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엄마의 모습에, 민수의 가슴이 뜨거워 졌다.
윤희 역시 지난밤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리며 뛰고 있었다.
사실, 민수가 도발을 한다 한들, 윤희로써는 지난밤의 일 이 기억이 안난다던지, 아니면 그냥 장난으로 호
응을 해 주었을 뿐이라고 둘러대면 그만 이었다.
하지만, 윤희는 당황한 기색은 보였지만, 주변을 둘러보며 눈치만 살필뿐, 민수를 제지하거나 하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윤희도 공범이며, 그러한 행위를 허용한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어두워져가는 공원에는, 저 멀리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그림자만 몇 몇 눈 에 띌 뿐,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주위를 둘러본 민수가, 윤희에게 몸 을 기울이고는 낮게 속삭였다.
"여.보!!!"
"……!!!"
윤희는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힌 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자신을 얻은 민수가, 다시 한 번 윤희를 향해 속삭였다.
"자.기.야!!!"
민수가, 좀 전 보다 조금 더 커진 목소리로, 한 글자씩 또박 또박 끊어 말했다.
"얘..얘가…정말 미쳤어~?"
"왜??..어젯밤에 약속 했잖아..둘 이 있을땐 엄마가 내 색시가 되어 주기로…"
"니 색시는 따로 있잖아"
"씨이..그건 아빠가 멋대로 정하신거 잖아…"
"어쨌든 내일이면 약혼식도 할거고..호호호..좋겠네 울 아들 축하해~"
"쳇..엄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어머?! 왜 그렇게 생각해?"
"진짜로 좋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약혼을 해야 축하받을 일 이지…아무 하고나 하는게 축하 받을 일이야?"
"흠..진짜로 색시로 삼고 싶은 사람은 있고?"
"당연하지!!"
"호오~누군데..??"
"장.윤.희!!!"
"…!!!"
또박 또박 한 마디씩 끊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민수의 고백에, 윤희의 심당이 쿵 하고 내려 앉았다.
뒤이어, 마치 처음으로 사랑 고백을 받은 소녀처럼, 윤희의 가슴이 설레임으로 두근거린다.
이미 모자관계를 넘어선 상태에서, 어쩌면 윤희가 민수에게서 듣고 싶은 대답이었는지도 모른다.
"너..너 무슨 소릴…"
떨리는 가슴을 부여 잡으며, 행여나 누가 들었을까봐 윤희가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속삭였다.
동네에 있는 공원 이었다. 언제 아는 사람을 만날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심이야!!"
민수 역시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지만, 확고한 목소리였다.
슬며시 손 을 뻗은 민수가, 엄마의 손 을 잡았다.
윤희의 손 은 땀 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민수가 손 에 힘 을 주어 잡자,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핀 윤희가 , 그 의 손 을 마주 잡으며 꼬옥
쥐어온다. 모자간에 손 을 잡고 산책을 하는 것 은, 그리 주목을 받을일도, 책 잡힐 일 도 아니라는 생각이
었다.
민수는 윤희를 안고 싶었다.
낮 에 부터 안고 싶었지만, 식구들이 있어 간단한 포옹과 키스만으로 달랬고 참았던 욕망이, 단 둘만이
있게되자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민수는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인적이 없다고는 하지만, 공원의 산책로 였다.
드문 드문 마주치는 행인 뿐 만 아니라, 띄엄 띄엄 놓여진 벤치에도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점점 급해지고 있는 민수의 눈 에, 그나마 적당한 장소가 눈 에 들어왔다.
"여보!!"
"으..응?!!"
민수가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부르자, 윤희가 어정쩡한 목소리로 답한다.
대답하는 목소리가 어색 하기는 했지만, 좀 전 처럼 거부하는 반응은 아니었다.
"우리 저기로 가자"
민수가 가리킨 곳 은, 산책로에서 벗어난 나무숲 이었다.
"거긴 왜?"
"나 하고싶어"
"미쳤어!?..이런데서..?"
