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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4:44 1,868회 0건

처가열전 24.



몇일동안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눈을 감아도 병진씨와 그여자의 붙어먹는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잠깐 잠이들면 어김없이 꿈을꾸고 병진씨와 그여자가 나타나 악몽을 만들어 버린다.

그여자가 병진씨 품에안겨 화냥년 처럼 온갖 교태를 부리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그런 화냥년의 가랑이가 좋다고 맞불을 놓던 병진씨도 야속하다.
정말이지 청부살인 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다.

그여자는 내가 알던 내 손윗동서 이영애가 아니었다.
그여자는 평생을 화류계에 몸담고 있었던 프로급 창녀같았다.
나와 친하게 지내던 내 시아주버니의 부인 이영애가 전혀 아니었다.



자신감이 사라졌다.
도저히 그여자를 이길수 없을것 같았다.
한마디로 전의상실이다.

그여자의 치마폭에서 병진씨를 빼앗아 올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자꾸 가슴으로 욕을 해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꾸만 울화가 치미는게 홧병이 생긴것 같았다.

이대로는 살 수 없을것 같았다.
내가 너무 병신 머저리처럼 느껴진다.
달려가서 그여자의 머리 끄덩이를 다 잡아뜯고 싶었다.

병진씨는 전화한통 해주지 않았다.
어린시절 미치 손아귀의 사탕을 한 번 빨아보지도 못하고 빼앗겼던 기분이 자꾸 생각난다.
집에가서 엄마에게 이르면 넌 손이없니 발이없니 하면서 오히려 나를 혼내셨다.

그 다음부터 나는 사탕을 빼앗겨도 일러바치지 않았다.
억울하다고 울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참으며 몇일에 걸쳐서 애써 잊어버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겨우 터득한 그 방법마저도 도움이 되질않는다.
참으려니 가슴속에 시커먼 덩어리가 생기는것 같았다.
한번씩 깊은 심호흡을 하지 않으며 혈액순환이 안되는것 같이 가슴이 답답했다.

그여자와 만나야 할 것 같았다.
내 혼자서 백날 끙끙거려 봐야 그여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것 같았다.
이러다가 정말 홧병이라도 나면 나만 더 바보가 되는것 같았다.

이런 몰골로 만나고 싶지 안았다.
오는 내모습을 되찾고 내일 만나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그여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여보세요...동서...뭐 좋은일 있어?...연락도 한번 안하고...애인생겼어?"

"좀 아팠어요...몸살이 심하게 와서 쉬었어요...어쩐 일이세요?"

"쇼핑이나 하자고...이것저것 살것도 있고 말이야"

"또 커플팬티 사시려구요?"

"커플팬티?....아니야...동서 말투가 좀 이상하다...내가 뭐 잘못한거 있어?"

"그런거 없어요...내일 만나요"

"그래...오늘 사려고 했는데...내일사지 뭐...내가 문병갈까?"

"그정도는 아니예요...내일 12시에 만나요...매일 만나는 거기에서요"

"응...몸조리 잘해"




몇일 사이에 이여자 목소리가 아주 재수없게 들린다.
무슨 말을해도 역겹다.
확 퍼부어 주지못한 내가 또 바보같아 한참동안 힘들었다.

힘이 들지만 일어나 나를 꾸미러 다녔다.
마사지도 받고 머리도 다듬었다.
백화점에 들러 옷도 한벌 사입고 제법 비싼 목걸이도 하나 사버렸다.
그 재수없는 여자에게 털끝만큼도 뒤쳐지기 싫었다.






일부러 조금 늦게 나갔다.
재수없는 여자를 기다리게 하고 싶었다.
스트레스를 한바가지 얹어주고 싶었다.

재수없는 여자는 나를 약이라도 올리듯이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주둥이를 때려주고 싶었다.
괜히 나왔다는 생각이 들며 후회가 밀려왔다.




"몸은 괜찮아?...얼굴이 헬쓱해졌네..많이 아펐나봐...연락을 좀 하지..우리가 남이냐?"

