다.
"필요하신게 있으시면 부르십시오"
틀리아는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곤 방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카미야님이라고 하셨죠? 절따라오세요"
아하루를 혼자 내버려 두고는 로데와 카미야는 방을 나섰다. 일순 혼자가 된 아하루는 다시한번 천천히 방을 둘러보았다.
혼자서 쓸수 있는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멋진 자개로 되어있는 옷장과 두세사람이 뒹굴어도 끄떡없을 침대 그리고 발에 밟히는 부드러운 양탄자의 느낌 어느것 하나 쉽사리 볼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였다.
아하루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곤 몇 번 몸을 튀겼다. 푹신푹신하면서도 탄력이 잇는 침대였다. 그리고 흔히 여관에서 듣던 귀에 거슬리는 삐걱대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햐~ 정말 좋은데?"
아하루가 내심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여니 하인들이 아하루의 짐을 가져왔다.
하인들은 아하루의 짐을 놓고는 곧장 물러갔다.
아하루는 당장 갈아입을 옷만을 꺼낸 다음 짐들을 옷장에 대충 집어넣었다. 그리곤 화장실이 같이 딸려있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똑똑
"아하루님?"
아하루는 샤워실에 있던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감싼 다음 샤워실을 나섰다.
"카미야?"
"네"
아하루가 문을 열자 카미야가 들어왔다.
카미야는 잠시 흥미있다는 듯이 아하루의 몸을 살펴보더니 싱긋 웃었다. 아하루의 얼굴이 약간 벌개졌다.
"벌써 몸을 씻고 계셨습니까?"
"아, 아니 그냥 잘려구"
"근데 어쩌죠?"
"응?"
"오늘은 이목이 많아서 제가 시중을 못들텐데.."
그말에 아하루의 맘 한구석에서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뭐"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의 모습을 보면서 귀엽다는 듯 싱긋 웃었다.
"그대신..."
카미야는 아하루의 귀에대고 살며시 말을 이었다.
"내일은 제가 오늘 몫까지 봉사할께요"
카미야의 말에 아하루는 얼굴이 벌개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카미야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알았어, 기대할게?"
"네.."
카미야가 재미있다는 듯이 살며시 미소지었다.
"그런데 참.."
"네?"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무슨일이냐는 듯 되물었다.
"이상하지 않아?"
"뭐가요?"
"그 하렌이란분 말야"
"하렌이 왜요?"
"처음 만난 사이인데 우리를 이렇게 좋은 방에 재우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아?"
"글세요? 우리를 잘본 모양이지요?"
"글세? 그럴수도 있겠지만 저녁식사까지는 이해가, 그리고 저녁 늦었으니 잠을 재우는 것도 이해가고 그런데 이렇듯 좋은 방을 줄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나 싶은데?"
"아마 아하루님을 지위가 높은 귀족인걸로 알고 있나보죠? 사실 저만한 시동이 보좌하고 잇으면 평범한 인물은 아니겠죠?"
"쳇 스스로 금칠하기야?"
"하하, 사실 아녜요?"
카미야가 스스럼 없이 웃어 넘기자 아하루도 별말없이 싱긋 웃고 말았다.
"하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
뭔가 미련이 남는듯한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진중한 얼굴을 하곤 나직하게 말햇다.
"아하루님은 제가 지킬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만일 그들이 아하루님께 자그마한 상처라도 낸다면 그들은 멸족을 각오해야 할겁니다."
"어? 그냥 해본 소리야 그렇게 심각한 표정 짓지마"
아하루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카미야의 얼굴은 다시금 활짝펴졌다.
"어쨋든 제가 잇으니깐 저를 믿으세요"
"알앗어, 그리고 나두 내 한몸은 스스로 지킬수 있다구"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를 보고는 싱긋 웃더니 아하루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아하루의 바지 자락을 걷어 올렸다. 또한 자신의 바지 자락을 걷어올리더니 종아리 안쪽에서 뭔가를 북 하고 뜯어냈다.
한뼘쯤 되는 비수였다. 카미야는 그 비수를 아하루의 종아리 안쪽에 부착 시켰다. 비수는 무슨 재질로 만들었는지 연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위는 살색과 똑같은 덮개로 E여져 있어서 비수를 대고 덮개를 덮으니 원래의 살과 다를바가 없었다.
"만일을 위해서입니다."
카미야가 일어서서 말했다. 아하루는 언뜻 보기에도 비수가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에 말리고 싶었지만 그냥 두기로 했다. 카미야의 마음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겟습니다."
"응, 나도 그만 잘게 잘자?"
"편히 주무세요, 나의 주인님"
카미야는 아하루의 이마에 고개를 숙여 입맞춤을 한후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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