"사람들도 별로 없잖아..저긴 아무도 안 올 꺼야"
머뭇거리는 윤희의 손 을 잡아 끌며, 민수가 산책로를 벗어나 숲 쪽 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이~"
거부의 몸짓을 보이면서도, 윤희는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마지 못한듯 민수가 잡아 끄는대로 걸음을 옮겼다.
태공이와 지윤은 레스토랑에 마주 앉아, 메뉴판을 살피고 있었다.
"뭐 먹을래?"
"이런데 비싸지 않아??"
메뉴판의 가격이 만만치 않음을 걱정한 태공이 지윤을 향 해 말했다.
"호호..걱정하지 말고 맘 껏 시켜..먹고 싶은걸로"
걱정 말라는 듯, 지윤이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태공을 안심 시킨다.
사실, 태공의 아버지인 영민의 사업이 제법 자리를 잡고 번창하고 있었기에, 이정도의 음식은 얼마든지
먹을수 있는 형편이었다.
다만, 쓸데 없는 지출을 싫어하는 지윤의 야무진 성격상, 이렇게 외식을 하는 것 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오늘 지윤의 기분이 좋아보였다.
아마도, 오랜만의 외출이 기분을 한 껏 들뜨게 한 듯 싶었다.
지윤은 바깥 출입을 많이 하지 않는 편 이었다.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레스토랑 안의 손님과 종업원들의 시선이, 그녀와 태공의 테이블에 쏠리는게 느껴지고 있었다.
좀 전 에는 주문을 받으러온 웨이터의 사인 요청도 있었을 정도였다.
이미, 은퇴한지 십 수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하는 일이 잦아, 과거 그
녀의 인기를 미루어 짐작케 했다.
몇 편 되지 않는 영화 만으로도, 당시 여배우 톱 3의 제일 윗자리를 차지 할 정도로, 그녀의 미모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될 정도였다. 그 당시, 태공은 태어나지 않았지만, 그녀의 인기와 미모를 충분히 짐
작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오늘 엄마인 지윤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평상시 지윤의 기초화장만을 한 얼굴에, 헐렁한 티셔츠와 긴 주름치마를 입은 모습에 익숙해져 있던 태공
인지라,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몸 의 굴곡이 확연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은 엄마의 모습에 제대로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엄마 오늘 정말 예쁘다"
"흐음..오늘만?? 그럼 그 동안은 엄마가 안 예뻐 보였다는 얘기네?"
"아…아니 그런게 아니고.."
태공은 저도 모르게 말 을 더듬었다.
일부러 토라진 척 하는 지윤의 표정이, 가슴 떨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어휴~내가 엄마 한테 지금 무슨…`
엄마를 향한 자신의 감정에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도, 태공의 눈길은 자꾸만 지윤을 힐끔 거렸다.
마치, 짝사랑에 빠진 소녀 앞에 선, 순진한 소년 같은 모습 이었다.
정성스럽게 화장을 한 지윤의 백옥 같은 얼굴은, 마치, 도자기처럼 반짝이며 매끈한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또한, 굴곡진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낸, 타이트한 원피스위로 불룩 솟아있는 커다란 두 유방의 융기가 그 의
시선을 어지럽힌다.
지윤의 작은 제스쳐에도 출렁거리는 커다란 유방에, 태공의 심장도 같이 출렁 거리고 있었다.
"아빠는 언제 오신대?"
식사가 절 반 정도 진행 되었을 즈음, 태공이 무심코 던진 말 이었다.
엄마에 대한 연심으로 인해, 괜시리 아버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어, 스스로 죄책감을 덜어 보고자 하는
맘 에, 아버지에 대한 화제를 끌어들인 것 이었다.
"왜? 아빠 보고 싶니??"
"글쎄..엄마는?"
"엄마는 그다지 별로...왜냐하면 우리 아들이 있으니까..호호"
"에~이 거짓말"
태공이 기분 좋으라고 한 말 이라는 걸 모를리 없었다.
