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아남편의 동생.. 그것도 배다른 동생 박재민.. 재민은 성아의 생각보다 쉬우면서도 별 반발 없이 성아네 집에서 자연스럽게 살게 되었다.
재민이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해서 그 동안 평안했던 삶이 확 바뀌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소소한 변화 하나 없을 정도였다.
“성아야 재민이랑 같이 사는 거 별로 안 불편하지?”
성아의 남편이 뒤에서 가볍게 껴안으며 한 손으로는 성아의 젖가슴을 만지고 다른 손으로는 성아의 허벅지 안쪽을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참.. 자기는.. 그런 말 하면서.. 진짜 나이가 들수록 더 변태 같아.”
성아는 대답대신 고개를 돌려 남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착한 애지? 재민이.. 불쌍한 아이야.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사랑이라는걸 느끼지 못한 애야. 아버지의 사랑을 따듯한 포옹대신 통장의 0의 개수로 느낀 아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저렇게 별탈 없이 잘 커줘서 형으로써 너무 대견하고 기뻐.”
성아는 대답대신 고개를 돌려 남편의 품에 꼭 안겨 머릿속에 스믈스믈 기어들어오는 잊고 싶은 날들의 죄책감 섞인 기억들이 머리 한 켠을 차지했다. 아이를 낳겠다는 목적이 있긴 했지만,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지나서야 성아는 그때 자신이 세 번째 남자… 탈의실에서 재민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구에 올라간 채 발정 난 암퇘지 저처럼 보지를 벌렁 이며 세 번째 남자의 자지를 기다렸고, 자신의 질 안에 정액을 배출할 때에는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질안에 엉겨 붙는 진한 정액의 느낌에 거친 숨을 헐떡였고 뭐 앞에 것들은 애를 낳기 위한 시술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어도 탈의실에서 생에 처음으로 느꼈던 숨 넘어갈듯한 오르가즘은 남편을 위해 아기를 위해 자신을 위해 잊으려 애썼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성아야 나 애무 잘하나 봐?”
성아가 알몸의 상태로 남편에게 꼭 안겨 온몸이 축축한 식은땀으로 젖어가던 때에 성아의 남편이 꽤나 기분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지금 엄청나게 젖었어. 봐.”
성아의 남편은 씩 웃으며 성아의 사타구니를 매만지던 자신의 손을 의기양양하게 꺼내 보였다. 남편이 손은 투명한 보짓물로 번드르르 젖어있었다.
“자기도 참… 부끄럽게…”
“오늘 홍콩으로 보내줄게. 기대해도 좋아.”
“하하. 뭐야. 애처럼..”
남편은 본격적으로 하려는지 둘이 덮고 있던 얇은 이불을 침대 밑으로 떨어트리고서는 성아는 반듯한 자세로 눕혔다. 그리고는 양 허벅지를 잡고서는 살짝 벌려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서는 축축히 젖다 못해 홍수가 되어버린 성아의 보지에 얼굴을 묻었다.
“아잉.. 간지러워…”
“이렇게 좋으면서 내숭은..”
성아는 진짜로 간지러웠다. 기분이 나쁘다고 할 정돈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자지러지게 좋다고 할 정도도 아니었다. 다만 남편이 자기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말없이 다리를 슬쩍 벌려 남편이 자신의 보지를 애무할 수 있게 열어줬다.
“우리 성아 보지는 애를 낳았는데도 처녀시절 때랑 다른 게 없는 것 같아.”
“진짜아.. 그마안.. 장난도 정도 것 해야 믿지..”
“진짠데? 그리고 사실 처녀시절보다 더 농염해진 것 같아.”
“계속하면 나 화낼 거야.”
“미안미안. 하지만 지금까지 한말들은 다 사실이라고.”
남편은 성아의 말랑말랑한 허벅지를 주무르며 성아의 보지를 낼름낼름 핥았다. 혓 바닥으로 낼름낼름 핥아 올리기도 하고, 혀 끝으로 질구를 살살 간질이기도 했다.
“하으.. 자기…”
성아는 신음이 나올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남편이 순간순간 계속 올려다보며, ‘좋지?’ 라는 눈으로 바라봤기에 성아는 하는 수없이 신음을 내뱉었다.
