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숨결-15부
- 딜릴릴리... 딜릴릴리... -
" 네.. 특판 영업부... 강 상훈 대리입니다... "
일을하던 상훈이 전화벨이 울리자 수화기를 집어들고 언제나처럼 자신의 부서와 직함을 소개했다.
" 나다... "
" 어.. 그래.. 제주도 바람쐬니까.. 좋냐.. "
수화기 너머로 재훈의 음성이 들리자 상훈이 너스레를 떨었다.
" 지금 병원이다... "
" 병원.. 왜 너 어디 아프냐... "
" 내가 아니고.. 선민이가 아프다... "
" 선민이...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제주도에 갔다는 놈이 선민이가 아프다니.. 너 지금 농담하냐.. "
" 농담 아니다.. 지금 선민이 병원에 있다... "
" 도대체 무슨 소리야.. 너 지금 어딘데... "
" 제주도다... "
" 근데 선민이가 아프다니... 선민이랑 제주도에 같이 갔다는거야.. 뭐야... "
" 그런것 같다.. 선민이가 날쫓아 제주도로 온것같다... "
" 뭐야.. 그게 진짜냐.... "
재훈의 말에 상훈이 놀란 목소리로 재훈에게 되물었다.
" 네가 알려준거 아니냐.. 나 여기 있다고... "
" 이 자식이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나도 어제 너한테 전화받고 너 제주도간거 알았는데.. 내가 무슨수로 선민이한테 너 제주도 갔다고 전해줘... "
" 그럼.. 선민이가 어떻게 여길 온거냐... "
" 임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
" ......... "
" 그나저나.. 선민이가 아프다는건 무슨소리야...
" 호텔에서 쓰러져있는걸 누군가가 발견했다... "
" 뭐야.. 쓰러지다니.. 그게 무슨소리냐... "
" 너.. 정말 선민이한테 나.. 여기 있다는거 알려주지 않은거냐.. "
" 이 자식이 점점.. 임마.. 내가 왜 그걸 선민이한테 알려줘... 그나저나 선민이는 어떤거야.. "
"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한 이틀 안정을 취하면 된단다.. "
" 정말 괜찮은거냐... "
" 그래.. 괜찮다... "
괜찮다는 재훈의 말에 상훈은 안심이 되는듯 이제까지 책상앞에 바짝 기댔던 몸을 뒤로젖혀 의자에 기댔다.
" 그나저나 선민이는 왜 쓰러진건데.... "
" 나도.. 잘 모르겠다.. 왜 그런건지... "
상훈의 말에 재훈은 차마 어제 있었던 일들을 말하지 못한체 말을 얼버무렸다.
" 안내려 가봐도 되는거냐... "
"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것 같다.. 너는 주말에 재희씨랑 같이 내려와라... "
" 임마.. 이 판국에 무슨 기분으로 내려가냐... "
" 선민이 걱정은 하지말고.. 주말에 내려와라... 알았냐... "
" 알았다.. 근데.. 선민이는 네가 돌볼거냐... "
" ........ "
선민이를 돌볼거냐는 상훈의 말에 재훈은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딱히 이곳에서 선민을 돌볼 사람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별 걱정없다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선민의 집에다가 알릴수도 없는 노릇이였기에
재훈은 순간 당혹하며 대답을 쉽사리 하지못했다.
" 임마.. 왜 대답이없어... "
" 그래야겠지... "
" 알았다.. 혹시 무슨일 생기면 전화하고... "
" 알았다... "
" 끊는다... "
" 그래... "
재훈과의 전화를 끈낸 상훈은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갑작스레 전해온 소식에 머리가 복잡했다. 선민이 어떻게 재훈을 따라 제주도로 내려간것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상훈은 순간 자신의 아내인 재희를 떠올렸지만 재희 역시 어제 저녁에 자신의 말에의해 재훈이 제주도에 있음을 알았기에 선민에게 그걸 알릴 시간도 없었고 설사 시간이 있었다해도 그렇게 가볍게 행동할 여자가 아니였기에 상훈은 이내 아내 재희를 머릿속에 지웠지만 도무지 선민이 왜 제주도에를 내려간 것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음에 답답하기만 했다.
