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숨결-27부
" 웬일로 네가 술을 다사는거냐... "
오랫만에 재훈과 자리를 마련한 상훈은 재훈이 따라준 술잔을 기울이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재훈을 바라보며 물었다.
" 웬일은... 그냥 술한잔하고 싶어서 그랬다... "
" 왜.. 무슨 일이라도 있냐... "
" 일은 무슨... 그냥 술한잔 하고 싶어서 그랬다니까... "
" ......... "
오늘따라 무거워 보이는 재훈의 얼굴을 바라보며 상훈은 선민을 떠올리며 답답한 마음에 술병을 들어 술잔을 채워갔다.
- 제발.. 재훈 오빠한테는 아무말도 하지 마세요.. 부탁이예요.. 만약 오빠가 재훈 오빠한테 사실을 말해버리면 저 어디로 숨어버릴꺼예요... -
술잔을 기울이던 상훈은 선민이 자신에게 간곡히 부탁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괴로운 마음에 다시 말이없는 재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상훈아.... "
" 왜..... "
말이없던 재훈이 자신을 부르자 상훈이 짧게 대답하며 술병을 집어들었고 재훈이 말을 이어갔다.
" 나 말이다..... "
" .......... "
" 선영이 잊기로했다... "
" .......... "
술잔을 채워가던 상훈이 재훈의 말에 놀라며 술병을 내려놓았다.
" 생각해 봤는데... 네말대로 선영이를 잊어주는게 선영이를 편하게 해주는것같다... "
" 재훈아.... "
" 그래야.. 선영이도 편하게 눈을 감을수 있을것 같다... "
" 그래.. 임마.. 잘생각했어.. 선영씨도 네가 이렇게 사는거 원하지 않을꺼야.. 정말 잘생각했다... "
" ........ "
재훈의 갑작스런 말에 상훈이 환하게 미소를 지은체 재훈의 어깨를 두들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간 선민으로 인하여 괴로운 나날을 보냈던 상훈으로썬 이제나마 재훈이 선영을 잊겠다고 결심한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웠고 선민에게 있어서 너무도 잘된일이란 생각을 하며 기쁜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였다.
"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을 먹은거냐... "
" 갑자기가 아니다.. 전부터 계속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선영이를 지울 자신이... "
" 그래.. 네 마음 다안다.. 하지만 이제라도 네가 마음을 바꿨다니 정말 다행이다... "
" ........... "
" 선민이도 이사실 알면 기뻐할꺼다... "
" 상훈아.. 선민이 한테는 아무말도 하지말아라.. "
" 왜.... "
" 겨우.. 나에대한 마음을 정리한것 같은데.. 다시 흔들 필요는 없잖냐.. 그리고 난 선민이... "
" 선민이 마음을 끝까지 받아 들일수가 없다는거냐... "
" .......... "
" 너.. 선영씨 잊기로 했다며... "
" 내가 선영이를 잊는거랑... 선민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 상관이 없다고...
" 그래.. 선민이는 나한테 선영이 동생일뿐... 그 이상은 될수없다... "
" 재훈아..... "
" 그러니까.. 선민이 한테는 아무말도 하지말아라... "
" 임마... 선민이가 지금 너때문에...... "
무언가 말을 하려던 상훈이 말끝을 흐리며 술잔을 집어들어 단숨에 들이키자 재훈이 그런 상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무슨 말이냐... 선민이가 뭐가 어쨌다는거냐... "
" 아니다.. 됐다... "
" 왜 그러는거야.. 선민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냐... "
" 아니라니까... "
" 상훈아.... "
" 아무일 없으니까.. 술이나 마시자.... "
" ......... "
재훈의 물음에 상훈이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며 연신 술잔을 기울이자 재훈이 그런 상훈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자신앞에 놓여있던 술잔을 집어들었다.
