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강원도 시내군 한천면 프렌드마트
“수고하셨습니다. 충성.”
고깃집에서 나온 보미는 그렇게 자리를 피하듯 부대로 돌아갔다.
캔커피를 건네며 서나래 중위가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이번에 도와드리지 못해서...”
“아니요. 필름 복사가 된다는걸 알려주신덕에 외부 자문도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파견나가시는건...”
찬수는 조금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눈 앞의 그녀가 다른 군의관들과 커피 문제로 아웅다웅하고, 보미 문제로 자기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낸 그 서나래 중위라기에는 너무나 주눅들어 있었다.
2009년 9월 19일 춘천 트르와 모텔
“이렇게 하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응.”
동생의 무릎을 베고 누운 찬수는 눈을 짧게 대답했다.
“전에는 가끔씩 이렇게 했는데...”
“...”
“나래 언니가 갑자기 다른 친구 연락 받고 가지 않았으면 못할뻔 했네...”
“...”
“간호사관학교 출신이 국군방송 아나운서라니 정말 신기하다. 그지?”
“... 응.”
정신이 너무나 피곤해져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대꾸는 해줘야할 것 같았다.
“어휴, 아무 말 안하다가 아나운서라니까...”
“...”
다시 놀리려고 했지만, 오빠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것을 보고는 그럴 수 없었다. 공부에 치인다는 본과시절에도, 시간도 없고 피곤해 오프라도 집에 오기를 주저한다는 인턴시절에도, 레지던트 시절에도 자주 보였던 힘든 얼굴같았다.
나은을 만나고 온 것이 오빠에게 그토록 힘든 일이구나 싶어졌다. 오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조금 쉬어.”
“응.”
고개를 끄덕이며 오빠는 짧게 대답했다.
나은의 죽음에 죄책감도 느껴졌고, 정신적으로 무너진 오빠가 덮친다면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겠다 마음 먹었었다. 지선이 떠났을 때 한 달 가까이 둘만 있으면 끊임없이 입이든 가슴이든 엉덩이든 어디든 가리지 않고 탐닉하던 오빠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그 탐닉을 통해 어딘가로 도피하는듯한 오빠가 보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걸 끌어안고 견디려하는 오빠의 모습은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나은씨가 오빠를 바꾼건가요?’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자는건지 눈만 감은 것인지 모를 오빠를 보며 생각했다.
2008년 2월 13일 춘천
‘이중에 나은이 부모님들도 계시겠구나...’
강당에는 오늘 졸업하는 여고생들의 가족들이 잔뜩이었다. 나은의 졸업식을 축하하러 찬수도 그들 사이에 있었다.
“혹시 유 선생님?”
나은이 자신의 담당 환자로 있을 때 보호자인 나은의 부모님은 몇 번 만난적이 있기에 둘러보며 찾는 찬수의 뒤에서 누군가 아는척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안녕하세요.”
찬수보다 나은의 부모님들이 먼저 찬수를 찾아냈다.
“오실거면 미리 전화라도 주시지요.”
“일정이 어떻게 될지 확실하지 않아서요...”
“많이 바쁘신가보네요.”
“예...”
“오늘 아침까지 수술하다가 왔거든요.”
매점에 다녀온 동생이 옆에서 거들었다.
오늘에 맞춰 오프를 짜 넣었지만, 흉부외과는 늘 사람이 부족했기에 오늘 아침까지도 당직을 서야 했고, 그나마도 새벽 늦게 응급 환자가 생겨 수술방을 들어가야 했다. 아침 7시가 넘어서야 수술이 끝나 의국에 돌아왔고, 그 상태에서 피로에 지쳐 잠깐 눈을 붙였다.
“저... 옆에 계신분은 누구...”
“유 선생님 동생분이시죠? 저희 딸이 전에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못알아뵈서 죄송합니다.”
