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혹성상인 2. -- The Firm
2. The Firm
레스토랑의 앉은 자리에서 바로 회사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한스의 정면에 홀로스코프가 내려지고 그 중심에 현란하지만 깔끔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머리가 벗겨진 중년 신사가 나와 그 옆에 나타나는 그래프들을 가리키며 회사 개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익편 : 지난달 기간영업에서 360억 굴덴의 순이익 발생, 연간누계 2100억 굴덴, 투자사업에서 120억 굴덴 이익 발생, 연간누계 630억 굴덴….
한스는 그 이익 규모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10억 굴덴이면 페리옷 행성의 1년 GDP 수준이 아니던가….
영업편 : 지난달 판매 24만. 연간 누계 186만. 전년대비 평균 18% 성장.
생산편 : 전면 직접관리 17개 기지, 부분 직접관리 36개 기지, 전면 우호 기지 120개, 부분 우호 기지 220개, 전면 적대 기지 86개…
영업과 생산에서는 뜻모를 용어만이 계속되었다. 24만개 판매라? 뭘 24만개 팔았다는 말인지? 또 전면 직접관리 기지란 무슨 뜻인가?
투자편 : 1차 투자관리 회사 36개, 직접 관리 회사 1860개, 개별 투자관리 회사 8620개, 투자 수익율 2.5%, 투자 위험도 1.2%….
개발편 : 교육센터 수율 43%에서 48%로 향상, 3세대 BTP 개발 완료, GDT 중간 개발 완료, 스위처블 건쉽 XP 개발 완료…
이윽고 회사 브리핑이 모두 끝났다. 한스는 조금 한심스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랜 시간 자세한 회사 브리핑을 받았음에도 복잡한 숫자만 엄청나게 들었지 기본적으로 도대체 뭐하는 회사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익도 많이 나고 생산과 투자, 개발 모두 활발한 회사임에 틀림없는데 무슨 일을 하는 지 알 수 없다니….
회사 브리핑이 끝나자 중년여자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한스에게 어떠냐는 표정을 지었다. 한스는 그냥 대단하네요 하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중년 여자는 한스의 시무룩한 표정을 보고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도련님, 뭐 불편하신 점이 있나요?”
“아, 아닙니다. 다만… 다만 저는 브리핑을 받고도 회사가 무엇하는 곳인지 모르겠어요. 제 머리가 나쁘다고 탓하지는 마세요. 그래도 명문 콰하이대학의 비즈니스 스쿨을 나왔는데요.”
“아, 네.”
중년 여자는 잠깐 망설이는 듯 했으나 곧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따로 말씀드리고 싶지만 지금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주인님을 만나보실 시간입니다.”
“아, 네.”
한스는 다시 안내되어 탱고로 갔다. 탱고에는 회의 테이블에 아버지와 세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대형 스크린에는 건쉽들의 전투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한스도 테이블 한쪽에 앉았다. 모두가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한스도 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보았다. 건쉽들의 전투인데 한참을 보고 있으려니 너무 일방적인 전투여서 조금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신식 건쉽들과 구식 건쉽들이 전투를 벌이는데 구식건쉽들이 계속 폭파되며 거의 전멸에 가깝게 몰리고 있었고 나머지 생존 건쉽들은 도망치기 바빴다. 한스가 다른 사람들을 보니 모두가 인상을 찡그리고 화면을 보고 있었다. 뭔지 몰라도 우리 편이 크게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저 구식 건쉽이 우리 편이란 말인가. 저 싸움에서 우리 편 군대가 크게 지고 있는 것인가….
이윽고 전투장면이 꺼지고 숫자가 화면을 메웠다. 언뜻 보니 180:1의 격침 숫자가 표시되었다. 180:1 ! 이건 참패가 아닌가. 한스도 가슴이 무거워져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서로를 처다 보았다. 아버지가 먼저 입을 떼었다.
“잠시 내 아들을 먼저 소개 하겠소. 한스야 인사 드려라. 이분은 연구담당 이사 나카다 박사이시고, 이분은 전투 담당 케뮬러 이사이시고 이분은 개발 담당 엔슬롯 이사이시다. 제 아들을 잘 부탁 드립니다.”
한스가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박사와 이사들도 한스에게 인사를 했다.
인사가 끝나자 바로 거북스러운 침묵이 흘렀다.