성아는 미안할 정도로 남편이 자신을 사랑해줄수록 괜히 미안해졌다. 지금 젖은 게 남편 때문인 것도 조금 있겠지만, 주된 원인이 세 번째 남자.. 이제는 도련님이 되어버린 재민과의 잊고 싶은 섹스 기억에 젖어버린 것이기에….
성아의 남편은 이제 못 참겠는지 소리를 내며 열심히 빨고 핥던 성아의 사타구니에서 입을 떼고서는 성아의 몸 위에 올라가 조심스럽게 몸을 포개며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사랑해 성아야.”
“….”
“성아는 나 사랑 안 해?”
성아의 남편은 자신의 사랑한다는 말에 성아가 아무 대답이 없자 살짝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사랑해요.”
성아는 살짝 토라진 남편의 모습이 귀여운지 씩 웃고서는 양손으로 목덜미를 가볍게 휘감았다. 그리고는 이제 넣어도 된다는 의미로 부드럽게 입을 맞춰주었다.
“헉… 헉… 성아야.”
“하응.. 자기야…”
성아의 남편은 성아를 정말로 기쁘게 해주고 싶은지 천천히 애를 태우듯 피스톤운동을 진행했다. 성아의 남편도 많이 흥분했을 텐데, 박는 순간에도 성아의 가슴을 매만지고, 성아의 성감대라고 할 수 있는 겨드랑이 밑이라던지, 쇄골 쪽을 부드럽게 자극하며 피스톤운동을 했다.
“성아야. 이제 마무리 지을게.”
“흡.. 알았어요..”
성아는 하품이 나올뻔한걸 겨우 참아내며 말했다. 시간이 새벽 2시 가까이되니 하품이 나올법한 게 당연하지만,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루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남편에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소소한 행동에서부터, 지금의 잠자리에서 보이듯이 자신을 무척이나 사랑한다는 느낌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사회적 지위나 환경을 봐서는 바람을 피우거나 혹은 유사한 행동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아의 남편은 성아만을 바라보고 사랑해왔다. 성아는 그런 남편이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스럽고 어느 방면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다만 결점이 있다면..
“성아야 나 이제 쌀게.”
“아앙…”
성아는 대답대신 신음으로 대답했다. 대답대신 신음으로 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잠자리에서 자신의 눈치를 보며 섹스를 하는 남편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기에 성아는 이제 충분히 만족했다는 표시로 야릇한 신음을 들려주었다. 신음의 효과는 대단했는지 남편은 성아의 골반을 단단히 잡고서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렸다. 질척하게 젖어버린 교접부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조금 지나지 않아.
찍. 찍. 찌익.
“하아.. 성아야 수고했어.”
“사랑해요.”
성아는 자신의 품에 안겨 가픈 숨을 내쉬는 남편이 너무나도 고마워 가볍게 입을 맞춰주며 사랑한다 말했다.
“자기는… 신혼도 아니고 우리 이제 아이도 가졌는데 너무 많이 쌌어..”
“하하 주책인가? 그래도 내가 그만큼 성아를 사랑한다는 증거인데.”
“앗 자기 흐른다. 티슈! 티슈!”
“응. 알았어.”
사정을 하고서도, 그대로 넣은 채로 십여 분, 성아의 남편이 슥 빼내자 얼마나 많이 쌌는지 퓨뷰븃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성아의 보지에서 하얀 정액이 회음부를 타고 흘러내렸다.
“내가 닦아도 되는데…”
“에이. 이런 건 남편이 해줘야 하는 거야.”
성아는 부끄럽다고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 없기에 가만히 다리를 벌려주었다. 성아의 남편은 물 티슈로 성아의 회음부와 사타구니에 흘러내린 정액을 말끔히 닦아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성아는 그런 남편의 행복한 표정을 볼 때마다 가슴 한 켠이 뭔가 간질간질하며 묘한 죄책감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성아 먼저 씻을래?”
“으음. 자기 내일 일 나가야 하잖아. 나 오래 씻으니까 자기 먼저 씻어. 이제 신혼도 아닌데 남편 밤에 잠 못 재운다는 여자 소리 듣고 싶지는 않거든?”