옆에서 끼어든 여자의 정체를 의아하게 여긴 나은의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쪽은 조금 늦었지만 동생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몇 달 전 나은이 서울에 올라왔을 때 동생과 함께 가로수길 옷가게에서 찍은 사진을 집에 보여준 것 같았다.
“어머 제 소개가 늦었네요. 나은씨 부모님이시죠? 전 오빠 친동생인 유나은이예요.”
“저희 나은이가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정말 미인이시네요.”
“딸아이가 신세가 많습니다.”
동생은 그제서야 나은의 부모님에게 자기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셔.”
동생이 캔커피들을 내밀었다.
“응?“
“아직 잠 덜깼잖아.”
"..."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자기 여자친구 졸업식 간다고 오늘 오프까지 준비한 인간이 코마(coma: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 의사들끼리는 너무 깊이 잠들어버린 상태에도 농담삼아 쓴다.)로 있냐?”
“아...”
“아침에 전화했는데 아무 말 없어서 느낌 이상해 병원에 가보니까...”
“...”
“아주 세상 모르고 자고 있고.”
“차안에서도 계속 자고.”
“...”
“내가 비서에 운전기사냐?”
“미안해.”
“미안하면... 음. 아무튼 그거 마시고 빨리 잠이나 깨.”
계속 구박하려던 동생은 옆에 있던 나은의 부모님을 의식하고 헛기침만 하고 말을 넘어갔다.
“고마워.”
동생이 전해준 캔커피들을 연거푸 들이마셨다. 조금은 살 것 같았다.
2009년 9월 19일 춘천 트르와 모텔
쪽
잠든 찬수의 입술에 동생의 입술이 닿았다.
“...”
그 느낌에 찬수가 눈을 떴다.
“쉿. 가만 있어봐.”
동생은 찬수의 입술에 손가락을 얹고는 아무 말 말라는 동작을 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뗴더니 다시 찬수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아무 말도 없엇다. 오히려 말을 하면 더는 분위기가 유지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머뭇거리는듯하던 찬수의 다물고 있던 입술이 위아래로 열렸고 그 안으로 동생의 혀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서로 손을 뻗어 상대방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으...”
동생의 한 쪽 손이 찬수의 바지 위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
오빠의 손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훑듯 내려가면서 원피스의 지퍼를 내렸다. 잠시 후 손이 옷 사이로 들어와 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척추를 관통하는듯한 쾌감이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대로 키스하면서 원피스를 벗어버리고, 오빠와 함께 한꺼풀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브래지어와 팬티, 스타킹 차림으로 밑에 깔려 있는 팬티 차림의 오빠 몸 위를 꿈틀대기 시작했다.
“웁...웁...”
키스하느라 자신의 입술로 덮인 오빠의 입 안에서 신음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오빠의 자지를 손으로 흔들듯 무릎 뒤편으로 팬티 위를 흔들었다. 팬티 안에 있는 것이 점점 커지고 단단해지는게 느껴졌다.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은채 애무를 받으며 꼼짝 못하는 오빠를 보는게 재미있었다.
“우리 오빠 왜 이렇게 귀여워?”
“하악...하악...”
키스를 하고 있던 입을 떼어내자 빨라진 오빠의 숨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오빠의 귓불을 물고, 목덜미를 혀로 훑었다.
“으...음...”
가만히 있으란 말에 순순히 따르는지 오빠는 온몸을 비틀며 신음하고 있었다. 그대로 오빠의 팬티를 끌어내리고 물방울이 맺혀있는 오빠의 자지를 한 입에 넣었다.
추루릅
“아...”
어쩔줄 몰라하던 오빠의 손이 허리를 끌어안았다. 자세가 69자세처럼 되었다. 키도 비슷해서 제대로 둔덕이 오빠의 눈 앞에 있었다.
“어허, 가만 있으랬잖아.”
입을 떼고 구박했다.
“아...”
“오늘은 내가 서비스해줄테니까 가만있어. 자꾸 딴짓하면 안해준다.”
