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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12 875회 0건
SF] 혹성상인 46. --- 한스
46.

나타샤의 몸은 밀려 내려와 이제 등을 의자 바닥에 기대고 길고 큰 두 다리는 앞 좌석의 등받이 위에 올린 자세가 되었다. 한스는 나타샤의 원피스를 들춰 내고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끌어 올려 버렸다. 나타샤의 흰 팬티는 무릎에 걸렸다. 한스는 고개를 숙여 나타샤의 젖은 보지를 보면서 계속 주물렀다.

“제일 무성한 소문은 우리가 결국 이시스 바깥 우주의 남자들에게 팔리지 못하고 다른 별의 여자들에게 팔릴 거란 거였어요. 그 여자들의 섹스 노예가 될 거라는 소문이었죠. 지원자의 거의 대부분이 남자를 보기 위해 지원한 건데 그런 소문 때문에 모두 가슴을 졸였어요.”
“그리고 다른 소문은?”
“별로 믿기지는 않았지만 회사에 팔려가 용병이 된다는 말이나 연구소에 팔려가 생체실험에 쓰일 지도 모른다는 말도 있었어요.”
“무서웠겠군.”
“네, 하지만 실크로드공사는 우리에게 잘해줬고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해 줬어요. 그래서 출발하기 전날 마지막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갈 기회를 주었지만 돌아간 여자는 거의 없었어요.”
“음…”
“그만큼 기대들이 컸어요. 타림의 교육장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딸딸이를 치는 얘들이 많았는데 은하트램에 올라서는 대부분 그것도 삼갔어요. 만나게 될 남자를 위해 보지를 아낀거죠.”
“은하트램?”
“네, 아주 큰 여객선이죠. 천 여명을 태우고 항성간을 이동하는 여객선이에요. 우리는 모두 한 트램에 실려 트윈으로 왔어요.”
“너희들은, 그러니까 그때 같이 온 서버들은 자기가 얼마에 팔리는지 알고 있었나?”
“네, 알았어요. 저희 천명이 합쳐서 20굴덴. 그 돈의 반을 우리한테 줬어요.”

한스는 나타샤의 보지를 벌려 보면서 혀를 찼다.
“그렇다면 이 예쁜 보지 하나 값이 20루프 밖에 안되는데 너무 싸서 억울하지 않았어?”
“너무 싸지요. 하지만 우리는 돈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하긴, 동기가 그렇네.”
“네. 그런데 트윈에 와서 불안해졌어요.”
“왜?”
“바로 회사에 넘어가지 않고 오래 동안 기다려야 했어요.”
“…”

“회사에 넘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 우리 뿐이 아니고 우리보다 먼저 온 애들도 기다리는 그룹이 많았어요. 언제 우리 차례가 올지 불안했어요. 그런데 가끔 장사꾼 여자들이 나타나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애를 보면 돈을 주고 사갔어요. 그러니 우리가 불안해질 수 밖에요.”
“…”
“보니까 그 여자들은 비싼 값을 주고 애들을 골라갔어요. 실크로드공사의 직원은 그 돈을 받고 다시 싼값에 다른 애들을 사다 넣고는 차액을 가로챘지요.”
“그랬군.”
“네, 그런데 어느날 나타난 그 사장, 그러니까 티파니 사장이 저를 샀어요.”
“혹시 얼마에 샀는지 알아?”
“네. 제가 그 차액의 반을 받았으니까요. 티파니 사장은 저를 400루프에 샀어요. 저는 여자에게 팔려가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안가겠다고 막 울고 불고 버텼어요. 그런데 티파니 사장이 저를 달래더군요. 자기한테 가는 것이 남자에게 훨씬 빨리 가는 길이라고. 그리고 훨씬 좋은 남자를 만나는 길이라고요. 그 사장, 사람이 좋아보여서 결국 저도 그 사장 말을 믿고 그녀를 따랐죠.”

도둑년, 400루프에 사서 22굴덴에 팔아 먹다니. 한스는 혀를 찼다. 아무 것도 모르고 그 값을 주고 사온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한스에게 20굴덴은 큰 돈이 아니었다. 속은 것은 분했지만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곳에 온지 얼마 안돼서 손님이 나타났는데 글쎄 그 손님도 여자가 아니겠어요. 저는 너무나 절망했어요. 결국 이런 식으로 여자에게 팔려가 노예가 되고 마는구나 하고요. 다행히 그 여자는 나를 고르지 않았어요. 그런 후에 저는 그 집에서 도망칠 궁리만 했는데 도대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에 주인님이 나타난 것이에요.”
“그래?”
“그러니 제가 얼마나 주인님에게 팔리고 싶었는지 아시겠죠? 저는 주인님을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정신이 어질어질 했어요. 생전 처음 보는 남자라는 것만으로도 제 가슴이 울렁거리는데 반드시 주인님에게 팔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긴장이 되었겠어요. 가슴만이 아니라 온 몸이 다 긴장하고 식은 땀이 흘렀어요.”

불쌍하게도… 한스는 나타샤의 몸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큰 몸에 어울리지 않게 불쌍하게 느껴졌다. 나에게 팔리기 위해 그렇게 기를 쓰다니…

“그런데 역시 남자를 만나니 좋네요. 왠지는 모르지만 그냥 주인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돼요. 더군다나 주인님이 제 보지를 만져줄 때는 … 보지가 미칠 것 같아요. 앞으로 저 많이 사랑해주실 거죠?”

한스는 나타샤의 농염한 몸을 보고 음탕한 보지를 만질 때까지 만해도 성욕에 몸이 근질거렸다. 그런데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 사람이, 한 여자가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 불쌍하고 안쓰럽게 느껴지며 갑자기 욕심이 사그러들었다.

