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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41 1,304회 0건
(속)숨결-22부
" 여보.. 아직 멀었어... "
" 다됐어.. 지환이 기저귀 가방만 챙기면돼... "
" 빨리좀해.. 장모님한테 들렸다 가려면 늦겠다.. "
" 알았어... "
이제는 어느덧 꼬마가 되어버린 딸 지희를 안은체 상훈이 현관에서 아내 재희를 재촉했다.

" 지희야... "
" 응... "
" 오늘하고 내일만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코하고 자는거다... "
" ...... "
고개를 끄덕이는 딸 지희를 바라보며 상훈이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지희에게 또다시 말을 붙였다.

" 지희야... "
" 응... "
" 아빠가 뭐 물어볼껀데.. 잘 생각하고 대답해야된다... "
" ....... "
또다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지희를 바라보며 상훈이 길게 심호흡을 한뒤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지희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
" 엄마.... "
" ....... "
자신의 물음에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듯 거침없이 말하는 지희를 바라보며 상훈이 기가막힌듯 지희를 바라보았다. 딸 지희는 언제나 그런 상훈의 질문에 거침없이 엄마가 좋다고 대답을 했었다. 그러나 상훈은 그런 딸지희로부터 반대의 대답을 듣기위하여 며칠전부터 지희에게 인형을 선물하거나 지희를 데리고 지희가 좋아하는 떡뽁이 집이나 피자집을 데리고 다니며 지희의 환심을 사기위하여 갖은 노력을 해댔다. 그런데 오늘도 변함없이 딸 지희의 입에서 자신보다 엄마가 더 좋다는 소리가 나오자 상훈은 다시 울상을 지은 표정이 되었다.

" 야.. 지희야.. 엄만 지희 잘못하면 때찌하잖아.. 그러면 지희 아프다고 울었잖아... 그리고 엄만 아빠도 때찌하는데... 그래도 엄마가 좋아... "
" ......... "
" 자... 다시 말해봐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
" 엄마...... "
" 야.. 한 지희... "
상훈의 구슬림에도 지희의 입에서 여전히 엄마가 좋다는 소리가 나오자 상훈이 큰 소리로 지희의 이름을 부르며 지희를 노려보았다.

" 잘한다.. 아빠란 사람이 애한테 엄마 흉이나보고.. "
" 내가언제.... "
" 방에서 다들었네요... "
" ........ "
" 그렇게 치사하게 구니까.. 지희가 그렇게 대답하지... "
" 됐어.. 빨리나와.. 이러다 늦어... "
재희의 말에 상훈이 갑자기 심통을내며 황급히 현관문을 열며 나서자 그런 상훈의 모습에 재희가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지환이를 안은체 따라 나섰다.



" 선민이.. 안나올까.... "
" 글쎄.. "
재희의 물음에 상훈이 힘없이 대답하며 운전을 했다.

" 선민이... 자기한테도 전화안와... "
" 나도 못본지 한참됐어.. 내가 전화를 가끔해봐도 바쁘다고만 그러구... "
" 정말 선민이 마음 접은거 확실한가보지.... "
" 글쎄... "
" 재훈씨는 다른말 없었어... "
" 응... "
" 선민이.. 보고싶은데... "
" ....... "
선민이를 보고 싶다며 말끝을 흐리는 아내를 바라보며 상훈역시 몇개월째 만나보지 못한 선민의 소식이 너무도 궁금했다. 몇개월전 자신을 찾아와 재훈이를 만나 모든걸 잊겠다는 말을 전하고 왔노라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난후 선민은 몇개월째 의식적으로 자신과 재희를 피하는듯 싶었다. 마치 재훈과 관련된 모든것을 깨끗이 잊으려는듯 그렇게 자신을 피했고 그런 선민이 상훈은 늘 안타까웠고 행여 오늘 선민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귀국하는 재훈을 맞기위해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 여기다.. 재훈아... "
초조한 마음으로 재훈을 기다리던 상훈이 게이트를 막나서는 재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손을 높이 흔들며 재훈을 불렀고 재훈 역시 그런 상훈을 발견하고 손을 높이들며 빠른 걸음으로 상훈에게 다가왔다.

