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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女와 그녀의 딸 - 8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3:17 1,561회 0건
별거女와 그녀의 딸 8부
8 부 - 다리


“저 만나서 뭐하시게요?”

저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습니다.

“그냥... 저...”


그 물음에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저씨가 저랑 만나서 할 일이 뭐가 있을까?”

“그냥, 뭐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쇼핑도 하고...”

“아저씨 아니래도 그런 거 해줄 사람 많아요.”

“그래...? 그럼 네가 원한다면, 용돈도 줄게.”

“허, 그러니까 뭐야, 저랑 원조를 하시겠다 이건가요?”

“아니, 뭐 꼭 요즘 말하는 원조교제를 해야 용돈을 주는 거니? 그냥 조카 삼촌

사이도 용돈 줄 수 있는 거잖아.”

“정말로 순수하게 조카 삼촌 사이로 생각하세요?”

“......”


혜진은 기가 막힌다는 듯 혀를 찼습니다.


“전 그래도 아저씨는 다른 아저씨들이랑 다른 줄 알았어요...”

“너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일이 뭔데요?”

“원조 교제 같은 거.”

“그래요? 그럼 아저씨 바보 아니에요? 그런 것도 없으면서 저한테 용돈은 왜

주신다는 건데요?”


전 죄 진 사람처럼 말 문이 막혔습니다.


“그건... 그러니까...”

“용돈은 얼마나 주실 건데요?”


혜진이 비꼬듯이 물었습니다. 전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얼마 줘야 하는 건데?”

“이 봐요, 아저씨.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제가 정말 그런 년으로 보이세요?”

“......”


전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지금 원조교제를 시도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원조교제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겁니까?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은 건지... 정말 꼴이 우스웠습니다. 전 대화를 수습하지 못한 채

그녀에게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혜진아, 아저씨 그런 사람 아냐. 그냥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래.”

“아저씨 이러는 거, 우리 엄마한테 말해도 떳떳하다고 하실 수 있어요?”

“그럼... 그렇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마.”

“좋아요, 그럼 아저씨 부인한테 말해도 떳떳하다고 할 수 있어요?”

“......”

전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역시 제가 큰 실수를 했음을

인정해야했습니다. 제가 음흉한 마음으로 혜진에게 접근을 했든,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을 했든 간에, 이런 일로 아내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일은 스스로

용납이 안됐습니다. 솔직히 떳떳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마음 속엔 분명 혜진과 불장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설령 제가 떳떳한 만남을 원한다 해도, 아내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혜진아. 오늘 삼촌이 한 말, 못 들은 걸로 해라. 미안하다. 물론 내가 너랑

만나면 순수하게 만날 거야. 하지만, 이런 일로 집사람까지 들먹이면서 만나고

싶진 않다.”


저는 차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들어가라.”


혜진은 저의 변한 태도에 약간 무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녀는 별 인사도

없이, 제 눈치를 보면서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저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오면서 또 한 번의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역시 난 안돼... 내 주제에 무슨 고딩을 만났겠다고... 쩝...’


저는 원조교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원조 교제를 꿈꾸긴 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 혜진과의 교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지만, 상대방 입장에선 그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 이렇게 들여보내길 잘했다. 외로움에 밤이 무서운 별거女도 아니도,

여고생을 어찌해 본다는 건 양심에 걸리는 일이야... 요즘 원조교제해서

패가망신하는 놈들도 많은데...’


저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제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혜진이와 미순의 얼굴을 어떻게 볼 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혜진이가 나랑 했던 얘기를 자기 엄마한테 하면 좀 그렇긴 하네... 이 참에

연락을 끊어버릴까?’


정말 말 한마디 잘못해서, 어린 애한테 망신 당하고 그나마 재미 보던 여자하고도

관계가 우습게 되었습니다. 혹 이런 식으로나마 미순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면 정리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쪽팔렸습니다.


“띠리리리리리... ”


제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던 즈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아저씨, 저 혜진인데요...”

“어... 왠일이야... 집에서 전화하는 거니?”

“아니요. 집에 아직 안 들어갔어요.”

“왜?”

“아저씨한테 전화하려고요.”

“나한테 아직 할 말 남았어...?”

“아저씨...”

“말해.”

“아저씨 제가 만나주면 저한테 잘해주실 거예요?”

“그게 무슨 소리니?”

