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6부
귓가에 종알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들린 그 소리의 주인공이리라..지금 재민의 손을 잡고 있는 이사람은...정신이 들자 재민은 제일 먼저 연주누나를 생각한다...그리고 두근거림으로 눈을 뜬다....
너무 큰 바램이었을까??...자고있던 재민의 손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영은이었고 그 옆엔 연재가 있었다...
"어제 연락하려고 했는데 밤 늦게 생각나서 이제서야 영은이한테 연락했다...미안하다 ..."
"미안해야지...어떻게 재민이가 이런데 이제서야 연락을하니??"
영은은 싫지않은 투정을 괜한 연재에게 보낸다...
"흠..이거 미안해서 이몸은 이만 사라져 주어야겠군.."
"아니야..그냥있어...영은이가 괜히 그러는거야..."
"됐네..이사람아 ..더있다간 무슨 소리 들을려고...그리고 얼른 털고 일어나라..의사 가 내일은 퇴원해도 될거래..물론 하루이틀 더 쉬어야겠지만...그럼 이따가 보자..."
"여..연재야....."
연재는 재민의 부름에 가볍게 웃음 지으며 병실을 나갔다...
"많이 아팠지??...미안해 좀 더 일찍 와봤어야 하는건데..."
"이제 괜찮아..가벼운 몸살인걸 뭐...오히려 이렇게 대단한 병인양 병원에 누워있는것 이 챙피하다..."
"무슨소리야 열이 40도가 넘게 올랐었대..조금만 더 늦었었더라도 큰일 날뻔했데..."
영은은 말을 하면서도 스스로 놀라는지 목소리가 많이 떨렸다.
연재가 분명 영은에게 어느정도 과장지어 말했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재민의 생각일뿐 재민은 조금 더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던 상황이었던것 은 분명했다...
"재민아 뭐 먹고싶은것 없어?? 말해 다 가지고 올게..."
재민은 그순간에도 영은의 말이 너무도 귀엽게만 느껴졌다..
그럴수록 또다시 마음한편에선 복잡한 감정이 일어났다...
"아냐..지금은 특별히 그런거 없어..만약 있으면 말할게..."
"그래...꼭 그래야해..."
"나때문인가봐 ...내가 괜히 바람쐬고 싶다고 한강을 가자고 해가지고...널 이렇게 아 프게 만든거 같아..."
"아냐..무슨 그런말이 있어...그거때문이 아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만 같은 영은의 표정을 보며 성급히 재민은 말했다...
"정말이야 ...절대 그것때문은 아냐..."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고마워....흑~~~~"
기어코 영은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당혹스러웠지만 여리디 여린 영은의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고 미안할 뿐이었다....
처음엔 몰랐었는데 영은은 겉만 강하게 보이려고 할뿐 속은 누구보다도 여린 아이란걸 재민은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이 이 아이에게 아픔을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괴로움이 일었다....하지 만 재민조차도 지금 내부에서 이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그 저 미안함만 느낄 뿐이었다...
영은은 저녁무렵 연재가 돌아오고도 한참을 재민의 옆에 머무른후에야 아쉬워하며 돌 아갔다...
"이야 열녀다 열녀..."
영은이 돌아간후 연재의 입에서 기어이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재민이 너 능력좋다..어떻게 그 짧은시간에 저렇게 마음을 사로잡았냐?? 비법 좀 전 수해다오~~~~~"
"자꾸 그러지마....내가 뭘....."
언제 부터였을까..연재 앞에 영은의 말이 언급되면서 부터 재민은 이상하게 부담감을 느껴야만했다...
"그건 그렇고 이번에 영은이 정말 다시보게됐다...너무 착한거 같아...재민아 정말 잘 해줘라...놓치지말고.."
"........"
"참 나 내일 너 퇴원하면 이아여대에 가볼려고 그래.."
"지영이 만날려고??"
"만나긴 만나는 건데 미행을 한번 해볼려고..."
"미행이라니??"
"글쎄 이건 느낌인데 아무래도 지영이가 날 거부하는것이 분명 지영이의 주위생활과 연관되어 있는 느낌이들어...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미행은..왠지......혹시라도 들키면 기분나빠 할텐데.."
"그렇겠지..하지만 이대로 지낼 순 없다고 생각해..나..니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요 즘 지영이한테 집착하고 있어...한시라도 편히 지내기 위해선 그방법이 제일일꺼 같아 ..."
"그래..니말이 그렇다니 나로선 말리기가 힘들구나...내일이면 내가 같이 가줄까??"
"됐네 이사람아..얼른 몸조리하고 일어서기나 하셔.."
"그래..."
"참..너 퇴원하면 누나가 우리집에서 몇일 있으래..."
"응??...아냐...난 괜찮아....지금 퇴원해도 괜찮을것 같은걸.."
"그건 니 생각이고..누난 아무래도 혼자 다시 하숙방에서 있는 니가 걱정되는가봐..그 러니 못이기는척하고 몇일 우리 누나가 해주는밥 얻어먹어.."
"하지만...."
"됐어..얘기 이걸로 끝난거다....."
또 누나의 신세를 진다는것이 불편했지만 재민은 그렇게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누나 로 인해 너무도 행복했다...
"뭐...미안하면 이번 누나생일에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해주던지.."
"누나 생일이야??.."
"응...돌아오는 십오일이 우리누나 생일이야..4월15일..."
"그렇구나."
재민은 그날을 몇번이고 입속으로 되풀이했다..절대로 잊지 않으려는듯이....
"찰칵"
병실문이 열리며 재민과 연재는 문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연주누나 였다...
재민은 연주누나를 보자 너무도 기쁜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재민이 많이 좋아진것 같네...얼굴이 한결 좋아보여..."
"누나 왜 또 오셨어요...이젠 정말 괜찮은데..."
"재민인 누나가 병실에 찾아 오는게 싫은 모양이구나??"
"아..아뇨...그런뜻이 아니라...."
"풋!...왜 그렇게 더듬어...누난 농담도 못하니??"
그녀의 말에 재민의 볼은 삽시간에 붉어졌다....
"일끝나고 오는길이야??"
"응..오늘 하루종일 병실에서 심심했겠네..우리연재.."
"피곤하긴..낮에 재민이 여자친구가 와서 밖에 나갔다가 들어온지 얼마 안됐어..."
그말에 또다시 재민의 마음은 어두워졌다...그리고 연주누나 앞에서 영은의 이야기를 하는 연재가 조금은 원망스럽기까지했다.