하지만, 엄마의 말 에, 태공의 가슴엔 묘한 설레임이 들었다.
신혼때부터 무역 쪽으로 사업을 하는 강영민(태공의 아빠)이었기에, 1 년중 절 반 이상을 해외에 나가 있
는 실정 이었다. 최근에는, 아예 국내의 사업소를 정리하고, 미국에 사무실을 내었기 때문에, 국내에 머무는
경우가 더 줄어 들었다.
신혼때부터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지윤이었기에, 지금은 남편의 빈 자리를 거의 느낒 못 할 지경이
었다. 오히려, 남편이 가끔 귀국해서 집 에 머물때가 더 성가시고 불편하게 느낄 정도였다.
"아마 할아버지 제사때는 들어 오실꺼야"
조그맣게 스테이크를 조각내며, 지윤이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태공의 할아버지 제사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거기에 맞춰 귀국할거라 생각되어 졌다.
"그럼 나 여름방학때 오시겠네?"
"그렇겠지"
며칠뒤면 태공의 여름방학이다.
방학이라고 해봐야, 보충수업이다, 학원이다 해서 별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설레이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엄마"
"응?"
"우리 이번 여름방학땐 바다에 놀러가자"
"으유~벌써부터 놀러갈 생각만 하고 있지?"
"히히…바다에 놀러 간지도 꽤 오래 됐잖아"
"하긴…"
엄마의 대답이 긍정적인 쪽으로 흘러가자, 태공의 가슴이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수영복을 입은 엄마의 모습을 그려 보자, 멋진 그림이 저절로 연상 되었다.
"엄마는 비키니 입어도 멋질꺼야"
"뭐?"
"엄마 몸매가 좋아서 아마 웬만한 모델 뺨칠껄??"
"호호호..아유 요게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정말이야..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돌 들도 엄마 만큼은 못 할껄??"
"요녀석이..이젠 엄마한테 아부도 할 줄 아네.."
"헤헤.."
웃음으로 얼버무렸지만, 태공의 말 은 진심이었다.
아직, 여자의 몸 을 잘 모르는 태공이었지만, 지윤의 몸매는 웬만한 연예인들 이상이라 생각되어 졌다.
지윤은 태공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 듯, 한 껏 밝아진 표정으로 말했다.
"태공아..우리 이거 먹고 노래방 갈까??"
"정말??"
"응…오랜만에 와인 한 잔 마셨더니…후훗..기분 좋은데…오랜만에 노래방가고 싶다"
식사와 함께 곁들여 마신 와인으로 인해, 지윤의 두 뺨은 발그레하게 홍조를 띄고 있었다.
노래방은 금방 찾을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문 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주인으로 보이는 30대의 여인과, 아르바이트로 보이는 앳된 남자 종업원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두 모자를 반겼다.
초저녁 이라 그런지, 넓은 노래방엔 아직 한 팀의 손님도 없는 듯 조용하기만 했다.
배정을 받은 7번 방으로 들어서자, 곧바로 주문을 받기 위해 종업원이 따라 들어왔다.
"맥주하고 콜라 한 잔 주세요"
"엄마 맥주 마실려고??"
"노래를 부르려면 목 을 축여 줘야지..호호.."
지윤이 걱정말라는 듯, 태공을 향 해 살짝 윙크를 하며 말했다.
평소에 술 을 거의 입 에 대지 않는 지윤 이었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은 듯, 와인에 이어 맥주까지 주문을
하고 있었다.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나가고 난 후, 두 모자는 각자 노래 제목이 가득 적혀 있는 책 을 들고, 자신들이 부를
노래를 찾기 시작했다.
"헤헤..부장님..들어 가시죠"
"최대리 오늘 너무 무리하는거 아냐?"
최영국 대리는 술 에 취해 비틀거리는 김명숙 부장을 거의 안다시피 하고는 노래방의 뭄 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조금전에 태공과 지윤을 맞아 들였던 여사장과 종업원이 최영국과 김명숙을 맞아 들이며 인사를 했다.