그리고 다시 오빠의 불끈거리고 있는 자지를 입에 넣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추루룹
“인심썼다. 허리 끌어안아도 돼.”
“하아아...”
2008년 2월 13일 춘천
“나연아, 엄마 아빠 여기 계셔... 아!”
함꼐 졸업하는 동생과 함께 부모님을 찾은 나은은 부모님만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찬수와 나은 언니가 함께 있는걸 보고 놀랐다. 올 것이라고 했지만, 병원일이 바쁘다고 했고, 새벽에 응급 수술에 들어간다는 문자를 보고 반쯤은 포기했었다. 자기 동생의 졸업식날도 병원에 있느라 찬수는 오지 못했다고 들었고, 나은 본인도 자신이 입원해 있었을 때 흉부외과 의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아왔기에 무리한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었다.
“졸업 축하해.”
“오...빠...”
그가 찾아와 이렇게 축하의 말을 해주는 것에 감격스러운 기분까지 들었다.
“유 선생님이랑 동생분도 저희랑 같이 점심 드시러 가실거죠?”
나은의 어머니가 물었다.
“예.”
찬수가 싱긋 웃었다.
“...”
부모님 눈치를 보던 나은은 고개를 숙인채 슬그머니 찬수의 옆에 섰다.
“어머, 언니 좀 봐. 이제 남자친구 생겼다고...”
나은의 동생인 나연이 살짝 자기 언니에게 핀잔을 줬다.
“그...그건 아니고...”
부끄러워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나은과 그런 자기 언니보다 한뼘은 커보이는 나연이 몹시 대비 되었다.
2003년 1월 19일 수도대학병원 흉부외과
“예, 고맙습니다.”
아침 rounding(회진; 의사들이 일제히 각 병실을 돌며 환자들을 체크하는 것)에서 지시받은대로 담당 환자의 history taking(환자의 병과 관련된 이력 및 관련 사항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마치고 환자에게 인사를 했다.
“저... 선생님...”
“네?”
“이 수술 받으면 흉터가...”
만 16세, 여성. 가슴을 여는 수술이기에 가슴의 흉터가 걱정되는듯했다.
“예, 수술 자국이 남을겁니다.”
“... 그러면... ...
뭔가 말하려다가 부끄러운 듯 말을 못 이었다. 불과 며칠 전 발가락을 포기해야 할 때의 동생이 떠올랐다. 평생의 꿈을 접어야 했던 동생과 비교하면 옷으로 가려져 보이지도 않을 가슴의 흉터따위는 사소한 것이 아닌가 싶어 짜증이 나려했다.
“일단 다른 선택이 없다고 판단하셔서 담당 선생님께서도 수술을 택하신 것이겠죠.”
그렇다고 환자에게 신경질을 부릴 수 는 없었기에 차근차근 말했다.
“... 그래도...”
“그렇게 불안하시면 담당 선생님께 말씀 전하겠습니다.”
“...”
어차피 환자는 미성년자이기에 보호자가 동의하면 해결되는 일이겠지만, 환자의 설득은 필요했다. 다만 지금은 거기에 말려들고싶지는 않았다.
동생이 사고를 당한 날 걸려온 전화를 못받은 후 지선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임상실습중이고 지금은 분원쪽을 돌고 있어 바빠서 전화를 못 받을 수 도 있었지만, 신경은 쓰이고 있었다.
2008년 2월 13일 춘천 시내 사진관
“가족 사진 찍으러 오셨나보죠?”
고등학교 졸업한 딸들을 데리고 같이 사진을 찍으러 온 줄 안 사진사가 물었다.
“예, 우리 오빠랑 새언니네 식구들이랑 사진 찍으러 왔어요.”
동생이 명랑하게 대답했다.
“새언니요?”