"그래?? 여자친구가 다녀갔구나..."
"말도마...재민이가 가라고 해도 정말 끊질기게 버티다 조금전에 갔다니까...."
"여자친구니 재민이 보고 가슴이 편할리 없겠지...재민인 참 좋은 여자친구를 사귀었 구나..."
"네?...네...."
왜 그런것일까...연주누나의 입에서 영은에 대한 말이 나올때마다 재민의 가슴은 마치 송곳으로 후벼파지는 아픔을 느껴야만했다...
"참 재민아..너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러더구나.."
"네..연재에게 들었어요..."
"퇴원하고 몇일간 연재랑 같이 지내도록해...."
"누나 ..안그래도 벌써 재민이한테 이야기했어..."
"그래??.....그래 재민아 꼭 그렇게 해."
"네...고맙습니다...."
재민은 다시금 어제와 같은 누나와의 둘만의 시간을 가슴한켠으로 생각해 보며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너무 자신만 생각하는 마음인것 같아..더 있겠다는 누나와 연재를 결 국은 집으로 돌려보냈다...
모두가 돌아가고 홀로남은 병실에서 재민은 또다시 고민에 휩싸였다...누구에게 물어 봐도 분명 욕을 먹게될 고민이었지만..그럼에도 쉽게 답을 얻을만한 문제가 결코 아니 었다...
어두워지는 병실에서 재민의 마음은 두가지의 색다른 감정앞에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결론을 못내린채 어두워져만 가고있었다..
연재는 한시간 전부터 이아여대 정문이 보이는곳에서 그곳을 주시하고 있었다...나름 대로 모자도 쓰고 지영이 알아보지 못하게 분장을 하고나왔다..
"이녀석은 탈없이 누워있을려나.."
오전에 재민을 퇴원시켜 집에 데려다주고 집을 나온 연재는 기다림속에 재민의 생각이 불현듯 났다...
그때 몇명의 여학생들이 정문을 나서는게 보였다...
"아~~~~"....지영이었다...
멀리서도 그모습을 쉽게 알아본 연재는 두근거림속에 조용히 지영의 뒤를 따랐다... 지영과 같은 전철에 오르며 지영에게 들킬까 연재의 가슴은 계속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았다...
"과연 이것이 잘하는 짓일까??"
지영을 뒷따르며 몇번이나 마음속으로 자문을 해보았지만 지금 하고있는 행동을 멈출 수는 없었다...
드디어 한 지하철역에서 지영이 내린다...연재도 함께 따라내렸다..다행이 지영이 지 나치는 곳엔 사람들이 있어서 단둘이 길을 걷는 위험은 발생하지 않았다...그러나 어 느정도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연재는 주택가로 접어들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연재의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영은 걸어가면서 한번도 뒤를 바라보질 않았다...
그러다 어느집앞에서 지영은 드디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서둘러 지영이 들어가는 곳을 눈으로 얼핏 확인한 연재는 지영이 반지하집에 살고있음 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집까진 확인했지만 그다음은 막막했다...
애시당초 지영을 미행하기로 했을때 이런 상황이 아닌 분명 무언가 지영에게 특별한것 을 발견할거란 생각이 들었었다..그러나 막상 지영이 집으로 들어가자 도대체 어찌해 야 좋을지를 몰랐다..
연재는 지영이 들어간집 대문에 서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집 문패에 눈길을 주었다 ...집주인이 "권"씨인거같았다..그집 문패가 권씨로 돼있었다...
연재는 할 수 없이 기다리기로했다..어렵게 따라온 것이니만큼 이대로 물러날 수가 없 었다...연재는 지영의 대문이 보이는 조금 떨어진곳에 앉아 지영의 대문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재민은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집엔 아무도 없었고 지금 자신이 있는곳은 요즘 자신의 감정을 온통 빼앗아버린 한 여 인의 집이었기에...이제 그집은 단순한 친구의 집을 벗어나버린지 오래였다...
참다 못한 재민이 일어나 거실로 향한다...한동안 거실을 왔다갔다 하던 재민은 문뜩 텔레비젼 아래로 시선이 향하고 그곳에 놓아져있는 두권의 앨범에 시선이 모아졌다...
재민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앨범을 꺼내어 쇼파에 앉아 펼쳤다..
한권의 앨범엔 연재와 누나의 어릴적 사진이..다른 한권에는 비교적 현재에 가까운 사 진들이 꽃혀져 있었다...
이렇다할 장식들로 꾸며진 앨범은 아니었지만 사진 하나하나에 작고 예쁜 글씨로 그날 을 기억하는 글이 한줄씩 쓰여져 있었다..
그글을 읽어나가며 사진을 보다 재민의 시선이 문뜩 한곳에 멈췄다..사진아래에는 이 렇게 글이 씌여있었다...
"연재와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던날..."
사진속 그녀는 지금보단 어려보이는것은 분명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곤 지금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이 모습을 보며 자신의 변한 세월을 가늠하겠지만 재민은 그반대로 그녀의 모 습에서 세월을 거꾸로 타고 올라가 그녀의 예전 모습을 보고있는 것이었다..
사진은 방안에서 찍은것이었다..연재가 없는걸 보면 사진은 연재가 찍었으리라...지금 사는 집이 아닌걸 보면 예전 누나와 연재가 처음 독립해서 얻은 방인것 같았다..누나 의 얼굴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그런 누나의 얼굴을 보니 재민도 새삼 기분 이 좋아졌다...그녀 모습으로 가득찬 사진을 한장한장 넘겨가다 보니 어느새 사진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재민은 앨범을 덮으려다 다시금 아까의 그사진을 펼쳐서 그사진을 꺼냈다..그리곤 마 치 소중한 보물인냥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품안에 곱게 집어넣었다...
얼마나 흘렀을까..날은 이제 어두워져가고 연재는 지칠대로 지쳐갔다..무언가를 기다 리기란 참으로 인내가 필요했다...
연재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지영은 집을 나오지 않았다..이제 그만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찾아올 무렵..그토록 굳게 닫혀있던 지영의집 문이 열리며 긴 머리의 여인이 나오는것이 아닌가...연재는 실망했다..지영의 머리는 짧은 커트머리였 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실망감에 앞서 그 여자는 처음 보는것임에도 굉장히 낮익은 느낌이 들었다...반신반의로 연재는 일어서서 그녀의 뒤를 따랗다...
