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내음
" 변호인 변호하십시요.. "
" 네... "
판사의 위엄있는 목소리에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법정앞으로 나선뒤 판사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한후 푸른 수의를 입은체 고개를 떨구고있는 한 여인을 잠시 바라본뒤 말문을 열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이 법정안에 자리하신 여러분... 지금 우리는 한 남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한 여인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 합니다... "
" ......... "
변호사의 음성이 법정안에 울려 퍼지자 푸른 수의의 여인이 더욱 고개를 떨구며 어깨를 살며시 떨기 시작했고 그런 여인을 계속 응시하며 변호사의 말이 이어졌다.
" 이 세상 어느누구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없읍니다... 인간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은 소중한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살인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과오를 저지른 파렴치한 범죄자 일지도 모릅니다... "
변호사의 말이 이어지자 법정안의 방청객 사이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그러나.. 저는 지금 이순간 피고를 변호하기 위하여 이자리에 섰읍니다... 그리고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고자 합니다... "
고개를 떨구고 있는 푸른 수의의 여인을 바라보며 말을잇던 변호사가 잠시의 시간을 사이에두고 침묵을 흘리다 시선을 방청석으로 향하며 말을 이었다.
" 여러분.. 사람들의 따스한 관심조차 받지못한체 외롭게 거리 한귀퉁이를 지키고있는 들꽃을 보신적이 있읍니까... 보신적이 있다면 여러분들께서는 그 들꽃을 보시면서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그저 거리 한켠을 장식하는 장식물..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생명을 다한체 스러져가는 이름모를 말그대로 들꽃으로만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
변호사의 걸음이 푸른 수의의 여인곁으로 옮겨지며 목소리의 톤이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 그러나 그 들꽃에게도 향기는 있읍니다... 사람들의 관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체 길한켠을 외롭게 지키고있는 들꽃에게도 꽃으로서 가져야할 향기는 분명히 있읍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가 한번도 걸음을 멈춘체 몸을 수그려 그 들꽃의 향기를 맡아보지 못했을뿐 분명 들꽃에게도 향기로운 향취는 자리하고있고 아름다운 자연의 빛깔 또한 지니고 있읍니다... "
푸른 수의의 연인에게로 향하던 변호사의 걸음이 멈춰지며 다시금 고개를 숙이고있는 푸른 수의의 여인을 물끄러미 내려보며 말을이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법정안의 여러분... 스물 여섯의 꽃다운 나이에 푸른 수의를 걸진체 고개를 숙이고있는 이 여인을 봐주십시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체 홀로 외롭게 살아가던 가여운 여인이였읍니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체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던 들꽃같은 여인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순간 이 여인은 한 사람을 살해한 범죄자로 이자리에 이렇게 앉아있읍니다... "
변호사의 말에 여인의 어깨가 더욱 세차게 떨리며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 왜일까요.. 거리의 한켠을 말없이 지키고있던 힘없고 가여운 들꽃같은 이여인이 왜 이자리에 이렇게 푸른 수의를 입은체 앉아있어야 하는것일까요... 자신을 향해 아무런 관심도 손길도 주지않았던 세상을 향해 아무런 적개심이 없었던 이 여인이 왜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앉아있어야 하는것일까요... "
변호사의 시선이 다시 방청석으로 향했다.
" 그것은... 사랑때문 이였읍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의 향취를 느껴보기 위하여 다가서지 않았던 이여인에게 어느날 다가왔던 사랑... 피고는 너무도 행복했읍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피고를 사랑했던 한 우진씨를 만나면서 피고는 처음으로 행복이란걸 느꼈읍니다... 그러나 그 행복을 만끽하기도전 안타깝게도 피의자 정 태현에 의하여 한 우진씨는 피고만을 남겨둔체 먼나먼 길을 떠나야 했읍니다... "
순간 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판사를 향해 일갈을 터뜨렸다.
" 이의 있읍니다... 변호인은 본 사건과 무관하게 아직 밝혀지지않은 사건을 연관지으며 본 사건의 전말을 흐리게하고 있읍니다... "
" 인정합니다.. 변호인은 명확히 밝혀진 사실만을 입각하여 변호를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알겠읍니다... "
판사의 말이 이어지자 변호사가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판사를 향해 말을 내뱉었다.