"방 하나 주세요"
`방 하나 달라`는 말이, 꼭 모텔에 들어와서 하는 멘트처럼 생각되어져, 최영국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자신의 상사인 김명숙 부장을 모텔로 데리고와 따먹기 일보 직전이 된 것 처럼, 가슴이 두근 거린다.
어차피, 오늘의 최종 목적은, 싸가지 없는 여자 상사인 김명숙을 따 먹는 것 이었기에, 좋은 징조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5번 방으로 들어선 최영국은, 술 에 취한 채 흥 에 겨워 흥얼거리는 김명숙을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혀 주었다.
"부장님 어떤거로 드시겠습니까??,,맥주 아니면 음료수??"
"당연히 맥주지 새꺄..내가 언제 노래방에서 음료수 마시는거 봤어?!!"
[찰싹!!]
김명숙이 최영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주정을 부렸다.
`이런 씨발년이…!!!`
순간적으로 욱 하고 치밀어 오르는 화 를 억누른 최영환이 종업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여기 맥주랑 콜라 주세요"
"뭐야..콜라는 왜 시켜..맥주나 시키지.."
소파에 퍼져 있던 김명숙이 배배 꼬인 혀 를 굴리며 참견을 해왔다.
"하하..부장님 제 가 마시려고요…전 술이 좀 과해서.."
"지랄하네 새끼..사내 새끼가 고거 먹고 벌써 취해??..참 나…그러니까 니 가 맨 날 대리 신세를 못 면하는
거야 자식아.."
[따악..!!!]
이번에도 김명숙의 손바닥이 사정 없이 최영환의 뒤통수를 만져(?) 주었다.
`어우~썅년 진짜..`
"왜?..꼽냐??"
"아닙니다 부장님"
"그럼 뭐하고 있어 임마..빨리 와서 노래나 한 곡 뽑아봐~!!"
"예!! 부장님"
재빨리 노래 책자를 집어드는 최영환을, 측은한 눈으로 바라본 종업원이 문 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간만의 부서 회식이었다.
하지만, 김명숙의 진상 스타일을 잘 아는 동료들은 벌써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리를 떠난지 오래였다.
하나 둘, 동료들이 떨어져 나가고, 최영환만이 마지막까지 김명숙에게 붙잡혀 술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 것은 최영환의 계산된 행동이었다.
최영환은 오늘 자신의 상사인 김명숙을 따 먹을 계획이었다.
올해로 47세인 김명숙은 이혼녀였다.
여자로써 중견 기업의 부장 자리에 올라서기까지 본인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지만, 그 에 따른 희생도 있어야
했다. 바로, 회사일에만 너무 열중한 나머지 가정에 소홀한 것 이 그 것 이었다.
결국, 참다 못 한 그녀의 전 남편과 살면서 수 없이 다투어야 했고, 자녀들이 성인이 되자마자 이혼을 하게
되었다.
노처녀 히스테리만 있는 것 이 아니었다.
이혼녀 히스테리도 그 에 못지 않은 것 이어서, 그녀의 부하 직원들은 허구헌날 그녀의 히스테리를 견뎌내
느라,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그 중 에서도, 최영환 대리는 김명숙 부장의 "밥" 이었다.
신입사원들이나 여직원은 이직율이 큰 관계로 건드리기 껄끄러웠고, 과장급 이상은 그래도 십 몇년씩 동고
동락한 한 가정의 가장들이었기에 잘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만만하게 고른 상대가 최영환 인 듯 싶었다.
대리 직급까지 달 정도이니 이직을 쉽게 하지도 않을 터이고, 32살의 노총각인 관계로 처 자식도 없는 최
영환이 김명숙에겐 가장 좋은 먹잇감 이었다.
허구헌날 구박과 욕설은 물론, 조그만 업무상의 실수에도 직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망신을 주기 일쑤였다.
스트레스가 쌓일 대로 쌓인 최영환은 이 를 갈았다.