"이럴수가.."지하철 입구에 들어서서야 비로서 그녀가 지영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
놀랍게도 그녀는 지영이었다...
지영은 긴 가발을 쓰고 짙게 화장한 모습에 허벅지까지 오는 검은색 원피스 위로..굽 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러나 얼핏본 그녀의 표정에선 어두움을 읽을 수 있었다..
재민은 설마...하는 생각을 하며 마지못해 그녀를 계속 뒤따랗다.그 "설마"가 재민이 생각하는 그런 일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도중에 몇번인가 그러한 현실이 겁이나 돌 아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그녀를 주시했다...
이윽고 그녀가 내리는곳은 신사 역이었다...연재의 마음은 더욱더 불안해지기 시작했 다...이쯤에서 정말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마음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이윽고 몇분동안 거리를 걸어가던 지영이 한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헉~~~~~!"연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질르고야 말았다..
지영이 들어간곳 ..그곳은 다름아닌 "단란주점"이었다..
그제서야 연재는 주위를 둘러봤다...온통 그런것으로 일색한 거리였다...연재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이럴수가..아냐..지영이가 ..지영이가.. 그럴리가 없어!"
연재는 부정했지만 그런다고 눈앞의 현실이 달라질 수는 없었다.
한동안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그저 멍하니 지영이 들어간 입구를 바라보다 연 재는 달리기 시작했다...앞은 그저 빨리 돌아가는 필름처럼 느껴졌다..달리는 연재의 머릿속엔 해맑게 웃는 지영의 모습만이 계속해서 그려졌다...그럴수록 연재의 달리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졌다...
재민은 너무도 가슴이 떨렸다..지금 재민은 연주의 방안에 들어와 있었다...떨리는 손 길로 그녀의 숨결이 배어있는 침대를 어루만지며..조용히 눈길을 화장대위로 옮겨간다 ...그곳에는 그녀에게서 늘 풍겨나오는 기분 좋은 냄세의 원인인 향수와 여러가지 화 장품이 있었다..그러다 문뜩 빨간색 다이어리에 눈이 고정됐다..재민은 순간 망설였다 ..그러나 그러한 일말의 망설임은 그녀를 더욱더 알고싶어하는 재민의 맘을 말릴순 없 었다..결국 재민은 그녀의 숨결이 배어 있는 침대에 앉아 그녀의 일기장을 펼쳤다. 일기장은 새해부터 쓰기 시작한듯 시작이 정월 초하루 부터였다..매일매일 써내려가지 는 않았지만 일주일에 네번이상은 써내려간듯했다...떨리는 손길로 그녀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1월1일 ..
연재와 한집에서 둘만의 새해를 맞은지 어느덧 8년이 지나갔다..
세월의 흐름은 아무리 바빠도 일년중 몇번은 느끼게 되고 그것이 조금은 무서울만큼 빨리 지나침을 그때마다 느낄수가 있다..
돌아보면 8년이란 세월은 나와 연재에게 너무도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그 세월을 웃으며 생각할 수 있는 일말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연재가 벌써 대학2학년...내 나이 스물 여덞....
부정하고 싶지만 나도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로 접어든것 같다..
과연 나는 행복한 것일까??
누가 나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질때 난 서슴없이 대답하곤 한다.
행복하다고....
하지만 한해 한해 더해질수록 얹어지는 나이가 두려워서일까..
나만의 그 행복이 이제 조금씩 평범해 보임은...
어찌되었든 또다시 새로운 1이란 숫자를 하나하나 더해나가야한다..평범함이든 행복함 이든..새해에도 연재와 나에게 그리큰 행복은 아닐지라도 지금까지 지켜온 이 평온함 이 유지되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다...
우리 연재..새해 복많이 받거라....
2월14일
오늘은 퇴근길에 쵸콜렛을 사서 들어왔다..
내게 있어 유일한 핏줄이자 남자인 연재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발렌타인데이"..이야기 들어보면 누구에게나 하나의 기억들이 있는데 나에겐 이날은 그저 여느 다른날들과 크게 구분되어지질 않는다...
연재에게 주기 위해서란 핑계로 난 솔직히 쵸콜렛을 다른 누구에겐가 주고싶어 했는지 도 모를일이다..아니..그런것같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 증거일까..이렇듯 남들이 말하는 유별난 날에 조금씩 민감해 지 는것을 보면..후훗...정신차리자..임.연.주!
4월6일
오늘 안대리님을 만났다..
역시 오늘도 그전처럼 그는 나의 이야기를 적당한 선에서 끊어버렸다..끝없는 평행선 의 관계가 계속되고있다..그는 나를 위해 달려오고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려 발버둥치 고....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냥 평범하게 그의 품에서 이제 결혼의 단꿈에 빠져보고도 싶다는...생각해보면 그는 그리 흠잡을곳 없는 오히려 나에게는 벅찬 상대임은 틀림없다..그런 내자신은 무엇을 망설이는걸까..
동생을 핑계로 용기가 없는 내자신을 대변하려 하는걸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걸까...
그래...난 지금 겁이나는것이다..
오랜시간 동생과 나..둘만의 공간속에서 익숙해져 이제는 내옆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 긴 다는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라해도 아직은 정말 아직은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하다못해 연 재의 대학생활까지는 누나가 함께 해주고싶다...그게 애초에 마음먹었던 나의 목표이 기도 했었으니까...
시간이 연재에겐 흘러가고 나에겐 조금 정지되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이 이상 약해져가는 내가 보고싶지 않기에..
4월9일..
어젠 연재의 친한 친구인 재민이가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을 해서 재민의 병실에서 밤을 새우다 새벽녁에야 깨어 집에 들어왔다..잠이 덜깬 연재를 깨우기 싫었지만 또다 시 회사에 출근해야 하기에 어쩔 수없이 깨워 병원으로 보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외로운 아이...재민...
재민이를 생각하면 연재처럼 감싸안고 싶은 느낌을 느끼곤한다.
혼자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들까....
혼자 아파하며 밤을 지새운걸 생각하면 몸서리가쳐진다..
재민이가 퇴원하면 아무래도 몇일동안은 함께 지내야 겠다..
또다시 아무런 기다림없는 외로운 하숙방으로 보내기엔 연재나 나의 나음이 그리 편치 않을것같다...
어제..나의 손을 잡고 일말의 정에 흐느껴 우는 재민을 보며 나또한 눈시울을 붉혔다 ...
그래 ..외로움을 겪은 사람끼린 누구보다 서로 잘 이해할수 있다..
