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준우와의 만남에 반가웠던 은지는 돌연히 긴장하였다. 그가 남편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남편에 대한 그의 복수는 그녀가 남편을 사랑할 수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고 또 다른 불행이었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곰곰이 생각하던 그녀는 그의 진심을 알고 싶었다.
“그날.......나를.........사랑한 게 아니었어?”
“무슨 말을........!?”
은지는 자신이 묻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준우의 표정을 빤히 바라봤다. 물론 그녀는 그가 자신을 사랑했던 것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그의 또 다른 생각을 알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판단하는 그의 생각이 잘못이 아닌지 두려웠다. 아니 그녀는 자신이 잘못 판단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그녀는 검게 드리워지는 의혹을 간직하고 있을 수 없었다.
“준우 씨가 말하던.......준우 씨 가족을 헤친 사람이.......내 남편이잖아?”
“...........”
준우는 대답하지 않고 길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는 은지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계획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태도는 긍정일 수도 있고 부정일 수도 있었다. 그는 한쪽 팔로 머리를 짚고 음료수 잔을 빙빙 돌렸다. 마치 깊은 고뇌에 바진 것 같은 그의 모습이었다. 그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물었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잖아? 가족의 행복을 위해 은지는 결혼했지만, 남편은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그건 준우 씨와 관계없는 일이야. 내 말이.......사실이냐고?”
“은지가 신경 쓸 필요 없어. 은지의 인생과 관계없는 일이고........”
“어쩌려고 그래........?”
준우는 여전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은지의 눈가에 이슬이 번졌다. 그는 결코 그녀의 의문을 풀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그의 가족에게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남편에게 어떤 복수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두려웠다.
은지는 그렇다고 준우를 원망할 수도 없고 자신의 운명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더욱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어쩌면 그녀의 마음 속 한편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남편에게 그가 복수를 해주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흠칫 놀랬다. 은지는 준우에게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준우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은지를 사랑했기에....... 행복했으면 좋겠어.”
“............”
준우가 커피숍을 나가고 은지는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취해야할 태도를 전혀 알 수 없었다. 거의 의무적으로 살아가는 부부생활에서 그녀는 알 수 없는 예감을 남편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준우의 남편에 대한 원한은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찰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십 여분 후, 조창식의 대문 앞에 방범 회사 마크가 달린 제복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고 돋보기안경을 착용한 남자는 무척 어눌한 표정으로 얼 띤 모습이었다. 장비가 든 손가방을 든 남자가 초인종을 눌렀다. 스피커를 통해 나이 듬직한 가정부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누구세요?”
“케이지 방범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수리하러 왔습니다.”
“기다리쇼.”
모자 밑으로 들어난 남자는 민 준우가 변장한 모습이었다. 모니터의 액정화면에 나타난 가정부는 전혀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는 굳게 닫혔던 철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거침없이 정원을 가로 질러 현관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예상대로 은지가 없는 집안에는 가정부 혼자였다. 나이가 많은 가정부가 소파에 앉아 있다가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난 잘 모르지만, 무슨 고장이유?”
“네. 오류가 나면 본사에 신호가 옵니다. 살펴보고 수리하겠습니다.”
“그러쇼! 젊은 양반이 고생하는구려.”
가정부는 친절하게 인사까지 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준우는 가정부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밖으로 나와 창문과 벽에 설치된 보안장치들을 살폈다. 그가 예상한대로 집안 곳곳에는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는 CCTV에 노출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복면을 하고 들어 올 것이고, 오히려 모든 행동이 조 창식에게 전달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저택 밖의 보안시설을 파악한 준우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거실과 방들의 창문을 살핀 그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에는 서재와 또 다른 방문들이 보였다. 그는 공원으로 향한 작은 방문을 열고 살폈다. 이층에 설치된 욕실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그는 욕실의 높게 달린 창문을 열어 놓았다.
욕실을 나온 준우는 옆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젊은 처녀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방이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책상위에 국내 체조대회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액자 속에 들어 있는 상큼한 표정의 얼굴은 준우의 표적인 혜림의 발랄한 표정이 담겨 있다. 체조복을 걸친 그녀의 모습이 무척 생기가 돋아나고 선정적이었다. 몸매가 들어나 보이는 그녀의 몸매는 날씬하고 터질 것 같았다.
모포가 흐트러져 있는 침대에서는 여자의 진한 체취가 풍기고, 급하게 정리하고 나간 벽의 옷걸이에는 손바닥만한 팬티와 시선을 자극하는 브래지어, 그리고 속옷들이 걸려 있었다. 준우는 침대 앞을 지나 닫혀있는 창문을 밀어 보았다. 잠금장치가 걸린 창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준우는 여유로운 태도로 들고 온 손가방을 열었다. 그는 장비를 꺼내 잠금장치의 나사를 풀어냈다. 그리고 잠금장치를 잘라내고 다시 나사를 조였다. 겉으로 보아서는 전혀 망가진 것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창문을 열고 창문턱에 올라선 그는 지붕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했다.
그동안 준비했던 조 창식에 대한 보복을 실행할 생각을 하는 준우는 다소 긴장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이층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가정부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조 창식의 저택을 나섰다.
모든 사람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던 도시에는 어김없이 밤이 찾아왔다. 승용차 한 대가 조 창식의 저택이 보이는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와 멈추어 섰다. 그리고 승용차의 헤드라이트가 꺼졌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승용차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났다. 조수석의 여자는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는 조 창식의 딸 혜림이었다. 운전석의 남자는 그녀의 연인인 이 정민이었다. 이 정민은 사법연수생으로 조 창식에게도 인정을 받고 그녀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운전석의 정민이 가볍게 팔을 뻗어 혜림의 어깨를 감쌌다. 시선을 마주한 그들은 정겨운 눈빛을 교환하였다. 정민이 혜림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찾았다. 혜림은 눈을 사르르 감고 그의 입술을 기다fut다. 그들은 서로를 포옹하고 키스를 했다. 농도 깊은 키스로 이어지고 그녀는 입술을 헤집고 들어오는 남자의 혀를 받아드리며 눈을 흘겼다. 키스가 끝나고 남자는 아쉬워했다.
“혜림 씨하고 같이 있고 싶어. 우리 이대로 여행을 떠날까?”
“싫어! 결혼 전까지는 안 돼! 훈련도 해야 하고,.......”
혜림은 눈을 흘기며 남자를 밀어냈다. 그녀가 승용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승용차 안의 남자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그녀가 자신의 집 앞으로 다가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그녀는 열리는 철문 안으로 들어섰다. 승용차 안의 남자는 그녀의 자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멈추어 있던 승용차가 사라지고 전신주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들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던 민 준우였다.
