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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 제왕이 되다. - 1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4:54 1,069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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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연은 외모는 허술해 보이지만 이 비범한 남자가 단번에 마음에 들었다.

오늘도 허탕을 쳤다.
경찰에 입문하여 10년이다.
태권도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보연 경감의 이력이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대학을 졸업한 뒤 무술경관 간부후보생 특채에 합격했다.
경찰학교에서 소정의 교육을 받은 뒤 경위로 임관했는데 바로 형사계에 배정되었다.
사실은 청와대 영부인 경호요원으로 선발되었지만 보연 본인이 형사계를 자원했다.

그러나 여자는 당시만 해도 형사계에서 이방인이었다.
형사계는 말이 경찰이지 깡패나 다름없다.
매일 하는 일이 깡패 소매치기 절도 강간 강도 등 강력범들과의 전쟁이다.
깡패처럼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여자로 보이려고 했다간 조직 내에서 도태가 된다. 그래서 되도록 여자티를 내지 않아야 했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여자가 될 때도 있었다.
여성을 상대로 강력범을 저지르는 놈들을 잡을 때 작전으로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을 구르다보니 지금은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지 못할 때도 많다.
그런 세월을 10년을 보내고 얻은 계급은 경감 그리고 경찰서 형사계장...
승진의 시기가 되었음에도 아직 소식이 없다.

일선 경찰서 형사계는 그야말로 인간군상들의 집합소다.
시경이나 도경은 따로 폭력계가 있어서 조폭만 전담한다.
그러나 일선 경찰서는 형사과에 형사계 수사계만 있다.
때문에 일반잡범부터 조직폭력배까지 모두 형사계가 담당한다.

경찰서의 급에 따라서 형사계도 1계 2계 3계 등으로 분류된다.
수사계도 마찬가지다. 수사1계 수사2계 등으로 나뉘어진다.
수사계는 내근이 주업무지만 형사계는 외근이 주업무다.
보연은 그러나 지금까지 형사계로만 굴렀다.
수사계로 발령이 나면 스스로 형사계를 자원했다.
그것은 자신의 지난 쓰라린 과거에 기인했다.

떠올리기도 싫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귀가 중 악몽을 겪었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을 거쳐 태권도 도장에서 수련이 끝나면 늘 밤 8시 경이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엄마가 열심히 일해도 집은 점점 작아져가고 높은 곳으로 옮겨갔다.
언제부터인지 아빠는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아침 일찍 밥상을 차려 준 엄마는 보연이 학교에 가기 전에 집을 나섰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엄마는 미인이자 재원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유학을 하지 못해 그렇지 강남에서 알아주는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보연만 몰랐을 뿐이지 아빠는 도박중독으로 폐인이 된 상태였다.

그날도 일상은 똑 같았다.
아침상을 차려 주며 집을 나선 엄마가 말했다.

“엄마 간다”
“응”
“학원 빼먹지 말고...태권도장도...”
“알았어”
“엄만 너만 보고 사는 거 알지?”
“그래. 엄마. 사랑해”
“그래...내 딸. 나도 사랑해”

그날따라 훈련이 힘들었다.
사범님은 소년체전 초등부 예선에 출전할 선수로 보연을 꼽았다.
그만큼 보연의 태권도 실력은 출중했다.
어려서 몸이 약하다며 엄마가 태권도장에 보내기 시작한 때가 일곱 살이었다.
그리고 5년, 보연은 초등학생으로 보이지 않을 출중한 실력을 갖췄다.

소년체전 서울대표 선발전을 나가기 위해 고된 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린 마음이지만 커서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고된 체력훈련으로 몸이 녹초가 되다시피 했어도 불평이 없었다.
그래서 큰 도로 사거리에 있는 도장에서 꼭대기 달동네까지 늘 뛰어서 다녔다.
그 또한 체력훈련의 일환으로 생각했다.
그날,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거리며 자신의 집 가까이 왔을 때였다.
갑자기 앞에 건장한 청년들이 서너 명 나타나더니 앞을 막았다.

“헉 헉 누구세요?”
“네가 최보연이냐?”
“헉 헉 그런데요?”
“네 엄마는 언제 오지?”
“왜요?”
“네 아빠 이름이 최성철이지?”
“우리 아빠를 아세요?”
“네 엄마가 박주희지?