" ......... "
" 선민아... 정신드니.... "
천근만근 무겁게 짓눌러오던 육신을 느끼며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리던 선민은 귓전을 파고드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여긴..... "
" 병원이다.... "
고개를 돌리던 선민의 눈에 재훈의 모습이 들어오자 선민이 주위를 둘러보며 재훈에게 물었다.
" 어떻게 여길... "
" 지 수연이란 분이 화장실에 쓰러진 널 발견하고 이리로 데려왔다... "
" 그래요... "
"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
" ........ "
" 선민아.... "
재훈의 말에 선민이 고개를 돌리자 재훈이 그런 선민을 불렀다.
" 그냥 돌아가세요... 오빠랑 할이야기 없어요... "
" 내가가면.. 너혼자서 어떻게 할건데.... "
" 오빠가 그런거 상관할 필요 없잖아요... "
" 너 정말... 이럴래... 너혼자 두고갈수 없다... "
고개를 돌리며 말을한느 선민을 향해 재훈이 화가난듯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하자 선민이 고개를 돌리며 재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왜요.. 이렇게 누워있으니까.. 불쌍해 보여요.. 그래서 간호라도 해주고 싶어요... "
" 임마.. 너... "
" 필요 없어요.. 언제부터 오빠가 제 생각을 했어요... "
" 선민아... "
" 오빤... 늘 오빠 자신만을 생각했잖아요...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보고있는지 외면한체.. 오빤 늘 언제나 오빠가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 혼자 늘 그렇게 지내왔잖아요... "
" ....... "
선민의 말에 재훈이 아무말도 하지못한체 시선을 병실 창밖으로 향했다.
" 오빠만 언니 잊지 못하고 있는지 아세요.. 저도 죽은 언니를 생각하며 혼자 숨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아세요... "
" ........ "
" 그렇게 떠나버린 언니를 생각하면서도 오빠를 조금씩 가슴에 담아가는 저를 발견 할때마다 제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 오빠는 몰라요... "
" ........ "
" 떠나버린 언니에게 커다란 죄를 짖는것 같아서.. 오빠를 향해 점점 다가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제가 얼마나 노력했다구요... "
" ........ "
" 그래도 안되는걸 어떡해요.. 아무리 되돌리려고 몸부림쳐도 안되는걸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예요... "
" ........ "
흐느끼듯 말하는 선민의 말이 듣기 괴로운듯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체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던 재훈이 살며시 눈을 내려감았다.
" 저.... "
" 아.. 오셨읍니까... "
한참을 선민과 실갱이를 벌이던 재훈이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병실 복도에 앉아있던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꽃을든체 서있는 수연이 시야에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인사를 건냈다.
" 선민씨는 어때요... "
" 정신 들었읍니다... "
" 다행이네요... 그런데.. 왜 나와 계세요.. "
" 네.. 그냥 답답해서요... 들어가 보시죠... 전 바람좀 쐬고 오겠읍니다... "
" 네.... "
재훈의 말에 대답을 하며 수연은 힘없이 병실 복도를 벗어나는 재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시선을 거두며 병실문을 향했다.
" 선민씨.... "
" 선배님.... "
병실문을 여는 순간 벽쪽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는 선민을 발견하고 수연이 선민을 부르자 선민이 고개를 돌리며 반갑게 수연을 맞았다.
" 선민씨 나뻐.. 선민씨 때문에 내가 얼마나 놀란줄 알아요... "
" 죄송해요... "
수연이 옆으로 눈을 흘기며 말을하자 선민이 미안하단느 표정을 지으며 말을했다.