작은 등산 가방을 어깨에 둘러멘 준우는 빠른 걸음으로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어두워진 공원에는 인적이 없었다. 그는 조 창식의 지붕으로 가지를 뻗고 있는 나무로 어렵지 않게 올라갔다. 그는 이제 시간을 기다릴 셈이다. 검은 그림자가 되어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그는 등에 멘 가방에서 망원경을 꺼내 들었다. 망원경 안으로 조 창식의 저택 창문들이 들어왔다. 준우는 이층 창문을 향해 망원렌즈의 초점을 조절했다.
혜림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층 계단으로 올라가려는 그녀에게 가정부가 식사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식사를 하고 들어왔다고 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층계를 올라갔다. 매일 같이 훈련을 하느라고 피곤한 그녀였다. 하지만 항상 그림자처럼 옆에서 챙겨주며 사랑을 표현하는 정민이 있어 피곤함을 잊을 수 있었다.
자신의 방에 들어온 혜림은 들고 온 가방을 의자위에 걸쳐놓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훈련에서 돌아오면 젖은 땀을 씻기 위해 샤워를 하는 것이 습관이다. 브래지어와 팬티 만 걸친 그녀는 방을 나와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 들어온 그녀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며 양치질을 하기 시작했다.
양치질을 끝낸 그녀는 서슴지 않고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어 옷걸이에 걸쳐 놓았다. 체조로 단련된 그녀의 몸매는 날씬하고 매끄러웠다. 조각같이 들어난 젖가슴과 날렵한 곡선을 이룬 허리, 그리고 균형 잡힌 몸매에 탄력이 넘치는 그녀의 둔부가 들어났다. 물이 쏟아지는 샤워기 밑에 선 그녀는 바디 샴푸를 적신 타월로 몸을 문질렀다.
혜림은 타월로 발가벗은 몸을 문질러 하얀 거품을 일구어냈다. 탐스러운 젖가슴과 사타구니, 몸의 구석구석에 거품을 일으킨 그녀는 양 다리를 벌리고 섰다. 벌어진 허벅지 사이는 검은 음모가 돋아나 둔덕을 덥고 있었다. 그녀는 허벅지를 벌리고 은밀한 비역도 타월로 문질렀다. 샤워를 끝낸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매를 들여다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까지도 순결을 지키고 있는 그녀였다.
거울 속을 들여다보는 혜림은 음모가 돋아난 사타구니 사이를 살며시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손바닥에 마찰 당하는 보지 입구의 살갗이 짜릿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사타구니를 마찰하는 그녀의 손이 조금씩 빨라졌다. 옅은 숨결을 흘리던 그녀는 양손으로 목을 감싸고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상태이니 자신을 소유하고 싶은 정민의 요구를 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 전까지 순결만은 지키고 싶었다.
망원경을 통해 혜림의 일거일동을 보고 있던 준우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윤기가 흐르고 각선미가 돋보이는 그녀의 몸매는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수음행위를 하듯이 음부를 쓰다듬던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준우는 알 도리가 없었다. 한동안 거울을 들여다보던 그녀가 팬티만 걸치고 욕실을 나갔다. 정적이 이어지고 나뭇가지에 앉았던 들새 한 마리가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날아갔다.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골목 안으로 들어온 여인이 조 창식의 집으로 들어갔다. 준우는 아마도 은지가 돌아 온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어서 승용차 한 대가 골목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저택 앞에 멈추었다. 차 문이 열리고 다리를 저는 남자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조 창식의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흘러가고 준우는 오랫동안 나뭇가지를 의지하고 있던 다리가 뻐근함을 느꼈다. 아무래도 조 창식의 식구들이 잠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는 큰 나무 가지위로 옮겨 앉아 나무둥치에 등을 대고 편한 자세를 취했다. 자세를 고쳐 앉은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얼마동안인가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하던 그는 긴장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갔을까, 조 창식의 저택 창문을 밝히던 불빛들이 사라져 있었다. 준우는 결코 서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삼십 여분이 더 지나간 후에 그는 슬그머니 나뭇가지에서 일어섰다. 그는 가방에서 스타킹을 꺼내 얼굴위에 뒤집어썼다. 그리고 수술용 장갑위에 헝겊으로 된 장갑 하나를 더 끼고 조심스럽게 나뭇가지에 매달렸다. 예상보다 그의 몸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가 휘청거렸다.
나뭇가지 끝까지 이동한 준우는 조 창식의 저택 지붕으로 사뿐히 뛰어 내렸다. 그리고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빛만 반짝이고 누구도 그의 행동을 주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예민한 발걸음으로 지붕 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밧줄을 꺼내 솟아있는 벽난로 굴뚝에 옭아매었다.
준우는 고양이처럼 벽에 붙어 밧줄을 타고 내려갔다. 그때 털썩하는 소리에 그는 급히 숨을 들이마시며 시각을 곤두세웠다. 굴뚝에 옭아 멘 밧줄에 걸린 기왓장이 떨어진 것이다. 잠시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어둠에 쌓인 주위는 고요하기만 했다. 다시 밧줄에 매달린 그의 발끝이 닿은 곳은 혜림의 창문이었다. 그녀가 잠들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그는 창문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재빨리 벽에 몸을 붙였다. 일초, 이초..... 시간이 흘러가도 창문 안에서는 기척이 없었다. 그는 훈련에 피곤했던 그녀가 쉽게 잠든 것이라고 판단했다.
창문 틈으로 드라이버를 넣은 준우는 천천히 창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미 그가 잠금장치를 해제해 놓은 창문이 열리면서 삐거덕 소리를 냈다. 긴장한 그는 동작을 멈추고 예민하게 귀를 기울였다. 열어놓은 창문안의 커튼이 흔들릴 뿐 주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는 커튼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검은 그림자가 빨려 들어가듯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준우는 잠시 숨을 멈추고 방안의 사태를 관찰하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아래 침대위에서 잠들어 있는 혜림의 자태가 들어나 보였다. 무척 피곤했는지 그녀는 모포를 허벅지 사이에 끼고 잠들어 있었다. 그는 침대 앞으로 발돋움을 해서 걸어갔다. 속이 훤히 비치는 잠옷 차림으로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보고 그는 잠시 죄의식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치스러운 생각에 잠겨 있을 여유가 없었다. 처참하게 죽어간 가족을 생각하노라면 양심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잠옷이 걷어 올려진 그녀의 뽀얀 허벅지가 들어나 있었다. 그는 침착하게 등산 가방에서 준비한 장비들을 꺼냈다. 그는 먼저 소형 CCTV 전자 카메라를 책상위에 설치했다. 그리고 카메라의 방향이 정확한지 세심하게 살폈다. 그는 그녀를 강간하는 장면을 녹화할 생각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준우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달빛에 들어나는 침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번뜩였다. 모든 준비를 마친 그가 가방을 열려고 하다가 흠칫 놀랬다. 책상위에 있던 볼펜을 건드려 책상 밑으로 떨어트린 것이었다. 볼펜이 떨어져 방바닥에 따르륵! 구르는 소리와 동시에 그는 방바닥에 납죽 엎드렸다.