그들의 입에서 엄마 이름이 나오자 보연은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느꼈다.
직감적으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하고 급히 몸을 돌려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겁에 질리기도 하고 숨이 턱에 차기도 한 상태라서 제대로 뛰지 못했다.

“야! 얘 맞아. 잡아”
“예”

그러나 아무리 잘 뛴다고 해도 보연은 당시 12살 여자애였다.
곧바로 뒤따라 온 놈들 중 한 명에서 뒷덜미를 잡혔다.

“왜 이러세요?”
“니 애비를 잡으려면 니가 필요해”

그렇게 끌려간 곳은 어떤 사무실이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어린애도 핸드폰을 쓰던 시절이 아니었다.
엄마가 일하는 乍?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두려움에 질린 보연은 훌쩍훌쩍 우는 일 외에 할 것이 없었다.
어린 보연을 그곳에 두고 밖에서 문을 채운 뒤 다시 모두들 어디론가 가벼렸다.
울다가 지친 보연이 깨어나서 보니 엄마가 보연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경찰들과 태권도장 사범님도 같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엄마는 여자지만 대단했다.
엄마에게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퇴근하여 보니 집 자물쇠가 망가진 채 방안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이미 집에 와 있어야 할 보연의 행방은 묘연했다.
도장에 연락하여 귀가시간을 묻자 이미 집에 오고도 한참을 지날 시간이었다.
직감적으로 집안을 그렇게 쑥대밭으로 만든 놈들 짓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전화를 받은 도장 사범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소년체전 예선전을 준비해야 할 아이의 행방불명...
사건이었다. 급히 달려왔다.
엄마는 이 모든 원인을 아빠에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도박 중독에 빠진 남자가 도박 사채를 썼을 거야’
‘그런데 그 인간이 갚지 못하고 도망 다니자 보연을 인질로 잡았겠지’
‘그래서 딸을 미끼로 나를 협박하고 돈을 받아 낼 계획이겠지’
‘아무리 그래도 당신과 네놈들에게 당하지 않아’

이미 엄마는 아빠의 도박중독을 고치기 어렵다고 보고 포기한 상태였다.
이번에 돈을 갚아도 앞으로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찰에 신고하면 놈들을 납치 현행범으로 처벌받게 할 수 있었다.
당시는 정부가 서민생활 안정을 이유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했던 때였다.
그래서 불법으로 고리대금업을 하는 악질 깡패들은 모두 검거대상이었다.

엄마는 아빠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준 일당들의 사무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몇 번 자신을 찾아 온 이들에게 받은 명함이 있었다.
그 명함의 사무실 주소로 협박에 못 이겨 돈을 갚으려고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태권도장 사범님과 같이 바로 경찰서로 갔다.
마침 사범님의 대학 태권도학과 동기가 그 경찰서 형사였다.
사범님은 그에게 사건을 설명하면서 주연의 태권도 실력을 과장 없이 말했다.

“야! 국위를 선양할 재목이야. 다치면 안 돼”
“알았어”

즉시 형사대가 출동했다. 형사들로서도 제대로 된 건수였다.
사무실은 잠겨 있었는데 유리창 너머로 보연이 실신한 모습이 보였다.
형사의 권한으로 열쇠 전문가를 불러 문을 땄다.
그리고 보연은 무사히 엄마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그 사건 후 엄마는 아빠와 정식으로 이혼했다.
생활능력이 없는 도박중독자 아빠는 친권과 양육권을 상실했다.
그러나 엄마는 이혼 후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으며 보연이 중학교에 들어가자 자신의 事?열었다.

하지만 바로 이 쓰라린 과거의 경험은 보연이 경찰복을 입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당시 자신을 구해 준 도장 사범님의 친구 때문에 자신은 아무 일 없이 구조되었다.
자신도 경찰이 되어 그와 같은 고난을 당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당당히 경찰에 지원했다.
마침 경찰도 무술경관 간부후보생을 모집하는 중이었다.

