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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女와 그녀의 딸 - 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3:17 1,861회 0건
별거女와 그녀의 딸 9부
9 부 - 눈물


비디오방을 박차고 나온 혜진이는 말없이 걷기만 했습니다. 제가 미안하다고

붙잡아도 그녀는 뿌리치며 계속 걸어갔습니다.


“혜진아, 미안해...”

“......”


혜진의 눈엔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 맺혔습니다.


“우니...?”

“......”

그녀는 정한 곳도 없이 한 참을 걸었습니다. 저도 말없이 그녀를 뒤를 따라

걸었습니다. 한 참 말없이 걷던 그녀는 근처의 공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원에

들어서서도 그녀는 말없이 걷기만 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혜진아...”


이번엔 제 팔을 뿌리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제 말을 듣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벤치에다 그녀를 억지로 앉혔습니다.


“미안하다. 너가 내 손을 잡아주니까, 널 안고 싶어지더라. 너를 안으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너가 좋아서 그런 거야... 널 쉽게 생각해서

그런 게 아냐...”


혜진은 땅바닥만 쳐다 볼 뿐 말이 없었습니다. 얼굴을 쳐다보니 아까처럼 울 것

같진 않았습니다.


“우는 건 아니지?”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진짜 우니...? 울지 마. 진심으로 사과할 게.”


저도 갑갑한 마음에 얼굴을 감싸지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한 참을 그렇게

있었습니다.


“혜진아, 배 안고파? 일어나서 우리 밥 먹으러 가자.”


혜진은 아직까지도 얼굴을 감싼 채 앉아 있었습니다.


“오빠랑 같이 밥 먹기 싫으면 집에 데려다 줄게, 어서 가자. 여기 이렇게

있지 말고...”

“삼촌...”

혜진이 이윽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녀는 저를 처음처럼 삼촌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마도 처음 만났을 때만큼의 거리감을 두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응...”

“삼촌, 저 바다에 데려다 주실 수 있어요?”

“바다?”

“네.”

“어디에 가고 싶은데...?”

“인천이요...”

‘인천’이란 말에 전 더 이상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에도 혜진은 아무 소리도 안했습니다. 그저 창밖만을

바라 볼 뿐이었습니다. 그제야 전, 놀이동산에 가던 날, 그녀가 왜 그렇게

창밖 만을 바라봤는지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항상 앙금처럼

남아있던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젠 저도 아무 말 없이 운전만

했습니다. 차가 인천 용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섰습니다.


“한 시간 안에 나올 건데 기다려 주실 수 있죠?”

“그래 천천히 갔다 와.”

“삼촌 저 만원만 빌려주세요.”

“어, 그래... 슈퍼에 가서 과일이라도 사 갖고 들어가라.”


전 5 만원을 지갑에서 꺼내 건네주었습니다.

“분명히 말하는 데 이건 빌려주는 게 아니라, 내가 주기로 약속한 용돈이다.

알았지?”


그녀는 아무 댓구 없이 4만원을 그대로 시트위에 놓은 채, 단지 안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녀는 눈물이 곧 터질 것 같은 얼굴로 차에

돌아왔습니다. 차에 올라탄 그녀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흑흑흑흑...”


혜진이는 참으로 서럽게 울었습니다. 그녀는 18년 동안 참았던 울음을 한 번에

다 쏟아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저는 차를 끌고 바다가 잘 보이는 선착장 부근의 도로변에 주차시켰습니다.

혜진은 계속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만 울어. 혜진아.”


제가 휴지를 건넸습니다. 혜진은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감정을 추스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혜진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미안해요, 삼촌. 제 얼굴 엉망이죠?”

“아니, 내가 더 미안하지... 널 여기까지 오게 한 건 나니까...”

“후...” 그녀가 살짝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너 웃었니?”


그녀는 다시 한 번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뭐 나는데...”


그녀는 환히 웃으면서, 제 어깨를 툭 쳤습니다.


“하여간 장난이 너무 심해.”

“어, 이제 제 모습으로 돌아왔네. 헤헤.”