“저랑 만나면, 용돈도 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갖고 싶은 거 다 사주고

그러실 거냐구요...”

“너 아까 그런 거 싫다며.”

“싫다고는 안 했어요.”

“그러면 뭐야?”

“아저씨가 그렇게 해주고 이상한 걸 요구하는 게 싫은 거지.”

“내가 이상한 짓 안한다고 했잖아.”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니가 못 믿으면 할 수 없지.”

“아저씨가 이상한 짓 안한다고 약속하면 아저씨랑 만날 용의가 있어요.”


이건 또 뭡니까. 금방 마음 고쳐먹었더니 이제 와서 만나자는 건 무슨

경우입니까...


“이상한 짓 안할게.”

“아저씨랑 만나는 거, 우리 엄마한테 말해도 되죠?”

“응.”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조금 캥겼습니다. 쓸 때 없는 오해를 살 것 같아서

말입니다.


“만약 아저씨가 나한테 이상한 행동을 했다. 그럼 어쩌실래요?”

“어떻게 해줄까?”

“분명히 말하겠는데, 저 그러면 아저씨 집에 전화할거에요.”

조금 전에 혜진이에게 음흉한 마음을 갖지 말자는 다짐을 했던 터라, 지금은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오케이. 그럼 다 된 건가?”

“네. 그럼 됐고요, 아저씨 저랑 사귀는 기념으로 저 뭐 사주실 거예요?”


뭐야 결국 이겁니까? 말 그대로 ‘원조’만 있고, ‘교제’는 없는 샘이었습니다.


“갖고 싶은 게 뭔데?”

“아저씨 그러면 다음 주 토요일 날, H 백화점에서 만나실래요?”


결국 혜진이 갖고 싶었던 것은 옷이었습니다. 혜진이와는 1주일 내내 통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금요일 오후에 딱 한 번, 다음날 만날 장소와 시간을

확인하려고 전화를 했을 뿐입니다.

혜진을 다시 만났을 땐,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녀에게도 어색함이 조금

느껴졌습니다. 백화점 의류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지난번처럼 팔짱을 낀다던지,

옷을 보면서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행동은 없었습니다. 가끔 제가 뒤쳐질 때마다

제 소매를 잡아당기는 게 전부였습니다.


“혜진아, 팔짱을 끼고 다니는 것도 이상한 짓에 속하니?”


혜진은 제 말 뜻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곧 바로 팔짱을 껴주었습니다. 그 후론

자기가 옷을 살펴볼 때 외에는 계속 팔짱을 끼고 다녔습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그녀가 나왔습니다. 그녀가 너무 날라리 스타일의

옷만 고르는 것 같아서, 제가 정장스타일의 귀여운 옷을 골라주었습니다. 옅은

연둣빛의 스커트와 재킷이 그녀를 상큼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녀는 전신

거울을 보며 어색해 했습니다. 아무래도 자기가 평소 입던 스타일이 아니래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녀가 거울을 통해서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울려요?”


뒤에서 보고 있던 저는


“아주 잘 어울려. 넌 모델 같아서 그런 지 아무거나 잘 어울린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그녀는 기분이 좋아진 듯 했습니다. 처음보다는 훨씬 더

많이 제 쪽으로 밀착해서 걸어 다녔습니다. 저희는 백화점 1층에 있는 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맘에 들어?”

“네...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아저씨가 처음 사준 옷이니까 잘 입을게요.”

“아냐, 아냐, 그럴 필요 없어. 맘에 안 들면 바꿔.”

“아저씨야말로 저랑 다니시려면 옷 좀 딴 걸로 바꿔 입으세요. 노땅 티 내지 말고.”

“하하, 퇴근하고 바로 와서 그래.”

“다음에 양복입고 나오면 저 아저씨 안 만날 거예요.”

“하하하.”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옷을 입혀 놓으니까 혜진이가

제법 세련되게 예뻐 보였습니다.


“혜진아, 이런 말해도 되니?”

“뭔데요, 해봐요.”

“너 다리 하나는 정말 예쁘다. 난 이렇게 예쁜 다리는 처음 봐.”

“당근이져... 제가 다리에 얼마나 신경 쓰는데요... 매일 밤 맥주병으로 밀고...”

그랬습니다. 혜진이의 다리는 은주의 머릿결 만큼이나 백 만 불짜리였습니다.