경찰 입문 후 보연은 쟁쟁한 남자 형사들 틈에서 여자로 보이지 않을 실력을 보였다.
여성계, 청소년계, 수사계, 이런 내근직은 체질적으로 싫었다.
그래서 지금도 일선 경찰서 형사계의 선임계장으로 있다.
그동안 강력사건을 처리한 것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 상흔들은 곳곳에 흉터로 남아 있다.
그러다보니 나이가 서른다섯이나 되었음에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다.

현재 전국 경찰이 초미의 관심으로 쫓는 쌍칼...
그는 전국을 무대로 날뛰는 쌍칼파 소매치기 일당의 두목이다.
아무리 근절시키려고 소매치기들을 잡아들여도 쌍칼은 계속 선수들을 배출했다.
경찰을 비웃듯이 소매치기 퍽치기도 모자라 반공개적으로 협박성 날치기도 한다.
때문에 전국 경찰에게 쌍칼은 골칫거리다.
공개하진 않았으나 쌍칼을 검거하면 포상은 당연히 일계급 특진이다.
지난 2~3년 경정 승진에서 누락한 것은 솔직히 여성이라는 것 말고는 없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도 쉽게 그동안 쫓던 쌍칼파 핵심들을 잡았다.

지금 쌍칼파는 전국 경찰의 일제검거 작전 때문에 대놓고 활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매치기 일당은 자신들의 일을 하지 않으면 금방 궁핍에 빠진다.
언제나 손쉽게 남의 주머니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돈을 조달한 놈들이다.
그러니 그 짓을 못하면 돈 한 푼 나올 곳이 없다.
조직원만이 아니라 쌍칼 본인도 마찬가지다.
손쉽게 돈을 만들 수 있으므로 소매치기들은 돈에 궁핍함을 모른다.
그래서 소매치기로 아무리 많은 수입을 올려도 저축을 않는다.
더구나 재태크는 꿈도 꾸지 않는다. 늘 필요한 돈을 즉석조달로 산다.
이 때문에 건달들은 번듯한 사업체도 갖고 부자로 사는 놈들이 있는데 소매치기는 없다.
이점이 건달과 소매치기나 절도범과 다르다.

오늘 저 허름한 남자의 몸에 손을 댄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빌딩가 대로변...전문 소매치기는 그런 곳에서 일하지 않는다.
경찰의 순찰도 많은데다 혹시라도 들키면 달아날 때 보는 눈도 많고 숨을 곳도 없어서다.
특히 신고 후 경찰의 출동이 빨라서 잡힐 확률이 높다.
때문에 소매치기들은 은신이 쉽고 추적도 어려운 시장통, 지하철 등을 선호한다.
그런데 무모하게도 대로변에서 일을 했다. 그것은 놈들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증거다.
특히 잡힌 놈들 중 쌍칼의 측근이 있다. 그것은 쌍칼도 근처에 있다는 말도 된다.

보연은 왠지 오늘은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날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저 허름한 차림새의 남자, 그가 왠지 마음에 들었다.
특히 단번에 장정 다섯을 제압한 그의 실력은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매치기지만 쌍칼은 물론, 그의 측근들 역시 상당한 싸움 실력자들이다.
도전세력에 대한 응징도 가차없다.
더구나 놈들은 모두 한 가지씩의 흉기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때문에 강력계 형사들도 놈들이 흉기를 들고 대항하면 누군가 한두 명은 피해를 입는다.
그런데 놈들은 흉기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제압을 당했다.
경찰입문 10년이나 태권도 선수생활 내내 그런 실력자를 아직 본적이 없다.
그래서 그가 더 궁금하다. 그가 마음에 든다.
순순히 자신을 따라 준 그가 고맙기도 하다.

2.
“호호호...아이 여사님도...과찬이세요”
“뭘...그 나이에 경감이면 그만한 신부감 없지. 곧 승진도 한다며?”
“그건 그렇지만 이혼한 엄마인 제가 흠이지요”
“아이구 참...누가 당신더러 흠이래?”
“말은 안 해도 상류층들은 그렇게 보지 않겠어요?”
“당신이 상류층이지...이 나라에서 당신보다 더 상류층 몇이나 돼?”
“호호호...그렇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여사님”

보연의 선 자리를 가지고 온 아줌마가 한 말이 주희는 듣기가 좋다.
이번에 들어 온 남자는 국내 최대의 로펌인 김&장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란다.
신랑 될 사람 집도 살만큼 사는 것 같다.
비록 지방이지만 대구 번화가에서 빌딩 임대업을 한다면 자식 신세를 지지는 않을 것 같다.