심장이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간이 흘러갔다. 모로 누워있던 혜림이 몸을 비틀더니 네 활개를 펴고 누웠다. 그리고 그녀는 고른 숨소리를 흘리며 다시 잠 속에 빠져 들었다. 소리 없는 한숨을 내뱉은 그는 등산 가방에서 약병과 탈지면을 꺼내들었다. 그가 꺼내든 약병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강력한 마취제였다.
준우는 마취제를 적신 탈지면을 들고 발소리를 죽여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달빛에 비친 혜림의 얼굴이 조각처럼 들어났다. 오뚝한 콧날과 짙고 검은 눈썹, 터질 것같이 탄력 넘치는 붉은 입술, 숨을 쉴 때마다 들썩이는 그녀의 젖가슴은 탐스러웠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준우는 서슴없이 잠들어 있는 혜림의 입을 탈지면으로 눌렀다.
“누, 누구........뭐, 뭐 야..........”
잠들었던 혜림이 놀라서 버둥거렸다. 그녀는 어둠속에 복면을 한 남자를 의식하고 경악하였다. 준우는 더 이상 그녀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붙들고 탈지면을 힘껏 눌렀다. 그녀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그녀는 돌연하고 거센 남자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다. 돌아가는 시계의 시침 소리처럼 뚝딱거리는 맥박소리! 휘둥그렇게 뜨고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점점 몽롱하게 감겨졌다.
준우는 그녀가 마취제 효과로 완전히 의식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의 팔 다리가 축 눌어지는 것을 보고 그는 상체를 일으켰다. 헝겊장갑을 벗은 그는 수술용 고무장갑을 낀 상태로 돌아섰다. 그리고 책상위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의 스위치를 눌렀다. 이제부터 그가 하는 행동은 모두 녹화 될 것이다.
준우는 힐끔 책상위의 거울을 바라봤다. 거울 속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공포를 느끼게 했다. 스타킹을 뒤집어 쓴 그의 이미지는 과거에 장 인호와 조 창식의 모습을 재현한 그대로였다. 그는 다시 돌아서서 침대로 향했다. 무방비 상태로 마취제에 의해 의식을 잃고 있는 혜림의 자태에 그는 묘한 흥분을 느꼈다.
준우는 혜림이 걸치고 있는 잠옷을 벗겨냈다. 그리고 팬티와 브래지어도 벗겨냈다. 아무리 복수를 하는 준우라고해도 완전히 발가벗겨진 그녀의 몸매는 욕정을 느낄 만 하였다. 리듬 체조로 단련된 그녀의 몸매! 조각 같은 젖가슴은 탐스럽고, 뽀얀 살결의 허벅지는 벌어져 달빛에 반사되는 윤기를 뿜어내는 음모가 둔덕을 덮고 있었다.
그는 혜림의 젖가슴을 보듬고 천천히 주물렀다. 인간의 본능은 마취 상태라도 성감을 느낄 수는 없는 것인가. 그는 그녀가 흥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시신을 관찰하듯이 장갑을 끼고 더듬는 그의 손안에 젖가슴이 보듬어졌다. 그의 손은 원을 그리며 젖가슴을 주무르기도 하고 움켜쥐었다가 마찰을 했다.
한동안 음미를 하듯이 젖가슴을 주무르던 준우는 젖가슴 가운데 돋아난 젖꼭지를 혀끝으로 핥았다. 그의 혀끝이 그녀의 젖꼭지를 감아 핥기 시작했다. 타액으로 적셔진 젖꼭지가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젖꼭지가 빨리는 촉감을 느끼는지 그녀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한편으로 그의 고무장갑을 낀 손은 그녀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어깨와 허리를 더듬던 그의 손이 허벅지 사이를 침범하였다.
“흐........읏! 아, 안....... 돼..........”
“.........!”
혜림이 몸을 비틀면서 잠꼬대처럼 헛소리를 흘렸다. 치켜뜬 그녀의 눈동자는 몽롱한 상태였다. 그녀는 마취 상태에서 검은 물체가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것을 의식했다. 하지만 안개 속 같은 암울함 속에 손도 발도 꼼짝할 수 없었다. 무의식 상태에서 공포를 느낀 그녀는 본능적으로 저항을 했다.
“누, 누구.........? 사, 살려.........줘.......”
“두려워하지 마. 네 아버지가 저지른 죄의 대가야. 네 아버지가 했던 짓이야.”
혜림은 복면을 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단지 그들의 말과 몸짓은 카메라 렌즈 속으로 비추어 녹화가 되고 있었다. 그녀는 가물가물한 의식 속에서 알 수 없는 늪 밑으로 침몰되고 있었다. 준우는 의식 없는 그녀의 성감을 일깨우는 작업에 열중할 뿐이다. 인간의 본능을 살리는 작업이었다.
준우는 그녀의 젖꼭지를 줄기차게 입속으로 빨아 당기며 혀끝으로 마찰을 했다. 그리고 고무장갑을 낀 손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쓰다듬었다. 음모를 쓰다듬던 그의 손끝이 보지 입구를 스치고 지나다녔다. 그리고 고무장갑의 손가락이 그녀의 보지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혜림은 무의식 상태에서도 온 몸의 신경이 한군데로 몰리는 충격을 받았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다. 한편 아물아물한 정신 속에서 치욕감을 느끼는 그녀는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손과 발은 무거운 추에 매달린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힘껏 소리를 질렀다.
“사, 살려 줘. 아, 안 돼.......”
하지만 혜림의 목소리는 암울한 침묵의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몸속으로 들어온 무엇인가가 보지속의 예민한 감각의 세포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 같았다. 참을 수 없는 촉감이었다. 흐린 동공의 몽롱한 눈동자를 하고 있는 혜림의 허리가 비틀렸다. 오! 신이 창조한 여인의 육체는 신비로웠다. 입속에서 유린을 당하던 젖꼭지가 도톰하게 발기를 하고 음모로 아래로 붉은 꽃잎처럼 돋아난 그녀의 보지가 촉촉하게 젖는 것이 아닌가. 준우는 복수를 하려는 인간이기 전에 욕망을 느끼는 젊은 남자였다.
준우의 몸은 격렬한 성욕의 불길에 휩싸였다. 아니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흉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 애정이나 사랑과 다른 욕정을 느낀 그의 하복부에는 페니스가 발기되어 용틀임을 하였다. 그는 침대위에서 꼼짝도 못하는 혜림의 다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침대 끝으로 잡아 당겼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녀는 공포를 느끼는지 파르르 떨고 있었다.
