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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03 926회 0건
오랜만에 돌아와보니 소라의 야설게시판이 상당히 늘었군요
언젠가는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날줄은
저도 미처몰랐습니다.
아쉬운대로 지난번 올리지 못한 콜렉터부터 다시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죠
악마의시 그 다음이야기도 생각중입니다.

한편 은영의 아파트 !

은영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상우는 욕실로 가서 휘바람을 불며 샤워를 마치고는 침실로 돌아와 옷을 주워입고서 아직도 발가벗은채 누워있는 은영을 내려다 보고는

"난 갈께...모래에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으니깐 모래 집에서 보자구.. 오늘처럼 스커트 차림으로 오는거 알지? 하고는 방문을 닫고 나와 아파트를 나왔다.

상우가 현관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나자 은영은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서 한참을 멍하니 침대위에 앉아있다가 엉망으로 흐트러진 침대와 자기의 옷가지들을 바라보다가는 간신히 정신을 차려서 옷을 걸치고는 현관문을 잠그고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하였다...

"쏴~~~아~~"
샤워물줄기를 머리에 쏟아부으면서 은영은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였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여전히 오늘 있었던 상우와의 정사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성이 느끼는 "오르가즘"이란 것을 느낀것에 대하여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가 쳐져서인지 비누칠을 몇번이고 하였다가 씻어내고 또한 상우의 입김이 닿았던 자기의 소중한 곳 모두를 몇번이나 되풀이해서 비누칠을 해서 마치 상우의 잔재를 모두 씻으려는 듯이 정신없이 닦아내곤 하였다..

그리고는 지친 몸을 이끌고 나와서는
침실의 창을 모두 얼고 아직도 땀냄새와 비릿한 냄새가 배어있는 침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정리를 하고나서 은영은 다시 그 침대에 누워서 남편과 잠자리를 할 생각을 하자 또 몸서리가 쳐지기 시작했다.. 할수없이 은영은 침실에서 나와서 마루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아~~ 어떻게 하지? 한달동안이라고는 했지만....정말.....난 어떻게 될까?


그리고 갑자기 남편의 순진한 얼굴이 생각이 나자 은영은 고개를 흔들면서 정신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 정말 큰일이야....흐...흑".......

은영은 한참을 흐느끼다가 자기도 모르게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목요일 상우의 집

은영은 학교에서 퇴근후 승용차로 먼저 아파트로 와서는 옷을 갈아입고서 상우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오늘 아침 옷을 갈아입으면서 상우가 시킨대로 스커트 차림으로 학교에 갈까 했었지만 교무실에서 자기의 종아리를 흘끔거리며 쳐다보는 동료교사들이 시선이 싫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복도에서 마주치는 남학생들이 짖궂은 시선과 계단을 오르내릴때마다 아래에서 주춤거리면서 위를 쳐다보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여느때처럼 정장바지차림으로 등교했다가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기로 했다..

먼저 간단히 샤워를 했다.
아마도 오늘도 상우앞에서 알몸을 드러내게 될것이라는 생각에 간단하게 몸을 씻어낸다음 속옷도 갈아입고 단정한 스커트차림으로 아파트를 나섰다.

저녁 8 시 상우의 과외지도 시간을 몇분 앞두고 은영은 상우의 집에 도착했다.

"딩~동" 차임벨이 울리고 이윽고 대문이 열리자 은영은 안으로 들어갔다.

"아 ! 안녕하세요?..선생님....깜빡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못드렸네요...." 상우의 어머니가 수다스럽게 현관을 열고 나오면서 말을 꺼냈다..

"무슨 연락요? " 은영은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어서 반문했다 .

"이거 죄송해서 어떻게 하죠?.. 하두 서두르다가 그만 선생님께 연락도 못드렷어요...우리 상우가 갑자기 일정을 바꿔서 어제 출국을 했거든요...원래는 다음달에 유학가기로 했었는데 ... 상우 아빠가 갑자기 서두르는 바람에 그만..연락도 못드리고 어제 오후에 미국으로 떠났어요..."

"아~~! 그래요?..."