“그럼 사양 않을게.”
성아의 남편은 성아의 입게 가볍게 입맞추고서는 안방에 위치한 화장실에 들어갔다.
“하아…”
성아는 남편이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자 참았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한숨을 크게 내쉰다고 크게 변하는 건 없지만 그나마 가슴에 간질거리는 답답함이 조금은 무뎌지기에 성아는 한숨을 두세 차례 크게 내쉬었다.
성아는 세상에서 남편이 제일 좋다. 아니 사랑한다. 이런 말을 하면 부모님이 서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어느 때는 부모님 이상으로 사랑한다고 느낄 정도다. 그런데 그런 남편에게 있는 결점은.. 아니 엄밀히 말하면 남편의 결점이라 할 수 없다. 남편에게 정신적인 포만감을 채울 수 있지만, 뭐랄까.. 성적인 갈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성아는 남편과의 성관계..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자상하고, 부드럽고, 침대 위에서 눈치도 볼 줄 아는 자신의 남편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고맙다. 그런데 세 번째 남자… 아니 재민이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성아는 참을만했던 답답함이 뭔가 더 구체화됐다.
“하으..”
성아는 어느 때처럼 남편과 질펀한 섹스 후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사타구니에 손을 가져갔다. 정액과 애액으로 질척해진 자신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거칠게 문질렀다. 남편의 정성스러운 애무와 섹스로 민감해진 자신의 보지를 거칠게 매만지는 것이다. 성아 스스로 알지 모르겠지만 성아의 몸은 이제 남편과의 섹스로 성적인 갈증을 채우기는 불가능한 몸이 되어버렸다. 고급 호텔에서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먹은 후, 평소 맛있게 먹어온 음식에 만족감을 못 느끼는 것처럼 성아의 몸도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하앙.. 나.. 진짜 몰라…”
성아는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손으로는 자신의 살짝 부풀어오른 클리와 소목에 닿는 부드러운 음모를 느끼고,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젖꼭지를 잡아당기고 꼬집으며 갈증이 해소되지 않은 자신의 몸을 달랬다.
“후.. 시원하다. 성아야 씻어.”
“응. 알았어.”
성아는 남편 나오는 소리에 황급히 손을 뗐다. 조금만 더 하면 갈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기야 애 우는소리 들리면, 좀 달래줘.”
성아는 남편에게 말하고서는 씻으러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따뜻한 물을 틀고서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남편에 대한 미안함뿐이었다.
“으앙!!”
“자기야 우는소리 들리면 좀 달래…”
샤워소리 때문에 못 들었는데,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집안에 아기 우는 소리로 가득했다. 성아는 남편에게 잔소리라도 부려볼 요량으로 말했지만, 남편은 성아와 잠자리를 가지느라 많이 피곤했는지 이불도 덮지 않은 채 골아 떨어진 상태였다.
“참..”
성아는 그런 남편이 귀여워 핏 웃고서는 이불을 덮어준 후 가볍게 입을 맞춰줬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 남자야. 라는 조용한 혼잣말과 함께.
“???”
“형수님 안녕하세요. 아 인사하기는 늦은 시간인가? 애가 울길래 달래는데 쉽지 않네요.. 하하.”
아기를 데리러 나온 성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자신의 아이를 달래고 있는 재민의 모습이었다.
“뭐 하는 거에요!”
우리는 신경질적인 느낌으로 재민의 품에서 아기를 가져왔다. 아기는 익숙한 엄마향기에 마음이 놓이는지 여전히 울기는 했지만, 아까에 비교하면 투정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얌전하게 칭얼거렸다.
“아.. 그게…”
“응. 그래 배고팠어?” 알았어. 엄마가 찌찌줄게.”
성아의 품에 안기자 가슴에 얼굴을 묻자 성아는 능숙하게 티셔츠를 들어 올렸다.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기에 티셔츠를 들어올리자 봉긋한 젖가슴이 나왔고, 아이는 성아의 품에 안겨 맛있게 젖꼭지를 빨아댔다.
“…? 뭘 봐요!”
“아. 죄송해요. 그.. 처음 봐서..”