- 딩동.. 딩동...!! -
초인종 벨소리에 선민이 제법 무거워진 자신의 몸을 힘겹게 이끌어 현관으로 나섰다
" 누구세요... "
" ........ "
" 누구세요... "
" ........ "
자신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이 없자 선민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현관 걸쇠를 건체로 문을 조금 열어 바깥을 내어다봤다.
" 언니..... "
그렇게 선민이 문을열어 내어다 보는순간 말없이 서있는 재희를 발견하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재희를 바라보았다.
" 밥은 제대로 먹는거야.... "
" 네.... "
" 회사도 그만뒀다며.... "
" ......... "
" ......... "
재희는 자신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한체 고개를 숙이고있는 선민을 바라보며 긴함숨을 내쉬었다.
선민의 불러온 아랫배를 바라보며 재희는 기가막혔다. 상훈에게서 이야기를 들을때만해도 재희는 선민이 임신을 했다는 소리를 믿을수가 없었다. 더우기 그 애기의 아빠가 재훈이란 사실과 여전히 재훈은 그 사실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재희는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엄청난 사실을 인정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록 피를 나눈 자매는 아니였지만 동생이 없었던 재희는 선민을 자신의 친동생처럼 여기며 아껴왔었다. 그런데 그런 선민이 이토록 엄청난 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재희는 정말이지 운명처럼 얽혀버린 모든 일들이 너무도 원망스럽다는 생각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울지마요.. 언니... "
자신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재희를 바라보며 선민이 애써 미소를 지은체 재희를 위로했다.
" 이 바보야... 너 어쩔려고 이랬어... "
" 나 괜찮아.. 언니..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마... "
" 괜찮긴 뭐가 괜찮아.. 이 바보야... "
" 언니.. 나 정말 괜찮아.. 정말이야... "
" 선민아... 흑.. "
" 언니.. 흐흑... 흑.. "
울먹이는 목소리로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려는 선민이 안타까운듯 재희가 선민을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뜨리자 그동안 홀로 외롭게 버텨왔던 선민이 그간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며 재희의 품에안겨 서럽게 울기시작했다.
자신의 품안에 안겨 서럽게 울어대는 선민을 끌어안은체 재희는 재훈이 원망했다. 선영을 잊겠다는 결심을 했다면서도 자신의 곁에서 이토록 자신만을 바라보며 고통속에서 혼자 외롭게 떨고있는 선민의 마음을 몰라주는 재훈이 너무도 원망스럽고 안타까웠다.
" 오늘은 제법 날씨가 포근하죠.... "
" 그렇네요.... "
운전을 하고있는 수연의 말에 재훈이 시선을 들어 창밖으로 비춰지는 겨울 하늘을 올려보며 대답을 했다.
" 그런데..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
아침 일찍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 시간이 있으면 어디좀 가자는 수연의 말에 엉겹결에 따라나선 재훈은 차가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하자 행선지를 물었다.
" 재훈씨.. 납치하는 거예요... "
" 납치요... "
" 네.. 내일까지 재훈씨 어디다 가둬놓을 거예요... "
" 무슨 말씀이십니까... "
수연의 말에 재훈이 긴장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 후후.. 제가 잡아 먹을까 겁나세요.. 왜 그렇게 긴장하세요... "
" 그게 아니라.. "
" 저.. 지금 재훈씨 데리고 놀러가는 거예요... "
" 놀러를 가다뇨... "
" 어제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졌거든요.. 재훈씨보고 데려가 달라면 분명히 거절할꺼 같아서.. 이렇게 몰래 납치하는 거예요... "
" 그럼 지금... "
" 네.. 바다보러 동해로 가는거예요.. "
" 그런데... 내일까지란 말은... "
" 일박 이일로 가는거예요... 하루만에 오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잖아요... "
" 하지만.. 전 아무 준비도 안했고.. 일박은.... "
" 이젠 어쩔수 없어요.. 그리고 하룻밤인데 무슨 준비가 필요해요... "
" 하지만.. 수연씨... "
" 걱정마세요... 방 세개짜리 콘도 빌렸으니까요.... "
" .......... "
자신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수연을 바라보던 재훈은 너무나 갑작스런 수연의 일방적인 행동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차창밖으로 옮겼다.