“삼촌은 원래 제 모습을 모르잖아요.”

“원래 니 모습은 어떤 건데?”

“최소한 삼촌이 생각하는 그런 애는 아냐.”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데?”

“삼촌은 절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가 너한테 먼저 물었잖아.”

“전 조신한 애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는 애도 아니에요.”


그녀의 얘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삼촌, 저 처녀 아니에요...”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던 얘기였습니다.


“그렇다고, 삼촌 생각처럼 원조 교제나 하고 그러진 않았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1학년 때, 친구 따라서 교회를 간 적이 있었어요...”


혜진이의 얘기는 ‘수인(水仁)도로’를 따라 안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오빠가 저를 찍었어요, 저도 그 오빠가 좋았고...”

“......”

“그리고는 여름 수련회를 갔다 와서 저희 6명이 그 오빠네 집에 모여서 놀기로

했죠.”


그 날 수련회에 다녀온 혜진이 일행은 제일 친한 오빠들 셋과 자기 친구들 셋이

뒤풀이를 하기 위해 모였답니다. 그런데 오빠 중에 하나가 미리 준비한 듯한

소주 몇 병을 꺼내더니, 나눠 마시자고 제안을 했답니다. 혜진은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는데다, 교회에서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답니다.

소주 3병 이상을 나눠 마신 일행은 많이 취했다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 오빠들은 자기들과 1:1로 짝을 지어서 놀자고 했고, 자기는

그 오빠의 파트너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빠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각자의 파트너를 순서대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오빠들은 자기들한테 잘 보이면 학교에서도 대접받을 수 있고,

아무도 터치 못하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강제적으로 자기들을 겁탈했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혜진은 그 오빠한테 강제로 처녀를 뺏겼다고 했습니다.


“겁도 많이 났고, 너무 아파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냥 당하고만 있었어?”

“어떡해요, 방법이 없잖아요. 친구들은 벌써 하고 돌아왔는데, 한 애는 원래 좀

노는 애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나온 거예요. 다른 애는 그런 애가 아니었는데,

하고 나와서 얼마나 우는지 오빠들이 재수 없다고 때리더라고요...”

“넌?”

“전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그냥 당했어? 죽는 한이 있어도 어떻게든 빠져 나왔어야지.”

“솔직히 그냥 당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어요...”

“왜?”

“그 오빠네 아버지가 꽤 큰 병원 원장이었거든요, 오빠는 이 번에 Y대 의대

갔고요,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겼고,..”

“겨우 그런 거에 너 자신을 그렇게 쉽게 내줘?”

“그 오빠가 저보고 착하다고 사귀자고 했단 말이에요...”

“나 원, 참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얘기를 듣다보니 제가 더 화가 났습니다.


“근데 그 울어서 맞았다는 친구 부모님이 얼굴에 난 멍 때문에, 그 일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래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난리를 쳤죠. 근데 오빠들 집안이 워낙 빵빵해서...

걔는 돈으로 해결을 보고 저하고 또 하나는 집에서 모르고 있으니까,

그냥 넘어간 거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

“근데 나중에 오빠들은 착한데, 우리들이 꼬여서 그렇게 됐다고 말이 바뀐

거예요. 그래서 셋 다 교회도 못 다녔죠. 그 오빠들은 그대로 다녔는데...

그 맞은 애네 집은 부모님도 거기 다녔는데, 쫓겨나다시피 다른 교회로

옮겼어요.”

“그 놈은 뭐래?”

“그 오빠도 나중에 자기 부모님한테 제가 먼저 꽤서 그랬다고 했데요. 그 후로는

연락해도 연락도 안 받고, 얼굴을 봐도 못 본 척 외면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그런 것도 아닌데, 오히려 혜진에게 같은 남자로서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까 내가 더 미안해진다.”

“아저씨가 왜 미안해해요. 아저씨랑 상관없는 일인데...”


혜진은 호칭은 다시 아저씨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같은 남자로서 미안하지.”