불현듯이 친구들이 생각났다.
친구로 지내고는 있으나 자신은 죽었다가 깨나도 넘볼 수 없는 명희는 예외다.
하지만 화영이나 옥선에겐 뒤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자신의 과거도 생각났다.
대학 3학년 때 남자 외모만 보고 한눈에 반해서 앞 뒤 가리지 않고 애만 불쑥 낳았다.
그 때문에 동기들보다 졸업도 두 해나 늦었다.
하지만 남자는 무능력자였다. 부산 부잣집 아들이라더니 그게 더 문제였다.
부산에서 자기 땅 자기 건물인 100평 갈비집을 했으니 부자라고 할만 했다.
그런데 그 유산을 노리는 형제들이 많았다. 다섯이나 되는 형제 중 막내...
그런 환경이니 막무가내로 자랐던 사람이었다. 생활력이 제로였다.

아이를 낳았으나 남편은 밖으로만 돌고, 시집은 맡아주질 않았다.
1년 남은 공부를 끝내야 유학은 포기하더라도 취업은 할 수 있었다.
결국 홀로 자신을 키운 시골의 엄마를 불러 올려서 갓난애를 맡겼다.
보연은 주희가 그렇게 눈물로 키운 아이다.

도박 중독자가 되어 자신에게 배당 된 유산 모두 털어먹고도 빚쟁이가 되어 도망자 신세가 된 남편...
그 돈을 받으려고 주희 자신을 협박하기 위해 눈물로 키운 딸 보연은 납치를 당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혼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이를 악물고 웃음도 팔고 기술도 팔고 심장까지도 팔았다.
권력의 그늘, 돈의 그늘, 능력의 그늘이 되겠다 싶으면 몸뚱이도 내놨다.
스쳐간 남자의 수를 세라고 하면 셀 수도 없다.
그렇게 키운 딸이고 그렇게 해서 이룬 명성, 그 명성에 따라 온 事甄?
이제 이 대한민국 강남땅에서 박주희 事?모르는 상류층은 없다.
외국 명품을 안 가진 상류층 없듯이 박주희가 디자인한 옷을 안 가지면 상류층이 아니다.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보연...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대한민국 경찰의 처녀 경감...
요즘 서른다섯이면 노처녀도 아니다.
주희는 딸 보연만 생각하면 입이 귓가에 걸린다.
그런데 요즘 부쩍 보연의 선이 자주 들어온다.

“변호사?‘

화영의 큰 사위가 검사다.
검사는 아니지만 대형로펌 변호사라면 그에 못지않다.
주희는 오늘 딸이 퇴근하면 강제로라도 선을 보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냥 있을 수가 없다.
화영이나 명희는 바빠서 그녀들이 전화를 걸어오지 않는데 전화를 거는 것은 실례다.
하지만 4인방 중 옥선은 전업주부다.
또 4인방 중 어쩌면 가장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 친구인 명희의 그늘로 산다. 옥선의 남편은 명희네 회사 임원이다.
그래서 명희나 화영의 소식은 옥선을 통해서 듣는다.
그렇다면 자신의 소식도 옥선을 통해 저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자랑이나 해?’

주희가 수화기를 들었다.

“나야...주여사”
“....”
“응 잘 살았어?”
“....”
“왜? 어디 아퍼?”
“....”
“그래, 그렇기도 할 거야”
“....”
“뭐?:”
“....”
“뭐라고? 다시 말해봐”
“....”
“세상에...”
“....”
“그래...남자는?”
“....”
“그래에...나만 몰랐네?”
“....”
“참....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거래?”
“....”
“낳는다고?”
“....”
“될까?”
“....”
“하기야. 조박이 산부인과 전문의인데 뭐”
“....”
“그나저나 고회장 대단하다”
“....”
“알았어. 모르는 것으로 할게”
“....”
“응...우리 보연이 짝이 생길 것 같아서...”
“....”
“응, 변호사래. 어디 김&장이라나?”
“....”
“통상전문가라는데?”
“....”
“몰라. 본인들이 문제지”
“....”
“그래. 들어 가. 글고 언제 좀 나와. 차나 한 잔 하게”
“....”
“참...그 젊은 애인은 잘 키우고 있어?”
“....”
“깨졌다구?”
“....”
“잘 되었네. 이번엔 좀 나이가 되는 놈으로 골라”
“....”
“알았어. 농담이야. 그래 미안 해. 응. 들어 가”

전화를 끊은 주희는 갑자기 멍해졌다.