" 그러나... 이 한가지만은 분명 밝혀두고 싶습니다.. 한 우진씨와 피의자 정 태현의 관계를 접어두더라도 피의자 정 태현은 피고 정 수아를 정신적으로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
" 이의 있읍니다.. 변호인은... 피의자를... "
" 판사님... 본 사건에 있어서 피의자 정 태현은 강간이란 방법을 통해서 한 여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렸고... 그 사실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읍니다... "
" 검사의 이의를 기각합니다.. 변호인 계속 하십시요... "
" .......... "
" 감사합니다... "
판사의 말에 검사가 입을 굳게 다문체 자리에 앉자 그런 검사측의 모습을 바라보던 변호사가 판사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후 말을 이었다.
" 우린 이 사건에서 강간의 의미를 주의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인에게 강간이란 엄청난 현실은 너무도 절망스럽고 헤어나오기 힘든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도 엄청난 죄를 저지른것 같고 그 죄책감앞에 어찌할바를 모른체 많은 시간을 괴로움속에서 떨어야 합니다... 무자비한 폭력앞에 불가항력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강간을 당한 여인에겐 씻을수없는 커다란 과오로 남아버리는것이 분명한 현실인 것입니다... 그런데 피의자 정 태현은 피고를 강간한것도 모자라 그것을 빌미로 계속해서 피고의 육체를 유린했음은 물론 피고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넣은 것입니다... "
" 이의 있읍니다... "
" 기각합니다.. 변호인 계속하십시요... "
검사의 이어지는 이의 신청을 무시하며 판사가 변호인을 향하여 말을 건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여러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피고는 분명 한 사람을 살해했읍니다.. 이 사실은 변호인도 분명히 인정하는 바이고 피고또한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피고가 살해한 피의자가 과연 법의 포옹력으로 지켜주어야할 인간으로써의 본분을 다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분명 피고 또한 이 사건에서 엄연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소중한 육체를 유린 당했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했던 가여운 여인임을 상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 "
변호인의 시선이 다시 푸른 수의의 여인에게 향해질쯤 여인은 법정안에 울려퍼질만큼 흐느끼고 있었고 그런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변호인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마지막말을 이었다.
" 그리고... 거리의 한켠 외진곳에서 어느 누구의 관심조차 받지못한체 외롭게 피어있던 한 들꽃이 자신의 줄기를 무참히 꺽어버린 무자비한 힘앞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를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변호를 마친 변호인이 흐느끼는 피고의 옆에 나란히 앉으며 잔잔한 시선으로 흐느끼는 피고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판사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일동 기립하여 주십시요... "
법원 경찰의 목소리에 판사가 법정에 입장하며 자리에 앉자 일어서있던 모든 사람이 자리에 착석을 하였고 이내 자리에 착석한 판사의 굵은 목소리가 푸른 수의의 여인을 향해 내뱉어졌다.
" 피고.... "
" 네... "
" 판결에 앞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있읍니까... "
" ........ "
판사의 말에 푸른 수의의 여인이 선뜻 대답을 하지못한체 머뭇거리자 판사의 목소리가 다시 법정안에 울려 퍼졌다.
" 없으면 판결하겠읍니다.. "
" 판사님... "
판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푸른 수의의 여인이 고개를들며 판사를 향해 낮은 목소리를 내뱉었다.
" 말하시오... "
" ......... "
판사의 말에 여인이 피고석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판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판사님께 드릴말이 있읍니다... "
" 뭡니까... "
" 판사님....... "
판사를 부른 여인이 쉽사리 말문을 열지 못하자 순간 법정안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며 모든 시선이 푸른 수의의 여인을 향했다.
" 피고 말하시오... "
" 판사님... 저를 사형시켜 주십시요... "
" ......... "
여인의 뜻밖의 말에 법정안의 사람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고 여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얼굴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체 멍한 시선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있는 여인을 올려다 보았다.
" 피고.. 지금 사형을 시켜달라고 했나요.... "
" 네... "
" 피고는 지금 이 판사를 농락하는 겁니까... "
" 아닙니다.. 판사님... "
" 그런데.. 어찌 피고는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하는겁니까... "
" .......... "
" 피고... 피고를 사형시키고 아니고는 내가 판단하는게 아닙니다... 나는 법이라는 테두리안에서 법에 명시된 법률적 범위를 대신해서 피고의 죄를 물을뿐입니다... "
" .......... "
" 그런데.. 사형을 시켜달라니요.. 판사는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신이 아닙니다... 아시겠읍니까.... "
" .......... "
판사의 준엄한 목소리에 여인의 고개가 다시 떨구어졌다.