20대로 보이는 이 키 큰 여자 말고는 새언니라는 말을 들을 여자라고는 교복 차림의 여자들과 그 어머니쯤으로 보이는 중년 여자뿐인데 이 가족은 구성이 어떻게 된건가 사진사는 의아해하며 이 가족들을 훑어보았다.
“야...”
“...”
찬수와 나은 두 사람 모두 새언니 소리에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네. 언니가 결혼하면 나은 언니한테 새언니네?”
“그죠? 나은씨가 내 새언니죠.”
두 사람의 동생들은 놀리는데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2009년 9월 19일 춘천 트르와 모텔
뚜뚜루
찬수의 전화기가 울렸다.
[최경희]
뚜루루
“나은아 이건...”
욕실 안에서 동생의 행동에 찬수는 당황했다.
뚜뚜루
찬수를 욕조 안에 눕혀놓고 온몸에 바디샴푸 거품을 묻힌채로 욕조 안에 들어온 동생이 웃으며 말했다.
“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어멋.”
거품 때문에 미끄러운지 욕조안에서 넘어질뻔했다.
“조심해. 근데 이건 또 어디서 본거야?”
“비밀.”
“잠깐만.”
뚜뚜루
“네, 유찬수입니다.”
핸드폰의 자동응답기가 받았다.
“흐흑...”
=-=-=-=-=-=-=-=-=-=-=-=-=-=-=-=-=-=-=-=-=-=-=-=-=-=-
* 등장 인물, 단체명, 지명은 실제가 아닙니다.
* 소라넷에만 연재중입니다. 허가되지 않은 복사, 변형, 도용을 금지합니다.
"개인의 저작물은 형식은 물론 인터넷,오프라인 여부를 불문하고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됩니다. 현행법상 저작물을 창작한 자에게는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저작권이 발생하며, 타인이 당해 저작물을 임의로 인터넷상에 게재하는 것은 복제권 및 전송권 침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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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에서는 연방저작권법(Federal Copyright Act.)에 의거. 이의 침해시 저작권 침해자는 저작권 침해 행위와 저작권 침해로 얻은 실제 이익에 대해 피해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각 침해건에 대해 200$~15만$의 피해 보상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발생하는 원저작자의 변호사 선임비용과 재판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피해보상과 별도로 징역형이 부가될 수 있습니다."
* 기다리신분들께 죄송하단 말씀부터 드립니다. 여러가지로 바쁘기도 했고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탓에 연재가 길어졌습니다.
* 리부트를 할지 하던대로 스토리를 전개할지는 3부를 마친 뒤에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 다음 외전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수고하셨습니다. 충성.”
고깃집에서 나온 보미는 그렇게 자리를 피하듯 부대로 돌아갔다.
캔커피를 건네며 서나래 중위가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이번에 도와드리지 못해서...”
“아니요. 필름 복사가 된다는걸 알려주신덕에 외부 자문도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파견나가시는건...”
찬수는 조금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눈 앞의 그녀가 다른 군의관들과 커피 문제로 아웅다웅하고, 보미 문제로 자기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낸 그 서나래 중위라기에는 너무나 주눅들어 있었다.
2009년 9월 19일 춘천 트르와 모텔
“이렇게 하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응.”
동생의 무릎을 베고 누운 찬수는 눈을 짧게 대답했다.
“전에는 가끔씩 이렇게 했는데...”
“...”
“나래 언니가 갑자기 다른 친구 연락 받고 가지 않았으면 못할뻔 했네...”
“...”
“간호사관학교 출신이 국군방송 아나운서라니 정말 신기하다. 그지?”
“... 응.”
정신이 너무나 피곤해져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대꾸는 해줘야할 것 같았다.
“어휴, 아무 말 안하다가 아나운서라니까...”
“...”
다시 놀리려고 했지만, 오빠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것을 보고는 그럴 수 없었다. 공부에 치인다는 본과시절에도, 시간도 없고 피곤해 오프라도 집에 오기를 주저한다는 인턴시절에도, 레지던트 시절에도 자주 보였던 힘든 얼굴같았다.