올려다보고 있는 혜림의 눈동자가 벌어져 있으나 시각적인 감각은 없는 상태였다. 준우는 자신도 모르게 동물적인 욕구로 가득해져 있었다. 그가 내려다보는 침대 끝에는 허벅지가 벌려진 여자의 육체가 있을 뿐이었다. 윤기 흐르는 음모로 덮인 그녀의 보지가 붉은 꽃잎처럼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입가에 일그러진 미소를 흘린 그는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렸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혜림의 허벅지 사이를 바라보던 준우는 자신의 페니스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보지 구멍 입구에 대고 문질렀다. 페니스 귀두에 닿은 보지 살갗이 살아 움직이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보지 구멍 속으로 슬며시 페니스 귀두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돌진시켰다.
“하 윽! 어, 어마 얏.........”
혜림의 외침은 소리 없는 고통이었다. 그녀는 몸속으로 치밀고 들어오는 거대함에 골반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 충격으로 희미하게 정신이 드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뻗쳤다. 준우의 가슴을 밀어내려는 그녀의 눈동자에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 내렸다. 준우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비록 조 창식에 대한 복수로 그녀를 유린하지만 준우는 격렬한 쾌감을 느꼈다. 보지 속의 쫀득쫀득한 살갗이 페니스를 옥죄이는 감촉에 피가 솟구쳤다. 관자놀이에 핏줄이 돋아난 그는 페니스로 깊고 빠르게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었다. 강제로 여자를 유린하는 희열은 정신이 아득할 정도였다.
충격을 받은 혜림은 다시 의식이 가물가물해졌다. 다만 통증과 함께 알 수 없는 감각이 몸 속에서 스멀스멀 일어나고 있었다. 준우의 페니스가 보지 속으로 깊이 박힐 때마다 그녀의 발가벗겨진 나신이 힘없이 흔들렸다. 줄기차게 그녀를 유린하는 그는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렸다. 시간이 점점 흘러가도 긴장을 한 탓인지 그는 격한 엑스터시를 느끼면서도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없었다.
참을 수없는 쾌감에 젖어든 준우는 혜림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페니스 귀두가 그녀의 몸 속 깊숙한 뼈끝까지 닿은 촉감을 느꼈다. 무의식중에 고통을 느끼는지 그녀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허리를 비틀었다. 그때 준우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뒤를 돌아본 그는 놀라서 급히 숨을 들이켰다.
“헛~!”
조금 열려진 방문 틈으로 누군가가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혜림의 보지 속에 페니스를 박아 넣고 있는 준우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뚫어지게 방문을 쳐다보았다. 아뿔싸! 방안을 보고 있는 사람은 하얀 잠옷차림의 은지였다. 그녀의 눈빛은 놀람과 경악, 원망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있었다.
은지는 준우를 만나고 나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왠지 불길한 생각에 그녀는 그가 어떤 복수를 할지 두려웠다. 한편 그녀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에게 부부생활은 형식적일 뿐이었다. 의무감만 존재하는 부부의 육체관계를 하기도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남편에게서 떠나 있었다. 그녀는 결혼하고 친정식구들을 위한 약속도 지키지 않는 남편이 저주스러웠다. 그녀는 남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대리 만족을 느꼈다.
잠을 이룰 수 없어 뒤척이던 은지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무엇인가 털썩하고 떨어지는 소리. 삐거덕 거리는 창문. 볼펜 구르는 소리까지 혜림의 방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잘못 들은 것인가. 소리 없이 방문을 열고 나온 그녀는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층계를 올라간 은지는 혜림의 방문에 귀를 기울였다. 말로 표현할 수없는 느낌이 방안에서 흘러 나왔다. 그녀는 두려움에 젖어 방문을 슬며시 열었다. 발가벗겨진 혜림의 나신을 붙들고 있는 복면의 남자의 모습에 그녀는 놀라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하지만 은지는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움직일 수 없었다. 스타킹 속의 남자의 눈빛. 여자의 직감이랄까, 비록 복면을 했지만 남자가 다름 아닌 준우라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준우를 이해하려고 했던 그녀는 막상 닥치고 보니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그녀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그가 준우라는 것을 식구들에게 알린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고 오히려 그녀 자신이 더욱 고통스러워 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어쩌면 예견한 사태였다.
방안의 사태에 충격을 받은 은지는 슬며시 문 뒤로 몸을 숨겼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준우는 그녀가 소리 지르거나 당황하지 않는 것에 다소 안심이 되었다. 준우는 그녀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아픔을 이해하고 방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방문 틈에 하얀 잠옷자락이 보이는 것에 그녀가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의 희열이었다. 준우는 다시 혜림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은지가 엿듣고 있다는 상황 때문인지 준우는 불같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그는 침대가 흔들리도록 격하게 혜림의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결국 그는 깊은 늪 속으로 추락하는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하 윽.........”
“음..........”
헐떡거리며 숨을 몰아 쉰 준우는 혜림의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깊이 박아 넣었다. 동시에 의식 없이 쓰러져 있던 혜림이 옅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옆으로 떨어뜨렸다. 그녀의 젖가슴을 붙들고 경직되는 준우는 충격적인 희열에 부르르 떨었다. 그의 페니스에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진액이 혜림의 보지 속을 흥건하게 적셨다. 한동안 숨을 몰아쉬던 그는 슬그머니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바지를 추슬러 입은 준우는 발가벗겨진 혜림의 나신위에 모포를 덮어 주었다. 그리고 돌아서서 책상위의 카메라 스위치를 끄고 등산 가방 안에 넣었다. 그가 방문 쪽을 바라보니 여전히 하얀 잠옷자락이 보였다. 그렇다고 그가 은지에게 할 말은 없었고 그녀를 배신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그는 다시 은지를 마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등산 가방을 둘러멘 준우는 혜림의 방을 나가기 위해 창문으로 다가갔다. 창문 밖에 시선을 옮기던 그는 당황하였다. 지붕으로 타고 올라갈 밧줄이 밑에 떨어져 있었다. 굴뚝에 옭아 멘 밧줄이 풀어진 것이다. 진퇴양난이 된 그는 곤혹스런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몸을 숨겼던 은지가 방문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준우를 바라보는 은지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원망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층계로 내려가라는 듯이 비켜서서 몸을 사리고 있었다. 준우는 어차피 혜림이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조 창식에게 알릴 계획이었다. 다만 그녀를 강간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게 할 뿐이었다.
은지를 바라보던 준우는 천천히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그를 인도 하듯이 조심스러움 발걸음으로 층계를 내려갔다. 거실을 지난 그녀는 소리 없이 현관문을 열고 기다렸다. 그는 그때서야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스타킹을 벗어 들고 그녀에게 자신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담담하게 현관문을 나섰다.
준우가 대문 앞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은지가 철문의 잠금장치 스위치를 열어 놓은 상태였다. 철문을 열고 나서던 준우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거실 커튼 사이로 비치는 은지의 눈빛을 의식했다. 은지는 이슬이 내리는 어두운 골목 어귀로 사라지는 그의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경멸할 수 없는 자신에게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꼈다.--------------------------------------------------------
“그날.......나를.........사랑한 게 아니었어?”