" 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예요... "
" ........ "
"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예요... "
" ........ "
" 말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돼요... "
자신의 말에 선민이 아무런 대답이 없자 수연이 괜찮다는듯 미솔르 지으며 말을 건냈다.
" 그나저나... 선배님이 저를 발견 하셨다면서요... "
" 그래요.. 그날따라 갑자기 선민씨랑 아침이 먹고 싶어서... 선민씨 찾아 이리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했어요... "
" 고마워요.. 선배님.... "
" 그렇게 고마우면.. 퇴원해서 한턱내요.. "
" 그럴께요... "
수연의 말에 선민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데 말이예요... "
" 네... "
" 나랑 같이 선민씨 데리고 온 남자분은 누구예요... "
" ........ "
" 나 전에 그분 우연히 봤는데.... "
" 재훈 오빠를요.... "
수연의 말에 선민이 조금 놀라며 수연에게 물었다.
" 전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봤는데... 그분 그때 울고 있었거든요... "
" ......... "
" 그래서 얼굴 기억하고 있었는데.... "
" 그게 언제쯤인데요... "
" 한달전쯤 됐나.. 내가 기억하기로는 지난달 십오일이나 육일쯤 될꺼예요.. "
" 그래요.... "
수연이 기억해낸 날짜를 들으며 선민은 수연이 눈물을 흘리던 재훈을 보았다는 날이 자신의 언니인 선영의 기일인 16일이 분명할거란 생각을했다. 그날 재훈을 만나기전 상훈이 재훈이 시내를 돌아다녔다는 말을했던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그냥 선영씨랑 알고지내는 오빠라고 하던데... "
" 네.. 전에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예요... "
" 그럼.. 같이 내려온거예요... "
" 아뇨.. 저도 이곳에 와서 우연히 만났어요... "
" 그래요.... "
선민의 말에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수연은 선민에게 재훈이란 남자에 대해서 좀더 많은것을 묻고 싶었다. 하지만 친구인 재희가 당부한것도 있고해서 수연은 더이상 선민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 저녁은 드신거예요... "
수연이 돌아간후 또다시 지리한 침묵이 선민과 재훈 사이를 오가던중 선민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킨 재훈을 돌아보며 말을 건냈다.
" 어.. 생각이없네... "
" 그러지말고 다녀오세요... "
" 아냐.. 나중에 생각나면 그때 먹을께.... "
" ........ "
" 그보다 선민아... "
" 네.... "
재훈의 부름에 선민이 대답을 했다.
" 나는 말이다.. 정말이지 널.. 내 친동생처럼... "
" 됐어요.. 그만두세요... 그런말 듣고싶지 않아요... "
" 그냥 들어라.. 너에게 꼭하고 싶은 말이니까... "
" 싫어요.. 듣고싶지 않아요... 그만하세요... "
" 그런 얘기 아니니까.. 들어... "
" ........ "
자신의 말을 듣기를 거부하는 선민에게 재훈이 단호하게 말하며 말을 이어갔다.
" 선영이가.. 내곁을 떠난후.. 난 정말이지 널 내 친동생처럼 의지하며 살아왔다... "
" ........ "
" 물론 너뿐만이 아니라.. 상훈이 녀석이나 재희씨도 있었기에.. 난 버티며 살수 있었다... "
" ........ "
" 정말이지.. 죽고싶은 마음이 들때마다 너를 비롯한 내곁에 있는 사람들때문에 정말 악착같이 살아왔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정도 버티며 살수 있었지... "
" ........ "
" 그런데.. 상훈이에게 네 마음을 전해듣고는 다시금 그 잔인한 기억속에 휩싸이고 말았다.. 차츰 차츰 조금씩 벗어가던 선영이의 그늘이 다시 다가온거지... "
" ........ "
" 선민아... 다시 말하지만.. 난 쉽사리 선영이의 그늘을 벗을수가 없을것 같다... "
" 오빠.. 하지만... "
" 내 얘기마저 들어라.... 내가 선영이 그늘을 벗을수 있을때가 언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게 일년이 될지.. 십년이 될지.... 그런데 넌 이런 나를 바라보며 살수 있다는거냐.... "
" 네.. 일년이든.. 십년이든 기다릴수 있어요... "
" 흠.... "
자신의 말에 너무도 당당히 말하는 선민을 바라보며 재훈은 긴 한숨을 지으며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럼.. 나 편안한 마음으로 유학 떠나게 해다오... "
" 오빠.... "
또다시 튀어나온 유학이란 말에 선민이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며 재훈을 바라보았다.