침묵이 고통스러운 듯 케뮬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교육 훈련과 전략 수립부문,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모두 다시 점검하여 개혁하도록 하겠습니다. 설령 무기 체계에 조금 오류가 있더라도 그 정도는 전투 역량으로 모두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묘한 말이었다. 마치 모두 자신이 덮어쓰는 듯한 겸손함을 보이면서도 사실 문제는 전투 역량이 아닌 무기 체계의 오류에 있다는 발언이었다.
나카다 박사의 얼굴이 변했다.
“죄송합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는 정밀조사를 해봐야 알 것입니다만 저 건쉽은 무기체계의 오류를 일으킨 것이 아니고 무리한 진입으로 적의 포위망에 걸린 것…”
아버지의 얼굴이 무섭게 변하자 두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다시 연구들 해보세요. 저런 것들과의 싸움에서 희생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이래 가지고 내 살아 생전에 이 구역을 모두 접수할 수 있겠소? 그리고 전투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려요. 인접 전투까지 가지 않고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오. 도대체 지상 작업에서 계속 희생이 나오는데 공간 전투에서 까지 이런 식의 희생이 나오면 생산성은 어떻게 하란 말이요?”
“….”
“희생자가 누구요?”
“네, 자우지란 출신의 디더스 중위입니다.”
“흠, 또 전략 요원이군. 이러다가는 우리 전략 요원이 남아 나지 않아요. 나중에 모두 서버 출신으로 전투를 치룰 작정이오? 그래서 회사가 유지되겠소?”
“…저, 원래 전략 요원들이 조금 무모한 성격이어서..”
아버지의 말에 나카타 박사가 끼어 들려 하자 아버지는 다시 그를 매섭게 쏘아 보았다. 나카타는 입을 다물었다.
“주요 전투는 모두 전략요원이 맡도록 하시오. 그리고 절대 희생이 없도록 하시오. 서버 출신이 전투의 주력으로 되면 이 회사는 끝장이오. 그 무슨 BTP, GDT도 결국에는 소용이 없을 거요. 내 말 알아 듣겠지요. 절대로 그런 것에만 의존해서는 안되오. 잘못되면 우리도 마리브의 운명을 따르게 될 것이오. 이만들 가보시오. 디더스의 유족에게는 후한 보상을 해주시고 동료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오.”
한스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혼동스러웠다. 희생자 운운하는 것으로 보아 이쪽 희생자는 한 명. 그렇다면 저 전투에서 우리가 180:1로 진 것이 아니라 이긴 편이라는 이야기인가. 그런데 180:1 이면 대단한 승리인데 이들은 왜 이렇게 침통한 것일까. 다른 사람이 모두 나가자 아버지는 한스를 보았다.
“네가 보기에 아까 그 장면은 어떻드냐?”
“우리 편이 이긴 건가요?”
“이기기야 이긴 거지.”
“우리편은 어느 정부지요? 그 군대의 승리와 우리 회사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아버지는 한스의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너, 어제, 오늘 놀기만 했냐?”
“네?”
“아직도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
아버지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더없이 인자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한스야, 남자가 살면서 인생에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 것 같으냐?”
“네, 아버지, 저는 남자란 성취를 위한 투쟁, 즉 의지의 관철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음…”
“…”
“한스야. 나도 젊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성공, 투쟁, 의지 이런 것들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나이가 드니 생각이 바뀌더구나. 그런 것들은 모두 부질없는 것. 결국 일장춘몽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남자에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은 의리다. 설령 내 이익이나 목숨이 없어지더라도 내가 믿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어떤 경우가 닥치던 내 말을 잊지 말거라.”
“네, 아버지.”
“오늘은 나와 같이 마음을 좀 닦자구나.”
“네?”
“날 따라오렴.”
한스는 아버지를 따라 갔다. 어떤 곳의 문이 열리고 들어간 한스는 앗하고 놀랐다. 한없이 높아 그 끝이 안보이는 천장, 그리고 곳곳에 있는 바닥없는 함정 같은 곳들. 그곳도 그 깊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홀로그램에서만 보았던 고대 문명의 거석 문화와 같은 거대한 돌들로 만들어진 구조물들. 어두운 공간에 웅장하게 솟아있는 거석 구조물들. 신비한 성형문자와 조각들. 그 구조물 사이로 희미한 빛이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한 빛의 조화.
한없이 신비롭고 엄숙하며 성스러운 분위기. 아버지는 그 한복판으로 나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눈을 감고 앉아 명상에 잠겼다. 한스도 그 옆에 가 앉아 눈을 감았다. 만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 전해지는 우주의 진리, 지혜의 목소리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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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야설이 3부째도 아무런 야한 장면이 안나와서 지루하시죠. 조금만 참아주세요. 다음 부터는 좀 야한 장면을 섞도록 하겠습니다.