혜진은 같은 남자로서 미안하다는 저의 말을 듣고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그래서 너 그 때부터 삐딱해 진거니?”

“제가 그렇게 삐딱해요?”

“응, 처음 본 날은 정말, 가까이 가기엔 너무 부담스럽더라.”

“언제? 아... E 랜드 가던 날이요?”

“응.”

“음, 그건...”


그 때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아내였습니다.


“언제 들어와?”

“저녁 먹고 들어갈게.”

“당신 한동안 잠잠하더니만 요즘 또 슬슬 늦어진다.”

“도대체 왜 그래. 상반기에는 신차 출고가 많아서 자보(자동차 종합 보험) 계약이

많다는 거 잘 알잖아. 나도 설계사들 만나서 관리를 해야 먹고 살 거 아냐.”

“핑계 대지 마.”

“맘대로 생각해라. 나도 당신 바가지에 이젠 지쳤다.”

“지은이가 아이스크림 먹고 싶데, 올 때 잊지 말고 꼭 사와.”

“아이스크림? 어떤 아이스크림?”


아내는 대답도 없이 그냥 딸칵 끊어버렸습니다.


“에이 이놈의 마누라가, 도대체 전화를 왜 이딴 식으로 하는 거야.”

“왜 그러세요?”

“댓구도 없이 그냥 할 말만 하고 끊어버리잖아.”


전 전화기를 내던지고, 씩씩거렸습니다.


“부인한테 잘 해드리세요.”

“하는 짓이 이뻐야 잘해주지.”

“자기도 나 만나고 다니면서 뭘... 후후.”

“내가 뭐, 너 만나서 나쁜 짓이라도 하냐?”

“나쁜 짓 안하신다는 분이 왜 아까 절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어요?”

“......”

“아저씨 딸 몇 살이에요?”

“올해 네 살.”

“예뻐요?”

“응, 날 닮아서 예뻐.”

“애기 많이 사랑하세요?”

“응, 내가 머리털 나고 누굴 그렇게 까지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본적이

없으니까...”

“그럼 부인한테 잘 해주세요. 애기를 위해서라도.”

“그래야지... 쩝...”

“우리 아버지처럼 그러면, 부인도 부인이지만 애기가 너무 힘들어져요.”

“......”

“우리 집 같은 경우엔 엄마도 문제지만...”

“엄마가 어쨌는데 그런 소릴 하냐.”

“아까 저보고 삐딱하게 군다고 하셨죠?”

“그런데?”

“전 엄마가 아저씨를 소개시켜준다고 같이 E 랜드 가자고 했을 때, 정말 엄마가

싫었어요.”

“엄마가 아빠 말고 다른 남자 만나서?”

“그런 것도 있고, 엄마가 그런 게 처음이 아니거든요.”

“그 얘기는 엄마가 전에 한 번 했어...”

거기까지는 저도 미순에게 직접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채팅해서 만난 남자, 동호회에서 만난 남자해서 엄마가 저나 혜민이 데리고

나가서 만난 아저씨가 벌써 몇 명인지 몰라요.”

“엄마가 혼자 외로워서 그러신 거지 뭐.”

“그게 아니에요. 그 중에 몇 명은 엄마가 아빠랑 이혼하고 새로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곤 했다니까요.”

‘오잉, 뭐라고? 이런...’ 저는 계속 얘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전 솔직히 엄마가 새로 시집가는 거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아빠가 엄마한테

여지껏 한 것도 있고...”

“그럼 문제가 뭔데?”

“문제는 그 사람들 중에 대부분은 아저씨처럼 가족이 있는 유부남이었다는

거죠... 또 그 중에 몇 명은 노골적으로 저한테 추파를 던지더라고요...”

“아니 그럼 나잖아.” 완전히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저씨를 곱게 봤겠어요?”

“근데 왜 날 만난거니?”

“그건 왜냐면... 음... 아저씨가 돈 많으니까.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조건 없이

저한테 돈을 잘 쓰니까.”

“조건 없이?”

“아저씨들은 대부분 같이 한 번 자야, 뭘 해주거든요.”