" 가서 선영이를 잊어보마.. 그러니까 편한 마음으로 떠나게 해다오... "
" ......... "
" 그래서 내가 선영이의 그늘을 떨칠수 있을때 돌아오마.. 그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그전까지는 도저히 네 마음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 "
" 오빠... "
" 그렇게 해다오... 부탁이다 선민아.... 편하게 보내다오... "
" 정말 언니를 잊을수 있어요.. 약속할수 있어요... "
" 그래.. 언제인지는 약속 못하지만... 모두 잊고 다시 돌아오마.... "
" ....... "
" 선민아.... "
" 그래요... 기다릴께요.. 십년이 걸리든... 백년이 걸리든.. 기다릴께요... "
" 고맙다.. 선민아.... "
" ........ "
자신의 말에 눈물을 끌썽이는 선민의 갸냘픈 손을 부여잡은 재훈은 떨리는 시선으로 선민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말을 그대로 믿은체 환한 미소까지 짓고있는 선민을 바라보며 재훈은 너무도 미안했다. 시야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선민은 지금 자신이 선민에게 시간을 주기위해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모른체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자 가슴 한구석에서 피어나는 선민을 향한 연민의 정으로 인해 가슴이 아파왔다. 그리고 그렇게 냉정히 떠나려하는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재훈은 마음속으로 선민에게 빌고 또 빌고 있었다.
- 딜릴릴리... 딜릴릴리... -
" 네.. 특판 영업부... 강 상훈 대리입니다... "
일을하던 상훈이 전화벨이 울리자 수화기를 집어들고 언제나처럼 자신의 부서와 직함을 소개했다.
" 나다... "
" 어.. 그래.. 제주도 바람쐬니까.. 좋냐.. "
수화기 너머로 재훈의 음성이 들리자 상훈이 너스레를 떨었다.
" 지금 병원이다... "
" 병원.. 왜 너 어디 아프냐... "
" 내가 아니고.. 선민이가 아프다... "
" 선민이...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제주도에 갔다는 놈이 선민이가 아프다니.. 너 지금 농담하냐.. "
" 농담 아니다.. 지금 선민이 병원에 있다... "
" 도대체 무슨 소리야.. 너 지금 어딘데... "
" 제주도다... "
" 근데 선민이가 아프다니... 선민이랑 제주도에 같이 갔다는거야.. 뭐야... "
" 그런것 같다.. 선민이가 날쫓아 제주도로 온것같다... "
" 뭐야.. 그게 진짜냐.... "
재훈의 말에 상훈이 놀란 목소리로 재훈에게 되물었다.
" 네가 알려준거 아니냐.. 나 여기 있다고... "
" 이 자식이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나도 어제 너한테 전화받고 너 제주도간거 알았는데.. 내가 무슨수로 선민이한테 너 제주도 갔다고 전해줘... "
" 그럼.. 선민이가 어떻게 여길 온거냐... "
" 임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
" ......... "
" 그나저나.. 선민이가 아프다는건 무슨소리야...