성아의 짜증에 넋 놓고 바라보던 재민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거실에는 쪽쪽 모유수유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아이의 새근새근 숨소리가 울려 퍼졌다.
“죄송해요.”
“?”
새근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묘한 침묵이 계속되던 때에 먼저 입을 연건 재민이었다. 언제 자리에서 일어날까 눈치를 보던 성아는 예상치 못한 재민의 말에 속으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 째려보지 마세요. 형 앞에서는 그래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봐주시던데, 형이 없으니 가차없네요. 하하.”
“저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
재민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보려 가볍게 농담을 건넸으나, 성아의 날카로운 대답에 오히려 역효과만 일어났다.
“형 좋은 사람이죠?”
“…”
성아는 대답대신 짜려 보는 눈빛과, 침묵으로 대답했다.
“형은 예전부터 저랬어요. 상냥하고, 정 많고, 착하고. 쟤 얘기 들어서 아실 거에요. 배다른 자식인 거.”
“들었어요.”
성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셨어요. 제 인생의 기억의 시작은 어머니.. 아 헷갈리시겠다. 지금의 어머니에게 혼나는 기억에서 시작해요. 이유도 모른 채 혼나고, 구박받고, 차별당하고. 뭐 당연하겠죠. 외동아들이 있는데, 갑자기 다른 자식이.. 그것도 자기 핏줄도 아닌 아이가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다고 생각하니 짜증나고 분한 게 맞겠죠. 그런 상황에서 저는 자연스럽게 외톨이가 됐어요. 부모님한테 그 흔한 사랑한다는 소리 못 듣는 아이.. 어머니는 저를 보는 눈빛이.. 하하. 마치 지금 형수님이 저를 보는 눈빛 같았어요.”
“…..”
성아는 기가 차는지 오히려 재민을 더 째려보았다.
“죄송해요. 안 웃겼나요? 하여튼 그런 환경에서 형은 저를 진짜 동생처럼 대해줬어요. 항상 웃어주고,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마치 부모님처럼요.”
성아는 남편의 지금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 핏 하고 가볍게 웃었다.
성아는 계속되는 재민의 형 칭찬에 한숨을 내쉬고서는 말을 끊었다.
“그럼 그날 왜 그랬어요?”
“….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은 충분히 들었어요. 그니까…”
“그냥 저의.. 충동 같은 거였어요. 이제 다 아시겠지만, 어머니가 저한테 처음으로 부탁스러운 부탁을 한 거였어요. 그래서 기꺼이 미국에서 왔고….”
“아. 그니까 왜 그랬냐고요?”
“충동같은거였어요. 그때는 잘 몰랐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 같은 거 일수도 있고, 제가 가질 수 없는걸 가진 형에 대한 부러움일수 있고, 아니면 그냥 제가 미쳐버린 거일 수도 있어요. 아니 제가 미친 게 분명해요.”
“…..그만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형수님.”
죄송하다는 재민의 말을 끝으로 둘은 십 여분을 침묵으로 보냈고, 결국 성아는 재민의 손등을 말없이 쥐었다.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지만 계시는 동안 잘해드릴게요”
사실 재민에 대한 성아의 분노는 남편에게 사정을 들은 후로 거의 다 풀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남편이 아끼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기도 하고.. 다만 재민에게는 화가 난 걸로 되어있기에 이걸 대외적으로 해소시킨 계기가 필요했던 것 뿐이었다. 물론 몸을 섞었던 재민과 한집에서 보내야 하는 기간은 괴롭고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감사합니다.”
둘은 그렇게 조용히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성아의 마음속에는 답답한 게 흐물흐물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발로 빵 차서 금방이라도 으깨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저.. 형수님.”
“네?”
새근새근 잠든 아이를 들고 침실로 가려는 순간에 재민이 성아를 불렀다.
“혹시 어머니한테 뭐 들으신 거 없나요?”
“들은 거 없는데… 왜요?”
“아! 아무것도 아녜요. 주무세요.”
…..
재민의 말은 기분 나쁜 복선이라도 됐는지 며칠 뒤 성아의 시어머니가 성아를 본가로 불러들였다. 한참을 뜸들이더니 조심스럽게 건넨 한마디는..