- 쏴아아.. 털썩....!! -
" .......... "
하이얀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드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허공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재훈은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자신의 가슴을 떠올렸다. 비록 상훈에게 선영을 잊겠노라는 다짐을 했지만 마치 얽혀버린 실타래를 붙든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몰라하는 자신의 모습이 일순간 허공속으로 흩어지는 파도의 포말처럼 자신의 가슴을 때려오자 재훈은 답답한 마음에 긴한숨을 내쉬었다.
" .......... "
그렇게 어지러운 자신의 가슴을 느끼며 파도를 바라보고 있던 재훈이 시선을 옮겨 밀려드는 파도를 따라 이리저리 종종 걸음을하고 있는 수연을 바라보던 순간 언젠가 상훈 내외와 함께 바닷가를 찾았을 당시 수연처럼 밀려드는 파도를 피하며 환한 미소를 지은체 해안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선민의 기억이 스쳐지나가자 잔잔한 시선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수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재훈씨....이리와봐요 ... 어서요... "
" .......... "
그렇게 자신의 기억속을 스쳐지나가던 선민을 떠올리던 순간 저멀리서 수연이 손을 흔들며 자신을 부르자 재훈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수연의 곁으로 다가서려는 순간 또다시 밀려온 파도 하나가 바위에 부딪쳐 흩어지며 하얀 포말을 허공가득 머금은체 마치 수연에게 다가서려는 재훈의 발걸음을 시기하듯 재훈을 향해 덮치고 있었다.
- 달그락.. 달그락... !! -
돌아가자는 재훈의 만류를 기어이 뿌리치며 콘도에 투숙한 수연이 지하에 자리한 슈퍼에서 구입해온 음식거리로 재훈에게 저녁을 대접한후 능숙한 솜씨로 설거지를하는 모습을 쇼파에 앉아서 바라보던 재훈은 계속해서 불편한 마음을 가눌길이 없었지만 멍하니 앉아있는것이 답답한듯 쇼파에서 일어나 설겆이를 하고있는 수연의 곁으로 다가섰다.
" 이리 주십시요.... 설겆이는 제가 하겠읍니다.. "
" 아니예요.. 됐어요.. 제가 할께요... "
" 아닙니다.. 제가하겠읍니다... "
" 아이.. 됐다니까요... "
재훈이 미안한 마음에 설겆이를 하던 수연에게서 그릇을 빼앗으려하자 수연이 자신의 어깨로 재훈을 가볍게 밀며 만류를 했지만 재훈은 기어이 자신이 설겆이를 하겠다는듯 다시 수연을 살며시 밀며 실갱이를 하던 순간 수연이 들고있던 그릇에 수도물이 튀며 수연에게로 쏟아졌다.
" 앗.. 차가워.... "
" 그거 보십시요.. 자꾸 우기시니까 벌받은 겁니다... "
" 뭐예요.. 벌이라뇨.. 재훈씨가 일부러 그런거죠... "
" 후후.. 무슨 소리입니까.. 일부러 그러다뇨.. 수연씨가 잘못해서 그런거죠... "
" 뭐라구요.. 제가 잘못해서 그랬다구요.. 에잇... "
" 엇.... "
갑자기 수연이 쏟아지는 수도물을 손으로 받아 재훈에게 뿌리자 재훈이 얼굴을 찡그리며 피했지만 이미 수연이 뿌린물이 자신의 옷을 적셔버리자 재훈이 이내 수연을 따라하듯 수도물을 손을 다시받아 수연에게 뿌렸다.