" 임마.. 잘 있었냐... "
" 그럼.. 자식.. 넌 어째 마른것 같다... "
" 마르긴.. 오랫만에 봐서 그렇치... "
" 그런가... "
" 재희씨도 잘있었어요... "
상훈과 반갑게 인사를 건낸 재훈이 상훈옆에 환한 표정으로 서있는 재희를 향해 인사를 건냈다.

" 네.... 덕분에요... "
" 축하드립니다.. 아들 낳으셨다면서요.... 이 자식이 그때 전화를해서 얼마나 자랑하던지.. "
" 후후.. 네... "
" 그런데.. 애들은... "
" 네.. 엄마한테 맡기고 왔어요.. 번잡스러울것 같아서요... "
" 그래요.. 보고싶은데... "
" 임마.. 앞으로 우리집에 자주와서 보면 되잖아... "
" 그런가.... "
상훈의 말에 재훈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 네.. 이젠 앞으로 자주오세요... "
" 그래도 되나요... 자주가면 재희씨가 구박하는거 아닙니까... "
" 재훈씨가 뭐 남인가요... 그런소리 하시면 정말 화낼꺼예요... "
" 하하.. 알겠읍니다.. 자주 놀러가겠읍니다... "
재희의 말에 재훈이 환하게 웃으며 말을했다.

" 재훈씨.... "
그렇게 이년여만에 다시만난 반가움에 기뻐하던 세사람 곁으로 누군가 다가와 재훈을 부르자 세사람의 시선이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없이 갑자기 등장한 사람에게로 옮겨졌다.

" 아니.. 수연씨... 수연씨가 여길 어떻게.... "
" 태우씨가 알려줬어요.. 오늘 도착한다고... "
" 태우가요... "
" 네.... "
갑자기 나타난 수연의 등장에 재훈이 내심 긴장한 표정으로 수연의 말에 대답을 했고 재훈옆에 서있던 상훈은 갑작스레 등장한 수연이란 여자의 정체가 궁금한듯 재훈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재희는 자신의 동창생인 수연이 재훈의 귀국장에 나타나자 의외란 표정으로 수연을 바라보았다.


" 저 여자랑은 어떤 사이냐.... "
아내인 재희에게서 자신의 동창생이란 말을 듣기는 했지만 상훈은 왜 수연이란 여자가 재훈의 귀국 장소에 나타났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듯 아내와 나란히 차를탄체 자신의 차를 뒤쫓는 수연이란 여자의 차를 백밀러로 바라보며 상훈이 재훈에게 물었다.

" 무슨 사이는... 그냥 아는 사이다... "
" 그냥 아는사이... "
" 음.. 전에 선민이 병원에 실려갔을때 인사한뒤... 미국에서 우연히 만나서 알게됐다... "
" 너랑은 잘아는것 같은데.... "
" 어.. 그때 미국에서 수연씨가 좀 오래 머물었는데.. 그때 몇번 만나서 좀 알게됐다... "
" 근데 태우라는 사람은 누구야... "
" 같이 유학왔던 알고 지내건 동생이다.. 태우란 놈도 수연씨랑 같이 만났거든... "
" 그래... "
" 근데.. 임마.. 너 무슨 취조하냐... 뭘 그리 꼬치 꼬치물어.... "
" 기다렸던 사람은 안나타나고.. 떡하니 다른 사람이 나타나니까 놀래서 그러잖아... "
" 기다렸던 사람이라니.... "
" 됐다... 그만하자... "
퉁명스럽게 말하는 상훈을 바라보며 재훈은 상훈이 기다렸다는 사람이 선민임을 짐작하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 선민이 말하는거냐.... "
" ......... "
자신의 물음에 상훈이 아무런 대답을 않자 재훈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 선민이는 어떻게 지내냐.... "
" 모르겠다.. 어떻게 지내는지... 못본지 한참됐다.... "
" 그게 무슨 말이냐.... "
상훈의 말에 재훈이 놀란 표정을 짓자 상훈이 그런 재훈을 흘끗 한번 바라본뒤 말을 이어갔다.