“성아야 너네 둘째 가져라.”
권유도 부탁도 아닌 명령조의 한 마디였다.
재민이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해서 그 동안 평안했던 삶이 확 바뀌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소소한 변화 하나 없을 정도였다.
“성아야 재민이랑 같이 사는 거 별로 안 불편하지?”
성아의 남편이 뒤에서 가볍게 껴안으며 한 손으로는 성아의 젖가슴을 만지고 다른 손으로는 성아의 허벅지 안쪽을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참.. 자기는.. 그런 말 하면서.. 진짜 나이가 들수록 더 변태 같아.”
성아는 대답대신 고개를 돌려 남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착한 애지? 재민이.. 불쌍한 아이야.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사랑이라는걸 느끼지 못한 애야. 아버지의 사랑을 따듯한 포옹대신 통장의 0의 개수로 느낀 아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저렇게 별탈 없이 잘 커줘서 형으로써 너무 대견하고 기뻐.”
성아는 대답대신 고개를 돌려 남편의 품에 꼭 안겨 머릿속에 스믈스믈 기어들어오는 잊고 싶은 날들의 죄책감 섞인 기억들이 머리 한 켠을 차지했다. 아이를 낳겠다는 목적이 있긴 했지만,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지나서야 성아는 그때 자신이 세 번째 남자… 탈의실에서 재민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구에 올라간 채 발정 난 암퇘지 저처럼 보지를 벌렁 이며 세 번째 남자의 자지를 기다렸고, 자신의 질 안에 정액을 배출할 때에는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질안에 엉겨 붙는 진한 정액의 느낌에 거친 숨을 헐떡였고 뭐 앞에 것들은 애를 낳기 위한 시술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어도 탈의실에서 생에 처음으로 느꼈던 숨 넘어갈듯한 오르가즘은 남편을 위해 아기를 위해 자신을 위해 잊으려 애썼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성아야 나 애무 잘하나 봐?”
성아가 알몸의 상태로 남편에게 꼭 안겨 온몸이 축축한 식은땀으로 젖어가던 때에 성아의 남편이 꽤나 기분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지금 엄청나게 젖었어. 봐.”
성아의 남편은 씩 웃으며 성아의 사타구니를 매만지던 자신의 손을 의기양양하게 꺼내 보였다. 남편이 손은 투명한 보짓물로 번드르르 젖어있었다.
“자기도 참… 부끄럽게…”
“오늘 홍콩으로 보내줄게. 기대해도 좋아.”
“하하. 뭐야. 애처럼..”
남편은 본격적으로 하려는지 둘이 덮고 있던 얇은 이불을 침대 밑으로 떨어트리고서는 성아는 반듯한 자세로 눕혔다. 그리고는 양 허벅지를 잡고서는 살짝 벌려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서는 축축히 젖다 못해 홍수가 되어버린 성아의 보지에 얼굴을 묻었다.
“아잉.. 간지러워…”
“이렇게 좋으면서 내숭은..”
성아는 진짜로 간지러웠다. 기분이 나쁘다고 할 정돈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자지러지게 좋다고 할 정도도 아니었다. 다만 남편이 자기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말없이 다리를 슬쩍 벌려 남편이 자신의 보지를 애무할 수 있게 열어줬다.
“우리 성아 보지는 애를 낳았는데도 처녀시절 때랑 다른 게 없는 것 같아.”
“진짜아.. 그마안.. 장난도 정도 것 해야 믿지..”
“진짠데? 그리고 사실 처녀시절보다 더 농염해진 것 같아.”
“계속하면 나 화낼 거야.”
“미안미안. 하지만 지금까지 한말들은 다 사실이라고.”
남편은 성아의 말랑말랑한 허벅지를 주무르며 성아의 보지를 낼름낼름 핥았다. 혓 바닥으로 낼름낼름 핥아 올리기도 하고, 혀 끝으로 질구를 살살 간질이기도 했다.
“하으.. 자기…”
성아는 신음이 나올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남편이 순간순간 계속 올려다보며, ‘좋지?’ 라는 눈으로 바라봤기에 성아는 하는 수없이 신음을 내뱉었다.