" 어머.. 좋아요.. 승부를 내자는 말이죠... "
" 어..... "
재훈이 뿌린물에 얼굴이 젖어있던 수연이 다시 물을 재훈에게 뿌리자 물벼락을 다시맞은 재훈이 질수없다는듯 수연을 향해 다시 물을 뿌렸고 이에 질세라 수연 또한 재훈을 향해 물을 뿌려댔다.
" 어머.. 악... 에잇.... "
" 후후... 항복하시죠.... "
" 정말 이럴거예요... 좋아요... "
" 어.. "
재훈에게 몇번의 물사례를 받은 수연이 약이 오른다는듯 설겆이통에 놓여있던 그릇 하나를 집어들어 한가득 물을 퍼담자 재훈이 기겁을하며 수연의 손을 나꿔채자 수연이 그런 재훈의 손아귀를 빠져나가기 위하여 몸부림을 쳤다.
" 이거 안놔요.. 이익... "
" 후후.. 놓으면 물뿌릴게 뻔한데.. 어떻게 놔줍니까... "
" 좋아요... 에잇... "
그릇을 든체로 재훈에게 잡혀있던 수연이 갑자기 용을쓰며 재훈의 팔에서 자신의 팔을 빼내기 위하여 몸을 비트는 순간 재훈의 몸이 휘청하며 수연에게로 쓰러졌고 그런 재훈의 몸무게를 이기지못한 수연이 비명을 지르며 재훈의 몸을 실은체 바닥으로 무너졌다.
" 어머..... "
" 엇... "
- 털푸덕..... !! -
" ......... "
" ......... "
재훈을 끌어안은체 넘어졌던 수연은 넘어진 자신의 몸위로 재훈의 상체가 자연스럽게 포개지며 재훈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앞에 위치하자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재훈을 올려다보았고 재훈 역시 자신의 상체아래로 수연의 상체가 포개져있음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수연을 내려다보았지만 두사람은 갑작스런 넘어진 충격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탓인지 몸을 일으킬 생각도 하지못한체 서로를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었다.
" 웬일로 네가 술을 다사는거냐... "
오랫만에 재훈과 자리를 마련한 상훈은 재훈이 따라준 술잔을 기울이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재훈을 바라보며 물었다.
" 웬일은... 그냥 술한잔하고 싶어서 그랬다... "
" 왜.. 무슨 일이라도 있냐... "
" 일은 무슨... 그냥 술한잔 하고 싶어서 그랬다니까... "
" ......... "
오늘따라 무거워 보이는 재훈의 얼굴을 바라보며 상훈은 선민을 떠올리며 답답한 마음에 술병을 들어 술잔을 채워갔다.
- 제발.. 재훈 오빠한테는 아무말도 하지 마세요.. 부탁이예요.. 만약 오빠가 재훈 오빠한테 사실을 말해버리면 저 어디로 숨어버릴꺼예요... -
술잔을 기울이던 상훈은 선민이 자신에게 간곡히 부탁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괴로운 마음에 다시 말이없는 재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상훈아.... "
" 왜..... "
말이없던 재훈이 자신을 부르자 상훈이 짧게 대답하며 술병을 집어들었고 재훈이 말을 이어갔다.
" 나 말이다..... "
" .......... "
" 선영이 잊기로했다... "
" .......... "
술잔을 채워가던 상훈이 재훈의 말에 놀라며 술병을 내려놓았다.
" 생각해 봤는데... 네말대로 선영이를 잊어주는게 선영이를 편하게 해주는것같다... "
" 재훈아.... "
" 그래야.. 선영이도 편하게 눈을 감을수 있을것 같다... "
" 그래.. 임마.. 잘생각했어.. 선영씨도 네가 이렇게 사는거 원하지 않을꺼야.. 정말 잘생각했다... "
" ........ "
재훈의 갑작스런 말에 상훈이 환하게 미소를 지은체 재훈의 어깨를 두들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간 선민으로 인하여 괴로운 나날을 보냈던 상훈으로썬 이제나마 재훈이 선영을 잊겠다고 결심한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웠고 선민에게 있어서 너무도 잘된일이란 생각을 하며 기쁜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였다.