“무슨 말을........!?”
은지는 자신이 묻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준우의 표정을 빤히 바라봤다. 물론 그녀는 그가 자신을 사랑했던 것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그의 또 다른 생각을 알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판단하는 그의 생각이 잘못이 아닌지 두려웠다. 아니 그녀는 자신이 잘못 판단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그녀는 검게 드리워지는 의혹을 간직하고 있을 수 없었다.
“준우 씨가 말하던.......준우 씨 가족을 헤친 사람이.......내 남편이잖아?”
“...........”
준우는 대답하지 않고 길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는 은지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계획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태도는 긍정일 수도 있고 부정일 수도 있었다. 그는 한쪽 팔로 머리를 짚고 음료수 잔을 빙빙 돌렸다. 마치 깊은 고뇌에 바진 것 같은 그의 모습이었다. 그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물었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잖아? 가족의 행복을 위해 은지는 결혼했지만, 남편은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그건 준우 씨와 관계없는 일이야. 내 말이.......사실이냐고?”
“은지가 신경 쓸 필요 없어. 은지의 인생과 관계없는 일이고........”
“어쩌려고 그래........?”
준우는 여전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은지의 눈가에 이슬이 번졌다. 그는 결코 그녀의 의문을 풀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그의 가족에게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남편에게 어떤 복수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두려웠다.
은지는 그렇다고 준우를 원망할 수도 없고 자신의 운명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더욱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어쩌면 그녀의 마음 속 한편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남편에게 그가 복수를 해주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흠칫 놀랬다. 은지는 준우에게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준우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은지를 사랑했기에....... 행복했으면 좋겠어.”
“............”
준우가 커피숍을 나가고 은지는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취해야할 태도를 전혀 알 수 없었다. 거의 의무적으로 살아가는 부부생활에서 그녀는 알 수 없는 예감을 남편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준우의 남편에 대한 원한은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찰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십 여분 후, 조창식의 대문 앞에 방범 회사 마크가 달린 제복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고 돋보기안경을 착용한 남자는 무척 어눌한 표정으로 얼 띤 모습이었다. 장비가 든 손가방을 든 남자가 초인종을 눌렀다. 스피커를 통해 나이 듬직한 가정부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누구세요?”
“케이지 방범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수리하러 왔습니다.”
“기다리쇼.”
모자 밑으로 들어난 남자는 민 준우가 변장한 모습이었다. 모니터의 액정화면에 나타난 가정부는 전혀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는 굳게 닫혔던 철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거침없이 정원을 가로 질러 현관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예상대로 은지가 없는 집안에는 가정부 혼자였다. 나이가 많은 가정부가 소파에 앉아 있다가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난 잘 모르지만, 무슨 고장이유?”
“네. 오류가 나면 본사에 신호가 옵니다. 살펴보고 수리하겠습니다.”
“그러쇼! 젊은 양반이 고생하는구려.”
가정부는 친절하게 인사까지 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준우는 가정부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밖으로 나와 창문과 벽에 설치된 보안장치들을 살폈다. 그가 예상한대로 집안 곳곳에는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는 CCTV에 노출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복면을 하고 들어 올 것이고, 오히려 모든 행동이 조 창식에게 전달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저택 밖의 보안시설을 파악한 준우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거실과 방들의 창문을 살핀 그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에는 서재와 또 다른 방문들이 보였다. 그는 공원으로 향한 작은 방문을 열고 살폈다. 이층에 설치된 욕실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그는 욕실의 높게 달린 창문을 열어 놓았다.
욕실을 나온 준우는 옆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젊은 처녀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방이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책상위에 국내 체조대회에서 수상한 트로피와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액자 속에 들어 있는 상큼한 표정의 얼굴은 준우의 표적인 혜림의 발랄한 표정이 담겨 있다. 체조복을 걸친 그녀의 모습이 무척 생기가 돋아나고 선정적이었다. 몸매가 들어나 보이는 그녀의 몸매는 날씬하고 터질 것 같았다.
모포가 흐트러져 있는 침대에서는 여자의 진한 체취가 풍기고, 급하게 정리하고 나간 벽의 옷걸이에는 손바닥만한 팬티와 시선을 자극하는 브래지어, 그리고 속옷들이 걸려 있었다. 준우는 침대 앞을 지나 닫혀있는 창문을 밀어 보았다. 잠금장치가 걸린 창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준우는 여유로운 태도로 들고 온 손가방을 열었다. 그는 장비를 꺼내 잠금장치의 나사를 풀어냈다. 그리고 잠금장치를 잘라내고 다시 나사를 조였다. 겉으로 보아서는 전혀 망가진 것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창문을 열고 창문턱에 올라선 그는 지붕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했다.
그동안 준비했던 조 창식에 대한 보복을 실행할 생각을 하는 준우는 다소 긴장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이층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가정부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조 창식의 저택을 나섰다.
모든 사람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던 도시에는 어김없이 밤이 찾아왔다. 승용차 한 대가 조 창식의 저택이 보이는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와 멈추어 섰다. 그리고 승용차의 헤드라이트가 꺼졌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승용차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났다. 조수석의 여자는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는 조 창식의 딸 혜림이었다. 운전석의 남자는 그녀의 연인인 이 정민이었다. 이 정민은 사법연수생으로 조 창식에게도 인정을 받고 그녀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운전석의 정민이 가볍게 팔을 뻗어 혜림의 어깨를 감쌌다. 시선을 마주한 그들은 정겨운 눈빛을 교환하였다. 정민이 혜림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찾았다. 혜림은 눈을 사르르 감고 그의 입술을 기다fut다. 그들은 서로를 포옹하고 키스를 했다. 농도 깊은 키스로 이어지고 그녀는 입술을 헤집고 들어오는 남자의 혀를 받아드리며 눈을 흘겼다. 키스가 끝나고 남자는 아쉬워했다.
“혜림 씨하고 같이 있고 싶어. 우리 이대로 여행을 떠날까?”
“싫어! 결혼 전까지는 안 돼! 훈련도 해야 하고,.......”
혜림은 눈을 흘기며 남자를 밀어냈다. 그녀가 승용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승용차 안의 남자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그녀가 자신의 집 앞으로 다가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그녀는 열리는 철문 안으로 들어섰다. 승용차 안의 남자는 그녀의 자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멈추어 있던 승용차가 사라지고 전신주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들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던 민 준우였다.
작은 등산 가방을 어깨에 둘러멘 준우는 빠른 걸음으로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어두워진 공원에는 인적이 없었다. 그는 조 창식의 지붕으로 가지를 뻗고 있는 나무로 어렵지 않게 올라갔다. 그는 이제 시간을 기다릴 셈이다. 검은 그림자가 되어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그는 등에 멘 가방에서 망원경을 꺼내 들었다. 망원경 안으로 조 창식의 저택 창문들이 들어왔다. 준우는 이층 창문을 향해 망원렌즈의 초점을 조절했다.