"이왕 오셨으니까 들어오세요... 수진이도 마침 집에 있으니까요" 하고는 상우의 어머니는 은영을 현관으로 인도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뜻밖에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나자 은영은 깜짝 놀라 바라보았다..그 남자는 바로 상우의 아버지였다. 갑자기 은영은 얼마전 상우의 아버지에게 진찰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르자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얼굴이 조금 붉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애써서 태연히 고개를 숙이고 자기도 인사를 했다..

"예...안~녕~~하~세~요..." 은영도 인사를 했지만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것 처럼 잘 들리지가 않았다.

"아이고..제가 바뻐서요...애를 둘씩이나 맡겨놓고서 한 번도 인사를 못드렸네요..죄송해서 어쩌죠? " 하고는 상우의 아버지는 은영을 거실로 인도하고는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서 어제 갑자기 서둘러 상우를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미쳐 선생님에게는 유학다녀온다는 인사도 못드리고 떠난모양입니다요.. 또 오늘에라도 선생님께 저희가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정신들이 없어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

"아뇨~ 괜찮아요~~" 은영은 태연한 척하며 말을 받았다...
그리고 속으로는 내심 긴장이 풀어지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여보...상우 다니던 학교에도 오늘 제가 가서 자퇴수속을 했는걸요...상우가 친한친구들한테도 전혀 연락도 못했잖아요... 당신이 갑자기 아침에 깨워서는 부랴부랴 보내놓고선....그렇게 갑자기 보내는게 어디에 있어요?...이번에 가면 최소한 1년동안은 안들어올껀데...."

상우의 어머니가 수다스럽게 시키지도 않은 말을 했다..

---"아~~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갑자기 상우에게 시달림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자 은영은 긴장이 풀리고 그리고 즐거운마음이 들어서인지 여느때보다 밝은 표정이되어 상우의 부모와 수진이 공부문제 등에 대하여 상의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상우는 이제 미국으로 떠나버렸고, 수진과 공부를 하려고 했으나 수진이 몸이 불편하다면서 다음에 공부하자고 할 때 은영은 뛰는 듯이 기뻤던 것이다.. 그 악마같던 상우에게서 자유로이 풀려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은영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될 정도로 기분이 들떠 있었던 것이다.

기분이 좋아서 자기의 아파트로 돌아온 은영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서 티브이를 켜고는 자기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며 거실 청소를 하던 은영이 갑자기 거실바닥에 털석하고 주저 앉았다.



"이~~~이런 "

갑자기 머리속에서 자기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생각이 나자 은영은 고개를 떨구었다... 방금전까지 즐겁던 기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리고 다시 정신이 혼미해 지기 시작했다..

--"그 녀석이 갑자기 떠났다면....한달후에 나에게 주겠다던 그 사진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 그녀석이 가지고 갔을까? 아니면 전에 협박한 것 처럼 친구에게 주고 갔을까 ? --

--"아냐...갑자기 일정이 바뀌었다고 했으니까...친구에게 전해주고 갈 시간은 없었을꺼야..아마도 자기가 챙겨서 가지고 갔을 것같은데...어쩌지?....다음에라도 그녀석이 그걸 가지고 나를 또 협박하면 어떻게 하지?...유학갔다가 언제 돌아온다고 했던가?...아...1년동안은 안돌아 온다고 했나?....."----

정신없이 생각에 잠긴 은영은 잠시 어지러운 생각이 가라앉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상우가 분명...한달쯤 있다가 출국한다고 했고....상우 어머니도 분명 갑자기 일정을 바꾸어 부랴부랴 챙겨서 보내는 것이라고 했는데....무슨 일이 있었을까 ?."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은영은
짐승같았던 상우의 협박에서 일단은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자

"아~~ 다행이야... " 하고는 다시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소파에 온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갑자기 엊그제 토요일 밤에 있었던 상우와의 정사가 기억이 나자 은영은 자기도 모르게 아랫배쪽에 "쫘르르" 하고 전기가 통하는 것을 느끼면서 상상속으로 빠져 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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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일후 토요일

--"한은영 선생님 3번으로 전화요"-- 교무과장님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은영에게 옆의 책상에 있는 전화를 받으라고 알려주었다.