언젠가는 본 때를 보여주리라 마음 먹으며, 김명숙의 히스테리를 억지로 웃으며 받아 들이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다.
오늘이 기다리던 디데이 였다.
계획대로 회식이 2차 3차를 거치면서, 직원들이 하나 둘 씩 떨어져 나간후, 이제 김명숙부장과 자신만이
남게 되었다.
최영환은 마이크를 잡은 채, 노래방 기계에서 흘러 나오는 빠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김명숙을 힐끔
거렸다. 김명숙은 술 이 거나하게 취 한 듯, 소파에 거의 눕다시피 한 채, 흥얼거리고 있었다.
말려 올라간 스커트 자락 아래로, 통통하게 살 이 오른 허연 허벅지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조금만 뒤척여도 팬티까지 보일 지경이었다.
`씨발..돼지 얼굴 보고 잡아 먹나…`
김명숙은 제법 귀여운 얼굴에 속했지만, 최영환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있고, 팬티까지 보일 지경이었지만, 전혀 성욕이 일지 않았다.
`오늘 한 번만 꾹 참자..`
속으로 한 번 더 되뇌이며, 양복 저고리 안 주머니에 신주단지 모시듯 소중히 간직한 작은 봉투를 만지작
거렸다.
<요녀환>
얼마전 인터넷으로 구한 최음제였다.
<빠른 약효, 긴 지속시간!!>
<일본 직수입 정품!!>
<천하의 열녀도 단 한 알이면 스스로 항문까지 벌리는 강력한 효능!!>
등등…
온갖 자극적인 문구로 도배된 광고에다, `드디어 그녀를 정복 하는데 성공!!` `정말 효과 끝내 주네요` `그
녀가 밤 새 도록 요구하는 바람에 허리가 빠지는 줄 알았네요` `도도하던 그녀가 이젠 스스로 내 펫 을 자청
한답니다` 등등…생생한 체험 후기까지 확인한 후, 주문을 해 손 에 넣은 것이었다.
`이거면 내일 아침까지..흐흐..`
밤 새 도록 김명숙을 발가벗겨놓고 따 먹을 생각에, 저절로 입가에 흐믓한 웃음이 흐르는 최영환이었다.
"부장님..저 화장실 좀.."
"뭐야..딸꾹..분위기 깨지게..딸꾹..빨랑 갔다와.."
이 나이에 화장실 가는 것 도 허락을 맡고 가야 하는 생각에 뒤틀린 배알을 추스르며, 최영환은 5번방의
문 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너를~보내는 들~판에…."
그 들 보다 먼저온 손님이 있었던 듯, 맞은편 7번 방에서 고운 목소리의 여자가 부르는 노래소리가 들린다.
카운터쪽을 보니 주인 여자가, 커다란 잔 에 담긴 맥주과 콜라를 쟁반에 올려 놓고 있는게 보인다.
최영환은 슬그머니 저고리 안 쪽 주머니에 손 을 넣어, 곱게 모셔 놓았던 <요녀환>을 꺼내 손바닥안에 감추
었다. 좁쌀 만 한 크기의 <요녀환>이 그렇게 강력한 효능을 발휘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기왕에
큰 맘 먹고 구입 한 것, 믿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사장님 화장실이 어느 쪽이죠??"
"저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어요"
"아 네..참 그리고 이거 저희방에 들어 갈거 맞죠??"
최영환이 카운터에 놓여진 쟁반을 보며 말했다.
"…네.."
주인 여자가 드라마가 방영중인 텔레비전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건성으로 대답한다.
아르바이트로 보이는 남자 종업원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기회다 싶은 최영환이 재빨리 손 안에 감추었던 <요녀환>을 맥주잔에 넣어 버렸다.
[치이이..]
<요녀환>은 맥주잔에 넣자 마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녹아 버렸다.
`됐다!!!`
맥주잔 속에서 순식간에 녹아 자취를 감춰버린 요녀환을 보며, 최영환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벌써부터 스스로 알 몸이 된 채, 가랑이를 벌리고 그 의 자지를 갈망하는 김명숙의 모습이 머릿속에 아른
거리기 시작했다.