" 피고... "
" 네... "
" 도대체 내게 사형을 언도해 달라는 이유가 뭡니까... "
" ......... "
" ......... "
판사의 물음에 여인이 쉽사리 입을 열지못하자 그런 여인을 판사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 판사님.... "
" 말하시오.... "
" 전.. 이제 이 세상에서 더이상 살고싶은 미련이 없읍니다... "
" 이유가 뭡니까... "
" ........... "
판사의 물음에 여인을 대답을 피한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서있자 판사가 천천히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문을 열었다.
" 피고..... "
" ......... "
" 판사 이전에... 내가 인생 선배로써 피고에게 한마디 해도되겠소... "
" ......... "
판사의 말에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판사를 바라보자 그런 여인의 시선을 마주한체 판사의 말이 이어졌다.
" 더 이상살고 싶은 미련이 없다고 했소... "
" .......... "
" 피고.. 세상은 미련으로 살아가는것이 아니오... 물론 피고가 그런말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테고 이 판사가 그 이유를 다안다고는 말하지 않겠소..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두시오... 세상은 말이요... 미련이 아니라.. 희망으로 사는것이요.. 알겠소... "
" .......... "
판사의 준엄한 목소리가 여인에게 향했지만 여인은 그저 고개를 가만히 떨굴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 그럼.. 판결을 내리겠읍니다... "
" ........... "
" 피고.. 정 수아는 한 인간의 생명을 단절시킨죄 결코 용서할수 없으나... 그간 피의자 정 태현이 피고 정 수아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바가 인정되는바... 본 법정은 피고 정 수아에게 징역 일년 팔개월에 집행유예 삼년을 선고합니다... "
" .......... "
" 이상으로 본 사건의 판결을 마칩니다.. "
- 탕..탕..!! -
판결봉의 둔탁한 소리가 법정안에 울려퍼지자 검사의 일그러진 얼굴과 달리 변호인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푸른 수의의 여인을 미소로써 바라보았지만 푸른 수의의 여인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없이 여전히 고개를 떨군체 자리에 앉아있었다.
" 정 수아씨... 축하 합니다.... "
" .......... "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푸른 수의의 연인에게 변호인이 인사를 건내자 푸른 수의의 여인의 고개가 그제서야 살며시 들려지며 변호인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 변호인 변호하십시요.. "
" 네... "
판사의 위엄있는 목소리에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법정앞으로 나선뒤 판사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한후 푸른 수의를 입은체 고개를 떨구고있는 한 여인을 잠시 바라본뒤 말문을 열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이 법정안에 자리하신 여러분... 지금 우리는 한 남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한 여인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 합니다... "
" ......... "
변호사의 음성이 법정안에 울려 퍼지자 푸른 수의의 여인이 더욱 고개를 떨구며 어깨를 살며시 떨기 시작했고 그런 여인을 계속 응시하며 변호사의 말이 이어졌다.
" 이 세상 어느누구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없읍니다... 인간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은 소중한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살인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과오를 저지른 파렴치한 범죄자 일지도 모릅니다... "
변호사의 말이 이어지자 법정안의 방청객 사이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그러나.. 저는 지금 이순간 피고를 변호하기 위하여 이자리에 섰읍니다... 그리고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고자 합니다... "
고개를 떨구고 있는 푸른 수의의 여인을 바라보며 말을잇던 변호사가 잠시의 시간을 사이에두고 침묵을 흘리다 시선을 방청석으로 향하며 말을 이었다.
" 여러분.. 사람들의 따스한 관심조차 받지못한체 외롭게 거리 한귀퉁이를 지키고있는 들꽃을 보신적이 있읍니까... 보신적이 있다면 여러분들께서는 그 들꽃을 보시면서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그저 거리 한켠을 장식하는 장식물..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생명을 다한체 스러져가는 이름모를 말그대로 들꽃으로만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
변호사의 걸음이 푸른 수의의 여인곁으로 옮겨지며 목소리의 톤이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 그러나 그 들꽃에게도 향기는 있읍니다... 사람들의 관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체 길한켠을 외롭게 지키고있는 들꽃에게도 꽃으로서 가져야할 향기는 분명히 있읍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가 한번도 걸음을 멈춘체 몸을 수그려 그 들꽃의 향기를 맡아보지 못했을뿐 분명 들꽃에게도 향기로운 향취는 자리하고있고 아름다운 자연의 빛깔 또한 지니고 있읍니다... "
푸른 수의의 연인에게로 향하던 변호사의 걸음이 멈춰지며 다시금 고개를 숙이고있는 푸른 수의의 여인을 물끄러미 내려보며 말을이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법정안의 여러분... 스물 여섯의 꽃다운 나이에 푸른 수의를 걸진체 고개를 숙이고있는 이 여인을 봐주십시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체 홀로 외롭게 살아가던 가여운 여인이였읍니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체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던 들꽃같은 여인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순간 이 여인은 한 사람을 살해한 범죄자로 이자리에 이렇게 앉아있읍니다... "
변호사의 말에 여인의 어깨가 더욱 세차게 떨리며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 왜일까요.. 거리의 한켠을 말없이 지키고있던 힘없고 가여운 들꽃같은 이여인이 왜 이자리에 이렇게 푸른 수의를 입은체 앉아있어야 하는것일까요... 자신을 향해 아무런 관심도 손길도 주지않았던 세상을 향해 아무런 적개심이 없었던 이 여인이 왜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앉아있어야 하는것일까요... "
변호사의 시선이 다시 방청석으로 향했다.