"예 한은영 선생입니다" 은영이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 수진이 애빕니다. 며칠전 집에서 한 번 뵈었었지요? "

"어머...안녕하세요?. " 갑자기 은영은 수진이 아빠 아니 상우의 아빠의 전화를 받고는 인사말을 빼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우선 수진이나 상우의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아마도 주위의 동료교사들 때문에 말을 못할것이고 다른 이야기라면 더욱 이상할 터였기 때문이다.

"선생님~! 주위에 다른 선생님들 많이 계셔서 전화로 대화하기가 곤란하실테니까요... 제가 말씀을 드리지요.. 다름이 아니고요 우리 수진이 때문에 그러는데 오늘 오후에 잠시 시간이 나십니까?

"예...오늘은 주말이라서 조금은 한가한편인데요~~~"

"그럼...저희 병원으로 세시쯤까지 오시겠습니까? "

"병원으로요? "

"아~~참~~ 죄송합니다...병원으로 오시지 마시구요 병원 옆건물로 오십시요..젊은 여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오시기 민망하실텐데...."

"예~~~"

"새로지은 병원 어딘지 아세요? "

"예..수진이에게 들었어요"

"병원근처에는 새로지은 건물은 병원하고 그 옆건물 뿐이라 찾기는 쉬울겁니다. 옆 건물이 병원에선 입원실이라 부르는데요...그냥 지하주차장으로 오세요 제 사무실은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로 오셔야 하겨든요...승용차로 오시면 직접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오세요 제가 지하주차장으로 직원을 보내드리겠습니다 "

"아니요..그러실꺼까지는 없는데요...제가 직접 ~~~"

"아닙니다...새로지은 건물이 되나서 제 개인 사무실을 찾기가 힘드실거에요..제가 세시까지 직원을 지하주차장으로 보내겠습니다.."

"예...알겠습니다..제가 세시까지 도착할께요"

"그럼 선생님 이따가 뵙겠습니다..안녕히 계십시오"

"예...안녕히 계세요"

--찰칵-- 하고 전화가 끊어졌다..
은영은 끓어오르는 의구심을 참을 수가 없었다... 수진의 아빠, 아니 상우의 아빠가 자기를 보자고 하는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한편으로 은영은 무언지 불안한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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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에 학교에서 퇴근을 하고 우선 아파트로 돌아온 은영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의구심을 참을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한편으론 짐작이 가는 일이었다.

--( "아무래도 상우를 갑자기 출국시켜버린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을것인데....혹시 상우 아빠가 상우에게서 그 사진들을 발견한 것은 아니었을까? ")-- 하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은영은 옷을 스커트 정장차림으로 갈아입은 다음 냉장고 앞에 남편에게 전하는 메모를 남기고는 서둘러 아파트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지방에 있는 남편이 상경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저~ 한은영 선생님이신가요? "
약속시간 세시가 조금 넘어 은영은 상우아빠가 말한 건물에 도착하여 지하주차장에 들어설수 있었다.
넓은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고 승용차에서 내리자 바로앞에서 젊고 예쁜 아가씨가 은영앞에 서더니 묻는 것이었다.

"예.."

"원장님께서 모시고 오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이쪽으로 오세요" 하고 그 아가씨는 은영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는 자동차의 문을 잠그자 자기가 앞에서서 걷기시작하더니 주차장에서 건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그러자 조금은 어둠침침했던 공간에서 환하게 밝은 곳으로 들어설수있었다.

"원장님은 7층 사무실에 계시거든요" 그 아가씨가 두 대의 엘리베이터의 버튼중 구석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서 혼자 말을 하면서 은영을 돌아다 보았는데....

은영과 그 아가씨는 서로의 눈을 보면서 약간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는지 눈으로 미소를 지었다..

--("어머~~ 나하고 거의 비슷하게 생겼어..이 아가씨가...")--

--("어~! 이 선생님(?) 나하구 똑같아보여~")--

둘이 다른점이 있다면 은영은 파머를 했고 그 여자는 긴머리를 늘어트렸다는 것이고....쌍거풀진 커다란 눈과 오똑솟은 코잔등하며 발갛게 물든 입술까지도 많이 닮아있었다... 밝은 곳에서 얼굴을 마주본 두 여자는 서로가 많이 닮아있다는 것에 대하여 갑자기 호감이 갔는지 밝게 웃으면서 은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나하구 많이 닮아보이네요 아가씨.."