" 호텔에서 쓰러져있는걸 누군가가 발견했다... "
" 뭐야.. 쓰러지다니.. 그게 무슨소리냐... "
" 너.. 정말 선민이한테 나.. 여기 있다는거 알려주지 않은거냐.. "
" 이 자식이 점점.. 임마.. 내가 왜 그걸 선민이한테 알려줘... 그나저나 선민이는 어떤거야.. "
"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한 이틀 안정을 취하면 된단다.. "
" 정말 괜찮은거냐... "
" 그래.. 괜찮다... "
괜찮다는 재훈의 말에 상훈은 안심이 되는듯 이제까지 책상앞에 바짝 기댔던 몸을 뒤로젖혀 의자에 기댔다.
" 그나저나 선민이는 왜 쓰러진건데.... "
" 나도.. 잘 모르겠다.. 왜 그런건지... "
상훈의 말에 재훈은 차마 어제 있었던 일들을 말하지 못한체 말을 얼버무렸다.
" 안내려 가봐도 되는거냐... "
"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것 같다.. 너는 주말에 재희씨랑 같이 내려와라... "
" 임마.. 이 판국에 무슨 기분으로 내려가냐... "
" 선민이 걱정은 하지말고.. 주말에 내려와라... 알았냐... "
" 알았다.. 근데.. 선민이는 네가 돌볼거냐... "
" ........ "
선민이를 돌볼거냐는 상훈의 말에 재훈은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딱히 이곳에서 선민을 돌볼 사람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별 걱정없다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선민의 집에다가 알릴수도 없는 노릇이였기에
재훈은 순간 당혹하며 대답을 쉽사리 하지못했다.
" 임마.. 왜 대답이없어... "
" 그래야겠지... "
" 알았다.. 혹시 무슨일 생기면 전화하고... "
" 알았다... "
" 끊는다... "
" 그래... "
재훈과의 전화를 끈낸 상훈은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갑작스레 전해온 소식에 머리가 복잡했다. 선민이 어떻게 재훈을 따라 제주도로 내려간것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상훈은 순간 자신의 아내인 재희를 떠올렸지만 재희 역시 어제 저녁에 자신의 말에의해 재훈이 제주도에 있음을 알았기에 선민에게 그걸 알릴 시간도 없었고 설사 시간이 있었다해도 그렇게 가볍게 행동할 여자가 아니였기에 상훈은 이내 아내 재희를 머릿속에 지웠지만 도무지 선민이 왜 제주도에를 내려간 것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음에 답답하기만 했다.
" ......... "
" 선민아... 정신드니.... "
천근만근 무겁게 짓눌러오던 육신을 느끼며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리던 선민은 귓전을 파고드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여긴..... "
" 병원이다.... "
고개를 돌리던 선민의 눈에 재훈의 모습이 들어오자 선민이 주위를 둘러보며 재훈에게 물었다.
" 어떻게 여길... "
" 지 수연이란 분이 화장실에 쓰러진 널 발견하고 이리로 데려왔다... "
" 그래요... "
"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
" ........ "
" 선민아.... "
재훈의 말에 선민이 고개를 돌리자 재훈이 그런 선민을 불렀다.
" 그냥 돌아가세요... 오빠랑 할이야기 없어요... "
" 내가가면.. 너혼자서 어떻게 할건데.... "
" 오빠가 그런거 상관할 필요 없잖아요... "
" 너 정말... 이럴래... 너혼자 두고갈수 없다... "
고개를 돌리며 말을한느 선민을 향해 재훈이 화가난듯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하자 선민이 고개를 돌리며 재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왜요.. 이렇게 누워있으니까.. 불쌍해 보여요.. 그래서 간호라도 해주고 싶어요... "
" 임마.. 너... "
" 필요 없어요.. 언제부터 오빠가 제 생각을 했어요... "
" 선민아... "
" 오빤... 늘 오빠 자신만을 생각했잖아요...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보고있는지 외면한체.. 오빤 늘 언제나 오빠가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 혼자 늘 그렇게 지내왔잖아요... "
" ....... "
선민의 말에 재훈이 아무말도 하지못한체 시선을 병실 창밖으로 향했다.