성아는 미안할 정도로 남편이 자신을 사랑해줄수록 괜히 미안해졌다. 지금 젖은 게 남편 때문인 것도 조금 있겠지만, 주된 원인이 세 번째 남자.. 이제는 도련님이 되어버린 재민과의 잊고 싶은 섹스 기억에 젖어버린 것이기에….
성아의 남편은 이제 못 참겠는지 소리를 내며 열심히 빨고 핥던 성아의 사타구니에서 입을 떼고서는 성아의 몸 위에 올라가 조심스럽게 몸을 포개며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사랑해 성아야.”
“….”
“성아는 나 사랑 안 해?”
성아의 남편은 자신의 사랑한다는 말에 성아가 아무 대답이 없자 살짝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사랑해요.”
성아는 살짝 토라진 남편의 모습이 귀여운지 씩 웃고서는 양손으로 목덜미를 가볍게 휘감았다. 그리고는 이제 넣어도 된다는 의미로 부드럽게 입을 맞춰주었다.
“헉… 헉… 성아야.”
“하응.. 자기야…”
성아의 남편은 성아를 정말로 기쁘게 해주고 싶은지 천천히 애를 태우듯 피스톤운동을 진행했다. 성아의 남편도 많이 흥분했을 텐데, 박는 순간에도 성아의 가슴을 매만지고, 성아의 성감대라고 할 수 있는 겨드랑이 밑이라던지, 쇄골 쪽을 부드럽게 자극하며 피스톤운동을 했다.
“성아야. 이제 마무리 지을게.”
“흡.. 알았어요..”
성아는 하품이 나올뻔한걸 겨우 참아내며 말했다. 시간이 새벽 2시 가까이되니 하품이 나올법한 게 당연하지만,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루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남편에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소소한 행동에서부터, 지금의 잠자리에서 보이듯이 자신을 무척이나 사랑한다는 느낌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사회적 지위나 환경을 봐서는 바람을 피우거나 혹은 유사한 행동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아의 남편은 성아만을 바라보고 사랑해왔다. 성아는 그런 남편이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스럽고 어느 방면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다만 결점이 있다면..
“성아야 나 이제 쌀게.”
“아앙…”
성아는 대답대신 신음으로 대답했다. 대답대신 신음으로 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잠자리에서 자신의 눈치를 보며 섹스를 하는 남편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기에 성아는 이제 충분히 만족했다는 표시로 야릇한 신음을 들려주었다. 신음의 효과는 대단했는지 남편은 성아의 골반을 단단히 잡고서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렸다. 질척하게 젖어버린 교접부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조금 지나지 않아.
찍. 찍. 찌익.
“하아.. 성아야 수고했어.”
“사랑해요.”
성아는 자신의 품에 안겨 가픈 숨을 내쉬는 남편이 너무나도 고마워 가볍게 입을 맞춰주며 사랑한다 말했다.
“자기는… 신혼도 아니고 우리 이제 아이도 가졌는데 너무 많이 쌌어..”
“하하 주책인가? 그래도 내가 그만큼 성아를 사랑한다는 증거인데.”
“앗 자기 흐른다. 티슈! 티슈!”
“응. 알았어.”
사정을 하고서도, 그대로 넣은 채로 십여 분, 성아의 남편이 슥 빼내자 얼마나 많이 쌌는지 퓨뷰븃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성아의 보지에서 하얀 정액이 회음부를 타고 흘러내렸다.
“내가 닦아도 되는데…”
“에이. 이런 건 남편이 해줘야 하는 거야.”
성아는 부끄럽다고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 없기에 가만히 다리를 벌려주었다. 성아의 남편은 물 티슈로 성아의 회음부와 사타구니에 흘러내린 정액을 말끔히 닦아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성아는 그런 남편의 행복한 표정을 볼 때마다 가슴 한 켠이 뭔가 간질간질하며 묘한 죄책감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성아 먼저 씻을래?”
“으음. 자기 내일 일 나가야 하잖아. 나 오래 씻으니까 자기 먼저 씻어. 이제 신혼도 아닌데 남편 밤에 잠 못 재운다는 여자 소리 듣고 싶지는 않거든?”
“그럼 사양 않을게.”