"에구...저하고 똑같이 생기셨는데요? 선생님? 선생님하구 둘이밖에 나가믄 쌍둥인줄 알겠어요."

둘이 대화를 하는사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유난히 좁아보이는 엘리베이터에 둘은 올라탔다. 기껏해야 5명정도나 탈수 있을까? 유난히 엘리베이터의 내부는 좁았다. 잠시후에 엘리베이터는 7층에 도착했다.
이상한 것은 엘리베이터에 지하1,2층과 1층 그리고 7층을 나타내는 버튼밖에는 없는 것이 조금은 이상했다. 또한 이처럼 큰 건물에 유난히 좁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주차장에서 사무실로 직통하는 전용 엘리베이터인 모양이었다.

" 땡 " 7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바로 앞에 칸막이가 있고 돌아서 나가자 바로 사무실이었다.

"아이고 선생님 이렇게 직접 오시라고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바뻐서요 그리고 마땅히 따로 밖에서 만나뵙기도 힘들고 해서 결례가 되는줄 알면서도 이리로 오시라고 했습니다요... 새로지은 제 병원건물 구경도 하실겸 해서요....자 ! 저리로 앉으시지요."



"아뇨..괜찮습니다" 은영이 대답했다

상우의 아빠는 은영을 창밖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있는 탁자로 안내하였다.
탁자에 앉자 커다란 창으로 밖의 도시의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아주 전망이 좋은 곳이었다..

잠시후 아까의 아가씨가 커피를 가져왔고 은영은 탁자에 놓이 커피를 마셨다..

"김 간호사 ..아니 미스 김 지금부터는 전화 바꿔주지 마세요 알았죠 ? "

"네..원장님.. "

아까 은영을 여기까지 안내해온 그 아가씨가 밖으로 나가면서 대답했다.
미스 김이라는 은영과 꼭 닮은 그 아가씨는 아마도 이 병원의 간호원인 모양이었는데 따로 이 사무실에서 비서처럼 일을 하는 모양이었다.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저 상우가 갑자기 떠난 이유가 ~~" 라고 은영이 말을 꺼내자

"그러지 않아도 수진이 때문이 아니라 상우 그녀석 문제 때문에 상담을 드리려고 이렇게 선생님을 모셔왔습니다" 하고 수진의 아빠 아니 "임 박사"가 말을 막았다.

그리고는 대뜸 책상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천천히 은영이 앉아있는 탁자로 걸어와서는 탁자위에 그것을 올려놓고는 자기의 책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탁자위에 놓인 것은 봉투였다

"꺼내 보세요"

은영은 갑자기 이것이 무엇인가를 알것같았다. 그리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창피한 생각에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 되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봉투를 열어 하나를 꺼내보자 역시 그것은 은영이 방금 짐작한대로 상우가 가지고 있던 은영 자기의 사진이었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호흡을 가다듬은 은영은 서둘러 봉투의 내용물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은영이 찾는 필름은 없었다.

"필름을 찾으시나요? 그 사진들의 필름은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상우녀석이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도 제가 읽어보았구요"

갑자기 임박사가 말을 꺼냈다...

"........." 은영은 고개를 숙이고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런일이 있으면 제게라도 연락을 주시지 그랬습니까...라는 말은 안하겠습니다...누구라도 당황이 되어서 미쳐 생각을 못할것이니까요..또한 어느 누구도 그런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상상을 못할테니까요... 다만 제가 상우의 책상에서 그것을 발견한 순간 저는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 서둘러서 상우를 붙잡아 그날로 미국으로 보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임박사는 계속하여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은영에게 말을 꺼냈다.