" 오빠만 언니 잊지 못하고 있는지 아세요.. 저도 죽은 언니를 생각하며 혼자 숨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아세요... "
" ........ "
" 그렇게 떠나버린 언니를 생각하면서도 오빠를 조금씩 가슴에 담아가는 저를 발견 할때마다 제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 오빠는 몰라요... "
" ........ "
" 떠나버린 언니에게 커다란 죄를 짖는것 같아서.. 오빠를 향해 점점 다가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제가 얼마나 노력했다구요... "
" ........ "
" 그래도 안되는걸 어떡해요.. 아무리 되돌리려고 몸부림쳐도 안되는걸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예요... "
" ........ "
흐느끼듯 말하는 선민의 말이 듣기 괴로운듯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체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던 재훈이 살며시 눈을 내려감았다.
" 저.... "
" 아.. 오셨읍니까... "
한참을 선민과 실갱이를 벌이던 재훈이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병실 복도에 앉아있던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꽃을든체 서있는 수연이 시야에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인사를 건냈다.
" 선민씨는 어때요... "
" 정신 들었읍니다... "
" 다행이네요... 그런데.. 왜 나와 계세요.. "
" 네.. 그냥 답답해서요... 들어가 보시죠... 전 바람좀 쐬고 오겠읍니다... "
" 네.... "
재훈의 말에 대답을 하며 수연은 힘없이 병실 복도를 벗어나는 재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시선을 거두며 병실문을 향했다.
" 선민씨.... "
" 선배님.... "
병실문을 여는 순간 벽쪽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는 선민을 발견하고 수연이 선민을 부르자 선민이 고개를 돌리며 반갑게 수연을 맞았다.
" 선민씨 나뻐.. 선민씨 때문에 내가 얼마나 놀란줄 알아요... "
" 죄송해요... "
수연이 옆으로 눈을 흘기며 말을하자 선민이 미안하단느 표정을 지으며 말을했다.
" 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예요... "
" ........ "
"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예요... "
" ........ "
" 말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돼요... "
자신의 말에 선민이 아무런 대답이 없자 수연이 괜찮다는듯 미솔르 지으며 말을 건냈다.
" 그나저나... 선배님이 저를 발견 하셨다면서요... "
" 그래요.. 그날따라 갑자기 선민씨랑 아침이 먹고 싶어서... 선민씨 찾아 이리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했어요... "
" 고마워요.. 선배님.... "
" 그렇게 고마우면.. 퇴원해서 한턱내요.. "
" 그럴께요... "
수연의 말에 선민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데 말이예요... "
" 네... "
" 나랑 같이 선민씨 데리고 온 남자분은 누구예요... "
" ........ "
" 나 전에 그분 우연히 봤는데.... "
" 재훈 오빠를요.... "
수연의 말에 선민이 조금 놀라며 수연에게 물었다.
" 전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봤는데... 그분 그때 울고 있었거든요... "
" ......... "
" 그래서 얼굴 기억하고 있었는데.... "
" 그게 언제쯤인데요... "
" 한달전쯤 됐나.. 내가 기억하기로는 지난달 십오일이나 육일쯤 될꺼예요.. "
" 그래요.... "
수연이 기억해낸 날짜를 들으며 선민은 수연이 눈물을 흘리던 재훈을 보았다는 날이 자신의 언니인 선영의 기일인 16일이 분명할거란 생각을했다. 그날 재훈을 만나기전 상훈이 재훈이 시내를 돌아다녔다는 말을했던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그냥 선영씨랑 알고지내는 오빠라고 하던데... "
" 네.. 전에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예요... "
" 그럼.. 같이 내려온거예요... "
" 아뇨.. 저도 이곳에 와서 우연히 만났어요... "
" 그래요.... "
선민의 말에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수연은 선민에게 재훈이란 남자에 대해서 좀더 많은것을 묻고 싶었다. 하지만 친구인 재희가 당부한것도 있고해서 수연은 더이상 선민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 저녁은 드신거예요... "
수연이 돌아간후 또다시 지리한 침묵이 선민과 재훈 사이를 오가던중 선민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킨 재훈을 돌아보며 말을 건냈다.