성아의 남편은 성아의 입게 가볍게 입맞추고서는 안방에 위치한 화장실에 들어갔다.
“하아…”
성아는 남편이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자 참았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한숨을 크게 내쉰다고 크게 변하는 건 없지만 그나마 가슴에 간질거리는 답답함이 조금은 무뎌지기에 성아는 한숨을 두세 차례 크게 내쉬었다.
성아는 세상에서 남편이 제일 좋다. 아니 사랑한다. 이런 말을 하면 부모님이 서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어느 때는 부모님 이상으로 사랑한다고 느낄 정도다. 그런데 그런 남편에게 있는 결점은.. 아니 엄밀히 말하면 남편의 결점이라 할 수 없다. 남편에게 정신적인 포만감을 채울 수 있지만, 뭐랄까.. 성적인 갈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성아는 남편과의 성관계..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자상하고, 부드럽고, 침대 위에서 눈치도 볼 줄 아는 자신의 남편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고맙다. 그런데 세 번째 남자… 아니 재민이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성아는 참을만했던 답답함이 뭔가 더 구체화됐다.
“하으..”
성아는 어느 때처럼 남편과 질펀한 섹스 후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사타구니에 손을 가져갔다. 정액과 애액으로 질척해진 자신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거칠게 문질렀다. 남편의 정성스러운 애무와 섹스로 민감해진 자신의 보지를 거칠게 매만지는 것이다. 성아 스스로 알지 모르겠지만 성아의 몸은 이제 남편과의 섹스로 성적인 갈증을 채우기는 불가능한 몸이 되어버렸다. 고급 호텔에서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먹은 후, 평소 맛있게 먹어온 음식에 만족감을 못 느끼는 것처럼 성아의 몸도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하앙.. 나.. 진짜 몰라…”
성아는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손으로는 자신의 살짝 부풀어오른 클리와 소목에 닿는 부드러운 음모를 느끼고,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젖꼭지를 잡아당기고 꼬집으며 갈증이 해소되지 않은 자신의 몸을 달랬다.
“후.. 시원하다. 성아야 씻어.”
“응. 알았어.”
성아는 남편 나오는 소리에 황급히 손을 뗐다. 조금만 더 하면 갈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기야 애 우는소리 들리면, 좀 달래줘.”
성아는 남편에게 말하고서는 씻으러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따뜻한 물을 틀고서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남편에 대한 미안함뿐이었다.
“으앙!!”
“자기야 우는소리 들리면 좀 달래…”
샤워소리 때문에 못 들었는데,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집안에 아기 우는 소리로 가득했다. 성아는 남편에게 잔소리라도 부려볼 요량으로 말했지만, 남편은 성아와 잠자리를 가지느라 많이 피곤했는지 이불도 덮지 않은 채 골아 떨어진 상태였다.
“참..”
성아는 그런 남편이 귀여워 핏 웃고서는 이불을 덮어준 후 가볍게 입을 맞춰줬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 남자야. 라는 조용한 혼잣말과 함께.
“???”
“형수님 안녕하세요. 아 인사하기는 늦은 시간인가? 애가 울길래 달래는데 쉽지 않네요.. 하하.”
아기를 데리러 나온 성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자신의 아이를 달래고 있는 재민의 모습이었다.
“뭐 하는 거에요!”
우리는 신경질적인 느낌으로 재민의 품에서 아기를 가져왔다. 아기는 익숙한 엄마향기에 마음이 놓이는지 여전히 울기는 했지만, 아까에 비교하면 투정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얌전하게 칭얼거렸다.
“아.. 그게…”
“응. 그래 배고팠어?” 알았어. 엄마가 찌찌줄게.”
성아의 품에 안기자 가슴에 얼굴을 묻자 성아는 능숙하게 티셔츠를 들어 올렸다.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기에 티셔츠를 들어올리자 봉긋한 젖가슴이 나왔고, 아이는 성아의 품에 안겨 맛있게 젖꼭지를 빨아댔다.
“…? 뭘 봐요!”
“아. 죄송해요. 그.. 처음 봐서..”
성아의 짜증에 넋 놓고 바라보던 재민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거실에는 쪽쪽 모유수유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아이의 새근새근 숨소리가 울려 퍼졌다.