"한 선생님.. 선생님은 제가 특별히 선생님이 계신 학교의 이사장에게 부탁을 해서 우리 수진이 하고 상우의 개인지도를 맡긴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 "

그 말에 은영은 고개를 들어 상우의 아빠 아니 임박사의 얼굴을 바라다 보았다...그것은 은영도 항상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던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 선생님을 제가 알게 된 것은 몇 달전 제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오셨을때였죠... 저는 선생님을 진찰받고 나가신 다음 직원들에게 선생님의 의료보험카드의 직장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몇 달동안 곰곰히 고민을 하다가 선생님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나서 선생님께서 영어 선생님이라는 것과 그리고 부군께서는 연구원으로 지방에 계신다는 것도 알게되었고 그래서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싶어서 일부러 우리 애들의 개인지도를 핑계로 선생님을 모셔오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제가 계획하고 있던 일이 그만 "상우"녀석 때문에 앞당겨진 것 뿐입니다 "

은영은 몇 달전 임박사에게 산부인과 진료를 받던 기억과 그리고 임박사가 말하는 "계획"이라는 말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얼굴이 붉어져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가 되었으나 애써서 침착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면서 고개를 살며시 들어 임박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들었다.

"선생님은 보기 드믄 미인이시더군요..뿐만 아니라 체구도 적당하고..또한 여자로서 건강한 체질이구요 그리고 보기드믄 신체구조를 가지셨습니다..그래서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솔직히 말씀을 드리죠...." 임박사의 입에서는 거침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저는 남자입니다..산부인과 의사라는 불행한 직업을 가진...
모르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한 사람으로 부러워 할줄을 모르지만...개인적인 사생활로는 저나 몇 명 제 동료들은 완전히 비극적인 사람들입니다"

" 제가 산부인과 의사생활을 처음 시작한 것은 "구로공단"근처의 골목에서였죠..
대학병원에서 전문의를 마치고 그쪽에서 개업을 한 것은 한마디로 돈을 많이 벌기위해서였죠...주말이면 제 병원은 공단에 다니는 철없는 여공들이 풋사랑 장난에 사고를 치고 푼돈모아서 임신중절을 받기위해서 줄을 섰죠.. 제가 주위의 다른 병원들보다 조금 싸게받았기 때문이었고 무엇보다도 친절하게 해주었으니깐요....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정말 몇십명을 긁어냈는지 모릅니다...때로는 임신 6개월이 지나 완전히 어린애가 된 그런수술도 많았죠..정말 인간으로서 그런일을 하고 있는 자신이 미울정도로 어린여자 손님들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뿐아니라 산부인과 개업의들은 다 마찬가지입니다...큰 병원에 있는 닥터들을 빼고는 개업의들은 한결같죠.... 한밤중에 집에 돌아가서도 병원에서 연락이 오면 달려나와야죠... 산모가 도착하면 어떤때에는 애가 막 빠져나오는 경우도 있고 어떤때에는 몇시간이나 기다려야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니 친구들과 어울려서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술이라도 마셨다가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술냄새가 나면 그게 소문이 나면 당장에 손님들 즉 산모들이 제 병원엔 안옵니다... 또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서 단순분만보다는 조금이라도 돈이 있어보이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산모는 무조건 "제왕절개"를 권합니다 ..그래야 일반산모가 2일만에 퇴원하는데 제왕절개한 산모는 1주일을 병원의 병실에서 묶고가거든요..병원비도 비싸고 수술비도.... "

"그렇게 몇 년을 생활하고나서 제법 돈을 벌어서 전에 있던 강남으로 병원을 옮겼습니다.. 구로공단에 있던 병원은 비싼값에 권리금을 받고 신참내기 의사에게 팔아넘기구요... 강남에서도 돈 많이 벌었죠...거기에서는 소파수술뿐 아니라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못쓸병에 걸려 아내까지 병을 옮기자 부유한 유부녀들 성병치료도 많이 했구.. 허허 그 유부녀들은 한결같이 비밀을 보장해달라고 부탁하더군요...허허...참.... 강남에서는 불임시술에 대한 전문의도 고용하고 그리고 버는대로 시설과 연구에 투자를 해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손가락으로 꼽는 전문병원이 되었습니다..."

"한 선생님 ! " 정신없이 멍하니 바라보고있는 은영을 갑자기 불렀다..

"....예..." 은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말입니다....이 임수인 박사는....즐거움이란게 없습니다..."

그리고는 천천히 책상에 있는 담배를 배어물었다..그리고는 한모금을 빨고는 담배연기를 허공에 품어내고는

"........"