" 어.. 생각이없네... "
" 그러지말고 다녀오세요... "
" 아냐.. 나중에 생각나면 그때 먹을께.... "
" ........ "
" 그보다 선민아... "
" 네.... "
재훈의 부름에 선민이 대답을 했다.
" 나는 말이다.. 정말이지 널.. 내 친동생처럼... "
" 됐어요.. 그만두세요... 그런말 듣고싶지 않아요... "
" 그냥 들어라.. 너에게 꼭하고 싶은 말이니까... "
" 싫어요.. 듣고싶지 않아요... 그만하세요... "
" 그런 얘기 아니니까.. 들어... "
" ........ "
자신의 말을 듣기를 거부하는 선민에게 재훈이 단호하게 말하며 말을 이어갔다.
" 선영이가.. 내곁을 떠난후.. 난 정말이지 널 내 친동생처럼 의지하며 살아왔다... "
" ........ "
" 물론 너뿐만이 아니라.. 상훈이 녀석이나 재희씨도 있었기에.. 난 버티며 살수 있었다... "
" ........ "
" 정말이지.. 죽고싶은 마음이 들때마다 너를 비롯한 내곁에 있는 사람들때문에 정말 악착같이 살아왔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정도 버티며 살수 있었지... "
" ........ "
" 그런데.. 상훈이에게 네 마음을 전해듣고는 다시금 그 잔인한 기억속에 휩싸이고 말았다.. 차츰 차츰 조금씩 벗어가던 선영이의 그늘이 다시 다가온거지... "
" ........ "
" 선민아... 다시 말하지만.. 난 쉽사리 선영이의 그늘을 벗을수가 없을것 같다... "
" 오빠.. 하지만... "
" 내 얘기마저 들어라.... 내가 선영이 그늘을 벗을수 있을때가 언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게 일년이 될지.. 십년이 될지.... 그런데 넌 이런 나를 바라보며 살수 있다는거냐.... "
" 네.. 일년이든.. 십년이든 기다릴수 있어요... "
" 흠.... "
자신의 말에 너무도 당당히 말하는 선민을 바라보며 재훈은 긴 한숨을 지으며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럼.. 나 편안한 마음으로 유학 떠나게 해다오... "
" 오빠.... "
또다시 튀어나온 유학이란 말에 선민이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며 재훈을 바라보았다.
" 가서 선영이를 잊어보마.. 그러니까 편한 마음으로 떠나게 해다오... "
" ......... "
" 그래서 내가 선영이의 그늘을 떨칠수 있을때 돌아오마.. 그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그전까지는 도저히 네 마음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 "
" 오빠... "
" 그렇게 해다오... 부탁이다 선민아.... 편하게 보내다오... "
" 정말 언니를 잊을수 있어요.. 약속할수 있어요... "
" 그래.. 언제인지는 약속 못하지만... 모두 잊고 다시 돌아오마.... "
" ....... "
" 선민아.... "
" 그래요... 기다릴께요.. 십년이 걸리든... 백년이 걸리든.. 기다릴께요... "
" 고맙다.. 선민아.... "
" ........ "
자신의 말에 눈물을 끌썽이는 선민의 갸냘픈 손을 부여잡은 재훈은 떨리는 시선으로 선민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말을 그대로 믿은체 환한 미소까지 짓고있는 선민을 바라보며 재훈은 너무도 미안했다. 시야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선민은 지금 자신이 선민에게 시간을 주기위해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모른체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자 가슴 한구석에서 피어나는 선민을 향한 연민의 정으로 인해 가슴이 아파왔다. 그리고 그렇게 냉정히 떠나려하는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재훈은 마음속으로 선민에게 빌고 또 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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