" 그것은... 사랑때문 이였읍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의 향취를 느껴보기 위하여 다가서지 않았던 이여인에게 어느날 다가왔던 사랑... 피고는 너무도 행복했읍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피고를 사랑했던 한 우진씨를 만나면서 피고는 처음으로 행복이란걸 느꼈읍니다... 그러나 그 행복을 만끽하기도전 안타깝게도 피의자 정 태현에 의하여 한 우진씨는 피고만을 남겨둔체 먼나먼 길을 떠나야 했읍니다... "
순간 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판사를 향해 일갈을 터뜨렸다.
" 이의 있읍니다... 변호인은 본 사건과 무관하게 아직 밝혀지지않은 사건을 연관지으며 본 사건의 전말을 흐리게하고 있읍니다... "
" 인정합니다.. 변호인은 명확히 밝혀진 사실만을 입각하여 변호를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알겠읍니다... "
판사의 말이 이어지자 변호사가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판사를 향해 말을 내뱉었다.
" 그러나... 이 한가지만은 분명 밝혀두고 싶습니다.. 한 우진씨와 피의자 정 태현의 관계를 접어두더라도 피의자 정 태현은 피고 정 수아를 정신적으로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
" 이의 있읍니다.. 변호인은... 피의자를... "
" 판사님... 본 사건에 있어서 피의자 정 태현은 강간이란 방법을 통해서 한 여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렸고... 그 사실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읍니다... "
" 검사의 이의를 기각합니다.. 변호인 계속 하십시요... "
" .......... "
" 감사합니다... "
판사의 말에 검사가 입을 굳게 다문체 자리에 앉자 그런 검사측의 모습을 바라보던 변호사가 판사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후 말을 이었다.
" 우린 이 사건에서 강간의 의미를 주의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인에게 강간이란 엄청난 현실은 너무도 절망스럽고 헤어나오기 힘든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도 엄청난 죄를 저지른것 같고 그 죄책감앞에 어찌할바를 모른체 많은 시간을 괴로움속에서 떨어야 합니다... 무자비한 폭력앞에 불가항력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강간을 당한 여인에겐 씻을수없는 커다란 과오로 남아버리는것이 분명한 현실인 것입니다... 그런데 피의자 정 태현은 피고를 강간한것도 모자라 그것을 빌미로 계속해서 피고의 육체를 유린했음은 물론 피고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넣은 것입니다... "
" 이의 있읍니다... "
" 기각합니다.. 변호인 계속하십시요... "
검사의 이어지는 이의 신청을 무시하며 판사가 변호인을 향하여 말을 건냈다.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여러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피고는 분명 한 사람을 살해했읍니다.. 이 사실은 변호인도 분명히 인정하는 바이고 피고또한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피고가 살해한 피의자가 과연 법의 포옹력으로 지켜주어야할 인간으로써의 본분을 다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분명 피고 또한 이 사건에서 엄연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소중한 육체를 유린 당했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했던 가여운 여인임을 상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 "
변호인의 시선이 다시 푸른 수의의 여인에게 향해질쯤 여인은 법정안에 울려퍼질만큼 흐느끼고 있었고 그런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변호인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마지막말을 이었다.