"저도 남자인데......남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여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어떤 멍청한 사람은 이런 말을 하는 저를 보고 행복하다고 할지 모릅니다...매일같이 여자들의 생식기를 보고 만지고 하니까요....그러나 매일 아니 십년이 넘도록 그런일을 계속하고 나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아십니까?.. " 임박사는 다시 담배를 빨아대며 혼잣말처럼...털어놓았다..

"아내와의 잠자리가 힘들어집니다... 여자들을 봐도 별 흥미가 없구요..."

"이젠...돈도 벌만큼 벌었습니다...자식들 다 출세시키고 평생동안 써도 다 못쓸만큼 벌었지만... 이정도 벌었으면 즐거운일도 만들고 그리고 취미활동 이런것도하고 해야하는데....그런걸 할만큼 한가한 틈을 주지도 않고요. 십여년 전부터 제 병원에 다니던 환자들은 젊은 의사에게 진찰받기를 꺼려하죠...또 유명세를 치르느라 대학에서 출강요청도 거절하지 못할처지가 되고...."

"저는....변태성욕잡니다.." 갑자기...임박사가 충격적인 말을 하자...은영은 더욱 놀랐다..

"선생님처럼 예쁜 여자를 갖고 싶습니다....교양있고 아름다우면서도....그런여자를 수집한다고나 할까요?...그렇다고 폭력적이거나.. 아주 이상한 성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죠..."

잠시 충격적인 고백을 하고난 임박사가 담배를 비벼끄더니 은영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은영은 시선을 마주치자 어쩔줄 몰라했지만 시선을 뗄수 없었다...

"관음증"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

은영과 눈을 마주보며 임박사가 말을 꺼내자 은영은 고개를 조금 흔들었다...차마 그런말을 들어본적이 없다고 입에서 말이 나오지는 못했던 것이다..실제로 처음 듣는 말이었다...

"관음증"이란.... 정상적인 성행위보다는 남들이 성행위를 하는 것을 몰래 훔쳐보는 것으로서 만족감을 느끼는 일종의 강박적 성도착증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아무래도 관음증인가 봅니다.... 선생님같은 얌전한 여자와의 섹스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제대로 남자로서의 기능이 살아나지도 않죠...솔직히 말씀드리면요....전 선생님처럼 예쁜여자가 남자와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보아야만...흥분이 됩니다... 전에는 포르노비디오를 보아야만 흥분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소용이 없더군요...."


" 선생님....제가 제안을 하나하지요 " 임박사가 말을 꺼냈다..

"상우녀석이 선생님과 무슨일을 했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또 앞으로도 묻지 않을 것이구요.... 제 부탁을 들어주시면 상우에게 빼앗을 필름 선생님께 다 돌려드리겠습니다...그리고 충분한 물질적 보상도 해드리겠습니다"

"흐....흑" 갑자기 은영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제~~발~~~ 그냥 돌려주세요...부탁이에요...." 은영이 울면서 애원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임박사는 표정변화하나 없이 탁자에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고 있는 은영에게

"어차피 우리 상우가 선생님에게 한달동안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하고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아~~ 정말 어쩌면 좋아....)" 하고 은영은 흐느끼며 울고만 있었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은 꼭 이런때에 쓰이는 말인지 모른다...

임박사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은영옆으로 오더니 나즈막하게 말했다.
"제가 선생님께 제안하는 것은 오늘을 포함해서 네 번만 매주 토요일 이곳으로 와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달라는 겁니다...물론 충분한 보상을 하겠습니다"

그 말에 은영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삐~~~익"
갑자기 임박사가 자기의 책상으로 가서 인터폰을 누르더니

"미스 김.. 이쪽으로 들어와 " 하고 아까의 그 은영을 닮은 아가씨를 불러들였다.

논 인 콤모티오네, 논 인 콘모티오네 도미누스
에스트 우비 글로리아 능크 바빌로니아에~
(Non in commotione, non in commotione Dominus)
(Est ubi gloria nunc Babyloniae)
- 이런 난장판에는, 이런난장판에는 주님이 계시지 않아~ -
- 이~ 바빌론의 영화는 어디로 갔는가 -
<<베르나르의 속세의 능멸에 대하여 중에서>>
2000. 10 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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