맞잡은 재민의 손에서 내가 그걸 읽듯이 내손을 잡을 누군가도 나의 이런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휴~~~~~~"
모든걸 다읽고난 재민의 마음은 복잡했다...
글속에서 어느정도의 누나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지만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는 현실 이 못내 싫었고..
누나에게 누군가가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며...자신을 걱정 해주는 누나의 마음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기댈 한것도 아니지만 글속의 동생으로서의 내글과..
누나가 느끼는 남자로서의 존재가 너무도 판이하다는 결론은 그를 어둡게 만들기에 충 분했다..
재민은 조용히 일기장을 원래자리에 올려놓은뒤 방을 나왔다.
후회가 밀려왔다...
괜한짓을 해서 마음만 더욱 어두워져 버린것 같았다...
재민은 어두운 거실에서 홀로 누나에 대한 생각에 잠기고있었다..
"아줌마 여기 술한병 더 주세요!"
"젊은총각! 너무 무리하는거 아녀??..벌써 세병째여..."
"괜찮아요 한병만 더주세요..!"
"그럼 안주라도 먹으면서 마셔...에구...쯧쯧..."
포장마차의 주인 아주머니는 연신 술만 홀짝거리는 연재가 걱정스러운듯 기어이 한마 디를 하고말았다...
가슴이 터질만큼 숨이 차로를때 연재의 눈앞에 보인것인 이 포장마차였고 연재는 앞뒤 생각도 하지않고 들어왔다...
들어온지 얼마안돼어 급하게 마신술에 이미 흠뻑 취한 연재는 아직까지도 자신이 본 현실을 부정하며 괴로움에 술을 넘겼다..
"아이고 ..이총각 정말 큰일내불겠어..."
보다못한 아주머니가 그를 말리려 다가섰다...
"아냐!...이런건 아냐!..그럴리가 없어..지영아..지영아!..지...영......."결국 연재 는 술에 취한채 자리에 고개를 꺽고말았다.
"이봐 총각! 총각!"
"덜컥"..문 열리는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 재민은 현관을 쳐다보았다...
연재인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연주가 먼저 들어왔다...
"누나 들어오셨어요?"
"재민아...왜 방에서 쉬지않고..어두운데서 뭐하고 있어??"
"예??네에...그냥..."
"저녁은 먹었니??"
"저..아직 연재가 들어오지 않아서...."
"연재가 안들어왔다고??...무슨 약속있어 나갔니??"
"네...그런데 조금 늦네요..."
"미안하구나..연재가 있는줄알고 회사일때문에 누나가 늦었어.."
"아니에요..배도 그리 고프지 않아서 그냥 있었어요..."
"기다려 ..얼른 밥차려줄께..."
재민은 정말 밥생각이 없었지만 부억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것이 좋아 그냥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재민아...다됐어..얼른밥먹어..."
"네??...네...."
식탁에 한공기만 있는것을 보며 재민이 물었다..
"누나는요??"
"응 ...난 밖에서 먹고 들어왔어..."
"네에..."
재민은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녀석은 어디에서 이렇게 늦는지 모르겠네..."
그녀는 그말과 함께 전화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그 전화 임연재 핸드폰 아닌가요??"
"네??....어디라고요??"
"네..알겠습니다..곧갈게요..네 ..네...혹시모르니 전화 끄지마세요 부탁드립니다... 네..."
서둘러 전화를 끊는 누나는 급히 나갈려고 하였다...
"누나 어디가시는데요?? 연재에게 무슨일 있어요??
"연재가 술에취해 술집에서 잠이 들었다는구나..."
"네??...누나 저도 가요..."
"재민이 넌 그냥 있어..몸도 불편한데..."
"아니에요..괜찮아요..."
연주는 재민을 바라보다 결국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래 그럼 같이 가자..."
택시안에서 연주는 불안한 마음으로 인해 연신 손가락을 꿈틀거리며 가방끈을 매만졌 다...
재민은 그런 연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누나 괜찮을 거에요..너무 불안해 하지 마세요..."
"그래...그래야지...고맙구나..."
그러나 연주는 말로는 그랬지만 택시안의 시간이 너무도 길게느껴졌다..
연주에게 단하나의 의미인 연재에게 무슨일이 일어난다면 연주는 아마도 그 충격을 감 당할 수 없을것이다....
이들의 초조함을 읽었는지 택시 기사는 빠른속도로 거리를 내달렸다..얼마후 그들은 한거리에 내렸다...
"누나 ...저긴가봐요!"
재민이 가르킨곳엔 하나의 포장마차가 거리에 있었다...
"저...실례합니다...헉 ...연재야...연재야!..."
재민과 연주가 들어선 그곳엔 연재가 술에 취해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이그~~글쎄 그 총각이 무슨일이 있었는지 깡술 세병을 마시더니 그렇게 뻗어버렸다우 ...연신 누구 이름을 부르면서...."
"아주머니 정말 고맙습니다...정말 감사드려요.."
"감사는 무슨...아무튼 얼른 데려가서 편히 뉘워요.."
"네..그럼...안녕히계세요..."
연주가 연재를 부축해 일으키려는 것을 만류하고 재민이 그런 연재를 부축해서 거리로 나왔다..거리에선 연주가 종종걸음으로 택시를 잡고있었다...
돌아오는 택시안..연주의 표정은 어두웠다...백밀러를 통해 힐끔거리던 재민은 그녀의 표정으로 인해 마음이 무거웠고..다른한편으론 지영을 만나러 나간 연재가 이토록 취 한 원인에 궁금함이 일었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이런짓을 할만큼 무모한 아이가 아닌데,...."
아무튼 지금 모든 궁금함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술에 만취해 자고 있었기에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연재를 똑鰕?연주는 쇼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그런 연주곁에 재민도 조용히 앉았다...
한동안 생각에 잠기던 연주는 재민을 의식했는지 재민에게 말을건낸다..
"어머..재민아...연재가 술에 취해서 함께 잠자기 힘들텐데 내방에서 자렴...난 여기 서 오늘 잘께..."
"아니에요..전 낮에도 쉴 수 있으니까..제가 오늘 여기서 잘께요.."
마다하는 연주를 떠밀듯 방으로 들여본낸후 재민은 거실에서 밖을 쳐다보았다...밖은 아무일 없다는듯 모든것이 어둠속에 조용했다...그러나 그밖을 바라보는 재민의 가슴 에는 커다란 고함들이 한없이 울리고 있었다....