2. The Firm
레스토랑의 앉은 자리에서 바로 회사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한스의 정면에 홀로스코프가 내려지고 그 중심에 현란하지만 깔끔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머리가 벗겨진 중년 신사가 나와 그 옆에 나타나는 그래프들을 가리키며 회사 개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익편 : 지난달 기간영업에서 360억 굴덴의 순이익 발생, 연간누계 2100억 굴덴, 투자사업에서 120억 굴덴 이익 발생, 연간누계 630억 굴덴….
한스는 그 이익 규모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10억 굴덴이면 페리옷 행성의 1년 GDP 수준이 아니던가….
영업편 : 지난달 판매 24만. 연간 누계 186만. 전년대비 평균 18% 성장.
생산편 : 전면 직접관리 17개 기지, 부분 직접관리 36개 기지, 전면 우호 기지 120개, 부분 우호 기지 220개, 전면 적대 기지 86개…
영업과 생산에서는 뜻모를 용어만이 계속되었다. 24만개 판매라? 뭘 24만개 팔았다는 말인지? 또 전면 직접관리 기지란 무슨 뜻인가?
투자편 : 1차 투자관리 회사 36개, 직접 관리 회사 1860개, 개별 투자관리 회사 8620개, 투자 수익율 2.5%, 투자 위험도 1.2%….
개발편 : 교육센터 수율 43%에서 48%로 향상, 3세대 BTP 개발 완료, GDT 중간 개발 완료, 스위처블 건쉽 XP 개발 완료…
이윽고 회사 브리핑이 모두 끝났다. 한스는 조금 한심스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랜 시간 자세한 회사 브리핑을 받았음에도 복잡한 숫자만 엄청나게 들었지 기본적으로 도대체 뭐하는 회사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익도 많이 나고 생산과 투자, 개발 모두 활발한 회사임에 틀림없는데 무슨 일을 하는 지 알 수 없다니….
회사 브리핑이 끝나자 중년여자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한스에게 어떠냐는 표정을 지었다. 한스는 그냥 대단하네요 하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중년 여자는 한스의 시무룩한 표정을 보고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도련님, 뭐 불편하신 점이 있나요?”
“아, 아닙니다. 다만… 다만 저는 브리핑을 받고도 회사가 무엇하는 곳인지 모르겠어요. 제 머리가 나쁘다고 탓하지는 마세요. 그래도 명문 콰하이대학의 비즈니스 스쿨을 나왔는데요.”
“아, 네.”
중년 여자는 잠깐 망설이는 듯 했으나 곧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따로 말씀드리고 싶지만 지금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주인님을 만나보실 시간입니다.”
“아, 네.”
한스는 다시 안내되어 탱고로 갔다. 탱고에는 회의 테이블에 아버지와 세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대형 스크린에는 건쉽들의 전투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한스도 테이블 한쪽에 앉았다. 모두가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한스도 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보았다. 건쉽들의 전투인데 한참을 보고 있으려니 너무 일방적인 전투여서 조금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신식 건쉽들과 구식 건쉽들이 전투를 벌이는데 구식건쉽들이 계속 폭파되며 거의 전멸에 가깝게 몰리고 있었고 나머지 생존 건쉽들은 도망치기 바빴다. 한스가 다른 사람들을 보니 모두가 인상을 찡그리고 화면을 보고 있었다. 뭔지 몰라도 우리 편이 크게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저 구식 건쉽이 우리 편이란 말인가. 저 싸움에서 우리 편 군대가 크게 지고 있는 것인가….
이윽고 전투장면이 꺼지고 숫자가 화면을 메웠다. 언뜻 보니 180:1의 격침 숫자가 표시되었다. 180:1 ! 이건 참패가 아닌가. 한스도 가슴이 무거워져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서로를 처다 보았다. 아버지가 먼저 입을 떼었다.
“잠시 내 아들을 먼저 소개 하겠소. 한스야 인사 드려라. 이분은 연구담당 이사 나카다 박사이시고, 이분은 전투 담당 케뮬러 이사이시고 이분은 개발 담당 엔슬롯 이사이시다. 제 아들을 잘 부탁 드립니다.”
한스가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박사와 이사들도 한스에게 인사를 했다.
인사가 끝나자 바로 거북스러운 침묵이 흘렀다.