`아이구 좀 참아라 이눔아..흐흐`
최영환은 벌써부터 뻐근해지기 시작하는 자지를 흐믓해 하며, 가벼운 발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사장님 이거 7번 방에 가지고 가면 되죠??"
다용도실에서 오징어를 구워 가지고 나온 남자 종업원이 여사장에게 물었다.
"응?? 그거 5번 방에 들어갈거 아니었어?"
"7번 방에서 먼저 시켰는데요"
"7번 방도 맥주랑 콜라였나?"
"네"
"아차..내 정신 좀 봐..드라마에 정신이 팔려서…얼른 맥주랑 콜라 하나씩 더 따라야겠네"
"그럼 이거 7번 방으로 가지고 갈께요"
"어..그래"
남자 종업원이 카운터위에 놓여 있던 맥주와 콜라가 담긴 쟁반에 오징어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남자 종업원이 쟁반을 들고 7번 방을 노크하자, 여주인은 재빨리 다용도실로 들어가 새로운 잔에
맥주와 콜라를 따르기 시작했다.
"아유…어딜 자꾸 들어가는거야.."
민수에게 손 을 잡힌 윤희가, 자꾸만 으슥한 곳으로 향하는 그에게 속삭였다.
불안 한 듯, 연신 어둑해진 사방을 두리번 거리면서도, 민수에게 잡힌 손 을 빼거나 하지는 않았다.
산책로를 벗어난 두 모자는, 공원의 깊숙한 곳 을 향해 연신 발걸음을 옮겼다.
도심속에 자리한 공원 치고는, 제법 굵은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대 낮에도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을 것 같은
으슥한 곳 이었다.
깊숙한 곳 으로 들어온 것 을 말해주듯, 산책로를 밝히고 있는 가로등의 불빛도 보이지 않는다.
[사박…사박…]
두 모자의 발소리만이, 고요한 숲 속을 울리고 있었다.
"이제 그만가~"
민수의 속셈을 미루어 짐작하고 있는 윤희가, 그 의 손 을 잡아끌며 말했다.
이정도 까지 들어 왔으면, 사람들의 왕래가 없을 뿐더러, 절대로 남 의 눈 에 띄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섯기
때문이었다.
윤희으 말 에 걸음을 멈춘 민수가, 어둠에 익숙해진 눈 으로 잠시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이리로..!!"
"아이~참"
이윽고, 적당한 장소를 찾아낸 민수가 윤희의 팔 을 잡아 끌자, 자그마한 소리로 앙탈을 부리면서도 순순히
그 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민수가 발견한 곳은 작은 분지였다.
커다란 나무들에 둘러 싸인채, 움푹 들어가있는 분지여서, 웬만하면 눈 에 띄지 않을 것 같았다.
"히히..색시야~!!"
"흐~응!..왜 이러니 진짜!"
분지에 자리를 잡자 마자, 민수는 윤희의 팔 을 당겨 와락 끌어 안아 버렸다.
"아이..정말..미쳤나봐..사람들 보면 어쩔려고.."
아들의 품 에 안긴 윤희가, 두 주먹으로 그 의 어깨를 때리며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하지만, 때리는 시늉만 할 뿐, 그 를 제지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
윤희의 허리를 감은 민수의 두 팔에 힘 이 들어가자, 이제껏 느낄수 없었던 짜릿한 감흥이 전신을 훑고 지
나갔다.
아무도 없는 집 안 에서 끌어안고 뒹구는 것 과는, 차원이 다른 흥분과 스릴에 저절로 몸 이 뜨거워진다.
어느새, 민수의 어깨를 두드리던 두 주먹으로, 아들의 등 을 감싸며 마주 끌어 안는 윤희였다.
그 것은 아들을 향한 엄마의 순수하고 가벼운 포옹이 아닌, 연인을 대 하는 듯 한 강렬한 그 것 이었다.