혜림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층 계단으로 올라가려는 그녀에게 가정부가 식사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식사를 하고 들어왔다고 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층계를 올라갔다. 매일 같이 훈련을 하느라고 피곤한 그녀였다. 하지만 항상 그림자처럼 옆에서 챙겨주며 사랑을 표현하는 정민이 있어 피곤함을 잊을 수 있었다.
자신의 방에 들어온 혜림은 들고 온 가방을 의자위에 걸쳐놓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훈련에서 돌아오면 젖은 땀을 씻기 위해 샤워를 하는 것이 습관이다. 브래지어와 팬티 만 걸친 그녀는 방을 나와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 들어온 그녀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며 양치질을 하기 시작했다.
양치질을 끝낸 그녀는 서슴지 않고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어 옷걸이에 걸쳐 놓았다. 체조로 단련된 그녀의 몸매는 날씬하고 매끄러웠다. 조각같이 들어난 젖가슴과 날렵한 곡선을 이룬 허리, 그리고 균형 잡힌 몸매에 탄력이 넘치는 그녀의 둔부가 들어났다. 물이 쏟아지는 샤워기 밑에 선 그녀는 바디 샴푸를 적신 타월로 몸을 문질렀다.
혜림은 타월로 발가벗은 몸을 문질러 하얀 거품을 일구어냈다. 탐스러운 젖가슴과 사타구니, 몸의 구석구석에 거품을 일으킨 그녀는 양 다리를 벌리고 섰다. 벌어진 허벅지 사이는 검은 음모가 돋아나 둔덕을 덥고 있었다. 그녀는 허벅지를 벌리고 은밀한 비역도 타월로 문질렀다. 샤워를 끝낸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매를 들여다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까지도 순결을 지키고 있는 그녀였다.
거울 속을 들여다보는 혜림은 음모가 돋아난 사타구니 사이를 살며시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손바닥에 마찰 당하는 보지 입구의 살갗이 짜릿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사타구니를 마찰하는 그녀의 손이 조금씩 빨라졌다. 옅은 숨결을 흘리던 그녀는 양손으로 목을 감싸고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상태이니 자신을 소유하고 싶은 정민의 요구를 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 전까지 순결만은 지키고 싶었다.
망원경을 통해 혜림의 일거일동을 보고 있던 준우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윤기가 흐르고 각선미가 돋보이는 그녀의 몸매는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수음행위를 하듯이 음부를 쓰다듬던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준우는 알 도리가 없었다. 한동안 거울을 들여다보던 그녀가 팬티만 걸치고 욕실을 나갔다. 정적이 이어지고 나뭇가지에 앉았던 들새 한 마리가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날아갔다.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골목 안으로 들어온 여인이 조 창식의 집으로 들어갔다. 준우는 아마도 은지가 돌아 온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어서 승용차 한 대가 골목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저택 앞에 멈추었다. 차 문이 열리고 다리를 저는 남자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조 창식의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흘러가고 준우는 오랫동안 나뭇가지를 의지하고 있던 다리가 뻐근함을 느꼈다. 아무래도 조 창식의 식구들이 잠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는 큰 나무 가지위로 옮겨 앉아 나무둥치에 등을 대고 편한 자세를 취했다. 자세를 고쳐 앉은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얼마동안인가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하던 그는 긴장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갔을까, 조 창식의 저택 창문을 밝히던 불빛들이 사라져 있었다. 준우는 결코 서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삼십 여분이 더 지나간 후에 그는 슬그머니 나뭇가지에서 일어섰다. 그는 가방에서 스타킹을 꺼내 얼굴위에 뒤집어썼다. 그리고 수술용 장갑위에 헝겊으로 된 장갑 하나를 더 끼고 조심스럽게 나뭇가지에 매달렸다. 예상보다 그의 몸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가 휘청거렸다.
나뭇가지 끝까지 이동한 준우는 조 창식의 저택 지붕으로 사뿐히 뛰어 내렸다. 그리고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빛만 반짝이고 누구도 그의 행동을 주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예민한 발걸음으로 지붕 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밧줄을 꺼내 솟아있는 벽난로 굴뚝에 옭아매었다.
준우는 고양이처럼 벽에 붙어 밧줄을 타고 내려갔다. 그때 털썩하는 소리에 그는 급히 숨을 들이마시며 시각을 곤두세웠다. 굴뚝에 옭아 멘 밧줄에 걸린 기왓장이 떨어진 것이다. 잠시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어둠에 쌓인 주위는 고요하기만 했다. 다시 밧줄에 매달린 그의 발끝이 닿은 곳은 혜림의 창문이었다. 그녀가 잠들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그는 창문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재빨리 벽에 몸을 붙였다. 일초, 이초..... 시간이 흘러가도 창문 안에서는 기척이 없었다. 그는 훈련에 피곤했던 그녀가 쉽게 잠든 것이라고 판단했다.
창문 틈으로 드라이버를 넣은 준우는 천천히 창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미 그가 잠금장치를 해제해 놓은 창문이 열리면서 삐거덕 소리를 냈다. 긴장한 그는 동작을 멈추고 예민하게 귀를 기울였다. 열어놓은 창문안의 커튼이 흔들릴 뿐 주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는 커튼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검은 그림자가 빨려 들어가듯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준우는 잠시 숨을 멈추고 방안의 사태를 관찰하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아래 침대위에서 잠들어 있는 혜림의 자태가 들어나 보였다. 무척 피곤했는지 그녀는 모포를 허벅지 사이에 끼고 잠들어 있었다. 그는 침대 앞으로 발돋움을 해서 걸어갔다. 속이 훤히 비치는 잠옷 차림으로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보고 그는 잠시 죄의식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치스러운 생각에 잠겨 있을 여유가 없었다. 처참하게 죽어간 가족을 생각하노라면 양심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잠옷이 걷어 올려진 그녀의 뽀얀 허벅지가 들어나 있었다. 그는 침착하게 등산 가방에서 준비한 장비들을 꺼냈다. 그는 먼저 소형 CCTV 전자 카메라를 책상위에 설치했다. 그리고 카메라의 방향이 정확한지 세심하게 살폈다. 그는 그녀를 강간하는 장면을 녹화할 생각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준우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달빛에 들어나는 침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번뜩였다. 모든 준비를 마친 그가 가방을 열려고 하다가 흠칫 놀랬다. 책상위에 있던 볼펜을 건드려 책상 밑으로 떨어트린 것이었다. 볼펜이 떨어져 방바닥에 따르륵! 구르는 소리와 동시에 그는 방바닥에 납죽 엎드렸다.