"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을 먹은거냐... "
" 갑자기가 아니다.. 전부터 계속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선영이를 지울 자신이... "
" 그래.. 네 마음 다안다.. 하지만 이제라도 네가 마음을 바꿨다니 정말 다행이다... "
" ........... "
" 선민이도 이사실 알면 기뻐할꺼다... "
" 상훈아.. 선민이 한테는 아무말도 하지말아라.. "
" 왜.... "
" 겨우.. 나에대한 마음을 정리한것 같은데.. 다시 흔들 필요는 없잖냐.. 그리고 난 선민이... "
" 선민이 마음을 끝까지 받아 들일수가 없다는거냐... "
" .......... "
" 너.. 선영씨 잊기로 했다며... "
" 내가 선영이를 잊는거랑... 선민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 상관이 없다고...
" 그래.. 선민이는 나한테 선영이 동생일뿐... 그 이상은 될수없다... "
" 재훈아..... "
" 그러니까.. 선민이 한테는 아무말도 하지말아라... "
" 임마... 선민이가 지금 너때문에...... "
무언가 말을 하려던 상훈이 말끝을 흐리며 술잔을 집어들어 단숨에 들이키자 재훈이 그런 상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무슨 말이냐... 선민이가 뭐가 어쨌다는거냐... "
" 아니다.. 됐다... "
" 왜 그러는거야.. 선민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냐... "
" 아니라니까... "
" 상훈아.... "
" 아무일 없으니까.. 술이나 마시자.... "
" ......... "
재훈의 물음에 상훈이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며 연신 술잔을 기울이자 재훈이 그런 상훈의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자신앞에 놓여있던 술잔을 집어들었다.
- 딩동.. 딩동...!! -
초인종 벨소리에 선민이 제법 무거워진 자신의 몸을 힘겹게 이끌어 현관으로 나섰다
" 누구세요... "
" ........ "
" 누구세요... "
" ........ "
자신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이 없자 선민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현관 걸쇠를 건체로 문을 조금 열어 바깥을 내어다봤다.
" 언니..... "
그렇게 선민이 문을열어 내어다 보는순간 말없이 서있는 재희를 발견하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재희를 바라보았다.
" 밥은 제대로 먹는거야.... "
" 네.... "
" 회사도 그만뒀다며.... "
" ......... "
" ......... "
재희는 자신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한체 고개를 숙이고있는 선민을 바라보며 긴함숨을 내쉬었다.
선민의 불러온 아랫배를 바라보며 재희는 기가막혔다. 상훈에게서 이야기를 들을때만해도 재희는 선민이 임신을 했다는 소리를 믿을수가 없었다. 더우기 그 애기의 아빠가 재훈이란 사실과 여전히 재훈은 그 사실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재희는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엄청난 사실을 인정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록 피를 나눈 자매는 아니였지만 동생이 없었던 재희는 선민을 자신의 친동생처럼 여기며 아껴왔었다. 그런데 그런 선민이 이토록 엄청난 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재희는 정말이지 운명처럼 얽혀버린 모든 일들이 너무도 원망스럽다는 생각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울지마요.. 언니... "
자신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재희를 바라보며 선민이 애써 미소를 지은체 재희를 위로했다.
" 이 바보야... 너 어쩔려고 이랬어... "
" 나 괜찮아.. 언니..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마... "
" 괜찮긴 뭐가 괜찮아.. 이 바보야... "
" 언니.. 나 정말 괜찮아.. 정말이야... "
" 선민아... 흑.. "
" 언니.. 흐흑... 흑.. "
울먹이는 목소리로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려는 선민이 안타까운듯 재희가 선민을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뜨리자 그동안 홀로 외롭게 버텨왔던 선민이 그간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며 재희의 품에안겨 서럽게 울기시작했다.