침묵이 고통스러운 듯 케뮬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교육 훈련과 전략 수립부문,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모두 다시 점검하여 개혁하도록 하겠습니다. 설령 무기 체계에 조금 오류가 있더라도 그 정도는 전투 역량으로 모두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묘한 말이었다. 마치 모두 자신이 덮어쓰는 듯한 겸손함을 보이면서도 사실 문제는 전투 역량이 아닌 무기 체계의 오류에 있다는 발언이었다.
나카다 박사의 얼굴이 변했다.
“죄송합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는 정밀조사를 해봐야 알 것입니다만 저 건쉽은 무기체계의 오류를 일으킨 것이 아니고 무리한 진입으로 적의 포위망에 걸린 것…”
아버지의 얼굴이 무섭게 변하자 두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다시 연구들 해보세요. 저런 것들과의 싸움에서 희생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이래 가지고 내 살아 생전에 이 구역을 모두 접수할 수 있겠소? 그리고 전투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려요. 인접 전투까지 가지 않고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오. 도대체 지상 작업에서 계속 희생이 나오는데 공간 전투에서 까지 이런 식의 희생이 나오면 생산성은 어떻게 하란 말이요?”
“….”
“희생자가 누구요?”
“네, 자우지란 출신의 디더스 중위입니다.”
“흠, 또 전략 요원이군. 이러다가는 우리 전략 요원이 남아 나지 않아요. 나중에 모두 서버 출신으로 전투를 치룰 작정이오? 그래서 회사가 유지되겠소?”
“…저, 원래 전략 요원들이 조금 무모한 성격이어서..”
아버지의 말에 나카타 박사가 끼어 들려 하자 아버지는 다시 그를 매섭게 쏘아 보았다. 나카타는 입을 다물었다.
“주요 전투는 모두 전략요원이 맡도록 하시오. 그리고 절대 희생이 없도록 하시오. 서버 출신이 전투의 주력으로 되면 이 회사는 끝장이오. 그 무슨 BTP, GDT도 결국에는 소용이 없을 거요. 내 말 알아 듣겠지요. 절대로 그런 것에만 의존해서는 안되오. 잘못되면 우리도 마리브의 운명을 따르게 될 것이오. 이만들 가보시오. 디더스의 유족에게는 후한 보상을 해주시고 동료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오.”
한스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혼동스러웠다. 희생자 운운하는 것으로 보아 이쪽 희생자는 한 명. 그렇다면 저 전투에서 우리가 180:1로 진 것이 아니라 이긴 편이라는 이야기인가. 그런데 180:1 이면 대단한 승리인데 이들은 왜 이렇게 침통한 것일까. 다른 사람이 모두 나가자 아버지는 한스를 보았다.
“네가 보기에 아까 그 장면은 어떻드냐?”
“우리 편이 이긴 건가요?”
“이기기야 이긴 거지.”
“우리편은 어느 정부지요? 그 군대의 승리와 우리 회사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아버지는 한스의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너, 어제, 오늘 놀기만 했냐?”
“네?”
“아직도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
아버지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더없이 인자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한스야, 남자가 살면서 인생에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 것 같으냐?”
“네, 아버지, 저는 남자란 성취를 위한 투쟁, 즉 의지의 관철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음…”
“…”
“한스야. 나도 젊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성공, 투쟁, 의지 이런 것들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나이가 드니 생각이 바뀌더구나. 그런 것들은 모두 부질없는 것. 결국 일장춘몽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남자에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은 의리다. 설령 내 이익이나 목숨이 없어지더라도 내가 믿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어떤 경우가 닥치던 내 말을 잊지 말거라.”
“네, 아버지.”
“오늘은 나와 같이 마음을 좀 닦자구나.”
“네?”
“날 따라오렴.”
한스는 아버지를 따라 갔다. 어떤 곳의 문이 열리고 들어간 한스는 앗하고 놀랐다. 한없이 높아 그 끝이 안보이는 천장, 그리고 곳곳에 있는 바닥없는 함정 같은 곳들. 그곳도 그 깊이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홀로그램에서만 보았던 고대 문명의 거석 문화와 같은 거대한 돌들로 만들어진 구조물들. 어두운 공간에 웅장하게 솟아있는 거석 구조물들. 신비한 성형문자와 조각들. 그 구조물 사이로 희미한 빛이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한 빛의 조화.
한없이 신비롭고 엄숙하며 성스러운 분위기. 아버지는 그 한복판으로 나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눈을 감고 앉아 명상에 잠겼다. 한스도 그 옆에 가 앉아 눈을 감았다. 만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 전해지는 우주의 진리, 지혜의 목소리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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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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