심장이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간이 흘러갔다. 모로 누워있던 혜림이 몸을 비틀더니 네 활개를 펴고 누웠다. 그리고 그녀는 고른 숨소리를 흘리며 다시 잠 속에 빠져 들었다. 소리 없는 한숨을 내뱉은 그는 등산 가방에서 약병과 탈지면을 꺼내들었다. 그가 꺼내든 약병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강력한 마취제였다.
준우는 마취제를 적신 탈지면을 들고 발소리를 죽여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달빛에 비친 혜림의 얼굴이 조각처럼 들어났다. 오뚝한 콧날과 짙고 검은 눈썹, 터질 것같이 탄력 넘치는 붉은 입술, 숨을 쉴 때마다 들썩이는 그녀의 젖가슴은 탐스러웠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준우는 서슴없이 잠들어 있는 혜림의 입을 탈지면으로 눌렀다.
“누, 누구........뭐, 뭐 야..........”
잠들었던 혜림이 놀라서 버둥거렸다. 그녀는 어둠속에 복면을 한 남자를 의식하고 경악하였다. 준우는 더 이상 그녀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붙들고 탈지면을 힘껏 눌렀다. 그녀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그녀는 돌연하고 거센 남자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다. 돌아가는 시계의 시침 소리처럼 뚝딱거리는 맥박소리! 휘둥그렇게 뜨고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점점 몽롱하게 감겨졌다.
준우는 그녀가 마취제 효과로 완전히 의식이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의 팔 다리가 축 눌어지는 것을 보고 그는 상체를 일으켰다. 헝겊장갑을 벗은 그는 수술용 고무장갑을 낀 상태로 돌아섰다. 그리고 책상위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의 스위치를 눌렀다. 이제부터 그가 하는 행동은 모두 녹화 될 것이다.
준우는 힐끔 책상위의 거울을 바라봤다. 거울 속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공포를 느끼게 했다. 스타킹을 뒤집어 쓴 그의 이미지는 과거에 장 인호와 조 창식의 모습을 재현한 그대로였다. 그는 다시 돌아서서 침대로 향했다. 무방비 상태로 마취제에 의해 의식을 잃고 있는 혜림의 자태에 그는 묘한 흥분을 느꼈다.
준우는 혜림이 걸치고 있는 잠옷을 벗겨냈다. 그리고 팬티와 브래지어도 벗겨냈다. 아무리 복수를 하는 준우라고해도 완전히 발가벗겨진 그녀의 몸매는 욕정을 느낄 만 하였다. 리듬 체조로 단련된 그녀의 몸매! 조각 같은 젖가슴은 탐스럽고, 뽀얀 살결의 허벅지는 벌어져 달빛에 반사되는 윤기를 뿜어내는 음모가 둔덕을 덮고 있었다.
그는 혜림의 젖가슴을 보듬고 천천히 주물렀다. 인간의 본능은 마취 상태라도 성감을 느낄 수는 없는 것인가. 그는 그녀가 흥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시신을 관찰하듯이 장갑을 끼고 더듬는 그의 손안에 젖가슴이 보듬어졌다. 그의 손은 원을 그리며 젖가슴을 주무르기도 하고 움켜쥐었다가 마찰을 했다.
한동안 음미를 하듯이 젖가슴을 주무르던 준우는 젖가슴 가운데 돋아난 젖꼭지를 혀끝으로 핥았다. 그의 혀끝이 그녀의 젖꼭지를 감아 핥기 시작했다. 타액으로 적셔진 젖꼭지가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젖꼭지가 빨리는 촉감을 느끼는지 그녀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한편으로 그의 고무장갑을 낀 손은 그녀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어깨와 허리를 더듬던 그의 손이 허벅지 사이를 침범하였다.
“흐........읏! 아, 안....... 돼..........”
“.........!”
혜림이 몸을 비틀면서 잠꼬대처럼 헛소리를 흘렸다. 치켜뜬 그녀의 눈동자는 몽롱한 상태였다. 그녀는 마취 상태에서 검은 물체가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것을 의식했다. 하지만 안개 속 같은 암울함 속에 손도 발도 꼼짝할 수 없었다. 무의식 상태에서 공포를 느낀 그녀는 본능적으로 저항을 했다.
“누, 누구.........? 사, 살려.........줘.......”
“두려워하지 마. 네 아버지가 저지른 죄의 대가야. 네 아버지가 했던 짓이야.”
혜림은 복면을 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단지 그들의 말과 몸짓은 카메라 렌즈 속으로 비추어 녹화가 되고 있었다. 그녀는 가물가물한 의식 속에서 알 수 없는 늪 밑으로 침몰되고 있었다. 준우는 의식 없는 그녀의 성감을 일깨우는 작업에 열중할 뿐이다. 인간의 본능을 살리는 작업이었다.
준우는 그녀의 젖꼭지를 줄기차게 입속으로 빨아 당기며 혀끝으로 마찰을 했다. 그리고 고무장갑을 낀 손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쓰다듬었다. 음모를 쓰다듬던 그의 손끝이 보지 입구를 스치고 지나다녔다. 그리고 고무장갑의 손가락이 그녀의 보지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혜림은 무의식 상태에서도 온 몸의 신경이 한군데로 몰리는 충격을 받았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다. 한편 아물아물한 정신 속에서 치욕감을 느끼는 그녀는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손과 발은 무거운 추에 매달린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힘껏 소리를 질렀다.
“사, 살려 줘. 아, 안 돼.......”
하지만 혜림의 목소리는 암울한 침묵의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몸속으로 들어온 무엇인가가 보지속의 예민한 감각의 세포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 같았다. 참을 수 없는 촉감이었다. 흐린 동공의 몽롱한 눈동자를 하고 있는 혜림의 허리가 비틀렸다. 오! 신이 창조한 여인의 육체는 신비로웠다. 입속에서 유린을 당하던 젖꼭지가 도톰하게 발기를 하고 음모로 아래로 붉은 꽃잎처럼 돋아난 그녀의 보지가 촉촉하게 젖는 것이 아닌가. 준우는 복수를 하려는 인간이기 전에 욕망을 느끼는 젊은 남자였다.
준우의 몸은 격렬한 성욕의 불길에 휩싸였다. 아니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흉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 애정이나 사랑과 다른 욕정을 느낀 그의 하복부에는 페니스가 발기되어 용틀임을 하였다. 그는 침대위에서 꼼짝도 못하는 혜림의 다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침대 끝으로 잡아 당겼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녀는 공포를 느끼는지 파르르 떨고 있었다.
올려다보고 있는 혜림의 눈동자가 벌어져 있으나 시각적인 감각은 없는 상태였다. 준우는 자신도 모르게 동물적인 욕구로 가득해져 있었다. 그가 내려다보는 침대 끝에는 허벅지가 벌려진 여자의 육체가 있을 뿐이었다. 윤기 흐르는 음모로 덮인 그녀의 보지가 붉은 꽃잎처럼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입가에 일그러진 미소를 흘린 그는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렸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혜림의 허벅지 사이를 바라보던 준우는 자신의 페니스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보지 구멍 입구에 대고 문질렀다. 페니스 귀두에 닿은 보지 살갗이 살아 움직이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보지 구멍 속으로 슬며시 페니스 귀두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돌진시켰다.