"우리사이가 뭐 대단한 사인가요?...돌아서면 남보다 훨씬 더 못한 사이일텐데"

"그게 무슨소리야?..자기 어제부터 말이 좀 이상해..똑바로 이야기를 해봐 배배 꼬지말고"

"내가 무슨말을 배배 꼬았다고 그래요?...참 이상하네요"

"어제도 그랬잖아...이야기 하다가 뜬금없이 커플팬티가 왜나와?...그게 무슨뜻이야?"

"저번에 커플팬티 나 보는데 샀잖아요...금슬도 안좋은데 조금 이상해서 웃겼거든요"

"뭐?...웃겼어?...그게 그렇게 웃겼니?"

"지금 반말하신 거예요?"

"내가 반말 좀 하면 안되니?...손아래 동서한테?"

"아이구 큰벼슬 나셨네요...하기는 양가집 규수님같은 분이시니 어련하시려구요"

"양가집 규수?...너...너 뭐야?...병진씨가 너한테 그런얘기 까지 하는거냐구?"

"뭐 찔리는거 있으세요?"

"똑바로 말안해?...양가집 규수가 무슨 뜻이냐구? 말안해?"

"그래요 병진씨가 말해줬어요...둘이 침대에서 뭘했고 무슨말을 했는지 다 해줬다구요
남편도 있는 여자가 막내 시누이 남편이랑 그게 할짓이예요?...입있으면 말해보세요"

"그러는 너는?...그렇게 경우있는 년이 밤 11시에 시누이 남편한테 전화걸어서 폰섹스나
하자고 꼬드겼니?...그러는 너는 뭘 잘했다고 지랄이야?...주둥이 있으면 어디씨부려봐"

"양가집 규수는 개뿔...하는짓이 어디 싸구려 창녀같은데"

"창녀? 너 말다했니?..이년이 정말...싸구려 창녀?!"




창녀같은 여자가 내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악을 악을 써댄다.
나도 그년의 머리카락을 잡고 다 뜯어버릴 기세로 아귀에 힘을 주었다.
서로가 머리카락을 쥐어 뜯으며 몸싸움을 하였다.

주변에 있던 백화점 직원들이 말싸움을 구경하다가 몸싸움이 되자 뜯어 말렸다.
창녀같은 여자가 바닥에 주저앉아 창피한 줄도 모르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말리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올라탔다.

눈물이 흘러 내린다.
그런데도 가슴은 조금 시원해 졌다.
이게 답답해서 죽을것 같지는 않았다.

그가 생각났다.
이 사태의 모든 원인인 병진씨가 너무 보고싶었다.
전화를 걸었다.




"미숙이 안녕...잘있었어?"

"나 만나줘요"

"나 지금 직장이야"

"내가 그쪽으로 갈께요...잠깐 얼굴만 보여주세요"

"무슨일있어?...무슨일이야?"

"만나서 얘기해요...사무실에 소독약이랑 밴드좀 있으면 가지고 나오세요"

"왜?...어디를 다쳤는데?"

"별거 아니예요...부탁할께요"

"거기 어디야?"

"소라 백화점이요"

"멀지않네...얼른와..나가서 기다릴께"




차를 출발시켰다.
눈물이 자꾸만 흘러나와 불편했지만 두렵지 않았다.
사람이 격한 감정에 빠지면 겁이 없어지는것 같았다.

다행이 차가 밀리지 않아 금방 도착했다.
병진씨의 모습이 회사앞 인도에 보이고 있었다.
차를 세우자 병진씨가 조수석에 올라타고 있었다.

내 얼굴을 보더니 놀라며 차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말없이 나를 운전석에서 끌어 내더니 조수석으로 데려가 앉혀 주었다.
운전대를 잡을 병진씨는 비상등을 켜고 차선까지 위반하며 질주하고 있었다.



병원 응급실에서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받고 있었다.
다행이 상처가 깊지않아 흉이지지는 않을거라고 담당 의사가 말해 주었다.
소독을 하고 거즈를 붙인채 병원에서 나왔다.