귓가에 종알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들린 그 소리의 주인공이리라..지금 재민의 손을 잡고 있는 이사람은...정신이 들자 재민은 제일 먼저 연주누나를 생각한다...그리고 두근거림으로 눈을 뜬다....
너무 큰 바램이었을까??...자고있던 재민의 손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영은이었고 그 옆엔 연재가 있었다...
"어제 연락하려고 했는데 밤 늦게 생각나서 이제서야 영은이한테 연락했다...미안하다 ..."
"미안해야지...어떻게 재민이가 이런데 이제서야 연락을하니??"
영은은 싫지않은 투정을 괜한 연재에게 보낸다...
"흠..이거 미안해서 이몸은 이만 사라져 주어야겠군.."
"아니야..그냥있어...영은이가 괜히 그러는거야..."
"됐네..이사람아 ..더있다간 무슨 소리 들을려고...그리고 얼른 털고 일어나라..의사 가 내일은 퇴원해도 될거래..물론 하루이틀 더 쉬어야겠지만...그럼 이따가 보자..."
"여..연재야....."
연재는 재민의 부름에 가볍게 웃음 지으며 병실을 나갔다...
"많이 아팠지??...미안해 좀 더 일찍 와봤어야 하는건데..."
"이제 괜찮아..가벼운 몸살인걸 뭐...오히려 이렇게 대단한 병인양 병원에 누워있는것 이 챙피하다..."
"무슨소리야 열이 40도가 넘게 올랐었대..조금만 더 늦었었더라도 큰일 날뻔했데..."
영은은 말을 하면서도 스스로 놀라는지 목소리가 많이 떨렸다.
연재가 분명 영은에게 어느정도 과장지어 말했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재민의 생각일뿐 재민은 조금 더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던 상황이었던것 은 분명했다...
"재민아 뭐 먹고싶은것 없어?? 말해 다 가지고 올게..."
재민은 그순간에도 영은의 말이 너무도 귀엽게만 느껴졌다..
그럴수록 또다시 마음한편에선 복잡한 감정이 일어났다...
"아냐..지금은 특별히 그런거 없어..만약 있으면 말할게..."
"그래...꼭 그래야해..."
"나때문인가봐 ...내가 괜히 바람쐬고 싶다고 한강을 가자고 해가지고...널 이렇게 아 프게 만든거 같아..."
"아냐..무슨 그런말이 있어...그거때문이 아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만 같은 영은의 표정을 보며 성급히 재민은 말했다...
"정말이야 ...절대 그것때문은 아냐..."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고마워....흑~~~~"
기어코 영은은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당혹스러웠지만 여리디 여린 영은의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고 미안할 뿐이었다....
처음엔 몰랐었는데 영은은 겉만 강하게 보이려고 할뿐 속은 누구보다도 여린 아이란걸 재민은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이 이 아이에게 아픔을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괴로움이 일었다....하지 만 재민조차도 지금 내부에서 이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그 저 미안함만 느낄 뿐이었다...
영은은 저녁무렵 연재가 돌아오고도 한참을 재민의 옆에 머무른후에야 아쉬워하며 돌 아갔다...
"이야 열녀다 열녀..."
영은이 돌아간후 연재의 입에서 기어이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재민이 너 능력좋다..어떻게 그 짧은시간에 저렇게 마음을 사로잡았냐?? 비법 좀 전 수해다오~~~~~"
"자꾸 그러지마....내가 뭘....."
언제 부터였을까..연재 앞에 영은의 말이 언급되면서 부터 재민은 이상하게 부담감을 느껴야만했다...
"그건 그렇고 이번에 영은이 정말 다시보게됐다...너무 착한거 같아...재민아 정말 잘 해줘라...놓치지말고.."
"........"
"참 나 내일 너 퇴원하면 이아여대에 가볼려고 그래.."
"지영이 만날려고??"
"만나긴 만나는 건데 미행을 한번 해볼려고..."
"미행이라니??"
"글쎄 이건 느낌인데 아무래도 지영이가 날 거부하는것이 분명 지영이의 주위생활과 연관되어 있는 느낌이들어...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미행은..왠지......혹시라도 들키면 기분나빠 할텐데.."
"그렇겠지..하지만 이대로 지낼 순 없다고 생각해..나..니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요 즘 지영이한테 집착하고 있어...한시라도 편히 지내기 위해선 그방법이 제일일꺼 같아 ..."
"그래..니말이 그렇다니 나로선 말리기가 힘들구나...내일이면 내가 같이 가줄까??"
"됐네 이사람아..얼른 몸조리하고 일어서기나 하셔.."
"그래..."
"참..너 퇴원하면 누나가 우리집에서 몇일 있으래..."
"응??...아냐...난 괜찮아....지금 퇴원해도 괜찮을것 같은걸.."
"그건 니 생각이고..누난 아무래도 혼자 다시 하숙방에서 있는 니가 걱정되는가봐..그 러니 못이기는척하고 몇일 우리 누나가 해주는밥 얻어먹어.."
"하지만...."
"됐어..얘기 이걸로 끝난거다....."
또 누나의 신세를 진다는것이 불편했지만 재민은 그렇게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누나 로 인해 너무도 행복했다...
"뭐...미안하면 이번 누나생일에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해주던지.."
"누나 생일이야??.."
"응...돌아오는 십오일이 우리누나 생일이야..4월15일..."
"그렇구나."
재민은 그날을 몇번이고 입속으로 되풀이했다..절대로 잊지 않으려는듯이....
"찰칵"
병실문이 열리며 재민과 연재는 문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연주누나 였다...
재민은 연주누나를 보자 너무도 기쁜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재민이 많이 좋아진것 같네...얼굴이 한결 좋아보여..."
"누나 왜 또 오셨어요...이젠 정말 괜찮은데..."
"재민인 누나가 병실에 찾아 오는게 싫은 모양이구나??"
"아..아뇨...그런뜻이 아니라...."
"풋!...왜 그렇게 더듬어...누난 농담도 못하니??"
그녀의 말에 재민의 볼은 삽시간에 붉어졌다....
"일끝나고 오는길이야??"
"응..오늘 하루종일 병실에서 심심했겠네..우리연재.."
"피곤하긴..낮에 재민이 여자친구가 와서 밖에 나갔다가 들어온지 얼마 안됐어..."
그말에 또다시 재민의 마음은 어두워졌다...그리고 연주누나 앞에서 영은의 이야기를 하는 연재가 조금은 원망스럽기까지했다.