전에 봤을 때도 다리가 길고 예쁘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더

예뻤습니다. 전 얼굴 예쁜 여자보다, 다리 예쁜 여자를 좋아합니다. 거기다가

엉덩이까지 치켜 올라가 있음 더 좋겠지요...^^
(그녀의 엉덩이는 좀 작은 편이었습니다.)

문득 이런 말이 생각났습니다. 다리 예쁜 여자는 어릴 적에 부모님의 사랑을

덜 받고 자란 사람이라고...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예뻐한 아이들은 많이

안아줘서 O자형 다리가 되는데 비해, 별로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은 많이

안아주지 않아서 다리가 곧게 예뻐진다는 얘기였습니다. 네? 무슨 근거가 있는

소리냐구요? 아니요. 전혀 근거 없습니다. 단지 그런 말을 해준 ‘미스 장(張)’이

생각나서 해 본 소리입니다.


미스 장은 제가 보험회사에서 일할 때 거래하던, 제법 큰 자동차 공업사

경리였습니다. 자기 스스로 장희빈, 장녹수, 장영자와 함께 4대 장씨 여인이라고

주장하던 그녀는, 다리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여자가수 겸 탤런트 L모 양이

다리가 예뻐서 보험에 들었다고 합니다마는, 그녀의 다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미화는 엉덩이도 치켜 올라간 게 몸매가 환상이었습니다. 헌데, 그녀는

만사에 참견하기를 좋아하고, 오지랖이 넓어 가끔씩 주변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게다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여자였습니다.

전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 제가 말했습니다.
(사실 세상에서 제일 이기적인 놈은 바로 접니다...)


“야, 넌 왜 그렇게 싸가지가 없고 이기적이냐?”

“무슨 상관이야. 원래 다리 예쁜 여자들은 어렸을 때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그래.

참견 마러.”

“나 참, 다리 예쁜 거하고 사랑 못 받은 거하고 무슨 상관이래?”

그래서 그녀가 저한테 설명해준 O자형 다리 이론이 아까 그 얘기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아무 근거 없는 얘기이므로 이 글을 보시는 세상의
다리 예쁜 여성들과 그 부모님들이여, 태클걸지 말아주십시오.)


그런 생각을 하자, 혜진이도 어떻게 보면 아빠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도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면, 지금의 날라리 같은

모습보다는 사뭇 다른 모습의 그녀가 되어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어...”

“뭔데요?”

“나랑 만나는 이유가 뭐니? 난 너가 날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어.”

“아저씨가 저한테 잘해주잖아요. 옷도 사주고, 화장품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나말고도 그런 사람 많다며...?”

“아저씨는 달라서요.”

“내가?”

“아저씨는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요.”

“어째서?”

“제가 절 만나는 거 아저씨 부인한테 떳떳하냐고 물었잖아요. 그 때 아저씨가

아무소리 못했잖아요.”

“그럼 다른 사람들은 아니야?”

“그래도 아저씨는 솔직하잖아요. 다른 아저씨들은 그렇지도 않아요.”

“다른 아저씨들하고도 많이 만났었니?”

“아저씨는 아직도 절 범생으로 보세요?”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반대도 아닌 것 같은데.”

“뭘 보고 그러시는데요...?”

“널 여태 봤어도, 술, 담배 하는 것도 못 봤고...”

“그건 안 해요. 울 아버지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그랬는데요...”


전 속으로 혜진이 마음속에도 아버지에 대한 상처와 애정이 서려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전 아저씨가 술, 담배 많이 안해서도 좋아요.”

“그랬구나...”

“그러는 아저씨는 제가 어디 좋아서 만나시는 거예요?”

“너, 하는 짓이 귀엽잖아.”

“우웩, 내가 귀엽데... 그런 소린 처음 들어봐요.”

“너, 공포의 집에 갔을 때는 하나도 안 무섭다고 그러더니, 영화 볼 때는 엄청

겁이 많던데. 정말 귀여웠어.”

“그거야, 전 귀신은 안 무서워도, 사람은 무섭거든요.”

“너가 장동건 칼에 찔릴 때 나한테 안겼잖아. 그 때 기분 정말 좋더라.”

“내가 언제 아저씨한테 안겼다고 그래요. 그냥 그 쪽으로 얼굴을 돌린 거지.”

“아무튼 그 때 널 꼭 껴안아 주고 싶더라.”

혜진이 또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표정으로 째려보았습니다. 전 그 표정이

재미있어서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자꾸 이상한 소리 할 거예요?”