병진씨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차안에서도 병진씨는 아무말이 없었다.
신호대기에 걸려 차가 섰다.




"누구한테 맞은거야?"

"말하기 싫어요"

"대체 누구야?...미숙이 이꼴로 만든게 대체 누구냐고?...가만두지 않을꺼야"

"병진씨...나 안아줘요...나 호텔가서 좀 안아주면 안돼요?"




아무말 없이 운전을 하던 병진씨가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병진씨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가까운곳에 위치한 호텔로 차가 들어가고 있었다.





프론트에 들러 키를 받아 에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얼굴에 거즈를 붙인 내모습을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것 같아 부끄러웠다.
병진씨가 그런 내마음을 알았는지 내 어깨를 감싸안아 주었다.

룸에 들어갔다.
옷을 하나씩 벗고 침대에 알몸으로 들어갔다.
병진씨가 옷을 입은채로 침대에 걸터앉아 예젼의 수법을 답습하고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 이야기 안하면 나 그냥간다"

"그럼 그냥 가세요 병진씨...나 조금 쉬었다가 갈께요"




병진씨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넥타이를 풀고 있었다.
병진씨가 알몸이 되었다.
내옆으로 들어와 팔베게를 해주며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

오늘따라 그의품은 더 넓고 따듯하고 안락했다.
내 상처를 보고 또 보며 속상해 하였다.
상처가 없는 얼굴 부위에 사랑이 느껴지는 뽀뽀를 해주었다.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일을 너무 크게 벌린것 같았다.
설움이 같이 밀려와 후회와 버무려져 눈물이 되어 흐른다.

그가 내 눈물을 안타까워 하며 손으로 훔쳐준다.
두려움이 느껴진다.
어쩌면 병진씨의 품이 오늘이 마지막 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정말 무서웠다.

병진씨를 침대 가운데 눕혔다.
항상 커져있던 그의 자지가 풀이 죽어 있었다.
두손으로 어루만지며 입술을 대었다.

심통을 부리는지 평소같지 않았다.
혀를내어 핥아주자 그제서야 배시시 웃으며 기력을 되찾는다.
입에물어 뜨거움이 가득 찰때까지 빨아주었다.

내 가랑이가 빠르게 뜨거워 지고 있었다.
따듯한 물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의 손이 내 가랑이에 와서 따스한 물을 뜨겁게 데워 주었다.

그의 몸위에 걸터 앉았다.
엉덩이를 들며 그의 뜨거운 자지를 한손에 잡았다.
물이 돈 내 보지구멍에 자지끝을 맞추며 내려앉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생살이 늘어나는 고통이 따랐지만 참아내고 있었다.
오늘은 그 창녀같은 여자처럼 호들갑을 떨며 그의 입궁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입이 저절로 쩍 벌어졌지만 비명을 내지는 않았다.

호흡을 몇번하고 내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많은 보짓물이 그의 자지기둥에 뭍으며 번들거리고 있었다.
내 뱃속 깊은 곳까지 들어와주는 그의 뜨거움이 오늘 왠지 새롭다.

요분질을 쳐대며 그이 가슴을 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방아질을 해대면서 그의 단단한 복근으로 손을 의지한다.
쉼없이 이어지는 내 방이질로 내 스스로 높은곳을 향한다.

창녀같은 그여자처럼 요망을 떨지 않았다.
그가 칭찬한 조신한 규수처럼 수줍은듯 정인을 위한 요분질을 이어간다.
아직도 나는 그날 그 창녀같은 여자에게 규수라고 비유한것은 잘못된 칭찬이라 확신한다

정상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빠른 요분질과 방아질이 그것을 증명한다.
바로 코앞이 정상이다.




"아크흑!...병진씨...나..혼자올라요....오늘은 이해해줘요!...크흡!..아아아...크극!!"




눈치없는 보짓물이 터져 나온다.
그의 품에 바짝 달라붙어 내 오르가즘의 깊은 쾌감을 을 애써 숨겨 본다.
그가 힘껏 안아주어 진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 또한번 이어졌다.
그의 지치지 않는 자지가 내 보지속에서 힘이빠져 흐물거린다.
내 조그마한 움직임에 보지에서 빠져 다리사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진다.