자신의 품안에 안겨 서럽게 울어대는 선민을 끌어안은체 재희는 재훈이 원망했다. 선영을 잊겠다는 결심을 했다면서도 자신의 곁에서 이토록 자신만을 바라보며 고통속에서 혼자 외롭게 떨고있는 선민의 마음을 몰라주는 재훈이 너무도 원망스럽고 안타까웠다.
" 오늘은 제법 날씨가 포근하죠.... "
" 그렇네요.... "
운전을 하고있는 수연의 말에 재훈이 시선을 들어 창밖으로 비춰지는 겨울 하늘을 올려보며 대답을 했다.
" 그런데..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
아침 일찍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 시간이 있으면 어디좀 가자는 수연의 말에 엉겹결에 따라나선 재훈은 차가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하자 행선지를 물었다.
" 재훈씨.. 납치하는 거예요... "
" 납치요... "
" 네.. 내일까지 재훈씨 어디다 가둬놓을 거예요... "
" 무슨 말씀이십니까... "
수연의 말에 재훈이 긴장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 후후.. 제가 잡아 먹을까 겁나세요.. 왜 그렇게 긴장하세요... "
" 그게 아니라.. "
" 저.. 지금 재훈씨 데리고 놀러가는 거예요... "
" 놀러를 가다뇨... "
" 어제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졌거든요.. 재훈씨보고 데려가 달라면 분명히 거절할꺼 같아서.. 이렇게 몰래 납치하는 거예요... "
" 그럼 지금... "
" 네.. 바다보러 동해로 가는거예요.. "
" 그런데... 내일까지란 말은... "
" 일박 이일로 가는거예요... 하루만에 오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잖아요... "
" 하지만.. 전 아무 준비도 안했고.. 일박은.... "
" 이젠 어쩔수 없어요.. 그리고 하룻밤인데 무슨 준비가 필요해요... "
" 하지만.. 수연씨... "
" 걱정마세요... 방 세개짜리 콘도 빌렸으니까요.... "
" .......... "
자신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수연을 바라보던 재훈은 너무나 갑작스런 수연의 일방적인 행동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차창밖으로 옮겼다.
- 쏴아아.. 털썩....!! -
" .......... "
하이얀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드는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허공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재훈은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자신의 가슴을 떠올렸다. 비록 상훈에게 선영을 잊겠노라는 다짐을 했지만 마치 얽혀버린 실타래를 붙든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몰라하는 자신의 모습이 일순간 허공속으로 흩어지는 파도의 포말처럼 자신의 가슴을 때려오자 재훈은 답답한 마음에 긴한숨을 내쉬었다.
" .......... "
그렇게 어지러운 자신의 가슴을 느끼며 파도를 바라보고 있던 재훈이 시선을 옮겨 밀려드는 파도를 따라 이리저리 종종 걸음을하고 있는 수연을 바라보던 순간 언젠가 상훈 내외와 함께 바닷가를 찾았을 당시 수연처럼 밀려드는 파도를 피하며 환한 미소를 지은체 해안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선민의 기억이 스쳐지나가자 잔잔한 시선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수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재훈씨....이리와봐요 ... 어서요... "
" .......... "
그렇게 자신의 기억속을 스쳐지나가던 선민을 떠올리던 순간 저멀리서 수연이 손을 흔들며 자신을 부르자 재훈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수연의 곁으로 다가서려는 순간 또다시 밀려온 파도 하나가 바위에 부딪쳐 흩어지며 하얀 포말을 허공가득 머금은체 마치 수연에게 다가서려는 재훈의 발걸음을 시기하듯 재훈을 향해 덮치고 있었다.