"그래?? 여자친구가 다녀갔구나..."
"말도마...재민이가 가라고 해도 정말 끊질기게 버티다 조금전에 갔다니까...."
"여자친구니 재민이 보고 가슴이 편할리 없겠지...재민인 참 좋은 여자친구를 사귀었 구나..."
"네?...네...."
왜 그런것일까...연주누나의 입에서 영은에 대한 말이 나올때마다 재민의 가슴은 마치 송곳으로 후벼파지는 아픔을 느껴야만했다...
"참 재민아..너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러더구나.."
"네..연재에게 들었어요..."
"퇴원하고 몇일간 연재랑 같이 지내도록해...."
"누나 ..안그래도 벌써 재민이한테 이야기했어..."
"그래??.....그래 재민아 꼭 그렇게 해."
"네...고맙습니다...."
재민은 다시금 어제와 같은 누나와의 둘만의 시간을 가슴한켠으로 생각해 보며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너무 자신만 생각하는 마음인것 같아..더 있겠다는 누나와 연재를 결 국은 집으로 돌려보냈다...
모두가 돌아가고 홀로남은 병실에서 재민은 또다시 고민에 휩싸였다...누구에게 물어 봐도 분명 욕을 먹게될 고민이었지만..그럼에도 쉽게 답을 얻을만한 문제가 결코 아니 었다...
어두워지는 병실에서 재민의 마음은 두가지의 색다른 감정앞에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결론을 못내린채 어두워져만 가고있었다..
연재는 한시간 전부터 이아여대 정문이 보이는곳에서 그곳을 주시하고 있었다...나름 대로 모자도 쓰고 지영이 알아보지 못하게 분장을 하고나왔다..
"이녀석은 탈없이 누워있을려나.."
오전에 재민을 퇴원시켜 집에 데려다주고 집을 나온 연재는 기다림속에 재민의 생각이 불현듯 났다...
그때 몇명의 여학생들이 정문을 나서는게 보였다...
"아~~~~"....지영이었다...
멀리서도 그모습을 쉽게 알아본 연재는 두근거림속에 조용히 지영의 뒤를 따랐다... 지영과 같은 전철에 오르며 지영에게 들킬까 연재의 가슴은 계속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았다...
"과연 이것이 잘하는 짓일까??"
지영을 뒷따르며 몇번이나 마음속으로 자문을 해보았지만 지금 하고있는 행동을 멈출 수는 없었다...
드디어 한 지하철역에서 지영이 내린다...연재도 함께 따라내렸다..다행이 지영이 지 나치는 곳엔 사람들이 있어서 단둘이 길을 걷는 위험은 발생하지 않았다...그러나 어 느정도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연재는 주택가로 접어들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연재의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영은 걸어가면서 한번도 뒤를 바라보질 않았다...
그러다 어느집앞에서 지영은 드디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서둘러 지영이 들어가는 곳을 눈으로 얼핏 확인한 연재는 지영이 반지하집에 살고있음 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집까진 확인했지만 그다음은 막막했다...
애시당초 지영을 미행하기로 했을때 이런 상황이 아닌 분명 무언가 지영에게 특별한것 을 발견할거란 생각이 들었었다..그러나 막상 지영이 집으로 들어가자 도대체 어찌해 야 좋을지를 몰랐다..
연재는 지영이 들어간집 대문에 서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집 문패에 눈길을 주었다 ...집주인이 "권"씨인거같았다..그집 문패가 권씨로 돼있었다...
연재는 할 수 없이 기다리기로했다..어렵게 따라온 것이니만큼 이대로 물러날 수가 없 었다...연재는 지영의 대문이 보이는 조금 떨어진곳에 앉아 지영의 대문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재민은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집엔 아무도 없었고 지금 자신이 있는곳은 요즘 자신의 감정을 온통 빼앗아버린 한 여 인의 집이었기에...이제 그집은 단순한 친구의 집을 벗어나버린지 오래였다...
참다 못한 재민이 일어나 거실로 향한다...한동안 거실을 왔다갔다 하던 재민은 문뜩 텔레비젼 아래로 시선이 향하고 그곳에 놓아져있는 두권의 앨범에 시선이 모아졌다...
재민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앨범을 꺼내어 쇼파에 앉아 펼쳤다..
한권의 앨범엔 연재와 누나의 어릴적 사진이..다른 한권에는 비교적 현재에 가까운 사 진들이 꽃혀져 있었다...
이렇다할 장식들로 꾸며진 앨범은 아니었지만 사진 하나하나에 작고 예쁜 글씨로 그날 을 기억하는 글이 한줄씩 쓰여져 있었다..
그글을 읽어나가며 사진을 보다 재민의 시선이 문뜩 한곳에 멈췄다..사진아래에는 이 렇게 글이 씌여있었다...
"연재와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던날..."
사진속 그녀는 지금보단 어려보이는것은 분명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곤 지금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이 모습을 보며 자신의 변한 세월을 가늠하겠지만 재민은 그반대로 그녀의 모 습에서 세월을 거꾸로 타고 올라가 그녀의 예전 모습을 보고있는 것이었다..
사진은 방안에서 찍은것이었다..연재가 없는걸 보면 사진은 연재가 찍었으리라...지금 사는 집이 아닌걸 보면 예전 누나와 연재가 처음 독립해서 얻은 방인것 같았다..누나 의 얼굴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그런 누나의 얼굴을 보니 재민도 새삼 기분 이 좋아졌다...그녀 모습으로 가득찬 사진을 한장한장 넘겨가다 보니 어느새 사진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재민은 앨범을 덮으려다 다시금 아까의 그사진을 펼쳐서 그사진을 꺼냈다..그리곤 마 치 소중한 보물인냥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품안에 곱게 집어넣었다...
얼마나 흘렀을까..날은 이제 어두워져가고 연재는 지칠대로 지쳐갔다..무언가를 기다 리기란 참으로 인내가 필요했다...
연재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지영은 집을 나오지 않았다..이제 그만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찾아올 무렵..그토록 굳게 닫혀있던 지영의집 문이 열리며 긴 머리의 여인이 나오는것이 아닌가...연재는 실망했다..지영의 머리는 짧은 커트머리였 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실망감에 앞서 그 여자는 처음 보는것임에도 굉장히 낮익은 느낌이 들었다...반신반의로 연재는 일어서서 그녀의 뒤를 따랗다...