힘이 들었지만 일어나 그의 옷을 입혀주었다.
그리고 나도 창녀같은 여자에게 뽐내려고 사입은 예쁜 옷을 주워 입었다.
침대에 걸터앉은 그의 침묵이 바위같이 느껴진다.




"고마워요 병진씨...얼른 회사에 들어가요...혼나면 어떡해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얼른 들어가서 근무하세요...퇴근하면 전화할께요"

"지금 말해줘...그렇지 않으면 나 바로 술집으로 갈것같아"




병진씨의 답답함이 안타까웠다.
긴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두려웠지만 막다른 곳이라 생각했다.




"그여자랑 싸웠어요"

"영애랑?"

"예..제 잘못이 컸어요...정말 미안해요"

"어디서 그런거야?"

"백화점 로비요"

"인물들 났네...9시 뉴스에 나오겠는데?"

"그럴지도 모르죠...상관없어요"

"그렇게 당당해?...영애는 지금 어디있어?"

"몰라요...직원들이 뜯어말려서 헤어졌어요...차타고 바로 당신한테 온거예요"




그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창녀같은 여자에게 전화를 하려는 것 같았다.
그여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영애 많이 다쳤어?"

"나는 머리카락만 잡았어요...얼굴은 괜찮을 꺼예요...많이 걱정 되나보죠?"

"그 말투좀 고치면 안될까?...왜 그렇게 꼬인거지?"

"그여자 걱정 많이 하는 모습이 저를 그렇게 만드나 보네요"

"미숙이는 지금 내앞에 있고 영애는 없잖아...그정도도 이해못해줘?"

"그여자에 대한 내 감정이 너무 안좋아요...나도 조금만 이해해줘요"

"그점은 내가 인정할께...애당초 일을 이렇게 만든책임은 나에게 제일많아"

"병진씨 탓하고 싶지않아요"

"그래도 이건 아니다...정말 이건아니야...미숙씨...지금 속이시원해?"

"나도 지금 너무 속상해요...가슴속이 너무 시리다구요"




그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호텔 지하의 술집으로 내려갔다.
미친듯이 술을 퍼부었다.

밤 10시 이후로 기억이 끊어져 버렸다.
잠에서 깨어나니 우리집 안방이었다.
하루종일 침대에서 나올수가 없었다.




퇴근시간에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받지 않았다.
세번째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주었다.



"속은 괜찮아?"

"예"

"집이야?"

"예"

"할말없어?"

"있지만...관둘래요"

"우리 서로 시간을 좀 갖도록 하자구...이대로는 미숙씨도 영애씨도 못볼것 같아"

"병진씨 뜻대로 하세요"

"몸 잘챙겨...술 많이 마시지 말고"

"예"

"일어나서 뭐 좀 먹어"

"예"

"그럼쉬어"

"예"




그것이 우리 이별의 전부였다.
눈물이 흘러 내렸다.
가슴이 텅 빈것같은 허전함이 너무 서글펐다.
아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병진씨가 너무밉다.
어쩌자고 동서지간인 미숙이에게 나와 침대에서 나눈 이야기를 다 한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골로 다니던 백화점에서 그 망신을 당한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한것 같아 너무 속상했다.
아무리 여우같은 미숙이년이 좋다고 해도 나와의 잠자리를 얘기 한것은 도가 지나쳤다.

미숙이년은 어디론가 도망가고 없었다.
분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찾아내 머리카락을 다 뜯어놓고 싶었다.
집에 돌아와 옷을 입은채로 침대에 누워 버렸다.

미숙이년이 그사이 병진씨에게 일러 바쳤는지 병진씨의 전화가 계속해서 오고 있었다.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에게 무언의 시위를 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이틀이 지났다.
병진씨의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 왔지만 받지 않았다.
너무 속이상해 입맛도 다 떨어져 버렸다.