“겨우 그거 때문에?”

“또 아저씨가 제일 젊었으니까... 후후.”

“그랬니?”

“네, 대부분은 나이가 엄마보다 많은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었고요, 엄마보다

한 살 아래인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는데, 왕재수였어요.”

“엄마 돈 떼먹고 도망간 놈?”

“아저씨도 얘기 들으셨구나. 그 새끼... 아 실수, 그 인간 얼마나 재수 없는

인간인지 아세요? 제가 엄마 준 핸드폰 그거 그 인간이 사준 거거든요.

그 인간이 그거 하나 사주고 절 여관까지 데리고 가더라고요.”

“그래서 당했어?”

“아뇨, 당하진 않았는데 얼마나 징그럽게 굴던지...”

“어쨌는데...?” (속으론 침이 꿀꺽)

“방으로 데려가자마자 자기 바지하고 팬티를 딱 벗더니, 자기 걸 만져보라는 둥,

빨아보라는 둥...”

“그래서 어떻게 빠져나왔어?”

“하하, 제가 그랬죠. 나 어차피 ‘아다’(‘처녀’의 속어)아니니까 손해 볼 거 없다,

하지만 당신 나 건드리면 인적사항 아니까 바로 경찰에 신고해 버린다고...”

“그러니까 그 인간이 널 보내주던?”

“얼마나 욕을 하고 가던지... 그리고 알고 보니까 그 핸드폰도 엄마한테

사기 친 돈으로 사준거더라구요...”

“미친 새끼...”


혜진이 얘기를 하면서, 아까 속상해 했던 것들이 조금씩 풀리는 듯 했습니다.

한 참을 얘기하다보니 몹시 허기가 졌습니다. 우리는 근처 피자집으로 자리를

옮겨 하던 얘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럼 너가 그런 사람들하고 안 만나면 되잖아?”

“근데, 돈도 필요하고...”

“돈이 필요하다고 그런 생각을 해?”

“그리고 저 좀 병이 있나 봐요?”

“병? 무슨 병?”

“그 오빠하고 한 다음부터 이상하게 가끔씩 남자하고 같이 자보고 싶다는 충동이

많이 일어나요.”

“음... 근데 그건 병이 아냐. 경험을 해봐서 그런 거지.”

“어느 책에서 봤는데, 강간당해본 여자들이 그런 경우가 있데요.”

“그렇게 따지면, 일종의 정신적 쇼크라고 볼 수는 있겠지.”

“아저씨, 우리 그 얘긴 그만하자. 나 그 오빠 생각하면 욕나려고 해.”

“그러자. 좋은 얘기도 아닌데...”


콜라를 마시는 그녀의 얼굴이 이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았습니다.


“혜진아, 화 풀렸으면 다시 오빠라고 불러 봐.”


혜진은 웃으면서 저를 째려보았습니다.


“그럼 뭐 해줄 건데?”

“뭐 하고 싶은데?”

“음... 생각해보고...”

그녀는 귀엽게 눈동자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서 생각하는 척 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녀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여행 가고 싶어...”

“여행가고 싶어? 누구랑 나랑?”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아니...”

“그럼 누구랑?”

“말 안 해.”

“말 안하는데 니 소원을 내가 어떻게 들어 주냐.”

“그래도 말 안 해.”


그 때 그녀의 눈가에 물기가 보였습니다.


“왜 그래?”

“......”

“왜 울어, 혜진아?”


그녀는 고개를 떨군 채, 소리 없이 흐느껴 울었습니다. 어깨가 조용히

흔들렸습니다.


“내가 뭘 또 잘못했니?

“그런 거 아니야.”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습니다.


차가 아파트 입구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는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중간고사 끝나고야 보겠네?”

“......”

“공부 열심히 해.”


혜진은 아무 말도 안하고 그대로 앉아있었습니다. 저도 더 이상 아무소리

안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녀가 뭔가 결심한 듯 얘기를 꺼냈습니다.



“아저씨, 오늘 밤 집에 안 들어가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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