“하 윽! 어, 어마 얏.........”
혜림의 외침은 소리 없는 고통이었다. 그녀는 몸속으로 치밀고 들어오는 거대함에 골반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 충격으로 희미하게 정신이 드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뻗쳤다. 준우의 가슴을 밀어내려는 그녀의 눈동자에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 내렸다. 준우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비록 조 창식에 대한 복수로 그녀를 유린하지만 준우는 격렬한 쾌감을 느꼈다. 보지 속의 쫀득쫀득한 살갗이 페니스를 옥죄이는 감촉에 피가 솟구쳤다. 관자놀이에 핏줄이 돋아난 그는 페니스로 깊고 빠르게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었다. 강제로 여자를 유린하는 희열은 정신이 아득할 정도였다.
충격을 받은 혜림은 다시 의식이 가물가물해졌다. 다만 통증과 함께 알 수 없는 감각이 몸 속에서 스멀스멀 일어나고 있었다. 준우의 페니스가 보지 속으로 깊이 박힐 때마다 그녀의 발가벗겨진 나신이 힘없이 흔들렸다. 줄기차게 그녀를 유린하는 그는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렸다. 시간이 점점 흘러가도 긴장을 한 탓인지 그는 격한 엑스터시를 느끼면서도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없었다.
참을 수없는 쾌감에 젖어든 준우는 혜림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페니스 귀두가 그녀의 몸 속 깊숙한 뼈끝까지 닿은 촉감을 느꼈다. 무의식중에 고통을 느끼는지 그녀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허리를 비틀었다. 그때 준우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뒤를 돌아본 그는 놀라서 급히 숨을 들이켰다.
“헛~!”
조금 열려진 방문 틈으로 누군가가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혜림의 보지 속에 페니스를 박아 넣고 있는 준우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뚫어지게 방문을 쳐다보았다. 아뿔싸! 방안을 보고 있는 사람은 하얀 잠옷차림의 은지였다. 그녀의 눈빛은 놀람과 경악, 원망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있었다.
은지는 준우를 만나고 나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왠지 불길한 생각에 그녀는 그가 어떤 복수를 할지 두려웠다. 한편 그녀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에게 부부생활은 형식적일 뿐이었다. 의무감만 존재하는 부부의 육체관계를 하기도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남편에게서 떠나 있었다. 그녀는 결혼하고 친정식구들을 위한 약속도 지키지 않는 남편이 저주스러웠다. 그녀는 남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대리 만족을 느꼈다.
잠을 이룰 수 없어 뒤척이던 은지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무엇인가 털썩하고 떨어지는 소리. 삐거덕 거리는 창문. 볼펜 구르는 소리까지 혜림의 방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잘못 들은 것인가. 소리 없이 방문을 열고 나온 그녀는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층계를 올라간 은지는 혜림의 방문에 귀를 기울였다. 말로 표현할 수없는 느낌이 방안에서 흘러 나왔다. 그녀는 두려움에 젖어 방문을 슬며시 열었다. 발가벗겨진 혜림의 나신을 붙들고 있는 복면의 남자의 모습에 그녀는 놀라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하지만 은지는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움직일 수 없었다. 스타킹 속의 남자의 눈빛. 여자의 직감이랄까, 비록 복면을 했지만 남자가 다름 아닌 준우라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준우를 이해하려고 했던 그녀는 막상 닥치고 보니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그녀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그가 준우라는 것을 식구들에게 알린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고 오히려 그녀 자신이 더욱 고통스러워 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어쩌면 예견한 사태였다.
방안의 사태에 충격을 받은 은지는 슬며시 문 뒤로 몸을 숨겼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준우는 그녀가 소리 지르거나 당황하지 않는 것에 다소 안심이 되었다. 준우는 그녀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아픔을 이해하고 방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방문 틈에 하얀 잠옷자락이 보이는 것에 그녀가 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의 희열이었다. 준우는 다시 혜림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은지가 엿듣고 있다는 상황 때문인지 준우는 불같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그는 침대가 흔들리도록 격하게 혜림의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결국 그는 깊은 늪 속으로 추락하는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하 윽.........”
“음..........”
헐떡거리며 숨을 몰아 쉰 준우는 혜림의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깊이 박아 넣었다. 동시에 의식 없이 쓰러져 있던 혜림이 옅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옆으로 떨어뜨렸다. 그녀의 젖가슴을 붙들고 경직되는 준우는 충격적인 희열에 부르르 떨었다. 그의 페니스에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진액이 혜림의 보지 속을 흥건하게 적셨다. 한동안 숨을 몰아쉬던 그는 슬그머니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바지를 추슬러 입은 준우는 발가벗겨진 혜림의 나신위에 모포를 덮어 주었다. 그리고 돌아서서 책상위의 카메라 스위치를 끄고 등산 가방 안에 넣었다. 그가 방문 쪽을 바라보니 여전히 하얀 잠옷자락이 보였다. 그렇다고 그가 은지에게 할 말은 없었고 그녀를 배신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그는 다시 은지를 마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등산 가방을 둘러멘 준우는 혜림의 방을 나가기 위해 창문으로 다가갔다. 창문 밖에 시선을 옮기던 그는 당황하였다. 지붕으로 타고 올라갈 밧줄이 밑에 떨어져 있었다. 굴뚝에 옭아 멘 밧줄이 풀어진 것이다. 진퇴양난이 된 그는 곤혹스런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몸을 숨겼던 은지가 방문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준우를 바라보는 은지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원망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층계로 내려가라는 듯이 비켜서서 몸을 사리고 있었다. 준우는 어차피 혜림이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조 창식에게 알릴 계획이었다. 다만 그녀를 강간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게 할 뿐이었다.
은지를 바라보던 준우는 천천히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그를 인도 하듯이 조심스러움 발걸음으로 층계를 내려갔다. 거실을 지난 그녀는 소리 없이 현관문을 열고 기다렸다. 그는 그때서야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스타킹을 벗어 들고 그녀에게 자신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담담하게 현관문을 나섰다.
준우가 대문 앞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은지가 철문의 잠금장치 스위치를 열어 놓은 상태였다. 철문을 열고 나서던 준우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거실 커튼 사이로 비치는 은지의 눈빛을 의식했다. 은지는 이슬이 내리는 어두운 골목 어귀로 사라지는 그의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경멸할 수 없는 자신에게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
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9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야동토렌트, 국산야동토렌트, 성인토렌트, 한국야동, 중국야동토렌트, 19금토렌트 |
추천 0 비추천 0