‘세상에...나이 환갑을 바라보는 여자가 임신을 했다고?’
‘그것도 아이 아빠가 누군지 밝히지 않는다고?’
‘그러고도 낳겠다고 한다고?’
‘허기야...그 많은 재산, 그대로 죽으면 배다른 동생들 차지인데...’
‘세상에 환원한다고 해도....앞으로 살날이 창창한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이 아버지는 횡재를 했네’
‘대한민국 최고 부자인 여자에게 임신을 시키다니...참 그 능력자 보고 싶네’

여러 생각이 들면서 주희는 자신의 몸을 돌아봤다.

‘아직은 나도 쓸만한 데....’
‘나도 잠자리에선 인정을 받는데...’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만족 시켜 준 사내가 없었어’

갑자기 쓸쓸해진 주희가 담배를 꺼내서 물고 불을 붙였다.
주희의 입과 코에서 나오는 연기가 그 쓸쓸한 표정의 주희 전체를 덮었다.

3
“정말 이곳에서 사셨다는 말입니까?”
“여기서 숙식을 했던 것은 지난 100여 일 뿐이죠”
“아~~”
“그 전엔 아까 보셨던 무덤 근처의 움막에서 살았죠”

보연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다시 남자를 바라보았다.

“성함이?”
“고용주라고 합니다만....”

참고인 진술서를 앞에 두고 용주가 보연과 마주앉아 있다.
그런데 남자가 어딘지 이상했다.
극구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범죄를 저질렀거나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상대의 눈을 보지 못한다.
이는 범죄심리학에 나오는 기본이다.
그런데 엄청난 실력자인 남자가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여자인 자신을 정면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거의 100% 범죄자다.
쌍칼을 잡아 쌍칼파도 소탕할 수 있는데 거기다 또 다른 범죄자 한 명을 덤으로 얹는다면?
보연은 행운은 우연히 찾아온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주소는?”
“모릅니다”
“네? 주소를 몰라요?”
“예 없습니다.”
“왜죠?”
“없으니까....”

그렇게 시작된 심문은 갈수록 미궁이었다.
도저히 알 수 없는 말만 했다.
주민등록번호가 없단다.
자신은 호적도 없단다.
중국 교포가 불법체류를 하다 아예 무국적자가 된 경우 국내에 호적이 없다.
그도 아니면 탈북자다. 그렇지도 않다면 간첩이다.

“등록된 지문 없습니다”

지문을 채취하여 결과를 받았는데 그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위의 3가지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억양 중에 북한 쪽이거나 중국 교포 쪽 사투리가 전혀 없다.
간첩일 확률이 더 크다. 간첩은 지독한 훈련을 통해 언어교습을 한다고 들었다.
대공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정보과로 이첩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의 얘기를 들어줬다.

그런데 그의 말을 확인하지 않고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게 태어난 사람이란다.

나이 70을 먹은 한 돈 많은 노인이 20세 여자를 안았다. 그런데 그여자가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그것을 안 노인이 여자에게서 아이를 낙태시키든지 아니면 죽이라고 수하에게 명령했다.
수하는 그 명령을 거절, 아이를 낳게 한 뒤 신생아로 산부인과에서 빼돌려 지금껏 산 속에서 살다 죽었다.
그렇게 산 세월이 기억하기로만 20년이다.

그 노인이 얼마 전 죽자 남자는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세상으로 나와서 떳떳하게 살려면 호적을 만들어야 했다.
법적으로 할 수 있다는데 그 비용이 상당했다. 그 돈 마련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여 돈을 벌었다.
그런데 그 돈을 날치기를 당했다. 지금 그놈들은 바로 자신의 돈을 날치기 한 놈들이다.