나은을 만나고 온 것이 오빠에게 그토록 힘든 일이구나 싶어졌다. 오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조금 쉬어.”
“응.”
고개를 끄덕이며 오빠는 짧게 대답했다.
나은의 죽음에 죄책감도 느껴졌고, 정신적으로 무너진 오빠가 덮친다면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겠다 마음 먹었었다. 지선이 떠났을 때 한 달 가까이 둘만 있으면 끊임없이 입이든 가슴이든 엉덩이든 어디든 가리지 않고 탐닉하던 오빠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그 탐닉을 통해 어딘가로 도피하는듯한 오빠가 보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걸 끌어안고 견디려하는 오빠의 모습은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나은씨가 오빠를 바꾼건가요?’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자는건지 눈만 감은 것인지 모를 오빠를 보며 생각했다.
2008년 2월 13일 춘천
‘이중에 나은이 부모님들도 계시겠구나...’
강당에는 오늘 졸업하는 여고생들의 가족들이 잔뜩이었다. 나은의 졸업식을 축하하러 찬수도 그들 사이에 있었다.
“혹시 유 선생님?”
나은이 자신의 담당 환자로 있을 때 보호자인 나은의 부모님은 몇 번 만난적이 있기에 둘러보며 찾는 찬수의 뒤에서 누군가 아는척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안녕하세요.”
찬수보다 나은의 부모님들이 먼저 찬수를 찾아냈다.
“오실거면 미리 전화라도 주시지요.”
“일정이 어떻게 될지 확실하지 않아서요...”
“많이 바쁘신가보네요.”
“예...”
“오늘 아침까지 수술하다가 왔거든요.”
매점에 다녀온 동생이 옆에서 거들었다.
오늘에 맞춰 오프를 짜 넣었지만, 흉부외과는 늘 사람이 부족했기에 오늘 아침까지도 당직을 서야 했고, 그나마도 새벽 늦게 응급 환자가 생겨 수술방을 들어가야 했다. 아침 7시가 넘어서야 수술이 끝나 의국에 돌아왔고, 그 상태에서 피로에 지쳐 잠깐 눈을 붙였다.
“저... 옆에 계신분은 누구...”
“유 선생님 동생분이시죠? 저희 딸이 전에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못알아뵈서 죄송합니다.”
옆에서 끼어든 여자의 정체를 의아하게 여긴 나은의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쪽은 조금 늦었지만 동생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몇 달 전 나은이 서울에 올라왔을 때 동생과 함께 가로수길 옷가게에서 찍은 사진을 집에 보여준 것 같았다.
“어머 제 소개가 늦었네요. 나은씨 부모님이시죠? 전 오빠 친동생인 유나은이예요.”
“저희 나은이가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정말 미인이시네요.”
“딸아이가 신세가 많습니다.”
동생은 그제서야 나은의 부모님에게 자기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셔.”
동생이 캔커피들을 내밀었다.
“응?“
“아직 잠 덜깼잖아.”
"..."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자기 여자친구 졸업식 간다고 오늘 오프까지 준비한 인간이 코마(coma: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 의사들끼리는 너무 깊이 잠들어버린 상태에도 농담삼아 쓴다.)로 있냐?”
“아...”
“아침에 전화했는데 아무 말 없어서 느낌 이상해 병원에 가보니까...”
“...”
“아주 세상 모르고 자고 있고.”
“차안에서도 계속 자고.”
“...”
“내가 비서에 운전기사냐?”
“미안해.”
“미안하면... 음. 아무튼 그거 마시고 빨리 잠이나 깨.”
계속 구박하려던 동생은 옆에 있던 나은의 부모님을 의식하고 헛기침만 하고 말을 넘어갔다.
“고마워.”
동생이 전해준 캔커피들을 연거푸 들이마셨다. 조금은 살 것 같았다.