“좋아, 그럼 너도 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그럼 뭐라 불러요?”

“오빠.”

“오빠? 진짜 재수다... 이봐요 아저씨, 사람이 왜 분수를 몰라?”

“하하하하...”


혜진은 그 날 이후, 부쩍 가까워 졌습니다. 그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저에게

많은 문자 메시지와 음성 메시지 보냈습니다.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는 혜진이의

숨겨 논 애인으로 알려져서,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했습니다. 혜진도 저랑

만날 때는 제법 애인인 척 하기도 했습니다. 옷을 사러 갈 때는 코디를 해주기도

하고 헤어스타일이나, 액세서리등도 신경써 주곤 했습니다. 미순과는 자연스럽게

만남을 줄였습니다. 가끔 성적욕구가 일어날 때, 전화를 해서 진한 폰섹을

주고받긴 했지만, 만나서 잔적은 없었습니다. 외박이 거의 없어지자, 아내도

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뒀습니다. 게다가 한동안 아저씨처럼 하고

다니더니, 요즘 제법 신경 쓰고 다닌다고 오히려 좋아했습니다. 그게 다 혜진이

때문인 줄은 둘 다 까맣게 몰랐을 겁니다.


혜진과 만나게 된 후, 사람들이 왜 ‘영계’를 왜 좋아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전 성인 사이트를 봐도 로리타(lolita)나 틴(teen) 관련 된 것은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풋풋한 여고생과 같이 다니다 보니, 제 몸과 마음이 한 창 때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건 영계와 잠자리를 했던 안했던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대화나 서로의 취향이 서로 큰 격차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웬만한 건 제가 다 맞춰 줬습니다. 우스게 소리로, 똑같은 일도 마누라가

하는 짓은 용서가 안 되도, 혜진이가 하는 짓은 용서 됐습니다. 만남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저와 혜진은 이제 어딜가나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다녔습니다.

행동이 자연스러워 지자, 타인의 시선도 신경쓰이지가 않았습니다. 처음 팔짱을

끼고 백화점을 다닐 때의 어색함은 이제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혜진도 이젠 제법 조숙한(?) 농담도 잘 받아주고, 자기도 잘 했습니다.


“오빠는 왜 꼭 영화를 이런 비디오방에 와서 보자는 거야.”

“좋잖아, 너랑 단 둘이 있어서 좋고, 보다가 졸려 우면 잘 수도 있고.”

“영화 보다가 자면 나 오빠랑 비디오방 다신 안 온다.”

“알았어. 그 대신 우리 팔짱 끼고 보자.”


그녀는 팔짱을 끼면서 말했습니다.


“나랑 팔짱끼는 게 그렇게 좋아?”

“어, 헤헤헤...”

“그럼 이렇게 하면 더 좋겠네?”

그녀는 팔짱을 풀고 슬며시 손을 잡았습니다. 온 몸이 찌릿했습니다. 그녀와 전,

한참 동안 깍지를 낀 채, 영화를 보았습니다. 전 슬며시 그녀의 손을 다른 손으로

바꿔 쥐었습니다. 그리고는 깍지를 꼈던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졌습니다. 그녀가 가만히 있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목덜미를 부드럽게

마사지했습니다. 이번에도 그녀는 제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습니다. 잠시 적막이 흘렀습니다. 잠시 후, 그녀는

어깨를 감싼 제 손을 치우려고 했습니다. 전 그대로 그녀의 허리를 뒤에서 꼬옥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는 그녀의 귀에다 코를 가까이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습니다.


“너 몸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

“하지 마.” 그러나 그녀의 저항은 완강하지 않았습니다.


전 한동안 그녀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녀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조금 뒤, 제 손이

그녀의 앙증맞은 가슴을 향해 천천히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제 손을

저지했습니다.


“거기까지...”


그녀는 단호했습니다. 저도 더 이상의 액션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전 그녀를

놔주면서 그녀의 머릿결, 어깨, 목덜미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습니다. 제 손이

그녀의 브라부근까지 오자 다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제 손은 마치 브라를 벗길

듯한 동작으로 한참 동안 그 곳을 공략했습니다.

적막 때문인지, 열기 때문인지 제 얼굴은 벌겋게 달아 올랐습니다.

전 깊은 한 숨을 내쉰 뒤,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혜진아, 오빠가 너 한 번 가져보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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