한스는 그녀의 보지에서 손을 떼고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페리옷에 있을 때의 아리아스가 생각났다. 같은 우주에서 똑 같은 여자로 태어났는데 페리옷과 이시스는 이렇게도 다른가. 한스는 또다시 갈등에 빠졌다.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시스에 있는 한, 다시 또다시 부딪히는 상황들, 잊으려해도 잊으려해도 자꾸만 리마인드 시키는 양심의 문제.

그렇다고 한스가 뭐 성인군자도 아니고 양심가도 아니다. 성욕과 야망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양심이고 뭐 그런 것 다 잊어버리고 이런 지상 천국에서 수십, 아니 수백, 수천 명의 미녀들을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살고 싶었다. 페리옷에 있을 때 얼마나 꿈꾸던, 아니 감히 그려보지도 못하던 환락이 아닌가. 마음만 내키면, 손만 내밀면 팔등신 미녀들의 몸을 만지고 보지를 쑤시고 엉덩이를 때릴 수 있다. 더군다나 이건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영원히 죽을 때까지 누릴 수 있는 부귀영화인 것이다.

잊을 수만 있다면, 페리옷의 기억을 잊고, 그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잊고 원래 세상은 이런 것이고 이게 정상적인 것이라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마칼레나를 올라탈 때, 마농의 엉덩이를 때릴 때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이 나타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떠오르자 한스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제, 제가… 뭘, 뭘 잘못했나요?”
한스의 표정이 어둡게 변하자 나타샤가 겁먹은 얼굴로 한스의 눈치를 살피며 더듬거렸다. 한스가 나타샤의 눈을 쳐다보았다. 나타샤는 한스의 어둡고 무거운 눈빛에 더욱 위축되었다.
“죄, 죄송해요. 제가,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남자를 처음 만나서 잘몰라서 그런 거니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용서해 주세요. 제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제가 바로 고칠게요…”

한스는 더듬거리며 용서를 비는 나타샤를 보며 절망감을 느꼈다. 한스는 이유없이 잘못을 비는 나타샤를 보며 그녀의 모습이 마치 자신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더럽고 비굴한 감정인 것처럼 느껴졌다. 인간이란 원래 이런 것인가. 이렇게 약하고 비겁한 것인가. 한스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우유부단하고 비겁한 마음이 저주스러웠다. 천사처럼 깨끗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악마처럼 강인해라. 그런데 한스, 넌 뭐냐?

주어진 쾌락을 놓치기 아까워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양심과 정의를 운운하고 있다. 즐기려면 깨끗이 모든 것을 잊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면서 즐기던지, 아니려면 이 더러운 현실에서 발을 빼고 양심을 내걸고 악에서 벗어날 것이지 이도 저도 아니고 한스 너는 도대체 뭐냐…

위협도 뭣도 아무 것도 없다. 내 비록 회사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울 용기는 없지만 내가 이시스에서 남자에게, 회장 아들에게 주어진 쾌락을 거부한다고 해서 누가 나를 해치거나 죽이려고 할까. 이건 아무의 일도 아니다. 바깥 세상의 일이 아니다. 그냥 내 자신의 일인 것이다. 쾌락과 야망을 위해 살 것인가, 양심을 지키고 마음 편하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도대체 왜 어느 한쪽으로도 결론을 못내는 것인가. 회장의 아들로 이시스에 나설 때 나는 결심하지 않았나. 주어진 특권과 환락을 누리며 살겠다고. 암캐들을 사들이고 거느리며 서버들을 겁탈할 때 이미 가기로 한 길이 아니었는가. 카를로스의 야망을 꺾고 회장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을 때 내가 원한 것이 바로 권력과 부귀, 여색이 아니었는가.

그런데 왜, 왜? 이런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나는 갈등하고 괴로워하는가. 다시 페리옷으로 돌아가 가난한 샐러리맨의 처량한 생활을 할 용기도 없으면서 망할 놈의 양심은 왜 자꾸 떠오르는 것이냔 말이다.

한스의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을 보며 나타샤는 차의 한쪽 구석으로 몸을 웅크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처음 보는 남자, 나를 산 주인. 이 사람이 몹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노려보자 나타샤는 이 상황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남자를 이렇게 만든 요인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두려움에 휩싸였다. 실수인 것 같았다. 남자라는 것이 몸만 다르지 생각이나 정신상태가 여자와 같다고 가정하고 행동한 것이 큰 실수인 것 같았다.

한스의 눈에 질린 듯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나타샤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큰 몸매가 어린 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한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쓸데없는, 쓸데없는 생각과 고민을 벗어버리자. 어쩌겠는가. 나는 한낱, 그렇고 그런 평범한 필부에 불과하다. 내가 어떻게 성인군자처럼 이익과 쾌락에 초연할 수 있으며, 내가 어떻게 의지의 화신처럼 권력과 쾌락을 위해 모든 것을 잊고 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겠는가.

그래, 한스 너는 원래 못난 놈이야. 그냥 그렇고 그런 평범한 놈팽이에 불과한 거라고. 그냥 되는대로 사는 거야. 양심이니 정의니, 권력이니, 욕망이니 그런 것들을 위해 외길로 뛸 수 있는 사람들은 원래 훌륭한 사람들 뿐이야. 그런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거라고. 페리옷 행성에서 가난한 행상의 아들로 태어난 네가 잘난 놈일 리가 절대 없지. 생긴 대로 살아.

한스는 고개를 저으며 나타샤를 살며시 껴안았다. 나타샤는 이 남자의 의도를 몰라 몸을 웅크리며 그의 팔을 받았다. 한스는 나타샤를 껴안고 떨고 있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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