" 그리고... 거리의 한켠 외진곳에서 어느 누구의 관심조차 받지못한체 외롭게 피어있던 한 들꽃이 자신의 줄기를 무참히 꺽어버린 무자비한 힘앞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를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변호를 마친 변호인이 흐느끼는 피고의 옆에 나란히 앉으며 잔잔한 시선으로 흐느끼는 피고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판사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일동 기립하여 주십시요... "
법원 경찰의 목소리에 판사가 법정에 입장하며 자리에 앉자 일어서있던 모든 사람이 자리에 착석을 하였고 이내 자리에 착석한 판사의 굵은 목소리가 푸른 수의의 여인을 향해 내뱉어졌다.
" 피고.... "
" 네... "
" 판결에 앞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있읍니까... "
" ........ "
판사의 말에 푸른 수의의 여인이 선뜻 대답을 하지못한체 머뭇거리자 판사의 목소리가 다시 법정안에 울려 퍼졌다.
" 없으면 판결하겠읍니다.. "
" 판사님... "
판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푸른 수의의 여인이 고개를들며 판사를 향해 낮은 목소리를 내뱉었다.
" 말하시오... "
" ......... "
판사의 말에 여인이 피고석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판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판사님께 드릴말이 있읍니다... "
" 뭡니까... "
" 판사님....... "
판사를 부른 여인이 쉽사리 말문을 열지 못하자 순간 법정안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며 모든 시선이 푸른 수의의 여인을 향했다.
" 피고 말하시오... "
" 판사님... 저를 사형시켜 주십시요... "
" ......... "
여인의 뜻밖의 말에 법정안의 사람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고 여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얼굴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체 멍한 시선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있는 여인을 올려다 보았다.
" 피고.. 지금 사형을 시켜달라고 했나요.... "
" 네... "
" 피고는 지금 이 판사를 농락하는 겁니까... "
" 아닙니다.. 판사님... "
" 그런데.. 어찌 피고는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하는겁니까... "
" .......... "
" 피고... 피고를 사형시키고 아니고는 내가 판단하는게 아닙니다... 나는 법이라는 테두리안에서 법에 명시된 법률적 범위를 대신해서 피고의 죄를 물을뿐입니다... "
" .......... "
" 그런데.. 사형을 시켜달라니요.. 판사는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신이 아닙니다... 아시겠읍니까.... "
" .......... "
판사의 준엄한 목소리에 여인의 고개가 다시 떨구어졌다.
" 피고... "
" 네... "
" 도대체 내게 사형을 언도해 달라는 이유가 뭡니까... "
" ......... "
" ......... "
판사의 물음에 여인이 쉽사리 입을 열지못하자 그런 여인을 판사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 판사님.... "
" 말하시오.... "
" 전.. 이제 이 세상에서 더이상 살고싶은 미련이 없읍니다... "
" 이유가 뭡니까... "
" ........... "
판사의 물음에 여인을 대답을 피한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서있자 판사가 천천히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문을 열었다.
" 피고..... "
" ......... "
" 판사 이전에... 내가 인생 선배로써 피고에게 한마디 해도되겠소... "
" ......... "
판사의 말에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판사를 바라보자 그런 여인의 시선을 마주한체 판사의 말이 이어졌다.
" 더 이상살고 싶은 미련이 없다고 했소... "
" .......... "
" 피고.. 세상은 미련으로 살아가는것이 아니오... 물론 피고가 그런말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테고 이 판사가 그 이유를 다안다고는 말하지 않겠소..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두시오... 세상은 말이요... 미련이 아니라.. 희망으로 사는것이요.. 알겠소... "
" .......... "
판사의 준엄한 목소리가 여인에게 향했지만 여인은 그저 고개를 가만히 떨굴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 그럼.. 판결을 내리겠읍니다... "
" ........... "
" 피고.. 정 수아는 한 인간의 생명을 단절시킨죄 결코 용서할수 없으나... 그간 피의자 정 태현이 피고 정 수아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바가 인정되는바... 본 법정은 피고 정 수아에게 징역 일년 팔개월에 집행유예 삼년을 선고합니다... "
" .......... "
" 이상으로 본 사건의 판결을 마칩니다.. "
- 탕..탕..!! -
판결봉의 둔탁한 소리가 법정안에 울려퍼지자 검사의 일그러진 얼굴과 달리 변호인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푸른 수의의 여인을 미소로써 바라보았지만 푸른 수의의 여인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없이 여전히 고개를 떨군체 자리에 앉아있었다.
" 정 수아씨... 축하 합니다.... "
" .......... "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푸른 수의의 연인에게 변호인이 인사를 건내자 푸른 수의의 여인의 고개가 그제서야 살며시 들려지며 변호인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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