"이럴수가.."지하철 입구에 들어서서야 비로서 그녀가 지영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
놀랍게도 그녀는 지영이었다...
지영은 긴 가발을 쓰고 짙게 화장한 모습에 허벅지까지 오는 검은색 원피스 위로..굽 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러나 얼핏본 그녀의 표정에선 어두움을 읽을 수 있었다..
재민은 설마...하는 생각을 하며 마지못해 그녀를 계속 뒤따랗다.그 "설마"가 재민이 생각하는 그런 일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도중에 몇번인가 그러한 현실이 겁이나 돌 아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그녀를 주시했다...
이윽고 그녀가 내리는곳은 신사 역이었다...연재의 마음은 더욱더 불안해지기 시작했 다...이쯤에서 정말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마음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이윽고 몇분동안 거리를 걸어가던 지영이 한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헉~~~~~!"연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질르고야 말았다..
지영이 들어간곳 ..그곳은 다름아닌 "단란주점"이었다..
그제서야 연재는 주위를 둘러봤다...온통 그런것으로 일색한 거리였다...연재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이럴수가..아냐..지영이가 ..지영이가.. 그럴리가 없어!"
연재는 부정했지만 그런다고 눈앞의 현실이 달라질 수는 없었다.
한동안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그저 멍하니 지영이 들어간 입구를 바라보다 연 재는 달리기 시작했다...앞은 그저 빨리 돌아가는 필름처럼 느껴졌다..달리는 연재의 머릿속엔 해맑게 웃는 지영의 모습만이 계속해서 그려졌다...그럴수록 연재의 달리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졌다...
재민은 너무도 가슴이 떨렸다..지금 재민은 연주의 방안에 들어와 있었다...떨리는 손 길로 그녀의 숨결이 배어있는 침대를 어루만지며..조용히 눈길을 화장대위로 옮겨간다 ...그곳에는 그녀에게서 늘 풍겨나오는 기분 좋은 냄세의 원인인 향수와 여러가지 화 장품이 있었다..그러다 문뜩 빨간색 다이어리에 눈이 고정됐다..재민은 순간 망설였다 ..그러나 그러한 일말의 망설임은 그녀를 더욱더 알고싶어하는 재민의 맘을 말릴순 없 었다..결국 재민은 그녀의 숨결이 배어 있는 침대에 앉아 그녀의 일기장을 펼쳤다. 일기장은 새해부터 쓰기 시작한듯 시작이 정월 초하루 부터였다..매일매일 써내려가지 는 않았지만 일주일에 네번이상은 써내려간듯했다...떨리는 손길로 그녀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1월1일 ..
연재와 한집에서 둘만의 새해를 맞은지 어느덧 8년이 지나갔다..
세월의 흐름은 아무리 바빠도 일년중 몇번은 느끼게 되고 그것이 조금은 무서울만큼 빨리 지나침을 그때마다 느낄수가 있다..
돌아보면 8년이란 세월은 나와 연재에게 너무도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그 세월을 웃으며 생각할 수 있는 일말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연재가 벌써 대학2학년...내 나이 스물 여덞....
부정하고 싶지만 나도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로 접어든것 같다..
과연 나는 행복한 것일까??
누가 나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질때 난 서슴없이 대답하곤 한다.
행복하다고....
하지만 한해 한해 더해질수록 얹어지는 나이가 두려워서일까..
나만의 그 행복이 이제 조금씩 평범해 보임은...
어찌되었든 또다시 새로운 1이란 숫자를 하나하나 더해나가야한다..평범함이든 행복함 이든..새해에도 연재와 나에게 그리큰 행복은 아닐지라도 지금까지 지켜온 이 평온함 이 유지되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다...
우리 연재..새해 복많이 받거라....
2월14일
오늘은 퇴근길에 쵸콜렛을 사서 들어왔다..
내게 있어 유일한 핏줄이자 남자인 연재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발렌타인데이"..이야기 들어보면 누구에게나 하나의 기억들이 있는데 나에겐 이날은 그저 여느 다른날들과 크게 구분되어지질 않는다...
연재에게 주기 위해서란 핑계로 난 솔직히 쵸콜렛을 다른 누구에겐가 주고싶어 했는지 도 모를일이다..아니..그런것같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 증거일까..이렇듯 남들이 말하는 유별난 날에 조금씩 민감해 지 는것을 보면..후훗...정신차리자..임.연.주!
4월6일
오늘 안대리님을 만났다..
역시 오늘도 그전처럼 그는 나의 이야기를 적당한 선에서 끊어버렸다..끝없는 평행선 의 관계가 계속되고있다..그는 나를 위해 달려오고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려 발버둥치 고....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냥 평범하게 그의 품에서 이제 결혼의 단꿈에 빠져보고도 싶다는...생각해보면 그는 그리 흠잡을곳 없는 오히려 나에게는 벅찬 상대임은 틀림없다..그런 내자신은 무엇을 망설이는걸까..
동생을 핑계로 용기가 없는 내자신을 대변하려 하는걸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걸까...
그래...난 지금 겁이나는것이다..
오랜시간 동생과 나..둘만의 공간속에서 익숙해져 이제는 내옆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 긴 다는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라해도 아직은 정말 아직은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하다못해 연 재의 대학생활까지는 누나가 함께 해주고싶다...그게 애초에 마음먹었던 나의 목표이 기도 했었으니까...
시간이 연재에겐 흘러가고 나에겐 조금 정지되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이 이상 약해져가는 내가 보고싶지 않기에..
4월9일..
어젠 연재의 친한 친구인 재민이가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을 해서 재민의 병실에서 밤을 새우다 새벽녁에야 깨어 집에 들어왔다..잠이 덜깬 연재를 깨우기 싫었지만 또다 시 회사에 출근해야 하기에 어쩔 수없이 깨워 병원으로 보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외로운 아이...재민...
재민이를 생각하면 연재처럼 감싸안고 싶은 느낌을 느끼곤한다.
혼자서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들까....
혼자 아파하며 밤을 지새운걸 생각하면 몸서리가쳐진다..
재민이가 퇴원하면 아무래도 몇일동안은 함께 지내야 겠다..
또다시 아무런 기다림없는 외로운 하숙방으로 보내기엔 연재나 나의 나음이 그리 편치 않을것같다...
어제..나의 손을 잡고 일말의 정에 흐느껴 우는 재민을 보며 나또한 눈시울을 붉혔다 ...
그래 ..외로움을 겪은 사람끼린 누구보다 서로 잘 이해할수 있다..