남자의 진술을 종합하면 이랬다.
확인이 필요했다. 부하를 시켜도 되었으나 왠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하룻길이면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직접 운전을 하고 내려왔다.
그렇게 해서 지금 그 둘은 용주가 수련했던 굴의 침상 앞에 있는 것이다.

긴장이 풀리자 목이 말랐다.
그런데 가지고 온 물병의 물이 떨어지고 없다.

“이 물이라도 드세요”

용주가 자신이 먹었던 바위샘 물을 한 컵 떠다가 내밀었다.
늘 있었던 일이지만 그 바위샘은 한 컵 정도 물이 차면 더 이상 넘치지 않고 멈춘다.
그리고 그 물을 다 마시면 또 차오른다.
보연은 용주가 내민 물을 받아서 한 입에 마셨다.
그러자 바로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게 뭐죠? 당신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오랜 경찰생활이 몸에 배인 보연은 사내가 물에 약을 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반응에 용주가 더 황당했다.
지난 10년 가까이 자신은 그 물을 마셨다.
아예 지난 100여 일은 그 물이 식수였다. 그래도 자신의 몸에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보연은 그 물 한 컵을 마신 뒤 얼굴이 벌겋게 되면서 몸을 뒤틀었다.
그리곤 눈이 곧 욕정에 불탄 눈으로 변해버렸다.
손으로 사타구니와 유방을 쥐면서 눈으로 용주에게 애원했다.

용주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마안술이 다시 시전된 건가?’
그렇다면 저 여자를 그대로 두면 안 되었다.
만약 그대로 둔다면 필경은 전신 혈관이 터져서 죽는다.
결국 다시 사랑도 없는 여자를 또 안아야 했다.
또 다른 인연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다.

부지불식간에 만들어진 인연이 싫어서 한 여자에게선 스스로 떠났다.
또 한 여자는 그녀가 자신을 내쳤다.
그 후 여자를 암컷으로 안는 것에 대해 그리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또 이렇게 사랑도 없이 원하지도 않은 인연을 만들어야 하는가?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심을 굳힌 용주가 여자를 잡아 일으켰다.

보연은 용주가 손을 잡아서 일으키자 자신도 모르게 그의 품에 안겼다.
그의 품안이 아늑했다. 지금 보연은 처녀다. 남자를 모른다.
엄마와 아빠의 불행한 결혼생활...그리고 알게 모르게 접한 엄마의 남자관계....
그것은 모두 엄마탓이 아니라 아빠탓이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무능력하고 엄마를 보살피지 않으므로 엄마가 그리되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남자와 결혼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더구나 어려서부터 운동만 했으며 대학 때도 선수촌에서도 운동 외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미녀 선수’
보연에게 붙여진 또 다른 별명이었다.
사실상 보연은 목욕할 때 벗은 몸을 보면 스스로 흡족하다.
적당히 솟아오른 유방, 긴 다리, 잘록한 허리, 운동으로 다져진 적당한 근육...
얼굴도 그림 속 미인처럼 이목구비가 버릴 곳이 없다.
때문에 선수촌 생활 중 동료 남자선수들, 그리고 다양한 군상의 남자들이 대쉬했다,.

그래도 눈도 돌리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하나 둘 떨어져 나가더니 어느때부터인지 남자들이 더는 대쉬하지 않았다.
한 때 선수촌에선 동성연애자란 소문이 돌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은 여성에겐 더욱 관심이 없었다. 다만 남자들이 하찮케 보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남자...그의 눈을 거역할 수가 없다.
그가 준 물을 한 잔 먹었을 뿐인데 사타구니 계곡에서 왈칵 물이 나오더니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몸이 열려버렸다.
아직 남자를 모르는 몸인데도 스스로 생각해도 남자 여럿을 거느린 요부인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벌렸다.
그가 혀을 넣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했던 것처럼 그의 혀를 맛있게 빨았다.
그의 손이 자신 외엔 누구도 만진 적 없는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자연스럽게 브레지어를 밀어 올리고서 유방을 쥐었다.