잠시 동안 뜨거워진 숨결을 가다듬으며, 두 모자는 서로의 두 눈을 뜨거운 눈길로 응시했다.
이윽고, 윤희의 고개가 숙여지고, 민수의 턱 이 들리며 두 모자의 입술이 하나로 겹쳐진다.
"쭈~웁!!"
두 모자는 처음부터 혀 를 섞지 않았다.
마치, 맛있는 사탕을 아껴 먹듯, 서로의 입술을 한 차례 진하게 빨아댄 후 떼어냈다.
사람들의 눈 에 띄지 않는 공원의 깊숙한 곳…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두 모자의 사이에 형성이 되어 있었다.
어둑하게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그 것 도 이런 으슥한 곳 을 찾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찌르르르…]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만이 깊은 숲 속에 울리고 있었다.
윤희도 처음의 불안했던 마음이 가라 앉으며,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수 있었다.
아직 완전히 여물지 않은 아들의 등 을 감싸 안은 두 팔에 힘 이 들어갔다.
산들바람에도 부러질 듯, 가느다란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은, 민수의 두 팔에도 더욱 강한 힘이 더해 지는게
느껴진다.
"엄마는…"
무슨 말 을 할 듯 말 듯, 망설이던 민수의 입술이 열렸다.
"이제부터 진짜 내 색시야!!!"
"흐음…"
민수의 말 에, 윤희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뜨거운 한 숨이 흘러 나왔다.
열 다섯 살 소년의 치기어린 선언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강한 확신과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렇게 좋니??"
"응!!!"
그녀에게 확신을 주려는 듯, 민수의 고개가 힘차게 위 아래로 끄덕여진다.
"진짜 네 색시감은 따로 있잖아"
"상관없어!! 내 진짜 색시는 엄마 뿐이야"
"하아…"
윤희는 갈등하고 있었다.
민수와의 관계가 천륜을 거슬리는 것 이라는 이성과, 그런 아들에게 점점 빠져 들어가는 감성이 충돌하며
그녀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2년전, 여름 휴가지에서 재민이와 수연이 모자의 행위에 자극 받아, 충동적으로 아들과 끌어안고 뒹굴던
순간부터 이미 모자사이를 넘어 남녀 관계로 변질 된 것 인지도 모른다.
2 년 동안이나 은밀한 육체적인 접촉을 하는 사이, 점점 더 아들이 아닌 남자로써 의식이 되어지는 민수
였다. 민수가 열 세살의 꼬맹이에서 점점 더 육체가 남자로써 성숙해 질 수록, 그런 감정은 더욱 짙어진다고
할 수 있었다.
"하아~"
다시 한 번, 윤희의 입 에서 뜨거운 한 숨이 흘러 나왔다.
뒤이어, 아들의 아내로 살며, 그 의 아이까지 낳은 채 행복해 하는 수연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녀의 결심을
부추겼다.
"민수야.."
"응??"
"너 그 말 진심이지??"
"맹세 할 수 있어!!"
"비밀 지킬 자신있어??"
"당연하지…나도 그런것 쯤은 충분히 알아…!!"
"둘 이 있을때만 그렇게 하는거야..알았지?!!"
"응!!!"
드디어 엄마가 허락을 했다는 생각에, 민수의 가슴이 콩닥 거리며 하늘을 나는 듯, 붕 뜬 기분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약속해!!"
"어떤 약속??"
"엄마가 이제 그만 두자고 하면 두 말 없이 끝내는 거야!!"
"에이..그런게 어딨어"
"약속 안 하면 다 없던 얘기로 할꺼야!!!"
민수는 윤희의 단호한 표정과 말투에서, 그녀의 고집을 절대 꺽을수 없음을 읽었다.
"알았어..약속 할께"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듯, 윤희의 표정이 부드럽게 풀렸다.
"후훗…나 얼마 만큼 사랑해 줄꺼야??"
민수의 얼굴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한 윤희가, 그 의 귀 에 입술을 가져다 대며 속삭였다.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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