너무 분해서 그냥 있을수가 없었다.
그년네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무작정 집에서 나와 주차장을 향했다.

마음을 돌려 단지 정문쪽으로 걸어 나갔다.
손이 떨려서 운전을 못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택시를 타고 그년의 상판대기를 보기위해 출발했다.

그년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전부터 알고있던 번호로 공동현관을 지나쳤다.
그년 집앞에 도착해 벨 대신 현관을 거칠게 발로 서너차례 차버렸다.

잠시후 그년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들어오라는 소리도 하지않은 그년이 새삼 괘씸했다.
그년의 쌍판대기를 보며 순간 놀랐다.

그년의 얼굴 몇군데에 상처가 나있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그날의 싸움이 생각났다.
창녀라는 소리에 흥분해 앞뒤 안가리고 그년을 할퀴던 생각이 났다.




"남의 얼굴을 이렇게 해놓고 양심을 있어서 사과하러 왔나보죠?"

"사과?...오해하지마...할말이 있어서 왔어"

"하세요"

"여기서 해도 되겠어?...앞집에서 다 들을텐데?"

"싫지만...잠깐 들어오시던지요"




싸가지없는 년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냉수한잔 내오지 않고 거실에 앉아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먼저 화를내면 지는것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평정을 유지했다.




"좀 알아야겠어...병진씨가 나와 있었던 일을 미숙씨한테 얘기한거야?...말해줘"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이예요?"

"내겐 중요해...그런거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미숙씨에게 직접 듣고싶어"

"말해줄께요...병진씨와 내가 전화로 조금 야한이야기 나누는거 들었다면서요?"

"폰섹스 아닌가?"

"아무튼 들었잖아요...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요...그 통화를 듣고 나서 나를 만나며
태연한 척 했었잖아요...재미있던가요?...따지려고 갔었어요...병진씨차가 보였어요
호기심이 일었어요...당연한거잖아요...그쪽도 나와 병진씨 통화 들으면서 그런느낌
느꼈을것 같은데...두사람 당황하는 모습이 보고싶었어요...집앞에 도착해서 열고
들어갈까 망설이다 손잡이를 잡아 보았는데 문이 열려 있었어요...두사람 안방에서
하나가 되어있더군요...조금 훔쳐보다가 재미 없어서 나온거예요...규수타령 보구요"

"뻔뻔하긴...주거침입이야...범죄라구"

"그쪽이 언제던지 오라고 비번도 주었는데 주거침입이 될까요?...경비들도 다 알아요"

"유치한 언쟁 벌이고 싶지않아...죄없는 병진씨만 의심했네...생사람 잡을뻔했어"

"병진씨 만났어요?"

"아직...난 병진씨가 나와의 베겟머리 송사를 자기한테 다 말했다고 단정했었어 그래서
아직 전화도 받지 않고있어...하루에 수십통씩 전화가 오지만 받지 않았어 이제받아야지"

"호호호호...착각은 자유라지만...정말 아둔하고 어리석군요"

"무슨소리야?"

"나 그날 병진씨 만났어요...같이 있었어요...섹스도 했구요...밤늦게까지 술먹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병진씨에게 차였어요...말로는 시간을 갖자고 한것이지만 그말이..
그런뜻 아니겠어요?...병진씨가 분명히 그랬어요...미숙이도 영애도 못볼것 같다구요"

"병진씨가 정말 그런말을 했단말이야?"

"호호호호...순진하시긴...확인해 보세요"

"그럴리가 없어...자기 뗄려고 한 소리일꺼야...병진씨가 나한테 그럴리가 없다구!"

"확인해 보라구요"




이성을 잃을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알수없은 두려움이 가슴을 짖누르고 있었다.

신발을 신었다.
등뒤에서 그년의 기척이 느껴진다.
돌아보기 싫었다.




"사과 안하고 가요?...여자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 놓구?"