“죄송해요.”
“?”
새근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묘한 침묵이 계속되던 때에 먼저 입을 연건 재민이었다. 언제 자리에서 일어날까 눈치를 보던 성아는 예상치 못한 재민의 말에 속으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 째려보지 마세요. 형 앞에서는 그래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봐주시던데, 형이 없으니 가차없네요. 하하.”
“저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
재민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보려 가볍게 농담을 건넸으나, 성아의 날카로운 대답에 오히려 역효과만 일어났다.
“형 좋은 사람이죠?”
“…”
성아는 대답대신 짜려 보는 눈빛과, 침묵으로 대답했다.
“형은 예전부터 저랬어요. 상냥하고, 정 많고, 착하고. 쟤 얘기 들어서 아실 거에요. 배다른 자식인 거.”
“들었어요.”
성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셨어요. 제 인생의 기억의 시작은 어머니.. 아 헷갈리시겠다. 지금의 어머니에게 혼나는 기억에서 시작해요. 이유도 모른 채 혼나고, 구박받고, 차별당하고. 뭐 당연하겠죠. 외동아들이 있는데, 갑자기 다른 자식이.. 그것도 자기 핏줄도 아닌 아이가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다고 생각하니 짜증나고 분한 게 맞겠죠. 그런 상황에서 저는 자연스럽게 외톨이가 됐어요. 부모님한테 그 흔한 사랑한다는 소리 못 듣는 아이.. 어머니는 저를 보는 눈빛이.. 하하. 마치 지금 형수님이 저를 보는 눈빛 같았어요.”
“…..”
성아는 기가 차는지 오히려 재민을 더 째려보았다.
“죄송해요. 안 웃겼나요? 하여튼 그런 환경에서 형은 저를 진짜 동생처럼 대해줬어요. 항상 웃어주고,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마치 부모님처럼요.”
성아는 남편의 지금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 핏 하고 가볍게 웃었다.
성아는 계속되는 재민의 형 칭찬에 한숨을 내쉬고서는 말을 끊었다.
“그럼 그날 왜 그랬어요?”
“….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은 충분히 들었어요. 그니까…”
“그냥 저의.. 충동 같은 거였어요. 이제 다 아시겠지만, 어머니가 저한테 처음으로 부탁스러운 부탁을 한 거였어요. 그래서 기꺼이 미국에서 왔고….”
“아. 그니까 왜 그랬냐고요?”
“충동같은거였어요. 그때는 잘 몰랐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 같은 거 일수도 있고, 제가 가질 수 없는걸 가진 형에 대한 부러움일수 있고, 아니면 그냥 제가 미쳐버린 거일 수도 있어요. 아니 제가 미친 게 분명해요.”
“…..그만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형수님.”
죄송하다는 재민의 말을 끝으로 둘은 십 여분을 침묵으로 보냈고, 결국 성아는 재민의 손등을 말없이 쥐었다.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지만 계시는 동안 잘해드릴게요”
사실 재민에 대한 성아의 분노는 남편에게 사정을 들은 후로 거의 다 풀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남편이 아끼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기도 하고.. 다만 재민에게는 화가 난 걸로 되어있기에 이걸 대외적으로 해소시킨 계기가 필요했던 것 뿐이었다. 물론 몸을 섞었던 재민과 한집에서 보내야 하는 기간은 괴롭고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감사합니다.”
둘은 그렇게 조용히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성아의 마음속에는 답답한 게 흐물흐물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발로 빵 차서 금방이라도 으깨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저.. 형수님.”
“네?”
새근새근 잠든 아이를 들고 침실로 가려는 순간에 재민이 성아를 불렀다.
“혹시 어머니한테 뭐 들으신 거 없나요?”
“들은 거 없는데… 왜요?”
“아! 아무것도 아녜요. 주무세요.”
…..
재민의 말은 기분 나쁜 복선이라도 됐는지 며칠 뒤 성아의 시어머니가 성아를 본가로 불러들였다. 한참을 뜸들이더니 조심스럽게 건넨 한마디는..
“성아야 너네 둘째 가져라.”
권유도 부탁도 아닌 명령조의 한 마디였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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