“아흑”

보연의 입에서 단발마의 신음이 터졌다.
이후 그의 손은 기술자였다. 지나가는 곳마다 모든 신경이 환호했다.
감미로운 희열이 전신으로 퍼졌다.
그가 자신의 몸을 만든 주인 같았다. 보연은 모든 것을 맡겨버렸다.
유방으로 배꼽으로 옮겨지던 그의 손이 바지 지퍼를 열더니 팬티 안으로 들어왔다‘

“어 헉”

팬티는 이미 물에 흠뻑 젖은 빨래가 되어 있었다.
그 안으로 들어 온 손이 털숲 사이의 갈라진 계곡으로 침입했다.
그리고 그 계곡 안의 동굴로 그의 손가락이 침범했다.

“아아앙..어헝”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비꼰 보연이 자신도 모르게 그의 바지를 내렸다.
이건 순전의 자의에 의한 것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해본 것 같았다.

"빨아 줘"

그녀의 급한 손놀림과는 반대로 무뚝뚝한 말이 튀어 나왔다.
그의 말투는 이제 자연스럽게 보연에게 하대했다.
보연은 그의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내리고 버섯 모양의 귀두를 천천히 혀로 감아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수사 중 필요하여 이런 행위를 하는 동영상을 수없이 봤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하는 여자들을 경멸했다.
포르노 배우들이야 먹고 살려고 직업으로 한다지만 사내에게 미쳐서 하는 여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지신이 남자의 거대한 성기를 물고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고 희열만 온 몸으로 퍼진다.
한 입 가득히 들어오는 버섯은 입 속에서도 부드러운 감촉을 만들며 입 깊숙이 밀려들었다.

"쭈우욱~~쭙"
"쭈..쭈쭈....쭈읍~"

그녀가 머리를 주억거리자 흡입하는 공기 마찰음이 울렸다.
원래도 컷지만 잠깐의 입놀림으로 그의 것은 거대해졌다.
손에 잡히는 힘줄이 나무뿌리 같았다.
버섯은 한껏 부풀려 지면서 위용을 자랑하듯 입천장을 향해 솟아올랐다.
마치 육모 방망이를 연상케 하는 그의 것은 대단한 힘이 있었다.

보연의 입이 귀두의 갈라진 부분을 예민하게 핥다가 육봉을 따라 밑으로 흘렀다.
해보지도 않고 배운 적도 없는데 자연스럽게 그의 기둥 밑의 알을 물었다.
기둥 아래 큼지막하게 퍼져있는 주름진 알집을 부드럽게 입 속을 흡입했다.

"으..흐음~"

남자의 신음소리는 오히려 보연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혀가 남자의 항문을 핥으면서 남자가 보연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올려 세웠다.
보연은 번들거리는 입을 하고 남자의 이글거리는 눈동자에 몸을 움츠렸다.
남자는 보연을 엎드리게 하더니 이미 흠뻑 젖어 있는 길로 힘차게 육봉을 밀어 넣었다.

"아악~~~"

예고 없이 밀고 들어온 남자의 분신으로 인해 그녀는 기겁하며 신음을 토했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이었다.
서른다섯 처녀가 깨지는 아픔이었다.

"으.흠~~"

남자가 의미있는 헛기침을 했다.
처음 느껴보는 빡빡함이었다.
많은 여자를 거치진 않았지만 좃대가리가 아플 정도였다.
하룻밤을 같이 보내며 수없이 죽어가던 호텔의 여자와는 또 다른 감촉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럴수록 거친 몸놀림으로 보연을 밀어부쳤다.

"퍽퍽.....퍽....~"

보연의 몸이 그가 거칠게 밀어붙이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렸다.

"아악~~그...그만....."
"퍽퍽퍽........쩍~"

엉덩이에 부딪는 살 소리.....
보연의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으로 질척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굴속을 울렸다.

"쩍~쩍~쩍~.."
"아~그그~~나.......나 어떻게....아~~그그그~~~~"

보연은 강렬한 아픔이 가시더니 이제 알 수 없는 희열이 전신을 지배했다.
그것은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로 보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바뀌자 용주의 손놀림이 달라졌다.
양 손으로 그녀의 유방을 쥐고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비볐다가 돌리는 등 감촉을 깨웠다.
헉헉거리는 입술로 등 뒤 골짜기를 핥더니 귓바퀴를 물엇다가 놓거나 목덜미를 간지렸다.

"아흑~~~~좋아요"

그녀는 몸이 그의 애무에 복종하자 정신도 저절로 복종했다.