2009년 9월 19일 춘천 트르와 모텔
쪽
잠든 찬수의 입술에 동생의 입술이 닿았다.
“...”
그 느낌에 찬수가 눈을 떴다.
“쉿. 가만 있어봐.”
동생은 찬수의 입술에 손가락을 얹고는 아무 말 말라는 동작을 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뗴더니 다시 찬수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아무 말도 없엇다. 오히려 말을 하면 더는 분위기가 유지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머뭇거리는듯하던 찬수의 다물고 있던 입술이 위아래로 열렸고 그 안으로 동생의 혀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서로 손을 뻗어 상대방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으...”
동생의 한 쪽 손이 찬수의 바지 위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
오빠의 손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훑듯 내려가면서 원피스의 지퍼를 내렸다. 잠시 후 손이 옷 사이로 들어와 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척추를 관통하는듯한 쾌감이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대로 키스하면서 원피스를 벗어버리고, 오빠와 함께 한꺼풀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브래지어와 팬티, 스타킹 차림으로 밑에 깔려 있는 팬티 차림의 오빠 몸 위를 꿈틀대기 시작했다.
“웁...웁...”
키스하느라 자신의 입술로 덮인 오빠의 입 안에서 신음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오빠의 자지를 손으로 흔들듯 무릎 뒤편으로 팬티 위를 흔들었다. 팬티 안에 있는 것이 점점 커지고 단단해지는게 느껴졌다.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은채 애무를 받으며 꼼짝 못하는 오빠를 보는게 재미있었다.
“우리 오빠 왜 이렇게 귀여워?”
“하악...하악...”
키스를 하고 있던 입을 떼어내자 빨라진 오빠의 숨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오빠의 귓불을 물고, 목덜미를 혀로 훑었다.
“으...음...”
가만히 있으란 말에 순순히 따르는지 오빠는 온몸을 비틀며 신음하고 있었다. 그대로 오빠의 팬티를 끌어내리고 물방울이 맺혀있는 오빠의 자지를 한 입에 넣었다.
추루릅
“아...”
어쩔줄 몰라하던 오빠의 손이 허리를 끌어안았다. 자세가 69자세처럼 되었다. 키도 비슷해서 제대로 둔덕이 오빠의 눈 앞에 있었다.
“어허, 가만 있으랬잖아.”
입을 떼고 구박했다.
“아...”
“오늘은 내가 서비스해줄테니까 가만있어. 자꾸 딴짓하면 안해준다.”
그리고 다시 오빠의 불끈거리고 있는 자지를 입에 넣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추루룹
“인심썼다. 허리 끌어안아도 돼.”
“하아아...”
2008년 2월 13일 춘천
“나연아, 엄마 아빠 여기 계셔... 아!”
함꼐 졸업하는 동생과 함께 부모님을 찾은 나은은 부모님만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찬수와 나은 언니가 함께 있는걸 보고 놀랐다. 올 것이라고 했지만, 병원일이 바쁘다고 했고, 새벽에 응급 수술에 들어간다는 문자를 보고 반쯤은 포기했었다. 자기 동생의 졸업식날도 병원에 있느라 찬수는 오지 못했다고 들었고, 나은 본인도 자신이 입원해 있었을 때 흉부외과 의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아왔기에 무리한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었다.
“졸업 축하해.”
“오...빠...”
그가 찾아와 이렇게 축하의 말을 해주는 것에 감격스러운 기분까지 들었다.
“유 선생님이랑 동생분도 저희랑 같이 점심 드시러 가실거죠?”
나은의 어머니가 물었다.
“예.”
찬수가 싱긋 웃었다.
“...”
부모님 눈치를 보던 나은은 고개를 숙인채 슬그머니 찬수의 옆에 섰다.
“어머, 언니 좀 봐. 이제 남자친구 생겼다고...”
나은의 동생인 나연이 살짝 자기 언니에게 핀잔을 줬다.