"그건 내가 미안해...잘 치료해 치료비는 내가 줄께"

"치료비는 됐구요...그래도 양심은 있는것 같아 용서할께요...잘가세요"




멍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다.
물을 한컵 단숨에 들이켰다.
심호흡을 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왜 그렇게 전화를 안받아?...이틀동안 몇통이나 했는지 알아?"

"미안해요"

"다친데 없어?...미숙씨는 만났었어"

"괜찮아요"

"다행이야...잠깐 만날까?"

"오실래요?"

"아니...영애네 집말고"

"그럼 호텔 잡을까요?"

"아니야...잠깐만 집앞으로 나와 차에서 얼굴이나 보자구"

"아..알았어요...언제 오실꺼예요?"

"금방갈께...지금 외부에서 회사로 들어가는 중인데 잠깐 들리면돼...한 10분 걸릴꺼야"

"나가서 기다릴께요"




가슴이 너무뛰어 어지러웠다.
나가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아까 동서가 해준말이 뇌리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고 있었다.

그가 온다던 시간이 다 되었다.
나는 나가지 않았다.
그의 컬러링이 울린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눈물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현관에서 전자키 누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구었다.
손잡이를 돌려보더니 안방문을 살짝 두리리며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문열어 영애...나 회사에 들어가야 해"

"회사로 가세요...다음에 봐요"

"내 얼굴이 보기 싫은가 보지?...알았어 갈께...우리 당분간 좀 만나지 말아야 할것같아"

"듣기 싫어요...얼른 가세요!"

"요번에 나 많이 놀랐고 내 스스로에 실망했어...모든게 내 잘못이야...내 이기적인 욕망이
미숙씨와 영애씨에게 상처를 준것같아 많이 미안해...시간을 두고 좀 생각을 해보고 싶어
그동안 정말 행복했어...영애씨 얼른 웃음 되찾고 행복하게 살아...미숙이와도 잘 지내고"

"그러지마요 병진씨...흑..흐흑...나 어떻게 살라고 그래요?...아무말도 하지마요!"

"미안해....행복했었어....나 갈께...잘있어 영애"




나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방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현관근처에 있는 그를 등뒤에서 끌어안으며 매달렸다.
그가 내 손을 풀며 뒤돌아 서서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

그의 품에안겨 서러운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가 부드러운 손길로 머릿결을 쓰다듬어 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내 얼굴을 품에서 꺼내 키스해 주었다.




"영애야...우리 조금만 시간을 갖자...이대로는 내가 영애를 마음껏 사랑할 수
없을것같애...영애도 힘들겠지만...나도 좀 힘들어...정리되면 바로 연락할께"

"여보...이러지말아요...당신 알잖아요 내가 병진씨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잘
아시잖아요...잘못했어요 여보...무조건 제가 잘못했어요...제발 이러지 말아요
나 당신없이 못살아요...어어엉...어어엉...당신도 알잖아요...이러지 말아요"

"미안해...나 조금만 놓아줘"

"싫어!...싫어요...어어엉...어허어엉...어어엉...잘못했어요...이제부터 다시는
이런일 없을꺼예요...이제부터 제가 무조건 참을께요...미숙이가 뭐라고 하든
제가 다 참을께요...당신만 옆에 있어주세요...영애 버리지 않는다고 했었잖아요"




그가 힘껏 안아주며 내 울음을 막아 버렸다.
그리고 나를 품에서 떼어내 거실 쇼파에 앉혀주었다.
그리고는 아무말 없이 나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그가 사라지고 있었다.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이 보기싫어 고개를 돌려 버렸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세상문 닫히는 소리같았다.

베란다로 뛰어 나갔다.
그가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주저않아 버렸다.

그렇게 그가 내게 열어주었던 새로운 세상은 사라져 버렸다.
나는 매일 그가 열어 주었던 세상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내 염원에도 그 세상은 좀처럼 다시 열리지 않았다.



눈이 제법오네요.
눈길 조심하세요.
지난주에 보내주신 성원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활기찬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편은 조금 쉬어가는 편이 되겠네요
댓글많이 주시면 다음편은 바로 뜨겁게 올리겠습니다.
변함없이 사랑해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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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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