" 너한테 갔다왔다며 만난뒤로는.. 한번도 못봤다... "
" 그럼.... "
" 그래.. 그뒤로는 선민이가 의식적으로 나나 재희를 피하는것 같다.. 전화해도 바쁘다고 만나기를 꺼려하는것 같고.... "
" ......... "
" 선민이.. 너와 관련된 모든걸 애써 피하나보더라.... "
" 그래....... "
" ......... "
상훈의 말에 재훈이 짧게 대답하며 시선을 창가로 옮기자 상훈이 그런 재훈을 다시한번 바라본뒤 긴 한숨을 내쉬며 다시 운전에 몰두했다.


- 선민아.. 나야.. 재희... 핸드폰이 꺼져있어서.. 회사로 전화하려다.. 그냥 음성 남긴다... 선민아... 내일 재훈씨 귀국한덴다... 웬만하면 내일 공항으로 나와라.. 열한시 비행기야.. 네 마음 알지만.. 이렇게 무자르듯 인연을 끊을 필요는 없잖아... 재훈씨 만나기가 그러면.. 나랑이라도 만나자... 응.. 이렇게 부탁할께.. 정말 보고싶다.. 선민아.. 그러니까 꼭 전화해라 알았지.... 이만 끊을께.. -

핸드폰에 남겨진 재희의 음성을 다시한번 확인하며 선민은 또다시 밀려드는 아픔에 촉촉히 젖어드는 시선으로 창밖을 향했다. 어제부터 수십차례 확인한 재희의 말대로라면 재훈은 벌써 자신이 바라보는 저 하늘아래에서 자신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을께 분명했고 그런 재훈에게 선민은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토록 사랑했던 재훈이 자신과 같은 하늘 아래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선민은 이렇게 재훈이 머리위에 지고있을 하늘만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선민은 또다시 밀려드는 복받치는 설움에 뺨위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푸른 하늘만을 바라보았다.


" 한기자 어디갔다 오는거야... "
" 왜.. 무슨 일이라도... "
흐트러진 마음을 진정시키며 들어서는 선민을 향해 유진이 다급하게 말을 건내며 선민에게 다가서자 선민이 그런 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 자기 어제 사표냈다며... "
" 네...... "
유진의 말에 선민이 힘없이 대답하며 고개를 살며시 숙였다.

" 왜.. 어디서.. 스카웃 제의라도 들어온거야... "
" 아니예요.. 그런거... "
" 아닌데.. 왜 난데없이 사표를 내는거야... "
" 그냥 쉬고 싶어서요... "
" 쉬고 싶다고... "
" 네.... "
" 그럼 휴직계를 내지 왜 사표를 쓴거야... "
" 그냥 일이 지겨워졌어요.. 그래서 한동안 쉬고싶어요.... "
" 도대체 갑자기 왜 그러는데.. 무슨 말못할 이유라도 있는거야... 말해봐.. 진짜 어디서 스카웃 제의라도 들어온거야.. 그런거야... "
"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
" 그런데... 왜그러는거야.. 언제나 일에 파묻혀 살던 사람이 갑자기 일이 싫어졌다니... "
" 죄송해요.. 당분간 아무 생각없이 쉬고싶어요... "
" 위에서도 당황하는 눈치야... 혹시 자기가 다른 회사로 옮기는것 아닌가해서.. "
" 절대 그런거 아니예요... "
" 정말 답답하네.. 도대체 뭐야... "
" 그냥 쉬고 싶어서 그런다니까요... "
" 정말 그것말고 다른 이유는 없는거야... "
" 네.. 정말이예요... "
유진이 다짐하듯 묻자 선민이 그런 유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고 유진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는듯 선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저으며 돌아섰고 유진이 그렇게 자리를 뜨자 선민이 힘없이 자리에 앉으며 답답한 표정과 함께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다시 시선을 하늘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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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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