"좋아....?"
"네에...으흐흑~~~~"

보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눈물의 의미는 알 수 없지만 몸은 오히려 공중으로 붕 떠오르듯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용주의 허리가 다시 속도를 내면서 굴 안에 살 부딪는 소리로 더 심하게 울렸다.

"쩍~쩍...쩍쩍~......쩍~.."
"아아아악~~~~~나...좀.....어....떡해....아악!!~"

그녀의 신음소리가 급박하게 터지면서 용주가 더욱 거칠게 그녀를 밀어 붙였다.

"퍽퍽퍽퍽퍽............~"
"아...그...그만.....아악~~~제발......나 이제......주..죽을 것......아악~~"

보연이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몸이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곤 서너 번 경련을 하다가 몸을 축 늘어뜨렸다.
격정적으로 움직이던 몸을 빠르게 정지시킨 용주가 그녀를 일으켜 올렸다.
그리고 얼굴을 돌리더니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으흐흠~~아하~~"
“하아음...하앙...아..아...아...”

온 몸으로 번져오는 쾌감에 보연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난생 처음 경험한 쾌감이었다.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쾌감이었다.
입술을 뗀 용주가 그녀를 돌려세우며 말했다.

“눈 뜨고 날 봐...”

그 소리에 보연이 눈을 떴다. 눈앞에서 꺼덕거리는 무기가 늠름했다.
그게 안으로 들어와서 자신을 죽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늠름한 무기를 두 손으로 잡았다. 뜨거웠다. 손이 데일 것 같았다.
보연의 손을 치운 용주가 고개를 숙였다.
거기 함초롬한 보지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피와 보짓물이 함께 엉킨 보지는 거기 기다리고 있었다.
용주가 혀로 그런 보연의 보지 속살을 갈랐다. 그리고는 한 번 쓰윽 쓸어 올렸다.
양쪽 보짓살을 번갈아 빨더니 혀가 그 보짓살들을 젖히고 안으로 파고들었다.

“아우음...아..허억!..아아...”

고개를 한껏 젖힌 보연이 신음을 내뱉으며 다리를 더욱 벌렸다.
보지 안쪽을 후비던 혀가 나오더니 입술로 음핵을 물었다.

“하악!..아...으음...그..그만...그만....”

보지와 항문이 동시에 움찔거림을 보연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벌어진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두 다리를 하늘 높이 쳐들었다.

‘아..이게...섹스구나. 아...남자가...이래서 여자를 지배하는구나...’

보연은 또 자신에게 놀랐다. 그리고 자신이 여자임을 새삼 실감했다.
갑자기 용주가 소리 내어 세게 보지를 빨았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더 몸을 뜨겁게 했다.

‘쭉쭉..쭈욱..쭉..사각..사각...쓱..쓱.....쭈우웁’
“하아앙....아우욱...하으음..아...아.하아아”

엉덩이가 들썩거리더니 하늘로 치켜 올려졌다.
대신 하늘로 들렸던 두 다리가 땅으로 내려지며 쭈욱 뻗었다.
신음을 비명처럼 지른 보연이 또 한고비를 넘는 순간이었다.

용주가 황홀한 고문을 끝내고 입을 뗐다.
숨을 돌린 보연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무엇을 쥐도 아깝지 않을 남자였다. 이제 그는 자신의 온전한 주인이 되었다.
그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그의 입가에 묻은 액체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피와 애액이었다.
보연은 달려들듯 몸을 일으켜 그의 입술을, 입술 주위를 정신없이 빨았다.
용주도 그런 보연에게 화답하듯 다시 보연의 입술을 빨았다.
손은 유방을 쥐고 주물럭거리며 "용근"은 당당히 보연의 가랑이 사이를 점령했다.

입술을 뗀 보연이 다시 한 번 용주를 올려다보았다.
사랑에 빠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남자였다.
그 생각을 하자 갑자기 이 남자가 더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스스로 가랑이를 벌려 다시 그의 "용근"을 보지 안으로 받겠다는 신호를 했다.
보연이 두 번 천국을 다녀왔음에도 아직 사정하지 않은 "용근"이 다시 자기 집을 점령했다.

“아 흑...”

보연이 내는 기쁨의 소리가 동굴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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