맞잡은 재민의 손에서 내가 그걸 읽듯이 내손을 잡을 누군가도 나의 이런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휴~~~~~~"
모든걸 다읽고난 재민의 마음은 복잡했다...
글속에서 어느정도의 누나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지만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는 현실 이 못내 싫었고..
누나에게 누군가가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며...자신을 걱정 해주는 누나의 마음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기댈 한것도 아니지만 글속의 동생으로서의 내글과..
누나가 느끼는 남자로서의 존재가 너무도 판이하다는 결론은 그를 어둡게 만들기에 충 분했다..
재민은 조용히 일기장을 원래자리에 올려놓은뒤 방을 나왔다.
후회가 밀려왔다...
괜한짓을 해서 마음만 더욱 어두워져 버린것 같았다...
재민은 어두운 거실에서 홀로 누나에 대한 생각에 잠기고있었다..
"아줌마 여기 술한병 더 주세요!"
"젊은총각! 너무 무리하는거 아녀??..벌써 세병째여..."
"괜찮아요 한병만 더주세요..!"
"그럼 안주라도 먹으면서 마셔...에구...쯧쯧..."
포장마차의 주인 아주머니는 연신 술만 홀짝거리는 연재가 걱정스러운듯 기어이 한마 디를 하고말았다...
가슴이 터질만큼 숨이 차로를때 연재의 눈앞에 보인것인 이 포장마차였고 연재는 앞뒤 생각도 하지않고 들어왔다...
들어온지 얼마안돼어 급하게 마신술에 이미 흠뻑 취한 연재는 아직까지도 자신이 본 현실을 부정하며 괴로움에 술을 넘겼다..
"아이고 ..이총각 정말 큰일내불겠어..."
보다못한 아주머니가 그를 말리려 다가섰다...
"아냐!...이런건 아냐!..그럴리가 없어..지영아..지영아!..지...영......."결국 연재 는 술에 취한채 자리에 고개를 꺽고말았다.
"이봐 총각! 총각!"
"덜컥"..문 열리는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 재민은 현관을 쳐다보았다...
연재인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연주가 먼저 들어왔다...
"누나 들어오셨어요?"
"재민아...왜 방에서 쉬지않고..어두운데서 뭐하고 있어??"
"예??네에...그냥..."
"저녁은 먹었니??"
"저..아직 연재가 들어오지 않아서...."
"연재가 안들어왔다고??...무슨 약속있어 나갔니??"
"네...그런데 조금 늦네요..."
"미안하구나..연재가 있는줄알고 회사일때문에 누나가 늦었어.."
"아니에요..배도 그리 고프지 않아서 그냥 있었어요..."
"기다려 ..얼른 밥차려줄께..."
재민은 정말 밥생각이 없었지만 부억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것이 좋아 그냥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재민아...다됐어..얼른밥먹어..."
"네??...네...."
식탁에 한공기만 있는것을 보며 재민이 물었다..
"누나는요??"
"응 ...난 밖에서 먹고 들어왔어..."
"네에..."
재민은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녀석은 어디에서 이렇게 늦는지 모르겠네..."
그녀는 그말과 함께 전화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그 전화 임연재 핸드폰 아닌가요??"
"네??....어디라고요??"
"네..알겠습니다..곧갈게요..네 ..네...혹시모르니 전화 끄지마세요 부탁드립니다... 네..."
서둘러 전화를 끊는 누나는 급히 나갈려고 하였다...
"누나 어디가시는데요?? 연재에게 무슨일 있어요??
"연재가 술에취해 술집에서 잠이 들었다는구나..."
"네??...누나 저도 가요..."
"재민이 넌 그냥 있어..몸도 불편한데..."
"아니에요..괜찮아요..."
연주는 재민을 바라보다 결국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래 그럼 같이 가자..."
택시안에서 연주는 불안한 마음으로 인해 연신 손가락을 꿈틀거리며 가방끈을 매만졌 다...
재민은 그런 연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누나 괜찮을 거에요..너무 불안해 하지 마세요..."
"그래...그래야지...고맙구나..."
그러나 연주는 말로는 그랬지만 택시안의 시간이 너무도 길게느껴졌다..
연주에게 단하나의 의미인 연재에게 무슨일이 일어난다면 연주는 아마도 그 충격을 감 당할 수 없을것이다....
이들의 초조함을 읽었는지 택시 기사는 빠른속도로 거리를 내달렸다..얼마후 그들은 한거리에 내렸다...
"누나 ...저긴가봐요!"
재민이 가르킨곳엔 하나의 포장마차가 거리에 있었다...
"저...실례합니다...헉 ...연재야...연재야!..."
재민과 연주가 들어선 그곳엔 연재가 술에 취해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이그~~글쎄 그 총각이 무슨일이 있었는지 깡술 세병을 마시더니 그렇게 뻗어버렸다우 ...연신 누구 이름을 부르면서...."
"아주머니 정말 고맙습니다...정말 감사드려요.."
"감사는 무슨...아무튼 얼른 데려가서 편히 뉘워요.."
"네..그럼...안녕히계세요..."
연주가 연재를 부축해 일으키려는 것을 만류하고 재민이 그런 연재를 부축해서 거리로 나왔다..거리에선 연주가 종종걸음으로 택시를 잡고있었다...
돌아오는 택시안..연주의 표정은 어두웠다...백밀러를 통해 힐끔거리던 재민은 그녀의 표정으로 인해 마음이 무거웠고..다른한편으론 지영을 만나러 나간 연재가 이토록 취 한 원인에 궁금함이 일었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이런짓을 할만큼 무모한 아이가 아닌데,...."
아무튼 지금 모든 궁금함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술에 만취해 자고 있었기에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연재를 똑鰕?연주는 쇼파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그런 연주곁에 재민도 조용히 앉았다...
한동안 생각에 잠기던 연주는 재민을 의식했는지 재민에게 말을건낸다..
"어머..재민아...연재가 술에 취해서 함께 잠자기 힘들텐데 내방에서 자렴...난 여기 서 오늘 잘께..."
"아니에요..전 낮에도 쉴 수 있으니까..제가 오늘 여기서 잘께요.."
마다하는 연주를 떠밀듯 방으로 들여본낸후 재민은 거실에서 밖을 쳐다보았다...밖은 아무일 없다는듯 모든것이 어둠속에 조용했다...그러나 그밖을 바라보는 재민의 가슴 에는 커다란 고함들이 한없이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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