“그...그건 아니고...”
부끄러워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나은과 그런 자기 언니보다 한뼘은 커보이는 나연이 몹시 대비 되었다.
2003년 1월 19일 수도대학병원 흉부외과
“예, 고맙습니다.”
아침 rounding(회진; 의사들이 일제히 각 병실을 돌며 환자들을 체크하는 것)에서 지시받은대로 담당 환자의 history taking(환자의 병과 관련된 이력 및 관련 사항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마치고 환자에게 인사를 했다.
“저... 선생님...”
“네?”
“이 수술 받으면 흉터가...”
만 16세, 여성. 가슴을 여는 수술이기에 가슴의 흉터가 걱정되는듯했다.
“예, 수술 자국이 남을겁니다.”
“... 그러면... ...
뭔가 말하려다가 부끄러운 듯 말을 못 이었다. 불과 며칠 전 발가락을 포기해야 할 때의 동생이 떠올랐다. 평생의 꿈을 접어야 했던 동생과 비교하면 옷으로 가려져 보이지도 않을 가슴의 흉터따위는 사소한 것이 아닌가 싶어 짜증이 나려했다.
“일단 다른 선택이 없다고 판단하셔서 담당 선생님께서도 수술을 택하신 것이겠죠.”
그렇다고 환자에게 신경질을 부릴 수 는 없었기에 차근차근 말했다.
“... 그래도...”
“그렇게 불안하시면 담당 선생님께 말씀 전하겠습니다.”
“...”
어차피 환자는 미성년자이기에 보호자가 동의하면 해결되는 일이겠지만, 환자의 설득은 필요했다. 다만 지금은 거기에 말려들고싶지는 않았다.
동생이 사고를 당한 날 걸려온 전화를 못받은 후 지선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임상실습중이고 지금은 분원쪽을 돌고 있어 바빠서 전화를 못 받을 수 도 있었지만, 신경은 쓰이고 있었다.
2008년 2월 13일 춘천 시내 사진관
“가족 사진 찍으러 오셨나보죠?”
고등학교 졸업한 딸들을 데리고 같이 사진을 찍으러 온 줄 안 사진사가 물었다.
“예, 우리 오빠랑 새언니네 식구들이랑 사진 찍으러 왔어요.”
동생이 명랑하게 대답했다.
“새언니요?”
20대로 보이는 이 키 큰 여자 말고는 새언니라는 말을 들을 여자라고는 교복 차림의 여자들과 그 어머니쯤으로 보이는 중년 여자뿐인데 이 가족은 구성이 어떻게 된건가 사진사는 의아해하며 이 가족들을 훑어보았다.
“야...”
“...”
찬수와 나은 두 사람 모두 새언니 소리에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네. 언니가 결혼하면 나은 언니한테 새언니네?”
“그죠? 나은씨가 내 새언니죠.”
두 사람의 동생들은 놀리는데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2009년 9월 19일 춘천 트르와 모텔
뚜뚜루
찬수의 전화기가 울렸다.
[최경희]
뚜루루
“나은아 이건...”
욕실 안에서 동생의 행동에 찬수는 당황했다.
뚜뚜루
찬수를 욕조 안에 눕혀놓고 온몸에 바디샴푸 거품을 묻힌채로 욕조 안에 들어온 동생이 웃으며 말했다.
“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어멋.”
거품 때문에 미끄러운지 욕조안에서 넘어질뻔했다.
“조심해. 근데 이건 또 어디서 본거야?”
“비밀.”
“잠깐만.”
뚜뚜루
“네, 유찬수입니다.”
핸드폰의 자동응답기가 받았다.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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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신분들께 죄송하단 말씀부터 드립니다. 여러가지로 바쁘기도 했고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탓에 연재가 길어졌습니다.
* 리부트를 할지 하던대로 스토리를 전개할지는 3부를 마친 뒤에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 다음 외전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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