- 달그락.. 달그락... !! -
돌아가자는 재훈의 만류를 기어이 뿌리치며 콘도에 투숙한 수연이 지하에 자리한 슈퍼에서 구입해온 음식거리로 재훈에게 저녁을 대접한후 능숙한 솜씨로 설거지를하는 모습을 쇼파에 앉아서 바라보던 재훈은 계속해서 불편한 마음을 가눌길이 없었지만 멍하니 앉아있는것이 답답한듯 쇼파에서 일어나 설겆이를 하고있는 수연의 곁으로 다가섰다.
" 이리 주십시요.... 설겆이는 제가 하겠읍니다.. "
" 아니예요.. 됐어요.. 제가 할께요... "
" 아닙니다.. 제가하겠읍니다... "
" 아이.. 됐다니까요... "
재훈이 미안한 마음에 설겆이를 하던 수연에게서 그릇을 빼앗으려하자 수연이 자신의 어깨로 재훈을 가볍게 밀며 만류를 했지만 재훈은 기어이 자신이 설겆이를 하겠다는듯 다시 수연을 살며시 밀며 실갱이를 하던 순간 수연이 들고있던 그릇에 수도물이 튀며 수연에게로 쏟아졌다.
" 앗.. 차가워.... "
" 그거 보십시요.. 자꾸 우기시니까 벌받은 겁니다... "
" 뭐예요.. 벌이라뇨.. 재훈씨가 일부러 그런거죠... "
" 후후.. 무슨 소리입니까.. 일부러 그러다뇨.. 수연씨가 잘못해서 그런거죠... "
" 뭐라구요.. 제가 잘못해서 그랬다구요.. 에잇... "
" 엇.... "
갑자기 수연이 쏟아지는 수도물을 손으로 받아 재훈에게 뿌리자 재훈이 얼굴을 찡그리며 피했지만 이미 수연이 뿌린물이 자신의 옷을 적셔버리자 재훈이 이내 수연을 따라하듯 수도물을 손을 다시받아 수연에게 뿌렸다.
" 어머.. 좋아요.. 승부를 내자는 말이죠... "
" 어..... "
재훈이 뿌린물에 얼굴이 젖어있던 수연이 다시 물을 재훈에게 뿌리자 물벼락을 다시맞은 재훈이 질수없다는듯 수연을 향해 다시 물을 뿌렸고 이에 질세라 수연 또한 재훈을 향해 물을 뿌려댔다.
" 어머.. 악... 에잇.... "
" 후후... 항복하시죠.... "
" 정말 이럴거예요... 좋아요... "
" 어.. "
재훈에게 몇번의 물사례를 받은 수연이 약이 오른다는듯 설겆이통에 놓여있던 그릇 하나를 집어들어 한가득 물을 퍼담자 재훈이 기겁을하며 수연의 손을 나꿔채자 수연이 그런 재훈의 손아귀를 빠져나가기 위하여 몸부림을 쳤다.
" 이거 안놔요.. 이익... "
" 후후.. 놓으면 물뿌릴게 뻔한데.. 어떻게 놔줍니까... "
" 좋아요... 에잇... "
그릇을 든체로 재훈에게 잡혀있던 수연이 갑자기 용을쓰며 재훈의 팔에서 자신의 팔을 빼내기 위하여 몸을 비트는 순간 재훈의 몸이 휘청하며 수연에게로 쓰러졌고 그런 재훈의 몸무게를 이기지못한 수연이 비명을 지르며 재훈의 몸을 실은체 바닥으로 무너졌다.
" 어머..... "
" 엇... "
- 털푸덕..... !! -
" ......... "
" ......... "
재훈을 끌어안은체 넘어졌던 수연은 넘어진 자신의 몸위로 재훈의 상체가 자연스럽게 포개지며 재훈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앞에 위치하자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재훈을 올려다보았고 재훈 역시 자신의 상체아래로 수연의 상체가 포개져있음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수연을 내려다보았지만 두사람은 갑작스런 넘어진 충격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탓인지 몸을 일으킬 생각도 하지못한체 서로를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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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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